쥰페이는 새로운 곤충을 채집하여 곤충도감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일이 목표가 되었다. 생물이 전혀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모래사막 속에서 끝까지 살아서 생존하는 곤충은 적응력, 삶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는 말이다. 매일 반복되는 학교 업무에 지쳐가던 쥰페이는 척박한 곳에서도 살아가는 곤충을 채집하러 사구가 많은 바닷가로 간다. 모래 때문에 벌레가 전혀 살 것 같지 않은데 모래 속에서 살아가는 곤충을 찾아낸다.


모래는 생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쉴틈도 없이 흘러 다닌다.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말이다. 매일 반복된 생활 속에서 어딘가에 매달려 있기만 할 뿐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현실의 답답함에 비한다면 이는 정말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혼자서는 절대 움직일 수 없는 모래가 움직이는 모습은 쥰페이를 점점 흥분 속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때, 누군가 와서 말을 건다. 무슨 조사를 하는 겁니까? 아닙니다, 저는 곤충채집을 합니다. 아? 그래요? 정부에서 나온 사람이 아니군요. 정부요? 아닙니다, 저는 학교 선생입니다. 아, 그렇군요, 선생님이시군요.


마을 사람은 쥰페이에게 막차가 끊겼으니 원한다면 묵을 곳을 안내해주겠다고 한다. 마을 사람의 안내를 받고 간 곳은 기묘한 집이었다. 넓은 모래 구덩이 안에 붙어 있는 집은 곧 부서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 잘 도 버티고 있었다. 마을 사람의 말을 듣고 하룻밤만 마을에서 묵기로 한다. 묵을 집은 거대한 모래 구덩이를 줄로 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면 있는 민박 집이었다. 그곳에는 한 여인이 살고 있고 전등도 하나뿐이다. 여자는 30대로 보이는 여자였다.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자다.


그날 저녁 쥰페이는 여자에게 식사를 제공받는데 여자는 큰 우산을 쥰페이 머리 위에 대어 준다. 모래가 떨어져요. 모래는 온 집에 떨어졌고 지내는 게 만만찮았다. 쥰페이는 날이 밝는 대로 마을을 나가기로 한다. 그런데 여자는 기묘한 말을 한다. 첫날에는 누구나 적응을 하지 못해요. 쥰페이는 내일 나갈 텐데 왜 그런 말을 하죠? 묻지만 여자는 밤에 일을 한다.


여자는 밤새 모래를 퍼 내는 일을 했다. 모래를 퍼내고 또 퍼내고 계속 퍼낸다. 오로지 모래를 퍼내는 일만 한다. 모래는 마치 여자를 속박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밤이 되면 모래가 계속 쌓이기 때문에 밤새도록 모래를 퍼내는 것만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여자를 이런 곳에 붙잡아 놓고 이런 일을 매일 시킨다는 것에 쥰페이는 화가 났고 아무렇지 않게 그 사실을 받아들인 여자에게도 화가 났다.


아침에 쥰페이가 눈을 뜨니 밤새 모래를 퍼내는 일을 하고 발가벗고 잠들어 있는 여자. 쥰페이는 옷을 입고 집을 나가려는데 사다리가 없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이곳에 갇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다리를 치운 마을 사람들은 쥰페이를 모래사막 한가운데 여자와 함께 가둬둔 것이다. 말 그대로 움직이는 모래 속에서 발버둥 치는 곤충이 된 셈이다.


쥰페이는 한낮에 모래 구덩이 위를 올라가려다 일사병에 걸리기도 하고, 여자를 미끼로 마을 사람들을 협박하기도 했으며, 탈출을 위해 여자에게 협조를 하기도 했다. 쥰페이는 여자와 함께 매일 비슷하고 반복된 일을 하며 지낸다.


왜 이곳을 나갈 생각을 안 하나요? 쥰페이가 묻는다. 이곳에서 나가면 내가 할 일이 아무것도 없어요. 여자는 그렇게 말을 한다. 두 사람은 모래 때문에 옷을 벗고 잠들어야 했고 같이 잠을 자는 관계가 된다.


그러다가 쥰페이는 탈출에 성공을 한다. 마을 사람들을 들개를 대동하여 쥰페이를 잡으러 오고 쥰페이는 마을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달려 보지만 푹푹 빠지는 모래 때문에 제대로 달릴 수가 없다. 그러다가 결국 모래 늪에 빠져 마을 사람들에게 붙잡히고 만다. 결국 다시 여자 곁으로 돌아온 쥰페이.


