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의 쾌변독설
신해철.지승호 지음 / 부엔리브로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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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이 똑똑하다는 건 원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쾌변독설>을 읽으면서 알게 된 신해철은 내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그 이상이었다. 히틀러의 이념은 존중하지 않지만 그가 써먹었던 선전술을 높이 평가하고, 그 기법들을 자신의 콘서트 때 써먹었다는 대목이라든지, 음악에 대한 그의 자의식을 드러내는 구절들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그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한 때는 그가 어려서부터 음악을 하려고 했고, 부단한 노력으로 결국 그 꿈을 이루어 낸 것, 그리고 지금 음악을 만들며 살고 있으니 행복하다고 말하는 대목이었다.


대마초 때문에 감옥에 갔을 때, 학생운동을 하다 잡혀들어온 사람들로부터 사회과학을 배웠고, 조폭들로부터는 신체 단련과 싸우는 법을 배웠다고 웃으며 말할 정도로 낙천적인 신해철, 그의 집안도 그에 못지 않았다. 결혼할 여자가 암으로 투병 중임에도 집에서는 적극 찬성을 해줬는데, 이유가 이랬다.

"해철이는 장가를 안갈 것 같다고 포기하고 있던 상황에서 제가 결혼을 한다고 하니까 '아, 병이야 고치면 되는 거고, 여자라는데' 하는 생각에 오히려 환영을 한 거죠."


최고의 인터뷰어 지승호(이하 존칭 생략)와 최고의 입담꾼인 신해철이 만난 7일간의 행적을 담은 이 책이 재미가 없으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근데 난 이번 책을 읽으면서 신해철보다 지승호에 대해 더 궁금증을 갖게 되었는데, 그건 그가 너무도 박학다식하기 때문이었다. 그가 정치 관련 인터뷰집을 낼 때야 "전공이니까"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영화감독과의 인터뷰집을 두권 낼 때 보니까 영화에 대해서도 모르는 게 없었다. 그때도 그렇구나 했다. 원래 책과 영화와 정치는 어느 정도 통하니까. 이번 책에서 지승호는 자신이 음악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아는 게 많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다. 음악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걸 보니, 그건 인터뷰를 준비하느라 갑자기 공부한 게 아니었다. 아마도 그는 젊은 시절 음악에 빠져 살았을 것이고, 나이든 이후에도 음악을 손에서 놓지 않았으리라. 그래서 이상하다. 내가 몇 번 만나뵌 지승호님은 새벽까지 술만 드시던데, 언제 그런 방대한 공부를 다 하는 걸까?


지승호도 지적한 바 있지만, 가끔 그에게 "성향이 다른 사람들과의 인터뷰집도 좀 내달라"고 요구하는 팬들이 있단다. 나도 그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코드가 맞는 두 사람이 주거니 받거니 얘기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만일 지승호가 우리 동네에서 출마하는 전여옥과 인터뷰를 한다면? 십중팔구 싸움질로 이어지지 않을까? 그러니까 "성향이 다른 사람들과도..."를 외치는 사람들은 싸움구경이 하고 싶은 게 아닐까? 그러지 말자. 싸움구경이야 재미있을지 몰라도 직접 싸우는 당사자는 무척 힘들다. 그리고 내가 알기에 지승호님은-앗 나도 모르게 존칭을!-매우 소심한 분이라, 싸우고 나면 후유증이 오래 갈 거다. 최고의 인터뷰어는 우리 사회의 재산, 그를 싸움판으로 내모는 대신, 아끼고 사랑하고 존중하자. 책 사는 것도 존중의 한 방법이다.

 

* 한가지 아쉬운 점. 신해철은 이런 말을 했다. "어느 배우나 미덕이 있잖아요. 미더덕 말고." 이런 개그, 아무리 신해철이라 해도 욕먹는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이런 유머를 한단 말인가. 이런 건 지승호 님이 정리해 주셨어야 하는데 그대로 실었다. 정말 아쉬운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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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30 0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8-03-30 10:56   좋아요 0 | URL
그러믄요. 근데 한 인간의 무궁무진함에 대해 궁금해하는 게 '빠'라면 저 그냥 빠 할거예요^^

세실 2008-03-30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저두 이 책 읽으려고 찜해두었습니다. 신해철과 지승호의 진솔한 인터뷰 궁금합니다. 마지막개그 정말 신해철이 한거 맞나요? 마태님이 붙인거 같은뎅...

