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남독녀 외딸로 자란 우리 어머니는 형제자매가 없던 것을 늘 한스러워하셨다. 다섯이나 되는 고모들의 등쌀에 시달릴 때면, 듬직하게 힘이 되줄 오빠나 신세한탄을 들어줄 동생이 없는 게 더더욱 안타깝단다. 형제를 자연이 준 친구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2남2녀의 장남인 나는 축복을 받아야 마땅한 인간일게다. 하지만 난 형제에 대한 정을 느껴본 경험이 별로 없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려서도 그들은 나와 너무도 달랐으니까.

어릴 적, 난 내 여동생을 무척이나 이뻐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장난으로 여동생이 밉다고 하면 밥을 먹다가도 뛰쳐나가 울었다나. 그렇게 이뻐했던 여동생은 나중에 자라서 5년간의 쓰라림을 내게 선사했고, 지금도 내게 부끄러운 동생으로 남아있다.

지난 대선 때, 여동생은 노무현을 찍었다. 찍던 말던 별 관심도 없었지만, 하도 요란하게 무용담을 이야기하기에 알게 된 거다. 투표를 하려는데 의사인 매제가 "노무현을 찍으려면 투표를 하지 마라"고 집안에 가둬 놨는데, 잠시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서 탈출에 성공, 투표 마감 시간 직전에 한표를 행사할 수 있었단다. 그날 밤 노무현의 당선 소식을 들은 매제는 여동생과 밤새 부부싸움을 했고, "이제 내 인생은 끝이다"라고 절망했다고 한다 (하지만 매제는 병원에 잘 다니고 있으며, 내게 "그 월급으로 어떻게 사느냐"고 걱정하기도 했다).

노무현이 당선된 후, 여동생은 입만 열면 노무현을 욕하기 바빴다. 사회주의자라질 않나, 품위가 없다질 않나, 그가 한국 경제를 말아먹고 있다질 않나. 난 도대체 그녀가 왜 노무현을 찍었는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얼마 전 탄핵이 가결되자 내게 전화를 하더니 이랬다. 여동생: 큰오빠야, 노무현 탄핵된 거 알아?
나: TV 봤어.
여동생: 너무 잘됐지 않냐? 우리집도 이제 잘살 수 있어.

어이가 없어 끊어버렸는데, 오늘 또 전화를 한다.
여동생: 큰오빠야, 난데, 왜이렇게 시끄러?
나: 여기 광화문이야.
여동생: 허참, 거길 왜갔어? 빨리 집에 가.
나: ...........
여동생: 탄핵 찬성 하는 애들은 없어?
나: 걔들은 게을러서 집에 있겠지.
여동생: 게을러서 그런 게 아니라, 무서워서 그런 거야. 과격한 노사모 애들이 돌로 쳐죽일까봐.

그쯤 했으면 그만둘 일이지, 아까 밤 11시쯤 또 집에다 전화를 해서 엄마를 바꾸란다. 요즘 어머님이 몸이 안좋아 일찍 주무시는 건 관심도 없는 듯했다. 참다못한 난 이렇게 말했다.
"너, 앞으로 나한테 전화하지 마! 너처럼 머리가 빈 동생이 있다는 게 난 쪽팔려 죽겠어!"
아닌게 아니라 난 진짜로 걔의 존재가 쪽팔린다. 누굴 찍은 게 문제가 아니라, 최소한의 일관성은 보여야 하는 게 아닐까? 도대체 상식이라는 게 있긴 한걸까? 내가 밖에 나가서 형제자매 얘기를 안하는 게 다 그런 이유다.

세상은 그런 그에게 관대한 듯하다. 머리가 빈 동생이 좋다고 선뜻 결혼해 준 매제가 있고-그 대가로 매제는 엄청 힘든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가끔씩 나에게 여동생의 만행에 관해 하소연하는 걸 들으면 정말 쥐구멍을 찾고싶다-직장까지 줬으니 말이다. 그녀는 어디 작가로 일하고 있는데, 최소한의 상식마저 없는 작가가 쓰는 글이 방송을 탄다는 게 나로선 코미디다. 한번은 정동영 인터뷰 원고를 써야 한다고 전화를 해서는 이렇게 묻는다.
"근데 정동영이 누구야?"
그게 내 동생이라니, 정말이지 돌아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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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03-15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정동영이 누구야?' 쫌 심하시네요. ^^
어느 집안이나 그런 사람이 하나둘쯤 있나봅니다.

