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당뇨병으로 돌아가신 탓에 우리 가족은 혈당에 좀 민감하다.

당뇨의 특징 중 하나가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본다는 것,

건조한 겨울이 되면 그래서 난 늘 '당뇨병 아닌가?'라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다행스럽게도 내 혈당은 늘 100-105 정도를 왔다갔다하는데

혈당의 정상치는 내가 학생 때는 70-120, 지금은 상한선이 110이라

당뇨 진단을 받진 않았다.


그렇게 혈당을 조심하며 살던 중 

고혈압 진단을 받아 6개월에 한번씩 의사한테 들려 혈압약을 타가는 신세가 됐다.

어느 날, 내 혈액분석표를 보던 의사는 "혈중 콜레스테롤도 정상 범위긴 하지만 맨 위쪽이어요"라며

고지혈증 약을 먹길 권했다.

난 순순히 의사 말에 따랐다.

그 뒤부터 6개월에 한번씩 고혈압약과 고지혈증 약을 타서 귀가한다. 

이 생활이 너무 익숙해, 이젠 별로 불편하지도 않다. 


지난 2월 17일, 외래진료에 대비해 피검사를 했다.

그리고 2월 20일, 외래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갔다.

간호사가 말한다. 

"저...환자분은 2월 27일 진료예약이 잡혀 있는데요."

아뿔사, 내가 '진료가 목요일이다'는 것에만 사로잡혀 날짜를 착각했구나!

그래도 간호사는, 내가 학교 근무한다는 점을 참작해 그날 진료를 보게 해줬다.


의사: 혈압은 정상이네요.

나: 그럼요. 약 한두번 빼고 다 먹었습니다. 하하하.

의사: 그러신 거 같네요. 콜레스테롤도 많이 떨어졌어요.

나: 네. 

의사: 그런데..혈당이 좀 높네요?

나: 네???


검사결과를 보니 내 혈당이 무려 110이었다.

의사: 공복 중에 잰 거 맞아요?

나: 그럼요. 그건 기본이죠.

의사: (고개를 갸웃거리며) 혈당이 이렇게 높아진 게 영 좋지 않네요. 당뇨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 다, 당뇨요.


집에 온 뒤 기분이 울적해 옆으로 누워 있는데, 갑자기 2월 17일 생각이 났다.

그날은 천안에 눈이 14센티 가량이 온 날이었고,

병원에 가던 난 폭설로 교통이 마비된 탓에 중간에 포기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아내랑 같이 소고기국밥을 먹었고,

눈이 좀 녹은 오후에 다시 병원에 가서 혈액검사를 했다.

"그래, 바로 이거야!"

난 의사에게 문자를 보냈고, 이런 답을 받았다.

"어쩐지 너무 높아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문제없을 듯합니다."

야호, 난 고혈압에 고지혈증에 조기위암에 걸렸을지언정 당뇨는 아니다! 당뇨만 아니면 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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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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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과학소설에 대한 로망이 있다.

좋은 과학소설이 많이 나왔지만,

우리나라 작가가 쓴 과학소설을 읽고 감탄하는 날을 꿈꿔왔다.

그러던 중 한 출판사로부터 김초엽이 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선물받았다.

읽을 책이 밀려 있는데 이 책을 우선 읽기로 한 이유는

저자가 화학과를 졸업하고 과학문학상을 수상한, 과학소설을 쓰는 이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첫술에 배부르랴, 라는 말처럼

93년생 저자가 첫 단편집에서 무슨 대단한 성취를 낼 수 있겠는가,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내 마음은 놀라움으로 채워졌다.

-순례자 이야기를 담은 첫 단편: 오오, 이거 대박인데?

-두번째 단편, 스펙트럼; 아니, 첫 단편의 성공이 우연이 아니네?

-세번째 공생가설; 드디어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과학소설가가 나왔구나.

하지만 표제작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그저 입이 딱 벌어졌다.

이거야말로 내가 기다렸던 바로 그 작품이라는 걸, 읽고 나서 바로 알았다.

과학소설에 있기 마련인 허점이 여기선 하나도 없었으며,

그 할머니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나까지 슬퍼졌다.