마태우스 2008-03-30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세실님! 여전히 제게 정겨운 댓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마지막 개그, 정말 신해철이 했다니깐요! 신해철이 유머가 없다는 걸 폭로하려는 지승호님의 음모라고 생각되요

순오기 2008-03-30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지승호님에 대한 애정이 듬북 묻어나는 리뷰인데요.^^ 존중의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신 마태님께 감사~~~해요. ^6^
신해철이 나름 유머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뎅~~ㅎㅎ 진짜 지승호님의 음모인지 들여다 봐야 알겠군요.ㅋㅋ 저도 제목에 공감해요. 궁금해요~

마태우스 2008-03-30 16:3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이렇게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전에 제가 잘나갈 때는 일일이 감사 표시를 못했는데, 지금은 한분한분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서 좋네요. 앞으로...잘할께요!

2008-03-30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30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2 0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1 0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4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5 0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8-03-30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언급하신 점이 좋았어요. 신해철이 다음 얘기를 할 수 있도록 받아친다거나, 질문을 하는것이 기존에도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은 듯 보였거든요. 게다가 사전준비도 철저히 한 듯 했구요. 그래서 이 책을 쉽게 읽어냈답니다. 흣 :)

마태우스 2008-04-04 14:48   좋아요 0 | URL
님과 제가 이 책을 통해 서로 교감을 하는군요 독서의 매력이죠!!

stella.K 2008-03-30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작가들도 보면 매일 술만 먹는 것 같던데 할건 또 다 하더란 말이죠.
작년에 지승호님 번개 치실 때 한번 나가서 뵐걸 그랬습니다.
이 책은 정말 읽고 싶은 책이어요.^^
전여옥에 누가 어울릴까요? ㅎㅎ

마태우스 2008-04-04 14:48   좋아요 0 | URL
저는 술만 먹느라 연구를 안했는데, 올해는 술을 줄이고 연구를 열시미 할 생각이어요!! 이 책 꼭 읽어주시길! 후회안해요

paviana 2008-03-30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책읽고 리뷰 쓰실 시간도 생기셨네요.ㅎㅎ

마태우스 2008-04-04 14:47   좋아요 0 | URL
시간은 생기는 게 아니라 내는 거더군요. 좀 미루고 더 늦게 자면 되는 거...호홋.

Mephistopheles 2008-04-01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께 알려드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사실 미덕 혹은 미더덕..이런 개그는 지승호님께서도 매우 즐겨하시는 개그 중에 하나입니다..ㅋㅋㅋ 그리고. 행여라도 마태님 지역구에서 지승호님과 전여옥아줌마가 싸움뭍었다..면 저에게 119마냥 전화 부탁드립니다.

마태우스 2008-04-04 14:47   좋아요 0 | URL
그죠? 미더덕 읽고 저도 "이거 지승호님 개그인데..."라는 생각을 했답니다. 글구 전여옥 아줌마와 싸우는 건 극구 말려야죠..^^

soyo12 2008-03-3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그걸 자신만이 알고 공격당하지 않고 널리 알리기 위한 지승호님의 생각 아닐까요? 살까말까 망설였는대, 님께서 이런 호평을 해주시니......ㅋㅋ 봐야겠네요.^.~

마태우스 2008-04-04 14:47   좋아요 0 | URL
정말 재미있어요 제가 지승호님 아는 분이라 이러는 건 절대 아님. 보고 있어도 그저 흐뭇하게 책장이 넘어간다는....

