파산의 날이 가까워 온다. 할 일이 많은데 밤새워 일하는 모습을 보인 건 극히 드무니, 당연한 귀결이다. 하루가 가는 게 요즘처럼 무서워 본 적이 있을까 싶다.

이 와중에 활동의 폭은 점점 넓어진다. 전전날엔 천안서 3시간 반을 달려 일산까지 술을 마시러 가더니, 어젠 드라마 기획까지 관여한다.


아는 분으로부터 ‘종합병원2’(가칭)에 참여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건 2주쯤 전. 저녁 먹으면서 같이 얘기나 하잔다. 마음은 “조금 힘들겠는데요”였지만 내 주둥아리는 “그, 그럴께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냥 가면 좀 뭐하니,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노트에다 대략의 구성안을 짜봤다. 막상 가보니 나 혼자 온 건 아니었고, 94년판의 원작자와 개그 콘테스트에 나갔던 후배를 비롯, 유머에 일가견이 있는 7명의 의사가 참여하는 대형 모임이 벌어지고 있었다. 더구나 작가 두명은 모 대학병원에서 3주째 숙식을 하면서 열심히 취재 중이란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내가 안해도 되겠구나.


그때부터 소위 ‘브레인스토밍’이 시작되었다. 나란 놈은 다른 분야엔 경쟁심이 없지만 유머에는 지기 싫어한다. 해서 난 드라마에 도움을 주기보단, 어떻게 하면 이 자리에서 웃겨보나 그런 데 주력을 했다. 다른 사람들도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아, 거의 30초에 한번씩 웃음이 터졌다. 그럼에도 그때 나온 이야기들은 “어, 그거 괜찮은데요?”라는 말을 들으며 작가의 수첩에 적혔다. 아무도 술을 마시지 않았고, 커피와 더불어 밤 10시 반이 넘도록 이야기를 했다. 2주 간격으로 서너번 더 모일 거라고 하니 이렇게만 된다면 뭔가가 될 것 같다. 특히 어제 오지 못했던 ‘희대의 천재’가 합류할 다음번 모임은 얼마나 생산적일지 기대가 된다 (근데 일은 언제 하지?)


12년 전 방영된 종합병원은 최초의 전문직 드라마였고, 사랑 타령으로 일관해도 너그러이 봐 줬다. 하지만 ER을 비롯, 진정한 의학 드라마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의 높아진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탄탄한 시나리오가 필요할 듯하다. 내가 과연 거기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까?(참고로 난 12년 전 드라마를 한회도 보지 않았다. 이것도 불리한 점이다).


* 참고로 내가 짰다가 내지도 못한-수준이 너무 낮은 것 같아서-기획안은 다음과 같다.


인턴부터 시작함.

A. 여자. 터프하게 생김. 늘 1등--> 이런 캐릭터 어떠냐고 말했더니, 주인공이 미녀가 아니면 시청률이 안나온다고 거부됨.

B. 남자. 입학 전에 군대를 다녀와 나이가 좀 많다. 목적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안가림.

C. 남자. 공부만 하는데 성적은 안나오는...

D. 여자. 애교 많고 미녀

E. 남자. 놀기만 하고 공부 안함.


결국 어느 과에 가냐면..

A. 일반외과. 과장이 “당신같이 힘센 여자가 필요하다”며 권유. 처음에 시큰둥하던 남자동료, 선배들이 다 놀랄 정도로 일을 잘함.

B. 내과를 하려고 학생 때부터 내과 과장의 시다바리를 함. C에게 “교수 되려면 환자 보지 말고 공부하고 실험만 하라”고 충고.

C. 일반외과.

D. 내과: 안과 원했지만 과장이 남자만 뽑는다고 해서 할 수 없이 내과로 감.

E. 성형외과 원했지만 성적에서 밀려 일반외과로...


연애 기상도.

B와 D는 학생 때부터 사귄 커플, 그러나 내과 과장이 “애인 있냐?”고 묻자 없다고 하고 치사한 방법으로 여자를 참. 그리고 과장 딸과 결혼.

E-->A: A의 터프한 매력 때문에 좋아하게 됨.

C: B에게 차이고 슬퍼할 때 D를 위로해 주나, D의 사랑은 얻지 못함.


* 이렇게 쓰다보니 정말 유치하단 생각이 든다. 게다가 시청자들은 유치한 걸 유난히 좋아하지 않는가? 그러니 드라마 작가들을 너무 욕할 일은 아니다.


** 메인 작가는 현재 다른 드라마를 하느라 겁나게 바쁘단다.


*** 내가 쓴 시나리오에 나오는 설정은 대부분 학생 때부터 본 실제의 캐릭터가 반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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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8-09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회 한 회 시간 지켜 보는 드라마가 기둥은 이렇게 유치하네요. 하지만 위에 쓰신대로 유치할수록 재미있다고 생각하잖아요. 정리 정말 잘 하십니다.

해적오리 2006-08-09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방송작가가 그랬다죠? 눈 딱감고 진짜 유치해져버리면 시청률 올라간다구요..
마태우스님 밀고 나가보세요...

비로그인 2006-08-09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캐스팅에도 관여해주심 좋겠는데요.
강동원은 캐스팅이 어찌 안될까요????? ^^

비로그인 2006-08-09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저는 ER이나 보스턴 리걸같은 덜 소프트한 드라마도 좋고, 아예 앨리 맥빌처럼 대놓고 유치한 드라마도 좋아요. 기대됩니다 후훗

Mephistopheles 2006-08-09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획도 기획이지만...캐스팅에 영향을 주는 위치에 있으시면 더 좋을 텐데요..^^

하늘바람 2006-08-09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마태우스님 너무 멋있어요. 우와 이러다 너무 유명해지시는거 아니에요?

