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명화인데요, 가장 안생긴 남자가 주연입니다. 그렇다고 말을 잘하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버벅거리죠. 그렇담 연기라도? 아, 그것도 아니구요, 연기가 겁나게 어색합니다. 본 사람들은 다들 가식적이라고 하더군요. 그럼 왜 화제가 되냐구요? 그런 사람이 주연을 한다는 자체가 화제 잇셀프 아니겠어요?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www.ytn.co.kr/news/news_view.php?m_cd=0106&s=0&idx=64588&h_cd=

사진 밑의 동영상보기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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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3-18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봐도 참.... 너무하네요. 그때 상황이 안좋았던 것도 감안해 주시길!

쎈연필 2004-03-18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샤프하세요.

연우주 2004-03-18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마태우스님 멋진데요? 참고로 촬영기사가 '이문세'더군요. 그거 보고 큭큭 웃었습니다. ^^

마립간 2004-03-18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기생충을 공생충으로 바꾸려는 의도를 갖고 계시군요.

비로그인 2004-03-18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에 '장소제공 설대' 바로 그 기사로군요~ 전에 공개된 사진보다, 이 화면이 혈색도 훨씬 좋아보이는거 같네요. 무엇보다, 마태우스님의 목소리를 듣다니! 높고 또랑또랑한 목소리군요. ^^ 여튼 기사를 보니 참 신기합니다~~

연우주 2004-03-18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문제의 그 설대 사건 장소였군요~~~--; 뒷북.

진/우맘 2004-03-18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동영상 보기 밑의 '고개숙인 남성' 어쩌고 하는 광고 때문에 웃었는데.^^ '이 광고는 위의 내용과 관계 없음' 뭐, 그런 문구 넣어줘야 하는거 아녜요?!
그런데, 인터뷰 너무 점잖게 하셔서 이 책이 얼마나 유머러스한지가 잘 어필되지 않을 것 같아요! (정말로 기생충을 목에 감고 하셨다면...-.-;;;;;)

플라시보 2004-03-18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잘 봤습니다. 명화였습니다.^^
떨지않고 잘 하시네요. 저 같음 사시나무 떨듯 떨었을텐데.. 기생충과의 공존이라... 함께 고민해 봐야 할 문제군요. (밥 한숟가락 더 먹는걸로 될까요? 흐흐)

chaire 2004-03-18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정이 다양하시네요. 귀여운 표정, 날카로운 표정, 진지한 표정, 멍한 표정... 그리구, 눈이 작다 하셨는데, 아닌 듯합니다. 토끼눈 같다는 인상을 받았지요... <-- 목소리를 꺼놓고 보다 보니, 아무래도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중...

마냐 2004-03-18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정말 대단히 인상적입니다...님은 목에 감고 다니실 수 있다고 하셨지만..화면에 비친 것들과 '공존'을 받아들이기엔 저는 아직 내공이 부족한 모양입니다...^.^;; 조금 웃으며 진행하셨으면 '명화'의 질이 높아졌을듯 하지만..떨지 않고 저런 말을 태연히 하는 것도 주연 배우의 연기력을 높게 사는 점이죠...^^

sooninara 2004-03-18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주인공이 예상보다 갸녀리고 야시시한 목소리더군요..^^
전에 올리신 사진보다는 더 탱탱해 보이십니다..(예전 사진엔 주름이 좀 많더군요..혹시 방송 위해서 석고팩이라도 하셨는지...)

갈대 2004-03-18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멋지신데요~ 연기가 좀 어설프긴 했지만요..ㅋㅋ 밥 한 숟가락 더 먹고 공존하자는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가을산 2004-03-18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를 위해 일부러 기생충 감염을 시키는 치료를 하는 것을 TV에서 보았습니다. 아직은 일반화 되지 않은 치료지만... 그래도 저라면 아직은 으으~~

책읽는나무 2004-03-28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사진보다 정말 볼이 더 탱탱한데요....목소리도...생각했던것보다 더 곱네요...코맹맹이소리도 있는것같고...(스피커에 그렇게 들렸나??^^)....암튼....감명 깊었습니다....^^....설대사건을 그래도 잘 극복하시고...명화 잘 찍으셨네요....^^....한층 더 정겹게 느껴집니다...^^
 

 

 

 

 

 

1. 면허를 따다
내가 운전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다고 착각하게 된 것은 면허시험을 보면서부터다. 지금이야 필기 보고, 붙으면 코스 보고, 이런 식이지만, 내가 시험을 볼 때만 해도 하루에 세가지를 다봤다. 18세가 되기를 기다려 내 생일날, 그때만 해도 강북에 하나밖에 없던 상계 면허시험장을 갔다.

필기시험을 보려는데, 중학교 동창을 만났다. "야, 반갑다! 이따 점심이나 같이 하자!" 그는 이미 차를 끌고 다닌다면서, 면허시험은 우습게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그는 두문제 차이로 필기에서 떨어졌고, 점심 시간이 되기도 전에 시험장을 떠났다.