2008-04-01 0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2 08: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8-04-04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직님/저 님 서재에 글 남긴 것 같은데, 아닌가요? 알아온 세월 5년, 정말 길군요!! 님은 제게 미녀도 웃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신 고마운분입니다. 글구... 선물을 얘기하시는데, 너무도 많은 걸 한꺼번에 받은지라 요즘 좀 어리둥절하거든요. 나중에 고르면 안될까요????^^

2008-04-04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화 <천국의 아이들>은 동생과 운동화 한컬레를 나눠신어야 하는 알리가 운동화를 갖기 위해 달리기 시합에 나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오전반인 동생이 학교에 다녀오면 알리는 그 운동화를 신고 학교까지 전력질주를 한다. 그러던 알리는 달리기 대회의 3등 상품이 운동화라는 걸 알게 되고, 3등을 해서 운동화를 타다 주겠다고 동생과 약속한다. 1등으로 달리던 알리는 3등을 하기 위해 뒤에 오던 두명을 먼저 보내기까지 하는데, 혹시 영화를 보실 분이 있을까 봐 그가 운동화를 탔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집에 세제가 떨어졌다. 이건 설거지 때 세제를 많이 쓰는 편인 내 탓인데, 총무로부터 이번달 테니스 대회의 3등 상품이 트리오라는 걸 알았을 때, 내 마음은 갑자기 3등에 대한 욕심으로 이글거렸다.

"그래, 2등 할 거 같으면 마지막 경기에서 일부러 져가지고 3등을 하는 거야!"

난 아내에게 꼭 트리오를 타가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아내로부터 "자기야, 테니스 잘 치고 꼭 트리오 타와"란 문자를 받았을 때 난 이미 2패를 당해 우승권에서 멀어진 상태였다. 그날따라 이상하게 특유의 강스트로크가 터지지 않았고, 평소답지 않게 실수가 잦았다(전날 술을 많이 먹어서일까?). 다행히 오후 들어 컨디션을 회복해 평소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지만, 한경기를 남기고 우리 팀은 1승4패로 최하위를 걱정해야 할 처지였다. 난 3등이 유력시되는 팀의 선수에게 다가갔다.

"형님, 형님은 트리오 같은 데 관심이 없으시죠? 저희 집에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어서 그러는데 혹시 3등 하시게 되면 상품 저 주시면 안 돼요?"

사람 좋은 형님은 호탕하게 웃으면서 얼마든지 가져가라고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마지막 경기가 그 형님과의 대결이었고, 우리 팀은 시종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이 팀 쯤이야"는 마음으로 임했던 그 형님으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그렇게 4대 4가 되었을 때 난 네트 쪽으로 다가가 형님에게 말했다.

"이번 경기, 저희가 이기더라도 트리오 주셔야 해요."

형님은 역시 호탕하게 웃으며 그러마고 대답했는데, 그 뒤 사태가 좀 안좋은 방향으로 흐른 게 내가 날린 스매싱을 받던 형님이 안그래도 안좋았던 팔에 탈이 나버린 것. 결국 타이브레이크 4-0으로 우리가 앞서던 상황에서 형님은 기권을 하고 말았는데, 그 경기에서 짐으로써 그 팀은 간신히 3등에 턱걸이했다. 그런 지경이 되면 대부분은 "트리오 준다던 말 취소야!"라고 할 만도 하지만, 형님은 내게 3등 레떼르가 붙어 있는 트리오를 줌으로써 날 감동시켰다.


저녁을 먹고 맥주와 더불어 수다를 떨다가 집에 들어갔더니 아내가 묻는다.

"오늘 몇 등 했어?"

난 아무 말 없이 3등 레떼르가 붙은 트리오를 꺼냈고, 내가 정말로 트리오를 타온 것에 감동한 아내는 날 껴안으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자기는 테니스도 잘 치지요."

그런 아내를 보면서 생각했다. '트리오 사가는 대신 달라고 하길 잘했어. 산 트리오에는 3등 레떼르가 없잖아.'

요즘 나는 3등 레떼르가 붙은 '쌀뜨물 안심설거지'로 설거지를 한다. 그리고 아내는, 아직도 그날 내가 5등 한 걸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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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3-23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마태님은 역시 사랑받는 남편 컨셉에 어울리십니다!^^
날마다 '쌀뜨물 안심설거지' 세제를 너무 팍팍~ 쓰지는 마셔용, 환경은 설거지부터... ^^

조선인 2008-03-23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핫 그래서 아내에게 알라딘이 비밀인 거군요?

