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학 강의노트
니제이 K. 굽타 지음, 이영욱 옮김 / 감은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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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있는 분과나 주제의 공부를 할 때 좋은 입문서를 만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현대에는 '공부의 유토피아'라 할 정도로 공부의 첫발을 내딛기에 적합한 총서나 선집이 나와있다(신학의 여러 학문 분야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졌다). 어떤 분야라도 '입문서'를 통해 그 학문에 접근이 용이해졌다. 하지만 반대로 많은 정보로 인해 오히려 공부할 의욕이 떨어지기도 한다. 『공부의 철학』의 작가 지바 마사야는 『공부의 발견』에서 '유한성'의 설정을 강조한다. 즉 어느 정도에서 정보를 습득하면 되는지를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교사는 공부의 유한성을 설정해 주는 존재다. 


여기 신약학에 관심을 가지고 막 입문하려고 하는 학생들에게 매우 좋은 교사가 있다. 현재 노던 신학교(Nothern Seminary) 신약학 교수로 재직 중인 니제이 굽타(Nijay K. Gupta)는 실제로 그동안 자신이 했던 강의를 토대로 『신약학 강의노트』(A Beginner’s Guide to New Testament Studies)라는 훌륭한 선물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그는 신약학의 방대한 바다에서 우리에게 유용한 지침을 제공한다. 학생들에게 유한성을 설정해주어 신약학이라는 세계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현재 신약학에서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주제들을 총망라한다. 목차만 보아도 풍성하다. 공관복음 문제, 역사적 예수 연구, 요한복음의 역사성, 예수와 바울, 바울에 관한 관점, 요한계시록 해석 방법, 신약 편지들의 위명 논쟁,  신약성경과 로마제국, 여성 리더십 이슈, 율법-행위 논쟁, 신약의 구약 사용, 성경의 적용 방식. 그는 이 모든 주제들의 핵심들을 간명하게 짚어준다. 


서론에서도 밝히지만 이 책의 목적은 "신약학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뜨겁게 논쟁이 되고 있는 몇 가지 이슈들을 간단한 방식으로 입문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데"에 있다. 그렇기에 신약학에 관심을 가지고 그 발걸음을 떼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안내서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미 신약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라도 신약학의 주제들에 대한 최신 경향을 살펴보기에도 유용하다. 


저자는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각 주제에서의 논쟁의 풍부함을 그대로 살려내려고 한다. 자신의 이해나 의도에 의해 균형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객관적으로 각 관점의 질감을 담아내려 한다. 그리하여 각 관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는 상태에서 다른 편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성급하게 한쪽 편의 관점을 취사선택하지 않는다.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데 저자는 그것을 능숙하게 해낸다. 각 관점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어떤 관점들이 서로를 보완하며, 반박하는지를 세심하게 풀어낸다.


이 책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로 '쉽다'. 이 책은 기존에 신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이 읽더라도 이해할 수 있게 쓰였다. 곳곳의 적실한 예화나 예시는 우리의 이해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오랫동안 진행된 연구의 흐름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방대하고 다양한 층위의 연구들의 핵심을 짚어준다. 더불어 각 주제들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에 대한 언급도 한다. 독자들은 자신의 관심 주제를 심층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나침반을 얻게 되었다.

 

저자는 이렇게 친절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각 주제의 핵심적 논점을 정확히 파악해내어 설명한다. 핵심적 개념어들을 쉽게 풀어낸다. 여러 관점들의 특징과 장단점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독자들은 친절하고 박식한 교수님께 강의를 듣는 기분이 들 것이다. 저자의 실제 강의를 바탕으로 한 책이기에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로 쓰였음도 조금 더 친근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으로 이 책의 내용을 대할 수 있는 듯하다.  


둘째로 '넓다'. 이는 과거로부터 현재에까지 다양한 논의들을 압축적으로 다룬다는데 있다. 가령 1강 '공관복음 문제'만 보더라도 등장하는 신학자들의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하다. 오리게네스(Origen), 아우구스티누스(St. Augustinus), 그리스바흐(Griesbach), 오스틴 파러(Austin Farrer), 케네스 베일리(Kenneth Bailey), 제임스 던(James Dunn), 데일 앨리슨(Dale Allison)까지(*학자들의 이름만 보고도 '공관복음 문제'에 있어 각자가 어떤 핵심적 주장을 했는지 안다면 1강은 건너뛰어도 된다^^). 