여자를 보며 실패했다고 말한다. 여자는 쥰페이를 보며 애처로운 눈빛으로 여기서 순조롭게 성공한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마을 사람들은 하루에 한 번 배급받던 물을 내려주지 않는다. 쥰페이는 목이 말라 미치려고 한다. 결국 물을 담아 두었던 통에 깔린 물에 젖은 모래를 먹다가 구토를 한다.


쥰페이는 절망에 빠진다. 하루만 있고자 했던 곳에서 일주일, 몇 달이 흘렀다. 여자와는 살을 맞대며 이 반복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에서 작은 희망고문을 한다. 쥰페이는 탈출을 하기 위해 모래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나무통을 넣고 까마귀 미끼를 넣는다. 까마귀가 걸려들면 구해 달라는 편지를 써  다리에 묶어 날려 보낼 셈이다. 그런데 확인해 본 통에는 까마귀는 잡혀 있지 않고 맑은 물이 가득 들어 있었다. 모래가 물을 만들었다. 이 방법을 좀 더 연구하면 마을에도 물을 많이 마실 수 있고 이렇게 고립되어 노예가 되어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 유수장치에 관한 일지를 매일 기록한다. 탈출은 더 후에 해도 된다. 굳이 오늘 바로 탈출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이 유수 장치에 관한 이야기를 가장 잘 들어줄 사람들이 이 마을 사람들이다. 그리고 여자와 함께 부업을 하여 여자가 원하는 라디오를 구입하는 것이다. 비로소 작은 희망을 찾은 쥰페이.


여자는 잠들어 눈을 뜨기가 무섭다. 옆에 쥰페이가 없을까 봐. 그러다가 여자가 아이를 갖게 되고 배가 아파 마을 사람들이 여자를 병원으로 옮기면서 사다리를 걷어 가지 않았다. 쥰페이는 탈출할 기회가 와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때 쥰페이는 생각한다. 자유가 뭔지, 순응하고 복종하는 게 뭔지.


복종은 누가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의해서 처절하게 매달리는 게 복종이다. 우리는 반복되는 삶에 복종당하는 게 아니라 복종하는 것이다. 하루가 일 년이 될 줄 몰랐던 쥰페이는 7년이나 모래 속에 가둔 곤충처럼 지낸다. 하지만 자유로워 모든 것이 반복의 불확실한 7년 전의 진실보다, 흔들림이 많아도 가능성이 있는 희미한 그림자 쪽을 택한 쥰페이는 모래 속의 여자와 함께 살아간다. 미끼이자 인질이자 동반자인 여자는 모래와 같다.


정부는 7년이나 나타나지 않은 쥰페이를 실종자에서 사망자로 이름을 올린다. 쥰페이는 곤충도감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려 했지만 실종자로 이름이 올라가는 아이러니가 된다. 인간의 삶이란 어떻게 될지 그 누구도 모른다.


아베 코보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너무나 재미있게 볼 영화다. 소설 속에서 쥰페이의 바깥세상은 '지금, 그의 손에 쥐어져 있는 왕복표는 목적지도 돌아갈 곳도, 본인이 마음대로 써넣을 수 있는 공백이다'라고 했다. 기묘하게 불편하고 기묘하게 설득되다가 기묘하게 공감을 원한다면, 최고의 소설을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봐도 좋을 ‘모래의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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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6-24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런 상황에 처한 인간의 행동패턴을 살펴볼 수 있네요. 그럼에도 자유를 위해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하는 빠삐옹, 모래사막이라는 현실에 빠져 적절히 그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쥰페이. 어떤 삶을 선택할지는 각자의 몫이란 생각이 드네요.

교관 2023-06-25 12:19   좋아요 0 | URL
너무 좋은 댓글입니다. 선택 앞에서는 늘 불안하고 겁이나고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ㅎㅎ
 



이 죽일 놈의 모기를 결국 잡았다


인간사회에, 인간이 있는 곳이면, 그곳이 도시든 시골이든 어디에나 따라다니는 모기.

오월인데 모기가 벌써 나타났다.

어디에서, 누군가의 피를 얼마나 쪽쪽 빨아먹었던지 몸뚱이가 무거워서 잘 날지도 못하는 모기였다.

윙윙 거리는 소리는 정말 듣기 싫다.

모기는 인간이면 가리지 않는다.

노인이건, 여자, 아기 할 것 없이 달라붙어 인간의 피를 쪽쪽 빨아먹었다.

