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은 시나리오(내러티브)가 부여되기 이전이고, 시나리오(내러티브)가 설정되면 시련으로 바뀌지요. 즉 욥이 자기 불행을 하느님이 그를 귀한 사람으로 쓰기 위해 마련한 시련으로 이해할 때 그의 불행은 끝나는 것입니다.
마음을 비웠다고들 하지만, 비웠다고 말하는 게 마음이에요. 마음을 비운 사람은 비웠다고 말할 필요가 없고, 겸손한 티를 내는 사람은 겸손한 사람이 아니에요.
욕심을 버리라고 하지만 이건 말이 안 돼요. 욕심을 버리려는 것 또한 욕심이기 때문이지요.
우리 마음은 비울 수가 없다고 하지요. 단지 나쁜 마음을 좋은 마음으로 바꿀 수 있을 뿐이에요.
시적 감동이란 독자가 화자의 자리에 서서, 화자의 눈으로 보고 느낄 때의 놀라움, 서러움, 막막함 같은 것이 아닐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