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친구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내가 라면을 잘 끓인다고 했더니 난리가 났다.

무슨 소리야? 니가 내 라면을 안 먹어봐서 그래라는 말부터

내 라면은 음식이 아니라 예술이다는 과장까지,

모인 친구들 전부가 자기 라면이 최고라고 주장을 했다.

아마도 남자들이 할 수 있는 요리가 라면과 계란후라이밖에 없는 탓에

그거라도 자랑하고픈 마음이 그 사단이 난 원인이었으리라.

 

아무튼 나도 라면만큼은 자신이 있었는데,

결혼을 하고난 뒤엔 아내한테 라면권-라면을 끓일 수 있는 권리-을 빼앗기고 말았다.

다른 이들이 그렇듯 나도 라면을 국물맛 때문에 먹으며,

라면 국물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마시는 게 라면을 먹는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런데 아내는 라면 국물에는 나트륨이 들어 있고, 그 나트륨이 몸에 해롭다고 믿기에

조리 과정에서 라면국물을 3/4 가량 버린, 그런 라면을 내게 갖다 주기 위해

라면권을 내주지 않는 거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다보니 으레 라면은 아내가 끓이는 걸로 정해졌고,

밥을 말아먹기에 부족한 라면국물도 적응이 됐다.

 

사실 라면은 어떻게 끓이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라면을 쓰느냐도 맛에 중요한데,

개인적으론 삼양라면--> 안성탕면--> 신라면 --> 진라면 의 변천사를 거쳤다.

그런데 아내는 진라면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고,

남자라면이 맛있다고 거듭 주장을 했다.

먹어보니 맛이 제법 괜찮아서 그냥 남자라면을 먹고 있지만,

가끔은 진라면 매운맛이 그립다 (요즘도 나오나 모르겠다).

 

전에도 이 비슷한 얘기를 한 것 같은데, 어머니와 둘이 살 때는 라면을 먹기가 참 힘들었다.

라면을 먹으려치면 어머니가 한사코 뜯어 말려서였다.

언젠가는 냄비에 물을 끓여 라면을 막 넣으려는 찰나 어머니가 집에 오셨고,

오시자마자 내가 손에 라면을 들고 있는 걸 보더니 바로 빼앗아 싱크대에 버리셨다.

온화하기 그지없던 어머니도 라면 앞에선 투사로 돌변하는 모양.

그리고 일장연설이 이어졌다.

라면이 얼마나 해로우며, 라면 대신 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가 뭐가 있는지.

행여 쓰레기통에서 어머니가 안계실 때 잽싸게 끓여먹은 라면봉지가 발견되면

어머니는 슬픔에 찬 듯한 눈으로 날 바라보시며 앞으로는 밖에 나가지 말아야겠다고 한탄하셨다.

결혼을 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바로 라면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는 거다.

날이 추워서 그런가, 오늘 아침에는 왜 그렇게 라면이 먹고 싶었는지

출근 전에 남자라면을 끓여서 후다닥 먹고 나갔는데,

아까도 갑자기 라면이 댕겨서 라면과 더불어 공기밥을 말아먹었다.

젓가락으로 라면을 후루룩 넘기는데, 너무 맛있어서 살아있는 게 감사할 지경이었다.

아침저녁으로 라면을 먹는 이 광경을 어머니가 보셨다면

당장 보따리를 싸서 천안으로 내려오셨겠지만 말이다.

 

라면을 먹어서 좋은 점은 부부간의 금술이 좋아진다는 점이다.

다들 아는 얘기겠지만 가장 맛있는 라면은 남이 먹는 라면이고,

내가 먹고 있으면 아내가 젓가락을 들고 와서 한 젓가락 빼앗아 먹곤 하는데,

그러다 보면 부부가 뭔지 알 것 같다.

부부란 자기 라면을 빼앗아 먹어도 화가 안나는 그런 사람이 아닐까?


댓글(25)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12-12-03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라면 매운맛 ㅎㅎ 방금 하나 끓여 둘이 나눠 먹었어요. 마태님도 자주는 드시지말고요^^

마태우스 2012-12-04 00:57   좋아요 0 | URL
어머나 꽈배기군요 라면으로 통하는 12월 3일이었네요. 저도 일주에 한번이죠 뭐.

Mephistopheles 2012-12-03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합니다. 제가 라면을 끓여먹고 있다고 치자고요. 근데 마태님이 나타나 한 젓가락만! 하면서 뺴앗어 먹었다고 치자고요. 근데 전 화가 안날꺼 같아요. 그럼 우린 부분가요?

마태우스 2012-12-04 00:56   좋아요 0 | URL
꼭 그렇진 않습니다. 전 님과 달리...님이 라면을 빼앗아먹으심 화날 것 같아요^^ 호호호. 그래서 우리가 부부가 아닌 거죠!

차좋아 2012-12-04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가 라면을 끓여주느냐 안끓여주느냐,
혹는 어떻게 끓여주느냐를 보면 애정도도 확인할수 있어요 ㅋㅋ

마태우스 2012-12-04 09:52   좋아요 0 | URL
아, 또 그런 좋은 기준이 있었군요! 아내는 제게 라면을 정성들여 끓여주니, 애정도가 9.9인 거군요^^

다락방 2012-12-04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저희 아빠는 라면 끓였는데 엄마가 한 젓가락 드시면 불같이 화를 내세요. ㅠㅠ

마태우스 2012-12-04 09:52   좋아요 0 | URL
그런 마음아픈 사연이.... 어머니보다 라면을 더 좋아하는 아버지,로 정리되는군요

심장원 2012-12-04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을 읽어 보니 어머니에 견주면 사모님은 선생님을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닐....
ㅋㅋ
전 라면을 잘 끊여 먹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부대찌개나 김치찌개 먹을 때는 꼭 라면 사리를 추가하지요.
몸에 좋지도 않다는데 끊을 수가 없네요.

