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나온대서 본 거지 뭐 특별히 잭 스나이더 감독이래서 보거나 그런 건 없다. 액션에 몰빵한다는 잭 스나이더답게 거미 인간의 다리가 배두나 머리 가까이 갔을 때 확 슬로우로 바뀌는 건 플래시가 주먹을 휘두를 때 슬로우로 슈퍼맨이 천천히 피하면서 그런 장면이 많이 보인다.

배두나는 인터뷰 때 남자들만이 휘두르는 칼을 휘둘러서 좋았고 문인들만의 갓을 쓰고 나와서 괜찮았다는 말을 했다. 네메시스는 최고의 무사 내지는 엄청난 킬러? 같은 존재인데 사실 거미인간과 싸울 때 그 전투력은 - 이 영화 세계관 파트 1에서 최고들만 모이는- 그다지 멋지지 않았다. 광선검은 스타워즈의 오마주 같기도 하고 그 모습은 꽤나 멋있는데 그 후의 네메시스의 액션을 보면 좀 그래.

파트 1을 본 결과 질소 과자 같은 느낌이다. 굉장한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 서사가 너무 없네. 불러 모으는 영웅들의 이야기가 너무 없으니까 이 사람의 상태나 장점 같은 걸 알 수가 없다. 마치 저스티스 리그처럼 그저 대사로 이 사람은 이러쿵저러쿵해서 이렇게 되었네? 같다.

이 이야기, 이 광대한 서사는 분명 스페이스 오페라다. 듄이나 스타워즈처럼 인기를 가지려면 이야기를 마구 구멍 안으로 욱여넣어서는 안 될 텐데. 암튼 배두나 나온대서 봤다. 코라 역의 부텔라는 운동 많이 한 모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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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있는데 저 멀리 유조선이 보인다. 점 같던 유조선이 조금씩 커진다. 13살 딸이 유조선이 점점 이쪽으로 오는 것 같다며 시선을 떼지 않고 보고 있다. 다른 가족은 해안에서 태닝을 하고 책을 읽고 잠을 자는데 딸은 유조선을 보고 있다. 유조선이 크다며 엄마에게 이야기를 한다. 어쩐지 유조선은 해안으로 오는 것 같다. 점점 커지더니 아파트 몇 백 채를 합쳐 놓은 것처럼 거대한 유조선이 해안으로 올라오며 강렬하게 영화는 시작한다.

이 영화는 아주 영리하다. 테러로 인해 인터넷이 전면 중단된 미국은 와이파이가 끊기면서 하나씩 망가지는 인간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모습이 영화를 보는 관객이 상상으로 보게 된다. 유조선이 항로 장치가 고장 나서 바닷가로 올라오고 비행기가 추락하고 테슬라의 자동차들이 운전자 없이 몇 십대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전부 가고자 하다가 엄청난 충돌을 일으키는 장면은 긴 영화 속에서 얼마 나오지 않는다.

그 속에서 휴가를 즐기는 줄리아 로버츠 가족이 점점 두려워하면서 이런 테러 현상으로 인해 망가지는 현대사회를 이야기할 때 영화를 보는 이들은 이 참극을 상상하도록 영화는 끌고 간다. 곧이어 이 장면 뒤에 어떤 일이 터질 것이다,라는 상상을 계속하게 한다. 음산한 음악과 주인공들의 대사, 연기력으로 관객을 홀린다.

영화는 마치 샤말란 감독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초현실적 공포를 느끼게 한다. 특히 사슴 떼가 와서 쳐다볼 때는 그 공포가 확대된다. 이 영화의 테러는 총 들고 와다다닥 하는, 밖에서 안으로 테러를 하는 옛 방식이 아니라 전자 펄스 같은 것으로 중요한 공급원을 끊는다. 즉 전기나 인터넷이나 전화망을 끊어 버려 내부에서 밖에서 퍼지는, 자기네들끼리 서로 죽고 죽이는 테러를 한다. 영화에서 이런 방식으로 국가 소멸을 꿰한 영화가 다이하드 4.0이 그랬다.

