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떻게 님 페이퍼에 글을 올릴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일전에 약조 드린 게 있어... 글 대신 그림으로 감사 마음 전해 드립니다.
그냥 동생과의 관계는 뭐....
그림의 뭐와 같이 정면 충돌을 가급적 피하는 걸로 마무리 봤습니다.
저의 인격적 소양이 여기까지 밖에 안되나 봅니다.
조교 *은 개도 안 먹는다는 어느 교수님 말씀 듣고 서러움에 북받혀
그렸던 그림을 다소 비겁하긴 하나, 동생과의 관계를 푸는데 써보려고 합니다 .   
님 페이퍼에 *그림을 퍼트려 너무나 실례되오나
뭐... 실감나게 잘 그린 그림은 아닌지라,
냄새걱정은 안 해도 될듯합니다. 여튼,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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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3-11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감나게 잘 그리셨구요, 냄새도 나요!! 그림 감사합니다. 너무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네요!

비로그인 2004-03-11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까지 내신 작가선생님에 교수님이 신줄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가끔씩이라도 어줍잖고 허접한 제 글들을 보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면서
아.....부끄러워 죽을 것 같군요... 어쨌든 ...영광에 영광입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ㅠ.ㅠ;;

sooninara 2004-03-11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냄새가 느껴지네요..김도 모락모락^^
마태우스님의 서재에서 이그림을 보니 채변봉투를 갖다주고 싶어집니다.

비로그인 2004-03-11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똥차네요 ^^(근데 그옆 흐르는 물이 더욱 생동감!!)

비로그인 2004-03-11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 겸 , 그림자 겸....
 

 

 

 

 

 

어제부터 오후 세시반까지, 난 조조에게 붙잡혀 있던 유비의 심정이었다. 물론 차이는 있다. 유비가 "여기서 나가면 천하를 도모하리라"라는 거창한 뜻을 품고 있었던 데 비해, 난 기껏해야 "이것만 끝나면 다시는 발을 들이지 않겠다"는, 무척이나 소극적인 결심을 하고 있었다.

어제 오후, 전화가 왔다. YTN에서 내 책도 소개하고, 기생충도 좀 찍어간단다. 그러자고 했다. 기자는 갑자기 내가 모교와 친하냐고 물었다. "그럼요! 요즘도 같이 술마시고 그럽니다"
기자의 말이다. "이왕이면... 설대서 찍으면 안될까요?" 그쪽에선 천안까지 내려가는 게 귀찮아서였겠지만, 나는 다른 이유로 설대서 찍기를 원했다. 그림이 되려면 엽기적인 기생충들이 많아야 하건만, 내가 있는 곳에는 회충 몇 마리를 포함해 십여마리의 기생충밖에 없었으니까. 문제는 허락을 맡는 거였는데, 기자는 자신이 책임지겠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2분도 안되서 연락이 왔다. "김갑수 선생님(가명. 우리 주임교수다)이 흔쾌히 허락을 하시던데요?" 웬일인가 싶었다. 일단 오후 1시 반에 만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도 허락을 맡아야 하기에, 선생님께 전화를 돌렸다. 역시나, 선생님은 떨떠름 그 자체였다. "얼떨결에 허락을 해 줬는데.."로 시작한 선생님의 궁시렁은 약 3분간 계속됐다.
"넌 이미 우리 사람이 아니잖아? 장소가 설대라는 걸 모르게 해야지, 남들이 알면 내가 곤란해져"
개뿔, 장소가 설대면 자기가 뭐가 곤란하담? 술을 먹거나 행사 때는 맨날 우리 식구 어쩌고 해놓고선... 결정적으로 네 지도교수는 이런 말도 했다. "아니 그런 책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나봐?"

그때부터 기분이 나빴는데, 오늘 오전에 찾아뵜더니 또다시 장황한 말씀을 하신다. 간단한 것인 줄 알고 허락을 했는데 후회가 된다느니, 아래 스탭이 강력하게 안된다고 했다느니, 그런 건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질 않나. 이왕 장소를 빌려 주기로 했으면 설령 마음에 안드는 게 있어도 통 크게 협조해 줘야지, 이런 식으로 하면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난 이랬다. "물의를 빚어서 죄송"하다고. 하지만 오후 1시가 넘어서 기자가 왔을 때도 김갑수 선생님의 궁시렁은 계속됐다.
"쟤가 설대 교수가 아닌데 남들이 오해할 수가 있다"질 않나, 설대라는 걸 남들이 알면 절대 안된다질 않나...
기자: 벽만 나올 거니 남들이 모르겠죠.
김갑수: 그래도 우리 학회 사람은 여길 와봤으니 알잖소? 보고서는 저 프로가 사기라고 얘기하지 않겠어요?
개뿔. 그건 YTN에서 걱정할 문제지, 왜 그런 것까지 신경을 쓰는가?