마태우스 2012-12-04 09:54   좋아요 0 | URL
어맛 또 그렇게 해석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먹고싶은 걸 먹게해주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꼭 그런 건 아니군요 하하. 가끔은,이란 단어를 추가할게요)
찌개엔 당근 라면사리가 들어가야죠. 사실 안좋은 건 라면국물이지 사리가 아니란 말도있으니깐요

테레사 2012-12-0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전 라면 먹다 뺏어 먹어도 화 안나는 사람이 없어요ㅠㅠ...부럽습니당...

마태우스 2012-12-04 12:17   좋아요 0 | URL
그죠? 이건 테레사님만 알고 계셔야 하는데요 사실 아내가 빼앗아 먹어도 화나죠! 근데 아내가 이 글을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결론을 그렇게...하하하하하핫.^^ [비밀글]

감은빛 2012-12-04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면이 나쁘다는 건 잘 알지만 그래도 먹고 싶은 건 어쩔 수 없죠.
그래서 저는 한때 사리면만 사와서
간장과 갖은 양념을 이용하여 국물을 만들어 끓여 먹곤 했어요.
조미료 맛만 포기하면 어느 정도 먹을만 하다 싶긴 했어요.

저는 마파두부밥이나 오뎅탕을 잘 만들어요.
(웬 자랑질!!?? ^^)

마태우스 2012-12-04 12:18   좋아요 0 | URL
설거지 하신다는 글을 님 페이퍼에서 보고 감동했는데
요리까지 잘하시는군요.
이 시대의 진정한 표상이십니다

moonnight 2012-12-04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건 역시 몸에 안 좋은 거 같아요. 라면 너무 맛있어요. ㅠ_ㅠ
라면을 뺏어먹어도 화나지 않는 게 부부였군요!!! 라면 하나에도 아내분의 사랑을 떠올리는 마태우스님 모습이 참 행복해보여요. ^^

마태우스 2012-12-04 12:19   좋아요 0 | URL
그, 그게 말입니다. 윗 테레사님에게 단 비밀댓글을 참조해 주세요^^ [비밀글]

비로그인 2012-12-04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만의 라면시간을 방해하는 이가 배우자라면 왠지 더 화가 나요~핫하하
그것도 라면 끓이기 전, 먹을 것인지 미리 물어볼 때는 꼭 안먹어~하는 사람이라면 더 분노가~~ㅎㅎㅎㅎ

마태우스 2012-12-09 15:54   좋아요 0 | URL
전 아내 거 안뺏어먹습니다. 뺏어먹는 라면이 훨씬 더 맛있긴 하지만, 한두젓가락 가지곤 양이 안차서 새로 끓여먹는답니다. ^^

페크pek0501 2012-12-04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위의 비밀글은 멋진데요. 하하~~ 비밀글이되,비밀글이 아닌 글...
라면 하나 가지고 이렇게 추천 수 높은 글을 뽑아내시다니...
역쉬 마태우스 님은 재주꾼! 우후후!

마태우스 2012-12-09 15:54   좋아요 0 | URL
글 수준은 낮지만 라면에 대한 향수가 다들 있는지라, 호홋

민세민석아빠 2012-12-04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면 서유기 저 만화도 보셨군요... 보긴 했었는데 잘 기억은 나지 않네요...ㅋ

마태우스 2012-12-09 15:55   좋아요 0 | URL
저 책들 저 안봤습니다. 다만 올려놓기만 했죠

saint236 2012-12-04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면! 예전에 참 지겹게 먹었었는데요. 한때 라면 칼국수 수제비는 절대로 먹지않겠다는 맹세도 했었습니다. 훌륭하게 한끼를 때워주던 그 음식이 지금은 건강을 생각해서 먹지 말아야 한다, 아니면 나트륨을 줄여야 한다고 하네요. 제 아내도 마찬가지의 말을 합니다. 그렇지만 가끔은 예전에 밥대신 줄기차게 먹었던 그 라면의 맛이 생각나네요. 그리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밥대신 줄기차게 라면을 먹고 있을 사람들이 생각이 나고요. 제게 있어서 라면은 매콤, 달콤, 시큼, 쌉싸름 등등 모든 맛이 들어 있는 음식입니다. 한가지 신기한 것은 분식점을 가면 그 많은 음식 중에서 습관적으로 라면을 시킨다는 것입니다.^^

마태우스 2012-12-09 15:56   좋아요 0 | URL
고속터미널 경부선 신한은행 옆에 일성식당인가, 그런 곳이 있어요. 거기 근처 갈 때마다 늘 거기서 라면을 먹어요. 라면이 완전 예술이거든요. 김밥도 맛있구요. 거기서 먹으면 라면도 고급음식이구나 싶을걸요

saint236 2012-12-11 14:18   좋아요 0 | URL
한번 가봐야겠군요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 친구가 이런다.

"야, 너 <나는 살인범이다> 봤냐? 그거 꼭 봐라. 엄청 재밌다."

그 말이 아니었다면 좋은 영화를 놓칠 뻔했다.

무서운 영화는 싫다고 버티던 아내 역시 재밌다고 극찬을 했으니 말이다.

 김남주와 함께 찍은 드라마에선 별로라고 여겼던 박시후는 이 영화에서 자기의 매력을 한껏 뽐낸다

 

 

소위 웰 메이드 영화의 범주에 속할 이 영화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거기 나온 여성들의 역할이었다.

책을 통해 자신이 살인범이라고 자백한 박시후의 기자회견장.