해리포터7 2006-08-09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진짜 유치하믄 정말 힘빠져요..저 루루공주 기대하고 봤는데..ㅠ.ㅠ&그나저나 저도 강동원이를 추천하는디요 우째 안될까요?ㅋㅋㅋ

가랑비 2006-08-09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직접 출연에 한 표. =3=3=3

아영엄마 2006-08-09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깜짝 출연~~ 하실지도! ^^

moonnight 2006-08-09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겠습니다. 정말 대단하셔요. 이참에 연기력도 한 번 테스트받아보심이. ^^

가을산 2006-08-0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 터프하게 생김. 늘 1등--> 이런 여학생 거의 학년마다 있지 않나요? ^^
"체력의 여왕" 이런 타이틀로....

달콤한책 2006-08-09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지 걸린 저 그림책....울 집에 있다오...원숭이 의사, 뱀 간호사지요 ㅋㅋ
종합병원이 옛날에 신은경 나왔던거잖아요...터프한 여학생으로...다른건 모르겠고...마태님, 까메오라도 출연하시면 좋겠어요...드라마 기획에 도움 주지 말고 모임 분위기만 빵빵 띄우세요...그럼 작가들이 고정 캐릭터 맡길지도 모르잖아요.

전호인 2006-08-09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캐스팅 해주세여. ㅎㅎㅎ, 칼을 든 경비원으로..........

기인 2006-08-09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기대됩니다. 저 TV가 없어서 드라마 못 보는데, 이 드라마 나오면 볼께요 :) 왠지 예전 카이스트 분위기 나올 것 같은데요. 정말 좋아하던 드라마였는데...
ㅋ 기억해 둘겸 퍼갑니다. :)

비연 2006-08-09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관여하시다니, 정말 기대됩니다^^
출연진 중에 마태우스님과 비슷한 분도 나오도록 해주세요!

산사춘 2006-08-10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출연에 한 표!

balmas 2006-08-10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교양 철학 강사로 어캐 안될까요??? -_-;;;

모1 2006-08-10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마태우스님 출현도 괜찮을 것 같아요. 카이스트에서 나온 그 안경쓴 통통한 대학원생이 사실은 진짜카이스트생이었단 것을 아시나요? 처음에 그냥 지나가듯이 몇번 나왔는데...생각보다 잘하셔서 아예..고정이되셨던 분..(아..고정되면 마태우스님 더 힘들라나??)
그나저나 종합병원2 기대하겠습니다. 예전에 재밌게 봤거든요.(근데 종합병원은 그다지 사랑이야기 많이 나오지 않았던 것 같네요. 물론 삼각관계같은 것은 있었던 것 같지만요. 개인적으로는 딱 종합병원의 그 느낌을 살렸으면 싶네요. 작가가 송지나씨였죠? 그분이 쓰신 종합병원과 카이스트(1기까지만 쓰시고 나머지는 안 쓰신것으로 기억..)만큼만 됬으면 좋겠네요. 개인적으로 er은 너무 칙칙한 듯 해서요. 하하..

바람에 맡겨봐! 2006-08-10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합병원은 아마도 최완규 작가일 겁니다. 허준과 상도를 썼고 주몽을 쓰고 있는. 종합병원을 쓰면서 병원바닥에서 새우잠 자가며 취재했단 얘길 어디서 읽은 것 같네요.

마태우스 2006-08-10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님/맞습니다. 지금 주몽 때문에 바빠서 합류를 못하고 있구요, 9월 말부터 합류하신답니다.
모1님/전 카이스트를 안봐서 모르겠는데요 전 방송용 마스크가 아니라서요^^ 근데 리바이벌은 대개 실패하는 경향이 있던데, 잘 될까요? 몰래카메라도 망했는데..
발마스님/환자가 필요할 겁니다. 연락 드리겠습니다^^
춘님/오랜만이어요 요즘엔 전화도 안하구.. 나빴어.
비연님/저와 비슷한 사람이라면 눈작고 배나오고 땡땡이만 치는 그런 사람?^^
기인님/내년 3월부터 한다는데 벌써 기대하심 안되죠^^ 열가지로 고맙습니다
달콤한책님/설마요 전 방송용이 저얼대 아니거든요. 나오면 엄니야 좋아하시겠지만... 호호.
전호인님/요즘 경비원들 칼 안들고 가스총 휴대하고 있습니다^^
가을산님/아 그렇습니까? 글쿤요... 저희 때 한 여학생이 그 시절에 과대표를 했고, 테니스와 마라톤을 즐겼으며, 고1 때 예체능에서 우를 받아서 전교 2등으로 밀려나자 학교를 과감히 자퇴하고 검정고시 쳐서 대학에 들어왔답니다. 보통 사람은 아닌 듯...
달밤님/연기력은 테스트 안받아봐도 알아요 저 연기 끝장이어요 카메라 앞에서 증명사진 찍을 때도 포즈 못잡는데요^^
아영엄마님/호호 그럴 일은 없을 듯 싶어요
벼리꼬리님/님까지 그러신다면 한번 고려해볼까요^^
해리포터님/아마 강동원급은 안될 겁니다. 지금 생각하는 게 여주인공은 윤은혜, 남주인공은 그보다 더 아래급이라데요
새벽별님/님의 숭고한 마음만 받겠습니다^^
하늘바람님/설마요....^^
메피님/호호 캐스팅은 저보다 더 잘아는 분들이 계시니 ...제가요 요즘 연기자들을 잘 몰라요^^
주드님/그니까 님은 제가 하는 거라면 뭐든지 좋단 말씀이죠?^^호호.,
고양이님/님까지 강동원을 원하시는군요 동명이인으로 고려해볼께요^^
해적님/요즘 캐러비언의 해적이 상종가던데, 그건 안유치하자나요^^
승연님/저도 유치로 밀고가고 싶은데요 시청자들 수준이 높아졌을까봐 걱정하더군요.... 하우스나 그레이 아나토미같은 드라마 본 사람이 많다면서요?
 

