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로 산다는 것 - 왕권과 신권의 대립 속 실제로 조선을 이끌어간 신하들의 이야기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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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조직을 이끌거나 나라를 경영할 때 리더 주변은 늘 많은 인재들로 넘쳐납니다. 저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잘났다고 생각하는 이런 인재들을 통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어떤 면에서 리더는 통치 자체보다는 이런 인재들을 적절히 통제하면서 각자의 장점에 맞게 일을 맡기는 지혜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때 꼭 필요한 존재가 이른바 리더의 심경을 가장 정확하게 헤아릴 줄 아는 ‘핵심 참모’입니다.

이 책은 조선 시대 전문가 신병주 교수가 왕을 도와 조선을 이끌어 간 참모를 중심으로 균형 잡힌 시각에서 본 조선의 역사를 담아낸 책입니다. 조선 왕조는 518년을 존속하며 27명의 왕이 재위한 보기 드문 ‘장수 왕조’였습니다. 27명의 왕들은 각기 다른 개성으로 체제의 정비가 요구되던 시기를 살기도 했고, 강력한 개혁이 요구되던 시기를 살기도 했습니다. 선조와 인조처럼 전란을 겪고 이를 수습해야 했던 왕, 숙종과 영조, 정조처럼 전란 후 또 다른 안정을 추구해 나가야 했던 왕도 있었습니다. 각기 다른 배경 속에서 즉위한 조선의 왕에게는 각각의 국정 목표와 방향이 있었고, 그 왕에게 발탁된 참모들은 시대적 과제 해결을 위해 역량을 발휘해 나갔습니다.

제1부 새 왕조를 설계하다

건국의 최대 공로자였지만 신권 중심주의를 주장하다 결국 제거되는 운명의 정도전, 이방원이 왕이 되는 데 큰 역할을 한 하륜, 세종과 함께 태평의 시대를 이끌었던 황희, 신분을 넘어 과학 조선을 이끈 장영실, 죽음으로 단종을 지키고자 한 사육신 성삼문, 성삼문과는 엇갈린 행보를 보이며 역사에 변절자로 남았지만 누구보다 유능했던 관료 신숙주를 다룹니다.

p69 원래 녹두의 싹을 내어 먹는 나물로서, 두아채란 이름으로 불렸던 나물이 조선 후기 이후 ‘숙주나물’로 바뀐 것에도 신숙주의 행적을 응징하고자 하는 백성들의 증오가 담겨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제2부 국가의 기틀을 다지다

조선 초기 최고의 문장가이자 관중과 포숙의 관계였던 서거정과 강희맹을 참모이자 문장가의 관점에서 살폈고, 간신, 칠삭둥이 등 부정적인 측면과 함께 세조를 보좌하는 노련한 정치가의 면모를 보인 한명회, 피비린내 나는 무오사화의 발단이 된 '조의제문'을 쓴 사림파의 영수 김종직과 그의 제자 김일손, 『악학궤범』을 편찬한 대표적인 예술 분야의 참모 성현을 다룹니다.

제3부 폭군의 실정에 흔들리다

실록에도 여러 번 등장하는 연산군의 마음을 뒤흔든 시세 참모 장녹수, 폭정에 기름을 부은 간신 임사홍과 '대은암' 속 익살스러운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중종의 간신으로 기억되는 남곤, 중종의 절대적인 총애를 받다가 ‘주초지왕’의 역모 혐의를 쓰고 나락으로 떨어진 조광조, 호남 사림의 자존심 김인후와 이황과 함께 영남학파의 양대산맥으로 활약한 조식을 다루었습니다.

p162 중종의 참모 하면 대부분 조광조의 이름을 먼저 떠올리지만, 조광조는 중종의 한때의 총애를 받았지만, 결국에는 중종에 의해 사약을 받고 생을 마감했다는 점에서 중종의 한때의 참모였다. 중종의 입장에서 보면 조광조 제거의 핵심으로 활약하면서 영의정까지 지낸 남곤이 핵심 참모였다.

