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10월 2일(월)

마신 양: 소주--------------->


100번째 술.

무척이나 영광스러운 숫자다.

책은 아직 60권도 못 읽었지만 술만은 꾸준히 마셔, 드디어 100번에 이르렀다

내 꾸준함에 100번의 키스를 날리고 싶다.

올해 목표가 100번 이하였던 걸 생각하면 조금은 머쓱하지만

계획대로 다 되면 그게 인간인가.

게다가 내가 마시는 술이 우리 경제에 이바지한다는 걸 생각하면

그 머쓱함은 거의 없어진다.


아쉬운 건 100번째 술자리를 미녀가 아닌

시커먼 남자 넷과 함께 했다는 거다.

원래는 이런 게 아니었다

그보다 일주일 전에 예정되어 있던 게 갑작스럽게 미뤄지면서 그리 된 것.

뭐, 내 베스트프렌드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였으니 그냥 넘어가자.

더 아쉬운 것은 남자끼리의 술자리가 다 그렇듯

타락과 방종으로 흘렀다는 것.

그 분위기에 난 저항하지 않았고

오히려 앞장서서 애들을 이끌었다.

사회학자 마크 맥과이어는 이런 현상을 “저항의 형질전환”이라고 표현했지만

그가 뭐라고 말했든간에 난 스스로를 자책하며 머리를 쥐어뜯는다.


또다시 아쉬운 것 하나.

사업이 망해서 고기집을 열었던 친구는

장사가 안되어 가게를 팔아야 할 지경이라고, 술자리에서 살짝 흘렸다.

하긴, 갈 때마다 사람은 그다지 없어 보였고

당산동에서 일인분에 2만8천원짜리 고기를 먹을만큼 간이 큰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삼겹살이나 돼지갈비라면 부담없이 갈 수 있으련만.

집까지 잡히고 시작한 장사인데 그렇게 문을 닫으면 어쩐다?

그러고보면 세상은 정말 만만한 게 아니다.

앞으로 그 친구와 술을 좀 자주 마셔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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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0-10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처음처럼을 마신 경우는 0.5번째로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요?

수퍼겜보이 2006-10-10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때 그 불친절한 집 말씀인가요. 안타깝게도 마태님 예상이 맞았네요.

비로그인 2006-10-10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끔 알라딘에 들어올때마다 님의 서재에 들어오곤 하는데
11살된 아들이 님의 술일기를 무지 좋아하며 읽습니다.
술집의 지리적 위치나 님과 동석한 분들의 신상까지 기억해가며 읽습니다.
제가 적당히 못 읽게 하려하지만 님이 언젠가 서재에 올린 박지성과 닮았다는 사진까지 컴에 저장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마법천자문 2006-10-10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10월 중순인데 One Hundred Kill 이라니 대단하시네요. '격투황제' 효도르한테 공개 도전해볼 의향은 없으십니까? 링에서 안주 없이 폭탄주 마시기 세기의 대결. 먼저 뻗거나 오버이트 하는 쪽이 패배.

2006-10-10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6-10-10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백번째의 고지를 넘으셨군요. 축하 축하!!!
근데 역시 백번째는 미녀랑 마셔야 했었어요. ^^

하늘바람 2006-10-11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야 하나요? 전 항상 걱정이

Mephistopheles 2006-10-11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소너님....효도르의 술주사는 같이 먹는 상대에게 얼음 파운딩 날리기라는 소문이 있던데.....가드 올리고 대작해야 할까요?

paviana 2006-10-1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번중에서 저랑 마신 횟수를 생각해보니, 살짝 울컥하는 마음이 드는군요..조직원 관리가 너무 소홀하세요..ㅎㅎ

moonnight 2006-10-1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마태님이 주도하신 타락과 방종은 도대체 어떤 건가요? 궁금 ^^a; 벌써 백번이군요. 수고많으셨습니다.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
 

 

 

 

글을 기가 막히게 잘쓰는 분께 강의를 부탁했다. 의외로 쉽게 수락했다. ‘글을 잘쓰는 법’에 대한 강의였는데, 강의를 들으며 내 선택이 옳았다는 것, 그리고 그분이 얼마나 오랫동안, 열심히 강의준비를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유익한데다 재미까지 있어 천방지축인 예과 애들이 안떠들고 집중을 했는데, 그분이 한 말 중 특히 인상적인 건 다음 말이다.

