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이 첫 책을 냈다. 내가 아는 어떤 허접한 인간은 ‘변명’이 들어간 두권을 포함해 무려 다섯권을 냈건만, 글빨 하면 모두가 인정하는 김총수가 이제야 첫책을 낸다는 게 기이하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이 <건투를 빈다>는 나온 지 한달만에 무려 5쇄를 찍었는데, 그 허접남이 낸 다섯권의 판매량을 모두 합쳐도 이에 못미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거. 이상한 책 다섯권을 내는 것보다 제대로 된 한권을 내는 게 훨씬 중요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 책은 엄청 잘 읽힌다. 마지막 장을 넘겼을 때 서운하단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그가 해주는 상담은 고개를 끄덕거리게 하는 것과 더불어 통쾌함마저 있다. 왜? 가식 같은 걸 차리지 않으니까. 어떤 이가 묻는다. 자신의 꿈을 위해 적은 월급을 받으면서 알바를 하고 있는데, 여친이 자꾸 뭐라고 한다고. 꿈과 여친 중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우리가 흔히 보는 상담자들은 이렇게 대답할 거다.

“꿈은 소중한 겁니다. 김영삼은 중학교 때부터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고, 결국 외환위기란 업적을 세웠지요.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김어준은 절대 그러지 않는다.

“자신의 무능과 태만과 불안을 ‘꿈’이란 단어로 포장해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예비형수가 명품족이라고 고민하는 남자에겐 이렇게 똥침을 날린다.

“그 관계에 개입할 권리, 없다. 당신이 뭔데?...주제넘은 고민 그만하고, 너나 잘 하시는 게 온당하겠다.”




책에 의하면 오늘의 김어준을 만든 건 순전 어머님이란다. “엄마는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거나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게 맞는 거라거나...하는 말을 내게 한 적이 없다...그렇게 철저히 날 방목해 주었기에, 무엇이든 해도 된다, 그러나 그 결과도 온전히 나의 책임이란 삶의 기본 철학을 일찍부터 터득할 수 있었다.” 갑자기 김총수의 어머니께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어지럽기 그지없는 이 사회에서 김어준마저 없었다면 세상은 얼마나 재미없었을까 싶어서.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9-02-14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과양 2009-02-14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책은 언제 내시는 건가요? 준비중이신지 궁금합니다.^^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을 읽은 지 꽤 됐는데, 다음 책도 읽고 싶어요.

순오기 2009-02-15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이 책 봐야겠어요~
나도 일정 부분은 방목과 더불어 완전 써바이벌이거든요.ㅋㅋ

다락방 2009-02-16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저도요. 저도 봐야겠어요.

난주인꺼 2009-02-26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물과사상에 쓰신 명랑책갈피 잘 봤습니다. 더불어 작년 5월호도 다시 읽었고요.

BRINY 2009-03-02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네이버 메인을 장식하셨더라구요. 축하드려요~~~

2009-03-03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9-03-03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앗 이게 누구십니까... 정말 오랜만이네요!!! 님 서재에 가서 댓글 남기겠습니다
브리니님/어..부끄럽습니다. 메인은 아니고 아랫단에 조그맣게 글이 실렸는데, 잉... 부끄러워요
justsayhi님/아 네... 부끄러워서 전 보지도 않았다는... 아잉...
다락방님/님한테 늘 고마워요 ^^
순오기님/어 그러셨군요!! 전 방목을 경험 못해봐서....이잉.
모과양님/그, 그게요... 사정이 좀 어려워서 글쎄요... 제가 과연 책을 내야 하는지 회의 중입니다.
속삭님/제맘아시죠?^^

2010-11-17 2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난 설 때, 고모집에 곶감을 들고 인사를 갔다.

고모의 아드님, 그러니까 사촌형 부부가 와 계셨는데

웬 개를 한 마리 데리고 있었다.

길가에 버려진 개인데 데려와서 몇 달째 키운단다.

“와, 정말 훌륭하신 분이십니다!”

개를 좋아하는 난 그 개를 쓰다듬으려고 했지만,

그 개는 내게 적의를 드러내고 짖기만 했다.

개 다루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한 난 사촌형에게 부탁해 무릎에 앉혀 달라고 했는데,

개가 발바둥을 치는 걸 붙잡으려다 손가락을 물렸다.

무지하게 아팠지만, 그로 인해 개가 불이익을 받을까봐 안물렸다고 했다.

“얘가 한번 버려져서 그럴 거야. 낯선 사람한테는 사나운 대신 우리가 잠시라도 떨어지면 바들바들 떨어.”

개 본연의 임무는 도둑을 잡는 것,

그러니 주인에게 충성하고 타인에게 짖는 건,

자신이 또다시 버려지지 않으려는 심경의 발로이리라.




“경찰에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

용산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발표를 보고 실망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미네르바를 구속한 일을 비롯해서 그간 검찰의 화려한 업적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새삼스럽게 실망할 건덕지가 남아 있지 않으니 말이다.

갑자기 노무현 정부 초기 ‘검사와의 대화’가 생각난다.