제4부 임진왜란, 조선의 위기를 겪다

동인과 서인의 당쟁으로 비화되기도 했던 ‘십만양병설’에 대한 다양한 기록을 중심으로 선조 시대 최고의 참모 이이를 살폈고, 선조와 애증의 관계, 가사문학 분야에서 수많은 작품을 남긴 정철. 문신이자 돌격적인 의병장 조헌, 일본 장수 ‘사야가’에서 조선의 충신이 된 김충선, 7년에 걸친 임진왜란 과정을 『징비록』으로 남긴 유성룡을 다루었습니다.

제5부 광해군의 그림자 속 참모들

당리당략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을 유지했던 뛰어난 외교 참모 ‘오성과 한음’의 이덕형, 그 개혁적인 성향으로 실록에 매우 부정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홍길동전』의 허균, 인조반정 이후 사라진 북인 세력의 중심 광해군의 남자 정인홍, 상궁의 신분으로 국정을 좌지우지한 광해군의 참모 김개시, 조선의 관료로서 최고위 직책인 영의정을 여섯 번 지낸 이원익을 다루었습니다.

제6부 명분과 실리 사이, 인조반정

광해군의 폭정에 반정을 일으켜 왕의 자리에 오른 인조를 중심으로 명과 청의 갈등 속에서 조선이 처한 상황과 병자호란의 과정과 극복을 다루었습니다.

제7부 왕권이냐, 신권이냐? 당쟁과 갈등

서인과 남인이 치열하게 대립하던 숙종시대 정치공작의 달인 김석주. 독특한 글씨풍으로도 알려져 있는 소신과 원칙의 학자 허목, 정치와 사상의 중심이자 신권의 핵심이었지만 숙종에게 사약을 받은 송시열. 현실적인 정치가이자 『구수략』을 쓴 조선시대 최고의 수학자 최석정. 개혁정치를 추구하던 정조의 참모이자 실학자로 이름을 남긴 정약용 등을 다루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참모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상황에서 정치적, 학문적 역할을 발휘하거나 국난을 극복한 인물들입니다. 그러면서도 왕의 판단을 흐리게 하여 결과적으로 국정 농단의 주역이 된 참모들도 일부 소개하고 있습니다.

40명의 참모들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상황에서 정치적, 학문적 능력을 발휘하거나 국난을 극복한 인물이 대부분이지만 왕의 판단을 흐리게 하여 결과적으로는 국정 농단의 주역이 된 참모들까지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참모라는 의미에 맞는 인물들 외에 다수의 인물들이 소개되고 있고, 다수의 인물들이 소개되는 만큼 인물 개개인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그들의 행보도 큰 틀에서 훑어가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각 인물들에 대한 깊이 있게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대강 알고 있었던 인물들에 대해 다시 알게 되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고, 대중에게 잘 알려진 유명한 인물들 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을 소개하는 의도는 좋았습니다.

역사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는 물론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목적을 가진 학생들에게도 쉽고 재미있고 정확하게 조선의 역사를 한눈에 알려주는 유용한 지침서가 되어줄 만한 책입니다.

이렇게 경회루에서 국가 재정을 물 쓰듯이 쓰면서 흥청들과 어울려 방탕한 생활을 하는 연산군을 두고 백성들은 흥청망청이라는 말로 저주했다
- P145