무스탕 2008-03-23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정말 사랑스러우신 신랑님이세요 ^^

Mephistopheles 2008-03-23 12:03   좋아요 0 | URL
저 신혼 아닌데요?? -애 딸린 유부남이며 테니스는 잘 모르는 메피스토가-

무스탕 2008-03-23 18:19   좋아요 0 | URL
푸하핫- 메피님은 한 분으로 족한데 어이하여 마태님이 메피님이 되신건지.. ^^;;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 알아주시니 감사할 뿐입니요 :)

Mephistopheles 2008-03-23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야클님의 닭살시대는 지고 새로운 마태님의 닭살시대가 등극했습니다.

커피우유 2008-03-23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알라딘 서재 메인에 뜬 제목만 보고도 전 마태님 글인줄 알았어여. 여전한 유머와 센스..^0^
설거지하실땐 되도록 고무장갑 꼭 끼시고(주부습진 조심!)
항상 행복가득한 가정 되시길...^^

웽스북스 2008-03-23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소가 절로 흐흐흐 지어져요, 아웅 귀여우셔라 ㅋㅋㅋ

마태우스 2008-03-23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부끄럽습니다 열시미 하겠습니다 꾸벅
커피우유님/근데요 설거지할 때 장갑 끼면 헹구는 게 좀 어려워요. 그래서 교대로 한짝씩 끼려고 하는데, 대부분은 귀찮아서 맨손으로 합니다. 절묘하게 주부습진에 안걸리고 있다는...
메피님/어... 이거 감동적이지 않나요?^^
무스탕님/호호 저 마태인데요 메피님보단 조금 덜 귀엽지만 테니스는 제가 더 잘친답니다
조선인님/헤헤 그렇습니다^^
순오기님/그러게 말입니다 남자들 설거지의 가장 큰 문제점이 세제를 많이 쓴다는 거잖습니까 전 안그러려고 하는데 거품이 많이 나야 하면서 뿌듯하거든요..

다락방 2008-03-23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야. 유부남 마태우스님의 글도 이토록 좋군요. 여전히 저는 마태우스님의 팬이어요. 흣 :)

호랑녀 2008-03-2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싸모님은 얼마나 행복하실까요?
저는 쌀뜨물안심설거지 얼마든지 사 놓을 수도 있는데...
옆지기는 포기하고, 애들이나 빨리 키워야겠어요.

L.SHIN 2008-03-24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에~ 재밌고 멋진 글 (>_<)
아, 오랜만에 테니스 이야기가 나와서 잠깐 콩닥콩닥 했습니다.(웃음)

세실 2008-03-25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유부남이 되고 나니 더 가까워진 느낌^*^
글에 일상의 애환이 묻어 난다고나 할까~~ 하여간 마태님은 영원한 귀염둥이^*^

마태우스 2008-03-30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부끄럽습니다 꾸벅. 뭐 이정도면 애환까진 아니죠^^
Lud-S님/안녕하세요 칭찬 감사! 님도 테니스 좋아하시나봐요? 요즘 비가 와서 테니스 못치는데, 낼도 못칠 것 같아 속상합니다.
호랑녀님/제가 맘 안변하고 열심히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삼!
다락방님/호홋 감사합니다 몇 안남은 제 팬이니 정말 잘해야겠어요.

sweetmagic 2008-04-02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마태님 글 보니 넘 좋아요...
아.. 이제야 좀 살 것 같네요.

 

 

 

 

 

2월 둘째날인가 <바이오테크 시대>를 읽기 시작했다.

근데 글이 어찌나 지루한지, 공감할만 하면 졸음이 쏟아졌다.

2월 15일쯤 되니까 초조해졌다.

"한달 내내 이 책만 읽는 거 아냐?"

그런데...

2월을 넘겨서 3월 6일인가 저 책을 완독했다.

저런 책의 특징은 다 읽고나면 어떤 책이든 가까이 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 있는데,

그래서 한 사흘간 책은 팽개치고 술만 마셨던 것 같다.

 

혹시 책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유부남이라서 책을 못읽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다.

하지만...