“저희들은 앞으로 정치적 사건을 포함한 모든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어떠한 압력도 거부하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것이며 수사과정에서 국민의 인권보장을 더욱 철저히 할 것을 국민에게 약속드린다(서울지검 허상구 검사)”

“여기 있는 검사들 모두가 국가와 민족에 대한 뜨거운 마음은 정말 어느 세대 못지않는 뜨거움을 가지고 있다. 왜 검사들은 자체 싸우지를 않았느냐 하시는데 저희검사들이 숱하게 싸워왔기 때문에 오늘날의 검찰이 그래도 유지되는 것이다.(이정만 검사)”

읽다보니 웃음이 나온다.

검찰이 독립만 하면 “투명하고 깨끗하고 국민이 반기는” 그런 검찰이 될 것처럼 떠들던 그들이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 149쪽엔 이런 내용도 있다.

[감정구 교수를...천정배 법무부장관이 불구속 수사하라는 지휘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김종빈 검찰총장은 검찰독립 훼손이라며, 눈물을 흘리며, 퇴임을 한다. 그때 이런 말을 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한 자신이 사퇴하는 것이 가장 원만한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검찰은, 명예와 자부심 먹고 산다고.]

법에 명시된 법무부장관의 지휘권 행사가 검찰독립 훼손이라며 눈물을 흘렸던 그 검찰이, 명예와 자부심을 먹고 산다는 그 검찰이

지금 보이는 꼬라지는 도대체 어떻게 설명이 가능한가?




검찰은, 원래 개였다.

주인이 물라면 물고, 물지 말라면 물지 않았다.

지금의 검찰은 거기에 더해 유기견의 속성까지 갖췄다.

십년간 다른 주인 밑에서 먹이를 주워먹는 서러운 시절을 겪었기에

다시 옛 주인을 만나니 반가움에 겨워 짖어대고,

더 이상 버림받지 않으려고 주인에게 충성심을 보이려 안달한다.

그래도 유기견은 잘난 척은 안한다.

그네들이 “난 사료를 먹고 살아요”라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반면,

검찰은 “명예와 자부심을 먹고 산다”는 헛소리를 지껄이니,

유기견보다 더 하등한 종족이 아니겠는가.

그네들에게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의 말을 전해준다.

“에이 거짓말. 밥 먹고 살면서.”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9-02-10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돼요 안돼..
어떻게 겉은 번지지르 하지만 속을 썩을대로 썩은 시정잡배 잡것들과 상처와 연민의 대상이며 이젠 사랑받을 시간조차 부족한 유기견들과 비교를 하십니까. 이건 유기견에 대한 모독이에요 모독!!

마태우스 2009-02-10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그, 그게요... 그, 그러니까 제가 그러니까...유기견에 대한 모독인 건 맞는데, 그게요...그러니까...

myjay 2009-02-10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멋져부러~~입니다.
얼마전 김두식 교수님이 마태우스님 팬이라고 하시더군요.
알라딘은 좋겠습니다.^^

비로그인 2009-02-10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추천. 하지만 개와 검찰을 비교할 순 없죠. 개에 대한 모독입니다.

새초롬너구리 2009-02-10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에 개를 또 사자, 아니 입양하자..고 했는데 그가 다음엔 유기견센터가자..고 했어요. 저 정말 감동먹은거 있죠!

L.SHIN 2009-02-10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기견...ㅜ_ㅜ
길 가다 버려진 개들의 애처로운 눈빛을 보면 눈물부터 나는데.
손가락이 물렸어도 개를 생각하는 마태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마늘빵 2009-02-10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강아지 키우고 싶다... 어릴 때 강쥐랑 참 잘 놀아줬는데. 아니 강쥐가 저랑 잘 놀아줬는데...

krinein 2009-02-11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같은..."이란 속어에 대해 "아니 개가 무슨 죄가 있어"란 반응이 대구를 이루기도 하지요. 유기견의 비유도 역시 사람의 죄를 죄없는 개가 뒤집어 쓴 억울함은 있겠으나, 비유 자체는 재밌게 봤습니다^^ 덕분에 눈팅만 하다 댓글달고, 인사 남깁니다. 글은 퍼갈께요.

하얀마녀 2009-02-11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찰은 떡먹고 살지 않나요.

마태우스 2009-02-13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님/안녕하세요 갠적으로 전 떡 싫어합니다...
krinein님/안녕하세요 첨 뵙겠습니다. 개에 비유하는 걸 저도 그리 좋아하진 않아요. 근데 그렇게 비유해야 사람들이 더 잘 알아듣는 듯해서 저도 모르게 쓰게 되네요...
아프님/강아지 두마리 키우니 정말 행복하답니다^^
엘신님/님도 그러시구나. 전 정말 집잃은 개들 보면 마음이 넘 아파서 똑바로 쳐다보질 못해요..
너구리님/정말 감동적이네요. 그게 쉬운 게 아닌데...
주드님/죄송합니다. 이해를 좀 쉽게 하려는 의미에서 그렇게 했는데 역시나 적절친 않았어요 인정.
마이제이님/잉? 김두식 선생님의 그 말씀은 립서비스적인 측면이 강하죠!! 제가 그분 팬인데 그분이 또 저의 팬이란 게 말이 되나요!!!! 글발에서 상대도 안된다구요!!
 