만약 입으로는 책을 읽되 마음으로 체득함도, 몸으로 행함도 없다면 책은 그대로 책이고 나는 그대로 나이니 무슨 유익함이 있겠는가?
- P229

조경은 당파상으로 남인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만, 남인의 정치적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기보다는 원칙과 소신에 입각하여 자신의 정치관을 피력하였다. 특히 언관직을 수행하면서는 권력의 실세에 대한 강한 비판을 멈추지 않는 강직한 정치인의 표상이 되었다.
사안에 따라서는 국왕의 처사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권력에 굴하지 않는 면모를 보였다...정치인 조경은 한결같이 원칙과 소신에 입각한 정치 행보를 보였다. 당리당략에만 치중하고 보스들의 눈치만 보는 정치 현실 때문일까? 왕의 권력에도 굴하지 않고 직언을 한 ‘소신의 정치인‘ 조경의 모습은 많은 울림을 주고 있다
- P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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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직장인 열전 - 조선의 위인들이 들려주는 직장 생존기
신동욱 지음 / 국민출판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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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하기 싫은데, 해야 한다. 조직이 시키니까. 나에게 봉급을 주는 곳이니까. 성질대로라면 책상을 엎어버리고 당당하게 사표를 쓰고 걸어나오고 싶다. 심장이 울렁울렁하고 분노에 얼굴이 푸르죽죽해지지만 끝내 사직서를 쓰지 못한다. 아내와 아이들이 떠오른다. 지금 나가면 뭐 할 것인가. 회사에서 해직을 통보했다. 부당하다며 항의를 하러 갔더니 어제의 동료들이 외면한다. 분위기가 냉랭하다.’

‘더럽고 아니꼬운’ 회사생활을 해본, 혹은 하고 있는 샐러리맨이라면 이와 같은 상황을 한번쯤은 상상해보신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이 책은 직장인의 관점에서 조선의 인물을 통해 역사 속 선배들의 다양한 처세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성계를 도와 조선이라는 나라를 건국한 정도전부터, 하륜, 황희, 맹사성, 신숙주 등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배울 점이 있다고 판단된 11명의 긍정적 인물과, 끝없는 욕심에 선을 넘고 말았던 홍국영이나 평판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허균 등 비운의 인물 6명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p6 이 책은 조선 역사 속 인물들을 철저히 직장인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위인이기 이전에 그들 또한 조직에 몸담고 사회생활을 해야 했던, 어쩌면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있던 직장인이라는 시강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다소 독특한 역사책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손 놓고 살았던 역사가 사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상기시킴과 동시에, 역사 속 직장 선배들의 다양한 처세술을 만나보게 해 줄 것이다.

 

마지막에는 친절하게 '부록 조선의 선배 직장인들에게 배우는 7가지 자세'를 통해서 본문의 내용을 요약해주고 있습니다.

1. 상사와 함께 성장하라

2. 직장 동료를 내 편으로 만들어라.

3. 선후배 간의 관계에도 노력하라.

4. 기본 실력에 충실하라.

5. 평판 관리를 통해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라

6. 말을 잘하는 것은 직장인의 무기다.

7.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괜찮다.

역사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위인의 삶도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면 그들 자신도 지우고 싶어 하는 실수를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위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그 실수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17명 위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지혜롭게, 때로는 뚝심으로 밀어붙인 일들로 인해 조선의 직장인이었던 위인들의 삶이 어떤 결과를 맞이했는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무엇이고, 버려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시간을 갖게 해 줍니다.

p307 공부에 왕도가 없듯, 직장 생활에도 왕도는 없다. 그렇게 힘들었던 오늘 하루도 다시 이겨낸 나 자신을 대견스럽게 여기고 토닥여 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직장인에게 있어 최고의 처세술이 아닐까?

600년 전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당시에도 지금처럼 사내 정치가 있었고 실력뿐 아니라 처세도 필요했으며, 상사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상사의 속내를 읽을 줄 알아야 했습니다. 또한 후배들 잘 이끌어줘야 했고 평판 관리도 해야 했으며, 업무 처리를 위해 밤샘 야근도 종종했습니다.

흥미진진한 역사 이야기 속에서 직장 내 상사, 동료, 선후배라는 대인관계에 대해 성찰할 수 있게 되고, 평판 관리나 사내정치처럼 현실적인 고민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또한, 위인들의 다양한 면면을 살펴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습니다. 직장 생활에 지친 직장인들에게는 작은 위안을 주는 책입니다.