, 이 작가는 진짜구나. 김초엽을 기억해야겠구나.

 

여러 단편이 묶였을 땐 하나 정도는 범작이 나올 수도 있지만

저자는 마지막까지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며 독자를 즐겁게 해준다.

마지막 작품인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에 나오는 재경은 꼭 이소연 우주인을 연상시키는데,

이 작품을 이소연이 본다면 조금은 위안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이런 좋은 책은 빨리 알려야 해, 하는 마음에 알라딘에 들어갔더니

이게 웬일이야, 세일즈 포인트가 10만이 넘고 종합 톱102주나 머물러 있었다.

이거 뭐지? 다들 나만큼이나 과학소설을 기다려 온 건가?

잠시 머리가 멍했다가, 곧 기분이 좋아졌다.

좋은 책이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건 꼭 정의가 이기는 것처럼 뿌듯함을 주니까.

다시 강조한다. 기억하자 김초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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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20-02-20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잊지말자 서민을 쓴 건 우리나라 시조의 형식을 존경해서일뿐, 김초엽을 이용해 나를 띄우려고 한 건 절대 아니다. 진짜다.

다락방 2020-02-21 09:07   좋아요 0 | URL
저 안그래도 이 페이퍼 다 읽고 ‘잊지말자 서민‘은 왜 나온걸까 하였는데, 댓글에 친절하게 적어주셨네요. ㅋㅋㅋㅋㅋ

마태우스 2020-02-21 23:28   좋아요 0 | URL
하하 알라딘의 보물이신 다락방님을 궁금하게 하면 안되죠!

비연 2020-02-21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마태우스님. 제목 보고 들어왔다가... 잘 지내시죠?^^

마태우스 2020-02-21 23:29   좋아요 0 | URL
네 뭐 잘 지냅니다 비연님 늘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드려요! 제가 잘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페크(pek0501) 2020-02-2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의 리뷰 수가 131이라니... 대단한 책이네요.
장바구니에 담겠습니다.
좋은 책 소개에 감사드립니다.

마태우스 2020-02-29 00:19   좋아요 0 | URL
어머나 페크언니 안녕하세요. 실망하진 않으실 거예요!

테레사 2020-02-26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런가요? 저도 마태우스님처럼 기다리긴 했으나 기대하진 않았는데..이분의 작품을 이리도 칭찬하시니, 읽고 싶네요.

마태우스 2020-02-29 00:20   좋아요 0 | URL
앗...읽고 난 뒤 저 멀리하심 안됩니다 ㅠㅠ 갑자기 걱정됩니다 ㅠㅠ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 - 퇴진 요정 김민식 피디의 웃음 터지는 싸움 노하우
김민식 지음 / 푸른숲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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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서문은 얼마나 중요할까?

인터넷 서점이 자리잡기 전, 그러니까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책을 살 때,

서문은 책을 살까 말까를 결정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하지만 책에 대한 리뷰와 별점이 다 공개되는 이 시대에서

서문을 보고 책을 사는 사람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하지만 책의 엑기스를 담고 있는 게 서문인지라,

여전히 서문은 힘이 있다.

 

서문 얘기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 (이하 질 때)를 읽었기 때문이다.

MBC 피디인 김민식이 공정방송을 위해 싸웠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의 서문은,

지금껏 내가 읽었던 어느 책의 서문보다 더 아름다웠다.

다 읽고 한동안 가슴 벅차하다가,

은근히 화가 났다.

아니 이분은 서문에 목숨을 걸었나? 왜 이렇게 서문을 멋지게 쓰는 거야?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깨닫게 됐다.

, 서문은 그저 시작이었고, 훨씬 아름답고 엄청난 이야기가 그 뒤에 나오는구나.”

책을 다 읽고 나자 다시금 화가 났다.

아니 이분은 책에 목숨을 건 거야 뭐야?

이게 민폐일 수도 있는 게,

이렇게 대단한 책을 읽고 나면 독자들에게 다른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 아닌가?

비슷한 시기에 책을 출간해 버린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물론 김민식은 이 책 전에도 나름의 독자층을 거느린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하지만 그 이전까지 그의 책들은 한정된 독자층을 타깃으로 삼았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는 영어에 목마른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책이었고,

<매일 아침 써봤니?>는 글쓰기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한 책이었다.