 

“서선생, 실험실 좀 비워줘야겠어요.”

올해 큰 연구비를 딴 교수를 우연히 만났는데, 대뜸 한다는 소리가 저랬다. 정신적 충격이 좀 가신 뒤 그에게 물었다.

“왜요?”

“일을 하려는데 공간이 필요해서요.”

이게 무슨 헛소리인가. 세상에 공간이 필요치 않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럼 저는 어디로 가고요?”

그가 명쾌하게 대답한다.

“글쎄요. 내가 있던 곳을 쓰던가. 근데 거기 다른 기계들이 많아 쓸 공간은 별로 없을 거예요.”




내가 열이 받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나중에 학장님이 “대승적 차원에서 방 좀 옮겨주면 안되냐”고 했을 때 난 “그럴 바엔 그만두겠다”고 맞섰고, 학교 게시판에 들어가 난리를 쳤다.

“돈 많이 받으면 다냐. 나 작년에 논문 여덟편 썼다!”

“연구도 연구지만 먼저 인간이 되라.”

하지만 총장님까지 나서는 바람에, 그리고 학교 측에서 그보다 더 큰 공간을 약속했기에 실험실을 비워줄 수밖에 없었는데, 하도 화가 나서 어제 이런 글을 썼다.

“기초, 그것도 기생충학을 전공한 걸 한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지만, 이럴 때면 임상을 안한 게 조금 후회됩니다. 화끈하게 사표를 내고 다른 병원에 취직이라도 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각종 시약과 기계들로 꽉 찬 내 실험실, 그곳을 가꾸기 위해 내가 얼마나 노력했던가? 아무리 더 큰 방을 준다해도 바꾸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다.




내가 살던 터전을 빼앗길 위기에 처할 때, 온몸을 바쳐 저항하는 건 인지상정이다. 용산 지역의 철거민들이 망루에 올라간 것도 같은 이치다. 나야 당장 죽고사는 문제가 아니었지만, 생존권이 걸린 그들 입장에선 죽기살기로 저항하는 것 말고 다른 길이 없었을 것이다. 어제 피디수첩에 나온 유가족의 말이다.

“2억4천을 투자했는데 2천만원밖에 안준대요.”

권리금에 내부시설까지 투자한 돈의 십분의 일만 건질 수 있다면, 망루에 올라가지 않을 사람이 과연 누가 있을까?




하지만 아침마다 배달되는 중앙일보는 철거민들이 돈만 바라는 파렴치범이고, 망루에 올라간 이들이 곳곳을 돌며 폭력시위를 일삼는 데모꾼이라고 한다. 사람 목숨이 여럿 희생되었으면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면 좋겠건만, 그네들한테 그런 상식을 바라는 것조차 사치스럽게 여겨진다. 그런 신문들에 세뇌된 강남의 한 아주머니는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한다.

“용산 철거민들, 그놈들 아주 나쁜 놈들이더라고. 돈밖에 모르고....”




노무현 때부터 정치와 사회에 관심을 끊고 살려고 하지만, 그런 한심한 소리를 들으면 정말이지 머리띠를 메고 학교 옥상에 올라가고 싶어진다. 언제나 권력의 충실한 시녀인 검찰은 경찰은 무혐의고 철거민들만 죄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엔 과연 희망이 있는 걸까? 있다면 어디에 숨어 있는 걸까? 그놈이 갑자기 보고 싶다. 못견디게.




댓글(23)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9-02-04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9-02-04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놈이 못견디게 보고싶네요.
거침없이 추천 날립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2-0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께 그런 날벼락 같은일이..
점점 세상이 왜 이모냥인지 모르겠습니다..

Mephistopheles 2009-02-04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태님의 분노가 여기까지 마구마구 느껴져요 희망이전에 상식을 먼저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요즘 세상은 '상식'도 없어요. 그런데 정말 실험실 뺏기는 건가요..??

마태우스 2009-02-04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전 괜찮아요. 귀찮아서 그렇지, 더 넓은 곳으로 옮기기로 했어요. 그거야 그리 화낼 일이 아닌데, 요즘 사회는 정말이지 화가 나용. 정말이지 상식도 없어요...
휘모리님/글게 말입니다. 정권 한번 바뀌었을 뿐인데 적응이 안되네요.
다락방님/흠, 글고보니 님이 보고 싶어집니다 그때 데이트했어야 하는데...^^
속삭님/문제는 사람들이 불의를 보고 분노하지 않는다는 것이어요. 분노는커녕 다들 거기 동조하는 분위기...그래도 87 때는 몸으로 뛰진 않아도 뭐가 옳은지에 대해선 알고 있었잖아요. 언론이 하는 말은 다 거짓말인 걸 알고 있었던 그때와 지금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2009-02-04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9-02-04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어찌되었든 사람이 죽어나갔는데, 맨 위에 있는 사람들이 지들이 잘못한 탓이지 내가 뭘 잘못했냐, 는 식으로 나오니 환장하겠습니다. 항상 "왜"라는 질문을 가지고, 원인을 분석해야 하는데, 원인은 없고 현상만 가지고 판단을 하죠. 철거민 사태 뿐 아니라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그래요.