“일기를 쓸 때 픽션을 섞어서 써 보세요. 그럼 글이 늘어요.”

배운 건 금방 실천하는 나, 99번째 술일기를 팩션(fact + fiction)으로 써본다.


99번째: 미녀와 공연을

일시: 비밀

마신 양: 맥주--> 소주--> 맥주

태진아가 천안에 온다는 얘길 듣고 가슴이 뛰었다. ‘노란 손수건’을 부른 그 태진아가 맞는지 주최측에 전화까지 해봤을 정도. 나보다 더 태진아의 공연을 기다린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미녀다. 태진아 팬클럽 3대 회장이라는 미녀는 한 장에 15만원짜리 S석을 두장이나 산 뒤 날 초대했다.


공연장은 아저씨, 아주머니들로 붐볐고, 합치면 70세는 가뿐히 넘는 우리 둘이 가장 어릴 정도였다. 태진아는 노래를 부르다 말고 마이크를 청중에게 향했지만 청중들은 썰렁했다. 심지어 태진아는 일어나서 몸을 흔들 것을 우리에게 요구하기까지 했는데, 40대, 50대가 주류인 관객들이 그런 고난도의 행동을 할 리는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40분이 지나고 태진아가 “이제 몇 곡 안남았다”고 협박을 할 무렵,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맨 앞자리의 아주머니 한분이 일어나 춤을 추는 거였다. 두 번째 줄의 아저씨는 “안보인다”고 항의하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잠시 뒤엔 3분의 1 가량이 일어나 춤을 추고 있었다. 나와 미녀는 춤은 안추고 밖에서 산 야광봉만 열나게 흔들어 댔다.


“재미있었죠?”

미녀의 말에 난 덕분에 좋은 공연을 봤다고 대답했다.

“오늘같은 날은 막걸리를 마셔 줘야 하는데...”

난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 생긴 막걸리집엔 젊은이들이 바글바글했다. 마케팅의 힘은 이렇듯 한물 간 막걸리마저 젊은이들에게 소비되게 할 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여기 처음처럼 두병이요!”

우리는 주거니 받거니 소주를 마셨고, 2차를 갔을 무렵엔 둘 다 얼큰하게 취해 있었다.

“마태님, 혹시...”

침묵을 깨고 미녀가 말을 했을 때, 난 긴장으로 정신이 확 드는 느낌이었다.

“네, 말씀해 보세요.”

“혹시...”

미녀는 몇 번을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송대관도 좋아하시나요? 11월에 송대관 천안 오는데...”

그녀에게 말했다. 송대관은 다른 사람과 보시라고. 송대관에 얽힌 안좋은 추억이 있다고. 집으로 오면서 생각했다.

“내가 잘못한 건가?”


그때 그 미녀는 아직까지 내게 연락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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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0-10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팩션은 언제나 흥미진진입니다~~

2006-10-10 1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10-10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까지가 진실이며 어디까지가 허구인가요..?? ^^
일단 막걸리집에 가서 소주를 마신 건 허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클리오 2006-10-10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칫칫.. 미녀와 태진아 공연이 아니라, 혹시 야클님이 보셨다던 임재범 공연이 아닌가요? ^^;; =3=3=3 (야클님 죄송하여요... 흑..)