코스를 가볍게 붙고-남들은 엄청 시간을 잡아먹었지만, 난 순식간에 끝냈다-주행시험장에 갔다. 이런, 붙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걸 보면서 떨고 있었더니 필기에서 1등을 한 누나가 날 위로한다. "긴장 풀고, 배운대로 하면 되요!" 28점으로 턱걸이를 하고난 뒤에야 난 날 위로했던 누나가 떨어진 걸 알았다. 뭐라고 한마디 건네려 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나중에 그 누나를 학교에서 봤는데, 강의 시간에 늦어 아는 체를 안했다. 그 후로 그 누나를 못봤으니, 그때 아는 체를 안한 게 두고두고 아쉽다).

아무튼 난 한번에 면허를 붙은 흔치 않은 사람이 되었다. 그냥 맘 속으로만 간직해도 될 것을, 내 지도교수인 채모 교수가 "한번에 붙었다"고 자랑을 할 때마다 "저두요"라며 딴지를 걸어 괜한 미움을 샀다(더구나 채모교수는 나보다 2년 늦게 면허를 땄더만...)

2. 과속의 시대
차를 몰게 된 뒤, 내 별명은 '벤존슨'과 '개미한마리'였다. 벤 존슨은 약물복용으로 금메달이 박탈된 달리기 선수로, 스타트가 워낙 빠르기로 유명했다. 나 역시 스타트가 무지하게 빨랐는데, 신호가 바뀌자마자 가장 앞으로 튀어나갔다(그게 기름을 무지 많이 먹는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또한 운전을 하면서부터 난 택시와의 끝없는 전쟁에 돌입했는데, 택시가 내 앞으로 끼어드는 걸 최대 수치로 여겼다. 그걸 막느라 앞차와의 간격을 개미 한마리 길이로 유지하기도 했다. 누가 나를 추월하려하면 도저히 참지를 못했는데, 소위 말하는 '이유미 사건'은 그당시에 일어난 비극적 사건이다 (어느 차가 내 앞을 막아서 전조등을 켜고 어쩌고 하다가 다시금 추월을 했는데, 알고보니 내 동급생인 여자애의 차였다는, 그리고 그녀가 굉장히 무서워햇다는...)

중앙선을 넘어서 추월을 하다가 트럭에 박을 뻔하기도 하고, 고속도로에서 160킬로로 질주하는 등 갖은 만행을 저질렀는데, 그때 큰 사고가 안난 건 천만 다행이다.

3. 겸허해지다
어느 순간부터, 난 과속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추월경쟁을 할 때마다 어찌나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지, 이기건 지건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애를 먹었다. 회의가 일었다. 스피드 경쟁에서 이기면 뭐하고, 누가 끼어들면 좀 어떠랴. 이런 상념 끝에 난 모든 물욕을 버렸다. 깜빡이만 켜면 누구든 끼워줬고, 초보운전 딱지가 붙은 차는 무시하지 않고 뒤를 따라가며 에스코트해줬다. 속도는 언제나 규정속도를 지켰고, 누가 나를 끼워주면 실력으로 끼어든 거라도 공손히 손을 들고 비상깜빡이를 켜며 감사표시를 했다. 그랬더니 얼마나 마음이 편안해졌는지 모른다.

그렇긴 해도, 과속의 시대에 생긴 나쁜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다. 브레이크를 습관적으로 밟는 바람에 내 차에 탄 사람들은 하나같이 멀미를 했다. "내가 몸이 약해졌나?"라는 사람도 있었고, 내리자마자 오버이트를 해댄 사람도 있었다. 가장 드라마틱한 사건은 언젠가 에버랜드에 놀러갔다 올 때, 내 차에 탄 여자 네명을 모두 오버이트를 하게 만든 것. 몇년 전부터 오토매틱으로 차를 바꾸면서-내차는 아니고, 어머니 차지만-그런 건 덜해졌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내차 타기를 꺼린다.

아버님이 살아계실 때, 토요일마다 난 혈액투석을 마친 아버님을 집으로 모셨다. 혈중 질소가 높으신 탓도 있겠지만, 아버님은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탈 때마다 곧잘 오버이트를 하셨는데, 어머님께 이런 말씀을 하신 적도 있단다. "난 민이 차는 타기 싫다..." 그때 아버님께 얼마나 죄송하던지, 지금도 그때 상황이 눈에 선하다.

4. 결론
내가 과속 경쟁을 그만두지 않았다면 난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큰 사고가 아니더라도, 작은 사고는 여러번 났었을거다. 사고라는 게 나만 잘한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조심하면 그 확률을 어느정도 줄일 수는 있는 법이다.