 

이 책에서는 각 주제에서 언급되었거나 다루어야 할 모든 관점이 총망라되어 있다. 혹 과거에 많이 주장되어서 현재에는 유효하지 않을 법한 주장도 다시 되짚어보면서 그 주장의 유익을 취하려고 한다. 또한 최대한 어떤 관점에 대해 선입견 없이 보려고 하는 자세가 보인다. 독자는 여러 관점을 통해 그 관점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다른 관점과 폭넓게 비교하고 대조하며, 자신이 선호하는 관점 이외의 주장들에서의 유익도 판단해볼 수 있다. 이리하여 창의적인 자신만의 관점을 생성할 수 있는 부가적 이점도 있다. 이러한 과정들이 향후 자신의 연구에 녹아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쉽고 넓을 뿐만 아니라 '깊다'. 저자는 각각의 주제를 입체감 있게 표현하고, 핵심적인 역사를 짚어내며, 최신의 흐름을 안내한다. 각 장 말미에는 더 깊은 연구를 위한 서적 안내가 있다. 더 읽어보아야 할 책의 구성은 세 단계로 되어 있다. 기본적이지만 필수적으로 읽어야 하는 '초급과정', 각 견해와 관련된 책, 더욱 전문적인 '심화과정'. 이러한 세 분류의 안내를 통해 독자들이 더욱 깊은 연구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각자가 선호하는 연구 주제와 학자들의 결과물이 전체적인 신학적 흐름과 틀에서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입문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익인데, 특히 좋은 입문서는 각 관점을 균형 있게 다루고 있어 자신의 신학적 입장을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얻게 된다. 그리하여 앞으로의 연구에 추가하고 보완하며 수정해야 할 것들을 알게 된다. 

 

각 장의 새로운 주제들 각각이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호흡한다. 순차적인 앎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주제들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다. 가령 공관복음서 문제는 역사적 예수와 잇대어 있고, 역사적 예수의 자료에 있어 네 번째 복음서 연구는 꼭 알고 넘어가야 하는 주요한 주제다. 4강의 '예수와 바울'에 대한 주제는 1,2,3강과 연결되면서도 5,6강을 이어준다. 거칠게 나누면 '예수'에 대한 주제에서 '바울신학'으로 자연스럽게 이동된다. 

 

​매우 귀한 선물도 그것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가치는 달라진다. 아무리 좋고 유익한 책이라고 해도 그것을 독자들이 어떻게 대하고 소화하는가에 따라 그 가치는 천차만별이다. 학문을 함에 있어 도구를 탓해야 할 시기는 이제 지나지 않았을까? 유익한 신학 서적이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최신의 연구들이 조금 더 빠르게 번역되고 있다. 이전보다 좋은 환경에서 이것을 어떻게 나의 것으로 만드는가는 우리의 몫이다. 이제 우리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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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바울 논쟁은 신약의 독자들로 하여금 단순한 조화(harmonization)를 피하게 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과 서로 다른 공동체로부터 나온 다양한 목소리들과 기여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형성기 기독교의 구성/형성 문서들을 정당하게 평가하도록 인도해줍니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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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란 언제나 좋은 것이라고 믿을 필요가 있어요. 지식으로 인해 우리는 더욱 나은 이해를 가질 수 있거든요. 우리는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한 모든 정보들을 수집하고, 그러고 나서 신앙과 이성과 양심에 따라 믿고 행동하며 살 수 있습니다. - P13

공관복음 문제는, 저 세 복음서-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가 어떻게 눈에 띄게 비슷하면서도, 그럼에도 사건들을 묘사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자료들을 배열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저들이 취사선택하는 내용들이 어떻게 다른지를 다루는 학문입니다. - P18

공관복음 사이에 일치하는 부분이나 겹치는 부분들은 전승들이 그 전승의 핵심을 유지하는 방식으로부터 비롯한 것이 됩니다. 하지만 아마도 어떤 차이점들은 전승들을 한 공동체에서 다른 공동체로 구두로 전달하면서 발생한 것일 수 있습니다. - P30

