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난 10년간 읽는 뇌를 연구하도록 제게 영감을 준 사실에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은 읽는 능력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 P22

문해력은 호모사피엔스의 가장 중요한 후천적 성취 가운데 하나입니다. - P22

지금껏 알려진 바로는 다른 종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습니다. 읽기는 우리 인류의 두뇌에 완전히 새로운 회로를 더했지요. - P22

읽기를 습득하기까지 기나긴 발달 과정은 그 회로의 연결 구조를 깊고 탁월하게 바꿔놓았습니다. 또한 뇌의 배선을 바꾸었으며, 그와 더불어 인간 사고의 본질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 P22

읽기에 관한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단순한 첫 번째 사실은 문해력이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것이라는 점입니다. - P30

읽기는 6000년 전쯤에야 나타난 비자연적인 문화적 발명입니다. ‘진화의 시계‘에서 읽기는 자정 직전에 자리할 뿐이지요. - P42

그렇지만 이 기술에는 우리의 뇌를 변화시키는 엄청난 힘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인간 종을 더욱 발달시켰지만 때로는 나쁜 방향으로 이끌기도 했습니다. - P43

유전적으로 결정된 읽기의 청사진은 없다 - P45

글이나 텍스트를 얼마나 잘 읽느냐는 우리가 깊이 읽기 과정에 시간을 얼마나 할애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어떤 매체로 읽든 사정은 같습니다. - P72

타인의 관점과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깊이 읽기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심오한 혜택입니다. - P79

공감은 타인을 동정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훨씬 더 중요하게는 타인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도 관계합니다. - P89

공감을 통해 우리는 모든 사람의 읽는 뇌 안에서 느낌과 생각이 연결되는 것이 생리적으로 인지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생각의 질은 우리 각자의 배경 지식과 느낌에 달렸습니다. - P93

지식이 진화하려면 계속 배경 지식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 P97

가장 깊은 형식의 비판적 분석이란 과거에 열심히 추구했던 사고와 느낌을 최선으로 통합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이해를 위한 최고의 준비이기도 하지요. 그런 놀라운 방식을 통해 단어들은 새로운 개념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 P106

읽는 뇌 회로는 우리 종만의 독특한 후성적 성취입니다. 깊이 읽기는 이 회로 안에서 우리가 지각하고 느끼고 아는 것에 중대한 변화를 줍니다. 그럼으로써 회로 자체를 변화시키고 형성하고 정교화합니다. - P112

고독 속의 소통이 일어나려면 독자의 고요한 눈은 저자와의 대화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의 말을 들을 수 있을 만큼은 정적을 유지해야 하지요. 그런 내적 대화가 이뤄지려면 독자에게 시간과 욕구가 있어야 합니다. - P122

정보가 계속 피상적인 수준에서 일종의 오락으로만 지각된다면 결국 우리는 표면에만 머무르게 되어 잠재적으로는 진정한 사고를 심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방해받는다는 것입니다. - P122

깊이 읽기와 인지 발달의 중심에는 심오한 인간적 능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아이들은 이미 아는 것을 토대로 새로운 정보를 비교하고 이해함으로써 개념적으로 더없이 풍부한 배경 지식을 구축하게 되지요. - P184

부모가 천천히 의식적으로 아이에게, 오직 아이에게 글을 읽어줄때, 서로에게 주의를 집중하게 되면서 아이의 뇌 신경회로에는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 P199

이 느긋하고 단순한 행동이 엄청난 일을 이뤄내지요. 즉 읽기 활동과 가장 긴밀한 유대를 맺어줄 뿐만 아니라 부모와 아이가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서로 주의를 공유하고 상호작용하며 함께하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 P199

또 단어와 문장과 개념들을 학습하고, 책이 무엇인지도 배웁니다. - P199

부모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동안 시선의 일치감은 어린아이들의 주의에 두드러진 영향을 미치지요. - P199

별다른 노력 없이도 아이들은 호기심과 탐색적인 행동을 조금도 잃지 않은 채, 부모나 보모가 바라보는 것에 자신의 시선을 집중하는 법을 배웁니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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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여성은 스테레오타입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때로는 실제로 그렇다. 그러나 때로는 그냥 진실이다. - P360