 

 

 

 

7월엔 하늘을 무척 많이 원망했다. “이놈의 지긋지긋한 비! 그만 좀 와라!”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 비 덕분에 7월 한달간 덥다는 걸 모르고 지낸 게 다행이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8월부터 난 밤낮으로 더위에 시달리는 중이다.


사우디에 갔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더위에 숨이 턱턱 막히긴 했지만, 습도가 별로 높지 않아 땀은 별로 나지 않았다. 근데 우리나라는 늘 습도가 60%를 넘어, 짜증을 부채질한다. 예컨대 지하철 홍대역까지 400미터를 걸어가는 동안, 내 등과 가슴은 다 젖어 버린다. 밤이라고 상황이 달라질 게 없어, 선풍기를 3번으로 틀어도 잠을 이룰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엊그제는 세숫대야에 물을 떠와서 수시로 몸에다 끼얹으며 잤는데, 그래봤자 새벽 세시 이전에 잠이 든 적이 없었다. 우리집 앞에 높은 건물이 하나 있고, 거기서 내뿜는 더운 공기가 죄다 우리집으로 향하니 얼마나 덥겠는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난 에어콘을 한번도 튼 적이 없었다. 작년, 재작년에도 그랬다. 에어콘을 틀면 전기요금이 무지 나온다는 생각에 스위치를 누를 수가 없었던 것. 틀려면 더 더운 낮에 틀어야지, 해도 진 밤에 왜 트냐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제부터 마음을 바꿨다. 계기는 내 여동생 때문. 요 며칠간 애랑 같이 우리집에 있으면서 내가 그렇게 아끼는 에어콘을 ‘하루종일’-이건 엄마의 표현이다-틀었단다.


술을 한잔 걸치고 들어간 어제, 난 할머니를 깨워 마루에 자리를 깔아 드렸다. 그리고는 드디어 에어콘 스위치에 손가락을 얹었다. 부웅 소리와 함께 시원한 바람이 나왔고, 짜증나던 열기는 금방 사라졌다. 할머니는 “시원하다”며 좋아하셨고, 나도 간만에 푹 잤다 (그래도 내가 모진 놈은 아닌지라, 새벽 3시 정도에 끈 기억이 난다). 틀어봤자 앞으로 열흘이 고작, 재벌2세답게 팍팍 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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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8-08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요즘 처럼 더울때는 에어콘 있어야죠 평소 에어콘 바람 싫다며 집에 에어콘도 안산 저는 에어콘 그립기만 합니다

해적오리 2006-08-08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날이 정말 많이 더워졌어요. 저희집은 에어콘은 없고 선풍기 한 대 있는데 그것도 제가 안틀어요. 선풍기 바람 쐬느니 땀 한방울 더 흘리겠다 뭐 그런주의거든요. ^^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어느 쪽으로도 가까운 건물이 없어서 간간이 시원한 바람이 들어와요.
마태님은 술만 한 번 안드시면 에어콘 틀어놓고 주무셔도 되지 않을까요? =3=3=3

해리포터7 2006-08-08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낮엔 한시간정도, 밤잠을 잘 잘려구 9시이후에 틀곤하지요..그것도 오래틀면 2시간정도지만요.

마노아 2006-08-08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약 맞춰놓고 주무세요~ 재벌2세의 근검절약! 알흠다워요~

Mephistopheles 2006-08-08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제벌 2세 답게 팍팍 틀고 생색도 내고 좋잖아요..^^

모1 2006-08-08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팍팍...이라..얼마나 트실지..정말 궁금해요. 후후....저희집도 가끔씩..돌린다는 전기세때문에..

sooninara 2006-08-08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냉방병이 있어서 에어컨을 오래 못 틀어요. 그래도 잠깐씩 틀어주면서 선풍기도 돌리고..대구에서 여름 나려면 에어컨은 필수죠^^

moonnight 2006-08-08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많으셨어요. 요즘 정말 덥죠. 아끼는 것도 좋지만 더위에 건강해치시면 안되니 시원하게 여름나셔요. ^^

다락방 2006-08-08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네. 마태우스님. 저는 없어서 못틀지만, 에어컨 가지고 계시다면 충분히 이용하세요. 잠을 못자는것보단 전기료를 내는쪽이 훨씬 마태우스님께 좋을것 같아요. :)

프레이야 2006-08-08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에어컨 맘 놓고 틀었더니 전기세가 장난 아니게 나와서 올해는 좀 참으려고 애썼는데 오늘은 도저히.. 맘 바꿨어요. 사람이 활동을 할 수가 없고 늘어지기만 하니 말이죠.. 지금은 좀 틀고 있습니다..

날개 2006-08-08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에어콘 첨 틀었어요..^^ 그 덕에 페이퍼도 여러개 올렸다는....ㅎㅎ

2006-08-08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짱구아빠 2006-08-08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가족은 에어컨 냉매가 떨어졌지만 이번 여름은 그냥 지내보기로 했거든요..
그랬더니 짱구와 도토리 모두 땀띠가 나고 저도 새벽 3시가 되어야 잠이 들 정도의 상황이 되다보니 결국 눈물을 머금고 에어컨 냉매를 넣기로 했답니다.