마노아 2006-10-10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대관에 얽힌 기억은 뭘까요? 궁금해요^^

marine 2006-10-11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에 보면, 변형일기를 쓰라는 말이 나와요 자기가 있었던 일과 픽션을 적절히 가미해서 한 편의 글을 쓰는 연습을 하면 글쓰기 능력이 향상된다네요 생으로 꾸며 내려면 너무 힘드니까...^^

마태우스 2006-10-11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마린님/아 저 안정효님 책 샀는데...아직 안읽었어요. 그분도 그런 말씀을 하셨군요. 호오...근데 나중에 저도 헷갈려버리면 어쩌죠???^^
마노아님/님 서재에 댓글로 하하.^^
클리오님/그, 그게요.... 여기서 미녀는 팩트입니다!!!
메피님/예리하신 메피님....
속삭이신 분/태진아를 좋아하는 미녀라....으음.... 기이한 일입니다. 글구 태진아가 부럽습니다^^
배혜경님/헤헤 감사합니다!!!

2006-10-11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6-10-1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네요. 마태님 글은 원래 팩션아니었나요? 엇, 난 그런 줄 아는데...ㅋㅋㅋ

세실 2006-10-11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아니 젊으신분이 태진아를 좋아하신다고요? 갸우뚱~
전 요즘 SG 워너비에 빠져있답니다. 암만~~~
 
한국인 코드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어느 누구보다도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는 강준만 교수, 그는 “한국 정치를 분석하는 글을 읽을 때마다 그 글엔 ‘한국인’이 없다”는 느낌을 받곤 했단다. 국내 학자들이 죄다 서양의 이론을 가져다가 한국을 설명하려 하기 때문. 그래서 그는 “한국인 연구에 대한 편견과 관심부족을 극복”하는 책을 연작으로 펴낼 생각이란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바로 <한국인 코드>, 저자는 ‘빨리빨리’ ‘최고.최대.최초’ ‘소용돌이’ 등 열가지 키워드를 한국인을 설명하는 코드로 설정한 채 한국인을 분석하고 있다. 얼핏 생각해도 한국인은 좀 유별난 구석이 많다. 이 책에 소개된,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인의 빨리빨리에는 ‘자판기 컵 나오는 곳에 손을 넣고 기다린다’ ‘삼겹살이 익기도 전에 먹는다’ ‘웹사이트가 3초 안에 안열리면 닫아버린다’ 등 우리에겐 하등 이상할 게 없는 행동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외국에선 주초에 많이 팔리는 로또도 우리나라에선 토요일, 그것도 마감 직전에 가장 많이 팔리는데, 그건 “한국인들이 속전속결을 워낙 사랑하기 때문”이란다.


서열에 집착하는 것도 우리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학생을 만나면 “공부 몇 등 하냐?”고 묻고, 올림픽 때도 메달순위에 목을 맨다. 이 책에 언급된 작년 11월의 국보1호 교체 논란도 사실은 “국보 1호를 1등이라고 생각하는 서열의식”에서 비롯된 것. 동양최대, 최고, 이런 건 하도 들어서 멀미가 난다. 왜 우리는 이런 것들에 집착하는 것일까 부끄러울 때가 많다. 도대체 우리는 왜 이럴까. 왜 이렇게 여유가 없는 걸까.


하지만 너무 부끄러워할 것만은 아니다. 지금 우리가 보이는 특징들은 “분명히 어떤 역사적 상황의 정치경제적 이유와 조건 때문에 생”긴 것이고, 우리가 급속도로 인터넷 강국이 된 것처럼 경우에 따라선 그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니까. 이 책에 소개된 리영희의 말이다. “냉정하게 현대까지의 우리 민족사를 볼 때 이런 달갑지 않은 요소가 민족적 유전자를 형성하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회의를 품을 때가 있어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한국인 코드는 한국인에 고유한 어떤 속성이 존재한다고 보지만 그것을 주로 상황의 산물로 파악하기 때문에 그 유동성과 변화 가능성을 인정한다” 그렇다. '한국인 코드‘는 영원불변의 것은 아니다. 일단 우리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습속부터 고쳐 나간다면 지금보다 더 여유로운 삶을 누리게 될 날도 오지 않을까? <한국인 코드> 연작을 읽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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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0-10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해요. 읽을 것 많은데 이 책 꽂혔어요(>_<)

