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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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쯤 전, 경제가 지금보다 더 어려웠던 그 시절, 김정현이란 작가가 <아버지>라는 책을 썼다. 내가 보기에 그 소설은 의문투성이였다. 아버지가 암에 걸린 걸 왜 아내와 자식들에게 숨기면서 술집 여자에게 털어놓을까? 더 희한한 건, 그게 어떻게 독자들의 공감을 얻으며 100만부가 넘게 팔렸는지 하는 점이었다. 그걸 보면 아버지라면 그래야 한다는 데 다들 동의한 모양이다. 하지만 자신의 남편이, 자신의 아버지가 암이라는 걸 숨겼다면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과연 있을까? 어찌되었건 내 기억이 맞다면 김정현 씨는 그 이후 <어머니>라는 소설을 썼지만, 나를 포함해 그 소설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없었던 모양이다. 그 소설마저 히트했다면 김정현 씨는 <이모>, <큰아버지>, <할아버지> 등의 시리즈를 냈을 테니, <어머니>가 망한 건 다행스런 일이다.


내가 <엄마를 부탁해>를 고르는 데 있어서 망설였다면, 그건 신경숙에 대한 개인의 선호도 때문이 아니라 어머니에 대한 소설은 <아버지>처럼 신파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신파의 정의를 찾아보면 '가식적이고 과장된 연기'라고 하는데, 신파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겠지만 신파로 점철된 소설을 읽는 건 고역일 테니까. 하지만 그건 내가 신경숙의 역량을 과소평가한 거였다. 소설은 화자를 바꿔가며 담담하게 어머니의 삶을 그리는데, 소설적 재미가 워낙 쏠쏠해 시종 스피디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게 내가 이 책에 별 다섯 개를 주는 이유다.


읽는 동안 어쩔 수 없이 우리 어머니에게 감정이입을 했다. 시종 무뚝뚝한 아버지를 보면서 "어쩜 우리 아버지랑 저리도 닮았을까?"는 생각을 했고, "당신 장례 치러줘야 하니 당신이 나보다 하루라도 먼저 죽으쇼"라고 하는 장면에선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래, 남자란 종족은 도무지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그 어머니가 장남에게 모든 기대를 걸고 온갖 정성을 다 바치는 장면에선 내게 많은 기대를 하신 어머니가 생각나 죄송스런 마음이 들었다. 그 집의 아들, 딸들은 내가 보기에 더없이 효자, 효녀들이다. 일을 팽개치고 그렇게 오래도록 어머니를 찾으러 다니는 그네들, 과연 내 어머니가 실종되었다면 나도 그럴 수 있을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다 읽고 난 뒤엔 갑자기 어머니한테 잘해야겠다 결심해 보지만, 이게 과연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요즘 사람들 치고 바쁘지 않은 사람이 없다. 나 또한 그렇다. 평소 안하던 연구를 하느라 아내로부터 "왜 결혼하니까 갑자기 연구하냐"는 핀잔도 듣지만, 이것저것 할 일들이 산적해 그 일들만 생각해도 머리가 아프고 마음이 떨려온다. 한가지 확실한 건 이렇게 살다간 10년쯤 뒤, 난 어머니께 평소 못했다며 가슴을 쥐어뜯고 있을 거다. 내 이름으로 된 논문이 50편이 있으면 뭐하나? 그래봤자 난 불효자식이란 레떼르를 달고 살아야 할텐데. 그러니 작심삼일일지라도 결심을 하나 하자. 그 바쁜 일들의 목록 1호에 어머니를 넣자. 아무리 바빠도 아침에 문자 한통씩은 넣어 드리자. 가끔 영화도 보여드리고, 컴퓨터도 가르쳐 드리자. 연말이니 송대관 디너 쇼 티켓을 끊어 드리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지만 할 수 없는 건 아니잖나? 작심삼일도 좋다. 삼일이라도 어머니께 잘하면 아무것도 안한 것보다 낫다. 이게 내가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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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17 0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영화나 좋은 책은 그걸 보고 난 후 내 삶에 어떻게 작용했느냐? 물론 긍정적으로~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이땅의 모든 자식들을 효자 효녀로 만드는 데 성공한 듯해요. 다들 눈물로 동감하고 효의 대열에 합류하겠노라 불끈 다짐하잖아요.^^ 이 책 읽고 부모님께 특히 엄마에게 전화 한 통 안 한 사람 없겠죠?