달콤한책 2006-08-08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헤헤...동생분이 마구 틀었군요...재작년까지는 친정에 가면 엄청나게 큰 티비랑 에어컨이랑 부지런히 꺼주고 다녔는데...이젠 안해요. 남동생네가 들어오더니 마구 틀어대더군요. 에라 모르겠다하고서 실컷 바람쐬다 와요.ㅋㅋ

또또유스또 2006-08-08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친정가서 에어컨 틀려 봤더니 울 엄마께서 에어컨을 이어 놓지를 않아서..흑흑
작년 늦여름에 이사했는데 그 이후 죽 그냥 그상태로...
며칠전에 16만원주고 설치해드렸어요 저 효녀지요?

마태우스 2006-08-09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스또님/와 설치하는데 그렇게 돈이 많이 드는군요. 그럼요, 유스또님은 그 일이 아니라도 효녀입니다^^
달콤한책님/요즘 젊은애들은 더위에 더 민감한 것 같습니다. 저같은 선풍기 세대와 다른가봐요^^
짱구아빠님/아앗 냉매.... 그거 얼마만에 한번씩 갈아야 하나요? 한번도 간 적이 없어서 모른다는...
속삭이신 분/아앗 그런 놀라운 일이...지금 고치겠습니다 감사.
날개님/님이야 큰 날개로 파닥이시면 시원해질 것 같은데...^^
배혜경님/저도 전기요금 이상의 이익을 본다고 생각하려구 합니다. 근데 어젯밤엔 2시쯤 끈다는 걸 잊어서, 좀 오래 틀었더니 마음이 쓰리네요..
달밤님/아아니 님한테 에어콘이 없다니 마음이 아프네요. 그때 비싼 그림 사지 말고 에어콘 사시지.....
수니님/아 님은 그 더운 대구에서 어케 견디시는지... 거기다 냉방병까지 있단 말이죠...힘내세요
모1님/전기요금만 싸다면야 팍팍 틀텐데...하루종일....^^
메피님/그렇죠? 에어콘 요금에 벌벌떠는 재벌2세라니 넘 안어울리죠?^^
마노아님/저희 건 옛날 거라 예약이 안된다는...리모콘도 잃어버렸구요...글구 알아주시니 감사합니다.
해리포터님/할머니가 참 더워하시던데, 낮에 좀 틀면 좋겠는데 제가 없으면 혼자는 안트시더라구요... 여동생이 오는 게 더 좋은 건가...
해적님/역쉬 님은 더위에 강하시군요...글구 제가 술만 안먹으면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많답니다^^
하늘바람님/아아 미녀에다 임산부는 시원하게 보낼 권리와 의무가 있는데...내년엔 꼬옥 장만하시어요


짱구아빠 2006-08-09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매 가는 주기가 정해져 있는 건 아닌 것 같구요,에어컨 틀어서 시원한 바람 안 나온다 싶으면 그때 넣어주시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에어컨 사놓고 3년 동안 딱 1번 틀었었거든요...(더위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다기 보다,집이 그래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었다고 보는 것이... 올해는 그렇지 못해 더욱 유별나게 더운 듯합니다.)

새우범생 2006-08-09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더운 날에는 눈을 지그시 감고 “참고 참고 또 참고”를 외치면 조금 나아집니다. 그런데 그것도 정도가 있지, 요즘처럼 무더운 날에는 별무신통이더라고요. 아니면 특단의 대책으로 조금만 읽어도 졸릴 수밖에 없는 수면제급 책을 읽어버리는 겁니다. 다만 불 끄는 것도 잊고 잠이 들 경우 전기 절약의 숭고한 정신이 퇴색하는 부작용이 있으니 주의해야겠지만요.^^;

산사춘 2006-08-10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 집 살 때 구형 에어컨을 얻어온 적이 있었는데 비행기 나는 소리가 나고 전기세도 무섭고 해서 손님 올 때만 켜다가 이사올 때 이사센터 아저씨 드리고 왔어요. 전 남의집 에어컨이 더 좋아요. (못됐어, 정말!)

瑚璉 2006-08-10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소중 에어컨!
 

 

 

 

 

내 휴대폰(발신용)은 늘 폴더가 열려 있다. 할머니는 매번 “먼지 들어가겠다. 닫어라”고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그 각도로 고정이 되어 버렸기 때문. 발단은 사소했다. 사우나를 하면서 옷을 갈아입다가 휴대폰을 떨어뜨린 것. 떨어뜨린 게 어디 한두번이겠냐만은, 그 낙하는 충격이 좀 컸는지 폴더 연결 부위가 덜렁덜렁해졌다. 초강력 본드를 사서 발랐다. 하지만 그 부위는 점점 벌어졌고, 참다못한 난 본드의 4분의 1 가량을 휴대폰에 쏟아 부었다. 내 휴대폰은 그렇게 고정되었다.


물론 불편한 점이 한두개가 아니다. 휴대폰이 열린 상태니 주머니에 넣을 수도 없고, 가방에 넣었다간 부러지기 십상이다. 그저 목에 매달고 있을 수밖에. 게다가 열린 각도가 전화를 받기에 좋은 상태가 아니라, 전화하기도 불편하다. 언젠가 중국집에 휴대폰을 두고 왔는데, 찾으러 갔더니 종업원이 걱정스럽게 말한다.

“휴대폰이 안닫혀요...”

참다못해 LG A/S 센터에 갔다. 간만에 간 LG 센터는 겁나게 친절했다. 미녀가 어서 오라는 인사와 더불어 “더우셨죠?”라며 시원한 녹차를 준다. 순간 생각했다. 아, LG가 서비스를 삼성 수준으로 하려나보다!