2009-02-04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9-02-04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까지나 제 생각인데 말이지요, 강호순의 뉴스를 이렇게 가열차게 방영하는 것은 용산 철거민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사그라들게 하는 것이 아닐까요? 책을 내려고 했다는 뉴스까지 내보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일까, 차라리 유족들에게 어떻게 국가가 대응하는지를 취재하는 편이 더욱 진정한 뉴스 답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전 대승적 차원에서--라는 말이 더 화가 납니다. 대승적 차원은 무슨 대승적 차원, 결국은 방 빼란 말인데 저렇게 포장을 하는 건 또 뭡니까. 화가 나는 것이 당연해요.

마노아 2009-02-04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식은 없고 상처와 상말만 있는 대한민국이에요. 화나고 겁나고 진저리가 쳐집니다...ㅜ.ㅜ

myjay 2009-02-0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좋은 글입니다.
퍼갈게요.^^

레와 2009-02-04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요.
정말 정치적인 인간이 아니였는데 말입니다.

뉴스는 꼴도 보기 싫어요.=.=

혜덕화 2009-02-04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읽은 우석훈님의 "직선들의 대한민국"이 생각납니다.
연구비 많이 타신 그 분도 너무 직선으로만 달려와서 옆에 누가 있는지 안보이나 봐요.
짧은 시기에 이룬 고도성장의 그늘이라고 보기엔, 한숨 나오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paviana 2009-02-04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효 뉴스는 맨날 그렇지요.

호주오픈 거의 마지막 세트밖에 못봤는데 나달이 잘하긴 하더라고요.페더러가 이래도 칠래 하고 보내는 공들을 다 걷어내는 걸 보고 놀랐어요.근데 시상식에서 페더러가 막 울면서 내년에 다시 오겠다는 말을 한 순간 맘이 아팠어요. 백호주의 때문인가 아님 패자에 대한 위로인지 페더러때 사람들이 나달보다 더 박수를 많이 치더군요.

2009-02-04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9-02-04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말문이 콱 닫히게 하는 나라~~ 것들!

깐따삐야 2009-02-04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들의 천국이 어딘가 있는가 봅니다. 당신들만 즐쳐드시는 세상이요.

BRINY 2009-02-05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밖에 모르는 건 과연 누굴까요...

마태우스 2009-02-05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님/호홋 제말이요
깐따삐야님/글게 말입니다. 하여간 나쁜 놈들이 그저 평범하게 살려는 사람을 나쁜 놈이라 몰아부치는 형국이랄까요
순오기님/그놈이 그놈이다 해도 정권이 바뀌니까 세상이 확 달라진 느낌이네요
속삭님/제가 언제 전화로 말씀드릴께요
파비님/흠, 마지막 세트밖에 못보셨다구요 페더러 그래도 명승부 펼쳤어요. 글구 사람들이 페더러한테 박수친 거랑 백호주의를 연결짓는 건, 흐음...
혜덕화님/그러게 말입니다. 직선들의 대한민국, 안읽었는데 함 읽어볼래용
앗 구두님/언제 한번 뵈야죠!
레와님/글게 말이어요. 이 정권이 사람을 정치적으로 만든다니깐요
블랙커피님/제가 겪은 일에 비하면 용산 사건은 정말... 100배는 더 화가 나는 일이어요. 나라 꼴이 어찌 되려는지..
myjay님/어...조, 좋은 글인가요? 감사드립니다만, 좋은 글을 더 안쓰는 세상이 오면 좋겠는데
마노아님/그죠? 1년 사이에 참 많은 것이 바뀌었어요. 전 노무현 때도 참 나쁜 세상이네 했는데...
hnine님/뭐, 저도 실험실을 놀린다던가, 연구실적이 부진해서 빼앗긴다면 그리 저항하진 않았을지 몰라요. 하지만 2008년은 제가 가장 열심히 연구한 해라서... 공간 문제는 참 예민한 사안이어요. 근데 그 사람들이 너무 예의가 없었던 게 제가 화가 난 점이어요. 저도 돈 많이 따와서 방 내놓으라고 하고 싶더라구요...
아프님/그러게요. 왜 그랬는지에 대해선 별반 관심이 없구, 모든 저항은 다 폭력시위로 몰고, 진짜 나쁜 놈들이어요
속삭님/그래도 세상을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전 아직 멀었나봐요. 님 말씀대로 희망을 믿는 건 순진한 건가봐요. 요즘엔 유난히 절망이 넘쳐나네요...

새초롬너구리 2009-02-06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파이더맨에도 나오는 상식인데, "좀 더 큰 힘에는 더 많은 책임감이 든다는거" 당연히 국민을 보호하는게 가장 기본인 것을. 경제가 힘들다고 좀 양보하지 그래! 하면서 모든 걸 결과론적으로 몰아가며 과정을 무시하는게. 글쎄 한사람이 바뀌었다고 완전히 이렇게 바뀐다면 우리나라의 대통령제는 뭐가 잘못되가는거 같아요. 그나저나 방을 바꾸면 에어콘도 바꿔야 하는데, 그거 재설치하는 돈도 마음약한 님이 내셨겠네요.

