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역학 제2 법칙을 다루는 5장의 내용으로, 열역학 제2 법칙이 어떻게 지구 위의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좋은 설명이다. 


  궁극적으로 우주는 하나의 거대한 증기기관이고, 뜨거운 별과 차가운 진공 상태의 우주 공간 사이의 온도 차이가 지구만이 아니라 우주 전체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을 가능하게 만든다. 실제로 지구는 정확하게 태양으로부터 흡수한 만큼의 에너지를 우주 공간으로 내보낸다. 그렇지 않으면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졌을 것이다."* 햇빛의 광자는 절대온도 0도보다 대략 6,000도나 더 높은 온도(태양 표면의 온도)로 지구에 도달하고, 지구는 절대온도 0도보다 대략 300도 높은 온도의 광자를 방출한다. 광자의 에너지는 온도에 비례한다. 결국 지구는 태양으로 받는 광자 1개당 6,000/300개, 즉 20개의 광자를 방출한다는 뜻이다. 같은 양의 에너지를 광자 20개에 나누어 가지고 있는 상태가 광자 1개에 가지고 있는 상태보다 더 무질서하다는 사실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이것이 지구의 모든 변화가 발생시킨 일이 우주의 엔트로피를 얼마나 증가시키는지를 정량적으로 보여준다.

  지구는 정확하게 태양으로부터 흡수하는 양만큼의 에너지를 우주로 방출한다. 따라서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동력 역할을 하는 것은 태양으로부터 도착하는 에너지의 "양"이 아니다. 사실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은 에너지의 "품질"이다. 높은 온도의 태양의 광자는 좋은 품질을 가지고 있다. 태양의 광자가 식물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를 포도당으로 합성하는 것과 같은 생물학적 과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능력을 가진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 하나하나가 열 에너지의 품질을 떨어트려서 결국에는 유용한 일을 하지 못하는 낮은 품질과 낮은 등급의 열이 된 채로 우주 공간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65~66 페이지, 볼드체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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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지구는 땅에 흡수되었다가 방출된 후에 대기 중의 수증기와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에 갇힌 열 때문에 조금씩 뜨거워졌을 것이다. 


종종 언급되듯이, '에너지 위기'라는 것은 에너지가 줄어들어 부족해지는 것이 아니다. 에너지는 어떤 형태를 갖던 '보존'된다. 즉,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에너지가 형태를 바꾸면서 품질이 나빠진다. 낮은 엔트로피를 갖는 에너지가 높은 엔트로피를 갖는 에너지로 바뀌는 것이다. 


생명체는 살아가기 위해 낮은 엔트로피를 필요로 한다. 낮은 엔트로피가 모두 높은 엔트로피로 바뀌어 더 이상 엔트로피의 변화가 없는 상황을 '열 죽음'이라고 부른다. 우주는 열 죽음으로 끝나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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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로버트 패틴슨, 마크 러팔로 주연의 <미키 17> 영화를 보고 기록해 놓는다. 위의 <미키 7>을 원작으로 한 것인데, 영화를 위해 당연히 각색해서, 큰 줄거리는 모르겠지만, 디테일은 좀 다른 듯 보인다. 그래서 7과 17의 차이가 있는지도. 


영화에 대한 평을 살펴보면 호불호가 갈리는 듯 싶은데, 난 매우 재밌게 봤다. 영화는 SF라기보다는 세상의 정치와 사회에 대한 풍자처럼 보인다. 한 마디로 블랙코미디이다. 


극중에서 미키는 자원한 익스펜더블(소모품)이며 위험한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다 죽으면 그는 복제-재생된다. 그때마다 이름 뒤의 숫자가 늘어난다. 미키의 기억은 주기적으로 백업되어 재생시킬 때마다 계속 업데이트된다. 미키는 영생하는가? 그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아니다. 다만 주변인들은 그가 계속 산다고 여길 것이다. 


영화를 보면 자꾸 이런 정치인, 저런 정치인을 떠올리게 된다. 종교와 자본주의도, 정규직/비정규직도... 원래 코미디를 썩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이 영화의 이런저런 풍자 코드는 매우 통쾌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아주 좋았다. 패틴슨이 이렇게 연기를 잘 하는지 몰랐다. 보면서, 와 봉준호 감독은 천재, 이런 생각도 했다. 


