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과 이랜드 자본의 광란을 심판할 것이다!

 
오늘 아침, 이랜드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투쟁이 무참히 짓밟혔다.
이랜드 노동자들의 요구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하루10시간을 서서 일하고 월80만원 받는 일자리나마 보장해달라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일 뿐이다.
파업투쟁은 노동자의 생존권 수호를 위한 적법한 권리이며, 사업장 점거는 파업투쟁 승리를 보장하는 유일한 투쟁수단이다. 점거투쟁이 진행되던 지난 20일간 이랜드 조합원들은 어떠한 폭력행위나 파괴행위도 없었으며, 경찰의 야만적 봉쇄조치에도 불구하고 사업장 내에 상품들을 철저히 보존했다. 그럼에도 노무현 정권과 이랜드 자본은 폭력경찰과 용역깡패를 동원하여 출입을 봉쇄하고 무자비한 고사작전을 시도했다. 끝까지 평화적 해결을 바라며 교섭에 나선 노조에 대해, 유일한 투쟁수단인 사업장 점거를 풀고 백기 투항하라는 요구만 되풀이했다. 결국 오늘에 이르러서는 노동자들의 처절한 애원에 대해 폭력진압으로 답한 것이다.
오늘의 사태는 국가권력의 본질이 자본의 대리인임을 재차 확인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노동자가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마저도 무시하고 악질자본 박성수 일당의 앞잡이 노릇을 함으로써, 정권 말기적 광란을 드러내고 있다.

정권과 자본은 그간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에 대해 정규직 이기주의로 매도하며 비정규직을 위해 정규직이 양보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지금의 이랜드 투쟁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하나 된 투쟁이다. 이랜드 투쟁에 대한 노무현 정권의 탄압은 그들이 떠들어온 정규직 양보론이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운동을 분열시키기 위한 기만에 다름 아님을 스스로 폭로한 것이다.

이랜드 노동자들의 투쟁은 단지 이랜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작년11월에 날치기 통과된 비정규직 악법이 지난 7월1일부터 시행되면서, 비정규직 양산과 대량실직은 예고된 일이었다. 이제는 누구나 언제라도 비정규직이 될 수 있고 실직자가 될 수 있는 시대다. 이랜드 투쟁은 노동운동의 새로운 지형에 직면하여 비정규직 투쟁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인 것이다. 870만 비정규직뿐만 아니라 노동자․민중의 생존이 걸린 한판 싸움인 것이다.
이 투쟁은 결코 패배해서는 안 될 싸움이다. 이랜드 조합원들은 새로운 구심점을 형성하여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이 싸움을 철저히 지원하고 보위해야한다. 그 과정에서 고용보장, 손배 및 고소고발 취하 등 최소한의 요구조건이 관철되지 않는 한에는 어떠한 타협도 있어서는 안 된다.

[전진]은 이랜드 노동자들의 투쟁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우리는 이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노무현 정권과 이랜드 자본의 광란을 심판할 것이다. 그리하여 노동자․민중의 생존과 노동계급운동의 미래가 걸려있는 비정규직 투쟁에 승리의 길을 열어갈 것이다.

 
2007년 7월 20일

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연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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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리 달이네집 낮은산 어린이 1
권정생 지음, 김동성 그림 / 낮은산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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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동화는 늘 안타깝고 속이 쓰립니다 .
몽실언니, 점득이네가 그렇고 무명저고리와 엄마 역시
읽은 아이들조차 " 왜 그렇게 슬픈 내용인가요 ? "라고 할 정도니.
그것은 아마 작가가 늘 인간에 대해 사물에 대해
(강아지똥도 주인공이 되니 말예요) 총체적 안타까움과
사랑을 실어서 쓰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

비나리라는 동네에 달이라는 강아지(라기 보다는 개)와
신부님인 '아빠(달이가 부른 호칭)'가 살고 있지요 .
달이는 어느 날 산에 놀러갔다가 아마도 ...
덫에 걸려서 앞 발을 빼내려다 그만 앞발이
뜯어지고 맙니다 . 뜯/어/졌/지/요......