찍는 과정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찍는데 문을 열고 들어와 눈을 부라리고, 갑자기 나타나 "이게 뭔가?"라고 묻질 않나. 그럴 때마다 냉기가 흘렀고, 난 구석으로 후닥닥 몸을 숨겼다.  그런 모습을 기자들에게 보이는 게 영 민망했는데, 기자는 오히려 날 위로했다. "교수님들이 다 그렇죠 뭐" 기자에 의하면 김갑수 선생이 하도 그래서 찍고 난 뒤 필름을 검사맡기로 했단다....(결국 장소협찬: 설대, 라는 문구를 삽입하기로 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갔고, 세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촬영이 끝났다. 기자는 김갑수 선생 방에 들어가 5분을 앉아 있었고, 그 뒤에 들어간 나는 십분이 넘도록 잔소리를 들었다. 그때 내 맘 속에는 어서 빨리 여기를 나가자, 그리고 다신 오지 말자, 라는 마음 뿐이었다.

내가 책을 드리고 간 뒤, 선생님들은 날 많이 욕했단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논문 쓰라고 자료 가져가더니, 책을 들고 오데?" 책을 쓴 게 그렇게 대역죄인 줄은 미처 몰랐다. 장소를 제공해준 선생님께 응당 고마워해야 하거늘, 난 그런 마음이 이미 다 사라졌고, 맘 속에는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그 불은 모닥불이 아니라 성화며, 성화가 2주 남짓 타다 꺼지는 데 비해 몇 년간 타오를 것이다. 그 불이 꺼지지 않는 한, 난 설대에 발을 들여놓지 않을 생각이다. 물론 그럼으로써 내가 받는 손해는 제법 있다. 하지만 그쪽도 전혀 손해를 안보는 건 아니다.  가끔씩 내가 술값을 내는 것도 그중 하나지만, 내가 없으면 술자리 분위기가 팍 죽는다는 게 더 큰 손해일 테다. 음하하하.

모교서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들이 다른 학교에 발령받아 가는 걸 그쪽에선 '시집보낸다'라고 한다. 그렇다면 모교는 친정인 셈, 시집간 딸이 좀 도와달라는데 그토록 냉담하게 했어야 했을까? 기생충이 매스컴을 타는 게 뭐 그리 해로운 일인가? 그러니 이런 말이 나오는 거다. "자기가 TV에 못나와서 화난 게 아닐까요?"

술만 마시고 희희낙락할 때는 잘 모를 수 있다. 어려운 일을 겪어봐야만 그 사람의 정체를 깨닫게 된다. YTN 촬영 덕분에 모교 선생님들의 인간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 이게 오늘의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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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10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 학술지 페이퍼와 분위기가 이어지는거 같네요. '장소협찬 설대', 왠지 좀 씁쓸해지는데요...에구.

