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다큐멘타리

시점: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4월 17일 오전 7시, 마태우스는 동료 연구원 한명과 함께 연구 재료를 구하러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이른 아침인데도 어디론가 바삐 가는 차들로 길은 꽉 막혀 있었다.

“어!”

오전 8시를 넘긴 시각,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마태우스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졌다.

“왜 그래요?”

“으, 아무것도 아니어요.”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었다. 그 전날 마태우스는 친구와 더불어 곱창에 소주를 제법 많이 마셨고, 술을 마시고 난 다음날 늘 그렇듯이 설사기를 느낀 것이다. 그날 아침 두 번이나 화장실에 다녀온 마태우스에게 그건 날벼락에 가까웠다.


“저, 혹시 휴게소 있으면 들러 주시겠어요?”

서해안 고속도로엔, 아쉽게도 휴게소가 그리 많지 않았다. 게다가 서울을 벗어난 직후인지라 휴게소까지 가려면 한참을 더 가야 했다. 마태우스는 두 다리를 꼰, 소위 인내형 자세로 돌입했다. 동료도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했다.

“많이....힘드신가봐요. 정 힘들면 저기 야산이라도...”

선비의 자손인 마태우스는 ‘야산’이란 말에 콧수염을 부르르 떨었다.

“그 정도는 아니니 걱정 말고 가기나 하시오.”


그래도 휴게소는 나오지 않았고, 다리를 꼰 자세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저... 많이 어려운데...좀 세워 주시면 안될까요.”

동료는 적당한 자리를 물색했다.

“여기 어때요? 저기는요?”

까다로운 마태우스는 그때마다 고개를 저었다. 산의 구조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까닭이다. 그러다 정말 괜찮은 곳이 나타났다. 명당인 듯 이미 차 두 대가 서 있었고, 당연한 얘기지만, 운전자는 보이지 않았다. 차가 서자마자 마태우스는 휴지를 들고 냅다 뛰었다. 산길 곳곳에 휴지가 떨어져 있었다. 마태우스는 때묻은 속세를 벗어나려는 듯 깊숙한 곳으로 종종걸음쳤다. 잠시 후 원하는 곳을 찾은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이제 갑시다.”

한결 여유로운 표정으로 차에 돌아온 마태우스는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음악을 들었다. 그러기를 십분, 갑자기 ‘xx 휴게소’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저기 세워주세요. 손을 좀 씻어야 하니까... 근데 여기 휴게소 있는 거 알았으면 야산에서 그러지 않는 건데.”

하지만 마태우스의 아쉬움은 오래 가지 않았다. 손을 씻으러 들어간 남자 화장실에는 단체 관광객이라도 왔는지 족히 20미터는 될만큼 줄을 서 있었다.

“하하, 야산에 가길 잘 했네요.”

마태우스는 겸연쩍게 웃었지만, 이 사실을 알았다면 그가 그리도 밝게 웃지는 못할 거였다. 그가 다녀간 야산에선 10년간 풀 한포기 자라지 못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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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18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웃다가 넘어가요. ^ ^.

chika 2007-04-18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거름이 많다면 풀이 더 잘자랄텐데... 아무래도 식생활이 안좋은듯?... ㅡ,.ㅡ

물만두 2007-04-18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째^^ㅋㅋㅋ

향기로운 2007-04-18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식생활에 문제가 있어요^^ 그러니까 알콜은 좀 자제하시고.. 봄나물 많이드셔서 자연이 좋아하는 거름을 주도록 해보세요^^;; 강추합니다~

울보 2007-04-18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Mephistopheles 2007-04-18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야산이 어딘가요..



이 마크를 빨리 붙여야 할 듯 해서요..=3=3=3


비로그인 2007-04-18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아직 점심 전인데요....

maverick 2007-04-18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서재 대문부터 향기가 솔솔 나더라니 ㅋㅋ

해적오리 2007-04-18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에서 맨발로 걷는 일은 이제 자제해야 할 듯...내 인생의 낙이 하나 사라지는구나. 쩝...