아빠는 그 앞발을 정성스레 치료해주지만 달이의 다리는
네 개가 아니고 세 개...장애견이 되고 맙니다 .
시골마을에서 미사 집전을 하거나 혹은 농사를 지으며
소박하게 사는 아빠는 그런 달이를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
개에게 인간의 죄를 대속하고 싶어지지요 . 인간은 욕심때문에 자연과 동물에게 죄를 짓고 삽니다 . 사람의 목숨이 아니면 (때로는 사람의 목숨조차도 ) 다 하찮게 여기고 맙니다 .
권정생동화에 나오는 약자들은 ...하염없이 당하면서도
세상을 증오하거나 복수심에 불타지 않지요 . 그래서 더욱 읽는 사람을 아리도록 슬프게 만듭니다 .

이 책을 읽노라면 ...아름다운 그림(김동성그림)과 더물어
장식없이 사는 비나리 사람들과 달이를 비롯한 사물이 바로 가여운 우리네 모습이란걸 느끼게 됩니다 .

달이...어디선가 만나게 될 달이를 보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
달아! 우릴 용서해.......
(아가가 있는 분들은 이 책을 구해서 몇 번이고 읽어주는게 어떨른지요 ? 아이가...마음 아프더라도 ...현실이니까요)

 

그리고 ...권정생 선생님이 소천하신 뒤 남긴 것들,

낡은 집과 그 집을 허물어버리라는 유언,

인세는 가여운 아이들을 위해 쓰라는 유지는

피천득의 삶과 죽음과 대조되는 것 같아서

이 작품이 더욱 보석같습니다 .

아름다운 삶을 사신 권정생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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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 기고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지?

조선일보에 기고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지?조선일보에 기고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하지 ?/우석훈



안티 조선 시절에 내가 열심히 뭘 한 건 없다. 87년 이후로 조선일보를 거의 안 봤더니, 오히려 그 신문에 뭐가 실리고 어떤 어조가 있는지 사실 잘 모른다. 너무 오래 안보다 보니 그게 왜 문제가 있는지도 잘 모르게 되었다.

개인적인 신문과의 관계만을 간단하게 정리해보자.

내가 초짜 시절에... 아마 97년인가? 처음 나에게 와서 인터뷰했던 신문이 중앙일보였다. 그리고 다음날... 산자부 담당관에게 새벽부터 끌려가 아직 나이도 어린데 죽고 싶냐는 투의 얘기를 들었다. 물론 나는 콧방구도 안 꼈다. 다만 나를 불렀던 담당관이 아주 나이 많은 주사 아저씨라서 나이에 대한 예우를 해드렸을 뿐이다. 하여간 그 시절에는 신문에 정부를 불편하게 하면, 박사고 뭐고 당장 불려가서 초죽음이 되도록 잔소리를 듣고 와야 했었는데, 나같이 웃기지 말라고 버티면 사실 서로 별 수 없다.

그 시절에는 문화일보를 많이 활용했다. 음, 내가 현대에 있었으니까 당연했다.

가장 오랫동안 내가 기사를 제공했던 곳은 중앙일보였는데, 별 다른 이유가 아니라 환경 대기자라는 분이 새만금이나 이런 것에 대한 기사들에 관심이 많았고... 비슷한 이유로 가장 최근까지 같이 작업했던 곳이 문화일보이다. 새만금이나 골프장 같은 얘기 나오면 아무도 안 다뤄준다. 한겨레? 그 시절에는 똑같았다. 개그우먼 한 명을 데려다가 골프 아카데미인지 그런 거 하면서 열심히 골프 광고할 때,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정말이지 나도 피눈물을 흘렸었다. 그 시절에 골프가 환경적으로 문제 있다고 받아준 유일한 신문이 문화일보였다 (KBS와 MBC 피디들이 몇 번 골프장의 환경적 문제에 관심을 가져서 아직도 개인적으로 고마움을 가지고 있는 분이 몇 분 계시다.)

문화일보에는 신문사 높은 분한테 직접 부탁을 받아서 기고도 몇 번 했고, 내가 쓴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주장들은 대부분 문화일보 지면을 통해서 나갔다.