그런데 <질때>는 하루하루 비루한 삶을 이어가는 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여기 해당되지 않는 이가 도대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난 저자가 갑자기 큰돈이 필요해진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헐뜯기만 했으니 내가 그를 존경하는 이유 한 가지만 쓰고 글을 마치련다.

김민식은 MBC의 투쟁 도중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외쳐 유명해졌다.

내가 그였다면 자신의 투쟁을 어필하는 책을 가장 먼저 출간했을 것 같다.

정권이 교체되고 MBC 노조의 투쟁이 승리로 귀결됐던 그때,

승리의 공신 중 한 명인 김민식의 투쟁기가 나왔다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겠는가?

하지만 김민식은 그 책 대신 영어공부에 관한 책을 썼고,

그 이후에도 글쓰기 책과 여행에 관한 책을 썼다.

그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컨텐츠의 힘이지,

그가 했던 투쟁 덕을 본 게 아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잡은 지금, 그는 이제야 자신의 투쟁기를 쓴다.

이 책을 쓴 이유도 나 열심히 싸웠다를 자랑하고자 함이 아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화두로 삼아 직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버틸 수 있는 팁을 주자는 게 이 책의 목적,

보다 많은 이들에게 <질때>가 읽힌다면 우리 사회는 보다 나은 곳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내가 이 책을 온몸을 다해 추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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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20-02-20 2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글의 핵심은 사실 21번째 줄에 있습니다. 제가 책을 냈다는 것이지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숨은 뜻은 이렇습니다.
[책을 하나 냈는데 하필 김민식 피디가 거의 같은 날 책을 냈습니다. 알라딘에 깔린 날짜도 똑같습니다. 원래는 ‘진검승부를 펼치자!‘였지만 책을 몇 장 읽고나서 전의를 상실했습니다. 신세경이 유튜브에 진출할 때 생태계 파괴 이야기가 나왔는데 꼭 그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공룡만 예뻐하지 마시고 비루한 초식동물도 좀 어여삐 여겨 주십시오. 김민식 피디는 알라딘도 안하는 분 아닙니까!]

다락방 2020-02-21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마태우스님. 서평집 내셨네요! 너무 궁금해요 당장 장바구니에 넣습니다. 슝-

마태우스 2020-02-21 23:31   좋아요 0 | URL
아유 아니어요 제책 말고 김피디님 책 먼저요! 저는 저얼대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비연 2020-02-21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비슷한 시기에 출간해버린..ㅎㅎㅎ 저도 들고 달려갈게요, 장바구니로 ㅎㅎ

마태우스 2020-02-21 23:31   좋아요 0 | URL
제책 말고 김민식피디님 책이요!

2020-02-21 15: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2-21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테레사 2020-02-26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읽고 싶게 만드네요. 저는 누군가의 자전격 소설, 누군가의 실제 삶이야기는 이상하게 안읽게 되더라고요. 성공기, 경험담, 처세술, 자기개발..관련 책은 거의 1권도 안읽었는데... 이 책은 그것들과는 다르다는 말씀이고, 또 김민식 피디는 워낙....알려진 분인지라..ㅎㅎ여튼, 서민님의 권유가 책을 당기게 하네요.

마태우스 2020-02-27 10:3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자기계발서에 대한 편견이 있었어요. 근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도 일종의 자기계발책인데, 그 책 정말 괜찮찮아요. 책 읽으라거나 글을 쓰라는 책도 마찬가지고요. 그 메시지의 내용이 얼마나 와닿는지가 중요한 것이지, 자기계발서라고 다 나쁜 건 아니더라고요. 책이란 게 기본적으로 삶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용도로 나오니까요.

섭섭이 2020-02-26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태우스님 안녕하세요

오늘 김민식피디님 블로그에 올라온걸 보고 누구신지 정확히 알게 되었네요 ㅋㅋㅋ
평소 글대로 리뷰글도 역시 재밌게 쓰시네요.
21번째줄 밑줄 21번치고 바로 장바구니로 고고고 하겠습니다.

