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내는 자들은 삶을 설명하거나 추상화하지는 않는다.
길은 생로병사의 모습을 닮아 있다. 진행중인 한 시점이 모든 과정에 닿아 있고, 태어남 안에 이미 죽음과 병듦이 포함되어 있다.
돈은, 순전히 그것을 소유한 사람의 사적인 주권에 복속되어 있을 때 가장 큰 주관적 효용을 갖는다.
돈이 주는 안도감과 돈이 주는 불안감, 돈이 주는 성취감과 돈이 주는 절망감으로부터 우리는 도망칠 수가 없다. 돈은 추상성과 구체성을 동시에 완벽하게 완성해낸다.
감추어 둔 돈이 양성화된 돈보다 화폐단위당 구매력이 더 크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런 말은 경제이론에도 맞지 않는다. 그러나 감추어둔 돈은 그 용처의 사적인 다양성과 은밀성, 그리고 그 만족도가 양성화된 돈에 비교할 수 없이 크고 또 질적으로도 뛰어나다. 구매력이 똑같다 하더라도, 감추어둔 돈은 그 화폐 단위당 한계효용이 극대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