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과학 주간지 <New Scientist> 2021년 1월 2일 호가 어제 도착했다(위의 사진[1])! 보통은 바다 건너 오는데 3~4주 정도 걸렸는데, 팬데믹의 와중에 거의 6개월 걸려 도착했다. 어디에 있다 왔는지 모르겠지만, 별로 상하지도 않은 몸으로 찾아와줘서 반가웠다. 팬데믹의 한 단면을 기억하는 차원에서 글을 쓴다.


2021년도 이제 거의 절반이 지난 지금, 6개월 전의 소식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이제 백신을 맞기 시작해가던 당시,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권두언("The leader")에서 볼 수 있다. 신문, 또는 주간지란 그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일종의 타임캡슐 같다.


"우주의 현 상태The State of the Universe"란 기사가 표지에 나와 있는데, 우주에 대해 우리가 알고, 또는 아직 모르고 있는 것들을 정리해 주고 있다. 우주의 나이, 우주의 크기, 우주의 팽창 속도, 우주의 질량, 우주의 모양, 다중 우주, 우주의 종말에 대한 내용이 섹션으로 나뉘어 실려 있다. New Scientist 필진의 하나인 스튜어트 클라크Stuart Clark가 썼다. 


우리가 우주에 대해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것들을 알고 있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음을 기사는 지적한다. 많이 알려진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의 문제 뿐만 아니라, 우주가 현재 얼마나 빨리 팽창하는지에 대해서도 완벽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측정한 값에 따르면 팽창속도(허블상수)는 75 km/s/Mpc[2]이지만, 플랑크 위성 측정 데이터를 이용하여 우주론의 표준모형으로 계산하면 68 km/s/Mpc이 나온다. 약 10%의 오차인데, 어떤 천문학자는 이것 때문에 잠이 안 온다고 한다.^^; 아직 우리가 우주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음을 얘기해 주는 대목이다.


스튜어트 클라크는 우주에 대해 여러 글을 쓰는 작가이다. 소설도 썼고, 대중과학서도 썼다. 찾아보고 알게 됐는데, 다음의 소설책이 번역되어 있다.
















<The Sky's Dark Labyrinth>는 3부작이라는데, 2, 3권은 번역이 안 되어 있다.
















다음과 같은 과학서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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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라딘은 더 이상 <New Scientist>를 다루지 않는 모양이다. 검색해도 위의 상품이 나오지 않는다.

[2] pc는 파섹을 줄여쓴 말이다. 1 pc은 지구의 공전이 1"의 시차각(parallax angle)을 만드는 거리로 정의된다. 1"는 1도의 1/3600이다. 1 파섹은 3.26 광년이고 약 30조 km 정도 된다.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으로 알려진 알파 센타우리가 1.3 pc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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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6-19 16: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평소 외국 과학책 소개 많이 해주셔서, 해외 사시는 줄 짐작했는데요, 우리나라에 사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원서 많이 읽는 분들이 당연히 많을 거란 생각은 좀 못했건거 같습니다. ^^

blueyonder 2021-06-19 16:51   좋아요 3 | URL
네 한국에 살고 있습니다. ^^ 평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scott 2021-06-19 17: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6개월 걸려서 보내줬다니 그래도 블루 욘더님에게 도착해서 다행입니다. 주말 동안 이 잡지 한권이면 행복 할것 같습니다. ^ㅅ^

blueyonder 2021-06-19 17:54   좋아요 2 | URL
네 기대하지 않았던 행복이네요. scott 님도 행복한 주말 보내시기 바래요~ ^^

han22598 2021-06-30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못 이루는 천문학자...ㅠㅠ 왠지 짠하다는 ㅋㅋ 그냥 주무셔도 될듯한데...

blueyonder 2021-06-30 09:03   좋아요 0 | URL
일종의 프로페셔널리즘이겠지요. ^^ 이런 불일치를 통해 과학이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 인간의 시계로부터 벗어난 무한한 시공간으로의 여행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보희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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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벨리가 기술하는 그의 학문적 여정과 물리학, 그리고 고리양자중력 이론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이다. 그의 이전 책을 모두 합친 축약본 같은 느낌이 있다.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이라고 그는 이야기하는데, 그가 책의 후반부에서 말하듯이 고리양자중력 이론 역시 아직 검증되지 않은 가설의 영역에 남아 있다.