플라시보 2004-03-10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이런...저는 별로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예전에 일 때문에 사람이 필요해서 교수님께 부탁을 드렸더니 방학인데도 3명이나 연락을 해 주셔서 그 중 한명은 아직까지도 제가 가끔 일이 있으면 부르곤 합니다. 물론 제 에반게리온 비디오 시리즈를 빌려가서 졸업을 한지 몇년째인지 헤아리는 것도 힘든 지금까지 안 주십니다만 그걸로 만날때 마다 술을 거하게 얻어먹으니 어차피 손해 본 것도 아닙니다.(더구나 그 비디오는 제것이 아니라 제 동생 것이고 저는 이미 응당의 댓가를 치뤘습니다. 흐흐. 그 과정에서 가벼운 피가 튀었지요) 저도 제 친구들 처럼 공부좀 열심히 해서 이름만 들으면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아는 대학을 나왔으면 좋았을껄 싶을때도 있지만 원래 학벌에 아무 생각이 없는 저 인지라 제가 나온 대학에 대해 후회 해 본적은 없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장가를 가시고 만남이 좀 뜸해 졌는데 3년이 지나 눈에서 콩까풀이 조금 벗겨지시면 다시 불러내어 술판을 벌일 참입니다. 또 제 고등학교 후배가 저와 같은 대학 같은 과에 들어갔는데 교수님께서 정말 잘 해 주셨어요. 뭐 저야 성적을 주고 싶어도 출석이 모자라서 안되었지만 그 녀석은 성실해서 환상적인 학점을 받았더군요. 그런것도 고맙다면 고마운 일이죠. 요즘은 통 연락이 없었는데 언제 후배랑 같이 찾아뵈어야겠습니다. 공기가 없어져야 소중함을 알듯. 님의 아픈 사연을 들으니 갑자기 제 모교와 저의 지도교수님이 좋아지는군요.
님의 분노는 충분하게 이해할 만 합니다. 제 성질 같았으면 한판 엎었겠지만 님. 잘 참으셨습니다. 그 교수님의 성품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대학의 자존심인지 모르겠지만 속상하셨겠네요. 술 마시고 잊어버리세요^^

마냐 2004-03-10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 넓은 마태우스님이 쳇..하고 넘기시기 바랍니다. ^^;; 속상해봤자..뭐, 어쩌겠습니까....그나저나...학교에 계신 적잖은 분들에게 죄송합니다만..대체로, 학교 울타리 안에 오래 계실수록...이상한 고집도 생기구..암튼, 직업상 다양한 분들을 만나지만....저두 가장 한심한 업종에 종사하지만..학교쪽도 잘 안 변하기로는 저희 다음 다음 정도는 되는듯 합니다.(이거 이 집 쥔장도 학교에 계시는듯 하구..또 많은 분들이 해당될텐데...죄송합니다. 예외없는 룰 없구, 사람마다 모두 다르긴 하지만..상대적인 얘깁니다..^^;;;;;;)

갈대 2004-03-10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잘 참으셨습니다. 교수 방에서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연우주 2004-03-11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분히 공감~~~

진/우맘 2004-03-11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그럴 땐 뒤돌아서서 이렇게 한 마디!
.......뿡!
(※ 왼손을 오른쪽 겨드랑이에 넣고 오른팔을 구부려 살짝 튕기는 동작과 더불어 시행하면 좋습니다.)

가을산 2004-03-11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 많으셨습니다. 마치 친정이라고 갔는데 야단만 진창 맞은 기분일 것 같아요.
상아탑 안에 고이 계신 분들은 사고방식이 아기들 같아요. 주위에서는 공경해주기만 하고, 좁은 전문분야에서 좁은 전문가 pool하고만 교류하니 조금만 빛깔이 달라도 예민해지시는 것 같아요.
진짜 저라도 화 삭히는 데 몇년은 걸릴 것 같네요.
그분들 보란듯이 멋진 논문도 내보세요. 논문 안내고 책만 낸 것보다 논문도 내고 책도 냈다는 것이 확실한 복수(?)가 될 것 같은데요?

비로그인 2004-03-11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피 끓겠다!!

호랑녀 2004-03-1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학회때도 계속 만나셔얄 거고, 그 바닥에 계시는 이상 연 끊고 사시긴 어려우실 듯한데...
아무래도 지들은 못 갖는 대중성을 갖고 계시는 제자(후배)에게 배가 아팠던 게지요.
원래 못난 넘들은 그렇답니다.

마태우스 2004-03-11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들의 말씀이 제게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호랑녀님/학회야 안가면 되구요, 까짓것 한번 해보려구요.
가을산님/멋진 논문 꼭 쓰겠습니다!!!
 

 

 

 

 

 

노래 제목은 모르겠지만, 우리집 초인종을 누르면 "미도 미도 미솔솔미도미 레, 파씨 솔레......"라는 음악이 나온다. 며칠 전부터, 우리집 초인종이 좀 이상하다. 시도때도 없이 울린다. 밤에는 좀 무섭기도 하고, 진짜 밖에 누가 왔는지가 헷갈려, 연방 "누구세요?"를 외치고 있다. 어젯밤에는 정도가 심해, 밤새 "미도 미도..."의 멜로디가 울려퍼졌다. 당연히 잠도 제대로 못잤고, 악몽만 꿨다.