이 영화에서 테러의 주범이 한국인이라는 말이 영화에서 나와서 읭? 했지만, 영화는 정말 영리하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특히 줄리아 로버츠를 비롯한 주인공들이 연기력으로 조져 버리니까 빠져서 보게 된다. 얼마 전 카카오 먹통과 유튜브 먹통 때가 생각난다. 고작 몇 시간이었는데 난리도 아니었다. 영화에 서처럼 며칠만 먹통이 된다고 하면 현대국가는 정말 그대로 피폐해질 것이다. 그나저나 아예 방송국처럼 지어놓고 유튜브로 생방송하고 매일 그 시간에 영상 송출하는 곳들은 유튜브가 먹통 되면 어쩌나. 유튜브 먹통 한 번더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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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많은 것들이 떠오르게 한다. 주인공 타에코의 기구한 삶이 영자의 전성시대의 영자와 혐오스런 마츠코의 마츠코를 닮았다. 영자와 마츠코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타에코의 마음은 그야말로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다. 타에코 역의 키무라 후미노의 한국어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수어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요 근래에 보는 시리즈에서 기묘하게도 전부 수어를 한다. 사랑한다고 말해줘, 퍼스트러브 하츠코이 전부 수어를 하고 이 영화에서도 영화 내내 수어를 한다. 타에코는 오셀로 최연소 우승자인 9살 아들과 함께 재혼을 하여 생활하고 있다. 전 남편은 몇 해 전에 집을 나간 뒤 생사를 알 수 없었다.

아들 케이타는 엄마와 오셀로를 두는 걸 즐기는 귀여운 아이다. 재혼한 남편 지로는 케이타와 타에코를 사랑하지만 지로의 부모는 타에코를 중고로 본다. 그 눈빛과 따스한 말속에 가시 같은 말들을 뱉어낸다. 대 놓고 너네 싫다고 하는 시아버지보다 늘 타에코의 편을 들어주며 나긋한 시어머니는 진짜 손주를 갖고 싶다며 타에코의 가슴에 통증을 남긴다. 그런 통증이 조금씩 쌓여 깊은 멍울이 된다. 그러둔 중 케이타가 욕실에서 놀다가 미끄러져 머리를 박고 욕조에 담아 놓은 물에 빠져 죽고 만다. 타에코는 욕조에 물을 받아 놓지 말라는 지로의 말을 듣지 않다가 그렇게 된 것이라며 자신을 자책한다.

케이타의 장례식에서 느닷없이 전 남편, 케이타의 생부가 나타난다. 그는 청각장애자로 한국 사람이다. 그동안 노숙자처럼 지낸 생부가 장례식에 나타나 타에코의 뺨을 때리고 자신의 뺨도 때리며 운다. 타에코는 그 뒤로 생부가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한다. 케이타의 죽음과 전 남편의 자립을 도와줘야 하는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당위가 생긴다.

남편을 찾아야 한다며 구청에 매일 오는 타에코를 도와주다 구청 직원이었던 지로는 타에코에게 사랑을 느껴 결혼을 했지만 타에코를 마뜩잖아하는 부모님, 케이타의 죽음 앞에서 눈물이 나지 않는 자신과 갑자기 나타난 생부와 타에코의 수어를 하는 다정한 모습에서 알 수 없는 마음이 인다. 하지만 지로 역시 타에코를 만나기 전 만났던 여자를 만나 바람을 피운다.

이 이야기는 지극히 단조로워 보이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실은 너무나 복잡하고 꼬이고 꼬인 관계와 상실을 잔뜩 끌어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생부의 아버지가 위독해서 돈을 빌려 한국의 함안으로 가는데 결국 지로를 버리고 따라나서는 타에코. 그러나 한국에 도착해서 알게 된 사실은 케이타를 낳기 전, 자신을 만나기 전에 이미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해서 그 아들이 결혼을 하는데 거기에 가려는 것이었다.

마지막 일본 집으로 돌아온 타에코는 물건을 사들고 집에 들어오는 지로에게 평소처럼 왔냐며 인사를 하고 같이 배고프니까 밥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마치 레이먼드 카버의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의 한 장면처럼 보이는 대사를 하며 끝난다. 2시간도 안 되는 이야기 속에 우연과 인간의 간극, 관계, 의지와 무관하게 오는 피폐, 선입견 같은 것들이 몽땅 들어있다.