동아일보에는 서평을 몇 번 썼다. 5~6년 전 생태경제학 관련된 책들에 그나마 관심을 표시하고 서평이라도 실어준 곳이라서 종종 글을 보내게 된다.

2년 전인가? 신동아에 기고하고, 여성동아, 주간동아, 이런데 줄줄이 내 사진이 나간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신동아에 기고한 적이 있다. 하긴 그 시절에는 내가 뭘 잘 몰라서... 우리나라에 나오는 여성지 중에서 어지간한 데에서는 다 한 번씩 취재를 했었다 (그랬음에도 <음식국부론>은 1쇄를 결국 못 털었다... 이제는 인터뷰를 안한다는 삶의 작은 원칙 하나가 그 때 섰다.)

서울신문에는 1년 반이나 칼럼을 썼고, 한겨레에는 워낙 많이 써서... 새삼 생각할 것은 없을 것 같고, 이 두 신문을 제외하면 내 글이 가장 많이 실린 신문이 어디일까?

조선일보다. 내가 월급쟁이 시절에 높은 분들의 일종의 '고스트 라이터' 역할을 했던 셈인데, 처음에는 사장이나 그런 사람들이 비서실 통해서 "써라"하고 오니까 끽소리도 못했는데, 나중에는 나와는 무관한 관계에 있는 고위 공직자들의 칼럼도 대신 써주게 되는 약간 서글픈 상황이 되었었다... 월급쟁이 박사, 힘 없다. 쓰라면 쓰고, 욕하면 욕하는 대로 먹고... 하여간 대빠 힘쎈 사람들 글이 조선일보에 많이 실렸고, 그래서 조선일보에 사실 기고를 많이 하기는 했다 ^^... 나의 서럽던 월급쟁이 시절의 후일담이다. 요즘도 그런가? 높은 사람 중에서는 직접 쓰는 사람들이 많이 늘은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조선일보에 글을 써달라는 부탁이 돌고 돌아서 두 번이 왔었는데, 두 번 다 안 썼다. 물론 아주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안 썼다. 괜히 썼다가 내 주변 사람들한테 몰매 맞고 약값이 더 많이 들어갈 것이라는 아주 현실적인 이유가 있고, 어차피 내 책이나 혹은 시민단체에서 같이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는 서평은 물론 일절 소개를 안할 것인데, 내막도 잘 모르고, "어이 조선일보 필자, 힘 좀 써보시지..."라고 하는 쫑코를 감당하기가 무섭다. 그런 게 연관된 현실적인 이유이다.

그렇다면 그런 쫑코가 사라지면 쓸 것인가? 물론 안 쓴다. 세 번째 현실적인 이유는... 아내가 조선일보에 글 쓰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뿐더러 아주 치욕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내 주위에 조선일보 필자라는 이유만으로 교수가 된 사람이 몇 명 있어서, 조선일보 필자에 대해서 아주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데, 아마 내가 조선일보에 기명으로 글을 쓰면... 집에서 쫓겨날 거다. 큰 일 난다. 이 나이에 쫓겨나면 정말 대책 안 생긴다.

최근 시민단체 일각에서 조선일보에 기고를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논의가 조심스럽게 있다. 현실적으로 조선일보가 망하지는않을 거고, 조선일보가 망했을 때에는 아마 새로 창간되는 시사저널 정도 제외하고 한겨레 등등은 이미 망했을 거다... 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좀 있다. 조선일보는 안 망한다. 지금도 시장점유율 1등에 수익률 1등이다. 객관적인 조건으로는 다른데 다 망하면 그 다음에 망할 회사라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좌파들이 전부 철수하고 나니까 국민들이 가장 많이 보는 조선일보가 오히려 더 극우파 일색으로 변했는데, 그 사람들에게도 세상은 꼭 그렇게 돌아가는 것만은 아니냐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조심스러운 논의가 일각에 있다.