내가 꾸는 악몽 중 하나가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시험을 보는 꿈인데, 대개는 내가 공부를 하나도 안해서 시험을 망친 그런 내용이다. 어제도 그랬다. 난데없이 국어시험을 보는데, 지문이 몽땅 내가 모르는 거다. 객관식이면 찍기라도 할텐데, 모두 단답형. 이 사태를 어찌한담?

옆을 보니 놀랍게도 대학동창인 정혜운(가명, 우리과에서 최고로 예뻤고, 모든 이의 선망의 대상이었다)이 앉아있다.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그답게 1번부터 열심히 답을 쓴다. 문제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1번 답은 '방법'이었나보다. 난 잽싸게 그가 쓴 답을 베껴썼다.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지만, 정혜운은 대놓고 화를 냈다. "왜베껴!"라고 했던가. 꿈에서지만 서운하기 그지 없었다. 하나도 모르겠어서 빵점은 맞지 않으려는 발바둥인데, 그걸 그리 면박을 주다니.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다. 옆에는 난데없이 박현징(가명)과 김정신(가명, 역시 대학동차으로, 미모보단 귀염성에 호소한다)이 앉아있다. 한번 면박을 당한 뒤라, 난 쓸쓸히 고개를 돌려 내 시험지를 응시했다. 몽고의 장군 이름을 묻는 문제에는 "네"라고 썼고, 몽고 사람들의 생활풍습을 묻는 문제는 "강감찬"이라고 썼다 (왜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 꿈이니까...). 이걸 망치면 내신등급이 떨어지는데, 그러면 대학을 못가는데 하는 고민에 마음이 심란했다.

개짖는 소리에 잠을 깼다. 초인종 소리도 시끄러운데 우리 벤지까지 짖다니. 아니다. 벤지는 나를 악몽에서 구해준 거니, 오히려 고맙다고 해야겠지. 생각해보면 시험장에 있는 악몽을 꾼 건 여러번이다. 난 그런 꿈이 나의 나태함에 자극을 주고자 하는 무의식의 발현인 줄 알았는데,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다른 친구들도 그런 꿈을 꾼단다. 그러니까 승자건 패자건, 치열한 입시경쟁의 후유증이 두고두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이리라. 지금은 경쟁이 더 치열해져, 유치원에서부터 영어를 배우고, 초등학교 애들도 학원에 갔다 밤늦게 오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먼 훗날, 그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그들은 어떤 악몽에 시달릴까?

* 그리고 혜운아. 니가 그렇게 날 미워하는지 몰랐어. 으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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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0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4-03-10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는 꿈 속에서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릴 일이 너무 많습니다. 대체 왜 뛰어내리는지(누가 쫒아오는것도 아닌데) 알 수 없지만 아무튼 한 15층 높이 정도에서 뛰어내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힘껏 뛰어내립니다. 이젠 하도 많이 뛰어내려서 실제로 높은곳에 떨어져도 말짱하지 않을까 하는 괴이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악몽 중에서는 단연코 어딘가에 늦는 악몽을 꿉니다. 시간은 늦어 죽겠는데 나는 씻네 도시락을 싸네 어쩌네 하며 느적거립니다. 그런 내가 스스로 속터져 하는 것이 저의 악몽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그 꿈을 꾸고 일어났습니다. (그런 날에는 언제나 알람을 듣지 못하는데 다행스럽게도 일어나야 할 시간에서 10분만 더 지난 시각이더군요)

사비나 2004-03-1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벼락맞는 꿈을 꾸었습니다.자동차를 타고 가도,달려도 하늘에서 마구 번개가 치는겁니다 저를 향해..무서워 죽는줄 알았습니다.천둥번개벼락을 맞는 꿈을 꾸다니..내가 벼락 맞을 사람이란 하늘의 뜻 아닌가....깨고 나서 더 무서웠습니다.

비로그인 2004-03-1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요즘 각종 시험을 치는 꿈을 꾸는데요, 주로 배경엔 동창들이 등장하죠. 때론 야비한 모습으로. ^^ 근데 혜운씨(가명)가 꿈에서 미워했다고 우시면 안되죠 마태우스님~ ㅎㅎ

마태우스 2004-03-10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다들 대표적으로 시달리는 악몽이 하나씩 있군요! 떨어지는 악몽은 진짜 무서울 듯...