L.SHIN 2009-02-07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남 아주머니, 그런 욕은 당신이 들어야 하는거 아닌가? ㅡ.,ㅡ^

폭설 2009-02-07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읽었습니다.^^
언제나 제치있고 재미있고 거기다 감동까지 주는 마태우스님!

'아침마다 배달되는 중앙일보' 가 마음에 걸리는 군요. 돈내고 보시나요?
눈 버리니 매일은 보지 마시기를.... 전 가끔 은행같은데서 이것들이 요새
뭐라고 지껄이나 하면서 한번씩 훑어보는데 아조 심장이 불끈불끈~~ 도대체 이것들은
뇌가 있는지... 내몽골 황사가 따로없지요. 콜록콜록~~^^

마태우스 2009-02-10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설님/그것 때문에 아내와 몇번 다투었지요. 돈은 아내가 냅니다만, 제가 여러번 문제점을 지적하니 구독기간만 지나면 끊겠다고 하네요. 근데 정말이지 볼 때마다 가관이더군요.
Lshin님/글게 말입니다..
너구리님/어머나 미모의 너구리님이닷! 방가방가!! 에어콘도 바꿔야 하고, 이것저것 돈이 좀 들겠지요. 할수없죠 뭐ㅠㅠ
 

1월 1일날 영화를 보여드리는 효도를 한 이래 13일만에 엄마한테 효도를 했다. 

영화와는 차원이 다른 효도인데, 

그건 바로 TV에 나왔다는 것. 

내가 TV에 나온다고 엄마는 대략 200명의 지인들에게 전화를 거셨고, 

방송이 끝나고 나선 내게 이런 문자를 보내셨다. 

"우리 아들 태어난지 보름만에 설사해서 죽다가 겨우 살아났는데,

그때 잘못됐으면 어떡할 뻔했냐. 장하다 우리아들" 

 

엄마는 내가 매스컴에 나오는 걸 참 좋아하신다.  

이번에 TV 찍을 때도 귀찮고 짜증나고 다 그만두고 싶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그걸 참아낼 수 있었던 건 이 기회에 엄니한테 효도하자,는 마음이었다.   

 

언젠가 <그것이 알고 싶다>에 잠깐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혹시나 싶어 나올지도 모른다고 말씀드렸더니, 

엄마는 100여명의 지인들에게 전화를 거셨다. 

나중에 내가 나온 부분이 편집이 되어 결국 안나갔을 때, 

어머니한테 얼마나 죄송했는지 모른다. 

그때 졌던 마음의 빚을 이번에 어느 정도 갚은 것 같다. 

 

그 방송의 시청률은 1.4%였다. 

다시 말해서 아무도 안봤다는 얘기, 

그래도 몇명은 나한테 "TV 잘봤어"라고 문자를 보냈다. 

혹시나 싶어 알라딘에 들어와봤다.  

"마태우스 TV 나왔다!"는 페이퍼가 있을까봐 다 뒤져봤는데 

없다 . 

역시, 낮 세시에 보길 바라는 건 무리였다. 

사실 난 내가 방송에 나가는 게 창피해서, 

누가 볼까봐 연락도 거의 안했는데, 

방송이 나가고 나니 "누가 좀 봐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방송 나갈 땐 안보다가 다시보기로 잠깐 봤는데 

역시나, 표정도 어색하고 말투도 방송용이 아니고 

접속사는 왜 그렇게 많이 썼는지, 짜증이 나서 꺼버렸다. 

다른 사람들한테 연락 안하기 잘했다 싶었다. 

 

아무튼 이번 일로 난 어머니한테 큰 효도를 했다. 

그럼에도 어머니의 욕심은 끝이 없다. 

"진짜 효도를 해야지"라면서 올해 안에 애를 낳으라나. 

아내가 호르몬 치료를 받는지라 6월까진 임신이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리고 난 애를 안낳을 생각이라고 수십번 말씀드렸는데,  

계속 애 낳으라고 성화시다.

결혼 전에 "애 낳으라고 괴롭히지 않겠다고 수없이 서약을 했건만, 

어머니는 거짓말장이다. 

어머니가 원하는 그런 효도는 못해드릴 것 같고, 

언제 방송이나 한번 더 나가야겠다.

 


댓글(2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바람돌이 2009-01-23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죄송해요. 저 봤어요. 정말 우연히 채널 돌리다가 마태우스님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니까요? 근데 제가 본게 마지막 인사하고 아이들 질문받고 대답하는 장면이었어요. ㅠ.ㅠ
전요. 아이들의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건성이라는 느낌이 하나도 안 드는, 오히려 그 모든 질문들에 너무 진지하게 성실하신 마태우스님의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답니다. 뒷부분부터 봤지만 그래도 끝까지 봤어요. ㅠ.ㅠ

Mephistopheles 2009-01-23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손주 앵겨 드리는게 최고의 효도일텐데요...오호호

웽스북스 2009-01-24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영상을 공개해주세요. 주세요. 주세요. ㅎㅎ

L.SHIN 2009-01-24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영상을 보여주세요~ 주세요~ 주세요~ ㅎㅎ