사흘의 방종을 마치고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유부남인 건 전혀 문제가 안되는 것 같다.

불과 열흘 남짓 지났는데 세권을 읽어버린 걸 보면 말이다.

사실 결혼 전에도 난 책을 집에서는 잘 안읽었다.

기차나 지하철, 그리고 버스에서 읽었을 뿐,

집에서는 늘 TV를 본다든지 인터넷을 했지 않는가.

그런데 유부남이 되었다고 책을 못읽을 이유가 뭐가 있담?

 

근데...

이메일을 확인했더니 알라딘에서 이런 메일이 와 있다.

"고객님의 실버회원 기한이 연장되었습니다."

결혼 전엔 늘 플래티눔 회원이었는데 지금은 골드도 아니고 실버라니,

내가 가정에 지나치게 충실했나보다.

실버 아래엔 뭐가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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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3-21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태우스 님보다 아래에 있는 일반회원이어요. 플래티넘에서 순식간(이라고 하기에는 좀 긴 시간)만에 강등당했어요. 흐흑 램프도 투명램프여요.

다락방 2008-03-21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
실버 아래엔 뭐가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는 문장 너무 재밌어요. 흣.

저도 최근에는 그다지 책을 구매하지 않는데 플래티넘에서 떨어질 기미가 보이질 않아요. 하하.

무스탕 2008-03-21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신학기들어 애들 참고서 몇 권 사줬더니 단박에 플래티넘 되더라구요 -_-;
유부남이 되어서 실버가 되셨다면 곧 유부남이니까 플래티넘이 되실수 있으실거에요.
예를 들어 임신한 아내에게 잘해주는 법, 태교에 좋은 노래... 그런거.. ^^*

Mephistopheles 2008-03-21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신혼이면....일반회원으로 떨어져야 하는데...가정에 더 충실하세욧 =3=3=3=3

하이드 2008-03-21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제 책구매하면서... 겨우 실버회원으로 올랐어요 -_-;;
그 전에는 일반회원이었다는 사실에 완전 충격받았어요.

하루(春) 2008-03-2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아.. 돈이 그리워..

책읽는나무 2008-03-22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부남이요???
헛~ 어...언..언..제....??

마늘빵 2008-03-22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는 나름 줄이는데 아직 골드에요.

마노아 2008-03-22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플래티넘에서 일반회원으로 곤두박질 쳤다가 가까스로 다시 실버회원이 되었어요.
은근 스릴 있었는데 문자 보내기 힘든 게 불편하더라구요^^

마태우스 2008-03-23 0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님도 그렇게 곤두박질치셨군요! 음, 저는 무료문자는 거의 이용을 안하지만 하여간 실버라는 말이 약간 충격이었어요 넘 오래 플래티눔이었던 터라...
아프님/오옷 님이 골드라니 약간 의외.... 플래티눔인 줄 알았삼
책나무님/그, 그러니까 그게 말입니다..... 두달쯤 되었답니다
하루님/저도 결혼 후 좀 가난해졌지요^^
하이드님/일반, 실버 이런 말은 님과 잘 어울리지 않는데... 같은 실버라니 반갑습니다 근데 실버 하니까 갑자기 늙었다는 느낌이...
메피님/오, 색다른 해석... 이왕 이리된 거 일반으로 가볼까요^^
무스탕님/애들 참고서가 만만치 않은가봐요. 근데 애에 대해서는 아직도 생각이 없는지라......
다락방님/유효기간이 아마 석달일걸요 저도 결혼 후 두달만에 이리된 걸 보면 석달을 칼같이 지키나봐요
주드님/흠, 알라딘은 홀몸이 아닌 사람들을 강등시키는 그런 곳이군요!^^


sweetmagic 2008-04-02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반회원 .....
옆지기가 학교 다닐 때는 거의 모든 시간이 밀착. 되어서 도저히 서재질을 못 했다는..
지금은 취업해서 한 6시는 되야 오니 ~~ 바야흐로 세러데이 매직의 부활이... ㅎㅎㅎ
아...세러데이는 안 되는 구나 .........T.T
 
히스토리아
고종석 지음 / 마음산책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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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종석의 <발자국>은 그의 전작 <히스토리아>가 그런 것처럼,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그날에 태어난 유명인의 삶이나 사건을 간략하게 기술해 놓은 책이다.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대체로 익히 알던 사람이고, 나머지도 최소한 이름 정도는 들어본 유명인들인지라 "아, 이 사람이 이날 태어났구나(혹은 죽었구나)"며 추억에 젖을 수 있었다.