얼마 전에 한 어린이가 모기에게 물려 열이 났지만 소아과를 찾지 못해 열이 40도를 넘어가 결국 죽고 말았다.

모기가 피를 어찌나 잘 빨아먹었던지 날아다니는 본새가 느릿느릿 꿈 뜬다.

모기 놈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눈앞에서 윙윙 알짱알짱 거린다.

주위가 고요하니 모기 놈이 날아다니는 소리가 아주 거슬렸다.

지금 현재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은 소리였다.

모기는 바퀴벌레보다 파리보다 더 싫다.

바퀴벌레와 파리는 균을 옮긴다지만 모기는 바이러스를 옮긴다.

바이러스는 추운 날에만 창궐했는데 요즘의 모기 놈은 계절에 관계없이 바이러스를 옮긴다.

바이러스를 잔뜩 지닌 원숭이의 피도 쪽쪽 빨아먹는다.

욕심이 아주 많다.

그 주둥이로 인간의 피도 빨아먹는다.

아무리 먹어도, 배가 터질 것 같아도 배부른지 모른다.

욕심이 가득해서 그 무거운 몸뚱이를  끌고 또 피를 빨아먹으려고 내 앞에서 윙윙 거리고 있다.

팔을 휘저었더니 저만치 날아가서 빨래건조대에 가서 붙었다.

요놈 딱 걸렸다.

배가 불러 한 눈을 팔았는지 손바닥으로 슬쩍 툭 쳤더니 탁 잡혔다.

많은 사람들을 눈물 나게 했으니 모기 너는 피눈물을 좀 흘려야지.




조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매일 다니는 길이 지겨워 어제는 다른 곳으로 돌아왔다. 대략 90년대에 지어진 집들이 있는, 그래서 높지 않은 주택들이 모여 있는 동네였다. 요즘은 동네 곳곳마다 작은 공원과 어린이 놀이터를 잘 만들어 놓아서 몸을 풀 수 있고 담소도 나눌 수 있고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다. 몸도 풀 겸 벤치에 앉아서 팔 굽혀 펴기를 하려는 찰나 바로 옆에서 타닥타닥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전기모기채로 모기를 사정없이 잡는 소리였다. 고개를 죽 빼서 보니 젊은 아빠가 어린 아들과 딸을 데리고 공원에 나왔는데 세 명의 손에 전부 전기 모기채가 들려 있었다. 가족은 모기를 잡으며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신종 놀이인가 보다. 재미있어 보였다. 아이들이 팔을 휘저으며 즐겁다 그냥.


타닥타닥. 타 다다다닥. 하는 소리가 아주 시원하게 들렸다. 팔 굽혀 펴기를 하려는데 모기떼가 그새 나의 주위로 와서 우글우글 비행을 했다. 아이들에 내쪽으로 오려고 했으나 나를 보더니 우물쭈물거렸다. 나는 바로 자리를 피해 주었더니 아이들이 와서 모기를 사정없이 잡았다.


저 위에 모기를 잡았다고 쓴 글이 5월 초에 쓴 글이다. 5월 초에 한 며칠 아주 더웠던 날이 있었는데 모기가, 그것도 아주 크고 굵은 모기가 나타났다. 날이 더워져서 강변에 모기가 우글우글 거린다. 모기떼가 얼굴에 탁 부딪힌다. 그 느낌이 뭔가 괴이하고 괴랄하다. 모기 하면 어릴 때 놀다가 어느새 다리에 물려 부풀어 올라 물파스 같은 발랐는데, 요즘 모기는 정말 큰 벌레 같아서 너무 눈에 띈다.


봄에는 강변에 날벌레들, 하루살이들 – 날파리 떼들이 우글우글거렸지만 여름이 되면 날파리 떼들은 사라지고 모기떼가 나타난다. 잘 설명은 못하겠지만 작년에 비해 올해, 지금 모기들은 덩치로 보나 강력함으로 보나 중무장을 한 것 같았다.


현재 전 세계에서 모기의 수는 대략 백 10조 마리라고 한다. 하하하. 정말 상상도 안 되며 100십조 마리라는 게 도대체 얼마나 많은 개체수인지 가늠이 안 된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조사한 거야? 하하하. 그나마 다행인 건 뿔뿔이 흩어져 있다는 말이다. 이 모기 한 마리 당 흡혈 횟수는 대략 50회에서 60회 정도 된다고 한다.


