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의 끝, 혹은 시작
우타노 쇼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왜 뫼비우스의 띠라고 썼는가? 그것은 읽다보면 아마 어느 정도는 동의하실 부분이리라 생각한다.
주인공은 공부 잘하는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어린 딸을 둔 평범한 가장. 부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어려울 것도 없는,제법 잘나가는 가정을 꾸리고 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일상은 어느새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것도 꽤 자랑스런 저 맏아들에 의해.
그의 주변에서 어린 아이들이 연속으로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는데-수법이 모두 공통적이다. 즉 100만엔이나 200만엔 정도의 소액을 요구하는 유괴(인질 사건치고는 고액이 아님)가 먼저 일어나고,그후 연락은 단 1번만 오는데다가,며칠후 아이들은 결국 죽은채 발견되니까. 그래도 자신의 가정에 일어난 일이 아니니 비교적 무심하게 지내던 주인공은...우연히 아들의 방에서 범죄의 흔적을 발견하며 깊은 고뇌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권총. 피해자들의 아버지의 명함. 컴퓨터(그것도 비밀 번호까지 걸었는데 겨우 풀고 들어가서 봄). 이 모든 것이 갈수록 아들의 범죄를 가리키는데...
이후로 이 소설은 그의 상상에 따른 여러가지 결말을 몇번 보여준다. 처음에는 실제 일어난 일인줄 알았으나 모두 그의 상상에서 일어난 것이었다. 아들이 체포되는 것,아들을 죽이고 일가가 모두 죽는 것,사실은 아들이 범인이 아니었다든가 하는 여러가지 결말을.
결국 끝은 정해지지 않은채 끝난다. 주인공이 뭔가 결심을 하고 끝난게 아니라 소위 말하는 '열린' 결말인 셈이다. 이런 것은 솔직히 정말 좋아하지 않지만 반복되는 스토리 전개가 어쨌든 재미있었고 우타노 쇼고의 소설이었기에 점수는 후하게 주었다.
다만 최근 출간되는 소설들은 작년에 나온 것보다는 재미가 다소 덜해서(역시 초기작이라 그런가) 나오자마자 사게 되진 않으니,'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라든가 '밀실살인게임' 같은 작품이 다시 나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