직원이 말한다.

“이런 상태로 불편해서 어떻게 쓰셨어요?”

그래서 여기 온거라고 말하려다 참았다.

“언제쯤 될까요?”

“케이스만 갈아끼우면 되니까... 토요일 정도면 될 거예요 제가 전화 드릴께요.”

토요일은 내가 바빴기에, 월요일쯤 오면 되겠냐고 했더니 될 거란다. 월요일 9시, 출근을 미루고 LG 센터에 갔다. 예의 그 미녀가 어서 오라는 인사와 함께 시원한 녹차를 준다. 난 다시 직원 앞에 앉아서 휴대폰을 보였다. 먼저번과 다른 직원이다.

“본드를 왜 이렇게 많이 칠했어요. 이거 힘들 것 같은데..”

갑자기 짜증이 몰려온다.

“다른 분이 오늘 오라고 했어요. 저기 끝에 있는 분이요.”

그는 그 사람을 불렀다.

“부품이 아직 안왔어요.”

이런 말을 하면서 미안한 표정 같은 건 없다.

나: 토요일에 된다고 했잖아요?

직원: 그때쯤 될 거라고 했지 제가 언제 된다고 했어요? 오늘은 그냥 가시고, 저희가 전화 드릴께요.

나: 그럼 화요일 저녁은 확실히 되나요?

직원: 그거야 모르죠. 전화 드릴께요.


내가 나올 때 미녀는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를 했다. 미녀의 잘못은 아니지만, 그 친절이 짜증을 더 돋운다. 그럴 시간에 나가서 부품이나 가져오면 어떨까? 진정한 A/S는 미녀의 인사나 시원한 녹차에 있는 게 아니라, 맡긴 물건을 최대한 빨리 고쳐주는 것이리라. 화요일 오전, 여전히 LG로부터 전화는 걸려오지 않고 있다. LG가 삼성 서비스센터로부터 배운 건 녹차밖에 없다.


* 단말기 보상으로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새 휴대폰을 사는 것도 고려해 봐야겠다. 연체 없이 2년간 썼으니 싸게 살 수 있지 않을까? 그 LG 직원의 얼굴(면상이라고 쓰고 싶다)을 다시 보고 싶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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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8-08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미녀의 등장^^ 새 핸드폰으로 바구시고 얼리어댑터되시는거 아닌지 몰라요

Mephistopheles 2006-08-08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호이동을 하세요 마태님...그번호 고대로 통신사만 바꿀 수 있어요..^^
(우리동네 서비스 센터는 제법 친절하고 빨리빨리 고쳐주던데..)

해적오리 2006-08-08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번호 이동하시어요..혹시 그 미녀가 마태님 한번 더 보고 싶어서 그랬던 건 아닐까요??

모1 2006-08-0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지라고 해서 지난번에 엘지의 강매이야기가 떠올랐는데..아니었군요. 그 본드까지 칠하셔서 쓰는 그 살뜰함...무척 검소한 재벌이신것 같아요. 멋지십니다.

sooninara 2006-08-08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엘지인데..ㅎㅎ 미녀가 냉녹차로 유혹해도 서비스가 나쁘면 안돼죠

다락방 2006-08-08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날도 더운데 진짜 짜증나게 하네요. --;;
새로 바꾸세요, 마태우스님. 이번엔 타사 제품으로! 헤헷 :)

stella.K 2006-08-08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미녀 좀 떨적지근 하군요. 이제부터 엘쥐 고려대상입니다. 좋은 정보네요.

날개 2006-08-08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호이동하면서 공짜폰 챙겨보셔요~^^

또또유스또 2006-08-08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동생이 버린 휴대폰을 주워서 제가 쓰고 잇는데 엘쥐입니다 -,.-
음.. 무게와 크기도 상당해서 바꾸려는데 이게 당췌 고장이 안나네요..

마태우스 2006-08-09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스또님/오오 알뜰하신 유스또님.....!
날개님/그게요 전화기만 엘쥐지 KTF 번호거든요. 글구 정액제 무제한이라 절대로 옮기면 안된답니다
스텔라님/아앗 제 경험을 가지고 엘쥐를 판단하심 안되죠... 제가 원래 엘쥐에 민감해서 그런 것도 있답니다...사실 그렇게까지 미녀도 아니라는....^^
다락방님/안그래도 삼성 걸로 바꿀까 싶어요. 26만원까지 보조금이 나온다는군요
수니님/그죠? 전 녹차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모1님/돈 쓸 때 안쓰고 안써야 할 때 쓴다는...^^
해적님/그 미녀는 고치는 거랑 관계 없답니다. 그냥 녹차만 타주는 거구, 불쾌하게 하는 건 직접 수리를 담당하는 직원들이죠... 물론 님의 말에 일리가 아주 많아요
메피님/그니까 전화기만 엘쥐구요.... 번호이동 하면 큰일납니다 무제한 정액제!
다우님/삼성은 그래도 돈이라도 깎아주는 매력이 있네요. 서비스는 그래도 삼성 아니겠어요
하늘바람님/지금 휴대폰이 재벌2세 이미지에 안맞는 건 사실입니다^^
 

 

 

 

1. 우산

나는 정희진 선생의 강의를 듣는다. 그런 종류의 강의를 듣는 사람들 사이에선 묘한 자부심 같은 게 있다. 이런 걸 찾아서 듣는 우리는 남들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이라는. 정희진 선생이 “왜 남자가 이렇게 없어요?”라고 했을 때 우리는 웃었다. 그 웃음에는, “무식한 남자가 이런 수준높은 강의를 들으러 오겠냐?”는 자부심이 배어 있었다 (이건 물론 나만의 느낌이다).