상사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 상사는 실무자들이 보는 관점보다 훨씬 넓은 안목으로 사안을 바라본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대부분은 그런 역량이 되기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런 상사의 의중을 헤아리며 조직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애써야 한다
- P83

신숙주는 사내정치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았다. 다만 좋은 정치를 펼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겼다. 그에게 사내정치란 그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유능한 관료로서 인정받는 수단이었을 뿐이다
- P134

좋은 멘토는 후배가 듣기 싫은 말이라 해도 그에게 필요한 조언이라면 한다. 물론 꼰대도 후배가 듣기 싫어하는 말이라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면 멘토와 꼰대를 구분짓는 차이점은 무엇일까.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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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 세계 문명을 단숨에 독파하는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조 지무쇼 엮음, 최미숙 옮김, 진노 마사후미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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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자연을 창조했다면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5500여년 전 메소포타미아 남부에 형성됐던 인류 최초 도시 수메르에서 고대문명이 탄생했습니다. 계급사회가 만들어지고 부유층과 빈민층이 생기면서 빈부 격차가 발생했습니다. 지적 활동의 산물인 문명도 탄생했습니다. 역사를 기록하는 이들의 편향일수도 있지만, 역사의 큰 줄기가 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것을 부인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도시를 통해서 세계사를 엿보는 이런 책은, 어쩌면 단순해 보일지 모르지만 또 찾아보면 그렇게 예가 많지도 않습니다.

이 책의 특징이라면 각각의 장에서 한 도시의 역사만을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공간인 도시의 역사를 중심으로 세계사 주요 흐름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세계 문명의 중심지였던 로마, 아테네, 파리, 베이징, 테오티우아칸, 이스파한, 사마르칸트 등 30개의 역사 이야기가 풍성하게 펼쳐집니다. 간결하면서도 적절한 사진이 같이 실려 있어서 이해가 쉬웠습니다.

백과사전 방식으로 해당 도시의 정보를 순서대로 나열하면서 전개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관심가는 도시를 골라, 다양한 도표와 사진 자료와 함께 읽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해당되는 도판, 지도의 출처를 표시해서 독자의 편의를 고려한 것도 돋보입니다.

학창시절 세계사는 제게 과목이라기보다는 애써서 외워야 하는 골치 아픈 과목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사를 도시를 통해 재정리 할 수 있겠다’ 싶은 책이었습니다.

오늘날 역사 공부, 특히 그중에서도 세계사 공부는 앞으로 도래할 시대에서 필요한 지식이 갖추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학교와 학원을 통해 접한 역사는 대체로 암기 형식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시대에 따라 일어난 사건을 달달 외우고, 그 역사적 사건의 속에 있는 시대적 정치적 배경을 이해하는 일은 서툴렀습니다. 그렇게 역사는 곧 외우는 일이 되어버려 재미없는 일로 굳어졌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암기를 하는 역사가 아니라, 각 도시의 역사를 하나의 줄기로 엮은 '이야기로서의 세계사'를 이해한다면 세계사 공부가 더 이상 어렵기만 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세계사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은 물론, 세계사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성인들까지 세계사를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줄만한 책입니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고대 그리스 건축양식은 대체로 힘차고 장엄한 느낌이 특징인 도리아식, 우아한 소용돌이 모양이 특징인 이오니아식, 화려한 장식이 특징인 코린트식으로 나뉜다. 파르테논신전은 도리아식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 P48

베이징을 수도로 정한 이유는 중화민국의 수도 난징이 국민당의 거점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정치적 이유로 마오쩌둥은 베이징을 수도로 선택했는데, 항간에는 같은 사회주의를 내건 소련이나 몽골과 가깝기 때문이라는 설도 떠돌았다
- P168