짱꿀라 2007-04-18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읽고 웃고 숨 넘어 가기 일보 직전......

무스탕 2007-04-18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해안 고속도로에 휴게소를 더 많이 만들어 달라고 건의해야 겠어요... ^^;;

2007-04-19 0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리오 2007-04-19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 차만 떠나면 느낌이 오는 민감성 대장의 소유자로서, 남 이야기가 아닙니다. 알콜을 자제하고 비교적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요즘의 지루한 나날들 덕분에 제 대장도 좀 무뎌져야 될텐데 말입니다. 그 급함과 쑥쓰러움과 어려움.. 흑흑...

마태우스 2007-04-1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님도 민감하신가요? 그때 만나뵜을 땐 잘 모르겠던데... 그때가 그리워요
속삭님/감사드립니다
무스탕님/꼭 그리되길 바라겠습니다
산타님/아이 과찬이시옵니다...^^
해적님/니, 님의 취미를 하나 빼앗았군요 죄송...
매버릭님/헤헤 어찌하다 보니 그리 되었습니다
승연님/덕분에 다이어트 하셨죠?^^
메피님/최고의 댓글에 뽑히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울보님/울다가 웃으면....털나는데...
만두님/우리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치카님/식생활은 아주 좋습니다 휴게소가 없다는 게 문제죠!
홍수맘님/님의 고등어를 먹으면 장이 좀 나아질까요?^^
 

 

 

 

 

일시: 3월 24일(토)

마신 양: 정신을 잃은 나머지 모자를 잃어버렸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내가 아는 이솝 우화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춥다고 천막에 같이 있어도 되냐고 머리를 들이민 낙타는 점차 몸의 다른 부분도 천막 속으로 집어넣었고, 선의로 낙타를 받아들인 아라비아 상인은 결국 쫓겨나야 했다.


기생충학을 하는 친구와 술을 마셨다. 이야기가 잘 통하는 친구인지라 그에게 속으로만 끙끙 앓던 문제를 꺼냈다. 그는 가차없이 말했다.

“넌 바보야.”


내가 학교에 부임을 했을 때, 내 실험실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교수를 뽑은 90년 이래 기생충학 교수가 줄곧 없었기 때문이다. 난 99년 이 학교에 왔고, 뒤늦게 온 나를 위해 학교에선, 돈 많은 모 학교처럼 1억원의 정착비를 주거나 한 건 아니었지만,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실험은 할 수 있는 장비를 사줬다. 그때부터 열심히 연구를 했다면 뭔가 달라졌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난 그러지 못했다. “넌 학교 일을 하라고 뽑은 거야”라며 들어가자마자 각종 위원회에 나를 집어넣은 학교 탓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더 중요한 건 내 의지와 능력이 부족한 데 있었다. 그나마 산 기계조차 난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내게 한 과의 장으로서 가져야 할 자질에 부족하다는 데 있었다. 내 실험실이 놀고 있다는 걸 안 사람들이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왔다. 예방의학의 교수가 부탁을 해왔다.

“우리 전공의들이 있을 공간이 없는데 어떻게 안되겠니?”

내가 당시 했던 대답은 이랬다.

“제 개인 재산도 아니고 잘 쓰지도 않는데, 필요한 사람이 쓰면 좋지요 뭐.”

난 내게 배정된 방 세 개 중 조그만 방을 내줬다. 나머지 방 두 개만 해도 내가 아무리 큰 실험을 한다해도 그리 부족한 건 아니었다. 우리 과에 교수가 하나 더 들어온다 해도 말이다.