비가 많이 오던 날, 나와 미녀는 빈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잠시 뒤 한 여인이 우리에게 오더니 미녀 옆에 있는 우산을 달라고 한다. 줬다. 우산을 받자마자 여인이 말한다.

“자리 맡으려고 우산 거기다 놔둔 건데...”

“죄송합니다. 전 또 뒷사람 우산인 줄 알고요.”

여인은 다른 자리로 갔고, 난 그걸로 상황이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여인은 궁시렁대기 시작한다.

“에이 씨, 남의 자리를 뺐고 그래...”

옆 사람에게 이런 말도 한다.

“우산 놔뒀는데 그냥 막 앉아 버리대.”

“에이, 뒤에 앉으니까 보이지도 않네.”

수업 시간 내내, 그녀의 불평은 계속되었다. 난 신경이 쓰여 귀한 강의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래 너 여기 앉아라!”라는 말을 얼마나 하고 싶었던가.


강의에 나오는 여성학자들의 이름을 안다고 페미니즘을 아는 건 아닐 것이다. 현실에서 구현되지 못할 지식이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을까? 내가 아는 페미니즘의 정신은 타자에 대한 관용일진대, 자리 하나 가지고 저렇게 집착을 해서야 커서 뭣이 될까? 리뷰가 단 3편뿐임에도 내가 가을산님을 존경하는 까닭은, 그분은 책에서 읽은 지식을 현실에서 실현시키기 위해 애쓰는 분이기 때문이다. 인의협에서 활동하고 FTA 반대에 앞장서시는 그분이야말로 우리가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보여 준다. 중요한 건 책을 몇 권 읽었냐가 아니라 아는 걸 실천하는지 여부가 아닐까.


2. 호두과자

기차를 타보니 내 옆자리에 험상궃게 생긴 20대 청년이 앉아 있다. 몸도 커서 히프의 일부가 내 자리 쪽으로 넘어와 있다. 소리를 엄청 키우고 카세트를 듣는 등 하나하나가 마음에 안든다. 그가 갑자기 판매원을 부르더니 호두과자를 산다. 꺼낸다. 큰소리로 중얼거린다.

“이게 6천원이야? 참나”

비닐에 든 호두과자는 내가 보기에도 적었다. 하지만 천안 호두과자는 원래 맛으로 승부하는 건데? 이런 생각을 하며 책을 보는데 그가 갑자기 내게 비닐을 내민다.

“드실래요?”

난 당황했다.

“괘, 괜찮습니다.”

다시금 그 팔이 내게로 온다.

“아니어요. 드세요.”

그가 손에 든 호두과자를 혼자 다 먹어도 양에 안찰 텐데, 나한테까지 권하다니. 속이 안좋아 고마움만 표시하고 결국 거절했지만, 요즘에도 이런 청년이 있는가 싶었다. 다시금 그를 본다. 그러고보니 조인성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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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8-08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호두과자 먹고프네요 천안안간지 오래라 ^^

마노아 2006-08-08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이 압권이에요. 조인성 닮았다. ^^ㅎㅎㅎ

Mephistopheles 2006-08-08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우산을 자리에 놓고 내자리다...이왕이면 누구도 앉지 않을 임팩트가 강한
물건을 떨궈놓던가 ......예를 들면 속옷..아니 스타킹 아니면 빨간색 포장지의
`혁명과업완수'같은 책이요..전 개인적으로 저런 사람들 무시합니다..다 치워버리고
앉아버립니다.
2. 음.....접니다..

모1 2006-08-08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두과자에 바로 조인성으로 돌아서시다니...후후...

sooninara 2006-08-08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거절했다고 한대 맞으실까봐 걱정했어요^^

기인 2006-08-08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우산과 호두과자' 제목은 '헨젤과 그레텔' 같은 것이 아니라, '바보 이반과 악마' 같은 거(?) 네요 ㅎㅎ

해적오리 2006-08-08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저런 모습 안보일려고 노력해요..

호두과자는 우리집 냉동실에 있는데..넘 오래되서 냄새 날듯하네요..

건우와 연우 2006-08-08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은 여러 표정을 가지고 있군요...^^

비자림 2006-08-08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희진 선생님 강의 듣고 싶어요.
아 갈증..

또또유스또 2006-08-08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우산을 읽고...타산지석과 도둑이 제발 저린다 가 생각남
2 호두과자를 읽고... 님 뭐 잡숫고 싶은거 없나요? 제가 사드릴께요... ^^

마태우스 2006-08-09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스또님/아네요 님이 왜 발이 저립니까?? 으음, 전 뭐가 먹고 싶냐면요... 댓글로 남길께요 생각나면^^
비자림님/그 강의는 들을수록 갈증이 나요. 또 듣고 싶어서요
건우님/그러게요 저도 알고보면 안좋은 측면이 많이 있겠지요 제가 몰라서 그렇지.
해적님/호두과자는 바로 드셔야죠. 천안 것이 아닌가봐요 오래 놔둔 거 보면. 천안 호두과자는 사흘을 못넘기고 먹게 됩니다
기인님/날카로운 지적이세요^^
수니님/아니에요 표정이 순박해 때릴 것 같진 않더라구요^^
모1님/편견을 가지고 봐서 깍두기처럼 보였던 것 같습니다^^
메피님/님이셨군요! 근데요 우산을 의자 옆에라도 놔뒀으면 알아봤겠지만 의자 뒤에다 눕혀 놨는데 어케 알겠어요...나빠요 그사람.
마노아님/제가 좀 비굴하죠 하하.
하늘바람님/애 가지신 분한텐 잘해야죠. 언제 찾아뵐 때 호두과자 사드릴께요

 

 

 

 

 

조금만 관심을 안가지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게 작금의 현실, 요즘 화제가 되는 된장녀가 뭔지 사실 난 몰랐다. 어제 아침, 마음을 잡고 된장녀에 대해 공부를 해봤다. 별 게 아니다. 스타벅스 커피를 먹는 젊은 여자들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된장을 발라주고 싶다고 해서 된장녀라나.