구술전승 관점을 고수하는 학자들이 자료-비교(source-comparison) 문제들이나 기록문학 의존 관점의 영향을 경시하거나 거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보다도 저들은 애초부터 구술전승의 역학이 고려될 필요가 있으며, 소위 공관복음 문제라 불리는 것에 대한 해결책의 요소로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 P33

최근에는 (우리가 이미 위에서 다룬 것처럼) 구술전승과 더불어 개인적/사회적 기억의 성질 및 작동 원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 P35

사실상 복음서를 연구하는 모든 학자들은, 우리가 공관복음서에서 발견한 것이 신화나 전설이 아니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지만, 현대적인 의미의 언론 보도 역시 아니라는 것에도 동의합니다. 대신, 우리는 한 실제 인물(예수)에 관한 증언과 선포를 가지고 있습니다. - P35

탐구 제3기 학자들은 특히 예수 당대 유대교의 깊이와 너비를 고려하면서 예수를 이스라엘의 유산 및 당대 문화의 정치적·예언적 줄기와 공명하고 있는 회복주의자(restorationist)로 보았던 것입니다. - P48

우리가 지금 네 번째 복음서에 역사나 전설, 진리나 신화라는 딱지를 간편하게 붙일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 P88

우리가 네 번째 복음서를 ‘신학적인 역사’로 부르든, ‘증언‘ 이나 ‘드라마‘로 부르든, 학계는 이 작품의 역동적인 성질에 고도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P88

요한의 저작들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계속해서 단도직입적으로 이것이 더 역사적인 것인지, 덜 한 것인지 정도로 다루겠지만, 무시하거나 밖으로 내몰던 기간은 분명히 끝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P88

요점은 바울서신을 나란히 놓고 신중하게 복음서를 읽으면서, (둘 사이의) 유사점들뿐만 아니라 인식 가능한 차이점들에도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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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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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게 내가 선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이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차별을 일삼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규정하는 사람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좋은 부모, 좋은 배우자, 좋은 자녀, 좋은 직장 상사, 선한 사회 구성원. 우리네 작은 소망이지만, 어쩌면 자신에 대한 그릇된 생각과 오해가 아닐까?


자신에 대한 관대한 생각은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잃어버리게 할 수 있다. 혹여나 그 사람이 공적인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그 사람의 모습에 더욱 큰 괴리가 있을 수 있다. 계속적으로 터져 나오는 정치인, 종교인, 연예인 등의 충격적 소식은 어쩌면 그러한 교묘한 심리가 발단이 되지는 않았을까?


우리는 흔히 자신이 다른 사람을 차별하며 살아왔다고 생각지 않는다. 자신에게 어떤 특권이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는 일상적인 삶에서 그 일상을 누리는 것 자체가 특권임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우리가 평범하게 생활할 때 누군가는 그 평범함을 경험할 수 없는 위치나 환경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특권을 가졌음을 알아차리는 계기는 그 특권이 흔들리는 경험이다. 이는 우리의 위치나 환경이 급변할 때 발생한다. 우리는 이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마땅히 경험했고 소유했던 많은 것들이 사회적 차별의 구조 위에 놓여있음을 인지한다. 그것은 사회적이며 경제적인 불균형이다. 불평등한 구조에 대한 인지로부터 차별에 대한 대화가 가능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미 사회에 만연한 구조적 불평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그것이 이미 우리의 언어와 몸짓에, 사고에 내재되어 있다. 그리하여 불편하지 않다. 차별이 오히려 편하다. 다수의 사람들은 여러 논리로 차별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많은 사람들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고자 한다. 이 순간 여러 가지 모습으로 차별이 발생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아니, 인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차별과 억압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우리는 자신의 무의식적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저자는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우리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하여 차별이 일어났다면, 그것을 오히려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서로의 경험을 경청하고 은폐되어 있는 부분들을 감지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제 우리는 '차별받지 않을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하지 않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차별은 거의 언제나 그렇다. 차별을 당하는 사람은 있는데 차별을 한다는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차별은 차별로 인해 불이익을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차별 덕분에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나서서 차별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차별은 분명 양쪽의 불균형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모두에게 부정의함에도, 희한하게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의 일처럼 이야기된다 - P7

