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제도적 개선보다 문화적 각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들을 돌보고 키우는 것은 인격적인 일대일 만남이지, 기능적인 대면이나 접촉, 접속이 아니다.
사회적인 제약, 사회적인 규율이 자신을 압도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할 때, 내 편이 아닌 큰 힘의 존재를 느낄 때, 괴물이 등장한다. 사실 이런 꿈에 나타나는 괴물은 나의 일부다.
육아는 모든 집단적인 가치와 합리성이라는 완장을 다 떼고, 타인과 일대일로 직접 마주서서 몸으로 부딪치고 몸으로 느끼고 판단하고 소통하는 일의 중요성과 가치를 배우는 과정이었다.
돌봄은 이런 감수성을 극대화한다. 약한 존재에 대한 존경, 약한 존재에 대한 경탄, 약한 존재에 대한 복종은 약한 것은 함부로 해도 된다거나, 약한 것은 불쌍하다는 감수성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관계 맺음을 가능하게 하는 감수성이다.
작고 여린 존재가 강력하게 내뿜는 요구를 누구보다 예민하게 살피고 반응해야 한다는 돌봄의 큰 원칙 밑바탕에 이런 존중의 감수성이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