1889년에는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계 만국박람회가 열렸다. 이때 7구의 센 강변에 높이 300미터가 넘는 ‘에펠탑’이 세워졌다. 석조 건축물이 대부분이었던 당시에 철골 노출형의 이 거대한 탑이 공개되자 파리의 경관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하지만 이 탑은 점차 관광명소로 자리잡으며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게 되었다
- P251

미국은 20세기 냉전체제의 종결과 동시에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 되었지만, 2001년 9월 11일에 일어난 동시다발적 테러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이때 뉴욕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곧 다시 부흥에 힘써 새로운 세계무역센터빌딩을 세웠다
- P289

1973년에는 독특한 외관으로 유명한 시드니오페라하우스가 완공되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현상공모전에서 채택된 덴맠 건축가 예른 웃손의 도안으로, 직경 75미터의 구체를 분할한 곡면을 겹친 독특한 형상의 건물을 수작업으로 설계한 것이었다. 장장 14년의 공사기간을 들여 완공된 이 오페라하우스의 개장식에는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2세도 참석했다
- P320

2010년에는 상하이 만국박람회가 열렸고, 높이 632미터의 상하이타워를 필두로 상하이세계금융센터 등 여러 고층건물이 세워졌다. 이어 상하이 디즈니랜드나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벅스 매장이 출점하는 등 상하이는 세계적인 대도시로 성장했다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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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신소재 - 문명의 기반이 된 '철'부터 미래를 이끌 '메타물질'까지!
사토 겐타로 지음, 송은애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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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는 만물의 기초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인간의 발전에 끼친 막대한 영향에 비해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신소재로 둘러싸여 있지만 그것의 역사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이 책은 금, 도자기, 콜라겐 등 다양한 재료들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꿨는지에 대해서 흥미롭게 다루고 있습니다. 세계 속에서 삶의 변화를 일으킨 재료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설명과 역사적 이야기를 함께 다루고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1. 금

금의 색이 은백색이나 청색이었다면 세계 역사와 경제는 바뀌었을 것이며, 지금보다 평

화로웠겠지만 따분한 세상이 아니었을까요? 세계를 움직이는 금, 은, 동은 반짝 거리며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물질들입니다.

특히 금을 차지하기 위해 수 많은 전쟁이 일어났고, 손에 닿는 것은 모조로 금으로 변화

시키는 미다스의 왕에 대한 신화이야기까지도 만들어졌습니다. 앞으로도 금에 대한 가치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금 값이 수시로 변동되기는 하지만 ‘금=현금’이라는 말이 있듯

이 유사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금을 확보하려고 할 것입니다.

2. 도자기

우리 집에서도 식사를 할 때 여러 종류의 도자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께도 모두 다르고

형상도 모두 다릅니다.

인류 최초이 발명품이 그릇이란 사실은 매우 당연해 보입니다. 어느 박물관에 가더라도

시대별로 그릇의 진화과정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도자기의 역사는 얼마나 하얀 그릇

을 만들어 내느냐의 역사라고 합니다.

도자기는 우리 생활에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입니다. 최근에는 화학 합성기술로 파인세라

믹을 만들어 냈고, 매우 강도가 높은 도자기가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3. 콜라겐

콜라겐이 구석기시대부터 사용되며 여러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콜라겐은 피부뿐만 아니라 뼈의 주요성분이기도 한데, 동물의 뼈와 힘줄은 인류에게 중

요한 재료였습니다. 인간이 먹이사슬의 꼭대기로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도 콜라겐을 사용한 무기 덕분입니다.

최근에 콜라겐은 의료분야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세포와 세포를 붙이는 재료로, 상

처를 꿰매는 실로, 성형수술이후에도 콜라겐을 주입하거나 인공 연골을 만드는 재료로

도 사용됩니다. 동물이 만들어낸 최고의 재료는 단연 콜라겐이라 하겠습니다.