올해는 벚꽃도 일찍 피고 졌고 날이 한 여름처럼 34도씩 되는 날이 앞당겨져서 모기들도 때 이르게 나타났다고 한다. 모기는 겨울에는 없고 여름에만 나타난다고 하는데, 겨울에도 실내에서 앵앵 거리며 사람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모기는 꼭 있다.


모기는 공룡들이 살았던 시대에도 있었다. 영화에서처럼 모기는 정말 오래전부터 존재했는데 날이 더워지고 습도가 많아지면 슈퍼히어로처럼 강력해진다. 그래서 폭염이 지속되면 인간은 힘들어하고 일사병이나 열사병에 죽기도 하는데 모기는 그 반대다. 무더운 날을 아주 좋아한다. 모기는 수컷보다 암컷이 더 크고 힘도 세다. 수컷과 암컷의 차이는 수컷의 대가리 앞에는 파리채 같은 더듬이가 있는데 이 더듬이의 감각으로 암컷을 찾아서 암컷의 몸을 더듬더듬.  


모기는 기본적으로 암수가 다 과일의 당분이나 즙을 먹는데 흡혈하는 건 암컷이다. 알을 산란하기 위해서 흡혈을 하는데, 알을 산란하기 위해서는 동물성 단백질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흡혈을 한다. 그리하여 인간의 피를 쪽쪽 빨아먹는 모기는 100% 암컷이다.


수컷의 주둥이는 피부를 뚫지 못한다. 암컷의 주둥이가 피부를 뚫을 때 거기서 타액이 나온다. 그 타액이 피부를 뚫을 때 인간의 피부를 연하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그 타액의 주 기능은 혈액을 쭈욱 빨아 당길 때 응고되지 않게 한다.


암컷 모기는 평생 딱 한 번의 교미를 한다. 암컷의 난소 옆에 수정란이 있는데,라고 들어가면 생물시간이 되니까 넘어가자. 어떻든 한 번만 교미를 해서 수정란에 수컷의 정자를 가지고 있다가 두 번 다시 수컷과 교미를 하지 않아도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수정을 시킨다. 그래서 대부분의 벌레의 암컷은 살아생전 한 번만 교미를 해도 된다. 무정란이 되기도 하는데 그건 5% 이하다.


고층아파트에도 모기가 올라오는데, 날아서 고층으로 올라오는 건 아니고 바람이나 엘리베이터, 나무 같은 것에 붙었다가 또 오르고. 그래서 고층으로 오른다. 또 벽에 붙어서 자면 더 많이 물린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모기는 한 번 흡혈을 하면 5일이나 6일 동안은 흡혈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쉬어야 한다고 하네. 주로 습한 곳, 아파트 단지에서는 화단의 나무 밑이나 숲이 있는 곳에서 소화를 다 시키는데 그때 알이 성숙이 된다고 한다. 알은 한 200개에서 300개 정도. 그러면 산란을 하기 위해 물을 찾아간다. 그렇게 알을 낳고 나면 다시 처음으로 몸을 추스르고 흡혈을 하기 때문에 한 번 흡혈을 한 모기는 바로 흡혈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모기는 10일에서 3개월 정도 사는데 모기가 좋아하는 혈액형이 특별히 있는 건 아니라고 한다. 일단 모기가 좋아하는 혈액은 혈중에 지방이 많은 사람이라고 한다. 그게 땀으로 나올 때 나는 냄새가 채취인데 모기는 귀신같이 잘 감지한다. 그래서 모기가 혈중 지방이 많은 피를 빨아먹으면 모기에게는 에너지가 많아져서 좋다. 그래서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기가 좋아한다. 술도 에너지원이니까 모기가 좋아하는 혈액이다. 대사가 활발한 사람들, 즉 아이들을 많이 문다. 아이들에게서도 채취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모기 물린데 침을 바르는 사람이 있는데 타액 속에는 세균이 있을 수 있어서 이차감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침을 바르거나 하는 건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얼음찜질이나 냉찜질이 괜찮고 개인적으로는 그냥 물파스 바르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모기는 그 듣기 싫은 날갯짓소리를 다 내는데 딱 한 종류의 모기는 그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중국얼룩날개 모기가 소리가 나지 않는데, 얼룩날개 모기 종류는 주로 농촌지역에 많이 서식하고 도시에는 거의 없다고 한다. 이 모기가 말라리아를 옮긴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도시에는 호수도 많고 크고 해서 있을 수 있지만 많지는 않다고 한다. 말리리아를 옮기는 모기는 앵 하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자다가 모기 소리가 나서 불을 켜서 모기를 찾는데, 모기는 방의 중간에는 없다. 우리는 모기 소리가 앵 들리면 불을 켜고 방의 중간을 찾아보지만 모기는 절대 방 중앙의 공간에 잘 없다고 한다.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가 계피 냄샌데, 계피 오일을 저렴하게 구입해서 희석해서(만드는 방법이 복잡해서 패스) 옷 위에 뿌리면 모기가 붙지 않는다고 한다. 또 유칼립투스 오일을 만들어서 피부에 뿌리면 모기가 오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도 곁에 오지 않을 수 있으니 모기 같은 놈이 있다면 뿌리고 있으면 그놈이 절대 옆에 오지 않을 수 있다.