기원을 따져보면, 사실 조선일보와 좌파들이 결정적으로 갈라서게 된 계기가... 아마도 김지하 선생이 "죽음의 굿판" 사건이 아니었나 싶다. 이 사건은 87년보다 어쩌면 한국 사회의 흐름을 바꾸고 지금의 모양새를 만든 결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좋으나 싫으나 지금의 대한민국은 조선일보가 직간접적으로 기획해서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댓가는 조선일보에게도 컸던 것 같다. 10년 간 그들은 정권을 잃었다...

조선일보가 쎈 건 맞는데, 정론지는 아닌 것 같다. 정론이라고 하기에는 분석의 깊이가 너무 얕고, 또 이데올로기 편향이 너무 강하다. 내가 이 신문을 불신하는 건, 사실 이데올로기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너무 얄팍해서 그렇다. 농업, 환경, 생태, 그리고 기업, 산업, 여기에 문화... 이 정도가 내가 약간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야인데, 이런 분야의 조선일보 기사들은 대부분 초보들이 저지르는 시각의 오류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조선일보에서 정치면을 제외하면 특히 문화면이나 경제면이 우수하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정반대다. 정치면이야 자기들이 그렇게 하겠다는 거니까 오히려 뉴스의 가치가 있는데, 다른 분야는 오히려 분석 수준이 떨어져서... 그야말로 속보이는 날탕 기사들이 많다. 물론 한겨레도 그런 날탕이 많다. 결국 정론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어차피 그넘이 그넘이기는 하다.

자, 처음으로 돌아와보자. 조선일보에 글 썼다가 영 이미지 구긴 사람들도 역대로 한 리스트가 나온다. 김지하가 그랬고, 문부식이 그랬고, 아직은 그런대로 좀 버티지만 김호기가 그렇고...

난 개인적으로 이 이름 뒤에 내 이름을 보태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지만, 조선일보를 보는 나머지 국민들과 영 대화도 안하고 심통난 사람처럼 좌파들이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은 생각보다 쫙 갈라서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나는 안 쓰겠다는 말과 너도 쓰지 말라는 말은 조금 다르다.

물론 공개된 토론에서 이런 논의가 시작되면 결론은 집단적으로 대화하고, 시스템으로 움직이자라고 결의가 나올 확률이 많지만, 그거야 처음에 잠깐 해보는 얘기이고 결국에는 곧 개인이 판단해야 하는 순간이 오게 된다.

나는 써도 되고, 안 써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거야 자신의 소신과 생각에 따라서 판단할 일이다. 좁게 보면 조선일보에 글 쓰는 것이 원래 영광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쓰지 말라고 해도 쓰게 될 것이고, 그게 별로 명예롭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은... 원래 좌파들이 가난하니까 원고료가 "상당하다"는 수준이 되면 고민을 좀 하다가 결국 쓰게 될 것이다. 사실 개인의 선택에 관한 문제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조선일보의 기고의 경우에는 꼭 짚어봐야 하는 것이 한 가지가 있다. 대체적으로 신문사에서 원칙적으로 안 한다고 하지만 약간의 가필이나 삭제와 같은 첨삭을 한다. 대부분의 경우는 교정교열과 관련된 기술적인 얘기지만 문장 하나로 내용의 뉘앙스를 바꾸는 첨삭을 좀 한다. 한겨레에서도... 내가 한겨레 내부 비판한 문장을 편집국에서 지웠던 적이 있다. 이건 좌파나 우파나, 그런 문제는 아니고, 글이 사회로 나오는 중간장치, 그 매체의 운용원칙에 관한 원칙의 문제이다.

아주 유명한 저자들 몇 사람이 사석에서 나와 얘기를 하다가 조선일보에 기고했다가 항의를 하고, 정정보도 해달라는데, 팩스로 "미안해요"라고 찍 날라왔던 사연들을 얘기해준 적이 있다.

평소에 보도자료를 놓고도 살짝살짝 행간에 손을 대는 솜씨로 봐서는 외부 기고에 대해서도 아주 유연하게 결론을 전도시키는 일들을 아마도 살짝살짝 하지 않을까라는 의심을 지우기는 어렵다.

어쨌든 조심스러운 논의이기는 하지만, 조선일보에 기고하는 문제가 요즘 시민단체나 좌파들 내부에서 질문으로 제기되는 중이다.