하지만 내 선의는 지나친 착각이었음이 곧 드러났다. 예방의학 교실은 그 조그만 방에 그치지 않고, 방과 방 사이를 연결하는 문을 통해 다른 실험실까지 잠식해 들어왔다. 온갖 잡동사니들이 실험실에 쌓여 있는 걸 본 나는 더 이상 못참겠다 싶어 항의를 했다. 짐은 곧 치워졌지만 잠시 뿐이었고, 갈 때마다 실험실은 점점 좁아졌다. 연구라는 걸 본격적으로 시작한 올해부터 난 그 댓가를 치루기 시작했다. 예방의학교실과 그 형제 격인 산업의학과는 온갖 기계를 들여놨고, 그 기계들은 또다른 방 하나를 다 차지했다. 내가 사놓은 냉동고엔 그들의 샘플이 가득 차, 양말 한켤레조차 넣을 공간도 없었다. 그리고 원래 우리 재산이었던 기계들, 예컨대 저울과 pH 미터처럼 공통으로 쓰는 것들은 이미 누군가가 훔쳐간 뒤였다. 뒤늦게 방 하나라도 지키려고 열심히 뭔가 하고 있지만, 그들이 들여놓은 기계들이 어찌나 용량을 많이 차지하는지 뭘 하려고 전원만 켜면 용량초과로 정전이 돼 버린다. 이래서 다른 주임교수들이, 남이 보면 욕심을 부린다 싶도록 타인에게 인색한 것이리라. 난 좋게 말하면 순진했고, 냉정히 말하면 바보였다. 친구의 질타는 전적으로 옳다.


친구는 그래도 날 위로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그렇다. 앞으로 내가 잘 처신한다면, 이 사태는 잘 마무리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의지만 있다면. 그리고 모든 사람이 낙타의 기질을 가졌다는 걸 잊어버리지만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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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4-16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사람을 앞에 세워두고 거절을 못하게끔 만드는 사람이 있어요. 가끔 그 사람이 `필요한 순간'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런 이들은 그저 가까이 두지 않는 게 상책이란 생각도 들어요. 문제는 그런 낙타들이 종종 출몰한다는 거죠.

무스탕 2007-04-16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문에 써 붙이세요. < 이 방엔 기생충이 득실득실합니다. 호흡기로 전염되는 신종이 발견됐는데 실험 참가자가 부족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낙타 사절 >

chika 2007-04-16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코끼리가 되어버리시와요! 흐흐~ ;;;;

비로그인 2007-04-16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일들이 님이 코믹한 글들을 쓰는 동안에 일어났었군요.

토토랑 2007-04-16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력과 공간, 예산.. 잘 싸우세요~
한 번 씩은 사자후를~~~~ 우어~~~

미즈행복 2007-04-1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은 심각하시겠지만 저는 이 글을 읽는데 왜이리 웃기는지요.
근데 안늦었다니 어떻게요? 기계를 다 갖다 버릴수도 없을테고...
하여간 호의를 베풀면 그게 고마운 줄 모르고 당연하게 여기며 더 큰 걸 바라는 사람이 어디나 있지요. 저도 지난 겨울 그런 사람때문에 몹시도 마음앓이를 하다가 냉정하게 관계를 끊었지요. 해도 해도 끝이 없는데 정말 많이 상처받았거든요.

maverick 2007-04-16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말로 하면 무시하고 꼭 화를 내거나 얼굴을 붉혀야 말이 통하는 때가 있죠
정말 안 그러고 살고 싶은데 왜 좋게 말하면 배려해주지 못하는걸까요?
꼭 마태님 케이스가 그거라고 하는 말이 아니고 ^^;;
비슷한 경우를 보니 그동안 안타까웠던 생각이 들어서요 ㅎㅎ
카리스마 한번 보여주세요~ ㅎㅎ

얼음장수 2007-04-16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대학이건 공간부족이 문제인가 보네요.
학교측의 행정적인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힘들겠어요.
아무쪼록 잘 해결하시길요^^

모1 2007-04-17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그분들 너무 하는군요. 잘 처리되었으면 하네요.

