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뭘까요? 아주 간단히 말하면, 내가 이 세상에서 겪는 일이겠죠. 그러니 세상을 잘 알수록 좋겠죠. 그러나 세상을 알고 싶다고 생각해도 혼자서는 제대로 탐구할 수가 없습니다. 대화 상대가 필요합니다. 책은 ‘어떻게 살아갈까?‘ 고민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대화 상대가 될 수 있습니다. - P15

책은 자꾸 일어나라고 합니다. 깨어나라고 합니다. 그만 자라고 합니다.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생각 못 한 게 있다고 알려 줍니다. 내가 보는 세상이 아주 작다고 말합니다. 내가 겪고 있는 일들을 다른 사람은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혹은 어째서 헤쳐 나가지 못하는지 보여 줍니다. - P15

저는 그를 보면서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비참함의 정체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속으론 자기 자신에게 아무것도 없다고 느끼면서도 겉으론 뭔가 있는 것처럼 굴 때 거기서 비참함이 나옵니다. 가게 주인의 상황은 반대였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가게는 허름했어도 주인에겐 기품이 느껴졌습니다. 그 품위는 가게 주인이 보낸 시간에서 나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 P31

우리도 어린아이를 기르듯, 한 그루 나무를 가꾸듯 물도 주고 거름도 주면서 자신을 키워 보는 겁니다. 우리에겐 이렇게 ‘나를 키우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 P36

언제부턴가 삶 전체가 원하지 않는 시간들, 아무 재미도 없는 무의미하고 무료하고 피로한 시간들, 비극이자 코미디인 시간들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삶은 내가 원한 삶이었다고 말하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 P36

우리에겐 의지가 필요합니다. 의지가 어떻게 생기는가 깊이 성찰했던 사람 중 하나인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빌리자면 의지는 명령 때문이 아니라 영혼의 무게, 즉 사랑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 P44

뭔가에 사로잡힌 사람은, 그리고 그것을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확실히 현실을, 그리고 시간 자체를 다른 방식으로 경험합니다. - P44

배워서 새로 알게 되는 것들이 삶 속에서 내뿜는 에너지는 반드시 존재합니다. 그 에너지들이 시간을 채웁니다. - P44

자기가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는 데 쓴 시간들은 다시 자기 자신을 만듭니다. 성공이나 명성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요. - P44

결국 나를 키우는 시간에는 내가 ‘한 성공한 인간으로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 사는 데 성공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걸려 있는 것입니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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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데 쓴 시간들
오은경 지음 / 책구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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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와 살림으로 지친 날. 

괜한 화풀이를 아이들에게 한다.



눈물 흘리며 잠들어버린 아이.

아빤 자책감에 밤새 잠을 못 이룬다.



'더 품이 넓은 아빠 만나지'라는 생각에.

'더 따뜻한 아빠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하는 마음에.



아이들을 키우며 참으로 많이 울었다.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직장이나 학교에 있을 때, 아이는 응급실에 실려갔다.



밥을 잘 먹고 있던 아이가 뒤집어지던 날.

울고 불며 응급처치를 하며 119를 불렀던 때도 생각난다.



이제 나약한 생각은 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너희들은 내 아들들이고, 나는 너희 아빠다.



비록 연약하고 부족하고 실수 많지만,

진심은 통할 거라 생각하며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이 책을 보며 또다시 운다.

아들 넷을 키우며 고군분투한 저자의 기록.



저자의 따스한 마음이 글을 통해 느껴진다.

글은 어찌 그리 아기자기하고 영롱한지.



이 단어를 이 문장에 넣을 생각을 어떻게 하셨지?

그저 감탄하며 문장들을 감사히 맛본다.



아이들의 이야기에 감추어져 있지만,

어렴풋하게 그려진 엄마의 일상이 곧 우리의 모습.



배경과 같이 늘 함께 있어 잘 알지 못하지만,

아늑함과 든든함을 주는 존재. 



실은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 우리의 이야기가,

우리의 언어 속에 아이들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저자의 육아일기는 그렇게 

누군가에게 또 다른 위로와 감동으로 남는다.