한때는 목표지점까지 빨리 가는 게 잘하는 거라고 믿었다. "5분 일찍 가려다 10분 먼저 왔네"라는 조크를 내 신조로 삼았던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잘하는 운전이란, 탄 사람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난 운전을 잘 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못하기 때문에 더 겸허할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

또하나. 난 음주운전을 딱 두번 해봤다. 하지만 그건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였고, 술을 한잔만 먹어도 운전하기를 포기한다. 담배를 안피우는 것과 더불어, 음주운전에 대한 결벽증은 내 자랑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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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18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배안피우신다니, 마태우스님이 더 좋아지는데요? ^^ 전 과속하는 사람 보기만 해도 무섭던데, 만약 마태우스님 차에 탔다면 패닉상태에 빠지고 말았을꺼 같아요. 이유미 사건은 정말 충격적입니다! ㅎㅎ 전 장농면허라, 음주운전 할 일이 없지만, 자기뿐만 아니라 남의 생명도 위협하는 음주운전, 정말 안해야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님께 박수를~ 짝짝짝!

마태우스 2004-03-18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티크님/와------!!!! 앤티크님의 박수에 답례하는 모습입니다...

호랑녀 2004-03-18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남편 범생입니다.
시골길에 시속 40킬로로 가라고 쓰여 있으면 진짜로 40킬로로 가는 사람입니다. 결혼 전에, 바로 그 모습에 반해서 결혼했습니다.
정말 원칙주의자로구나, 정말 존경스러운 사람이구나...

결혼 후, 바로 그 모습 때문에 여러 번 싸웠습니다.
아이구, 이 앞뒤 꽉 막힌 바보야... 이게 더 위험하다, 다른 차가 우리 추월해서.
운전이란 건 흐름을 타는 게 가장 중요한 거야...

어쨌거나, 마태우스님의 놀라우신 변화에 경의를 표합니다 ^^

진/우맘 2004-03-18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뉴스에, 비탈길에서 핸드브레이크를 제대로 안 걸고 내려서 미끄러지는 차를 밀다가 깔려 죽은 아줌마 얘기가 나오더군요. 면허 따기 전 같으면 어이 없어 했겠지만, 요즘같아서는 마치 내 일 같아요.TT
저도 우수한 성적으로(?) 면허를 취득하고, 운전 잘한다는 사탕발림 칭찬에 거만해지며 연수를 끝냈습니다. 그, 런, 데....집의 차로 운전 연습을 하니, 그 놈의 '차 폭'이 이해가 안 돼서...끙, 끙, 끙.... 그리고 가끔, 핸드 브레이크도 안 내리고 기아가 안 들어간다고 투덜거리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한답니다. 에휴...

sooninara 2004-03-18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롱면허로 10년...이젠 핸드브레이크는 남편과 나 사이에 있는 막대기로만 여겨집니다..
저 면허따고 두번 차 끌어보곤 10년동안 운전이라곤 안해서..
그저 든든한 운전사가 태워주길 기다립니다..(울남편 어디든 차끌고 데리러 옵니다^^)

마냐 2004-03-18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제 운전스타일 변천사와 흡사한게..영...쩝....저는 '속도와 추월의 미학'을 즐겼다고 회상하며..요즘 제 남푠이 "여전히 거칠다"며 잔소리하면, "차량 흐름에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대꾸합니다. 어쨌든 '폭풍의 질주' 시절은 20대와 함께 막을 내렸고....제 생각엔 늘 모범적이던 '음주운전'은 결혼과 함께 끝났습니다....(동종업계 종사하는 남편이 음주운전하는게 죽도록 싫더라구요..둘다 같이 음주운전 끝냈죠..^^;;;)
 

 

 

 

 

 

* 19세 이하는 부모의 지도를 받고 읽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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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 타서 내 자리에 앉았는데, 잠시 후 젊은 여자가 앉았다고 가정해 보자 (물론 그런 일은 거의 없다. 오늘 퇴근길에도 엄청나게 뚱뚱한 남자분이 옆에 앉아서, 입석보다 힘들게 와야 했다). 내가 그녀에게 "어디까지 가세요?"라고 묻는다면 여자는 십중팔구 날 째려보면서 "왜요?"라고 말하거나 침묵으로 내 말을 무시했을게다.

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는 그렇지가 않다. 생판 처음보는 할아버지가 "어디까지 가슈?"라고 묻는다해도 할머니는 "군산까지 간다요"라고 친절하게 대답해 주고, 가는 내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눈다. 왜 그럴까? 아까의 나와는 달리 그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어떻게 해보겠다는 사심이 없기 때문이리라. 물론 그런 걸 이용해 어떻게 해보려는 할아버지가 없지는 않겠지만.

남녀사이는 진정한 친구가 되기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할아버지들처럼 사심이 없다면, 그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완전한 사랑>이란 드라마에 나왔던 홍석천과 이승연처럼, 여성과 게이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 식이라면 레즈비언과 남성도 마찬가지여야 하건만, 남성이란 동물은 합의에 의해서가 아닌, 폭력으로 목적을 성취하려는 나쁜 버릇이 있는지라 상대의 성적 취향을 무시하고 일을 벌이기 일쑤다. 남성들에게 물어보면 레즈비언에 대해 무지하게 관대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이게 남성이 동성애에 열려 있다는 소리는 절대 아니며, 레즈비언이 방심한 틈을 타서 어찌어찌 해보려는 수작에 지나지 않는다.