노바리 2006-10-11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에서 고작 딱 1년 살면서, 제가 대충 '한국인의 습성'이라고 말하는 것들 중 상당부분이 '서울사람의 습성'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적이 있어요. 적어도, '빨리빨리'가 서울보다 부산에서 훨씬 덜 느껴지거든요. 하지만 강준만 교수는 서울사람이 아닐텐데... 여기엔 또한, 서울지향적인 마인드가 또한 있는 게 아닐까요. (사람들의 친절이 제 서울말씨에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란 생각을 가끔 하곤 합니다. 하지만 서울말을 쓰는 '남자' 하나는 부산을 불친절한 도시로 기억하더군요.)
아직 강준만 교수의 책을 읽어보지 못해 뭐라 말하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강준만 교수의 분석이 단순한 인상비평에 머무르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누미 2006-10-11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대면에서 나이 확인하는 것도 서열의식이죠.

moonnight 2006-10-11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엠티에 가져가셨다는 게 강준만의 책 두 권이었던 모양이에요. 두 권 다 꼭 읽어보고 싶네요. 어찌나 질러주시는지. ^^

마태우스 2006-10-12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하핫... 그, 그러니까... 그게 아니구요 현대사산책은 읽은 지 좀 됐구요, 이번에 밀린 리뷰 쓴 겁니다. 제가 가져간 또 한권은 딴따라라서 좋다,입니다.
누미님/맞습니다아!!!! 예리하십니다
노바리님/오랜만입니다. 뭐,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서울지향성이 있고, 강교수도 거기서 자유로울 수 없겠죠. 근데 빨리빨리는 충청도에서도 이미 대세인걸요. 대전을 가봐도 느림의 미학 같은 건 찾아볼 수 없더라구요...
마노아님/어맛 그렇담 제가 리뷰를 잘 썼다는 얘기?

2006-11-05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극곰 2006-11-09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시간이 없어지면서(?^^) 님의 리뷰를 보면서 읽을 책들을 고르게 되네요.
 
한국 현대사 산책 1990년대편 1 - 3당합당에서 스타벅스까지 한국 현대사 산책 16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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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떠도는 농담 중에 이런 게 있다. ‘노무현에게 사기당한 사람들의 모임’ 회장이 공석 중이다. 왜? 하겠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노무현만큼 욕을 먹은 대통령이 또 있을까 싶다. 그를 반대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지지한 사람들 역시 거품을 물고 그를 비난한다. 술만 먹으면 대통령 욕을 하는 친구를 보면서 난 “현 대통령의 업적은 국민들한테 안주 거리를 풍성하게 제공한 것”이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을 묻는다면 당연히 1위가 될 듯한데, ‘노빠’로 불릴 위험을 무릅쓰고 말하자면 현 대통령은 잘못에 비해 지나치게 욕을 들어먹는 게 아닌가 싶다.  남은 임기 중 어떤 사고를 칠지 모르긴 하지만, 난 그가 다른 대통령들에 비하면 특별히 못한 대통령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한 것은 <한국현대사 산책 90년대편>을 읽고 난 직후다. 3당 합당으로 시작해 외환위기로 파국을 맞는 90년대의 중심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있었는데, 그의 활약상을 몇 개만 보자.


-김영삼의 유렵 순방은 국내 언론에 의해 연일 대서특필되었지만, APEC 때와 마찬가지로 현지 언론은 김영삼을 완전히 외면했다....이번 순방 중 프랑스에서 취재한 한국 기자는 140여명이었다...미테랑 대통령은 지난 14년의 대통령 재임 중 숱하게 해외 순방을 했지만 그때마다 수행 취재기자가 20명 안팎... 한국 취재진은 주최국 덴마크보다 많았고, 미국의 30여명, 일본의 20여명, 프랑스의 10여명과도 잘 비교됐다(2권, 159-161쪽)


-김영삼이...뽑았다는 민자당 신임 지구당 위원장 중 쌍용그룹 회장 김석원이 있었다...김영삼은 대통령 선거 때 정주영을 겨냥해 “기업인이 정치에 오염되어서는 안되며 기업경영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2권, 162-3쪽)


