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은, 깊은 밤일수록 더 인간세상과 흡사하다. 낯선 사람들이 서로 마주쳐도 어디에서 왔는지 묻지 않는다.
남을 함부로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 우리 옷자락을 붙잡는 옛 삶의 인력을 끊어 내며 앞을 향해 발돋움하는 것, 미련과 아쉬움 속에서도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 인생의 과제다.
신앙인은 뒤를 돌아보는 사람이 아니라 앞을 내다보는(vorblick) 사람이다.
과거의 안락한 토대에 기대지 않고 불확실한 미래에 자기 삶을 거는 행위야말로 신앙적 행위다.
누구의 행동도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은 옛 삶의 인력을 떨쳐버리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