된장녀 퇴치법이라는 글이 베스트에 올라있다. 봤다.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하는 여인을 차에 태워 강원도 산골에 던져놓고 왔다나? “멧돼지라도 만났으면 좋겠다”고 끝을 맺고 있다. 스타벅스 커피를 일주에 두 번 정도 먹는 사람으로서 말을 하자면, 스타벅스 커피는 카페에서 파는 커피보다 양도 많고 더 싸다. 커피도 맛있고, 물도 좋다. 자, 그렇다면 이제 난 된장남인가? (갠적으론 쌈장을 더 좋아한다. 풋고추 쌈장에 찍어먹으면 겁나게 맛있다.)


여자들이 거기서 커피를 마시는 게 왜 그리도 얄미울까? 그곳의 커피값이 아무리 비싸봤자 남자들이 마시는 술값보다야 훨씬 쌀 텐데 말이다. 정 욕하려면 단란주점이나 룸살롱에 가는 사람들을 욕해야지 않는가? 스타벅스 커피값이 세계에서 제일 높다고 욕하기 전에, 우리나라의 양주 수입액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걸 탓해야지 않을까? 남자들은 술마시는 것도 업무의 연장이라고 우기지만, 진짜 그런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 일이다.


네이버에서 여자를 욕하는 글을 올리는 남자들이라고 여자를 싫어하진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런 여자가 나타나면 좋아라 하겠지. 하지만 그들은, 필경 그들이 욕하는 부류의 여자들을 사귀지 못할 것이다. 손에 안닿는 포도를 시다고 욕하는 여우처럼, 그들 역시 그 여자들을 ‘된장녀’라 칭하면서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네이버에서 논리가 아닌 쪽수의 힘으로 여자들을 욕하면서 카타르시스를 얻고 있는 게 아닐까?


남녀대결을 조장하는 기사는 조회수가 높고, 그래서 더더욱 그런 기사가 양산된다. 싸움의 장만 만들어 주면 그런 곳이 아니면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는 가엾은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든다. 이런 기사를 봤다. 남녀 맞벌이가 상당히 높아졌지만, 남자의 가사노동은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고. 이런 기사를 보면 “나도 가사분담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게 인지상정일텐데, 네이버는 안그렇다. “왜 이렇게 남자들에게 불리한 기사만 올리냐?”는 놈은 그래도 양심이 있는 거다. 진짜 황당한 논리, “남자는 군대 가잖아?” 여기에 어떤 여자분이 댓글을 달아 주셨다(사실 이렇게 융숭한 대접을 할 필요는 없는데) “군대 간 게 그렇게 자랑스럽구나. 취직은 왜하니? 군대 갔다왔으니 아예 계속 놀지.”

또 다른 여자분이 글을 썼다. “맞벌이 하고, 출산한 지 5개월 되었고, 애 젖먹이느라 하루 두시간 잔다. 근데 시아버지가 ‘생일인데 새벽부터 아침 안차렸다’고 뭐라고 한다....”

어떤 남자분이 댓글을 단다. “넌 시아버지는 부모로 생각 안하는구나?”


이게 그들의 수준이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니까 네이버에서라도 이렇게 마초 노릇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거다. 이런 사람을 인터넷 용어로 찌질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들의 의견이 진짜 여론인 것처럼 과대포장되고, 된장녀 같은 이상한 단어가 사회에 유포되는 것이리라. 그러고보면 월드컵 때가 좋았던 것 같다. 찌질이들의 관심이 온통 축구에 가 있으니, 말도 안되는 이상한 단어가 상대적으로 덜 만들어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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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8-0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확실히 월드컵 때는 찌질이가 덜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애꿎은 된장에게 애도를..ㅡ.ㅡ;;;

Mephistopheles 2006-08-08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된장이 얼마나 좋은 음식인데....
그런데 된장녀..된장남은 마태님의 페이퍼의 내용보다는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아요..성별대결보다는 된장인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그리고 마태님은 넷상에서 말하는 된장남과는 거리가 멀으신 듯 한데요..)

모1 2006-08-08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말이 요즘 난리라고는 들어봤는데...개인적으로 왜 된장이란 좋은 고유음식을 그렇게 쓰는지 모르겠어요.

하이드 2006-08-0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젠장-> 된장. 인줄 알았네.
무튼, 날도 더운데 그러고 놀라고들해요.

sooninara 2006-08-08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된장녀와 고추장남이라고 하던걸요.
다른곳에 쓰는 돈 아껴서 자기돈으로 커피 사먹는다는데 뭐라할순 없겠죠?
전 집에서 커피믹스로 냉커피 타서 마셔요. 싸고 편해요^^

비로그인 2006-08-08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장남할래요=3=3=3

기인 2006-08-08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퍼갑니다. 아아 배고파요. 배고픈데 나가기는 귀찮아서 참고 있는 이, '귀찮음 다이어트!' ㅎㅎ

비로그인 2006-08-08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괴상한 신조어가 한글을 파괴하는 일이 매달 벌어지는 이 나라라니, 참으로 다이나믹하군요.