그나저나... 사회적인 인식의 차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서로 이해하도록 노력은 해야겠는데...

sooninara 2004-03-15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저도 대선때 정몽준이 배신때린거 열받아서 남편하고 밤새 술먹고...노통찍었는데...요즘 들어서는 엄청 욕도 많이했답니다..(무료 7개월에 넘어가서 조손일보를 봐서 그런가^^) 그래도 일이 이렇게되자.사람맴이라는게...미워도 다시 한번 이럴까...
동생분은 마태우스님의 과장이 심하신건지..조금 엽기적이긴 합니다..
우리친정아버지..저 노통 찍었다고 미워라 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집의 50대이하는 전부 '노'를 찍었다는...

마냐 2004-03-15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지않은 노무현 지지자들이 동생분과 비슷한 과정을 겪지 않았을까 싶기두 하구..암튼, 그저 적당한 수준의 관심만 언론에 두고 있다면 그런 변화는 오히려 당연한게 아닌가 싶기두 하구...(누워 침뱉는 기분이..)너무 탓하지 마시구..동생분과 대화를 늘리는게 왕도가 아닐까 싶기두 하구....^^;;;

마태우스 2004-03-15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정치적인 인식만 가지고 그러는 게 아니구요, 다른 면에서도 너무 차이가 커서 힘들 것 같습니다.
수니나라님/요즘 "xx했다는..."이란 말이 유행인가보죠? 음...매우 쿨해 보이고 좋은 것 같아서 저도 한번 써봅니다. "과장이 아니라 축소보도를 했다는..."^^
마냐님/제 동생은 노무현 지지자가 아니랍니다. 평소 이회창 노래만 부르다, 갑자기 선거에 임박해서 노무현을 찍겠다고 한 거지요. 제가 원하는 건 최소한의 일관성이지요.

비로그인 2004-03-15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동생 분....제가 보기에는 초지일관의 일관성... 있어 보이시는데요.
무법변칙의 일관성이요~~ 허...
언변달변의 오라버니에 작가 동생 분이시라니....그 또한 일관성 있어 뵈는데요
부럽습니다...

마립간 2004-03-15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든 입가에 미소짓게 하는 이야기네요. (저는 달랑 여동생 하나있는데 미국으로 이사 간 후 8년동안 만나지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동생 생각나네.)

sooninara 2004-03-15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쿨하다는 소리를 별로 못듣는데...들으니 좋군요...아줌마는 '핫'이 어울릴듯...
 

 

 

 

 

 

내게는 조그만 홈페이지가 있다. '개나 소나 다 있는 홈페이진데, 내가 없다는 게 말이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친구에게 부탁해 30분만에 만들었다. 그게 2001년 6월이니, 벌써 3년 가까이 홈피와 더불어 살았나보다. 30분만에 만든 홈피니 모양이 영 안이쁘고, 요즘 유행하는 한줄답변 기능도 없다. 하지만 외관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을 채워나갈 내용물이 아니겠는가? 화려하게 생긴 홈피들이 다 황무지로 변하는 와중에서도 내 홈피는 무럭무럭 자랐다. 그게 가능했던 건, 하루라도 업데를 안하면 안된다는 강박관념 탓이리라.

자신의 홈피는 자유롭게 자기 얘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편안한 공간, 난 거기다 나에 대한 모든 것을 내키는대로 쓸 수 있었다. 아주 솔직하게. 내가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에게조차 홈피의 존재를 가르쳐주지 않은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새, 어찌어찌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지금은 20여분 가까운 숫자가 매일 내 홈피를 찾아주신다. 홈피를 가꾸면서도 내가 많이 성숙해졌다고 느끼지만, 거길 오시는 분들로부터 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분들에게 감사하는 뜻에서 지난 토요일, 홈피 최초의 오프모임을 가졌다. 지방에 계시거나 민주주의를 지키러 광화문에 가신 분들이 많아서인지 나까지 다섯명밖에 안되는 조촐한 모임이었지만,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여자 넷에 남자라곤 나 혼자이니,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모두 반가운 분들이었지만, 시나리오 작가인 여자분을 알게 된 게 특히나 기뻤다. 나이답지 않은 다양한 인생경험, 그리고 그걸 유머스럽게 풀어나가는 언변, 수다의 왕으로 군림했던 나는 그녀의 위력 앞에 그저 웃기만 했다. 민주주의를 지키러 못간 게 미안하긴 했어도 어제 저녁의 시간들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오늘부터 민주주의를 열심히 지키기로 했다. 지금 난 광화문에 간다).