나는 고통을 페티시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그것의 재현을 멈춰야 할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 P360

연기된 고통 역시 고통이다. 사소해진 고통 역시 고통이다. - P360

나는 클리셰와 연기라는 혐의가 우리의 닫힌 마음에 너무 많은 알리바이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며, 우리 마음이 열리기를 바란다. 나는 그 바람을 썼을 뿐이다. 나는 우리 마음이 열리기를 바란다. 진심이다. -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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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성장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기 위해 이것저것 많은 것을 익혀야 합니다. 그것들은 자신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깥에 있습니다. 자신의 바깥에 있는 것을 익히면서 자기혐오의 씨앗이 생깁니다. 자신 안에 없는 것을 ‘훌륭한 것’, ‘옳은 것’이라 믿고 그것을 갖고 있지 않은 자신을 ‘별 볼 일 없는 사람’, ‘잘못된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립니다.

위장은 타인의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 신경 써서 자신을 포장하고 그것으로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고 황홀해지는 이유는 ‘이 모습이라면 타인이 감동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조금 안심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자애自愛로부터 발생하고 집착은 자기애自己愛로부터 생긴다.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을 두려워하면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

조금이라도 싫다고 느끼는 사람과 친구인 척해서는 안 된다.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거기서부터 넘쳐나는 애정에 이끌리는 것이 진짜 친구다.

누구하고든 사이좋게 지내려고 하면 누구하고도 사이좋게 될 수 없다.

누구하고도 사이좋게 지내려고 하면 파괴적인 사람과도 사이좋게 지내게 된다.

인간으로서 서로 존중한다는 것은 상대가 생각하는 것과 느끼는 것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서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다는 뜻입니다. 혼자서 상대에 관해서 자기 마음대로 상을 만들어 강요하는 행동은 상대에게 굴욕감을 줍니다.

고민하는 것을 그만두고 자신이 느끼는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

대립을 일으키면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할 거라고 짐작할 수도 있는데, 상대방이 나를 싫어하는 것이 무조건 나쁜 일은 아닙니다. 파괴적인 태도를 강요하는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파괴적인 태도의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것이 창조적인 사람에게서 사랑받는 조건입니다.

집착하는 사람은 결코 집착하는 대상의 진짜 모습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반대로 타인에게 받아들여진 경험을 갖지 못한 사람은 타인에게 상을 강요하는 방법 외에 다른 것을 모릅니다. 이러한 사람은 타인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포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자기 마음대로 준비한 분류표의 어딘가에 적당히 배치해서 이해해 버립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상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인간관계의 본질이라고 믿습니다. 이러한 태도를 ‘파괴적 태도’라고 부르겠습니다.

만약 당신이 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서는 안 된다거나 혼자서 어떻게든 해 보겠다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이야말로 당신을 다른 사람에게 종속하는 원인입니다.

자만하면 자신의 실력 부족은 모른 체하고, 문제를 누군가의 탓으로 돌립니다.

자애가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중하게 여기는 것과 반대로 자기애는 자기혐오로부터 생깁니다. 자기혐오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이래야 한다는 모습을 미리 고정해 놓고 그 모습과 어긋난 자신에게 혐오감과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런 사람에게서 호감을 받으면 당신의 자원을 빼앗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자애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 똑같이 자기 자신을 유지하려는 근본 욕구를 갖고 있습니다. 그 욕구를 인정하고 거기에 따르는 것이 자애입니다. 그렇게 해서 비로소 ‘스스로 그 몸을 중하게 여길’ 수 있습니다.

친구 만들기의 대원칙입니다. 누구하고나 사이좋게 지내려고 하면 친구를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강요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누구하고든 사이좋게 지낸다는 것은 강요하는 사람과도 만나서 사귄다는 말입니다.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자기애의 부정으로 생긴다.