마태우스 2007-04-18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제 탓이기도 한데요 뭐...ㅠㅠ
얼음장수님/네. 지금이라도 한번 열심히 해보려구요...
매버릭님/없는 카리스마가 갑자기 생길 리는 없지만.... 흑....
미즈행복님/아앗 미녀이신 님을 괴롭히는 사람이 있나 보군요. 저런저런, 이 세상은 미녀를 존경하는 풍토가 자리잡지 못했다니깐요...
토토랑님/호홋 사자후라.... 어흥!
승연님/네 그렇다니깐요... 이제부터 잘할께요
치카님/아앗 치카님이다.... 아직 숙제를 못해서 님을 뵐 면목이 없다는..... 맘모스 드림
무스탕님/호호, 그것 참 좋은 아이디어군요! 지금도 통할까요?^^
주드님/님에게 출몰한 낙타는 제가 쫓아 드리겠어요 요즘 많이 바쁘시죠....?? 미리 축하드립니다.

뻐꾸기 2007-07-2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 말 없네- 산업의학교수
 

 

<우리 학교>는 홋카이도에 있는 조선인학교의 일상을 담담히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다. 그걸 보면서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 의자 등받이 위로 우뚝 솟은 남자의 머리가 스크린의 4분의 1을 가려서도 아니었고, 우리 학교의 처녀 선생 한분이 다른 남자와 데이트를 즐기는 광경을 목격해서도 아니다 (그분은 내 타입이 아니다. 정말이다).


 

영화 속 아이들은 눈처럼 맑고 순수했다. 그래서였을 거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난 그들에게까지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못난 내 조국이 답답하기만 했다. 한홍구의 <대한민국사>에서도 읽은 적이 있지만, 북한이 재일 조선인 학교에 제법 지원금을 보낸 반면 우리나라는 민단과 조총련간의 세싸움에만 관심을 보였을 뿐 쥐꼬리만한 지원도 한 적이 없다. 때문에 영화 속 아이들은 자기들을 도와주는 북한에 더 친밀감을 보이지만, 사실 그들의 마음속에서 남과 북의 경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왜 같은 말을 쓰는 사람끼리 총부리를 겨누냐”는 질문에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남과 북의 차이보다 조선인이라는 긍지를 더 소중히 생각했던 이들 중 서씨 형제도 있었다. 재일교포로 서울법대에 유학 중이었던 그들은 방학 때 꿈에도 그리던 북녘 땅을 다녀오게 되는데, 그 일은 형제 간첩단 사건으로 둔갑하여 그들의 삶에 길고 긴 그늘을 드리웠다. 서준식 선생은 88년 풀려날 때까지 18년인가를 감옥에 갇혀 살았고, 그의 형인 서승 선생은 모진 고문을 받던 도중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질렀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그때의 상처는 서승 선생의 몸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통영 앞바다를 보고싶어 했던 윤이상 선생의 소망을 끝내 외면하고, 송두율 선생이 귀국한 걸 ‘국내 최대 간첩 사건’으로 포장해 감옥에 가둔, 그래서 하버마스로부터 ‘야만의 나라’라는 비난까지 들어야 했던 우리의 못난 조국, 이 나라는 언제쯤 문명국가가 될 수 있을런지.


야만스러운 면에서는 일본도 예외일 수 없다.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날렸을 때 조선인 학교에는 “너네 학생들을 죽이는 것으로 보복하겠다. 몸조심하라”는 협박전화가 걸려왔고, 일본인 납치문제에 항의하는 우익들의 시위 때문에 북한 방문을 다녀오던 학생들은 조선의 상징인 치마저고리 대신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그들의 눈을 피해 귀국해야 했다. “ㅂ 받침이 너무 어렵다”고 말하는 순진하고 귀여운 그 학생들은 못난 나라에 사는, 혹은 못난 나라를 조국으로 둔 대가를 치루고 있는 중이다. 그게 <우리 학교>가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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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5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07-04-15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영화 보고 싶어요...빨리 내릴까봐 조마조마...
님의 리뷰 보니 더더욱~

Mephistopheles 2007-04-15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라가 야만이겠어요..국민이 야만이겠어요.
그때 정권을 잡고 있었던 작자들이 야만에 무식했기 때문이죠..쩝...
저도 얼마전에 조선인학교 관련 다큐멘타리를 보고 한숨 많이 쉬었어요.^^

마노아 2007-04-15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갑...해요..ㅜ.ㅜ

레와 2007-04-16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일동안 영화의 흥분이 가시지 않았어요..
우리학교에 다니던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얼굴이 계속 생각이 나는거예요.ㅡ.ㅜ

아.. 못난 내 조국이여..!!!!