마태우스 2008-12-22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안녕하세요 답이 넘 늦었지요? 후후, 그 뒤로 매일 문자 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 가지고 효자라면 많이 부족하죠... 하여간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지금도 변하진 않고 잇습니다 역시 책 속에 길이 있네요

순오기 2008-12-22 09:29   좋아요 0 | URL
아하~ 문자를 날리는군요. 저는 전화를 더 자주 하고요, 소설로 쓰면 몇 권은 될듯한 엄마의 지난 얘기를 들어드립니다.^^
사실은 이 책을 읽고도 리뷰를 어떻게 써야 될지 막막해서 엄마랑 얘기하다 보면 답이 나올거 같아서요.ㅜㅜ
 
자기만의 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0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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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진작 읽었으면 좋았을 걸"이란 탄식이 나오는 책을 만난다. 버지니아 울프가 쓴 <자기만의 방>도 그런 책 중 하나다. "여성에게 연 500파운드의 수입과 자기만의 방이 있다면 여성 중에서도 세익스피어가 나올 것"이라는 주장이 실린 <자기만의 방>도 설득력과 재미를 갖춘 명작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건 두 번째 소설인 <3기니>였다.


'3기니'는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자기 단체에 1기니를 기증해 달라"는 부탁에 대한 울프의 답신이다 (근데 제목이 왜 3기니일까?). 울프는 전쟁방지에 여성들이 나서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여성은 돈을 벌지 않기 때문에 특정 사안에 대해 영향력을 미치기가 어렵다. 특히 여성 중에는 거액을 쾌척할 만큼 돈을 버는 전문직 종사자가 드물지 않는가? 그래서 울프는 1기니를 기증하기 위해 다음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성이 전문직에서 생계비를 벌도록 도와줌으로써... 독자적 견해라는 무기를 소유하도록 도우려는 것이니까요."

여성이 전문직에 많이 진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울프는 그 시절 여성에게 열려 있지 않았던 교육의 기회를 여성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울프는 염려한다. 심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전문직의 생리상 여성이 전문직에 들어간다면 이런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우리가 억제하고자 하는 바로 그 자질들을 고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수표를 보내기 전에 일어나는 것이지요."

대체 어떤 자질들이기에?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은 소유욕이 강해지고, 자기 권리가 조금만 침해당해도 몹시 신경을 곤두세우며...대단히 전투적이 됩니다. 그런 자질이 바로 전쟁을 유발하는 것이 아닌가요?"


울프가 이 책을 쓴 지 60여년이 지난 지금, 미흡하긴 해도 여성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얻었고, 전문직에도 제법 많은 여성들이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울프의 우려는 괜한 것이 아니었다. 그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 중 남성 못지않게 전투적인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으니 말이다. 대표적인 예가 전여옥 씨, 가끔씩 인터넷에 뜨는 그녀의 발언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올 때가 많다. 최근 화제가 됐던 "지금 매우 어렵지만 노무현 정권 때를 생각하면 그래도 견딜만 하다"는 그녀의 말은 혹시 그녀가 개그맨이 되려는 게 아닌가 의심을 품게 만든다. 국회에 간 여성이 남성보다 청렴하고 의정활동도 잘한다는 평가가 내려지면 뭐하는가? 전여옥 한명이 모든 물을 다 흐리고 있는데 말이다. 영등포 갑에 살면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게 누워서 침뱉기 같지만, 전쟁을 방지하기는커녕 없던 전쟁도 억지로 만드는 전여옥을 보면서 버지니아 울프의 말을 다시금 되새겨 본다.

"우리가 억제하고자 하는 바로 그 자질들을 고무한 것이 아닌가..."
전여옥 씨, 이제 우리 울프를 좀 쉬게 해줍시다. 전문직에 가있는 님을 보면서 울프 씨가 얼마나 슬프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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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성 전문직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08-12-05 09:28 
     * 마태우스님의 <자기만의 방>의 서평 '울프를 읽으며 전여옥을 생각한다'에서 발췌  “여성이 전문직에서 생계비를 벌도록 도와줌으로써... 독자적 견해라는 무기를 소유하도록 도우려는 것이니까요.”  여성이 전문직에 많이 진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울프는 그 시절 여성에게 열려 있지 않았던 교육의 기회를 여성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울프는 염려한다. 심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전
 
 
릴케 현상 2008-12-05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등^^울프를 안 키우기 위해 저는 계속 백수로 살아야 할까 봐요

마립간 2008-12-05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의 일부를 저의 서재로 옮깁니다.

