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통해서만 홀로 머물 때조차 함께 머물 수 있으며, 그럴 때 우리는 비로소 거주하는 집이 있는 존재가 된다.
타자 혹은 나와 함께 머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언어다. 언어를 통하지 않고서는 한곳에 있더라도 함께 머누는 게 아니라 제각각 머무르는 고립된 둘이 있는 것이다.
사람은 언어를 통해 타자와 함께 거할 수 있는 집을 짓는다. 집은 홀로 머무는 공간이 아니다. 홀로 머물 때조차 나와 함께 머문다.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사로잡힌 사람은 결코 고통을 해결하는 일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말을 하는 순간순간마다 자신의 고통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서 또 다른 고통이 양산되는 것을 목도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고통의 실존적 측면을 이해하는 것과 그것을 개인화하는 것의 차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나만 겪는 게 아니고 그것이 사회구조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우리는 고통을 개인화하는 것을 넘어서서 고통의 사회적 측면을 발견하고 해결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