원작과의 차이는 무언지, 시간이 나면 원작도 한번 읽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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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5-03-17 18: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ci-fi 즐겨보지 않는 저도 이 영화 개봉하는 날 가서 재미있게 보고 왔답니다. 진심으로 영화 내용이 먼 미래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 같아요.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 못한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고 있어요.

blueyonder 2025-03-17 19:12   좋아요 1 | URL
사실 영화 보기 전까지 뭐를 기대해야 할지 잘 몰랐어요. 그냥 SF에 봉준호 감독 영화구나 했는데, 보면서 여러모로 매우 좋았습니다. 우리 사회가 자꾸 생각났습니다.

페넬로페 2025-03-17 18: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었어요.
봉준호 감독의 메시지가 그대로 들어 있더라고요.
근데 저는 기생충이 조금 더 좋았어요^^

blueyonder 2025-03-17 19:25   좋아요 2 | URL
<기생충>은 유머 코드가 있어도 좀 더 처연하고 반전이 있다면, 이 영화는 처음부터 조금 가볍게 볼 수 있게 어깨에 힘을 빼고 만든 것 같아요. 외계인의 생김새부터 그렇지 않나요? ^^

감은빛 2025-03-17 2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다만 봉준호라는 이름을 생각하면 아쉽기는 하더라구요. 더 압축적이고 더 날카로운 영화를 기대했는데 그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재미는 있었고 나름 봉준호 다운 디테일도 찾을 수 있었죠. 저는 헐리우드 라는 완전히 다른 틀에서 만든, 제작비 규모가 큰 영화라서 생긴 어쩔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이해하기로 했어요.

blueyonder 2025-03-17 21:40   좋아요 0 | URL
저는 어찌 보면 봉준호에 대한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네요. 기대를 크게 하지 않고 봤다가 꽤 재미있어서 더 좋았는지도요. ^^

Jeremy 2025-03-18 1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제가 사는 곳 캘리포니아 산호세,
진짜 저희집 코 앞이라 할 수 있는 (물론 차 타고)
근처 극장에서 상영중인데
원래 지난 주말에 보러가려던 계획이
남편이 감기로 몸져 눕는 바람에 무산되었답니다.

봉준호 감독 좋아해서 약간씩 기대에 어긋나는 점이 있더라도
전 다 수용할 수 있는데 님 페이퍼 읽으니 더 보고 싶어집니다.

blueyonder 2025-03-18 17:40   좋아요 1 | URL
큰 기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내용 잘 모르고 별 기대 없이 볼 때 전 종종 재미와 감동을 느끼더라고요. ㅎㅎ 이 영화도 그랬습니다.

남편 분 감기 빨리 쾌차하시기 바랍니다~!

Jeremy 2025-03-19 13:27   좋아요 1 | URL
봉준호 감독은 무조건 밀어줘야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봉감독 영화 상영하면 웬만하면
온 가족 다 끌고 제가 쏘는 걸로 해서 극장가서 봅니다.

blueyonder 2025-03-19 13:44   좋아요 1 | URL
네 봉 감독 대단한 거 인정합니다~ ^^ 한국에서 태어나 아카데미 감독상 받은 인물인데요! 즐겁게 영화감상 하시기 바랍니다~~

잉크냄새 2025-03-18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봉준호 영화를 보면 무의식적으로 항상 <살인의 추억>을 염두에 두고 보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아카데미 4관왕 <기생충>도 할리우드 진출작 <설국열차>도 이번 <미키17>도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봉준호를 봉준호이게 놓아주고 있는 그대로 영화를 보라고요. 자꾸 자기가 생각하는 봉준호의 틀에 가두지 말고 봉준호가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어가는 것을 응원하라고요.

blueyonder 2025-03-18 21:03   좋아요 0 | URL
저는 최근작으로 올수록 더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영화를 잘 모르다 보니 어떤 방식이 봉준호인지 잘 모르겠어요. 굳이 생각나는 것을 들자면 사회적 비판의식, 기대하지 못했던 반전, 그리고 쓴웃음을 짓도록 만드는 유머코드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별 생각 없이 영화를 본다는 고백인 것 같네요. ^^;