미즈행복 2007-04-16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겠어요. 그렇게 좋은 영화도 보고...
서준식씨의 옥중서한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이지요. 김규항씨가 '이놈들아, 이게 바로 책이다'는 심정으로 만들었다는 말이 너무 공감가는 책. 신영복씨와 함께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

마태우스 2007-04-18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행복님/아 옥중서한 님이 제일 좋아하는 책이시군요. 신영복님도 그렇지만 이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있을수록 눈이 맑은 것 같습니다..... 우리학교 DVD 나오면 보내드릴께요!!'
레와님/아 님도 이거 보셨군요.... 제 조국, 너무 못났지요...
마노아님/그러게 말입니다..
메피님/근데 국민들 책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정권만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형식상 자유민주주의고 투표로 뭔가를 바꿀 수 있는데도 우린 그러지 않잖아요.. 영화 보면서 이들이 졸업해서 어떤 사람이 될지도 걱정스러웠어요. 저 같으면 우리말 학교에 들어가는 것도 못할텐데..
비연님/그리 후회는 안할 영화입니다 막 내리기 전에 꼭!
속삭님/흑 볼륨을 줄이다니....너무 슬퍼! 하지만 곧 5월이 오지....^^

grey 2007-11-17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잠시 일본에 거주한적이 있었는데여,,정말로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조국이라는 우리나라에 대한 생각들이 얼마나 확고한지 내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그리고 이 분단상황을 설명해주다 느낀건데요,,우리는 이념적인 대치만 죽도록 세뇌 교육받았지
그것을 넘어선 한민족,한형제라는 개념을 너무 무시하구 잊고 있다는거죠.그들은 형제라는 개념으로 내게 물어오고 다가서는데 난 오로지 빨갱이,북한,함부로 언급해서는 안되는,,, 이런생각으로만 다가서고 있었던거죠.
그들과 이야기하다 너무나 모순된 내 생각에 스스로가 질렸던 생각이 납니다.
정말 한마디로 너무나도 순순한 그들의 생각에 가슴이 저렸던,,
생각외로 한국에 대한 자부심,동경이 대단하구요. 일본의 참 치졸한 차별에도 견디는 그힘의
원천이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기본 베이스로 깔고 있더군요.
우리는 사실 재일교포들을 그렇게 까지 생각해주지 않는데 그들은 달라요.
한번쯤은 우리가 짚고 돌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화려한 외교정책만이 우선이 아니라는 거죠.
그들이 진정한 외교 생활을 하고있는지,,도처에 깔려있는 식구들을 둘러봐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에구 장황스럽게 나열만 했네요.
사실 마태우스님 글을 읽고 잠시 잊고 있었던 그때가 생각나서,,주저리,주저리,실례했습니다.
 
연애하기 시러
김영주 글.그림 / 행복한만화가게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사람의 심리를 기가 막히게 잡아내서 그걸 나열한 책, 책은 어때야 한다며 어마어마한 가치를 부여하는 시인 김정란이 본다면 “이건 책도 아니고 잡지도 아니여”라고 할 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그런 책들이 당장 누군가에게 커다란 위안이 된다는 사실이다.


난 안봤지만 <회사가기 시러>에서 직장인들의 애환을 제대로 담아내 인기를 끌었던 저자 김영주는 주제는 다르지만 비슷한 컨셉의 2탄 <연애하기 시러>를 펴냈다. 책에서 주인공은 예쁜 여자에게 접근하기 위해 그녀와 친한 친구에게 접근한다.