-나빴던 점: 그저께부터 몸이 이상신호를 보낸다. 술을 많이 먹은 다음날에도 멀쩡하기만 했던 내 소화기관이건만, 최근의 혹사를 견디지 못했나보다. 그래서 어젠 약을 먹고나서 술을 먹어야 했는데, 약을 먹고도 속이 안좋아 좀 자제해볼까 했지만 시나리오 작가분이 고량주를 어찌나 잘마시는지, 그 페이스를 따라가다가 엄청 마셔버렸다. 지금도 영 속이 안좋다. 오늘은 기필코 술을 쉬어야겠다. 이러다...일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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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주 2004-03-14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술 마시는 실력(?)을 보면 마치 작년의 저를 보는 것 같습니다. 거의 날마다 술을 먹었더랬죠. 먹을 사람이 없으면 혼자 집에서 먹었다는. 언젠가 혼자 청하 까먹고 다음날 무지 아팠던 적도 있었어요. 작년 10월 이후로 한 달에 한 번 술을 먹을까 말까인데, 특히 올해 2월부턴 한 번도 안 먹었으니 술꾼 이제 알콜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양입니다~

2004-03-14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03-15 0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냐 2004-03-15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 넷에 마태우스님. 분위기 정말 좋았겠네요. ^^;;; 술맛이 물맛 같으셨던게 아닌지.

마태우스 2004-03-15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하하, 그래도 고량주인데, 설마 물맛 같기야 했겠습니까^^
연보라빛우주님/알콜중독에서 성공적으로 탈출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저는 언제쯤 그럴 수 있으려나 모르겠군요. 우선 본인의 의지가 없어서 말이죠....

비로그인 2004-03-15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모임이었겠어요~ 마태우스님이 조용히 웃고만 계셨다니, 시나리오 작가분의 언변은 어느정도실지. ㅎㅎ 건강유의하세요~
 

 

 

 

 

 

남녀가 만나서 아기가 생긴다는 오묘한 진리를 알게 된 초등학교 6학년 이후, 난 여느 남자애들처럼 성에 관심을 가졌다. 중1 때는 '좌지우지'같은 단어만 나와도 흥분을 했으며, '자진해서'란 구절을 읽을 땐 거의 자지러졌다. 그런 유치한 단계를 지나고 나자, 난 뭔가 제대로 된 야한 책을 보고픈 충동이 일었다. 과거를 돌이켜볼 때 꼭 읽고 넘어가야 할 책들을 안읽은 걸 무지하게 후회하는 나지만, 야한 책들은 그래도 남들 읽은만큼은 읽었던 것 같다.

우리집에 꽂혀있던 세계명작 중 내가 읽은 것은 딱 두권이다. <여자의 일생>이 그 중 하나인데, 사실 읽었다고 할 수도 없는 게, 특정 부분만 읽어서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것도 아닌 내용이지만, 그정도의 묘사도 나에겐 충격이었다. 내가 읽은 또다른 명작은 북카치오가 쓴 <데카메론>인데, 우연히 집어들었다가 거의 쓰러질 뻔했다. 거기 나오는 얘기들 중 상당수가 EDPS, 매우 건전하고 심오한 이야기만 담겨져 있을 명작에 뭐 이런 야한 얘기들이 있단 말인가? 아무튼 그 책은 내 사춘기에 있어서 가장 빛났는 책으로 기억한다.