4. 플라스틱

인류 역사에서 다른 재료의 영역을 가장 많이 빼앗은 플라스틱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재료입니다. 우리는 플라스틱 섬유로 된 옷을 입고, 플라스틱 식기로 음식을 먹으며 플라스틱 카드로 돈을 냅니다. 가볍고 튼튼하며 적은 비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장점으로 우리 일상이 윤택해지고 간편해졌지만 지금 세계는 플라스틱 아일랜드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해양에 유출돼 생태계를 파괴하고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특이했던 점은 분명 세계사 책인데 과학, 거기서도 특히 화학과 관련된 내용이 나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금에 대하여 어떻게 금이 생겨났는지 신화 속 이야기나 그곳에 얽힌 실제 역사, 그리고 모두가 갈망하는 금이지만 금 자체는 어떤 일에 딱히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삶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에 대해서 쉽게만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성질을 가진 재료의 등장에 사회가 뿌리째 바뀔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지금 전 세계 과학계는 새로운 재료의 발견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국가마다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어떠한 재료를 찾고 개발하느냐가 나라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입니 다. 앞으로 세계는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한 재료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 갈 것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과거의 위대한 발견에 감사하고 미래의 새로운 발견을 기대하며 무한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책입니다.

역사적으로 신소재와 기술의 발전은 인류에 크나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미래를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신소재로 정의되는 새로운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어떤 신소재가 우리의 역사를 바꿀지 궁금해집니다.

문명이 한 단계 위로 나아가려면 다양한 요인이 필요하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 사람들의 의식 변화, 정치와 경제, 기상과 재해 등 수많은 요소가 얽혀서 필요한 조건이 하나라도 빠지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훌륭한 신소재는 다른 요인보다 출현하기가 극히 어렵다. 그래서 ‘시대가 원하는 재료의 등장이 바로 세상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결정타, 즉 속도결정단계가 아닐까‘라는 것이 내가 세운 가설이다
- P9

근래에 탄생한 인공지능은 점점 더 우수한 신소재를 만들어내고 있다. 요즘 인공지능이 인류의 능력을 뛰어넘어 더 우수한 인공지능을 설계하는 ‘싱귤래리티‘가 자주 거론되는데, 이미 재료의 세계는 이와 비슷한 상황이 되었다
- P257

재료란 ‘물질 중에서 인간 생활에 직접 도움이 되는 것‘이다. 여태까지 알려진 물질의 수는 1억 4,000만 개가 넘지만 그중 ‘직접 도움이 되는 것‘은 극소수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재료는 인류가 오랜 시간을 들여 찾아내고, 가려내며, 개량함으로써 무에서부터 창조해온 흡사 슈퍼 엘리트 같은 물질이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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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보다 강한 실 - 실은 어떻게 역사를 움직였나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지음, 안진이 옮김 / 윌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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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최고의 발명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보통 전기가 1번으로 많이 언급되고, 먹는 피임약도 빠지지 않습니다. 피임약은 여성인권과 인구제한을 통한 식량과 질병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했다고 합니다.

누에의 똥과 양의 털 그리고 목화의 꽃같이 허접해보이는 먼지뭉치를 풀어서 실을 만들고, 그 거미줄보다 변변치 못한 실을 다시 엮어서 옷감을 만든 것 말입니다. 이제는 나일론을 거쳐 고텍스, 기능성 섬유에 이르기까지 발전한 천(fabric)은 정말 위대한 발명입니다.