이렇게 써야 하는데.

난 어찌된 게 책에 나오는 인물 중 아는 사람이 링컨하고 전두환밖에 없는가. 니콜로 아마티는 누구고 찰스 데이너는 또 누군가. 애당초 알지 못했던 인물들인지라 그가 그날 태어났다 해도 일말의 감회가 있을 리가 없다. 평소 드러나지 않던 무식함을 깨우쳐 주는 이런 책을 난 '각성서'라 부르는데, 그래도 이런 각성서들을 내던지지 않고 끝까지 읽는 걸 보면 내게는 지식에 대한 호기심이 아직 남아 있는가보다. 아는 사람이 도대체 언제쯤 나오나 페이지를 넘기다, 스스로를 이렇게 위안했다.

"다 알면 뭐하러 책을 읽어? 이렇게 읽으면서 알게 되는 맛도 있잖아?"


읽다가 감명 깊었던 대목이 있어 옮겨본다. '로시니'라는 사람이 있었나보다. 축구선수인가 했는데 작곡가란다. 젊은 시절부터 유명했던 그는 37세에 <빌헬름 텔>(아, 이 사람은 아는 사람인데!)을 쓴 이후 오페라 작곡에서 손을 뗐다. 이유가 뭘까?

"그 전에는 저절로 오페라가 써졌는데, 그 뒤로는 오페라를 쓰려고 했더니 궁리를 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글의 말미에 저자는 이렇게 덧붙인다.

"천재란 이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일테다."


이 구절을 읽으니 나도 로시니같은 말이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해본다.

"결혼 전에는 하루 웬종일 글만 썼던 것 같은데, 결혼하고 나니까 글을 쓰려고 할 때마다 아내가 뭐하냐고 날 찾더라. 이런 사람을 두고 세인들은 유부남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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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8-03-21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마태님 오랜만이어요 읽다가 저도 모르게 추천을 누른 거 있죠. 마태님,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요 어떡하면 이렇게 멋진 리뷰를 쓸 수 있죠? 제 전번 비밀댓글로 남길테니 꼭 가르쳐 주세요. 꼭이요! 참고로 전 미녀랍니다.

2008-03-21 0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8-03-21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마태우스님의 유머는 녹슬지 않는군요!
:)

BRINY 2008-03-21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부리미녀님. 추천을 누르셨다는데, 현재 추천이 0이네요 ^^;;

하늘바람 2008-03-22 0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녀는 아니지만 제가 추천을 눌렀어요

마노아 2008-03-22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자국을 읽고 나서 이 책도 읽어야겠군요. 마태우스님의 촌철살인 리뷰에 새삼 반했어요!

마태우스 2008-03-23 0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아...님 댓글을 읽고나서 제가 리뷰를 엉뚱한 곳에 남겼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발자국에 남겨야 하는데 히스토리아에 남겼다는...ㅠㅠ
하늘바람님/오오 추천 감사합니다 님 미녀인 거 제가 아는데^^
브리니님/원래 부리 녀석은 믿을 놈이 못됩니다^^
다락방님/히힝, 많이 녹슬었다는.... 부끄럽습니다
부리야 너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다 혹시나 해서 전화 거니까 남자가 받더라. 이제 너도 결혼하렴.

sweetmagic 2008-04-02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안녕~~ ㅎㅎㅎ
넘넘 반가워요 ...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갔었다.

제주도에 여러번 간 탓도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여행은 퍼져 있는 게 최고라는 생각이 들어

다금바리와 갯돔을 먹으러 간 걸 제외하면

내내 호텔방에 죽치고 있었다.

그래도 차 렌트한 게 아까워 딱 한군데 간 곳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영화 박물관이었다.