2008-12-05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8-12-05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안그래도 ㅊ연대를 그만두고 다른 데로 가야겠다 싶었는데, 그렇게 하겠습니다. 내년 1월부터 회비내겠습니다 꾸벅.
마립간님/오... 안녕하셨어요? 그러셔도 상관없습니다. 그때 오프에서 뵜던 님의 인자한 모습이 생각나네요. 날이 추워서 그런가봐요 홋홋.
자명한산책님/아...네? 네.... 그, 그게 무슨 말이온지...

2008-12-06 0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6 0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8-12-05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니까 별 다섯개짜리인가요? 버지니아 울프는 [댈러웨이 부인]을 읽고 너무 지루해서 신경 안쓰는 작가였는데 말이지요. 흐음. (읽어볼까...)

제목을 보고 혹시 버지니아 울프와 전여옥이 닮았다는 건가 하고 흠칫 놀라서 달려왔어요. ㅎㅎ

순오기 2008-12-06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렇게 울프와 전여옥이 연결되는군요.ㅜㅜ

마태우스 2008-12-22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헤헤 억지로 연결시켰죠
다락방님/댈러웨이 부인, 전 영화로 봤답니다. 당췌 뭘 말하려는 건지 보자고 한 사람이랑 싸웠답니다
 
레벌루션 No.3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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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진화포럼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조사에 따르면 고교 평준화 정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대답은 12.4%에 불과했다. 61.9%는 평준화를 기본으로 하되 부분적인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하며 25.2%는 평준화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5년 10월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다. 이 조사대로라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평준화를 유지하되 보완책의 강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듯하다. 신기한 건 평준화를 폐지하자는 사람들이 무려 25%나 된다는 사실이다. 평준화가 해체되어 경기고가 부활한다면, 그 학교에 자신의 자녀를 보낼 수 있는 사람은 60만 수험생을 기준으로 할 때 0.1%에 불과하다. 열 개의 고등학교를 추가한다 해도, 세칭 명문고에 갈 수 있는 자녀의 수는 1%,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준화를 해체하는 게 좋겠다는 사람들을 우린 많이 만난다. 뭐, 꼭 자기 애가 명문고를 가야 평준화 해체에 반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실시되는 설문조사를 볼 때마다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행정수도를 옮기는 문제에 서울과 전혀 무관한 영남지방에서 반대가 더 많다든지, 극소수만 내는 종부세를 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이 반대한다는 조사결과는 참 의문을 품게 만든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정의감이 강해서 이러는 걸까? 아니면 우수한 인재 한명이 100만명을 먹여살린다는 잭 웰치의 말을 신봉해서?


가네시로 가즈키의 유쾌하기 그지없는 소설 <레볼루션 No.3>를 읽는 내내 평준화 생각을 했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3류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로 인근 여고에서 열리는 축제에 초청을 받지 못한다. 주인공들이 주축이 된 모임 '좀비스'가 온갖 기발한 방법을 동원해 가며 축제에 가는 건, 그게 아무리 유쾌한 결말이 될지언정 못내 씁쓸했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땐,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간에 다 평범한 고교생에 불과했다. 그 당시 공부를 좀 하는 편이었던 난, 사람들이 날 다른 애들과 똑같은 고교생으로 보는 게 못내 서운하기도 했지만,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고교생들이 다니는 학교에 따라 차별을 받는 것보단 그게 더 나은 시스템이 아니었나 싶다.


말이 평준화지, 지금 평준화는 곳곳에 구멍이 뚫린 상태다. 외국어고와 과학고가 예전 명문고의 자리를 대신했고, 지역마다 자립형사립고를 세운다고 난리다. 아들이 민족사관고에 붙은 지인이 잔치를 벌이고, 아는 사람의 아들이 과학고를 갔다고 엄청난 축하를 받는 걸 보면-그 축하인파 속에 나도 있었다-이제 평준화는 형체만 남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 큰 문제는 그나마의 평준화도 현 정부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는 것. "국민이 반대하면 대운하 안한다"고 할 정도로 국민의 뜻을 높게 받든다는 현 정부는 국제중학교를 설립한다는 등 어린 학생들을 사지로 내몰 방법만 궁리하고 있다. 안그래도 불쌍하게 보이는 요즘 학생들에게 한마디.