마태우스 2020-02-27 10:32   좋아요 0 | URL
헤헤 들켰네요 ^^ 책이 재밌으면 리뷰도 재밌게 쓰게 되더군요.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죽었다.

전용 헬기를 타고 가는데 헬기가 떨어졌단다.

이 사고로 코비와 함께 그의 13살 딸도 저 세상으로 갔다.

허무하다.

선수시절 위대한 업적을 이루고 은퇴한 게 불과 얼마 전,

이제 레전드로 대접받을 일만 남았는데 이런 참극을 당한 것이다.

코비는 통산 득점에서 역대 3위였는데,

어제 르브론이 자신의 득점기록을 추월해 4위가 됐다.

경기 후 코비는 SNS에다 이런 축하글을 남겼다.

"내 형제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게 코비가 공식적으로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워낙 대단한 선수였기에, 현역 선수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애틀란타의 떠오르는 스타 트레이 영은 오늘 경기 때

자신의 유니폼 대신 코비의 등번호 8번을 달고 경기에 나섰다.

감동적인 장면은 그 다음이었다.

농구에서는 공을 잡은 뒤 8초 안에 상대편 코트로 넘어가야 한다.

하지만 토스된 공을 잡은 트레이 영은 공을 잡고 코트에 앉아 있었다 (선수시절 8번을 달았던 코비에 대한 추모였다).

심판은 냉정하게도 8초 바이얼레이션에 대한 호각을 불었다.

공격권이 넘어갔다.

상대 팀인 워싱턴의 토마스라는 선수도 역시 공을 잡고 가만히 있었다.

농구에서는 공을 잡은 뒤 24초 안에 슛을 던져야 한다는 룰이 있다.

하지만 토마스는 그냥 있었고, 그 누구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시간이 되자 심판은 24초에 대한 호각을 불었고, 공격권은 다시 애틀란타로 넘어갔다.

믿겨지지 않는 태업성 플레이,

평소 같으면 야유가 쏟아졌겠지만,

이날은 누구도 여기에 대해 비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이들의 추모에 공감해 줬다.

뒤늦게 유튜브로 이 장면을 보면서 난 눈물을 펑펑 흘렸다.

코비의 팬은 아니었지만, 같은 길을 걷는 선수들의 추모방식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아서다.


https://www.youtube.com/watch?v=qOcMSFaOJ-o


양쪽 다 한 차례식 바이얼레이션을 범한 뒤 작전타임이 불려졌다.

트레이 영은 8번 유니폼을 벗고 자신의 원래 유니폼인 11번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진짜 경기가 시작됐다.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야 하고, 그들에게 주어진 의무는 멋진 경기를 펼치는 것이니까 말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 트레이 영이 8초 룰을 어긴 것은 코비의 등번호 8번을 추모하는 의미였다. 하지만 코비는 선수시절 후반기엔 24번으로 바꿨고, 그 등번호가 코비의 상징처럼 돼있다. 그 후 열리는 경기마다 선수들이 굳이 상대방 코트로 넘어간 뒤 24초 바이얼레이션을 범한 것은 그런 이유다. 당분간은 이런 식의 코비 추모가 이어질 텐데, 부쩍 눈물이 많아진 난 이 영상들을 보면서 눈물을 쏟을 것 같다. 아, 이 인간들, 졸라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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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0-01-27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새벽에 골프중계 보다가 알았어요ㅜㅜ 타이거 우즈와도 친분이 있었는데 우즈도 경기 중 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어 했다고 ㅠ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ㅠㅠ

마태우스 2020-01-27 09:59   좋아요 0 | URL
우즈하고 페더러가 친한 것만 알았지 코비랑 친한 건 몰랐네요. 암튼 안타까운 일이어요. 헬기는 절대 타지 맙시다!.

비연 2020-01-27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추모장면일 듯.
사람 사는 게 뭔지. NBA를 잘 몰라도 코비라는 이름을 제가 알고 있을 정도였으니..
좋은 곳에서 평안하기를 기원합니다.

