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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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실 이 작가분을 안지는 정말 며칠 되지 않았다. 최근의 신작을 예약 구매 했으니까. SF라는 장르가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희귀하고 협소한 것이다보니 일단 1권은 구해보게 되었는데, 이전 작도 평이 좋다보니 긴가민가하면서도 읽어보기로 한 것이다. 

무대는 가상의 도시 빈스토크. 그런데 이 곳은 도시라고 하기도 뭐한 것이...거대한 건물이 자치권을 얻어 그 자체가 도시가 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아마 674층짜리였던가? 이 협소하고도 드넓은 공간 역시 여러 인간군상의 삶이 펼쳐진다. 위층은 부유층이고 아래층은 가난하다든가-혹은 타 국가의 난민이나 어려운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든가. 

하지만 대체로 호평과는 달리 너무 의도적으로 꼬지 않았나 싶다. 특히 첫번째 이야기는 대체 무슨 상황으로 그렇게 갑자기 결론을 내버린건지 알수가 없으니까. 그나마 상당히 괜찮았던 것은 세번째던가의 단편인데...헤어진 애인을 위해 위성을 동원해 그의 행적을 찾는 여자의 이야기. 거기서 세계 곳곳의 여러 모르는 사람들이 거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그것을 돕는 이야기가 가장 나았다. 

새로운 발상과 시도는 좋다고 보지만 너무 자기 위주로 쓴 것이 아닐까. 사둔 장편은 이번 주말에 읽고 이 작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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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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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껏 국내에 번역된 렌조 미키히코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죄다 단편집이었다. 묘한 것은 뒤에 번역된 것일수록 재밌었다는 점-해서 언제쯤 장편이 나오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마침 4번째인 백광이 장편이었다. 해서 일단 구매해보게 되었다. 

분량은 상당히 짧다. 300쪽을 좀 넘기는 수준이니까. 그런데 이야기의 구조나 전개는 상당히 중층적이라 조금은 신경 써가며 봐야 쫓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이 이야기하면 그 다음 사람의 독백에서 다른 것이 드러나고,또다시 그 다음 번에서 뒤집히는 그런 구조랄까? 

평범한 주부 사토코. 그녀의 허영기 많은 여동생 유키코의 딸 나오코는 오늘도 그녀에게 맡겨진다. 문화센터에 가는 동안 매번 언니더러 돌봐달라 그러는 셈. 하지만 잠깐 그녀가 자신의 딸 가요를 데리고 치과에 다녀오는 사이 나오코가 실종되고...연이어 그녀가 마당 한켠에서 시체로 발견되며 사건은 급박하게 돌아간다. 게다가 그 와중에 드러나는 가족간의 숨겨진 일면들. 

사토코와 남편 류스케와 시아버지. 유키코와 남편 다케히코. 그들 사이에 얽히고 섥힌 증오와 사랑과 애틋함과 숨막히는 감정은 과연 어떻게 되고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그리고 나오코를 죽인 범인은 대체 누구일까? 

언제나처럼 이 작가의 작품은 애증과 불륜이 난무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표현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아울러 이렇게 얽혀가는 이야기 구조가 다소 복잡하면서도 이해는 잘되는 편이어서 왠지 재밌었다고나 할까? 

특별히 책을 소장하게 되는 마음은 아직까지 생기진 않으나 다음 작품은 계속해서 궁금해지는 묘한 작가. 다음 소설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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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1 신일숙 환상전집
신일숙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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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만화야 어찌 보면 신일숙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니 내용은 별달리 언급하지 않겠다. 아르미안처럼 2번째 애장판이 나왔고 심지어는 게임까지 나왔으니까. 

표지의 저 소년이 주인공 데포로쥬 왕자. 공주인 모친 가드리아와 완벽한 기사였던 고 듀크 데필 사이의 유일한 자식이다. 하지만 모친이 부친 사후 아리아드 켄 라우헬과 재혼하면서부터 그의 운명은 뒤틀리기 시작했으니,당연히 켄 라우헬은 그를 눈엣가시로 여겼던 탓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부친에게 있던 혈맹 5인의 도움으로 보호를 받긴 하지만...그의 고난은 이미 이런 서사에서 흔히 보듯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는 거다. 

데포로쥬에게도 시간이 흐르며 자신만의 기사들이 생긴다. 요정과의 혼혈인 달의 기사 질리언,철의 기사 아툰,백조의 기사 이실로테(얘는 유일한 여자이자 그의 정혼녀),마법의 기사 조우(실제 마법사이나 기사 취급하고 있음),마지막이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국의 귀족(이쪽 역시 그나라 공주와 정혼이 되있음)까지. 