몸에 난 털이 짧아 외부온도에 약한 인간은 반드시 옷을 입어야 하는데, 이 옷을 만드는 천이 너무 튼튼해서 인류는 의식주 중에서 맨 앞에 나오는 ‘의’는 확실히 극복했습니다. 튼튼하다보니 버려진 옷들도 입을만 해서, 아사 직전의 빈국 사람들이나 전쟁 피난민들 사진을 봐도 의복만큼은 크게 험악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떨 때는 그들이 처한 어려움이 혹시 엄살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생길 지경입니다. 이제 옷은 보온기능을 넘어 자신을 나타내는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튼튼한 청바지를 찢어 구멍을 내고는 인습으로부터의 자유를 표현하고, 옷감을 절약할 목적이 아님에도 몸을 간신히 가리는 옷을 입고는 자신의 섹시미를 어필하는 세상입니다. 현대의 과학기술이 의복 문제는 완전히 해결했다고 생각합니다. 의복에 가장 기본 바탕이 되는 것이 실입니다.

이 책은 직물과 실에 대한 13가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리넨으로 시체를 감싼 이집트인들, 고대 중국의 비단 제작의 비밀, 중세 유럽 왕족들의 레이스 경쟁 등 특별한 직물과, 인간 한계를 넘기 위한 우주복 이야기, 전신 수영복 이야기도 다루고 있습니다. 힘과 권력에 가려졌던 그 뒤에 숨은 인간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실과 직물로 떠올릴 수 있는 제품은 옷이나 가구의 가죽 정도일 것입니다. 그러나 실이 익숙하게 존재하지 않았던 ‘발견’과 ‘발명’의 의미가 있던 때 직물은, 어떤 일의 가능과 불가능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특정 장소에서 예측 가능한 옷의 기능 외에 직물은, 사람과 일종의 상호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책 곳곳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실과 직물은 잘 썩기 때문에, 또 주로 여자가 취급하기 때문에 역사에 기록되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류에 미친 영향이 작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실을 통해 역사를 보는 것은 권력과 힘이 만들어낸 역사의 한 장면만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작지만 끈질기게 역사를 움직여온 일상을 발굴하는 일입니다. ‘실과 직물의 역사’가 남성 중심적 역사의 뒤편으로 밀려났다는 것이 이 책의 관점입니다. 당연히 저자는 그것을 다시 복구하겠다는 의지를 책 곳곳에서 내비치곤 합니다.

옷은 외적인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게 해주었지만, 정작 레이스를 뜬 사람에겐 그것을 걸칠 기회는 아예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자유와 화려함을 과시하는 매체인 직물이 노예에게는 그들을 더욱 강하게 속박하는 일종의 도구에 불과했습니다. 어떤 이는 면 제조업 성공으로 부와 직업적 성공을 이뤘지만, 어떤 이는 그 공장에서 강도가 심한 노동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인류가 이렇게 여러 천들의 혜택을 받고 살 수 있도록 실과 바늘을 만든 위대한 발명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최초의 직물은 식물에서 추출한 섬유 또는 양과 염소에서 뽑은 털로 만들어졌으며, 원시시대 인류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구였다. 직물은 무기보다도 중요했다. 직물은 몸을 보호하고, 따뜻하게 해주고, 나중에는 지위의 시각적인 상징물이 됐다. 또 직물은 인류의 가장 매력적인 자질 중 하나인 창의력을 발휘하는 통로를 제공했다. 불에 타버린 트로이의 어느 집에서 만들어지고 있었을 윤기 흐르는 천과 줏주아나 동굴의 섬유로 만들어진 물건들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우리는 앞으로도 그 물건들을 직접 볼 수 없을 것이고 그 물건들이 제작자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도 알지 못할 것이다. 다만 그 물건들을 만든 사람이 고민을 하고 정성을 기울였다는 것만은 분명히 알 수 있다
- P58

비단은 대부분 중국에서 수출했다. 중국은 누에나방의 서식지인 동시에 누에의 먹이인 뽕나무가 많이 자라는 나라였으므로 자연스럽게 세계 최초로 양잠을 시작했다
- P120

고고학자들은 붓, 수건, 양동이 같은 도구를 가장 많이 쓴다. 사라 파칵에게는 다소 특이한 도구 하나가 더 있었다. 그 도구는 바로 인공위성이었다.
- P137