이매지 2006-08-08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한다는 의미로 쓰이는걸까요?
흠. 단순히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것만 지칭하는게 아니라 허영부리는 사람들을 그렇게 부르는 거 같더라구요. 그나저나 마태님이 무슨 된장남이라는 거예욧!

해적오리 2006-08-0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된장녀라고 하기에 소박하게 생긴 정이 가는 여자를 말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근데 그 맛있는 된장이 왜 어떤 부류의 사람을 욕하는데 사용되었을까요?

프레이야 2006-08-08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된장녀가 그런 의미였군요 ㅎㅎ 신조어들 따라가기 숨 차요^^

가넷 2006-08-08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된장녀가 그런 뜻이였나요? 몰랐네요. -.-; 뭔 욕 이겠거니 하기는 했지만...

바람돌이 2006-08-08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젠장녀-덴장녀-된장녀로의 변천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네요.
된장녀라는 호칭은 조금 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좀 길어지니 페이퍼로....

페일레스 2006-08-08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중등교육 정상화가 시급합니다... 마태우스님 의견에는 백번 동의합니다. 그리고 찌질한 키보드워리어들은 좀 사라져줬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빌어봅니다. -_-+

건우와 연우 2006-08-08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뭐 어쨌거나 인터넷상에서 의사소통이 가능할만큼만 한글을 망가뜨렸으면, 하는 바램이...^^

또또유스또 2006-08-08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스타벅스 커피를 즐겨 마시는데 된장아줌마인가요...
요즘 네이버의 댓글을 보면 흠칫 할때가 많아요...
저도 댓글을 달때나 페이퍼를 쓸때 한층 더 조심해야겠어요..^^



하루(春) 2006-08-08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월 6일자 인터넷 한겨레 '저공비행' 코너에 김연수가 스타스벅과 스타벅스 그리고 된장녀,라는 제목으로 썼더군요. 한겨레신문을 구독하는 게 아니라서 오늘에야 봤지만요. 내용이 비슷한 면이 있네요. 된장녀라는 표현 정말 저질이에요.

Koni 2006-08-08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야 '된장녀'의 의미를 알았습니다. 마태우스님의 예리한 지적이 마음을 찌르네요. 전 스타벅스 커피도 별로 안 즐기고 빈폴 옷도 안 입지만 저도 무지하게 울컥했는데, 여러모로 씁쓸한 이야기예요.

마태우스 2006-08-09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냐오님/예리하다뇨 부끄럽습니다....... 제가 좀 막 쓴 것 같은데요...다른 때와 달리 이런 문제에 글을 쓸 땐 울컥해지더군요
하루님/아 그랬어요? 한겨레를 구독하면서도 읽진 않는다는.... 하여간 남자들이 나빠요. 제가 그래서 여자들만 좋아하는 거 아니겠어요^^
유스또님/아니어요 이상한 애들이 진치고 있는 그런 곳에 안가시는 게 제일 좋아요
건우님/아, 제 말은 한글파괴를 우려하는 게 아니어요. 인터넷 용어에 대해서 전 반감 없습니다. 안습이란 말도 얼마나 잘 쓰는데요. 단지 여자를 비하하는 의미를 가진 단어를 만드는 게 한심하단 거죠...개똥녀 때도 그랬어요. 남자가 그랬다면 개똥남이란 단어가 유행했을까....
페일레스님/그들에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다른 공간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어요.....
바람돌이님/분석의 달인이신 님의 페이퍼, 기대하겠습니다. 전 된장을 발라주고 싶은 여자란 뜻인 줄 알았다는...
야로님/호호, 저보다도 늦게 아시다니^^
배혜경님/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라일라님 서재에서 처음 보고 무슨 뜻인가 했거든요.
해적님/그러게 말입니다. 럼주는 멋진 해적의 상징이고 된장은 찌개 만드는 재료인데...^^
이매지님/저 그냥 된장남 해주시면 안될까요...스타벅스에서 미녀들과 있는 거 좋아해요^^
주드님/신조어가 문제가 아니라요 여성을 비하하는 말도 안되는 신조어라서 문제삼는 겁니다..... 절세미녀님!
기인님/다이어트는 먹을 거 다 먹고 해야 하는 겁니다!! 저 배나와서 클났어요
비숍님/님은 충분히 그럴 자격 있어요. 리뷰 기가 막히게 잘쓰시잖아요...
수니님/하지만 스타벅스는 시원하고 물이 좋다는 거...^^
하이드님/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모1님/그렇지요? 된장처럼 좋은 말이 어디 있다고....
메피님/아네요 제가 사실은 과소비의 원단이죠...술값으로 대부분의 돈을 쓰는 사람이 된장남이 아니면.....
마노아님/같이 애도합시다^^

새우범생 2006-08-09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문제의식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꼭 필요한 지적이라고 생각해요. 피눈물 나는 남자들의 군대생활을 여자들은 이해 못한다고 아우성이지만, 우리네 군대가 쓸데없이 피눈물을 자아내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것부터 고쳐야죠. 그런데 이건 참 힘든 일이고, 여자들을 닦달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니까요. 그러나 조금 힘든 길이 결국 지름길이며 옳은 길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좀 더 많아져야겠습니다. 아 정말 여성을 구박하는 건 너무 쉬운 일이에요. 좀 더 어려운 일을 하려는 남자들이 제 둘레에도 늘었으면 좋겠어요.^-^

마태우스 2006-08-11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우범생님/안녕하세요? 동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좀 감정적으로 썼는데.. 군대가 힘들면 덜 힘들게 만들어야지, 안가는 여자들한테분노의 화살을 돌리는 건 참 치사한 짓이어요. 군대를 만들고 유지하는 저 높은 분들께는 꼼짝도 못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