마태우스 2004-03-10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님/님의 꿈은 정말 그로테스크... 귀생충 얘기 웃겼습니다. 2점 드리지요! (오늘밤 왠지 무서울 것 같군요)
플라시보님/님이 꿈에서나마 다른 분에게 쫓길 것 같진 않고요..혹시 누군가를 쫓아가다 떨어지시는 건 아닌지요?(썰렁해서 죄송합니다)


마태우스 2004-03-10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비나님/번개 맞는 꿈은 좋은 꿈 아닌가요? 그럴 땐 복권을 사는 게 좋을 듯...
앤티크님/하하, 저와 비슷한 꿈을 꾸시는군요. 그런 날은 영 피곤하더라구요. 님도 그런가요?

책읽는나무 2004-03-11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도 시험보는 악몽을 꾸십니까??...음...나의 악몽중 하나도 열심히 시험보는 꿈인뎅...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면서 모르는 시험지를 들고 씨름하는~~~ 그리고 누군가 나를 쫓아와서 나는 열심히 도망가려는데 발이 안움직이거나...열심히 어느집안으로 숨어들어가서 미로같은 공간에 숨었는데 꼭 그괴물은 나를 짠하고 잘도 찾는다는거죠...그래서 악몽이어요....^^....또하나는 학교에 가야하는데...플라시보님처럼 양말 한짝 신는데 몇시간이고...양치질도 빨리 해야하는데 자꾸 더디게 하고...밥도...암튼 그렇게 마음은 늦어서 조급한데....몸은 자꾸 세월아~내월아~~ 그꿈을 꾸고 나면 정말 등에 땀이 흥건하더군요....^^....이런 꿈들을 얘길하면 지인들은 키크는 꿈이라고 아직도 그나이에 그꿈 꾸냐고 부럽다는군요..킁~~~
 

 

 

 

 

 

살아오면서 많은 분들께 상처를 줬습니다. 제가 의도했던 그렇지 않았던간에요. 의도했던 거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제가 생각이 짧아 상처를 줬던 경험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습니다.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아직도 철이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철이 없는 거야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성하게 글을 쓰다보니 여러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의도의 선함이 결과의 나쁨을 사해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의도가 그렇지 않았더라도 남에게 상처를 줬다면 자숙하는 게 도리일텐데, 그 뒤로도 아무 일이 없다는 듯 즐겁게 글을 써온 것 같아 죄송하기만 합니다.

얼마전 제가 쓴 글이 Kel님에게 커다란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그뒤 Kel님은 예명을 '^^'로 바꾸시고 잠적하셨다가, 얼마 후 다시금 'Kel님'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완전히 돌아오신 것은 아닙니다. 며칠 전, 그분의 서재에 가본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아름답게 꾸며놓은 서재를 Kel님이 몽땅 비워버렸으니까요. 하루에 수십개씩 업데이트를 한, 보물창고에 비유될 만한 서재인데 말입니다.

Kel님의 방명록에는 Kel님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수많은 팬들의 글귀가 남겨져 있습니다. Kel님이 그렇게 된 게 순전히 제 탓인지라, 그분들의 원성이 들리는 듯하더군요. Kel님에게도 죄송하고, Kel님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께도 죄송합니다. 아무리 죄송하다고 한들, Kel님의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지워지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Kel님을 그렇게 만들어 놓고나니 계속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히히덕거리는 글을 쓸 때도 맘이 그리 편치 않더군요. 이 시점에서 제가 "Kel님이 돌아올 때까지 절필하겠다"고 하는 건, Kel님에게 또다른 부담을 안겨 주는 것이 되겠지요. 사과의 글을 남겼으니, 전 예전처럼 즐겁게 글을 쓰겠습니다. 대신 Kel님께 잘못한 일은 언제나 마음에 새기고, 제 글이 또 다른 분에게 칼날이 되지 않는가를 여러번 살피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Kel님이 하루빨리 돌아오시기를 빕니다.

 

"Kel님!!!!!!!!

 

제 말 들려요? 빨리

 

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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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3-09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몰랐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군요... 방금 kel님의 서재에 다녀왔습니다.
-.- .... TT
저도 일조한 것 같은데...이 일을 어찌 수습해야할지...흑.