그의 앞선 책을 읽은 이들은 이 책을 꼭 읽을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한 권도 읽지 않았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도 좋겠다. 2014년에 출간된 프랑스어 판을 번역했다고 나오는데, 영역본은 아직 없다. 아마존에서는 <Helgoland>가 로벨리의 가장 최신작이다. 내게는 <Helgoland>가 더 흥미로웠다.


  모든 과학자는 각자의 아이디어와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나도 마찬가지이다-- 모두 열정을 담아 전력을 다해 자신의 가설을 주장해야 한다. 활발한 토론이야말로 지식을 추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주장이 결코 눈을 멀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틀릴 수 있다. 그것을 판가름해주는 것은 숫자도 논리도 아닌, 실험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구분을 생략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이것은 고의성이 다분한 잘못된 의사소통방식이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취한 나머지 확립된 이론과 사변적 이론을 구분하지 않고 말하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가설을 마치 확립된 지식인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과학자들을 후원하는 사회에 대해 보여야 할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자신의 이론이 가설일 뿐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으면 과학 전체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일례로 끈이론도 종종 이미 확증된 것처럼 여겨지곤 하는데, 나는 아직 가설 단계에 머물러 있는 이 이론이 확립된 이론처럼 대중들에게 소개되는 것을 볼 때마다 과학 전체에 큰 폐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중은 과학자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과학자는 어떤 현상을 '이해했다'거나 '설명되었다'고 말하기 전에 신중해야 한다. (196~197 페이지)

  나는 비합리성이 급증하고 있는 애처롭고 걱정스러운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과학은 우리에게 스스로의 무지와 한계를 인정하고, '타인'을 의심하기보다 그로부터 배울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라고 한다. 진리는 교류의 과정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지, 지금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스스로가 '가장 옳다'고 믿는 신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211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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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6-16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앞선 책을 다 보았는데
이미 책을 사서
즐겁게 반추하듯이 봐애겠군요 :-)

blueyonder 2021-06-16 12:24   좋아요 0 | URL
네 이전 내용 반추하시며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 무심코 읽었다가 쓸데없이 똑똑해지는 책
오후 지음 / 웨일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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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저자는 책 제목을 지었지만, 책에 나오는 이야기가 당연히 농담은 아니다. 문과생이라는 저자는 여러 주제에 대해 무척이나 재미있게 과학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TMI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여러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이런 저런 잡다한 과학 이야기를 읽으며 상식을 쌓을 수도 있고,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을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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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6-16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가볍고 상쾌한 마음으로 사보겠습니다~

blueyonder 2021-06-16 12:24   좋아요 0 | URL
네 즐거운 독서 하세요~~
 
Helgoland: Making Sense of the Quantum Revolution (Hardcover) -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영문판
카를로 로벨리 / Riverhead Books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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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의 관계적relational 해석을 제안하는 로벨리의 신간이다. 양자역학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 기묘한 특성 때문에 이론의 의미에 대한 여러 ‘해석’이 있어 왔는데, 로벨리는 이 책에서 보어-하이젠베르크의 코펜하겐 해석을 더욱 확장한다. 이 세상은 ‘물질’과 물질의 ‘운동’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로 이해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개별의 ‘속성’을 갖는 물질이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관계(물리적인 용어를 사용하면 ‘상호작용’)에 의해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질은 관계의 기점으로 작용하는 ‘마디node’일 뿐이다. 이로써 우주의 중심은 ‘물질’이 아니라 ‘관계’가 된다.


기존의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관찰자’가 핵심적 역할을 했다. 관찰—실험—에 의해 파동함수는 붕괴하고 물체가 특정한 성질을 띠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로벨리는 관찰자가 아니라 무엇이든—또 다른 입자이든, 고양이든—상호작용을 하는 순간 파동함수가 붕괴한다고 말한다. 왜 인간만이 파동함수를 붕괴시키는가? 이것도 일종의 인간중심주의일 뿐이라는 것이다. 