마태우스 2020-01-27 14:0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비연님은 헬기 타지 마시고 쭉 건강하시길...ㅠㅠ

비연 2020-01-27 14:57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도요 ㅠㅠㅠ

stella.K 2020-01-28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저도 코비 브라이언트는 들어서 알고 있는데
그렇게 불운에 갔다는 건 이글 읽고 처음 알았네요.
정말 멋집니다. 가끔 인간이 그렇게 멋지기도 하더라구요.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태우스 2020-02-10 03:08   좋아요 0 | URL
은퇴한 지 얼마 안됐고, 이제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 하는데 이런 일이 생겨서 더 슬픈 것 같습니다. 동참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카스피 2020-01-28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도 뉴스를 중간에 들어보니 미국의 유며인사들이 추모 sns를 많이 올렸기에 누가 돌아가셨나 했더니 바로 코비더군요.코비뿐만이 아니라 딸과 조종사까지 함께 죽어서 더 안타까운것 같습니다ㅠ,ㅠ
그나저나 얼만전에 돌직구쇼에 마태우스님이 나온것을 봤는데 무척 반갑더군요.원래 나왔던 김경민교수가 선거에 출마해서 안나오는 것 같은데 마태님이 계속 나올실런지요^^

마태우스 2020-02-10 03:08   좋아요 0 | URL
아 네..돌직구쇼 봐주셨군요. 어떻게 하다보니 제가 화요일마다 나가게 됐습니다.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인간인데, 부끄럽습니다

moonnight 2020-02-14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무심코 TV 켰더니 교수님이 나오셨네요. 실시간으로 빠져들어서 시청합니다. 말씀 잘 하시네요. 헤어스타일과 의상도 멋지십니다. 출근해야하는데 큰일났네요. 호호^^

마태우스 2020-02-20 20:06   좋아요 0 | URL
어머나 달밤님 왜 그런 프로를 보고 그러세요 부끄럽게...ㅠㅠ 말 잘 못해서 옷빨로 밀고가기로 했어요. 해당 방송국에서 제게 멋진 옷을 빌려줍니다ㅠㅠ
 

 

 

 

 

 

 

 

 

 

 

 

 

 

우리 막내 은곰이는 처음 올 때부터 앞다리가 안좋았다

그래서 거액을 들여 두 다리 중 하나를 수술했는데

그 과정에서 사건이 좀 있었다.

하나는 마취 도중 심정지가 오는 바람에 거의 죽다 살아났다는 것.

두번째는 수술한 부위가 잘못되는 바람에 재수술을 받았다는 것.

원래 10일로 예정됐던 수술 후 입원은 20일로 늘어났고,

퇴원 후에도 3개월 가량 케이지 생활을 해야 했다.

수술을 받고 입원을 할 당시 은곰이는 자신이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몰랐을 것이다.

아내는 그런 은곰이를 달래려 부천에 있는 그 먼 병원을 수시로 다녔다.

은곰이는 아내를 볼 때마다 어둠 속 한 줄기 희망을 봤으리라.

아내에 따르면 은곰이가 그렇게 아내를 반가워했다고.

원래 뽀뽀에 인색한 녀석인데, 아내한테 격렬하게 뽀뽀를 해댔다.


케이지 생활을 할 때 은곰은 아마도 자신이 잘못을 해서 벌을 받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내가 가끔씩 은곰을 꺼내 안아주기라도 하면

은곰은 아내를 격렬히 핥아줬다 ㅋㅋ

난 뭐, 돈 버느라 바빴고, 시간이 있을 때도 풀려 있는 다른 개들을 챙기느라 은곰에게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3개월이 지나 은곰이가 케이지에서 풀려났을 때,

은곰이는 아내만 바라보는 개가 됐다.

원래 은곰은 성격이 안좋아 개들끼리 서로 싸우게 만드는, 분란의 씨앗이었다.

오죽하면 내가 세계대전 유발자라고 책에다 썼겠는가.

그랬던 은곰은 힘든 수술과정을 거치며 비교적 온순하고 말 잘 듣는 애로 변했다 (가끔 나오는 성질은 어쩔 수 없다).