다른 남기자들은 "왜 이제와서 죄책감이냐?"며 비난조의 질문을 던지는데,

한 여기자가 손을 들고 말한다.

"피부가 좋으신데, 따로 관리받으시나요?"

다른 기자들의 핀잔이 이어진다.

"여성지 기자는 질문 받지 말아야 한다니까."

그 자리에서 그런 멍청한 질문을 할 기자가, 그들 말대로 여성지 기자라 해도,

정말 있을까?

 

박시후와 그를 쫓던 형사(정재영)가 출연한 토론회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형사 편에 선 패널이 "책을 팔아먹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건 아니냐?"는,

당연히 했음직한 질문을 한 반면

박시후 측 패널로 나온 여성 변호사는

박시후가 처음 자기를 찾아와 고백하던 장면을 얘기하며

"제가 좀 감정이 북받쳐서"라며 눈물을 훔친다.

그런 자리에서 그런 한심한 말을 할 패널이 박 모 이사장을 제외하면 정말 있을까?

물론 정재영도 자기 감정을 못이기고 해서는 안될 행동들을 하는데,

그 행동들은 그의 이력으로 보건대 충분히 납득 가능한 반면

위에서 언급한 두 여성들은 "여자는 이성보다 감정에 이끌린다"는

잘못된 편견을 심어주기 충분하다.

박시후의 팬클럽인 여고생 빠순이들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바,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난 이 영화를 마초영화로 분류하련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쿼크 2012-12-02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영화 제목은 '내가 살인범이다'입니다. 저도 이 영화를 봤음에도 '나는 살인범이다'로 알고 있었어요. '나는 가수다'의 영향 때문인듯...

영화는 재밌게 봤고 큰 불만은 없지만..조연들에게서 실망을 했었습니다. 조연의 문제라기 보다는 시나리오나 감독의 연출 문제로 보여지더군요. 왜 싸구려틱 하게 연출했는지 모르겠어요. 여고생이나 여변호사 그리고 기자단들이 눈에 거슬리더군요.. 그래도 이 영화, 별다른 정보 없이 봤는데도 꽤 재밌게 봤습니다... ^^

마태우스 2012-12-03 21:50   좋아요 0 | URL
앗 그렇군요.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가수다'의 영향이군요 흠흠. 참고로 저도 평점 9.5를 줬어요. 영화는 정말 재미있고,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어요. 예고편을 봤을 때랑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saint236 2012-12-02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이야기한 여자에 대한 접근 문제는 단연 007이 최고죠.

마태우스 2012-12-03 21:4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근데 007쯤 되면 다들 넘어가지 않을까요? 연쇄살인범도 아니고, 정보요원이라는 아우라까지 덧씌워져서요.

2012-12-03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http://blog.aladin.co.kr/747250153/3155767
여자에 대한 편견이고 나발이고를 떠나서
이 넓은 세상에 님같은 사람이 또 있나보죠 뭐.


2012-12-03 18:1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범죄자라도 연예인급으로 잘생겼으면 이성이 마비되는 사람들이 생길수도 있겠죠.
반대로 여자범죄자인데 용모가 엄청나게 준수하다면
상태 비슷한 남자캐릭터도 충분히 나올 수 있죠. (실제 사례도 있었고 "미녀강도"같은,) 마치 여성주의 관점에서 쓴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열폭성 글인 듯.

마태우스 2012-12-03 21:46   좋아요 0 | URL
어머나 ㅎ님 댓글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님의 열폭성 댓글을 기다렸다니깐요. 님이나 저 같은 사람이야 강도가 예쁘면 헤까닥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안그러거든요. 일례로 강호순이 얼굴은 좀 생겼지만, 팬클럽이 생기던가요? 연쇄살인범은 여자들을 주로 죽이는지라 여자들이 열광하기 어렵답니다. 열심히 찾아서 링크까지 해주셨는데요, 솔직히 시간도 없고 귀찮아서 들어가보지 못했네요. 담번엔 링크 말고 핵심내용을 정리해 같이 올려주심 고맙겠어요.

2012-12-20 22:0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참내 이유가 주로 여자를 죽이기 때문이라는 개소리는 또 첨 듣네요. ㅋㅋ 외국에 여성 뿐만이 아니라 아동까지 연쇄살인한 악질 범죄자와 심리상담가가 실제로 사귄사례도 있는데 그리고 연쇄 살인범같은 범죄자에게 끌리는 여성들이 세계적으로 꽤 존재한다는건 상당히 유명한 얘기고요.ㅋ 그건 그렇다쳐도 강호순을 잘생겼다고 하는 님의 미적감각에 경의를 표합니다.ㅋㅋㅋ

테레사 2012-12-03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마태우스님, 무섭긴 하죠? 무서운 건 맞죠?

마태우스 2012-12-03 21:47   좋아요 0 | URL
요즘엔 시나리오가 상상을 벗어나는 영화를 좋아해요. 메리다의 숲 같은 영화요. 이 영화는 그 범주에 속했고, 그래서 좋았어요. 무섭다,는 느낌은 별로였는데요? 전 남자라서 그런가봐요.

테레사 2012-12-04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근데 저기 위에 올린 박시후의 사진, 죽이네요...(너무 속된 표현이라고 나무라셔도 할 수 없어요) 완전 미남인데요.으흐흐흫 ....전 TV가 없어 드라마로는 박시후 본적이 거의 없는데...이 사진...죽이네요...죽여..흠흠..

마태우스 2012-12-04 12:17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잘 자랐더라고요. 몸매도 아주 탄탄하더이다^^

moonnight 2012-12-04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보지는 못했지만요. 요즘 영화관에 잘 안 가게 되어서. 내려가기 전에 봐야할텐데 -_-;;;;

마태우스 2012-12-04 12:18   좋아요 0 | URL
7년의 밤보단 재미없어요^^

민세민석아빠 2012-12-04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재밌군요...오늘 보러가야겠당..

aewf 2013-01-27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풍자하는거에요
여자가 이성보다 감정에 이끌린다라는게 편견이 아니라 사실이구요
 

기본적으로 난 외국을 가지 못한다.