핵심을 딱 짚자면, 결국 이렇게 된 상황의 한 가운데에는 안티조선 운동으로 마치 자신들이 무슨 운동권으로 철학을 가지고 살아왔다는 둥, 그야말로 완전히 신분세탁을 한 우스운 분들이 좀 계시는데, 이 분들이 노무현 시절에 꼭 일제 총독부 시절에 한국인 괴롭혔던 일본인 앞잽이 - 그러니까 조선분들이라는 뜻이다 - 마냥 온갖 패악질을 하고 다니기도 하셨다.

안티조선 출신, 총독부 앞잽이, 랭킹 탑 파이브... 팍 실명을 써버리고 싶은 충동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내가 참는다." 이 사람들, 현실에서는 초강력 울트파 파워를 가지신 분들이라서, 나같은 잔챙이는 눈 밖에 났다가는 당장 다음 달 밥 먹기도 어려워진다.

현실이 조선일보 보다 안티조선을 포장지로 사용한 청와대를 비롯해 정부의 온갖 고위급 위원회에서 패악질을 일삼았던 분들이 더 나쁘다. 조선일보는 자기들 나름대로 계통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뮤턴트들은 계통도 없고, 그야말로 어디 숨었나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두더쥐 잡기랑 비슷하다.

운동권에서는 그들에게 "물 흐린다'라는 표현을 전문 용어처럼 쓴다.

이라크 파병할 때 파병해야 경제가 산다, 한미 FTA 때, 정권을 뒤에서 흔들지 마라, 골프장 때, 이제는 우리도 민중의 수준을 좀 높이자, 기업도시 할 때, 이런 숫제 평생을 기업에서 살아온 사람들처럼 꼭 대기업 홍보실 과장 같은 소리를 하면서 염치도 없었고... 그 초절정은 황우석 사태 때였다... 그 시절 이 안티조선을 포장지로 사용했던 분들이 어두운 곳에서 맹활약들 하셨다. 아니다, 정말 절정은 2006년 월드컵 때였다. 제발 축구 좀 쇼비니즘으로 몰고 가지 말라는 일부의 항의에... 너희들이 정치를 아느냐? 정말 볼만했다.

지난 4년간 패악질의 정도로 치자면 조선일보가 아니라 안티조선을 외피로 두른 분들이 몇 배로 컸다. 이건 진실에 관한 이야기이다.

조선일보에 기고하는 것... 에 대해서 쉽게 판단이 서지 않는 것은... 결국 기고를 하기로 집단적으로 결정을 하면, 또 역시 조선일보에 먼저 찾아가서 이런 기획을 해보자는 둥, 이런 시리즈를 열어보자는 둥, 아마 그분들이 제일 먼저 쓰게 될 것 같다는 우울한 예감이...

<닥터 지바고>의 진짜 주인공은 유리 지바고나 라라가 아니라 코마로프스키이다. 자본주의 시절에도 잘 먹고 잘 살았던 넘이 결국 사회주의 시절에도 잘 먹고 잘 살게 된다는... 이건 체계나 시스템이 문제가 아니라 "나쁜 넘 피는 따로 있다"는 아주 숭고한 교훈이 담긴 이 소설의 코마로프스키를 연상시키는 사람이 지난 4년간 아마 열 분 정도는 맹활약하신 걸로 알고 있다.

사실 조선일보에 대해서 우리는 더 많이 생각해보고, 더 많이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은 맞는데, 그보다 더 많이 안티조선이 어떻게 결국 패악질하는 코마로프스키류의 인간들의 놀이터로 전락해버리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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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에서는