남성들은 게이에게 엄청난 혐오감을 표출한다. 그런 두려움은 자신이 당할 수도 있다는 공포감에서 기인하는 것일텐데, 그건 사실 게이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다. 남성이야 치마만 두르면 다 찝적거리고 싶어지겠지만, 게이들이 아무 남자에게나 매력을 느끼는 건 아니다.

이렇게 남자 욕을 맨날 하지만, 나 역시 몸 가득히 사심을 가진 늑대에 불과하다(오오--- 늑대울음 소리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여자와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난 주위에 여자 친구들이 제법 되는데, 그렇게 된 비결이라면 나이가 들어 기력이 쇠퇴해진 것도 이유가 될테지만, 사심을 버리는 기술을 연마한 게 더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난 몰랐지만 여자는 사심을 제거한 남자를 알아보며, 그로부터 편안함을 느낀단다. 그러니 내게 "왜 너같은 애한테 여자들이 몰리지?"라고 질시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사심을 버리는 훈련을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 이 글의 모순: 주변에 여자가 있으면 좋은 이유는 사심을 충족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심을 버리면 여자가 모인다. 하지만 사심이 없으면 여자가 모여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나저나 사심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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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17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모순을 읽다보니 머리가 빙글빙글 돌려고 하는데요~ 남들이 볼땐 부러워보이지만, 그럴일만도 아니다- 뭐 이런걸까요?? ㅎㅎ 그나저나 이게 무슨 19세이상이예요! 15세로 등급하향해주세요~ ^^

비로그인 2004-03-17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는 사심을 제거한 남자를 알아보며, 그로부터 편안함을 느낀단다,,에 올인~~입니다.
제 경우는 특히 그렇다는 거죠...
사심을 제거한..이라고 함은 그대를 이성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 대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말... 제대로 보는 거라 생각 하구요**...하지만, 처음에는 너도, 나도 사심 없는 사이에서 애정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면 거 참 마음 + 상황 심란해 지죠. 사실 얼마 전 제가 경험한 일이라 헤헤 처음에는 혹시 오지랖 넓은 내 허접한 동정심은 아닐까... 자아 반성 많이 하기도 하고....이제는 “ 수컷들아....그대 내 안에 편히 쉬다, 놀다 가라 ” 라는 설명하기 꽤나 복잡한 마음의 경지에 다다름에 혹시 내가 정말 사랑에 빠지기엔 마음이 너무 건조해 지는 건 아닐까....무지하게 걱정도 됩니다. “ 이 세상의 모든 애정행각 만만세~” 라는 제 애정행각철학과 이빨이 좀 안 맞기도 하구요... “ 그대의 연인, 네 안에 그를 향한 사랑하는 마음이 커 갈수록 더 큰 자유를 주고, 더 크게 사랑해 주리라 ”라는 제 애정 철학과 남자친구를 이상한 나라 폴에 나오는 인형 방망이 같은 걸로 작게 만들어서 보고 싶을 때마다 볼 수 있게 주머니나 이런데 넣고 맨날 맨날 데리고 다니면서, 재미있는 얘기해주고, 챙겨주고 싶어 하는 제 마음하고도 정말 모순이거든요....ㅠ.ㅠ;;;
그리고 정말 사심이 없어 너무나 좋던 사이를 기어이 망쳐 버리는 뜬금없는 늑대과의 거리를 조율하는 것을 전, 위험선 넘나들기라고 표현하지만 .....그거 정말, 쉽지만은 않더군요...
보태기> 정말... 제대로 보는 거라 생각 하구요**...의 상황에서 인간은 정말 진짜 제대로 보이는데..너무 이성으로 안 느껴지는 것도 너무나 서글픈 상황입니다.

sunnyside 2004-03-17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사심 없는 남자 시러요! 최소한의 사심이라도 있다면 매번 저한테 그렇게 얻어먹을 수만은 없을낀데.. ^^; 현재 이태백 혹은 가방 끈 늘리고 있는 이 칭구들아.. 부디 나에게 사심을 좀 가져다오~

진/우맘 2004-03-17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요, 마태우스님은 이미 경지에 이르셨습니다. 오죽하면 그 기가 뻗쳐서, 제가 처음에 아무 근거 없이 '아줌마'라고 믿었겠습니까. ㅋㅋㅋ

쎈연필 2004-03-17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기에 마태우스님은 고단수 늑대입니다^^ 확신합니다. (마태우스님 내공으로 보건대, 저의 말에 상심하지 않으시리라)

마태우스 2004-03-17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몽상자님/ 어머나, 들켰다! 어디서 탄로났을까??? 탄로났기에 상심합니다. 오오오---(늑대울음소리)
진우맘님/그만 하세요!! 다 탄로났다니깐요T.T
서니사이드님/제가 애들 풀었으니, 곧 사심가진 애들이 나타날 겁니다.