모기예보제를 한 10년 전부터 하고 있는데 이건 서울 시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모기예보제를 보면 오늘 모기를 몇 마리 잡았고 어디 지역에 모기가 많고 이런 걸 알려준다. 서울만 된다. 미세먼지 예보제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박멸이 가능하냐 하면 불가능하다. 만약 박멸 한다고 하면 모기 유충을 먹는 이로운 벌레들 역시 멸종하기 때문에 인간에게도 좋을 리 없다. 모기는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동물 중 1위다. 바이러스를 옮기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건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동물 3위가 인간이다.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동물이라는 말이다. 인간이 그렇다는 말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이산화탄소가 싹 없어지려면 만년이 걸리는데 이런 걸 생각하면 먼지보다 작은 존재로 태어나 왜 아등바등 거리며 살아야 하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은 온 마음과 몸을 다 바쳐 보내야 한다. 내일은 모르겠지만 오늘은 열심히 보내는 거다. 이 무슨 해괴한 모순이냐고 하겠지만 인간 자체가 모순이기 때문에 모순에 모순을 거듭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해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불안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곳곳에 있고 우리는 그들의 도움을 받는다. 물론 자본이 든다. 그래서 하루를 열심히 보내야 한다. 모순에 모순이 입히며 안 모순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무서운 바이러스가 말라리안데 우리나라에도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가 많은데 열대나라 같은 말라리아처럼 죽음에 이르게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물리면 열이 40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하니 걸리면 말리리아 치료를 해야 한다.


이렇게 모기가 여름에 많아진 것은 모기 성충의 천적이 바로 집박쥐인데 요즘 전부 아파트라 박쥐가 동네에서 사라진 것도 이유가 된다. 박쥐는 시력이 없고 초음파로 먹이를 찾는데 모기의 날갯짓으로 나오는 음파로 모기를 잡아먹는데 박쥐 배를 갈라보니 모기 눈알이 3천 개나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집들이 예전 집보다 좋아져서 예전처럼 집 안에 모기들이 우글거리지는 않는다.


나는 매일 모기떼를 만난다. 매일 강변으로 조깅을 하기 때문에 놀랄 정도로 많은 수를 본다. 그런데 아직 모기에게 한 번도 물린 적은 없다. 5월에 위의 글을 적을 때에는, 잡은 사진 속의 모기 머리에 인간의 얼굴을 작게 합성을 했다. 아무튼 요즘처럼 야외에 모기가 많아지는 날에는 벤치 같은 곳에 오래 앉아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모기가 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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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겁쟁이라서 그런지 눈을 감기가 무섭다. 어둡기 때문에 눈을 감으면 깜깜한 어둠이 보이지 않아야 하는데 컴컴한 어둠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어둠이 자꾸 보인다. 눈을 감으면 칼 날 같은, 빛처럼 밝은 어둠이 선명하게 살아있어서 잠을 잘 수가 없다. 내 주위의 어둠은 추워서, 너무나 추워서 내 몸을 자꾸 찌른다. 이렇게 추운 건 처음이다. 나는 하지 말라고, 그러지 말라고 말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잠이 와서 잠을 정말 자고 싶은데 눈을 감아도 어둠이 계속 보여서 잠이 들 수가 없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시간을 알 수 있다면 지금이 몇 시인지 알겠지만 어떤 것도 알 수 없다. 그저 느낌으로 낮이 지나고 밤이 오는 것 같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그 감각마저 무의미하다. 그래서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 분간을 할 수가 없다. 혼자라서 정말 무섭다. 친구들을 아무리 불러 봐도 대답이 없다. 눈을 뜨고 있어도 어둠이 보이고 눈을 감아도 어둠이라는 게 보여서 나는 너무 겁이 나고 무서워서 계속 울었다. 눈물을 닦고 싶은데 어둠이 짙어서 바로 앞의 내 손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아 보지만 닦인다는 느낌이 없다. 눈물이 났을 때 눈물을 닦았던 그 행동을 하고 있는지 분간이 없다. 그저 허공에 내 손이 왔다 갔다 하는 느낌, 그것뿐이다. 잠이 오는데 어둠이 눈앞에 잘 보이니까 잠이 들 수도 없고 무서워서, 너무 겁이 난다. 어둠에 갇히기 전에 나는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떠올렸다. 잊는다는 것은 어떤 일을 당했을 때 아무렇지 않은 것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나는 잊고 싶지만, 아무렇지 않고 싶은데, 아무렇지 않아야 하는데 처음 어둠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 그 공포가 매일 계속되고 있어서 아무렇지 않게 되는 게 안 된다. 눈을 감으면 더 똑똑하게 보이는 이 어둠. 이제 더 이상 살려달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나는 죽고 싶은 것이다. 제대로 죽고 싶다. 살려주세요,라고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제대로 죽여 달라고 말한다. 제대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이제 이 무서움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어둠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게 해 달라고, 그러니 이제는 정말 죽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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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시골로 가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시골에 들어가는 순간 시골만이 가지는 냄새를 맡고 싶어서 일지도 모른다. 시골냄새를 맡으면 기묘하지만 편해진다. 도시에서 시달리던 마음이 가라앉는다. 시골만의 그 냄새가 있다. 그 냄새가 족쇄를 풀어헤친다.