노동자가 농성을 하면

문을 산소용접해버린다.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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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갈리아의 딸들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지음, 히스테리아 옮김 / 황금가지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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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에요, 여보 ? 난 턱수염에 삼푸를 잔뜩 묻혔는데'
'전화, 전화 갖다 줘'
'안돼요. 거품이 온 집안에 아 떨어질 거예요'
'씻고 말려, 빌어먹을 !'
잠깐 침묵이 흘렀다. 브램은 초조하게 테라스 문 쪽을 보았다.
'루스?'
'응'
'설명서에 오 분 동안 그대로 두어야 한다고 써 있어요. 지금 헹구면 턱수염은 모두 꼬불꼬
불하게 될 텐데 난 내일 모닝 커피 모임에 가야 한다구요'
브램은 고개를 흔들었다. 하느님 어머니 ! 어떻게 그런 일이 중요할 수 있나. 맨움들이란 !
하지만 그녀는 미용사가 손질한, 늘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크리스토퍼의 곧은 턱수염
이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49 쪽

세상을 어느 정도 살다보면 남녀 혹은 부부 사이가 '뜯어먹고', '먹여 살리고 ','등쳐 먹고사
는' 관계가 되기도 하나보다 . 남녀 혹은 부부가 경제 능력에 있어 동등하지 않을 때 '먹고
사는' 문제에 있어 그런 등식이 성립하기도 하는지 때때로 그런 표현을 마주치게 된다 . 그
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물론 웃자고 하는 소리겠지만 듣는 사람으로서는 민망할 따름이다
. 나는 늘 남녀 혹은 부부란 서로를 친구로 대접해야지 소유 혹은 의존의 개념으로 대할 때
갑갑해진다고 생각한다 .

'이갈리아의 딸들' 은 1941 년 노르웨이(그 피요르드 해안을 늘 보고 싶어했는데~)에서 태
어난 교사 출신 작가 게르드 브란튼베르그의 작품이다. 1977년에 영어로도 번역된 이 책은
1996 년에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네 명의 여성에 의하여 한국어로 번역되어 선보였다 .

이 책을 읽기 전에 우리는 먼저 낯선 몇몇 용어들을 익혀야 한다 . 이갈리아라는 이 나라
는 아마도 평등주의 (egalitarian)+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 일거라고 한다 . 이 나라에서는
여성을 움wom이라고 부르고 남성은 맨움manwom으로 부른다 . 아내는 여전히 wife지만
남편은 housebound^^ 로 불린다 . 여성들은 자신에게 정자를 제공한 아이아버지에게 '부성
보호'를 지명할 수 있으며 맨움은 부성보호를 받기 위해 다달이 행정관서에 가서 피임약을
먹고 사인을 받아야 한다 . 여성에게 피임이란 없는 나라다 . 이 나라에서는 하느님아버지
godfather란 어휘 대신 도나제시카-하느님어머니 란 말을 쓴다 .젊은 미혼맨움은 maidman
이라 불리며 움은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당당히 젖가슴을 내밀고 다니는 대신 맨움은 페호
peho로 페니스를 받쳐야만 하는데 자신의 페니스가 큰 것을 몹시 부/끄/러/워/한다 .그래서
메이드맨들은 망사페호, 레이스페호, 리본페호 따위를 장만하고 움들이 그 페호를 들춰주기
를 가슴 두근거리며 기다린다 .

이 나라에서는 물론 맨움이 강간을 당한다 . 성행위시에는 당연히 움이 성욕을 느껴 맨움
을 끌고 가야 자연스러우며 맨움은 움이 원치 않는 임신을 시킬 수 없다 . 왜냐면 부성보호
를 받을 수 없으므로 . 그러니까 움이 원하여 임신을 하면 맨움은 감사히 생각하여 일체의
하찮은 직업(이갈리아에서는 대부분의 고위직은 움들이 차지한다 . 맨움은 가사나 청소나
임금이 적은 일들밖엔 할 수 없다 . 농사짓는 것도 물론 움이다 )을 관두고 육아에 충실해
야 하고 맨움들끼리 만나 모닝커피를 마시며 무심한 아내들을 흉보고 머리 손질을 하며 대
머리가 되면 가발을 써서 어떻게든 움들에게 잘 보이려고 애쓴다 .
소녀움들은 월경을 하게 되면 생리대를 뻗쳐들고 환호성을 지르며 메이드맨들에게 '늬들은
영원히 생리를 할 수 없는 가여운 존재들이야~ ' 라고 외친다 . 맨움들은 바다(농업, 어업이
주요산업임)로 나갈 수 없으며 자기가 원하는 직업을 갖기 힘들기에 어떻게든 아양을 떨어
움에게 선택되면 움들의 사회적 계층으로 편입 가능하다 . 그러기 위해 맨움들은 '꽃이 달
린 페호와 옅은 파스텔색의 쉬폰드레스'를 입고 메이드맨무도회에서 움들에게 찍히기를 고
대한다 . 성관계는 물론 움이 주도하며 움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성보호를 받지 못해 평
생 노총각으로 살아야 한다 .