마태우스 2004-03-17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티크님/15세는 좀 너무하잖아요? 18세!!! 더이상 양보는 없습니다.

갈대 2004-03-18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론은 사심이 없는 척 위장하는 기술을 얼마나 숙련하느냐에 달린 것이 아닌지..ㅋ

플라시보 2004-03-18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완전 정복 이던가요? 거기서 이나영이 장혁을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생겨라 사심'하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아무튼. 제 주변에는 저에게 사심을 가진 남자들이 거의 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없기 때문에 다들 친하게 잘 지냅니다. 다만 사심이 없는 것 까지는 좋은데 제 신체적 약점(착한 몸매나 기타등등)을 가지고 놀려먹는 짓들은 제발 고만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비로그인 2004-03-18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체적 약점(착한 몸매나 기타등등)을 가지고 놀려먹는 짓마저 하지 않는 모습..그게 진정으로 사심을 버린 늑대의 모습이 아닐까요..? 뭐 어떤 상태로든 여자라는 탈을 뒤집어 쓰고 있는 한... 끊임없는 그들의 사심은 계속될 것 같다..그거죠 님이 그저 정말 착하기 만한 몸매의 소유자 라면요..ㅋㅋ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실전형이든 이론형이든...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자의 여유로운, 게걸스런 그런 사심의표정을 잘도 감추고는
" 난 그저 천진난만한 미소만 지을 뿐이야~"하는 고단수 늑대만을 조심하자구요...
아님 그 늑대 확 꼬셔서 님 휘하에 무릎 꿇게 하시든지....^^;;;
 

 

 

 

 

 

몇달 전, 누가 내게 인사를 했을 때 매우 당황했던 적이 있다. 분명 아는 얼굴인데, 그렇다고 내가 알던 그사람은 아니었기 때문. 일단 인사를 하고 넘어갔는데, 옆에 있던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xxx 선생님이란다. 그제서야 난 고개를 끄덕였다. '아, 가발을 쓰셨구나. 그래서 몰라봤구나'
아까도 그 선생님을 만났다. 처음의 어색했던 모습과는 달리, 이젠 가발이 제법 자리를 잡은 것 같았고, 그전보다 훨씬 젊어 보이기까지 하니, 가발을 잘 하셨다고 할 수 있다.

내 친구 하나는 스물 다섯을 넘어서면서부터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는데, 28세 쯤에는 완전히 이마가 까졌다. 몸도 좀 비만해 "쟤 장가는 어찌 가려고 그러나" 걱정하기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날, 녀석이 가발을 쓰고 왔다. 알고 지내던 모습과 너무 달라 웃음만 나왔다. 하지만 사람이란 적응의 동물, 조금 지나자 가발쓴 모습이 잘 어울린다. 겉보기와는 달리 가발을 관리하는 건 무척이나 귀찮은 일이라는 게 친구의 설명이지만, 외견상 보이는 효과를 생각하면 그정도 투자는 할만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몇 년 후 그가 결혼을 한다고 예비신부를 데려왔다. 가발인 걸 모르니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지만, 금기를 깨고픈 게 인간의 보편적 정서라, 술자리를 같이하는 내내 입이 간지러워서 혼이 났다. 아이를 둘이나 낳은, 그래서 빼도박도 못하게 된 지금은 물론 그 비밀을 알게 되었으리라. 궁금하다. 그걸 알고나서 자기를 속였다고 화를 내지나 않았는지.

우리나라에서 대머리에 대한 반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대머리 남자보다 차라리 틀니가 낫다고 대답한 사람이 있을 정도니, 나처럼 눈이 작은 남자는 대머리에 비하면 왕자다. 왜 그렇게 대머리를 싫어하는 걸까 생각을 해보면, 80년대의 아픈 역사가 자연스럽게 떠올려진다. 당시 대통령을 하던 전모씨가-턱이 좀 나왔던 영부인과 쌍을 이루어-대머리에 대한 반감을 조성한 주범이 아닐까? 대머리에 대한 혐오가 얼마나 컸으면 대학가에서 이런 노래가 유행했겠는가. "대머리, 오 대머리, 민족의 태양이시여!"