[넙죽한 얼굴, H라인 몸매, 나는 그녀를 향단이라고 불렀다. 예쁜 아가씨를 모시고 다니는 촌스런 모습이 꼭 향단이스러웠기 때문이다...윤희와 제일 가까운 어리숙한 향단이를 이용하기로 결심.... (향단이가 묻는다) “선배님 근데여... 혹시 윤희랑 친해지고 싶어서 저한테 잘해 주시는 건 아니죠?”]


줄거리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책이지만, 대충 정리하면 이렇다. 향단이에게 접근하는 데 성공한 주인공은 사소한 일들이 정으로 바뀌면서 결국 그녀와 사귀게 된다. 사랑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둘은 권태기에 빠지고, 그녀를 잃고 난 뒤에야 그녀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이 책의 백미는 물론 그 과정에서 저자가 기술해 놓은 미묘한 심리들, 예컨대 다음 구절을 보자.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 말고 누군가가 불러주는 유치뽕짝 별명이 더 듣기 좋아질 때, 당신은 연애 중이다.”

과거에 사귄 여자친구와 난 서로를 ‘캥거루’라고 불렀다. 나중에는 줄여서 ‘캥’이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부를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단지 그렇게 함으로써 서로의 특별함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뿐.


75쪽에 있는 비밀번호도 음미할 만하다. 예전에 사귄 여자와 관련된 비번을 헤어진 뒤에도 계속 쓰는 이유는 “첫사랑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바꾸기 귀찮아서”다. 나 역시 내가 쓰는 비밀번호는 내게 아픈 상처만 한바가지 남긴 여인의 생일인데, 난 그걸 18년째 쓰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용하고픈 구절. 여자와 헤어진 주인공을 보면서 다른 여자가 생각한다. “이제는 임자 없는 그 사람, 그는 이제 별루다. 세상의 커플들아, 너희가 빛나는 건 임자가 있기 때문이란다.”

요즘 야클님이 부쩍 빛이 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는, 임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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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3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04-13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의 글을 단 한 줄이라도 읽어본 분이라면 금방 느낄 거에요.
정말 반짝반짝하더군요.
부러우세요?

향기로운 2007-04-13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올 여름엔 사랑해볼까.하고 얼마전에 말씀 하셨잖아요^^ 금방 빛이 번쩍번쩍 나실거에요^^*

Mephistopheles 2007-04-13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는 질투의 리뷰도 아니고 부러움의 리뷰도 아니여..=3=3=3=3=3

야클 2007-04-13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더 이상 마태님의 장난감이 아니예요

마노아 2007-04-13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은 마지막 문장에서 의미가 밝혀졌군요. 추천이에요^^

클리오 2007-04-14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 님, 웃음 표시도 없이 너무나 진지한 댓글... 모르는 사람들 오해하겠어요. ㅋㅋㅋ

stella.K 2007-04-14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이렇게도 쓸 수 있다니...! 님의 내공이 빛나는군요!^^

마태우스 2007-04-15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부끄럽습니다 내공이라뇨... 저 그런 거 없습니다 부끄...
클리오님/오해...할까요? 과연^^
마노아님/감사합니다. 님의 추천을 발판으로 30등 안에 함 들어보겠습니다
야클님/저도 님을 놔드리겠습니다 으흐흑
메피님/지, 진짜 아니어요! 믿어주세요!
향기로운님/아직 추운 걸 보면 여름까진 시간이 좀 있지요?^^
승연님/설마요 다 각자의 삶이 있는 거죠^^
속삭님/음 아직도 기력이 좀 딸리지만, 약해진 기력에 맞춰 살아야겠어요!!

미즈행복 2007-04-16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기로운'님 말씀에 전적 공감!!!
원래도 아름다와서 빛이 번쩍하지만 이제 곧 더 빛나서 쳐다보기가 힘들어질 거예요. 기대!!!

마태우스 2007-04-18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행복님/설마 미즈행복님만큼 빛이 날 수 있을까요? 님을 이제부터 수성이라고 부르고 싶네요^^
 
양영순의 천일야화 1~6권 박스 세트
양영순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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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미녀분이 양영순이 그린 <천일야화> 6권 세트를 선물하셨다. 그분께 내가 뭔가를 해드린 적도 없거니와 아직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이임에도-물론 그분이 미녀인 건 100% 확실하다-이런 선물이 오갈 수 있다는 게 정말이지 감동적이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표한다.