이 책을 읽으면 처음에는 지금 우리 사회를 통째로 패러디 한 것이 우숴죽겠다가 나중에는
우리 여성이 이렇게 살아왔던가 싶어서 분노하다가 끝에는 눈물나는 지경이 된다 .
그리하여 루스브램의 하우스바운드 크리스토퍼는 아들 페트로니우스에게 부성보호를 받지
말라고 충고한다 . 크리스토퍼는 다리설계사가 되고 싶었던 꿈을 접고 아이 셋을 키우며
일과 일방적인 섹스밖에 모르는 루스브램에게 충실하게 사는 게 넌더리가 났던 것이다 . 이
것은 아마도 많은 여성들이 느끼는 (노르웨이고 미국이고 분단 한국이고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하게 ) 자아에 눈뜨는 과정일 것이다 . 타자로 살아온 맨움들은 맨움해방주의(맨움도 움
이 가진 것과 똑같은 권리 , 권력, 기회를 가져야 하며 ,평등을 얻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황
이 변해야 한다는 정치적 신념. 이것에 근거한 사회운동 )를 부르짖으며 페호를 불태우는
행사를 한다 . 우리의 자지는 좀 더 자유로워야 한다고 외치다가 결국 구속되는 수모를 겪
기도 하지만 ^^

결국 ...여성 역시 한 사람의 귀중한 존재로 인정받기를 원한다는 것을 이문열은 이해할
수 있을까 ?('선택'에서 보여준 그 무지한 여성 찬양 ^^)내 딸을 위하여 단언하건대 여성은
남성 우위에 있을 필요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 .여성은 남성에게 아양을 떨 필요도 없
으며 남성의 노동에 무임승차하여 얻어먹을 궁리도 집어치우는 게 좋다 . 의존이나 아양은
다 학습된 것이다 . 어미들은 부디 딸들에게 '남자를 뜯어먹고 살라 ' 고 가르쳐서는 안될
것이다 . 여성은 신갈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 '가 아니다 . 경제적 종속은 신분과 권리의
종속과 등치 될 수밖에 없다 . 가부장 사회가 가르치는 성역할이란 함정에 빠져서도 안 된
다 . 남자아이들이 공기를 하면 불알 떨어진다고 야단치고 여자아이들이 축구를 하면 '기집
애가 별 걸 다한다 ' 고 혀를 차는 어미들은 반성해야 한다 . 딸이 둘이면 '딸딸이아빠' 라고
비웃고 아들을 낳으면 '목욕탕에 함께 가서 좋다' 는 아비들을 다시 본다 . (나에게 왜 겨우
딸 하나 낳고 그만 뒀냐고 이제라도 아들 낳으라고 권한 당신들을 다 기억한다^^)딸 낳은
어미에게 '아들 못잖게 키우라' 는 말도 덕담이라고 하는 저 빛나는 남아선호사상의 신봉자
들은 언제부터 아들이 인간을 재는 기준이 됐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볼 일이다 .여자
애가 회장이 됐다고 요즘은 계집애들이 더 설친다고 은근히 비아냥거린 그 에미들을 경멸한
다 ^^아들 낳을 때까지 해보겠다고 낙태를 여덟 번이나 시키면서 피를 한 양동이나 쏟았다
는 친구 시누이의 무지함을 개탄한다 . (그러고 아들을 낳았는데 안 먹어도 배부르다나 ?
그러면서 위의 세 딸은 그냥 멕이고 고등학교나 시키고 말겠다나 -.-;;)그리고 그들에게 아
들 낳을 것을 종용한 시에미와 줏대없는 서방( 남편의 낮은 말 ^^)과 그들 모두를 그렇게
학습시킨 이 가부장 사회를 성토한다 . (그래봐야 눈 하나 깜빡 하겠냐만 )