결코 낭비의 시간이 아님을.

아이들과의 소소한 일상은 축복의 순간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아이들에게 우린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

그렇게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이며, 오늘도 사랑에 쏟아본다.



나의 이름 세 글자가 쓰인 다이어리지만 막상 펼쳐보면 나는 온데간데없고, 아이들이 늘 주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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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읽는 존재. 문자든 문장이든 문단이든 읽어야 하고, 궁극적으로 책을 읽으며 어떻게든 영향을 받는다. - P167

책은 다른 어떤 매체보다 독자의 적극적이고 희생적인 참여가 있어야 선택될 수 있는 입지에 있지만, 그럼에도 독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지, 얼마나 당당한지, 얼마나 자신의 능력치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 P167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면서도 농부의 글쓰기, 노동자의 글쓰기처럼 엄마의 글쓰기는 펜이 아닌 몸으로 쓰는 글, 일하는 글의 치열함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 모든 시간은 어쩌면 계절이 계절을, 노래가 노래를, 글자가 글자를 사랑하는 것처럼 나를 나로서 사랑하던 날들이었다. - P168

허겁지겁 시간에 밀려 잠자리에 들 때마다 내일 아침 몸의 저항 없이 일어날 수 있을까 걱정한다. 그러나 잠들기 전 책 읽는 시간은 두루 유익했다. 하루 동안의 잘못을 서로 용서하고 평안히 잠들기를 축복할 기회. 판타지와 지금의 현실. 졸리는 눈꺼풀이 이끌고 갈 꿈의 세계가 서로 얽혀 포근한 이불 속에 감겨들었다. - P187

그러다 보면 결국 자녀는 자신의 길을 가게 된다는 명제에 의지하게 된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것이 영원하고 안전한 길, 어쩌면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다만 그 길에서 역시 갈팡질팡하고 흔들릴 아이들에게 응원과 사랑을 줄 수 있는 존재이길 바랄 뿐이다. 나의 실패를 기억하길 바랄 뿐이다.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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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새 목초지에서 겪는 어려움들은 개인주의 대 집단주의의 대립 자체보다 각 집단의 경계선과 관련된 것이다. - P21

부족들 사이의 또 다른 불일치는 한 부족이 지닌 가치 자체가 그 부족에게만 특수한 것이기 때문에, 즉 지방적(local)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 P22

시장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인간관계는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관계를 포함한다. 그리고 이런 관계는 어느 한쪽 또는 양쪽 모두가 너무 많이 가져가고 충분히 돌려주지 않으면 무너지고 만다. - P44

도덕성의 핵심은 이타심. 이기적이지 않은 것,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개인적 손해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 P45

결론적으로 말해, 우리의 뇌는 부족주의를 추구하도록 조직되어 있다. 우리는 이 세상을 직관적으로 ‘우리‘와 ‘그들‘로 나누고 ‘그들‘보다 ‘우리‘를 선호한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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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여름 - 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다 아무튼 시리즈 30
김신회 지음 / 제철소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무튼 시리즈를 좋아하면서,

6월이라면 이 책을 읽지 않을 이유는 없다.



개인적으로는 더위를 못 견뎌하지만,

여름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은 좋아하는 편이다.



바다, 수박, 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거기에 책 한 권 곁들이면 금상첨화.



여름을 사랑하는 저자는 

여름만큼이나 혼술과 여행을 즐긴다.



화려하지 않지만 담백하고 솔직한 글.

그러면서도 통! 통! 튀는 살아있는 글.



활기차고 생명력 넘치는 그녀의 글에서

여름의 향내를 물씬 느낀다.



그녀의 소소한 일상은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아가는 우리네 삶이다.



회색 배경 같을 때도 많지만,

그 가운데 우리는 희망과 삶의 의미를 찾는다.



아무리 따뜻한 날씨에도 

차갑게 살아간다면 무슨 소용일까?



작가가 읊조리듯

어쩌면 우리도 마음의 여름이 필요할지도...



"이모, ‘기쿠지로의 여름‘ 칠 줄 알아?"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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