전씨만큼은 아니어도, 아버님 역시 대머리셨다. 대머리는 우성유전이라는데, 내가 혹시 대머리가 되면 어쩌나 무지하게 걱정을 했다. 이 외모에 대머리라면, 아무리 재벌2세라도 어느 여자가 나와 놀아줄 것인가. 난 아버님의 작은 눈을 물려받았으니, 대머리는 남동생이 물려받으면 안되나 이런 생각도 했고, 잠에서 깨어나 베개에 머리칼이 붙어 있으면 개수를 헤아리며 탄식하기도 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대머리가 될 조짐은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머리가 너무 빨리 자라서, 숱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다. 하지만 머리라는 게 빠지면 순식간에 빠지는 법, 숱이 많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신이 이런 외모를 주신 것도 잔인한 일이건만  대머리는 너무 심하지 않느냐 하는 낙관론을 펴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는 중인데, 하여간 내가 자존심이 워낙 센 놈이라 일단 대머리가 되고나면 누구와도 만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내가 갑자기 우리 사회에서 사라진다면 이렇게 생각하시라. "대머리 됐구나!" "아냐, 로또 됐을지도 몰라!" 내가 다시 세상에 나타날 때는 "부탁해요!"라는 말로 유명했던 모 탤런트처럼 머리를 잔뜩 심고난 이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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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17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마태우스님이 안보이면, 대머리 되셨구나!!라고 생각할래요~ ^^ 근데 저 위의 노래가 진짜로 있었나요? 충격적인 노랩니다...대머리는 대를 걸러서 유전된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마태우스님말구 자식대를 염려해야되는게 아닐까요~ 호호~ 그래두 남자대머리보단, 여자탈모가 더 마음이 아프던데요...저두 정수리 원형탈모가 일어나려고 해서 걱정! ㅡㅡ;

플라시보 2004-03-17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자라서 대머리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만. 머리가 많이 빠지긴 많이 빠집니다. 그리고 빠진만큼 또 잔머리가 나서 제 머리는 햇볕있는 곳에 서서 보면 무슨 잔디밭 갔습니다. 그나마 오후가 되어 머리에 기름기가 돌기 시작하면 잔머리들이 다소 무거워진 몸을 뉘이지만 아침에 감고 나면 가히 사자머리 부럽지 않습니다.
저는 대머리에 대해 별 생각을 못 해 봤었는데요. 얼마전 친구가 몇년째 쫒아다니던 남자를 보고 이렇게 말하더군요. '생긴건 신성운데 대머리야 대머리. 난 죽었음 죽었지 대머리랑은 연애 못해'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그 사람이 대머리씩은 아니고 그냥 약간 머리가 까진 정도인데... 아무튼 여자들의 대머리에 대한 반감은 님이 말씀 하신 것 처럼 대단한것 같습니다.

ceylontea 2004-03-17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ㅜ 저는 정수리부분에 머리카락이 너무 없어서...

비로그인 2004-03-17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녁 집에 가는 길에 머리에 하고 있던 머리핀이 제 엄청난 머리숱을 감당 못 하고
틱 하며 부러져 날아 갔었더랩니다. 머리 숱 하나는 끝내주게 많은 저 ....
한 두 번 겪는 일도 아닌지라..... 떨어진 핀대 주워 챙겨들고....
근처에 있는 악세사리 가게에서 핀 하나 사려고 들어갔다가...
" 아 저 핀은 핀대 얼마에 한치에 얼마 하는 리본에 ,한 숟갈에 몇 백원 하는 비즈에 ,한 알에 몇 백원인 트리스탈...오....실리콘 값, 포장값, 애라 그래 유통비까지 넣자 "하고 아무리 계산해도 너무 양심 없는 가격임에, 분노를 느끼며 600원 짜리 머리끈 하나 달랑 사왔는데... 이 녀석도 오늘 아침에 고무줄 반이 터져 버려 지금 물귀신처럼 하고 앉아 있답니다...
아 ..대머리 하니까 제 친구 한 놈 생각나네요....뭉구리 라고 ...여튼 학부시절...
그 녀석에게 받을 돈이 좀 있었는데, 군대 간다고 휴학하는 바람에 못 받고 있다가...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쳐서 " 흐흐흐 야 임마.너 잘 만났다..너 내 돈 십 만원 내놔"
그랬더니... 쓰고있던 털 모자를 훌렁 벗으며 " 돈 없다.. 머리 심었다..배째라 ..."
그랬더 랬죠. 띄엄띄엄 모심은 것처럼 줄맞춰 심은 머리를 군에 간다고 짧게 깍은 걸 보니...
불쌍하기도 한데 하도 뻔뻔할 뻔짜로 나오는 게 얄미워서 뒤통수라도 한 대 쳐줄랬는데 .....
아... 뒤통수에 희멀건 줄.... 그 놈은 뒤통수 머리털을 앞 통수에 이식했던 게지요....
그 하얀 줄이 너무 서글퍼서 그냥 십 마넌 포기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몽구리....지금은 머리 빡빡 깍고 왁스+주름방지화장품 바르며 광내고 다닙니다.
대머리 친구를 위해 십마넌이나 기부한 저, 너무 착한 친구 아닙니까 ?