한번은 아버지 서재에 들어간 적이 있다(아버님은 워낙 무서워서, 서재에 아무도 못들어가게 하셨다). 책상에 놓인 간이 책꽂이에는 책들이 몇권 꽂혀 있었는데, 그중 한권이 <첫사랑>인가 그렇다. 기회를 봐서 난 서재에 잠입한 뒤 그 책을 빠르게 읽어나갔다. 뭔가 나올 듯한 책이었지만, 그 책에서 야한 장면이라곤 남자가 기절한 척을 했더니 여자가 키스를 해준 게 전부였다. 그러고는 여자가 이렇게 말한다. "정신 든 거 다 아니까, 그만 엄살부려요" 굉장히 아쉬웠다. 바보같은 남자녀석, 누워만 있다니...

다른 책이 없나 봤더니 놀라운 책이 눈에 띈다. 유명 경제학자인 케네스 갈브레이스가 지은 <불확실성의 시대>. 이게 왜 놀랍냐고? 그 책의 제목은 한자로 써있었는데, <不確實性의 時代>라는 제목 중 내가 판독할 수 있는 한자는 不(불)과 性(성)밖에 없었다. 하핫, '성'이 그걸 뜻하는 건 나도 잘 알았기에, 잽싸게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다. 몇페이지 읽다가 책을 집어던지고 배신감에 몸을 떨었는데, 그땐 참 세상이 원망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고교 때인가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영화가 개봉되었는데-원래는 '우편배달부'인데, 그들의 항의로 제목이 바뀌었지 아마-영화에 맞춰서 급조된 번역판을 우연치않게 구했다. 떨리는 가슴을 안고 읽었는데, 해적판이라 그런지 묘사가 영 개판이었지만, 그 나이에 그게 어딘가. 한 열 번쯤은 더 읽었을게다. 박종화의 <삼국지>도 비슷한 시기에 읽기 시작했는데, 조조가 추씨부인이랑 하는 장면이 난데없이 나와 횡재한 기분으로 읽었다 (조조의 그 욕정 때문에 가장 용맹한 전위가 죽었지 아마).

그러다 김성종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추리소설가란 호칭이 붙는 그지만, 범인이 오리무중인 다른 추리소설과 달리, 그의 책들은 범인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그러니 범인이 누굴까 하는 궁금증은 없지만, 그래도 꽤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내가 그의 소설을 특히 좋아했던 것은 야한 장면이 심심치 않게 나오기 때문인데, 그 당시 읽었던 <제5의 사나이> 첫장면은 명자라는 유부녀가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남자와 바람을 피우는 거다. 그게 어찌나 야했는지, 분당 심박수가 500 정도로 올라갔을게다. 나중에 읽은 <나는 살고싶다>는 추리물이라기보다는 포르노로, 주인공은 시종일관 한다. 상대여자의 이름도 또렷이 기억난다. 색씨집에서 데려온 여자가 '화자', 과부가 '염복매'. 김성종은 그 책에서 낙지의 흡반 어쩌고 하는 비유로 과부를 묘사했다.

그런던 어느날, 김성종이 일간스포츠에 소설을 연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돈이 없으니 매일 사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한번 샀더니 둘이서 하기 직전이다. 다음 장면이 너무 기대되어 밤을 꼴딱 샜는데, 허무하게도 다음날은 이렇게 얘기가 전개된다. 막 하려는데 얘가 울면서 엄마를 찾으니까 남자가 다음에 하자고 하고, 화가 난 엄마가 "요놈새끼!" 하면서 얘를 두들겨 패는 내용.  나도 얘가 얄미워 죽는 줄 알았다.

대학에 간 후에도 야한 걸 볼 수 있는 기회는 생각처럼 많지 않았다. 내가 포르노를 본 건 대학3학년 나이인 본과 1학년 때, 그때 친구들과 여관에 놀러가 처음으로 봤는데, 여관에서 그런 걸 안틀어줘, 한번도 경험이 없던, 그래서 가장 아쉬웠던 내가 주인에게 여러번 전화를 걸었다. "....좀 틀어주면 안되요?" 몇 번을 이러자 주인은 십오분짜리 포르노를 틀어줬는데, 대개의 포르노가 여성학대를 다루고 있는 반면 그건 그래도 인간적인 영화였다. 내 친구들이 "포르노 보고 돌아버린 애도 있다"느니 하면서 겁을 줬던 기억도 난다. 인간적인 포르노를 처음 봐서인지, 난 시중에 유통되는 그런 포르노를 보지 못한다. 보면 속이 울렁거리고, 야하기는커녕 기분이 나빠진다. 대학 때 읽은 야한 책은 기억나는 게 없다.