-1995년 9월 16일 김기수 검찰총장이 취임함으로써 권력의 핵심인 검찰, 경찰, 국세청 등 3청 총수가 모두 경남고 출신인 성골로 채워졌다...“명동에서 20년 동안 양복점을 경영하던 김모씨가 문민정부가 들어선 뒤 정부투자기관인 어느 공사의 감사로 임명됐습니다. 다들 놀랬지요. 그는 양복만 만들어 왔지.... 다만 그가 경남고 출신으로...야구 결승대회가 열릴 때마다 꽹과리 두드리며 열심히 응원하던 장본인...”(191쪽)


-(청와대 정무수석) 이원종은 “삼풍백화점 붕괴를 비롯, 여러 재해에 대해 국민 여론이 부당하게 대통령에 대한 비난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은 언론의 탓”이라고 발언했다(222쪽)


하나회 척결 등 김영삼도 한 일이 있긴 하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대통령의 수준은 국민의 수준을 반영하며, 현 대통령 역시 거기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다. “국민은 위대하다”는 말은 정치인들의 아첨일 뿐, 우리나라 수준에서 챠베스 같은 대통령이 나오는 건 가능하지 않다. 그렇다고 노무현 욕을 하지 말자는 건 아니다. 뭔가 있어 보이는 것처럼 위장하고 기대를 부풀린 건 분명 잘못한 거니까. 하지만 이제 그의 임기는 겨우 1년 여, 그를 욕하는 재미로 살다간 노무현 퇴임 후 무지하게 허탈해진다. 이제 슬슬 다른 재미를 찾기 시작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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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0-10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거 어느때 보다 자유로운 세상이라고 생각이 가끔씩 듭니다..
지금처럼 옛날에 국가원수를 욕했다가는 살아있는 것 자체는 물론이요
시체도 못찾을 시기가 있었으니까요..^^

하이드 2006-10-10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도 했어요. ( 아, 마태우스님 리뷰에 추천하는게 정말 얼마만인지!)

마노아 2006-10-10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정말 과거에 비하면 대한민국 참 변했어요...;;;;;;

비로그인 2006-10-10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날 아침 노무현 대통령이 모든 것을 생각해내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생각해내고, 추진해나가는 것은 관료들일지도 몰라요. 결국 저는, 누구를 뽑든 세상이 뒤바뀌진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하나에요.

수퍼겜보이 2006-10-10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관료들을 임명하는 게 대통령이니까요. 경기고 나온 친구가 어느 대통령때보다 경기고 출신 선배들이 많이 임용되었다면서, 노대통령을 칭찬하더군요.-.-(과거에는 영남지역 고등학교 위주였다고 하네요)

마태우스 2006-10-11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퍼겜보이님/저한테 말씀하신 게 아니라 주드님한테 하신 말씀이니 패스합니다 하여간 반갑습니다
속삭이신 분/님 말씀이 다 맞습니다...
주드님/저와 같군요. 2002년만 해도 뭔가 세상이 바뀌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마노아님/그러게 말입니다. 80년대와 비교하면 정말 상전벽해지요...
하이드님/추천 감사합니다. 그리 잘 쓴 리뷰도 아닌데요...
메피님/어어...메피님은 그 시대에 태어나셨던가요?^^

2006-10-11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누미 2006-10-11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무현대통령이 욕먹을 짓 안한 건 아니지만, 욕하는 입들 가운데 매우많은 수가 단기기억상실증환자일거라 추정해 봅니다.

달콤한책 2006-10-11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만 님의 글...예전에는 재밌게 읽었는데...그 펜이 아직도 날카로운지...한 번 읽어봐야겠네요.

moonnight 2006-10-11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용히 추천 누르고 갑니다. ^^

sorinova 2006-10-11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난 받을 만한 일을 하긴 했지만 확실히 요즘 분위기는 마녀사냥 수준인것 같아요