마냐 2004-03-17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 길거리에서 누군가 넘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모르겠더라구요. 아, 당혹, 당혹~. 어어 하고 있는데, 그분이 웃으면서 슬쩍 손을 올려 모자를 벗어 보이는데..그 훤한 머리를 보고서야, "어머, M선배, 이 동네엔 왠 일이세요"라고 뒤늦게 호들갑을 떨었습니다....내참...^^;; 그분도 방송사 기자였지만...은근히 적지않은 TV 기자들이 가발, 모발이식..이런데 신경쓰고 살고 있죠..ㅋㅋㅋ

마태우스 2004-03-17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티크님/대머리는 대를 걸러 유전된다구요? 큰일이군요. 저희 친할아버지 사진을 보니 대머리시던데...으흐흑.
플라시보님/사자머리...후후, 저도 요즘 사자머리에요. 아침에 거울보면 완전히 갈기같아요.

마태우스 2004-03-17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여자분들도 머리숱 걱정을 하시는군요. 정수리야 잘 보이지도 않는데요 뭘.
스위트매직님/머리숱이 많으면 핀이 부러지나보죠? 흠... 글쿤요. 근데 십만원을 그렇게 쉽게 포기하시다니. 아니 왜 스위트매직님 돈으로 머리를 심는답니까?? 제대하면 꼭 받으세요!!
마냐님/대머리는... 직종과 연령을 초월한 스트레스겠지요^^
 

 

 

 

 

 

한달에 평균 열권 내외의 책을 읽는 나, 그렇다면 사흘에 한권 정도는 읽어야 평균에 다다른다. 1, 2월 각각 11권을 읽어서 "올해는 작년 기록을 넘어서보자!"며 의지에 충만해 있었는데, 그만 암초를 만났다. 철학에 관한 책인데, '그 책이 뭐가 어려워?'라고 할까봐 제목을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하여간 내게는 좀 버거운 책이다. 3월 9일 <과학콘서트>를 다 읽었으니, 8일이 넘도록 그 책만 붙잡고 있는 중이다.

'술만 먹고 다니니까 그렇지!'라고 할지 몰라도, 술은 이미 내 생활의 일부로 정착된 것이고, 작년에도 200회가 넘게 술을 마시는 동안 126권의 금자탑을 쌓았던 나다. 어차피 4시간에 달하는 출퇴근 시간에 책을 읽으니 그딴 게 별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왜 이렇게 진도가 안나가는지, 책만 펴면 졸려 어젠 갈 때, 올 때 모두 기차에서 자버렸다. 철학책이니 집에서 가부좌를 틀고앉아 읽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쉬운 책으로 실적을 쌓고난 뒤 여유있을 때 읽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된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 책은 결코 어려운 책이 아니란다. 내가 <그림으로 보는 현대철학>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자 내 사상적 스승인 어떤 분이 "이것도 읽어보라"고 권한 책인데, 엊그제 그 사람을 만났을 때, "니가 추천해 준 책 읽고있어!"라고 자랑을 했더니 그가 이런다. "재밌지? 어렵지도 않고..." 일반 사람에게 어려운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는 능력이 바로 내공, 그래서 난 탄식한다. '아, 나는 언제쯤 그런 내공을 가질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이따금씩 그런 암초들을 만난다. 에코가 쓴 <장미의 이름>처럼 내공이 부족해서 어려웠던 책이 있는 반면, 그저 지겹기만 한 책들도 있다. 칼 세이건이 쓴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도 책에 담긴 아름다운 말들에 비해 너무 지겨웠고, 노암 촘스키의 <숙명의 트라이앵글>은 난해한 번역과 맞물려 나로 하여금 오랜 시간을 투자하게 만들었다. 600페이지쯤 되는 책을 만나면 이런 푸념을 하게된다. "두권으로 만들지.... 그럼 두권으로 카운트되는데..." 미술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큰맘먹고 산-무지하게 비싸더만-<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는 그 방대한 두께에 질려버려, 일년이 넘도록 책꽂이 한켠에서 먼지를 맞고 있는 중이다.

암초에서 탈출하고 나서 크게 기뻤던 적은 없는 것 같다. 머릿속이 텅 비어버린 느낌과, 당분간은 책을 읽지 않고 싶다는 생각 등등이 교차했던 기억이 나는데, 하여간 이번주까지는 눈앞에 놓인 암초를 제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떨어진 진도를 만회하기 위해 남은 기간 동안 가볍고 쉬운 책들을 맹렬히 읽을 계획인데, 열심히 해서 3월도 두자리 숫자의 책을 읽은 달로 기록되었으면 좋겠다.

* 그런데 문제가 있다. 현 시국 상황이 나로 하여금 자꾸만 광화문에 가게 하니까. 거기 갔다가 술이라도 한잔 하면, 잘 때 책을 읽는 게 불가능하잖아? 그래서 이런 구호를 외쳐본다.  독서를 훼방놓는 한민자는 각성하라! 각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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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03-17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브리치 할배 책, 재밌습니다. 그림도 좋구요. 할아버지가 손자 앉혀놓구 이거이 머시기 하면서 차분하고 다정하게 설명해주는 느낌이랄까요. 한번 그냥 쭉 읽어보세요. 제가 답답할때마다 아무데나 펴서 읽는 책입니다. 방대한 두께가 부담스러우시면 열화당 미술선서에서 보통 책 크기 두권짜리로 나온 게 있습니다. 돌아다니면서 읽긴 이게 훨 좋네요.