"너희들도 다음 세대보단 훨씬 나은 거야. 걔네들은 유치원 때부터 밤10시까지 학원 다녀야 할걸? 그러니까 너네들 크면 투표 잘 해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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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2-01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훈과 감동을 함께 주는 리뷰였어요!^^ㅎㅎ

무스탕 2008-12-02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곧 큰 애가 고등학교에 가야 하는 입장에서 요즘 교육시스템 정말 맘에 안듭니다.
정말이지 학교 가기 싫다고 하면 보내기 싫은게 솔직한 맘이에요.
그렇다고 아이나 내 고집대로 살수도 없는 노릇이고..
에효.. 입니다요.

꼬마요정 2008-12-02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말이 압권!!입니다^^

조선인 2008-12-02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투표를 잘 해야 해요. 끄덕끄덕.

마태우스 2008-12-05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점점 민주주의에 회의를 느낍니다...
꼬마요정님/안녕하십니까 미모는 여전하시죠?
무스탕님/앗 큰애가 벌써 고등학교? 흠, 연배가 저랑 비슷하신가봐요? 반갑습니다. 앗 나이 애기만 했다...^^
마노아님/감동과 책임감을 함께 주는 댓글이네요 고마워요.
 
플라이, 대디, 플라이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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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15분의 토론 시간을 줬다. 마구 떠들기만 하던 학생들은 하나둘씩 대열을 갖추고 토론을 한다. 그때, 혼자서 책을 읽는 학생이 눈에 띈다. 그에게 다가갔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란 책이다. 이문식과 이준기가 나왔던 영화 생각이 났다.

"이게 영화로도 만들어진 플라이 대디의 원작인가요?"

그렇다고 했다.

"이 작가 모르세요? 가네시토 가즈키라는 작가인데, 책 다 재밌어요."

오쿠다 히데오는 안다고 했더니 그와 쌍벽을 이루는 유명 작가란다.

"이 책하고 <GO>, <레볼루션 No. 3>, <스피드>가 그의 대표작이어요."

난 휴대폰의 메모란에 그가 부르는 제목들을 받아적었다. 수업이 끝난 후 알라딘에다 주문을 했더니 다음날 아내한테서 전화가 왔다.

"여봉, 나한테 책이 왔네?"

"자기 읽으라고 샀어. 안그래도 요즘 자기가 재미있는 책 없냐고 물었잖아?"


오늘, 몸이 피곤해 일찍 자려고 누웠다. 이런, 감기기운이 있는 것 같다. 타이레놀 2알을 먹은 후 테이블에 놓인 <플라이 대디>를 집어들었다. 몇페이지 읽지 않았을 때, 그러니까 평범한 회사원의 딸이 나쁜 놈한테 습격을 당했고, 그 나쁜놈이 별반 미안한 기색도 보이지 않는 장면에 이르렀을 때, 내 잠은 이미 달아났다. 그 뒤부터 두시간 동안 난 숨이 가쁘게 책을 읽어내려갔다. 책을 다 읽었지만 아직도 가네시토의 책 세권이 더 남았다는 걸 알고 있기에, 그렇게 허무하진 않다.


리뷰를 쓰려다 흠칫 놀랐다. 이 책에 리뷰가 99편이나 달려 있다. 읽은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아무도 내게 이 책에 대해 얘기해주지 않았다니! 그 학생이 말을 안해줬다면 이 작가를 모른 채 인생을 살아갈 뻔했다. 그래서, 상대가 누구건간에 좋은 정보가 있으면 찾아가 조언을 구해야 하는 법이다.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이렇듯 재미있는 책이 왜 영화로는 망한 거지? 이문식이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나와서 그런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내 행보는 불을 보듯 뻔해 보인다. 이 리뷰를 올리고 나면-앗 내가 100번째 리뷰어가 되는군!-난 <레볼루션 No. 3>를 집어들고 침대로 갈 것이다. 과연 오늘 잠이 들 수 있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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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발명품 2008-11-20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랜만이에요.ㅎㅎ
좋은 작가를 만나면 흥분되죠. 지금까지 못본 책을 다 볼 생각에...
저에게 성석제 작가가 그랬고 심윤경 작가도!
날씨가 많이 추운데 건강 조심하세요~

다락방 2008-11-20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일단, 가네시토가 아니라 가네시로에요. ㅎㅎ

그리고 마태우스님, 이 작가를 모르셨단 말예요, 정말?? 오쿠다 히데오보다 더 좋은 이 작가를요? 플라이 대디 플라이 보다는 레볼루션이 더 재미있구요, 레볼루션보다는 고우가 더 재미있어요. [Go]는 보다가 울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스피드]가 제일 재미없는 것 같아요. -.-

그리고 이 작가의 [연애소설]도 끝내줘요. 언젠가 친구에게 선물했더니 이런 글을 쓴 작가와, 이런 책을 선물해준 너에게 존경심이 생긴다, 라고 했다니깐요, 정말.