뜨거운 태양열을 잔뜩 받은 풀냄새, 솥에서 나는 냄새, 소똥 냄새 같은 냄새가 풍기면 여름이라도 에어컨을 끄고 차 창문을 열고 달리게 된다. 거기에 외할머니가 해주던 음식 냄새, 시골집에서 나는 냄새, 시골의 개울가에서 나는 시골 냄새를 맡으면 마음이 그대로 무장해제가 된다. 냄새만으로도 인간은 그렇게 된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아로마 향을 피우는 사람에게 쓸데없는 짓이라 나무라지 말자. 그 사람은 아마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생활을 해내고 싶어 하는 것이니까.


시골의 냄새를 맡는 순간 내 속의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 안심이 된다. 시골의 냄새는 여름에 집중된다. 학창 시절에는 7번 국도를 늘 버스를 타고 올라갔다. 완행버스를 타고 가서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렸다. 온 동네방네 정류장에는 다 들렀다. 그 재미가 있었다. 포항을 지나면서 대체로 비슷하지만 다른 시골의 풍경이 이어지는데 그 풍경을 멍하게 보면서 가는 재미가 좋았다. 7번 국도는 포항을 지나 어느 지점을 통과하고 나서부터는 계속 바다를 끼고 달리게 된다. 내가 사는 곳도 바닷가지만 7번 국도를 따라 보이는 바다와 느낌은 다르다. 그건 일상이 배제된 일탈의 바닷가라 그럴 것이다.


버스에서 차창이 열리는 곳은 뒷자리라 늘 뒷자리에 앉았다. 완행 버스는 올라타서 얼마 가지 않아 내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주로 앞부분에 사람들이 많이 앉았다. 주로 나이가 많은 사람들, 주로 할머니로 압축이 되었다. 그러나 이 마저도 포항을 지나면서부터는 급격히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더 좋았다.


에어컨이 너무 춥다 싶으면 창문을 살짝 열었다. 그러면 어김없이 후끈한 바람이 들어오는 동시에 시골 냄새도 딸려 들어왔다. 흠흠, 하며 그 냄새를 맡았다. 좋은 냄새였다. 뜨거운 열기를 잔뜩 받은 풀냄새, 바다에서 나는 짭조름한 미역 냄새와 포구에서 나는 짠 내.


출발 전에 햄버거를 사들고 올라타서 경주와 포항을 지나면 밖의 풍경을 보며 야금야금 먹었다. 완행 버스에는 사람도 별로 없지만 사람들은 각자 먹을 걸 꺼내서 냠냠 먹었다. 영해 같은 작은 도시의 정류장에서 정차를 했을 때에는 어떤 할머니가 내리면서 운전기사에게 삶은 감자를 두 개 건네기도 했다. 그러면 늘 하는 인사인지 “할매 올도 잘 묵겠심더”라고 했다.