그런데 나는 아직도 전승이 아닌 학습된 여성성에 굴복하고 산다 . 목소리 큰 여성에게 조
용하라고 주의 주며 다리 벌리고 앉는 딸에게 조신하지 못하다고 야단친다 (이갈리아에서
움들은 아이를 낳고 집에 돌아와 사흘 밤낮을 술 마시고 떠들며 막 산다 ^^) 그뿐이 아니다
. 여성은 깔끔하고 날씬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요리를 못하는 가정부인은 용서받을 수 없다
고 농담한다 .나는 이것을 내 딸에게 은연중에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할 것이다 .
자, 여자란 무엇인가 ?

" 그로한테서 부성보호를 받으면 안 된다 , 페트로니우스 ! 삼십 년
간, 아니면 네가 버틸 수 있는 한 , 하루 스물 네 시간 꼬박, 처음부터 끝까지 고달프고 힘
든 일이라구 ."
그는 잔을 비우고 다시 채웠다 .
"그리고 만일 세세한 부분까지 아내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스물 네 시간 내내 일하지 않는다
면 ,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비난 뿐이야 . 페트로니우스! 만일 내가 너라면 , 지금 ...만일
내 입장이라면 ,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거야 . 가정과 아이에 대한 꿈은 집어치우고
내 자신을 찾고 싶어 ."-311 쪽

" 나도(브램에게 ) 몇 번 맞았단다 . 페트로니우스! 그리고 그때마다
그 사실을 감추려고 화장을 더 짙게 해야 했단다 . 게다가 그녀는 가장 가슴 아픈 이유로
나를 때렸지 . 대개는 내가 다른 움과 바람을 피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어 . "-313 쪽


" 나는 우리 사회가 동성애적인 움들을 위한 거대한 운동장일 뿐이라
고 생각해요 .서로 장난치고 시합하고 싸움하고 , 서로서로 존경하고 , 서로를 키워주는 운
동장 말이예요 . 반면 맨움은 집안에 갖혀 지내거나 , 가장 더러운 직업을 떠맡거나 , 팔루
리아(남성동성애자구역)로 보내지죠 . 움들이 아름다운 요트와 움 전용 클럽과 회사에서 ,
스포츠 경기장에서 그들의 신성한 자매애를 추구하고 그것에 집착하는 동안에 말이에요 .
그래서 신체적으로 동성애자인 것과 정신적으로만 동성애자인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다구
요 . 왜냐면 내게는 움들이 서로 사랑하고 맨움을 경멸하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모두 동성
애자로 보이기 때문이예요 . " -314 쪽

맨움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통된 경험이 매우 많다는 것을 느꼈다 . 맨움의 몸에
대해서 가지는 부끄러움. 페니스와 음낭을 가지고 있다는 부끄러움. 왜 음낭 (shame bags)
이라고 불리는 걸까 ? 새 단어를 찾아야만 하지 않을까 ? 가슴이 없고 보기 좋은 허벅지와
엉덩이를 갖지 못했다는 부끄러움. 월경을 하지 않는 데 대한 부끄러움. 털이 났다는 부끄
러움과 털이 나지 않았다는 부끄러움. 턱수염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느끼는 부끄러움. 대머리
라는 부끄러움. 사춘기 때 목소리가 기묘한 저음으로 갈라지고 , 아이였을 때 가졌던 듣기
좋고 정상적인 목소리를 잃어버린 부끄러움. 밤에 사정하는 부끄러움. 아이를 낳을 수 없다
는 부끄러움. 부끄러움, 부끄러움, 부끄러움.
움에게 털이 안 난다고 해서 , 왜 맨움의 털 난 가슴을 부끄러워해야 하는가 ? 움은 어디
에 나건 상관없이 자신의 털을 자랑스러워하는데 , 맨움은 왜 그럴 수 없는가 ? 이 부끄러
움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그들은 또 다른 계획을 세웠다 (주*맨움해방주의자들의
계획)
-321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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