졸업 후, 스포츠신문을 샀더니 마광수가 <알라딘의 램프> 어쩌고 하는 소설을 연재 중이다. 야한 게 심심치 와서 쭉 봤는데, 소설 내용이 겁나게 야한 적이 있었다. 다음날이 무지하게 기대가 됐지만, 그날 저녁 마광수의 구속 사실이 뉴스에 나왔고, 다음날 내용은 아주 건전하게 바뀌어 버렸다 (하려다 말았다, 이런 식으로). 언젠가 우리집 근처 책 대여점이 문을 닫으면서 책들을 1000원씩에 팔았는데, 단행본으로 나온 <알라딘...>을 그때 샀다. 옛날 생각이 나서 그 부분을 들춰 봤더니, 역시나 야했다. 97년인가는 친구로부터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빌렸다. 난 둘이서 하는 묘사가 몇십페이지에 걸쳐 있는 책을 그때까지 본 적이 없었다. 하루의 말미를 준 친구의 협박 때문에 잽싸게 보려고 했는데, 새디즘, 마조히즘이 나오는 후반부에는 견디지 못하고 책을 덮고 말았다. '이사람,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더니, 역시나 며칠이 못되어 그의 구속 사실이 뉴스에 나온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그때는 '마광수가 구속이니 장정일도 구속이지!'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건 창작활동에 대한 폭거였다는 생각이 든다.

빠진 것도 있었지만, 이게 내가 지금껏 읽어온 야한 책들의 목록이다. 참고로 <즐거운 사라>는 몇 년 전에 우리 할머니가 주셨고, 지금도 내 책꽂이에 꽂혀 있다. 한번 읽어 봤는데 뭐 별내용도 없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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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04-03-13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닐껄요 검은비님. 열화와 같은 성원이 몰아치며 연재를 외칠 것이고, 조금 연재를 하다 야한 소재가 떨어져서 잠시 쉬면 님의 소설에 중독된 사람들이 연일 대모대를 결성하여 님의 집 앞에서 '볼만하니 연재중지 왠말이냐 왠말이냐' '검은비는 책임져라 길고긴밤 책임져라'따위의 구호를 외칠껍니다. 물론 그 선봉대에 내가 떡 하니 서 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요. 우하하하
나는 포르노를 스물 여덟. 즉 작년에 처음 보았소. 순진하지 않고 성에 대해 무지 내지는 무관심한 나도 아닌데 어째서 저렇게 되었는지는 나도 모를 일입니다만 아무튼 포르노라는 것이 생각보다 재미 없더군요. 순 남성 위주라서 그런지... 내가 본 가장 섹시한 장면은 순수의 시대에서 마차안에서 장갑 벗기고 맨손 만지기 씬이었소. 그게 그해 여성들이 뽑은 영화속 섹쉬 장면 1위였다고 하더라구요. 키스도 없고 옷을 벗기지도 않고 그냥 손을 좀 에로릭하게 잡을 뿐인데 그게 어찌나 섹시하던지... 지금도 그 장면은 생생합니다.

soulkitchen 2004-03-13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검은비님. 우리 친하잖아요. 웬만하믄 지금 시작하시죠..크헐헐..저 역시 포르노를 스물다섯 무렵에 봤는데, 야하다 더럽다는 느낌보다 안쓰럽더구만요. 안쓰런 마음에 껀수만 생기면 챙겨서 보곤 했었습니다. 책에서도 조금 야시럽다 싶은 부분은 기억해 뒀다가 몇 번을 다시 펴보고 그래서 나중엔 그 책을 펼치면 그 부분이 바로 떡 펴지곤 했드랬죠. ㅎㅎ

쎈연필 2004-03-13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뽀청천을 초등 육학년 때 첨 봤는데, 드러워서 그 후론 안 봅니다. 봐도 샅께가 반응도 안 하고. 검은비님, 몹시 보고픈 걸요! 그나저나 마태우스님 글 넘 재밌습니다ㅠㅠ "좀 틀어주면 안돼요?" 이 부분에서 스무 고개 자지러졌습니다. 거듭! "검은비님, 좀 연재해주면 안돼요?"

