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결코 똑같은 책으로, 아니면 똑같은 페이지로 되돌아갈 수 없는데, 그 이유는 그 다양한 빛에 싸여서 우리도 변하고 책도 변하고, 그리고 우리의 기억도 밝았다가 쇠해졌다가 또다시 밝아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시각과 청각의 장점은 이미지나 텍스트에 전혀 변형이나 해석을 가하지 않고 그대로를 진술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독서가가 자기가 사는 시대와 공간의 입장에서 자기와는 전혀 다른 시대와 공간을 호흡했던 사람들이 그 그림이나 단어를 통해 무엇을 담고자 했는지를 재창조해 내는 데 있다.
독서는 사고의 한 형태이자 말하기의 한 형태였다.
텍스트를 따라가면서 독서가는 이미 알고 있는 텍스트의 취지와 사회적 합의, 축적된 독서량, 개인적 경험과 개인적 취향 등으로 복잡하게 뒤얽힌 방법으로 텍스트의 의미를 파악한다.
영생은 시간의 지속이 아니라, 삶의 층위 변화다. 하늘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순간 열리는 신비의 세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