리뷰 계속 올려주실거죠, 마태우스님?
:D

마노아 2008-11-21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네시로 카즈키 왕팬이에요. 저는 레벌루션 NO.3를 처음으로 만났는데 그게 제일 좋았어요. 그 다음에 순서대로 플라이 대디, 스피드로 이어지구요.(섞어서 봐도 무방해요.)
Go는 일본판 영화도 있어요. 역시 재밌구요. 단편소설 묶인 연애소설도 독특해요. 최근엔 영화처럼이 나왔는데 전 사놓고 아직 못봤어요. 재일교포3세라던데, 이전 세대에 나타나던 '한'의 정서는 극복한 것 같아요. 유머로 승화가 되었던지요. ^^

무해한모리군 2008-11-20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참 즐겁게 읽었습니다.

별족 2008-11-20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도 알라딘에서 페이퍼만 읽고 리뷰를 안 읽으셔서 그런 거 아닐까요?

로쟈 2008-11-20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쓰려다 흠칫 놀랐다"에서 리뷰가 끝나다니요?!..

BRINY 2008-11-2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GO'밖에 읽지 않았지만, 저도 울었었지요. 이거 영화도 좋아요.

미래소년 2008-11-20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네시로 카즈키, 저도 좋아하는 작가예요.
위에 언급하신 세 권의 책도 다 읽었다는...
모두 다 재미있어요, 강춥니다 강추!!
(간만에 찾아와서 뜬금없이 수다떠는 소년.. ㅎㅎ)

마립간 2008-11-20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원한 알라딘의 스타, 마태우스님 인기가 여전하십니다.

L.SHIN 2008-11-21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전에, 며칠 동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들만 사서 내리 죽-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고보니 요즘은 통..책을 손에 들은 적이 없군요. 헹- ㅡ.,ㅡ (긁적)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은 기분.

비로그인 2008-11-21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볼루션은 남의 집 담벼락 위에 앉아 발을 까딱까딱, 하는 느낌이었어요. go도 좋았구요. 읽다보면 혼자 킬킬대며 웃게 되는 글들, 하지만 가볍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라는 건 아니어요.

진주 2008-11-21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럽게 책 안 읽는 저도 마태님 아니었으면
가네시톤지, 가네시론지 하는 그 양반 모르고 살 뻔 했습니다.
도서관대출 목록에 메모해둘게요.

순오기 2008-11-22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네시로 가즈카, 저도 몰라요~ 제목을 보니 다 영화로 만들어졌나본데 영화도 안 봤어요.ㅜㅜ 마태님이 이제라도 말해줘서 저도 접수합니다~ ^^

Mephistopheles 2008-11-22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o..가 최고라고 봅니다..^^ 그냥 내가 한국사람이기때문에 느끼는 감정이 꽤 강하게 다가와요..

마태우스 2008-11-23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안그래도 지금 고우 읽고 있어요 근데 이거 읽으면 이제 한권밖에 안남는 건데... 아쉬워서 어쩌나요
순오기님/그니까 남들이 우릴 따돌린 거군요 이제부터 열심히 보시구, 우리 서로 정보교환 많이 합시다
진주님/어맛 이게 누구십니까. 정말 반갑습니당. 그간 안녕하셨구요? 미모는 여전하신지요?
주드님/그나저나 주드님은 정말 안읽으신 책이 없으시네요. 많은 정보 부탁드리어요
L SHIN님/저두요 요즘 책 거의 못읽고 살았어요. 일상이 힘드니까 출퇴근 시간에 잠만 자게 되는 듯...흑흑
마립간님/앗 안녕하세요 요즘 저 한물간지 오래입니다 무플글도 여러개인데...인기책을 언급해서 댓글이 좀 많은 듯..
미래소년님/안녕하셨어요. 님은 진작에 읽으셨군요. 흠흠. 앞으로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리옵니다
브리니님/흠, 안울면 제가 감수성이 무딘 거겠군요 눈물 많은 저니까 울 것 같은데요^^
로쟈님/해헤 제가 원래 논리가 없잖아요 감성에만 호소^^
별족님/제 약점을 바로 찌르시다니...으윽!!
휘모리님/ㅇ아앗 그러셨군요. 지금이라도 알게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마노아님/일본소설 중에도 참 재밌는 게 많지요?