"...그것은 분명히 아름다운 얼굴이 아니다. 렘브란트는 그의 못생긴 얼굴을 결코 감추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겅루 속에 비친 그 자신의 못브을 아주 성실하게 관찰했다. 우리가 이 자화상을 보고 금방 아름다움과 용모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잊어버리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성실성 때문이다. 그것은 살아 있는 인간의 진정한 얼굴이다. 거기에는 일부러 어떤 자세를 취했다든가 허식을 한 자취가 전혀 없다. 다만 자기의 생김새를 샅샅이 훑어보는, 끊임없이 인간 표정의 비밀에 대해 보다 많은 것을 탐구하려는 화가의 꿰뚫어보는 듯한 시선만이 있을 뿐이다."

p. 410, 20장 자연을 반영하는 거울 중


가을산 2004-03-17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암초가 뭔지좀 알켜조요~
그리고, 진짜루, 한민자는 각성하라! 저녁시간 다 뺏어먹게시리!
안그래도 아는사람 없으면 촛불 들고 기대서서 책이나 읽으려고 했는데,
대전은 고장이 작아서 1000여명 모이면 대충 알음알음 ngo관계자들은 낯이 익더라구요.
마치 모처럼 동창회를 하는 듯한 기분이에요.

갈대 2004-03-17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느림보 책읽기라 열심히 읽어도 일주일에 한 권이 고작이랍니다.. 올해에 60권을 읽을수 있을런지..(어느새 100권에서 목표 하향수정한 갈대 --;)

진/우맘 2004-03-17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 암초는 '언문세설'입니다. 카이레님은 재미있게 읽으셨다는데... 힝.

플라시보 2004-03-17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 정말 부럽죠. 한없이 어려운 책을 아주 재밌어 하며 쉽게 읽는 인간들... 제 동생이 바로 그런 부류입니다. 철학이건 경제건 뭐건 어쩜 그렇게 그 인간에게는 쉽고 재밌는 것들 뿐일까요? 움베르토 에코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며를 빼 놓고는 거의 읽다가 포기를 했습니다. 소설이 일케 어려워 어쩌겠다는겨 하면서 신경질만 박박 부렸죠. 저도 요즘 책 읽는 진도가 당최 나가질 않아 걱정입니다. 빌린 책이라 곧 돌려줘야 하는데 며칠째 '코카콜라는 어떻게 산타에게 빨간옷을 입혔는가'를 읽고 있습니다.

비로그인 2004-03-17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한달에 11권이라고 해도 대단하지만, 일년으로 계산하니 백권이 넘어가는군요! 역시 독서는 꾸준하게 해야...목표달성 꼭 하시길 빌께요! ㅎㅎ 그리고 마태우스님의 정신적 스승님, 존경스럽네요~ ^^

마냐 2004-03-17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정말 많이 읽으시네요....지난해 연말이던가, 제가 그해 50권 넘었다고 한 후배에게 자랑을 했더랍니다...후배 왈 "선배, 전 지난달에만 50권 읽었어요"라고라고...그 친구가 신문사 책 담당 기자였거든요...무진장 책 좋아하는 친구인데..암튼 좀 딱해보이기두 하더라구요...암튼, 대단하십니다.........글구, 전 어려운 책 절대 안보려구..신경써서 고릅니다...ㅋㅋ

마태우스 2004-03-17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리스트님/네, 그럴게요. 자기 전에 조금씩 읽으면..몇달이면 읽겠죠? 님의 인용을 보니 의외로 재미있나봐요?
가을산님/제가 다음 리뷰 쓰는 게 바로 그 책일 겁니다^^ 쉬운 책인데 어렵게 읽느냐고 핀잔 주지 마시길!
갈대/사실 권수가 중요한 건 아니죠. 뭘 얻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겠어요, 라고들 하더군요. 전 내공이 없기 때문에 권수에 집착하는 거지만요...



마태우스 2004-03-17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호호, 언문세설 아직도 읽고 계신가봐요? 빨리 탈출하시기 바랍니다.
플라시보님/동생분은 어떻게 그런 내공을 쌓으셨답니까? 하긴, 알아봤자 전 이미 늦었지만요. 코카콜라 그 책, 사진에서 들고있던 책이죠?

마태우스 2004-03-17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티크님/님의 격려에 힘입어 오늘 퇴근길에 30여페이지나 읽었습니다. 이제 50페이지만 더 읽으면....
마냐님/문학담당 기자분처럼 직업적으로 책을 읽으면 그다지 안좋을 것 같아요. 취미로 읽는 책이 더 재미있죠. 맘대로 고를 수도 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