 

기대를 하면 실망할까봐 전혀 기대를 안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망을 했던 묘한 곳,

특히 내 눈길을 끈 건 유명 스타들을 그림으로 그려놓은 작품들이었다.

자, 이 사람은 누굴까?

좀 이상하긴 해도 전도연이라는 건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 그림은 전혀 모르겠다.

 

여러분께 맞힐 기회를 드릴께요.

누굴까요?

상품은 없습니다 제가 요즘...사정이 어렵다보니^^

결론: 명색이 영화박물관인데 좀 잘 그린 그림을 걸어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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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8-03-07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 전도연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ㅡ..ㅡ;
2번. 고인이 된 이은주?

가을산 2008-03-07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손예진이나 고현정은 아닐테고.... (제가 아는 배우 거의 다 나왔네요. ^^ )

무스탕 2008-03-07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상품이 있어도 모르겠어요.. ^^;;

Mephistopheles 2008-03-07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현정일지도 모른다는..^^

다락방 2008-03-07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손예진이나 고현정 잠깐 황수정도 보이고 말이죠. 흐흣.

순오기 2008-03-07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이미숙?^^

세실 2008-03-07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연예인 스케치한 그림 많긴 하더만 별로 비슷하지도 않고.
아이들이랑 열심히 알아맞추기 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네요. 음 최진실, 심은하, 손예진?

세실 2008-03-07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마태님 이리 째째해 지셨다니 흥. 재벌이 이렇게 빨리 쉽게 무너질수 있단 말이죠?

마태우스 2008-03-07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세실님/말씀하신 연예인 중 답이 있습니다 ^^ 글구 원래 재벌이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어요^^
순오기님/땡!입니다
다락방님/댓글 안에 답 있음!!
메피님/정말 그림이 이상하긴 이상한 모냥.... 땡!
무스탕님/글게요 저도 답 보고 알았다니깐요
가을산님/어마 오랜만이어요 설마 했던 손예진이 답입니다^^
라주미힌님/전도연도 좀 그렇죠? 2번은 이은주랑 닮았나요? 하여간 그림 넘 못그렸어....

하늘바람 2008-03-08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마태님께 너무나 무심했네요. 축하드려요, 이제야 한심이 되네요 호홋
웬 안심.
님처럼 좋은 분이 왜 결혼을 안하실까 했거든요
야클님도 가시고 마태님도 가시고 이제 알라딘서 노총각냄새는 사라지겠어요
다시한번 정말 축하드립니다

jhokug 2008-03-08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오랜말에 님의 서재를 찾았나 보네요, 결혼을...
축하, 축하 합니다...

호랑녀 2008-03-12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손예진이란 말씀이시죠? 손예진... 아무리 봐도 내가 안 보는 사이에 많이 달라졌나봐요.

마냐 2008-03-14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행복한 스토리들(제가 워낙 오랜만이라, 밀린 글이 많아서리..^^;) 보고 있으려니 흐뭇함다. 유부클럽 가입 환영해요.ㅎㅎ
여행은 퍼져있는게 최고라는 이유로 호텔방에 죽치고 있었다는 깜찍한 거짓말도 귀여우심다. 신혼부부가 어디로 여행간들 뭐가 다르겠슴까..ㅋ 여행 자주 다니세여..ㅍㅎㅎ

마태우스 2008-03-21 0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어맛 반갑습니다 님의 댓글을 보니 예전에 호형호제했던 그시절이 생각나요 마냐님한테도 함 놀러가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요즘 저희가 밥 얻어먹는 거에 맛들였거든요^^
호랑녀님/글게 말입니다 하도 황당해서 교수모임 퀴즈쇼 때 이 문제를 냈더니 아무도 못맞췄다는....
jhojug님/감사합니다 꾸벅.
하늘바람님/부끄럽습니다 많이 늦었으니 이제부터는 정말 잘 살겠습니다 노총각냄새보다는 유부남냄새가 더 좋지요?^^

sweetmagic 2008-04-02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이제나 저제나 언제나 알라딘 할 수 있을까 ?
새로 계정(새서재)도 하나 만들어 놓고는 손만 꼽고 있었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