상호작용 하기 전의 또 다른 입자—또는 관찰자—에게 파동함수는 여전히 중첩되어 있다. 실재란 여러 층위로 존재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러한 그의 접근법은 극단적 반실재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그가 일급 물리학자라고 생각됐다. 이 책에서, 그는 철학자처럼 느껴진다. 물리학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책, 좀 더 자세히 설명한 책, 그리고 시간에 대한 책에 이어 무슨 할 얘기가 더 있을까 싶었는데, 조금 더 할 얘기가 있었다. 어쩌면 이 책이 그가 진정 하고 싶었던 얘기인지도 모르겠다. 그의 친구인 스몰린은 <Einstein’s Unfinished Revolution>에서 양자역학의 실재론적 해석을 끝까지 밀고 나갔는데, 로벨리는 반실재론적 해석을 끝까지 밀고 나간다.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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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인 헬골란트Helgoland는 하이젠베르크가 그의 양자역학("행렬역학")을 착안했다는 북해의 작은 섬 이름이다.


... I want a theory of physics that accounts for the structure of the universe, that clarifies what it is to be an observer in the universe, not a theory that makes the universe depend on me observing it. (p. 69)

  ... there is nothing special in the “observations” introduced by Heisenberg: any interaction between two physical objects can be seen as an observation. We must be able to treat any object as an “observer” when we consider the manifestation of other objects to it. Quantum theory describes the manifestations of objects to one another. (p. 77)

... reality is this web of interactions. Instead of seeing the physical world as a collection of objects with definite properties, quantum theory invites us to see the physical world as a net of relations. Objects are its nodes. (p.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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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06-14 13: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물리학의 실체 ‘관계’를 사회학이나 불교의 인간 ‘관계’ 등으로 비약하여 해석하면 안 된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현대 물리학책을 읽으면 자꾸 그러고 싶어지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ㅎㅎ

blueyonder 2021-06-14 13:36   좋아요 3 | URL
제가 언급 안 했지만, 실제 이 책에서도 2세기 경 인도의 승려-철학자인 나가르주나(龍樹) 얘기가 나옵니다. 그의 철학과 관계적 양자역학이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생각하는 ‘실체‘라는 것이, 불교나 양자역학이나 사실은 없다고 말한다는 것이지요. 양자역학과 불교와의 공통점은 늘 흥미롭습니다. ^^

blueyonder 2021-06-14 13:44   좋아요 3 | URL
또 하나, ‘관계‘란 과정이자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런 점에서도 양자역학이, 서구의 철학 전통에서 벗어나 동양적 사유에서 더 공통점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21-06-14 15:39   좋아요 3 | URL
참, 용수 승려는 참 대단한 분 같습니다.
겨우 2세기에 근현대 철학자나 과학자들이 ‘대단한’ 발견이라고 한 것들을 거의 이미 다 언급했던 분위기입니다.

blueyonder 2021-06-14 16:07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그 옛날에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
 










































2011년에 출간되기 시작한 Ian Toll의 태평양전쟁 3부작의 3권이 2020년 하반기에 나오며 거의 10년 만에 완간됐다. 위에 hardcover와 paperback 판들을 나열했다 (3권의 paperback 판은 올 해 7월에 나올 예정이다).


1권을 읽고 있는데, 3부작과 같이 긴 호흡이어야만 쓸 수 있는 상세한 내용이 나온다. 역사적 배경 뿐만 아니라 주요 인물에 대한 짧은 전기라고 할만한 내용까지 나온다. 한 권으로 요약된 책도 좋지만 이 책과 같은 3부작도 좋다. 특히 Ian Toll의 이 책은 정말 즐기며 읽고 있다.


예전에(40년 전?) 이호원의 '태평양전쟁'이라는 5권짜리 책이 있었다. 어린 마음이었음에도 뭐에 홀렸는지 세로로 쓰인 글을 끝까지 다 읽었던 기억이 있다. Ian Toll의 글을 읽으며, 왠지 옛날 생각이 났다. 나의 어린 시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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