외국 음식을 못먹기 때문이다.

희한하게도 우리나라에서 파는 외국음식, 예컨대 카레나 스시 같은 것은 잘 먹어도

한국 땅을 떠나면 음식을 거의 못먹는다 (심지어 한국음식점에 가도!).

스페인에선 계속 굶다가 맥도널드를 갔지만, 그것마저 먹지 못했다.

소위 선진국이란 곳에 가도 그랬으니 그렇지 않은 나라를 가면 어떻겠는가?

몽골에 갔을 때 1회용 도시락 8개를 싸가지고 사흘을 버텼던 기억,

태국에선 맥주와 우리나라에선 안먹던 사과로 닷새를 버텼던 기억 등등

외국에 갔던 일들은 죄다 악몽으로 남아있다.

 

수단으로 갈 기생충학자를 뽑는다는 공문에 시큰둥했던 건 당연한 일이었다.

석달 동안 체제비 1만여달러와 하루 인건비 22만원을 준다고 했지만,

거기 가면 죽을 것 같은데 어쩌겠는가?

난 별반 망설임 없이 그 메일을 지웠다.

그런데 얼마 전, 기생충학자를 뽑는다는 재공고가 날아왔다.

원래 2명 모집인데 1명으로 바뀌었으니, 누군가 1명이 지원한 모양이다.

먼젓번과 달리 이번엔 갈까 말까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갑자기 마음이 바뀐 건, 상황이 좀 안좋아졌기 때문이다.

그 동안 난 아내가 그토록 원하던 스마트TV를 6개월 할부로 샀으며,

올해 8월에 산 차 때문에 들어가는 돈도 상당하다.

모 신문 칼럼에서 “집이 있으면서 수입의 10% 이상을 빚 갚는 데 쓰는 사람”을 하우스푸어라고 정의하던데,

그 기준대로라면 난 딱 하우스푸어다.

수단에 간다면 1400여만원을 손에 쥘 수 있고,

그 동안 학교에서 주는 월급은 그대로 남으니 스마트TV는 물론이고

찻값도 웬만큼 갚을 수 있다.

체력이 될 때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야 하는데,

수단에 가는 건 좋은 수단이 아닌가!

“그래, 고생 좀 하자”고 결심하고 나니 왠지 “전기도 잘 안들어온다”던 수단에서도 버틸 수 있을 것같은 기분이 든다.

 

게다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자기를 욕했던 사람들을 모조리 잡아들일 것 같은데,

이건 나만의 착각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내가 박근혜를 욕했던 5천명 안에는 들었지 않나 싶다.

그 경우 가만히 있다가 미네르바 꼴을 당하느니

선거 다음날인 12월 20일 후다닥 외국으로 튀어 버리면 좋지 않겠는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결심을 굳힌 뒤 아내에게 말했더니,

아내가 이런다.

“절대 안돼! 난 돈보다 여보랑 같이 있는 게 좋아.”

그래도 가겠다고 우겼더니 아내가 이런다.

“맞고 안갈래, 그냥 안갈래?”

그랬다. 아내는 날 이렇게까지 사랑하고 있었다.

보통 아내 같으면 “나가서 돈 벌어와!”라며 안가겠다는 남편을 등 떠밀 수도 있는데,

내 아내는 돈이고 뭐고, 나랑 같이 있겠단다.

아내가 한없이 고맙고 가슴이 뭉클해져 수단을 가겠다는 결심을 철회했고,

지금은 뭘 해서 그 돈을 벌지 구인광고란을 뒤적이고 있다.

어찌된 게 카드 연체금을 받는 일밖에 없는지, 좀 그럴 듯한 일은 없을까?


댓글(25)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2-11-26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서 마태우스님 잡혀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도울일은 그것밖에 없는것 같아요, 현재로서는..

뷰리풀말미잘 2012-11-26 15:20   좋아요 0 | URL
연말인데 불우이웃돕기 성금모금이라도 해 보지 않을래요?ㅠ_ㅠ

다락방 2012-11-26 15:35   좋아요 0 | URL
말미잘님은 알사탕도 받았잖아요!! 그것 가지고 부유하게 살면 되잖습니까!!

마태우스 2012-11-26 16:36   좋아요 0 | URL
어마 다락방님 소중한 한 표, 감사드립니다. 그럼요, 잡혀가서야 되겠습니까^^

마태우스 2012-11-26 16:36   좋아요 0 | URL
어맛 알사탕받으신 말미잘님이닷! 그 정도로어렵진 않습니다. 괜한 투정이었구요 아내 자랑 하는 거였는데^^

뷰리풀말미잘 2012-11-26 18:18   좋아요 0 | URL
받은지가 언젠데..

좋은날 2012-11-26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반대에 한표! 입니다.
어떤 곳이든 적응 잘하고 꼭 가고싶어한다면 모를까...
돈이라는게 참 그래요.. 누구는 돈폭포 밑에 사는것 같은 사람도 있는데
보통은 돈이 씨가 말랐네 하면서 살잖아요.
마태우스님 출장 잘 다녀오셨나요?
마태우스님 새글 읽으려고 반가운 마음에 달려왔어요.