진/우맘 2004-03-13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이타닉...동감!
제게 있어 가장 섹시한 소설은 '상실의 시대'입니다. 다른 책에 실린 서문에서,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을 보고 새벽 네 시 남자친구의 기숙사 창문을 넘었다는 여자분의 팬레터가 언급된 것을 보면, 비단 저만의 일은 아닌가 봅니다. 특별히 야한 구석이 많은 것도 아닌데...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쉬 잠을 이룰 수가 없지요.
마태우스님, 무라카미 류는 안 좋아하시는지? 그의 소설에 묘사된 SM플레이는 어찌나 적나라한지....몇 권 읽고는 더 이상 못 읽겠더군요. 아직 안 보셨다면, 그리고 보실 의향이 있으시다면, 류의 소설은 제목이 청초할수록 야합니다. 반면 '69'같이 노골적인 제목은 야한 대목이 거의 없지요.^^

가을산 2004-03-13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각자 보았던 야한 책을 털어놓는 분위기네요.
제가 중학생이 되면서 어머니께서 큰맘 먹고 사신 50권짜리 두꺼운 세계 명작 소설전집 중에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이게 그당시 야한 책으로 꽤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내용을 읽어보니, 야한 부분도 있지만 근대적인 규범과 위선에 억눌린 귀부인이 맘 속으로 진짜 원하는 사랑을 찾는 것이 주제더군요. 아.. 약간 실망.

내친 김에 중학생때 친구에게 들은 가장 야~한 이야기. 남자와 잘 때 도대체 어떡하는거냐?
친구가 저를 비롯한 호기심에 넘치는 급우들 몇에게 큰 비밀을 알려주듯 해준 이야깁니다.
'먼저 샤워를 한다. 그담에 침대에 눕는다. 남자에게 손을 내민다. 그러면 그담은 남자가 알아서 한다.'
끝. --;;

(이 이야기를 듣고 집에와서 입싸게 엄마에게 자랑했다는... 근데 정작 엄마는 친구가 그것만 이야기했을 리 없다고 믿지 않았다는 영양가 없는 후일담이 있습니다.)

2004-03-13 2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갈대 2004-03-13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남자가 알아서 한다...ㅋㅋ 정답인네요!!

sooninara 2004-03-15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대단해요~~~'
저는 중학교때 가정시간에 남녀 몸그림보고..어떻게 정자와 난자가 만날까 혼자 추리해서..진실에 도달하곤...참 놀랐습니다..그리고는 혼자만 간직하고 아무에게도 말도 못했다죠^^
우리남편이 야한걸 안좋아해서 저는 유명한 O양비디오, B양비디오도 못봤습니다...
얼마전에 남편이 회사에서 선물로 'OOO기숙사'인가하는 포르노씨디를 가져왔는데 둘이서 조금 보다 관두었습니다. 처음보는 포르노인데... 참 벗고서 똑같은짓만 계속하는데..볼것도 없드만요^^ 너무 늙어서 처음 보니 맘도 두근거리지도않고...포르노도 볼 적기가 있나봐요

▶◀소굼 2004-03-17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테고리에 성인만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해서; 검은비님의 만화를 특별연재토록;;[가당키나한 요구일까나;;]
 

 

 

 

 

 

몇 년 전,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님의 신장이 갑자기 나빠진 적이 있다. 크레아티닌이라는 물질의 혈중농도가 무 넘는단다. 선생님은 당장 입원을 하라고 하셨고, 난 입원결정서를 들고 원무과를 찾아갔다. 원무과에서는 당장은 방이 없으니, 집에서 기다리면 전화를 해주겠단다. 집에 가서 전화를 기다렸지만,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렇게 이틀을 기다리다, 원무과로 전화를 걸었다. 역시나 방이 없으니 더 기다리란다. 하루를 더 기다린 후, 어머님은 결국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 방만 구해 주시면 꼭 사례하겠습니다"