울진까지 가야 했지만 한 번은 포항 터미널에 잠시 정차했을 때 그냥 내린 적이 있었다. 포항 터미널로 들어가기 직전의 포항의 모습이 그냥 좋았다. 내 나름대로 포항으로 접어들었을 때 저쪽으로 가면 포항 공대, 저쪽으로 가면 성모병원, 저쪽은 다운타운이 입력이 되어 있었다.


포항 성모병원은 큰 이모가 살아있을 적 자식이 없어서 크게 다쳐 입원을 했을 때 내가 병실을 며칠 지킨 적이 있었다. 그때 고1 방학인가 그랬는데 같은 병실에 엄마 간호를 하러 온 여학생과 찌리릿 같은 것이 있었다. 둘 다 쭈뼛쭈뼛거렸는데 서로 병문안 오면서 받은 음료와 빵을 나눠 먹으며 친해졌다. 그래서 방학 동안 병실 생활을 하는 것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코로나가 막 터졌을 때 큰 이모는 성모병원에서 마지막 생을 다 했다. 그리고 거기서 장례식까지 치렀다. 당시에 포항에서 코로나 환자들이 속출한다고 해서 큰일 나는 분위기가 있었고, 장례식 같은 곳에는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게 했다. 그때 작은 이모와 이모부, 사촌 누나 두 명과 사촌 형과 나 그리고 모친이 전부였다. 코로나 덕분에 정말 조촐한 장례식을 치렀다. 그래서 오랜만에 모인 친척들은 큰 이모 덕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밤을 지새웠다. 사람들이 오지 않아서 장례식장이 쓸쓸하다든가 초라할 것 같은데 그런 분위기는 또 없었다. 결혼식이나 사람들이 많은 장례식장에서는 나누지 못할 이야기를 밤새 나누었다.


큰 이모는 자식이 없어서 어떻든 우리가 큰 이모의 일을 처리해야 했다. 큰 이모는 불영계곡의 작은 집에서 아파도 누구에게 말하지 않고 그저 아코디언처럼 몸을 웅크리고 아픔을 견디다 쓰러졌다. 나와 모친밖에 없는 이곳으로 오라고 해도 고향이 좋다며 그곳에서 김치를 담그면 늘 나 먹으라고 보내 주었다.


장례식이 끝나고 큰 이모가 살던 집에 모여 장례식장에 들어간 비용 같은 것을 엔 분의 1로 나눠서 내기로 했다. 그래서 큰 이모의 우체국 통장을 확인해 보니 내가 10년 전부터 매달 용돈으로 5만 원에서 10만 원씩 보냈는데 그 돈을 전혀 쓰지 않고 그대로 통장 안에 있었다. 그걸 생각하니 눈물이 너무 났다. 그 돈으로 병원비와 장례식 비용을 처리했다. 큰 이모의 장롱 속에는 곱고 예쁜 옷들이, 한 번도 입지 않았던 옷들이 고이 자리 잡고 있었다. 동생들(나의 모친과 작은 이모)에게 나눠주려고 했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이 있다. 큰 이모는 생활을 어떻게 하며 보냈을까.


외가에 가면 외가만의 시골냄새가 있다. 그 냄새를 맡기 위해서 여름이면 늘 외가에 가곤 했다. 최정례 시인의 ‘4분의 3쯤의 능선에서’가 생각난다.


언덕길 4분의 3쯤 내려오다가

문득 산딸나무 생각하는 것

전에 살던 동네 공원길

거기 4분의 3 능선에 산딸나무 있었다고

이러는 것, 이러는 것은

뭔가에 걸려 넘어지는 일이다


지금은 산딸나무 꽃 피었겠다

꽃이 아니라 꽃받침 같았던 꽃

산딸나무 없는 아파트 숲에 살면서

그 동네 떠나온 것, 후회하는 것

공허를 옮기는 일이다


마트에 가서 애써 푸른 사과를 찾아내고

그 사과 3등분으로 쪼개면서

그 색깔 그 향기에 손 넣어보며

대신 사과를 먹으면 되잖아

이런 식으로 위로의 말을 꺼내는 것

그것도 그렇고


산딸나무 꽃과 사과의 내부가

푸른 기미의 미색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사과가 산딸나무에 매달리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어디에든 정붙여보려고