마태우스 2012-11-26 16:38   좋아요 0 | URL
반가이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장 잘 다녀왔어요 너무 일을 열심히 하느라, 다녀와서 몸살나 버렸어요. 역시 집이 최고구나 싶었답니다.
맞아요, 다들 돈이 씨가 마른 상태에서 어떻게든 살아가는 거죠.
수단은 봉사심으로 가야지, 저처럼 돈독이 오른 상태로 가면 안되는 건데, 그러면 오래 못버티는 건데, 제가 잠깐 돌았나봐요^^
여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레와 2012-11-26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태우스님이 잡혀가지 않도록 투표 꼭 하겠습니다! (읭?ㅎㅎ;;)


마태우스 2012-11-26 16:38   좋아요 0 | URL
넹...소중한 한표, 감사드립니다. 꾸벅

심장원 2012-11-26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수단...
제가 아홉 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
수단에서 돌아가셨지요.
ㅠㅠ
마음 같아서는
선생님께서 수단에 가서 좀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여기는 비밀 댓글 다는 거 없나 봐요?

마태우스 2012-12-02 00:38   좋아요 0 | URL
어머나 심선생님 그런 아픈 사연이...혹시 말라리아인가요?
수단 가는 거, 잘 안됐습니다. 아내의 반대가 완강하고 어머니도 절대 안된다고... 죄송합니다. 그래도 제가 정말 훌륭한 분을 추천했기에, 수단 분들한테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BRINY 2012-11-26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바뀌어 가시게 된다면 꼭 말라리아 예방주사를 맞고 약도 잘 챙겨서 가세요.

마태우스 2012-12-02 00:39   좋아요 0 | URL
브리니님, 수단 말라리아 무섭죠. 조지 클루니가 수단 다니다가 두번이나 말라리아 걸렸잖아요

비연 2012-11-26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은...인터넷이 잘 안 될 것 같고, 그러면.. 알라딘에서 마태우스님 재미난 글 접하기 어려울테고... 결사반대에 투표 꽁...입니다^^

마태우스 2012-12-02 00:39   좋아요 0 | URL
비연님, 안가게 됐습니다^^ 안가더라도 여기다 글 안쓰면 간만 못하니, 열심히 할게요

Mephistopheles 2012-11-27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수첩공주님이 왕 먹고 마태님 잡아가면....사식은 꼭 넣어드릴께요.
(사식은 꼭 "다른 재료들이 고추장과 참기름이 함께 섞여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되며 융합해서 하나가 될 때 시너지효과, 새로운 발전.도약.아름다움이 나타날 수 있는 비빔밥"으로요..)

마태우스 2012-12-02 00:40   좋아요 0 | URL
메피님, 사식은 웬만하면 삼겹살로 해주세요 구운 걸로! 비빔밥은 별로예요!

Mephistopheles 2012-12-03 23:59   좋아요 0 | URL
+소주도 추가겠군요.

카스피 2012-11-27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태님 아직 신혼이신가봐요^^

마태우스 2012-12-02 00:40   좋아요 0 | URL
갈수록 신혼같아요 호호호호호홓.

테레사 2012-11-27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와우, 돌아온 마태우스님!! 하지만,....전망이..그리 밝지 않은 건 사실이에요...ㅠㅠ...

마태우스 2012-12-02 00:40   좋아요 0 | URL
그죠 전망은 어둡고, 전 그냥 졌다고 생각하렵니다. 그래야 막상 그 일이 벌어졌을 때 상처가 덜하죠

구단씨 2012-11-27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큰둥했었는데 이번 대선투표는 꼭 하려고요.
마태우스님을 사랑하는 아내분의 마음이 몽글몽글~ ^^

마태우스 2012-12-02 00:41   좋아요 0 | URL
아..님의 한표가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아내랑 잘 지낼게요!
 

공지영을 옹호하는 글을 쓰니까 진보의 일선에 서 있는 분들이 댓글을 달아 주셨습니다.

공지영은 쓰레기다, 그런 작자가 무슨 놈의 진보냐 등등

제가 좋아했던 공지영은 그분들에게 태어나서는 안될 히틀러였습니다.

그게 짜증이 나서 날선 댓글을 달았다가 내가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사과를 해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그냥 사과만 하면 쑥스러우니까 알라딘에 편하게 글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푸념을

첨가해서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니 무릎꿇고 빌지는 않았는데요,

그게 그분들 마음에 전혀 안들었나 봐요.

화제의 서재글에 이런 글이 떠 있네요.

된장님이 생각하는 사과는 1) 찾아가서 절을 하고

2) 술 한잔과 과자 한봉지, 과일 한그릇을 주는 것인데

저는 "일기장에만 슬쩍 적었"기 때문에 이건 사과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제 알라딘 블로그는 제 개인 일기장인 것이네요.

남의 일기는 보면 안되는 법인데 왜 된장님은 애써 찾아오셔서 그리도 심각한 댓글을 달았을까요

또 어떤 분은 말씀하십니다.

[자기 의견을 글로 쓰고 알라딘 서재 뉴스레터에 제목이 뜰 정도의 유명한 분이시라면

더욱 더 자기 글에 책임을 가지고 쓰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비공개 본인 블로그에 쓰시던가.]

이분 말씀에 의하면 제 블로그는 그냥 블로그가 아니라

책임있는 말만 써야 하는 곳입니다.

대체 제 블로그의 정체는 뭘까요?

이것을 일기장이라고 여겨야 할지, 공론의 장이라 여겨야 할지 알쏭달쏭합니다.

 

오늘부터 4박5일간 출장을 갑니다.

과거 같으면 "저 없어도 알라딘을 잘 지켜 주세요"라고 당부하며 떠났겠지만

지금은 다른 좋은 분들이 많이 계셔서 든든한 마음으로 떠납니다. 꾸벅


댓글(36)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12-11-13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갸웃...굉장히 복잡하고 형이상학적으로만 사시는 분들이 제법 많네요.
찬찬히 둘러보면 세상이 참 단순하고 간단하기도 한데 말이죠.