세실 2009-01-24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찾아봐야 겠습니다^*^
앞으로 6개월 기다리면 되는거죠?????? ㅎㅎ

마태우스 2009-01-24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네?? 저에겐 이미 털달린 아이들 둘이 있어요 정말 예쁘답니다^^
엘신님/동영상을 올릴 줄 알면 제가 이러고 있겠어요? 다시보기로 보시길 권합니다 지금도 되는지 모르겠네용
웬디양님/이하동문이옵니다 근데 제가 너무 바보같이 나와서용...
메피님/전 지금이 행복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행복을 위해 살잖습니까^^
바람돌이님/잉...님은 보셨군요. 정말 많이 놀라셨죠?^^ 원래는 55분 정도 해야 하는데, 제가 서둘러서 35분만에 끝냈어요. 그 바람에 질문을 많이 받았죠 호호.

2009-01-24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9-01-24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이 답을 주셔야겠군요. 어떤 프로에 나왔고 어디서 다시보기를 해야죠.
아무도 못 봤어도 어머니가 보셨으면 족합니다~ㅎㅎㅎ 어머니 문자에 웃은거예요.
아무리 말한들, 애도 안 낳고 안 키워본 마태님이 그 행복을 짐작이나 하겠습니까~~ ^^

마늘빵 2009-01-24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2009-01-24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1-25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닮은 아기면 영특할거 같긴 한데요 ^^*

마태우스 2009-01-25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그럼 뭐해요 못생겼는데......!!
속삭님/어 저도 그랬어요. 저 결혼 전에도 재미나게 살았거든요. 근데 결혼하고 보니까 좀 편한 것 같아요. 그전엔 재밌게 살려고 마구 쳇바퀴를 돌렸는데, 이젠 안그래도 재밌어요. 그, 그래도 전 털달린 애들이 정말 좋아요 ㅠㅠ
아프님/그, 그게 말입니다....비밀입니다
순오기님/님한테만 살짝 말씀드릴께요 과학콘서트라는 프로예요. 1월 14일...
속삭님/앗 그러셨군요 어쩐지 강렬한 미모의 빛이 느껴졌다는...^^

순오기 2009-01-27 16:31   좋아요 0 | URL
하하하~ 저한테만 살짝 말해주셔서 고마워요!
과학콘서트 우리도 가끔 보는데~ 14일자 다시보기 해야겠당!^^

기인 2009-01-25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엇 저 공익 다녀오는 시기에, 만인의 연인 마태님께서 결혼을 하셨군요 >.< 오옷 오랜만에 방갑습니다. ㅎㅎ

앨빈악플러 2009-01-27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민교수님의 강의 다시보고 싶으시면
http://asx.kbs.co.kr/login/SSOLogon3.php?from_url=http://asx.kbs.co.kr/login_check.php?title=특집[D~]url=1TV$20090114$special20090114_01_00_00_m[D~]type=201
이거 누르시고 로그인 하시면 볼 수 있을 겁니다

모과양 2009-01-28 0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방송 잘봤습니다. 너무 귀여워요~~ ^^b

2009-01-28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9-01-28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절에 다시보기로 봤어요.음하하핫

전호인 2009-01-28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지금 돌려보기하고 있습니다.
생생하게 님을 뵐 수 있어 영광입니다.
목소리가 연령에 비해 상당히 미성이군요.
아마도 변성기를 거치지 않았던지 아니면 기생충에 감염된 것이 분명합니다. ㅋㅋ

살도 많이 찌셨네요.
짐작컨대 결혼후에 일어난 일인 듯 합니다. 촌충을 몸에 넣으셔서 체중을 줄이시길 권합니다. 더이상 눈에 기생충을 넣지 마시길.....ㅋㅋ

남들이 꺼려하는 일일텐데 사명감을 가지고 하시는 교수님의 열정에 무한한 박수를 보냅니다. 그것도 기생충을 직접 눈에 넣어 연구하셨다는 얘기에 감동 먹었습니다.

앞으로 효도 차원을 벗어나 인류에게 기여할 수 있는 과학자가 되시길 기대합니다. ^*^

락스 2009-01-31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알흠다운 목소리셨습니다.웃음소리도 정감이 넘치시구요.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셨어요.앞으로 티비에서 더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2009-02-01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01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9-02-04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네 맞아요 그게 그 쥐지요. 저도 그 쥐 보면 얄미워요... 글구 95점이라니 호호 매우 후하시네요. 제 말투가 방송용이 아니라서 많이 버벅거렸지요. 요즘은 좀 연습을 하고 있답니다. 말버릇을 고치려구요.
락스님/호호 제 목소리가 알흠답다니, 나이가 드니까 이런 칭찬도 받아보네요 호호. 여러가지로 감사드립다
정아무개님/앗 제가 그런 말도 했나요? 기억이 전혀 안나요 게다가 방송도 안봤으니.... 근데 참, 희한한 대답이네요 뱀으로 실험하기 싫다니...^^
전호인님/그죠? 결혼하고 나서 살이 더 쪄서 죽고싶습니다. 어쩌면 좋습니까. 나이들어 결혼해도 살이 찌더군요. 그나저나 오늘도 맛난 거 해준댔는데 흑...
구두님/어...구두님 한번 찾아뵈야 하는데... 날 잡읍시다
파비님/부끄러워용
속삭님/님 서재에 남겼어요. 근데 아직 안받았는데...
뫄과양님/귀엽게 봐주셔서 감사~~~~ 열심히 할께요
아, 악플러님/아, 님 덕분에 이렇게 다들 보신 거군요!!! 애써주셔서 감사드려요
기인님/그래서 군대가 안좋은 거라구요^^


이리스 2009-02-06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쯤되니 무척, 그 방송을 보고싶네요.. 아..어떤 프로그램일까.. 아아..