마태우스 2008-11-23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속 이어서... 마노아님/재미도 있으면서 은근히 유머도 있고 감동까지.... 대단한 작가예요
다락방님/그러믄요.... 근데 스피드가 잼없다구요. 그거 하나 남았는데ㅠㅠ 앗 연애소설 아직 안샀는데 다행^^
발명품님/안녕하셨어요 다행히 제가 추위를 안타고 더위를 타서, 지금 날씨가 딱이어요!!
 


 

요즘 난 기생충 사이버 박물관을 만들고 있다.

목적은 기생충에 대한 일반인들의 올바른 이해이고

연구비를 지원받아 만드는 거다.

지난 몇년간 다른 훌륭한 선생님이 만들어 놓으셨는데,

내용이 좀 난해해 일반인이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그걸 보기 좋게 고칠 적임자로 내가 선택된 거다.

그러고보면 평소에 인터넷 활동을 많이 하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2천여만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았으니

잘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웠는데,

우리 학계에선 "너라면 잘 할거다"라는 분위기였다.




연구비가 나오면 시작을 해야지 했는데

4월경에나왔어야 할 연구비는 9월 초에야 나왔다.

그땐 내가 다른 연구를 하느라 무지하게 바빠 박물관 일은 손을 못대고 있었는데,

10월 2일날 학회에서 만난 지인이 내게 이런 말을 전해줬다.

"질병관리본부 쪽에서 박물관 쪽 일, 손도 안댔다면서

서민 교수는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냐?"고 했단다.

또다른 지인은 "몇년간 돈을 쏟아부었는데 성과가 너무 없다"면서

"이번에 나오는 걸 한번 지켜보겠다"고 한다.







우씨, 잘못하다간 집중 성토를 당할 수 있겠다 싶어서

바쁜 일이 정리된 10월 말부터 일을 시작했다.

처음 박물관의 설계자가 나와 가치관이 많이 틀려

고치는 것보다 아예 새로 만드는 게 훨씬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고,

미녀 웹 디자이너를 수소문해 계약을 했고,

시안을 만들어 전달했다.

하지만 골격이 어떻든간에 제일 중요한 건 콘텐츠,

난 되도록이면 재미있는 내용을 적어넣으려 노력 중인데,

만드는 중간중간에 점검을 해보면

"이렇게 훌륭한 사이트가 있다니!"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나란 놈이 원래부터 어려운 걸 싫어하는,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는 인간인데다

유머감각도 조금 있지 않는가.

그걸 만들면서 우리나라에 있는 기생충 사이트들이 그다지 쓸만한 게 없구나,는 것도 느꼈는데

워낙 할 게 많고, 다른 할 일도 있는지라 진도가 잘 안나간다.

지금까지 진척된 상황은 대략 20%,

마감날인 2월이 점점 다가오는 게 약간은 부담이 된다.




디자이너에게 내가 만든 자료를 일부 보냈더니 그가 이런 얘길 한다.

"거기 쓰신 사진들이요, 저작권 문제가 걸릴 것 같은데요."

그 말에 놀란 나,

부랴부랴 사진을 퍼온 사이트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냈다.

"안녕하세요 저는 단국대에서 기생충학을 가르치는 사람인데요

귀하의 사이트에 있는 승냥이 잠자는 사진이 좀 필요합니다.

물론 출처는 명기할 것이구요...답신 기다릴께요."




"안녕하세요. 귀 사이트의 고사리 사진이 좀 필요합니다..."




외국 사이트에도 편지를 보냈다.

"How do you do? I need your photograph! Of course, I will write the source."




내 일을 도와주는 조교 선생에게 이 말을 했더니 그녀가 이런다.

"선생님, 아예 원문을 저장해 놓고 사진 이름만 바꿔서 보내면 더 편하지 않을까요?"

아아, 그녀는 날 바보로 알고 있었다.

내가 좀 어리버리하긴 해도 그 정도는 아닌데,

당연히 그렇게 하고 있는데 ㅠㅠ




가끔씩 답장이 온다.