마태우스 2012-11-26 14:30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세상을 왜 그리 힘들게 사시는지요. ^^

쉽싸리 2012-11-13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 내십시요. 그냥 흘려 보내세요. 아! 알라딘 분들은 종종 너무 합니다. ^^

마태우스 2012-11-26 14:30   좋아요 0 | URL
쉽싸리님, 전 님을 쉽싸리 흘려보낼 수 없습니다^^

마립간 2012-11-13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 블로그는 개인 일기장과 공론의 장, 그 중간 어디에 있죠. (또 책임 회피.)

마태우스 2012-11-26 14:31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 중간 어디쯤... 저도 그 중간 어디쯤인데 일반인에 가깝죠

비연 2012-11-13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누구를 위한 블로그일까요....ㅜㅜ

마태우스 2012-11-26 14:31   좋아요 0 | URL
알라디너들을 위한 블로그이면 좋을 텐데, 그렇지가 않네요.

2012-11-13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15 0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13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26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12-11-13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없어도 알라딘은 핑크레이디가 지킨다

마태우스 2012-11-26 14:32   좋아요 0 | URL
야클님의 유머감각은 날로 발전하는 듯.

테레사 2012-11-13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안돼요...출장, 노노노!!! 제발 앞으로는 긴 출장 따윈 가지 마세요..아니다..출장다니면서도 글은 올릴 수 있구나...참...암튼.. 더 자주 글좀 올려주세요. 저같은 사람도 있단 말이에요...

마태우스 2012-11-26 14:32   좋아요 0 | URL
너무 긴 출장을 다녀왔죠^^ 근데 그 출장기간 내내 너무 힘들게 일해서, 도저히 글을 올릴 수가 없었답니다. 테레사님한테 늘 죄송.

레와 2012-11-13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심히 다녀오세요~! ^^

마태우스 2012-11-26 14:32   좋아요 0 | URL
덕분에 잘 다녀왔는데요 너무 격무에 시달리느라 몸살났어요ㅠㅠ

saint236 2012-11-13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자기 생각을 주절거렸다. 상대방에게 그건 틀렸소, 다르게 생각해 보시오라고 말했다. 그래도 안들으면 그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나보다. 이게 블로그를 찾아가 방문하는 사람의 올바른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주저리주저리 나ㅣ 맘대로 바꾸려고 하는데 진보들의 꼰대 정신입니다. 예전에 그런 선배들 정말 싫었습니다. 의식화를 무슨 세뇌교육 쯤으로 생각하는...

마태우스 2012-11-26 14:33   좋아요 0 | URL
맞아요 꼰대정신! 너무 가르치려는 태도가 강하면 괜히 반발심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먼저 물어보긴 했지만요. 그냥 이런 것도 있다더라, 해주면 좋을텐데...

2012-11-13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26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2-11-13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런 일이 ;;;;
그러게요. 누구를 위한 블로그일까요. ㅠ_ㅠ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기다리겠습니다. ^^

마태우스 2012-11-26 14:34   좋아요 0 | URL
달밤님을 위한 블로그여야 하는데, ^^

BRINY 2012-11-13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하여간 저는 마태우스님 팬입니다. 출장 잘 다녀오십시오~~

근데, 그 학교는 수시전형에서 면접전형을 왜 없앤 것입니까!!!!
우리 애들 갈 길이 막혀버렸습니다요...(이유는 짐작이 안가는 것도 아니지만요..)

마태우스 2012-11-26 14:35   좋아요 0 | URL
헉 그런 일이... 대체 왜 그랬답니까? 짐작가는 이유를 좀 알려주옵소서.

iforte 2012-11-14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개인적으로 마태우스님을 겨냥한 문제의 포스팅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그분은 첫째, 공지영 작가에 대한 개인 의견을 포스팅하려면 마태우스님과 상관없이 자기의견만 표명하면 되었습니다. 굳이 마태우스님이 그분을 "공격"한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둘째, 만약 그분이 마태우스님 개인의견에 동의하지 않음을 표하려면 마태우스님 개인 블로그에 댓글로 달기만 하면 충분했을겁니다.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고해서 어떤 특정인을 지목하여 공개 비난하다니요.

무슨 공개토론이 붓어서 서로 다른 의견을 개진하는것도 아니고, 굳이 공개적으로 특정 개인만 지목하여 비난으로 가득찬 포스팅하는것이 참.... "내의견과 다른 의견 내는 너 미워" 때쓰는 어린애도 아니고... 참... 마음에 맞지 않으면 읽지를 말던가... 굳이 시간내어 읽고서는 혼자서 분통터뜨리고...
서로 다른 의견을 갖는것을 존중해주는 성숙한 자세를 갖지 못한 일인입니다. 그냥 무시하시고, 상처받지 마십시오.

그리고 개인 포스팅에 반대의견 댓글 다는것은, 그냥 그 사람들 의견이니, 건질것만 귀담아 들으시고, 이유없는 비난은 그냥 이유없이 무시하세요. (물론 귀는 가려우시겠지만... 이참에 좋은 귀이개 청소용구하나 장만하시고요. ㅎ)

마태우스 2012-11-15 01:1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출장중인 마태우스입니다. 사실 저분한테 어떻게 응대를 해야 할지 많이 어려웠는데 님의 견해를 들으니 머리속이 맑아집니다. 님은 그러니까 제게 비타민3세입니다! 감사드립니다 꾸벅

마태우스 2012-11-26 14:37   좋아요 0 | URL
아래 댓글을 너무 성의없게 달았네요. 술 탓이니, 좀 봐주시구요, 음, 제가 좀 과민한 측면도 있었지만, 댓글들이 "넌 어떻게 그런 것도 모르냐, 한심하다"같은 내용이라 반발심이 있었답니다. 저도 성숙하지 못했던 거 십분 인정합니다. 앞으로는 좀 조용히 살겠습니다. 그리고..이참에 귀나 좀 쑤셔볼까 합니다^^

다락방 2012-11-14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공개적인 비난의 포스팅은 제목에서부터 짜증나요. -_-

마태우스 2012-11-15 01:1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님의 팬입니다. 앞으로 잘할게요.