마태우스 2009-02-10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리스님/헤헤 사실 그다지 멋지게 나온 건 아니옵니다. 부끄럽다구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선물받아 놓고 오래도록 읽지 않은 이유는 이미 영화로 본 탓이었다. 4년이 지나 그 책을 집어든 건, 지하철을 오래 타야 하는데 마땅히 손에 잡히는 책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말도 알기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건만, 그게 아니었다. 초반부터 난 이 책에 빨려들어갔고, 다 읽을 때까지 헤어나오지 못했다. 영화가 그리 재미없던 건 아니었지만, 책에 비할 바는 못됐다. 그건 영화를 볼 때 유치하게 생각했던 '조벵이꽃'이 책에는 나오지 않은 덕분이기도 하지만, 정윤수가 <블루노트>에 쓴 어린 시절의 사연은 영화로 봤던 것보다 훨씬 절절했다.


물론 영화를 먼저 본 영향도 지대했다. 문유정이 나올 때마다 난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이나영을 떠올렸고, 정윤수를 묘사할 땐 어쩔 수 없이 강동원을 생각했다. 정윤수의 키가 175센티라는 대목에선 "강동원은 그보다 큰데.."란 생각을 하기도 했다. 어찌되었건 주인공의 얼굴이 상상이 된 탓에 책이 더 잘 읽혔던 것 같다. 마지막 장을 읽을 땐, 그때도 지하철이었는데, 영화볼 땐 나오지 않던 눈물이 흘렀다. 책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난 참 눈물이 많구나 싶었다. <도전 골든벨>에서 마지막 참가자가 탈락할 때, 그리고 친구들이 "괜찮아"를 외칠 때, 난 매번 눈물을 흘려댔다. 눈이 큰 사람이 울면 참 그럴듯한데, 눈이 작은 사람이 울면 없어 보인다. "저 놈 또 차였구나"라는 생각을 남들이 할까봐 걱정이다. 내 얼굴이 딱 차이기 좋게 생겼지 않은가?


<하루가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저자가 어머니 친구다보니 책을 받아서 읽었는데, 그분도 이 책에 나오는 모니카 수녀님처럼 사형수들을 찾아다니는 분이다. 훌륭한 분이란 생각은 들지만, 사형제에 대해 묻는다면 난 여전히 유지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이게 다 유영철 때문인데, 하여간 이런 걸 보면 책 몇 권을 읽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기존에 가진 생각이 바뀌기는 어려운 듯하다. 이 책을 내게 선물해 주신, 지금은 연락이 끊긴 존경하는 그분께 감사드린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9-01-24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형제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사형수의 인권 운운을 하는데, 문제는 사형수에 희생된 피해자의 인권입니다. 이미 인권 운운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의 인권은 어쩐답니까?

마태우스 2009-01-24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주드님 무플방지위원회에서 나오셨군요^^ 감사합니다 꾸벅. 정말 그래요. 사형수의 인권을 생각해야 인권의식이 한차원 높아진다는데, 그럴 때면 억울하게 죽은 피해자 생각이 나지요. 예컨대 예슬이를 죽인 그놈, 그에게 인권은 좀 사치가 아닐까 싶기도 하답니다.

순오기 2009-01-24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영화보다 훨 낫지요~ 화면으로 다 보여줄 수 없는 절절함을 글로 보여줄 수 있는 작가에게 경배를!!^^
사형수의 인권보다 피해자의 인권을 먼저 생각하는 나라가 돼야 해요. 가해자 얼굴은 가리면서 피해자는 모든 걸 적나라하게 보여줄때마다 진저리를 칩니다.ㅜㅜ

새우범생 2009-02-09 0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그간 건강하셨죠? 종종 들러 눈팅을 했습니다만 정말 오랜만에 댓글 남깁니다. 사형제 존폐 문제는 제 오랜 고민거리 중에 하나였는데 최근에 다시 사형제 존치론에 힘을 실어주는 여론 분위기에 당혹스럽습니다. 연쇄살인범에 대한 들끓는 대중의 분노를 사형제 부활에만 쏟는다면 한 때의 분풀이에 지나지 않을 것 같아요. 물론 그 분풀이는 (마땅히) 불가피하고 나쁘다고 할 수도 없지만요. 다만 좀 더 생산적으로 활용될 방안을 모색했으면 좋겠습니다. 문득 조지 오웰의 「교수형」의 한 구절인 “한 정신이 줄어들면 그만큼 한 세상이 좁아진다”가 떠오릅니다. 죽어 마땅한, 죽여 마땅하다고 느껴지는 악한에게도 어떤 선한 정신이 있을 것이라는 마지막 믿음은 너무 사치스러운 것일지 고심스럽네요.