1권은 문 라이트 오웬과 최초로 만나고 이에 켄타우로스 족의 켈로스가 질투를 불태우는 장면으로 끝나는데-개인적으로 말하자면 데포로쥬 일생의 첫사랑인 오웬이 훨씬 마음에 든다. 즉 이실로테와 후에 결혼하게 되지만 이실로테는 왠지 정이 떨어진다는 소리다. 아르미안의 샤르휘나와 마찬가지로 곱게 자라 본인이 선택한 길을 걸어 마음 고생을 덜했으니 그녀의 큰언니 레 마누와, 이 만화의 오웬같은 경우처럼 처절한 운명의 고통만은 겪지 않았다는 뜻. 

아무튼 오랫만에 다시 보니 반갑다. 하지만 애장판으로써 환상전집이 참 허접하다는 점은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야겠다. 원가 1만원에 가까운 비싼 가격인데 컬러 페이지는 하나도 없으니 이게 과연 애장판인가? 페이지라도 더 많든가, 새로 그린 일러스트 1장씩이라도 들어가든가, 하다못해 이전의 컬러 페이지라도 전부 복구하든가. 

다음 권부터라도 제발 독자 서비스를 좀 제공해달라. 비싼 돈 줘가면서 사는데 그런 메리트조차 없다면 누가 더 많이 사보겠는가? 미공개 외전이나 컷은 바라지도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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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1
노노야마사키 그림, 츠지야 케이 원작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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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에는 모리 카오루의 엠마가 애장판으로 다시 나오나 싶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장르도 작가도 다 틀린 만화였던 거다. 

요점은 염라대왕의 종이인형이자 사자인 표지의 저 소녀가,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시대와 공간을 넘어 찾아가 벌을 주는 것. 그런데 그 벌은 참 특이한 것인데...손등의 저 무늬가 떠오름과 동시에 전신의 뼈를 일시에 뽑아내는 것이다. 단,그를 생각하는 사람의 수만큼 몸 안에 뼈가 남긴 하지만... 

첫권에는 4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첫번째는 전쟁광인 일본 전국시대의 성주와 어린 아내(7살!!)의 이야기. 두번째는 잭 더 리퍼. 세번째는 카구야 히메에 관한 것이고 마지막은 유럽 중세 성주의 이야기였다. 

이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첫번째와 마지막? 귀신에게도 눈물이 있달지,첫번째는 인질이나 다름없는 어린 아내를 나름대로 아끼는 마음이 애틋했다. 마지막 것은 약간 지능이 모자라는 난폭한 성주였으나 사실 많은 상처가 있던 사람으로 나중에는 성민들을 위해 나름대로 무언가를 하고 간 것이다. 

좋아하는 장르고 나름대로 의외로 재밌어서 괜찮게 빌려봤다. 2권도 나오면 최소한 꼭은 빌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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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
스콧 웨스터펠드 지음, 이경아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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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라면 드라큘라 백작부터 시작해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인기 있는 소재들 중 하나. 그렇다는 것은 수없이 되풀이되어온 소재로써 새로울 것은 거의 없다는 뜻도 되겠다. 

그런데 소설적인 재미가 크게 높다고 볼순 없어도,피프는 이 뱀파이어에 대해 상당히 새로운 해석을 내놓은 셈이다. 제목인 피프가 바로 소설 내에서 뱀파이어를 가리키는 말인데...뭐랄까. 일종의 바이러스성 감염 증세이지 그것만 빼면 이종족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하여 뱀파이어들의 중요 특성인 '십자가' '마늘' 등에 대한 기피 증세도...사실은 감염 전 평범한 인간이던 시절에 가장 사랑하던 대상이,피프가 되고 나면 반작용으로 가장 경기 들리는 대상이 되는 것. 그래서 시대적으로 중세엔 사람들의 경외 대상이던 십자가가 가장 대중적으로 피프들의 기피 대상이 된 셈이다. 

피프가 된 후로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주인공처럼 능력이 향상되고 이상 증세는 거의 없어 비밀 기관(?)에 소속되는 이들. 다른 하나는 광기가 발작해서 흡혈을 하다가 결국 잡히는 이들. 주인공은 그래서 그런 '이상증세'를 보이는 피프를 사냥하러 다니게 된다. 

하지만 모든 소설이 그렇듯 이렇게 단순하게만은 흘러가지 않는 법. 곧 무언가 상부에서 숨기는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소설적인 재미는 사실 좀 떨어진다. 중간 이후로 늘어지는 느낌도 들고. 시도가 신선해서 별점을 많이 주긴 했는데 만일 이 뒤로 시리즈가 더 있다면 좀 더 긴박감을 살리는게 나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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