새우범생 2006-10-26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전에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지 꼽아 보라”고 말씀하시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정치가 무서운 것은 결과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는 점이지요. 참여정부가 하는 일은 다 싫다, 설령 좋은 일이라도 다른 사람이 대신 했으면 좋겠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버린 거 같아요. 가령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한 반대 여론의 상당수는 거기에 기반하고 있는 거 같고요. 국정운영에 대한 신뢰를 이끌어내지 못한 게 노 대통령님과 참여정부의 가장 큰 잘못이겠죠. 마음 관리는 국정 책임자의 중요한 덕목이기도 하고요. 근데 그 이유를 또 따지고 들어가면 “뭘 또 그렇게 잘못해서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는데?”라는 물음이 꼬리를 물죠. 지은 죄 이상의 벌을 받는 광경을 보는 건 서글픈 일이지만, 그러나 국가 최고 지도자와 그를 보좌하는 이들이 누리는 자유와 혜택을 생각하면 그만한 리스크는 마땅히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마녀사냥은 좀 지나친 감이 있지요. 그야말로 정서적 반발에 근거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도 그리 보탬이 되지 않을 거 같네요.ㅡ.ㅜ
 

 

 

 

 

 

내가 아는 어떤 여의사.

친선 테니스 대회에 나갔다가 그를 처음 보았을 때

“저렇게 예쁜 의사도 있구나” 싶었다.

미녀에겐 눈도 잘 못 마주치는지라 얘기를 나눠본 기억은 없다.

딱 한번 노래방에 같이 간 적이 있는데

“노는 것도 잘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그때 했었다.


그는 지금 프랑스에 있다(나라 이름이 틀렸을 수도 있다)

거기서 의사 자격증을 따려고 무지 노력을 했고

지금은 거기서 의사로 일한다.

“얘 양육비 대느라 고생이 많더라.”

프랑스에 놀러 갔다가 그를 만나고 돌아온 친구의 말이다.

내가 놀랐던 건, 그가 이.혼.했.다.는. 것.

그런 미녀와 결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난 놀라웠다(아, 나의 미녀 지상주의란...)

개업의로 그럭저럭 먹고는 살 수 있었던 우리나라를 떠난 이유를 그제서야 알았다.

의사 자격증을 딴 지금도 생활이 어려운 이유는

딸이 발레를 원하기 때문.

“발레 가르치는 게 돈이 많이 드나 보더라. 근데 딸이 발레를 그렇게 좋아해서...”

그 말을 들었을 때 난 그 딸을 원망했다.

자식과 엄마는 공동운명체인데 자기만 살겠다는 거 아냐?

내 결론은 자식은 필요없다는 걸로 치달았다


지난 달, 한국에 온 그녀를 우연히 만났다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다가 딸 얘기를 했다

“발레의 화려함 뒤에는 돈을 대는 어머님의 고생이 있다는 걸 님 때문에 알았어요.”

내 말에 그는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나라 있을 때도 그렇게 발레를 하고 싶어했어요.”

일하느라 잠도 잘 못잔다는 그는 한숨을 쉬며 그 말을 했지만

그 얘길 듣는 순간 난 더 이상 그 딸을 원망하지 않게 되었다.

사람들 중엔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죽을 때까지 모르는 수가 있고

그래서 적성에 안맞는 일을 하면서 짜증을 부린다.

그런 걸 더 모르는 어린애들은 부모의 욕망을 투사받아

좋아하지도 않는 바이올린을 켜고 피아노를 치며 그림을 그린다.

어느 책에서 읽은 것처럼

진짜로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면 “레슨 시간 외에는 절대 연습을 하지 않는다”

근데 그의 딸은, 아직 어린 그 딸은

발레를 평생 해야 할 일로 결정했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 뜻을 꺾지 않고 있다.

“발레를 못하면 죽어버릴 거다”라는 말을 할만큼 발레를 좋아하는 그 소녀가

나중에 어떻게 자랄지 짐작이 간다.


물론 어머님의 고생은 마음아픈 대목이다.

하지만 딸은 알고 있다.

지금 이 때를 놓치면 자기는 평생 발레를 하지 못한다는 걸

그리고 어머니가 조금만 고생을 한다면 자신의 발레비를 댈 수 있다는 사실을.