사형 존치론을 지지하는 이명박 정부의 태도와 적잖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18대 국회에서도 사형제 폐지를 위한 입법적 노력이 이어져 반갑스럽습니다. 사형을 폐지하는 대신 사면이나 가석방·감형이 불가능한 종신징역형으로 대체하도록 한 사형 폐지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의 문제점도 있지만 국민적 불안감을 눅이기 위한 과도기적 조치로 본다면 수긍할 만하고요. 또한 사형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도 올해 진행된다는 것도 주목할 일입니다. 이러한 사형제 존폐 논란과는 별개로 대법원 확정 선고를 받은 사형수의 형 집행을 미루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항변은 설득력 있습니다. 법은 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법치주의의 기초이기 때문에 지금의 직무유기가 아무리 아름답더라도 서둘러 매듭지어야 할 것 같아요. 사법부의 손에 맡기기보다 입법부가 용단을 내리기를 희망하지만 쉽진 않겠죠.

영화 <데드맨 워킹>은 사형수의 참회만 묘사하지 않고 피해자 가족의 고통을 대비시켰습니다. 이 정도의 균형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미국에서는 살인 피해자 유가족들과 가해자인 사형수 가족들이 모여 함께 교감을 나누는 “희망여행”이라는 행사가 열린다는데 우리는 이런 움직임이 드물고요. 흉악 범죄가 터질 때마다 범죄자의 응징에만 관심을 쏟을 뿐 범죄 피해자들의 괴로움을 다독이려는 사회적 노력을 별로 기울이지 않았음을 반성해야 할 듯싶습니다. 범죄피해자구조법에 따른 범죄피해구조금이 범죄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슬픈 일에 함께 화를 내는 것도 큰 위안이 되겠지만 국민이 낸 세금으로 연대한다면 고통을 더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형 존치론과 폐지론은 몇 가지 통계 수치로 결판날 사안은 아닌 모양입니다. 사형제는 상대적 찬반보다 절대적 찬반의 비율이 여느 사회적 다툼보다 크다는 점도 사안의 해결을 어렵게 만들죠. 사형의 범죄 억지효과가 너무 작다고 해도 존치론자들의 정의감과 피해자 보호에 대한 열망을 쉽게 눅이지는 못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억지효과가 무척 크다고 해도 폐지론자들의 인간 존엄성과 불완전한 인간에 대한 연민을 헝클어뜨리기는 힘들겠죠. 양측의 화해할 수 없는 가치관의 차이는 사회적 합의를 더디게 만들지만 계속 논쟁이 이어지는 수밖에 없나 봅니다. 뜬금없이 횡설수설해서 죄송합니다. 조금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만드시고 나누시길 바라겠습니다. 건승, 건필하세요!

추신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 너무 훌륭한 이야기지만 마태우스님께서 일전에 리뷰 쓰신 적도 있는 다카노 가즈아키의 『13계단』 역시 사형제를 소재로 한 소설 가운데 앞 자리에 두어야 할 작품인 것 같아요. 또 읽고 싶어지네요.^^

마태우스 2009-02-10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우범생님/안녕하셨어요 제 페이퍼보다 훨씬 수준높은 님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님이 하신 말씀이 더 옳은 방향이겠지요. 하지만 제 마음이 그렇게 움직이지가 않네요. 잠잠해질만 하면 터져나오는 흉악범, 특히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들을 보면서 사형제 폐지가 옳은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일순간에 사라지네요.... 그리고 13계단은 잘못된 판결에 기인하지만, 유영철 같은 이는 그런 게 아닌지라. 글구 그네들이 감옥에서 반성을 하느냐면 그런 것도 아니고, 대접받으며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더더욱 얄밉습니다. 이거야 뭐, 계속적인 토론이 필요하겠지요
순오기님/네 맞습니다. 피해자의 고통에 대해서도 좀 신경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딸을 죽인 자가 살아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고통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잖아요...

생각하는 너부리 2009-06-3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슬프지요. 저두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특히 마지막부분 윤수가 남긴 돈을 스탠드 지붕을 만드는데 쓰자던 그 부분이요. 형을 따라 학교와서 비가 오면 비를 맞고, 추우면 덜덜 떨며 그저 형을 기다리던 불쌍한 동생이 가슴아파 정말 많이 울었어요. 얼마전에 읽었는데 리뷰를 보니 반가워서 글 남깁니다.

은비령 2010-05-18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가 그리 재미 없는건 아니지만 책에 비할봐는 아니었다 ..백배동감입니다
지나가다가 들려 항상 서평만 읽고 갔는되
알라딘에서 그 유명하신 마태우스님의 서재에 첫 발자국을 남깁니다 ..

마태우스 2010-05-18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비령님/안녕하세요. 첫 발자국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예전에나 그랬지, 지금은 별로 안유명합니다. 평범한 서재인끼리 친하게 지내요!
너부리님/세상에 1년 전의 댓글에 이제야 답을 드리다니요. 반갑습니다. 그간 안녕하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