난 어머님이 건네주신 돈 20만원을 들고 원무과를 찾았다. 원무과장의 책상에 "저희 어머님의 작은 성의"라며 흰 봉투를 올려놓자, 과장은 독수리가 먹이를 채듯이 봉투를 숨겼다. 그리고는 말했다. "미스김, 104병동 방 하나 내줘!"
미스김: 104병동은 방이 없다고 하셨잖아요?
과장: 하나 있었어!
탐욕으로 얼룩진 과장이란 놈의 추악한 얼굴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원무과의 힘은 정말이지 막강하다. 잘 모르는 사람은 의대 교수가 제일인 줄 알지만, 예약과 입원, 그러니까 진료에 필수적인 두가지 권한은 몽땅 원무과가 쥐고 있다. 그 권한을 이용해 챙기는 게 많은지, 삼성병원 기획팀에서 진료예약의 기능을 다른 부서로 넘기려고 했을 때 얼마나 반발이 심했는지 모른다 (결국 실패했다).

물론 그들도 나름의 고충은 있을 것이다. 딸린 식구도 많을테고, 여기저기 돈 쓸때도 있겠지. 하지만 내가 그들을 미워하는 것은 환자 보호자라는 어려운 입장을 이용해 돈을 챙긴다는 것이다. 병의 경중에 관계없이 누구나 빨리 치료받기를 원하며, 나처럼 돈을 써서 새치기를 한다면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보게 마련이다. 내가 했던 새치기도 그래서 옳은 일이 아니었지만, 방이 있는데도 부수입을 위해 꼬불쳐 둔 원무과장은 몇배나 더 나쁜 놈이 아닐까 싶다. 의사 촌지는 많이 없어졌지만, S대병원 원무과에서는 아직도 돈세는 소리가 들린다. 사각-사각...(이건 칼가는 소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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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3-13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거...참. 할 말이 없습니다.

paviana 2004-03-13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s대학 병원장의 기사님을 잘 알구 있었습니다. 정말 병원장은 바뀌어두 기사는 안 바뀌는지라 그때는 s병원의 입원,예약 이런 것이 정말 아무일도 아닌적이 있었습니다...

마냐 2004-03-14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한민국 살아가는데, 의사, 판검사 한둘은 알아야 편하다고 했는데...흠..더 빠른 길이 있었군요.
 

 

 

 

 

 

41번째, 일시: 3월 11일(목)

마신 양: 소주 14잔 정도?

좋았던 점: 지난번 모일 때는 비싼 고기집에 가는 바람에 회비를 3만원이나 내고도 고기를 4점밖에 못먹었다. 허기가 져서 공기밥을 두공기 먹었는데-김치에다가-이번엔 광우병 때문에 두부집에서 모여, 두부라도 실컷 먹었다.

나빴던 점: 선배 한분이 깽판을 치는 바람에, 소주를 아무리 마셔도 안취했다...

부제: 시간강사 단상

우리 사회에서 시간강사는 노예 그 자체다. 학생들로부터 '교수님' 소리를 듣긴 하지만, '보따리 장사'라는 자조적인 표현대로 전임이 되는 그날까지 열악하기 그지없는 신세를 감내해야 한다. 시간당 2만여원이 그가 지식을 팔아서 받는 대가며, 그마저도 방학 때는 없다. 강의를 하러 여기, 저기를 다녀야 하는 것도 고달프지만, 조금 일찍 오면 마땅히 있을 곳도 없다. 전임교수의 눈밖에 날까 두려워 이사, 경조사 등에 빠짐없이 참석해 노동력을 제공한다. <세기말>이나 <플란더즈의 개> 같은 영화에서도 시간강사의 열악한 처지가 묘사되는데, 신랑감 순위에서 50위가 농부고, 51위가 인문대 박사라는 대사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지성 어쩌고 하면서 스스로를 포장하는 대학 사회가 강좌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하는 시간강사의 처우에 무관심한 것은 범죄 그 자체다. 그들에게 쓸 예산이 없다면, 별로 하는 일도 없는 교수들의 봉급을 깎아서라도 돈을 더 주면 안되는 걸까.

한성 천안 동문회-한성고를 나오고 천안 지역에 근거지를 둔 사람들의 모임-에도 시간강사가 하나 있다. 지금 , 전임이 되는 것은 이미 글렀다고 봐야 한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물론 나역시 그런 그에게 공감한다. 하지만 그는 정도가 심했다. 모일 때마다 그 소리를 하니 지겨울 법도 한데, 어찌된 게 갈수록 깽판의 강도가 커져간다. 제 스스로 흥분해 선배도 몰라보고 난동을 피우며, 쌍욕도 서슴치 않는다. 그걸 제지하는 다른 선배에게 "내가 한달에 얼마 버는지 알아?"라며 대들 정도니, 알만하지 않는가.