플라시보 2004-03-09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글을 읽으면서 어쩌면, 만약에 약간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그 예감이 적중하니 안타깝군요. 저도 kel님 같은 이유는 아니지만 예전에 한참 잘 놀던 인터넷 공간에서 제 글이란 글은 모조리 지웠습니다. 부디 많은 상처 받지 않으셨길... 그리고 마태우스님의 진심어린 사과가 kel님께 전달이 되어서 다시 예전처럼 글도 많이 쓰시고 하시기 바랍니다.

마냐 2004-03-09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 초기 시절..사람들을 사이버 세상에서 따뜻하게 네트워킹 해줄 것이라는 희망도 있었죠...하지만 때로 상처를 주는 일이 많더라는 사실을 목격하기도 하구..당하기두 하구..저지르기도 하구..뭐, 그런거 같습니다. '사과'라는 것두 그리 쉽지 않죠. 서재 초보인 저는 사건의 전말을 모르지만...마태우스님의 진심이 닿아 kel 님의 상처가 하루 빨리 아물고 더 탄탄해지시기 바랍니다.

마태우스 2004-03-09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흐흐흑....저도 님같은 혜안이 있었다면.....흐흐흑.
마냐님/으흐흐흑....

_ 2004-03-09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모르고 있던 사이에 그런일이 있었군요. Kel님께서 어여 상처를 수습하시고 마태우스님의 본심은 절대 그것을 의도하지 않았던 것이란걸 알아 주셨으면 그리고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셨으면 좋겠네요. 인터넷 공간이란게 확실히 잘 모르는 이도 가깝게 만들어주는 기능을 하기도 하지만, 오로지 텍스트로만 이루어지고 그 글을 쓰던 분위기, 어조, 기분 같은게 모두 소외되는 경향이 있어 서로간에 알지못하는 상처를 주기도 하나봐요. 실지로 얼굴을 마주보며 했다면 그냥 서로 웃고 넘을수 있던 말이 글로 표현되니 곱씹고 또 곱씹으며 결국 감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경우 절대 드물지 않고 알게모르게 일어나는 그런 일 그리고 그게 표면화 되어 버렸을 때, 참 안타까워요....

2004-03-09 2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연우주 2004-03-09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kel님께 전달해주고 싶군요. 저도 kel님이 다시 돌아오셔서 글을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마태우스 2004-03-11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글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Kel님은 다시 돌아와 주셨다. Kel님, 감사합니다.
 

 

 

 

 

 

조교 선생들이랑 짜장면을 먹고 이를 쑤시는데 한명이 이런다. "선생님, 코피 나요!"
휴지로 코를 훔쳤더니 피가 묻어나온다. 이런, 진짜잖아! 코피를 닦으며 예전에 들었던 우스개 소리 생각을 했다.

어떤 애가 손가락으로 코를 후비고 있었다. 잠시 후에 보니 연필로 후빈다. 나중에는 컴퍼스를 코에 넣는데, 코피가 줄줄 난다. 선생이 물었다. 지금 뭐하는 거냐고.
"손가락으로 코를 후비다가 연필로 후볐지요. 그런데 지우개가 들어가는 바람에 컴퍼스로 빼는데 코피가 난 거예요"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갑자기 코피가 나서 양호실에 누워있게 되었다. 코를 막고 누워 있다가 이젠 됐겠지, 하고 솜을 빼니 다시 코피가 난다. 그러길 두차례 더 반복한 후, 난 놀라서 달려온 어머니와 함께 큰병원에 갔다. 그 뒤부터 난 한번도 코피가 나본 적이 없다. 아마도 코 속에 혈관이 많은 부분-유식한 말로 키셀바흐 어쩌고 하는 그곳-을 지져버렸나보다. 코피가 안나니 좋은 점도 있지만, 가끔은 아쉽다. 입시준비에 여념이 없던 고3 때는 누군가 코피가 났다하면 바로 스타가 되었는데, 난 한번도 그러질 못했으니까. 조교 때 사흘간을 밤을 새며 일했을 때, 코피가 나면 열심히 일한 것을 교수님들이 알아주실 텐데 하면서 아쉬워했던 적도 있다.