표면적인 평온을 지키기 위해서 불쾌한 강요를 참으면 ‘친구인 척’을 강요당하게 되고 당신의 중요한 친구 네트워크가 순식간에 오염됩니다.

자기애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타인의 장점을 욕망하는 것이 집착이다.

자기애자의 두 번째 전략은 불안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먹이가 되어 줄 사람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용모, 상냥함, 총명, 자산, 학력, 지위, 능력, 강함, 신분 등 무엇이든지 좋으니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을 목표로 정해 그의 장점을 수중에 넣어서 자신의 일부로 만들어 버리려는 야비한 욕망을 품습니다. 타인에 대한 이런 욕망이 집착입니다.

자신보다 지위가 높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도 대등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그는 친구입니다.

파괴적인 태도와 사랑은 양립할 수 없습니다. 파괴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은 집착할 뿐입니다. 파괴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의 마음에 든다는 말은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집착당한다는 뜻이고, 집착당한다는 말은 소유당한다는 뜻입니다.

자기애자가 취하는 전략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신을 위장하고 위장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는 많은 자원과 시간이 필요한데, 그런 자원과 시간을 확보하려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많은 자원을 획득하고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확보해 자신의 위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에 전력을 다하느라 타인을 배려할 여유가 없어집니다. 자신의 불안을 억누르기 위한 위장에 쫓기는 인간은 타인을 짓밟으려 하고 타인이 어떻게 되든 신경 쓸 수 없게 됩니다.

위장에 봉사하기 위한 자원과 시간을 획득하느라 분주한 것이 이기심이다.

"도와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을 때 당신은 ‘자립’한 것이다.

누구하고도 사이좋게 지내려고 하면 파괴적 태도가 당신을 끌어당기게 된다.

서로 인간으로서 존중한다는 말은 서로의 진짜 모습을 늘 탐구하고 자기가 만든 상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신을 싫어하지 않는’ 상태가 자애입니다. 인간은 원래 자신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자기혐오에 빠지는 아기를 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자신을 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자신을 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가까이 옵니다.

‘공포’에는 원인이 있지만 그 원인을 스스로 은폐하면 ‘불안’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은 어떤 정신의 결함 때문에 기묘한 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거의 불가피한 일이며 정신적으로 완벽한 성인聖人 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구든 어떤 형태의 ‘장애’를 갖고 살아갑니다. 적어도 나이를 먹으면 어딘가 몸 상태가 나빠집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을 인정하고 자애하는 동시에 자신을 인정할 수 없어 자기혐오에 빠지는 두 가지 측면을 갖습니다. 이 경우 자애와 자기애가 한 명의 인간 안에서 경합하고 애정과 집착이 갈등합니다. 집착은 종종 애정으로 오인됩니다.

의존할 곳을 점점 줄여 소수의 타인에게 의존하는 것이야말로 타인에게 종속하는 상태입니다.

이기심은 자애에 반합니다. 이러한 근시안적인 이익에 휘둘리면 자신이 살아가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이치에 맞게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자립에는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자신을 이용하려는 사람에게서 멀어지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창조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창조적인 태도를 가진 친구가 있습니다. 그 사람과도 친구를 하면 됩니다. 물론 친구의 모든 친구와 친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중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과 친구를 하면 됩니다. 그렇게 해서 친구의 친구와 친구가 되면, 친구의 친구에게 또 다른 친구를 소개받으세요. 이렇게 해서 한 명이던 친구가 세 명으로 늘고 이런 식으로 순식간에 막대한 수의 친구가 생깁니다.

상대의 파괴적 태도에 대응하지 말고 창조적 태도에 말을 걸어야 한다.

파괴적 태도를 보이는 사람 배후의 창조적 태도에 말을 걸면 그 사람이 분노할 수 있다.

자립한 사람은 혼자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가 곤란하면 언제든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고 그러한 인간관계를 잘 관리하는 사람을 가리킨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인간관계는 화폐를 이용하든 이용하지 않든 만들 수 있습니다

인간은 성장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기 위해 이것저것 많은 것을 익혀야 합니다. 그것들은 자신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깥에 있습니다. 자신의 바깥에 있는 것을 익히면서 자기혐오의 씨앗이 생깁니다. 자신 안에 없는 것을 ‘훌륭한 것’, ‘옳은 것’이라 믿고 그것을 갖고 있지 않은 자신을 ‘별 볼 일 없는 사람’, ‘잘못된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립니다.