나를 둘러싼 말과 생각들을 하나하나 훑는 작업은 마치 세상을 다시 배우는 느낌이었다. 나는 다른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착각이고 신화일 뿐이었다. 누군가를 정말 평등하게 대우하고 존중한다는 건 나의 무의식까지 훑어보는 작업을 거친 후에야 조금이나마 가능해질 것 같았다 - P10

토크니즘tokenism이란 이렇게 역사적으로 배제된 집단 구성원 가운데 소수만을 받아들이는 명목상의 차별시정정책을 말한다. 토크니즘은 차별받는 집단의 극소수만 받아들이고서도 차별에 대한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기회가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고, 노력하여 능력을 갖추면 누구나 성취할 수 있다는 기대를 주기 때문이다. 결국 현실은 이상적인 평등의 상황과는 꽤 먼 상태임에도 평등이 달성되었다고 여기는 착시를 일으킨다 - P24

특권을 알아차리는 확실한 계기는 그 특권이 흔들리는 경험을 할 때이다. 더이상 주류가 아닌 상황이 될 때, 그래서 전과 달리 불편해질 때, 지금까지 누린 특권을 비로소 발견할 수 있다 - P32

다시 말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등이라는 대원칙에 동의하고 차별에 반대한다. 헌법에도 명시된 규범인 평등과 차별금지원칙에 적어도 대놓고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특권을 가진 집단은 차별을 덜 인식할 뿐만 아니라 평등을 실현하는 조치에 반대할 이유와 동기를 가지게 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차별을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국가 권력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외쳐왔지만 주류로서 자신이 가진 특권을 인식하지 못하여 차별적인 태도를 보이는 ‘진보‘ 정치인을 종종 보는 것처럼 말이다. - P36

구조적 차별systemic discrimination은 이렇게 차별을 차별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미 차별이 사회적으로 만연하고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어서 충분히 예측 가능할 때, 누군가 의도하지 않아도 각자의 역할을 함으로써 차별이 이루어지는 상황이 생긴다. 차별로 인해 이익을 얻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불이익을 얻는 사람 역시 질서정연하게 행동함으로써 스스로 불평등한 구조의 일부가 되어간다.
- P74

이렇듯 우리의 능력을 판단하는 많은 기준들이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유리하고 누군가에게는 불리하게 편향되어 있지 않은지 의심해봐야 한다 - P110

때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도 사용하는 사람에 의해 상처를 주는 잔인한 의미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에게 다문화는 낙인이고 차별과 배제의 용어가 되었다 - P133

왜 굳이 공공장소냐?"라는 질문 속에는 상대의 사적 특성을 공공장소에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 P140

마이클 왈저 Michael Walzer는 영토 안에 권리가 적거나 없는 계층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이미 민주주의에 반하는 "폭정"tyranny 이라고말한다. 민주주의가 실현되려면, 기본 전제로 그 안의 모든 구성원이 평등한 관계를 가지고 동등한 입장에서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국적이 다르다고 사람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지울 수 있을까.
우리는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윤리를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만 은폐된 불평등을 전제로 평등을 누렸던 그리스의 폴리스와는 다른, 진정한 민주주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P151

불평등한 사회가 고단한 이유는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하도록 부당하게 종용하기 때문이다. 불평등이라는 사회적 부정의에 대한 책임을, 차별을 당하는 개인에게 지우는 것이다. 그래서 삶이 불안하다. 아프거나 실패하거나 어떤 이유로건 소수자의 위치에 놓이지 않도록 끊임없이 조심해야 한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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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한 사회가 고단한 이유는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하도록 부당하게 종용하기 때문이다. - P187

불평등이라는 사회적 부정의에 대한 책임을, 차별을 당하는 개인에게 지우는 것이다. 그래서 삶이 불안하다. - P187

아프거나 실패하거나 어떤 이유로건 소수자의 위치에 놓이지 않도록 끊임없이 조심해야 한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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