2012-11-15 0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26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테레사 2012-11-22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언제 돌아오시나.....ㅠㅠ

하하하 2012-11-25 11:5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마태우스 2012-11-26 14:45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이전에 이벤트를 한 적이 있었다.

내 연구실에 있는 동물이 뭐냐는.

기억나는 분도 계시겠지만-특히 다락방님-정답은 뱀이었다.

 

뱀을 연구실에 놔둔 이유는

11월 10일 쯤 뱀에서 나오는 기생충을 끄집어 내서 쥐한테 먹여야 하는데

그때가 되면 뱀이 다 땅속으로 들어가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두달이나 빠른 9월 초에 뱀을 잡았던 거였다.

뱀 전문가한테 물었다.

"그러면 두달 동안 뱀이 안죽나요?"

"걱정 마세요. 내년 1월까지도 잘 살아있을 거예요."

 

하지만 뱀을 놔두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뱀의 분비물 때문에 냄새가 많이 났고,

이상한 벌레가 꼬여 연구실을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하루에 십여마리씩 일하다 말고 벌레를 잡다가 안되겠다 싶어 뱀을 놔둔 곳에 가보니,

이럴 수가. 거기는 정말이지 벌레의 온상이었다.

새끼부터 어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벌레가 들끓고 있었던 것.

어쩐지 아무리 잡아도 끝이 없다 했다.

냄새도 냄새지만 기분나쁜 벌레들까지 같이 살아야 하니,

그 두달은 내게 큰 고역이었다.

그런 내게 유일한 희망은 어서 빨리 11월 12일이 되서 뱀을 잡았음 좋겠다는 거였다.

 

참, 중간에 한 가지 사건이 있었다.

어느날 출근을 해보니 뱀이 없어진 것.

큰일났다 싶어 여기저기를 다니다보니 청소 아주머니가 쓰레기를 잔뜩 가지고 가고 계신다.

쫓아가서 물어봤더니, "벌레가 많이 나와서 버렸다"고 하신다.

다행히 버린 지 얼마 안되는 거라 바로 꺼낼 수 있었다.

"그거 뱀이어요"라고 하니까 아주머니는 격하게 놀라신다.

"그래서 제가 절대 손대지 마시라는 글귀도 써놨는데요"

그 종이가 떨어졌는지 아주머니는 못보셨단다.

단지 양파 주머니 속에 들어 있기에 양파인 줄만 알았다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아주머니가 그 내용물을 보셨다면 아마 기절하셨을 듯.

 

드디어 그날이 왔다.

난 뱀 전문가와 천안역에서 만나 실험실로 갔다.

가면서 말했다.

"뱀이 죽었을까봐 걱정이어요."

그가 놀란다. "아니, 그동안 뱀을 전혀 돌보지 않았단 말인가요?

흙도 좀 넣어주고 그래야 하는데..."

난 요즘 트렌드대로 격한 반응을 보였다.

"아니 그냥 놔두기만 해도 1월까지 산다고 했잖아요!"

마지막으로 뱀을 확인한 건 한달쯤 전이었다.

그때 뱀을 보고싶다는 동료의 딸 때문에 박스를 열었는데

그때만 해도 뱀은 잘 살아 있었다.

그 후론 뱀이 징그러워 확인할 엄두도 못낸 채 한달이 흘렀다.

제발, 제발 하는 마음에 실험실로 가서 확인해 봤더니

뱀은 모조리 죽어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뱀이 죽었으니 그 안의 기생충도 이미 죽어 버렸을 테고,

난 뱀값 수십만원을 그냥 날려야 했다.

그러게 10월 중순 경에 뱀을 잡을 걸,이라며 뱀 전문가한테 따지기도 했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일은 저질러져 버린 것을.

 두달, 두달만 좀 살아있어 달라는 게 그렇게 무리한 부탁이었을까 하며

나보다 인내심이 없는 뱀들을 잠시 원망해 보지만,

아무 희망도 없이 박스 안에 갇혀 있는데 무슨 낙이 있었겠는가.

그래서 난 지금 뱀의 넋을 기리며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뱀아, 미안하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려므나.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2-11-12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아 이런.....
아 이런....
아 이런....
orz

마태우스 2012-11-12 21:25   좋아요 0 | URL
다락님의 고운 마음씀씀이가 느껴집니다 뱀도 좋은 곳으로 갈 거예요

레와 2012-11-12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OTL

(저는 좌절 'OTL' 대문자로 남깁니다. 다락방님 보기보다 소심하시군요!ㅋㅋㅋㅋㅋ
앗 뱀의 넋을 기리는 페이퍼에 웃음이라니, 미안합니다.
제 사과를 받아주세요..ㅡ.ㅜ)



마태우스 2012-11-12 21:25   좋아요 0 | URL
저는 받아드렸는데 뱀이 받아주실지....^^

마립간 2012-11-12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생충학 교실의 가족이라 칭함을 받으려면, 기생충을 보고 '귀엽구나'라고 느끼면 자격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뱀까지 귀여워하셔야겠군요.

마태우스 2012-11-12 21:25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아직 뱀을 귀여워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

다크아이즈 2012-11-12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파 망 속엔 설마 뱀을 잡아 먹은 벌레 무더기들?
뱀 주변에 꼬인 벌레들의 살아있는 무덤 같습니다.
마태님의 비탄 어린 하이 유머에 살짝 미소짓습니다.
웃어도 되는 거 맞지요?