미녀 선생님, 힘들어도 견뎌 내셔야 해요.

따님이 유명 발레리나가 되면 그 힘듦이 보람으로 바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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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10-07 0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마태우스님, 프랑스에서도 우리나라 의과대학을 인정해 주나 봐요??

마태우스 2006-10-07 0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마린님/앗 안주무시고 뭐하세요^^ 그러니까 외국서 우리나라 면허를 인정받으려면 얼마간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글구 저분이 가신 곳은 프랑스는 아니랍니다. 혹시 누군지 알아챌 분이 있을까봐 트릭을 쓴 거라는....

hnine 2006-10-07 0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까지도 제게 가장 잘 맞는 일은 뭘까, 제가 과연 가장 좋아하는 일은 뭘까 생각을 하는데, 제 남편보고 물었더니, 자기는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는군요. 정말 자기에게 잘 맞는 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일부러 그런 생각을 따로 안 할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자식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주고 싶다는 것, 그보다 더 큰 성취동기, driving force도 부모에겐 없을지 싶네요.
마태우스님, 추석 잘 쇠셨어요?

2006-10-07 0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10-07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어맛 어쩐지 쓸 때 어색하더라!! 고맙습니다. 근데 그분이 좀 고생을 많이 하신답니다.... 뭐 그래도 할 수 있다는 게 어디냐 싶지만요..
hnine님/저도 제가 좋아하는 일이 뭔지 모르고 살았어요. 바람처럼 멍하니요... 그 딸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끼는 게 있었던 건 그 이유랍니다.

2006-10-07 1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6-10-07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라면 딸이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좋을거같아요.
아마 그 미녀분도 그래서 힘들 줄 모르고 계실걸요...
미녀도 괴로운 일은 있군요....

마노아 2006-10-07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이는 대성할 것 같아요. 이미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알아차리고 거기에 열정을 쏟아부으니까요. 나중에 어머니의 공을 잊지만 않으면 되겠어요. 멋진 모녀예요^^

수퍼겜보이 2006-10-07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 아버지라는 사람은 양육비를 안 대는 건가요. -.-

moonnight 2006-10-08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녀의사님 참 훌륭하시네요. 외국에서 의사생활 하려면 엄청나게 힘들텐데요. 딸이 꼭 발레로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어떻게 자기를 키웠는지, 그런 엄마를 가졌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잊지 말구요.

누미 2006-10-08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하고싶은 일 하면서 사는 인생이 가장 성공한 인생이죠. 머 꼭 성공해야지만 인생 잘 산 거라 단정하기도 글치만...

다락방 2006-10-08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살면서 가장 큰 고민은 하고싶은 일을 못했을때가 아니라 하고싶은 일을 찾지 못했을때 하는 고민인것 같아요. 나중에 그 딸이 커서 엄마의 고생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꼭.

비로그인 2006-10-08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얼굴만 미녀가 아니라 엄마로서도 만점인 미녀를 볼 줄 아시네요^^

2006-10-10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10-10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으음...그렇습니까. 미녀의사님은 골격이 되시는데 아마 애도 되지 않을까요...
크리미슈슈님/어 그랬나요 제가? 제가 한 일에 스스로 놀라고 있음...^^
다락방님/그렇죠 그게 중요하죠. 하지만 ...웬만해선 잊지 않을 듯합니다...엄마가 워낙 고생해서요
누미님/저렇게 자기 일을 즐기는 사람은 성공에도 가까이 있지 않을까요. 그것과 무관하게 삶이 좀 더 행복해 보입니다만...
달밤님/그렇죠? 제가 달밤님을 아는 게 행운인 것처럼 말이죠^^
겜보이님/네...그렇습니다. 예리한 지적 감사합니다
마노아님/나중에 성공한 뒤 어머니가 있었다,고 할 것 같은데요^^
파비님/그러게 말입니다. 의외로 있더라구요...
속삭이신 분/저도 그게 무서워서 애를 못낳고 있다는... 송편은 안먹었구요 선물 들어온 갈비만 잔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