그런데 다시 코피가 나다니. 어릴 때 지진 혈관이 다시 자라기라도 했을까? 그건 아닐 거다. 양으로 보나, 위치로 보나, 이건 내가 너무 코를 심하게 후빈 탓이리라. 공공장소에서 깨끗한 척은 혼자 다 하지만, 혼자 있으면 수시로 코를 후비는 통에 코가 견뎌내지 못한 것이겠지. 피를 봤으니 오늘은 술이라도 한잔 해야 하거늘, 내일 큰 시합이 있으니 얌전히 집에 가련다. 코피가 났으니, 평소보다 일찍 가도 떳떳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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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3-09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피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좋으련만.... 코피, 자주 나면 귀찮겠지만 어쩌다 한 번씩 아쉬운 상황이 있잖아요. '나 요즘 되게 피곤해~'라고 시위하고 싶을 때.
마태우스님의 코피는 아무래도 잦은 음주 전쟁과 과도한 서재 업데이트가 원인으로 사료됩니다만.^^ 푹 쉬세요. 마태우스님이 아파서 글을 못 올리면, 사는 게 심심할 것 같은 분들이 꽤 많은걸요. 해당되는 분 손 드세요~ 우선 나부터. 저요!

가을산 2004-03-09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네에 있다보면 아이들이 신기한 것들을 코나 귀에 넣어서 오는경우가 많아요.
콩알, 플라스틱 총알, 면봉 부러진 것, 단단한 과자, 지우개까지... ^^

비로그인 2004-03-09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요~ 저두 마태우스님이 쉬시면 심심해요~ ^^ 코를 많이 후빈탓이라고 하시지만, 얼마전까지 계속 달렸던 것이 무리였던게 아닐까요?? 그러고보니, 전 살면서 코피가 한번도 안나서, 꼭 한번 나보고 싶었답니다. 피곤하고 힘들어도, 눈에 보이는 증거가 없으니 원. ㅎㅎ

갈대 2004-03-09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태어나서 한번도 코피라는 녀석을 만나본 적이 없답니다^^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네요

툴툴 2004-03-10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년전 쯤 제 막내 아이의 입과 몸 전체에서 심한 악취를 풍겨져 나온 때가 있었죠.구창이 생겨 그렇나보다 생각하고 죽염으로 맨날 입안 소독하고 그래도 효과가 없는 것 같아 씻기고 또 씻기기를 수시로 반복하며 애가 무슨 큰 병에 걸린 건 아닐까 혼자 고뇌하고 그랬답니다.ㅋㅋ
나중엔 2미터정도의 거리에까지만 다가가도 냄새가 나더군요.아이 얼굴에 코를 들이밀고 냄새를 훑듯이 맡아보는 것이 매일의 일과처럼 되어버린 한 달쯤 지난 어느 날 주범이 코라는 것을 알았죠.
얼른 이비인후과를 데려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단방에 알더군요.핀셋을 집어넣어 순식간에 뭔가를 꺼내더군요.
꼬깃꼬깃 접힌 1센치미터 길이정도의 썪은 종이.
안도와 함께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즈음에 아이가 코가 답답해 후비는 걸 자주 목격했는데 제 아이들은 워낙에 코구멍 후비기에 일가견이 있는지라 그런가보다 생각했었는데 딴에는 답답해서 그런 게 자꾸 밀려들어가 결국엔 답답함도 느끼지 못할 편한 위치에 자리를 잡은 게지요.
미련한 엄마때문에 아이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죠?ㅋㅋ

알라딘에 올리시는 글과 보내주신 책 넘 재미있어요.^^

플라시보 2004-03-10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코피라면 둘째가도록 절대 안나는 인간중 하나입니다. 여태 코피 제대로 흘린건 딱 한번 고3때 였습니다. 공부도 안한 니가 대체 왜 코피를 흘리느냐는 의혹의 눈초리라도 받게 학교서 흘렸으면 좋겠지만 혼자 세수할때 흐르더이다. 제 동생은 툭하면 코피를 막 쏟곤 했는데 그게 어찌나 드라마틱하면서도 부럽던지...

ceylontea 2004-03-10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코피 절대 안나는 인간입니다... 입술 같은거 부르트는 일 절대 없습니다.. 너무 힘든데.. 어딘가 아파 보이고 힘들어 보여야 "나 힘들어!!"하고 어필 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힘들어 보이기는 커녕.. 씩씩해 뵈니 이게 왠일입니까..
전 코피나고 입술 부르트는 사람이 부러워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