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의 안타까움과 결실의 즐거움이 공존하는 이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계절에 자신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책을 잡자. 늦었다고 생각할수록 더욱 그리하자. 책을 읽는 데 늦은 나이란 없다.
가을은 중년의 계절이다. 분주함을 잠시 멈추고 자기 자신에 대해 사색하는 시간이다.
우리가 이 가을에 독서를 통해 얻어야 하는 것은, 현란한 광고로 치장된 처세술이나 효율성으로 무장한 경영 전략이 아니라, 자신의 지난날과 다시 만나는 바로 그 순간일 것이다.
말은 마치 화폐와 같아서 이미 언어공동체에서 오랫동안 사용해온 것을 다시 쓰는 것이다.
지금도 나는, 스승의 언어는 상류에서 하류로 흘러내려가는 순리의 언어가 아니라, 때로는 솟구치기도 하고 소용돌이도 치는 역리의 언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