양영순이 그린 <누들누드>를 본 적이 있다. 그때 난 양영순이 대단한 작가라고, 어쩜 그렇게 상상력이 기발할 수 있느냐고 주위 사람들에게 격찬을 했었다. 이번에 읽은 <천일> 역시 괜찮은 작품이다. 원전을 안읽어봐서 모르겠지만 저자에 의하면 <세라자드> 원본은 정말로 재미가 없단다. 그래서 양영순은 원전의 배경만 차용했을 뿐 내용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재미있게 만들어 만화집을 낸 거였다. 그의 의도처럼 <천일>은 재미는 있다. 하지만 너무 재미있어 죽겠다는 정도는 아니다. 이건 내가 기대수준이 높아서인지는 모르겠다. 선물해주신 미녀분께는 죄송하지만, 내게 있어서 천재 만화가는 오직 허영만 뿐이며,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도 그건 바뀌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날개에 인용된 평들은 요란하기 그지없다. “이 만화를 애니로 만들면 일본도 이긴다”는 평도 선뜻 동의하기 어렵지만, “한국만화는 <1001>과 <1001> 이후로 분리된다.”는 말은 지나친 과장이라고 생각한다. 광고 카피가 그러는 것처럼 만화에 대한 평도 최대한 자극적이고 섹시하게 쓰려는 경향이 요즘 애들 사이에 있는 건 아닐까 싶다. 6권의 결말이 조금 이해가 안간 걸 제외하면 비교적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책날개에 있는 평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했다. “살면서 이렇게 감동적인 이야기는 처음입니다. 정말 눈물밖에 안나네요. 열심히 살겠습니다.”라는 평을 쓴 박지희님이 지금 열심히 살고 계실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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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로 2007-04-13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예 맞습니다. 책 내용과 앞뒤 표지글, 띠지가 안 어울리죠. 양영순 선생님도 아마 보시고 좀 민망하셨을 겁니다ㅎ

마태우스 2007-04-13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솔로님/아앗 동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기 늘 드리고픈 질문이었는데요...츄바카는 잘 있나요?^^ 이거 혹시 안웃기나요.....

2007-04-13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04-13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누들누드 비디오를 본 적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지금도 그걸 왜 봤는지 당시의 제가 이해가 안 갑니다.
그러나 모든 장면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Mephistopheles 2007-04-13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역시 시끌벅적한 격찬일색의 서평에 짜증이 나더군요..^^

클리오 2007-04-14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강풀도 좋아요.... 엽기면 엽기~ 의식이면 의식.... ^^

마태우스 2007-04-15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강풀의 26년, 전 그거 읽다가 전율했답니다. 우리 사회에서 정말 소중한 분이어요
메피님/아아 님도 그러셨군요!! 반갑습니다 저 마태라고 합니다
승연님/누들누들 비디오, 저도 봤는데요 만화의 감동을 10%도 전해주지 못하더군요. 역시 원작만한 건 없다니깐요
속삭님/아앗 츄바카도 잘 있군요! 글구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제가 님께 아픔을 드린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미즈행복 2007-04-16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누들누들'을 읽었을 때의 놀람은 정말 지금도 생생해요. 근데 사실 그런 작품을 계속 쓰기란 힘들겠죠. 모두 다 전성기란게 있는것 같아요. 양영순씨는 그게 처음에 너무 강하게 나타난거고...
제가 좋아하는 몇몇 소설가들도 이젠 예전에 제가 반했을 때의 작품수준은 아닌것 같아 요즘 좀 그렇거든요.
허영만? 물론 훌륭하지요. 재밌고.
강풀도 말은 많이 들었는데 도전해봐야겠군요.

마태우스 2007-04-18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행복님/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훌륭해도 미즈행복님만큼 훌륭할지는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