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는 ‘네가 믿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네가 무엇을 믿는지 알지 못할 때라도, 온 세상이 부조리할 때라도 하나님을 신뢰하라‘고 말한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하나님과 인생에 대한 우리 생각이 더 이상 정립되지 않을 때, 아무런 확신도 갖지 못할 때, 하나님을 신뢰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으면서도 여전히 하나님을 신뢰할 때, 그럴 때 신뢰의 모습이 가장 밝게 드러난다. 다른 모든 것이 어두울 때 말이다.
경외와 순종은 늘 성실한 이스라엘 민족의 표지였고 여전히 그러하다.
전도서는 현실을 은폐하지 않지만, 그 현실이 최후의 결정을 내리지도 않는다. 어쨌거나 성실한 이스라엘 민족으로 살아가라고 한다. 어쨌거나 계속해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순종하라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절망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상황에서 누가 누구를 탓하겠는가?- 오히려 그 반대이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