산딸나무 꽃 지나는 것과 사과 쪼개 먹기를

동일시하는 것, 이것은

대책 없는 어거지인데


꽃받침이 꽃이 되고

앞이 꽃받침을 꽃인 줄 알고 받들어 올리고

그래서 꽃받침이 바로 꽃이라고

텅 빈 생각을 피워보려는 것도 그렇고

산의 딸이라서 산딸나무인가봐

그 생각도 말장난일 뿐이고


십자 모양으로 피는 네장의 꽃잎

산딸나무를 사과나무라고 부르고 싶을 지경이면

제정신 버리고 넘어가는 것이다

생각의 4분의 3 능선에서 피어나 흔적 없이

사라질 것에 걸려 넘어져서는

머뭇거리는 것, 이러는 것


시는 긴 시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간 속으로 들어가면 시골의 냄새가 있다. 외할머니는 오랜만에 온 나를 위해 연탄불에 양념돼지고기를 구워 주었다. 시원한 저녁 바람이 부는 개울이 보이는 외가의 마당에서 먹는 탄내가 입혀진 양념돼지고기. 그 냄새가 가끔 생각이 난다. 집에서 해 먹으면 전혀 그 냄새가 나지 않지만 해 먹는 동안 그때를 생각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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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하야토 스미노를 좋아하세요? 하야토의 쇼팽 에튀드를 소개하는 제목에 ‘듣고 눈물 났습니다’라고 되어 있는데 들어보면 정말 눈물이 날 뻔, 합니다. 좋다는 말이지요.


그 어렵다는 쇼팽 에튀드를 재해석하여 연주하는 ‘New Birth’를 듣고 있으면 음악에 대해서, 클래식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 같은 인간도 그대로 빠져들어 버립니다.


이렇게 하야토의 연주를 몇 시간 듣고 있으면 가끔 왜 일본 사람을 듣습니까? 우리나라 걸 들어요.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분명 그 사람은 하야토 스미노의 연주를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일 겁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피아니스트, 임윤찬이나 백건우의 연주 또한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백건우의 연주를 꽤 여러 번 가서 봤는데 특히 리스트의 단테를 연주할 때에는 노인네가 노인네 같지 않고 마치 전장에 뛰어든 전사 같은 힘이 흘러넘쳐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멋졌습니다.


가끔 하루키를 열심히 읽고 있어도 그런 말을 듣습니다. 왜 쪽발이의 소설을 읽냐고. 역시 하루키의 글을 읽어 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키가 자신의 소설 속에서 난징학살과 일본 우익의 신문매체에서도 역사적으로 일본이 잘못한 일은 사과를 받아줄 때까지 한국에 사과를 해야 한다고 한 것들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좀 다른 이야기로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솔비가 미술로 떠오를 때 비난을 하고 공격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정우, 하지원도 그림을 그리고 있고 조영남도, 이번에 강원래도 작품전을 했습니다. 비난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왜 밥그릇을 빼앗으려고 하느냐였습니다.


좀 재미있는 건, 의사가 소설을 써서 소설가로 데뷔를 하거나, 화가가 소설집을 발표하거나, 엔지니어가 소설로 상을 받았다고 해서 한국에서 활동하는 소설가들이 그들을 비난하거나 밥그릇 운운하지 않습니다.


하루키는 이를 두고 오히려 새로운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일을 하던 사람들이 소설을 발표했기에 읽어 보니 괜찮더라, 고 했습니다. 소설은 누구나 쓸 수 있다는 건, 하루키가 보기에, 소설에게는 비방이 아니라 오히려 칭찬이라는 것입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하야토는 엄청난 피아노 연주가이지만 피아노 전공자도 아닙니다. 게다가 공대생 출신입니다. 오히려 이런 이력 때문인지 하야토는 주목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세계가 놀란 것은 그의 실력입니다. 또모라는 클래식 예능 유튜브 채널을 종종 보는데요.


거기에서 우리나라 고퀄의 피아노 교수님들을 하야토가 나와서 속입니다. 입시생의 연주를 지적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앞의 3명은 정말 입시생이 연주를 하고 교수님들에게 독한 소리를 듣고 마지막 하야토가 장막 뒤에서 연주를 할 때 교수님들의 얼굴 표정이 샤랄라 하게 변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 영상은 조회 수가 천만 회를 넘었습니다.


바닥이 다 보이는 롯데타워 118층 통유리에서 연주하는 하야토의 쇼팽에튀드 New Birth 좋습니다. 요즘에 필요한 건 정말, 꺾이지 않는 마음! 그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연주할 때 하야토의 표정을 한 번 보세요.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Sumino Hayato - New Birth https://youtu.be/D38U96O7rA0


하야토, 교수님들 몰카 https://youtu.be/WTPlp90DvM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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