모든 전임 교수에게 적대감을 가진 듯한 그는 다른 교수와 싸운 걸 무슨 굉장한 무용담처럼 늘어놓는데, 엊그젠 여성 도의원에게 "미친년"이라는 말을 내뱉어 그녀를 울린 걸 무려 네 번이나 얘기를 했다. 그가 전임이 못된 것이 어쩌면 그의 괴팍한 성격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로 인해 화기애애해야 할 동문회가 언제나 썰렁해지니, 앞으로는 나오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 선배도 처음부터 그런 성격은 아니었을 터, 십수년에 걸친 시간강사 생활이 그의 인성을 피폐시켰으리라. 또하나의 노예제도로 일컬어지는 시간강사 제도는 이렇듯 도처에서 괴물을 만들어내고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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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번째, 일시: 3월 12일

마신 양: 소주 한병+알파, 맥주 2병

왜 마셨나?: 여의도 집회가 끝난 후, 홍대앞에 와서 뒤풀이를 했다. 원래는 그 근처 포장마차에서 마시려고 했는데, 모든 술집은 사람들로 미어터졌다.

새로이 깨달은 점: 사람들은 자신이 노빠로 보일까봐 전전긍긍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일반 시민이고, 탄핵에 분노해서 나온 거야"를 거듭 강조함.

나빴던 점:
-술값을 내가 냈다.
-술값을 미리 냈는데 주인이 안냈다고 우겨서, 한판 붙을 뻔했다(안그래도 기분이 나쁜데..)
-한사람이 안주발을 세워서 힘들었다. 안주 하나 더하자니까 결사반대한 것도 그사람이었다. 그건 안주 많이먹는 사람의 특징인가보다.
-새벽 두시에 들어갔더니 벤지가 굶고 있었다. 미안해 벤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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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주 2004-03-13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상황에서 안주빨 얘기나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그래도 안주빨에 상당히 찔리는군요. 저도 안주빨 엄청 세우는데...ㅠ.ㅠ

가을산 2004-03-13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통에게 투표하긴 했지만 노빠(여기서의 의미는 노사모)는 아닙니다.
그런데도 친정이나 시댁에 가면 골수 노빠 취급 당합니다. 유일하게 노통을 찍었기 때문에. --+
대선이 끝난지가 언젠데 아직도 시댁에 가면 '지금도 노무현 찍은거 후회 안하세요?'하고 묻는 사람들이 있고, 남편도 정치적인 입장은 저와 대립됩니다.
친정 부모님은 제가 노무현에게 투표한 것을 아신 이후로는 - 작년 추석에서야 아셨음 - 아예 반년째 왕래가 끊긴 상태입니다. 두분은 이 정권 아래에서는 이민이라도 가실 태세인데, 다른 사람도 아닌 딸이 '배신'을 했다는 것이 무척 충격이었나봅니다.
저도 나름대로 '앞으로는 명절 때 우리 만날 필요 없이 노무현 사진이나 보지'라는 새어머니의 명언에 상당한 내상을 입은터라 - 아마 기생충학 교수님들에게서 받은 마태우스님의 내상과 비슷할까요? - 당분간은 저도 마주치기가 싫습니다.
정치 때문에 가족 관계에까지 금이 가다니, 저희 집안도 좀 유별난 것 같습니다.

마태우스 2004-03-13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주님/우주님은 괜찮습니다. 여자잖습니까<--이거 남녀차별인가요?
가을산님/역시 인간사란 것은 갈등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치 때문에 갈등을 겪는 건, 좀 비생산적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갈대 2004-03-13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히 저희 집은 모두 노빠로 통일입니다^^; 만약 부모님께서 야당을 지지하고 이번 탄핵에 찬성했다면 제 성격상 가만있지는 않았을 겁니다. 아무리 부모자식간이라도 옳지 않은 길을 고집한다면 절대 동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소신이기 때문입니다.

마태우스 2004-03-13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대님/우와................... 정말 다행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