사각형 리넨을 돛으로 쓴다는 발상은 배의 중앙에 가림막을 높이 매달던 풍습에서 유래했다고 추측된다. 이런 풍경은 고대 유적에 묘사된 종교적 기념 의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배에 내걸린 가림막이 바람을 붙잡았기 때문에 배가 물살을 거슬러 움직일 수 있었을 것이다
- P143

양모 교역은 12세기와 13세기 시토 수도사들을 부유하게 만드는 동시에 그들을 세속화했다. 그들이 거래하는 ‘하얀 금’의 양이 늘어날수록 수도사적인 이상과는 멀어졌다.
- P176

레이스는 그것을 두른 사람의 지위와 취향, 부를 과시하는 것 외에 별다른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다. (...) 하지만 17세기 유럽 사회 사람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레이스를 통해 겉치레를 하려는 욕구에 사로잡혀 있었다. 옷에 레이스가 없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기고 한 마디씩 할 정도였다. 레이스가 인기를 끌고 비싼 가격에 팔리게 되자 레이스는 특권의 상징이 되었으며 고용을 창출했다. 레이스 생산량과 소비량의 증감이 국가들 간 외교 관계에 긴장을 초래하기도 했다.
- P187

푸앵 드 프랑스(베네치아산 레이스는 대체한 프랑스산 레이스의 이름)가 유럽 패션의 정점에 섰을 때 프랑스 레이스 직공들은 콜베르에게 감사해야 마땅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콜베르의 후임자들은 레이스 직공들을 그만큼 살뜰하게 보살피지 않았다.
- P201

데님이라는 이름은 그 직물이 처음 만들어진 장소에서 따온 듯하다. 원래 데님은 프랑스의 님Nimes이라는 도시에서 만들던 두꺼운 모직 서지serge(짜임이 튼튼한 모직물) 직물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다른 장소에서도 값싼 면을 이용해 데님을 점점 많이 만들었고 ‘서지 데 님스serge de Nimes(님스의 서지)‘라는 말이 축약되어 ‘데님denim‘으로 변했다
- P242

면을 사용 가능한 직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도 낭비가 많다. 청바지 1벌을 만드는 데 물 11,000리터가 소요된다. 게다가 청바지 염색에 사용되는 식물인 쪽도 이제는 대부분 합성해서 만든다. 청바지의 제작과 염색 과정에 사용된 후 배출되는 화학 물질은 시내와 강으로 흘러간다
- P246

두 원정대의 가장 큰 차이는 겉옷이었다. 영국 원정대는 개버딘(한 가닥 한 가닥 방수 코팅이 된 실로 촘촘하게 짠 가벼운 면 직물) 하의와 외투에 절대적으로 의존한 반면 로알 아문센의 원정대는 개버딘 위에 사슴 가죽이나 물개 가죽으로 만든 모피 웃옷과 바지를 입었다
- P253

거미줄은 경이로운 공학 기술과도 같다. 오직 단백질로만 구성된 거미줄은 대단히 질기고 원래 길이의 40퍼센트까지 늘려도 끊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의학과 군사용 바이오 기술에서 혁신을 일으키려는 사람들은 거미줄에 관심을 가지고 신경 재생술, 화려한 의류, 방탄조끼의 소재인 케블라의 대용품에 이르는 다양한 활용 방도를 제시한 바 있다.
- P368

이제 우리초창기 이집트 연구자들처럼 미라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는 보물을 찾기 위해 미라에 감긴 리넨을 북북 찢어낼 것이 아니라 고대 이집트인이 가지고 있었던 정성과 솜씨를 배워야 할 것 같다. 실제로 인류는 3만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섬유에서 실을 뽑아내고, 그 실로 옷감을 짜고, 뜨개질을 하고, 매듭을 지어 경이로운 물건들을 수도 없이 만들어내지 않았던가. 자잘한 곳까지 조금만 더 신경을 쓰자는 것은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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