지금까지 허락을 받은 건 딱 하나, "OK! Go ahead!"라고 써서 보내준 어느 외국인이다.

나머지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다.

"링크 거는 거 말고는 아무리 상업적이 아니라 해도 안됩니다. ㅎㄱㄹ신문사"

"글쎄요. 사이트 관리는 제가 하지만 올려주신 분은 저희 유저 분인데, 직접 연락해 보시죠."

이러다간 사진 허락 맡는 걸로 시간을 다 보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외국 사이트에서 설마 내가 우리말로 만든 박물관을 견학올까 하는 악마의 부추김이 있지만,

그래도 허락은 맡아 놔야겠다.




요즘 날 보는 사람마다 "얼굴이 왜 이리 초췌하냐?"고 하면서 이상한 쪽으로 생각을 하던데,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다.

일 때문에 그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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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11-18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만드시면 베타테스트 한 번 하실꺼죠..^^

2008-11-18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8-11-18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베타테스트 하면 오탈자 걱정은 없을 거에요. ㅋㅋㅋ

마노아 2008-11-18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강장제라도 한 병 드리고 싶군요. 파이팅이에요^^

2008-11-18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8-11-19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그런사람 아니다??? 무슨 사람요? ㅎㅎ
근데 정말 베타 테스트 하실거죠? 너무 너무 재밌을것 같은데요. ^^

마늘빵 2008-11-19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야근의 연속이라 초췌모드. 한달넘게 이러고 있다요. 아직도 회사다요.

순오기 2008-11-19 0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열공 아니 열관 이라해야 하나?
초췌해진 모습으로 뭇사람의 오해를 받으신다니 이런 이런~ 알라딘 서재인들은 당신을 믿습니다! 이 정도면 힘 날까요?^^ 기대하며 기다릴게요!!

sweetmagic 2008-11-19 0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 멋져요 !!!!!

다락방 2008-11-19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고생이 많으시군요 마태우스님! 기운내세요. 그나저나 사진 쓰는걸 여기저기서 허락을 좀 해줘야 할 텐데요. 은근히 신경쓰이실 것 같아요.

아무쪼록 근사한 싸이트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봅니다!
:)

무스탕 2008-11-19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 내라, 힘!!
다 만드시고 놀러 오라고 초대해 주셔야 합니다. 꼭!!

별족 2008-11-19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리면 저도 베타 테스터 하고 싶어요.ㅋㅋ

마법천자문 2008-11-19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구비 달랑 2천원 주고 닥달하다니 한국 공무원들 정말 너무하는군요.

비연 2008-11-1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뜸하셨군요...^^;;; 어쨌거나 멋진 마태님, 홧팅입니다!

마태우스 2008-11-20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아 네 안녕하셨어요? 여러가지로 감사합니다 꾸벅.
달려라하니님/오랜만이어요 보고싶었어요! 사실... 그 돈이면 충분합니다... 돈 남겨서 국고에 귀속시킬 생각도 있다구요^^
별족님/아, 제가 베타테스트를 한다면 당근 알라디너를 대상으로 할 겁니다^^
무스탕님/그럼요 당근 그래야죠. 안그래도 님들에게 많이 와달라고 부탁할 거거든요.
다락방님/사진 문제는...뭐 잘 되겠죠. 거절하면 안쓰면 되는 거구... 제가 인터넷 일이니 즐겁게 한답니다
매직님/잉...멋질 것까지.... 부끄럽습니다
순오기님/아 네... 면도만 해도 사람이 금방 귀티가 나더군요. 역시 전 귀족..^^
아프님/앗 님도 맨날 야근이시군요. 세상엔 일 열심히 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저도 분발할게요
바람돌이님/에 그러니까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건 이런 사람이란 거죠^^
속삭님/친절한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꾸벅
마노아님/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조선인님/어...그거야 그렇죠. 님들만 믿습니다
속삭님/어..위키피디아 진짜 무료인가보죠? 그럼 앞으론 거기서 주로 이용해야겠군요
메피님/당근이죠!! 클로즈베타를 먼저...^^

이매지 2008-11-22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매드사이언스북>을 읽고 있는데,
옮긴이의 말에 마태님의 에피소드가 등장해서 순간 깜짝놀랐어요 :)
반가움에 슬쩍 댓글도 남기고 가용~

마태우스 2008-11-23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앗 제 에피소드가 나오나요? 후후, 제가 읽었담 더 놀랐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