나머지 한쪽 다리도 수술을 해야 하지만,

앞다리 하나가 좋아지니 은곰은 이제 아파하지 않고도 달릴 수 있게 됐기에

다른 한쪽을 굳이 수술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왼쪽이 은곰이다


 

그런 은곰에게 시련이 또 찾아왔다.

요즘 아내가 호흡기, 특히 콧구멍부터 기도까지의 공간이 좁은 게 호흡곤란과 심비대를 불러온다는 걸 알게 된 뒤

여섯 마리를 하나씩 하나씩 수술을 다 해주고 있다 (그래서 요즘 파산위기...)

결국 은곰이 차례가 왔다.

은곰을 본 수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비공협착의 정도가 제일 안좋은 걸 10이라고 한다면 은곰이는 15입니다.

이렇게 안좋은 개는 처음 봅니다."

그래서 은곰이가 조금만 움직여도 그리 헐떡거렸던 것이고,

다리 수술 때 심정지도 이와 관련이 있었을 것이다.

콧구멍만 넓혔던 다른 개들과 달리 은곰이는 연구개(입천장)의 일부를 잘라냈고

여기에 더해 어릴 적부터 갖고 있던 탈장도 수술했다 ㅠㅠ

다른 애들이 2-3일이면 회복돼 뛰어다닌 것과 달리

은곰은 오랜 기간 힘들어했다.

사람을 불신해 꽁한 표정으로 시종일관 엎드려 있기만 했고,

가끔 움직일 때는, 개가 아니라 쥐처럼 스스슥 움직였다.

 

믿는 마음이 컸던 만큼, 은곰이는 특히 아내에게 서운했던 모양이다.

수술을 하던 날 혼자만 외출한다고 신나했다가

또 수술의 악몽을 겪었으니 말이다.

원래 아내 옆에서 꼭 붙어자던 은곰이는 이제 아내를 불신하게 됐고

난 이때다 싶어서 은곰에게 최선을 다했다 ㅋㅋ

그 결과 은곰이는 이제 내 곁에서 잠을 잔다

원래 다섯째 오리는 내 껌딱지이고,

첫째 팬더도 내 곁을 더 선호하는데다

요즘 내가 좀 신경써준 셋째 미니미까지 나한테 오는 바람에

난 이제 네 마리의 개와 함께 잔다ㅋㅋㅋㅋ

개는 다다익선, 난 아주 행복하다.

 

아내가 어느날 이런 불만을 터뜨린다.

은곰을 위해 돈 써가며 수술했고

지성으로 돌보기까지 했는데-실제로 수술 후 케어는 아내가 전담...-

은곰이가 저러는 게 서운하고, 그 틈을 비집고 은곰을 차지하려는 너는 더 서운하다.

니가 사람이냐.

아내 말도 일리가 있지만, 어쩌겠는가.

예쁜 은곰이와 있고픈데 수단 방법을 가릴소냐.

내 곁에서 코를 골고 있는 은곰이를 보며

그저 난 뿌듯하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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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be00 2020-01-25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주무시다 숨막히고 그렇진 않으신가요? 전 한마리랑 자는데도 종종 가슴위에 올라와서 자거나 목에 걸쳐 자서 자다가 자주 깨는데요^^;;
넘 이쁜 은곰~~~~ 이제는 아프지 말자~~~~♡

마태우스 2020-01-27 09:01   좋아요 0 | URL
이쁘다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애들은 제 위에 잘 올라오진 않고요 근처에 자리잡고 잡니다 슬로브님 강아지도 건강하길 빕니다

moonnight 2020-01-25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과 아내분 더 건강하시고 돈도 많이 버시길 바랍니다. 보살피셔야하는 아이들이 아주 많네요. 행복해보이십니다^^

마태우스 2020-01-27 09:00   좋아요 0 | URL
따뜻한 댓글 감사드려요. 애들 잘 먹이기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달밤님도 올 한해 좋은 일 많기를 빕니다

다락방 2020-01-29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새해 복 더 많이 받으시구요,
새해에는 은곰이를 비롯한 강아지들이 아프지 않고 무사히 지낼 수 있기를 바랄게요.

마태우스 2020-02-10 03:05   좋아요 0 | URL
어머나 다락방님 답이 너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새해에는 다락방님도 꽃길만 걸으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