서곡 2025-03-20 1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보았답니다! 슬슬 극장에서 내려가는 것 같아서요 중간에 지루해지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blueyonder 2025-03-20 19:47   좋아요 1 | URL
재미있게 잘 보셨다니 다행이에요. 조금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서곡 님, 평안한 저녁 보내세요~
 















<지금 과학>의 '3장 지구 온난화' 부분을 읽다가 이상해서 원문을 검색해보았다. 다음의 부분이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수수께끼였던 "희미한 태양의 역설faint sun paradox"도 온실 효과와 관련된 신비스러운 현상이다. 태양의 모형에 따르면, 현재의 태양은 지구가 탄생했을 때보다 밝기가 30퍼센트나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원칙적으로 지구는 단단한 얼음덩어리로 얼어 붙었어야 한다. 그러나 지구에 지금까지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암석인 지르콘zircon에서 확인된 증거에 따르면, 44억 년 전에도 지구 표면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있었다." (46 페이지)


밑줄 친 부분은 지구가 탄생했을 때는 태양이 더 밝았다는 얘기이다. 그만큼 지구 온도도 높았을 것이므로 이후의 말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밑줄 친 부분의 원문은 이렇다: "Models of the sun show that it was 30 per cent less bright when the Earth was born." 즉, 지구가 탄생했을 때 태양은 30퍼센트 덜 밝았다는 것이다. 역자는 이를 완전히 반대 의미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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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여러분이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사실은 변화하는 전기장이 자기장을 만들어내고, 변화하는 자기장이 전기장을 만들어낸다는 사실 덕분이다. 1863년 스코틀랜드의 물리학자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이 발견했듯이, 빛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기장을 통해서 퍼져 나가는 전자기파이다. 연못에서 물결이 퍼져나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런 파동에서는 전기장의 변화가 자기장을 만들어내고, 자기장의 변화가 전기장을 만들어내며, 전기장의 변화가 다시 자기장을 만들어내는 일이 반복된다. 전자기파는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재생시킬 수 있는 자생력을 가지고 있다. (31 페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다. 이렇게 빛-전자기파를 이해했다는 것이. 맥스웰은 아인슈타인의 영웅 중 한 명이었다. 아인슈타인은 맥스웰, 패러데이, 뉴튼의 초상을 서재 벽에 걸어두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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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 초운Marcus Chown(1959~)은 영국의 과학저술가이다. 영국의 과학잡지인 <뉴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의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1980년 런던 퀸메리 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여 졸업했으며, 1982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천체물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리처드 파인먼이 지도교수였다고 한다. 그의 최근작 <지금 과학 - 우리가 세상을 읽을 때 필요한 21가지>를 살펴보고 있는데, 과학적으로 정확하고 비교적 쉽게 일반인이 알아야 할 과학적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 이런 책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서문에 나오는 인용문 하나의 번역이 조금 이상해 보여서 기록해 놓는다. 파인먼의 말이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태어났는데, 그런 사실을 어느 정도 변화시킬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11페이지)


파인먼은 종종 천재라고 일컬어지는, 마치 물리학자의 물리학자 같은 사람이다. 그가 평생을 연구했는데도 시간이 부족했다고 고백(?)하는 의미일까? 원문은 이렇다: 


"I was born not knowing and have only had a little time to change that here and there."


위 문장을 내가 이해하기로는 번역문과 어감이 다르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태어났지만, (그래도) 여기저기서 그걸 바꿀 시간이 조금 있었다."가 좀 더 의미가 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겸양하는 투이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 알게 됐다는 자부심이 파인먼의 성격에 좀 더 어울리지 않나? a little은 긍정, little은 부정이라고 배운 바도 있어서...


초운이 쓴 다른 책들을 다음에 리스트해 놓는다.





























위의 책 말고도 번역 안 된 책이 훨씬 더 많다. 그건 관심이 생기면 나중에 올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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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2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