마태우스 2012-11-12 21:26   좋아요 0 | URL
양파 망 속엔 그냥 뱀 시체들이 들어 있어요. 제일 가슴아픈 게 뱀이 모두 일정한 시간에 죽은 게 아니잖아요. 죽은 동료와 함께 있어야 하는 뱀의 슬픔....ㅠㅠ 웃으셔도 괜찮습니다. 근데 뱀한테 혼나실지도...^^

비연 2012-11-12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뱀의 명복을............................
(그러나 마태님의 글은.. 왠지 슬며시 웃음이..우히)

마태우스 2012-11-12 21:27   좋아요 0 | URL
명복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뱀이 저한테 화를 많이 안낼 것 같다는....

Mephistopheles 2012-11-12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뱀이..혹시....
요즘 치약 혹은 칫솔 CF를 노리시는 야클님이 말한 뱀술의 원료는 아니겠군요.

마태우스 2012-11-12 21:28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저거 한 마리만 있어도 좋은 뱀술이 만들어질텐데요

울보 2012-11-12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ㅇ이런,,저도 함께 빕니다,

마태우스 2012-11-12 21:28   좋아요 0 | URL
따뜻한 마음씨의 울보님, 감사합니다.

조선인 2012-11-12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마태우스님, 미워. 뱀은 굶어죽은 걸지도 몰라요. =3=3=3
(그런데 뱀에게 나온 기생충을 쥐에게 먹인다구요? 기생충 걸린 쥐를 뱀에게 먹이는 게 아니라 그 반대라니 신기해요. 원래 뱀의 배설물을 쥐가 먹어서 감염되는 건가요? 궁금 궁금 궁금해요.)

마태우스 2012-11-13 11:24   좋아요 0 | URL
뱀은 원래 그전에 충분히 먹고 9월부터 겨울잠을 자거든요. 근데 온도가 너무 높았나봐요 암튼 뱀한테 겁나 미안합니다. 글구... 뱀에서 나온 기생충을 쥐에게 먹이는 건 사실 생물학적 먹이사슬과는 반대죠. 원래 개구리를 뱀이 먹고 그 뱀을 사람이 먹어서 걸리는 건데, 사람으로 할 수 없으니 쥐로 하는 거랍니다.

조선인 2012-11-13 12:0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구나. 자세한 설명 고마워요.

재는재로 2012-11-12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복을 빕니다 이런게 보니 뱀도

마태우스 2012-11-13 11:25   좋아요 0 | URL
네..감사합니다. 뱀도 좋은 곳으로 가길

blanca 2012-11-13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은 슬픈 이야기네요. 그러면 뱀으로 하시려고 했던 연구는 어떻게 하세요?

마태우스 2012-11-13 11:25   좋아요 0 | URL
다시 뱀을 구해야 한답니다. 고생만 죽어라 한 뱀들에게 미안하죠

saint236 2012-11-13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 뱀을 양파 망 안에 그대로 넣어두신 것인가요? 두 달동안? 그럼 당연히 죽습니다. 커다란 플라스틱 수조나 박스, 그것이 없다면 뚜껑을 만들어 달 수 있는 박스 안에 넘허 두기라도 하면 그나마 좀 살았을텐데요. 어릴적 동네에 땅꾼이 있었습니다. 뱀 잡는 것에서부터, 잡아먹기까지 키우는 것들을 다 보면서 자랐지요. 지금 겨울로 들어가지만 땅꾼들 가운데 겨울잠 자는 그 녀석들을 습격해서 잡아오는 분들이 있으니 그 쪽으로 공략을 하심이.^^;

moonnight 2012-11-13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뱀은 깨끗한 동물이라는 느낌인데, 냄새가 많이 나는군요. -_-;;;;;
아아. 그런데 마태우스님 말씀처럼 죽은 동료와 함께 지내야 했다면... 너무 슬픈 일이네요. 뱀들에게 미안해요. ㅠ_ㅠ
명복을 빕니다. 흑. ㅠ_ㅠ

게다가 또 뱀들을 키우셔야 하다니, 더욱 슬퍼지는군요. -_ㅠ

i_m_sora_ 2022-07-11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동물윤리 땅바닥에 처박아버린 동물학대를 자랑스럽게도 쓰셨네요. 그와중에도 인내심이 나보다 없니~ 하면서 피해동물 후려치기까지! 완벽합니다 👌

i_m_sora_ 2022-07-11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뱀 전문가와 천안역에서 만나 실험실로 갔다. 가면서 말했다. ˝뱀이 죽었을까봐 걱정이어요.˝ 그가 놀란다. ˝아니, 그동안 뱀을 전혀 돌보지 않았단 말인가요? 흙도 좀 넣어주고 그래야 하는데...˝ 난 요즘 트렌드대로 격한 반응을 보였다. ˝아니 그냥 놔두기만 해도 1월까지 산다고 했잖아요!˝

i_m_sora_ 2022-07-11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곱씹어볼수록 재치넘치는 명문이네요. 그 뱀 전문가님은 작성자님을 어떻게 봤으련지요? 잘못은 인정하지 못할 망정 요즘 트렌드요? ㅋㅋ 어떻게 이런 글을 자랑스레 올리셨는지? 애초에 제목에 뱀이 들어간다는 것을 제외하면 해당 책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요? 본인이 뱀의 뇌를 발휘해서 해당 글을 쓰셨는지요? 자아는 산만큼 비대하셔서 아무도 안 물어보고 안 궁금했는데 본인의 동물학대를 절구절구 적어내시다니. 대견하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