위장은 타인의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 신경 써서 자신을 포장하고 그것으로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고 황홀해지는 이유는 ‘이 모습이라면 타인이 감동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조금 안심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싫어하면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

사랑은 자애自愛로부터 발생하고 집착은 자기애自己愛로부터 생긴다.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을 두려워하면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

조금이라도 싫다고 느끼는 사람과 친구인 척해서는 안 된다.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거기서부터 넘쳐나는 애정에 이끌리는 것이 진짜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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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봇 다이어리 : 인공 상태 FoP 포비든 플래닛 시리즈 8
마샤 웰스 지음, 고호관 옮김 / 알마 / 202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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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나 주제에 따라 읽기 방법은 천차만별이다. 시를 대할 때와 과학 서적을 마주할 때는 그 자세부터 다르다. 철학이나 신학서적을 읽을 때와 에세이를 볼 때도 많은 차이가 있다. 다른 장르에 비해 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는다. 하지만 마음이 텁텁해지면 소설책을 펼친다. 머리가 뻑뻑해질 때도. 


책을 읽는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그 무엇보다 책 읽기의 목적은 '즐거움'이다. 문유석이 『쾌락독서』에서 주장하듯 "독서란 원래 즐거운 놀이다(14)." 독서를 신비화하거나 숭배해야 할 이유가 없다. 다른 사람이 독서를 하지 않는 것을 나무랄 필요가 없다. 내가 즐거우면 된다. 그것으로 족하다. 


SF소설은 거의 보지 않았다. 이 세계를 잘 모른다. 그러니 흥미도 느끼지 못했다. 우연한 기회에 SF, 판타지 소설 작가 마샤 웰스(Martha Wells)의 『머더봇 다이어리: 인공 상태』를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은 시리즈물이다. 2019년 9월에 알마에서 『머더봇 다이어리: 시스템 통제불능』이 출간되었다.

 

『머더봇 다이어리: 인공 상태』(알마, 2019)

 

시리즈물이기에 『머더봇 다이어리: 시스템 통제불능』을 읽은 뒤, 『머더봇 다이어리: 인공 상태』를 읽으면 더 자연스럽고 풍성하다. 하지만 이전 시리즈의 정보가 없다 해도  『머더봇 다이어리: 인공 상태』 만으로도 매우 흥미롭다. 개별적으로도 하나의 완성된 형태다. 이전의 에피소드를 꼭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하는 책이라면 이미 이 책이 주는 즐거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머더봇 다이어리: 인공 상태』(알마, 2020)

 

​이 책에서 머더봇은 전편( 『머더봇 다이어리: 시스템 통제불능』)에서의 사건을 희미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리하여 자신이 연루되었다고 생각하는 그 기억의 장소로 가려고 한다. 그 과정 가운데 다른 인공 존재의 도움과 감시 등이 시시각각 등장한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내달린다. 마치 지금도 이러한 인공 존재들과 함께 있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이 든다. 그만큼 작가의 묘사는 구체적이며 섬세하다. 그러면서도 사건의 전개는 과하지 않다. 적절한 절제와 완급조절이 탁월하다. 


흥미진진하지만 내용은 깊다. 어떤 면에서 매우 진중하다. 인간의 악, 사회의 부조리, 인간의 존재. 여러 질문들이 머리를 떠다닌다. 작가는 그러한 지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과 인간의 근원적 질문은 강하게 마음에 부딪힌다. 이야기를 통한 질문은 더욱 무겁게 가슴에 와닿는다. 


SF소설을 처음으로 접하는 독자라면, 이 시리즈로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이미 SF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미 이 책을 읽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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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어떻게 대처할 수 없는 일을 당할 때도 있는 법이에요. 그저 살아남아서 계속 나아가쟈 하죠.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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