키무라 후미노는 페이블에서 미친 엉뚱 청부 살인마 역으로 하하하였는데 이 영화에서는 감정 연기를 해내고 있다. 남편 지로는 아직 자기 형 에이타의 인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거 같고, 한국인 박 씨로 나오는 배우는 읭? 같고, 영화가 고레에다 감독의 느낌이 많이 나서 감독도 사진만 보고 고레에다와 비슷한 연배인가 했는데 응?

인도코끼리 방구끼는 얘기지만 인간은 5세 전까지 부모에게 모든 행복을 다 준다. 그 이후에는 꼭 효도를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인간은 너무나 이상하게 생겨 먹어서 죽고 못 살 정도로 사랑해도 그게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죽을 때까지 길게 간다면 그건 사랑이라기 보다 흔히 말하는 의리다 의리. 부부가 되면 언젠가부터 대화할 때 서로 눈을 보지 않게 된다. 타에코가 함안으로 와서 야외 결혼식에서 비가 쏟아지는데 상실에 의해 혼이 나간 듯 혼자서 흐느적 춤을 추는 장면은 마더가 떠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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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초토화는 미국식 코미디 막장 더러운 액션 시리즈다. 제목이 초토화지만 원제는 ‘술에 똥이 된’ 뭐 이런 의미니까 대충 취해서 임수를 완수하는 특수부대원들의 이야기다.

보면 알겠지만 절대 다 컸다고 해서 성인이 된 아이들과 봐서도 안 되며, 부부끼리도 보면 남편이 좀 그럴 걸. 미국식 총기 액션과 미국식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그냥 친구 하고 같이 보거나 혼자서 보기 바람.

이 시리즈는 행오버, 에이 특공대, 분노의 질주, 예전의 폴리스 아카데미를 다 섞어 놓은 듯한 조합과 전개를 보여준다.

전술핵인지 라스베이거스에 터지려는 걸 막아낸 특수부대원은 대통령의 축전도 받고 그날 밤 거기서 미친 듯이 술과 약에 취한다. 분노의 질주처럼 특수부대원들은 여자 남자 섞여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약은 다 나온다. 1, 2화만 보더라도 남녀 헐벗고 나오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 깨알딱 헐벗고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난잡하기로 소문난 라스베이거스의 클럽에서 아무튼 미친 듯이 논다. 그런데 처리가 끝난 전술핵 폭탄이 그게 가짜였던 것이다. 그래서 7시간 안에 다시 핵폭탄을 멈추는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데

특수부대원들이 전부 술과 약에 취해 헬리콥터를 조종하는데 옆에 괴물이 나타나는 환각이 보여서 괴물과 싸우고, 술을 너무 마신 에이바는 물병에 소변을 보고 그 소변이 하하하

뭐 그런 미국식 코미디가 펼쳐지는 가운데 도심지에서 카 체이싱을 하며 미사일도 쏘아댄다. 이야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에 돈은 엄청 쏟아부었다.

이게 보면 정말 병맛이라 어라? 크크큭 하는데 7시간 임부를 8부작으로 늘려놔서 뭐야? 이건? 하는 부분이 있다. 두 시간짜리로 딱 맞는 내용인데 50분씩 8부작이라니. 하지만 나는 하하하 하며 재미있게 웃으며 봤다.

암튼 엄청 섹시한 여자 남자들이 나오는데 헐벗는 장면도 많고 더러운 장면도 많다. 뇌를 깨끗하게 비우고 보면 그냥저냥 볼만한 초토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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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자동차가 자동차를 백만 대 파는 것보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 쥬라기파크로 벌어들인 수익이 훨씬 더 많다. 문화가 경제적으로도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안 그래도 겨울의 분위기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전혀 없는 요즘 날까지 봄날이라 겨울의 기분은 전혀 나지 않았다. 힘을 짜내 캐럴을 틀어 보지만 역시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 기간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면 그건 서글픈 일이다.

영화가 일 년에 세계적으로 쳔 편 이상 나오는 이유가 있다. 영화는 위대하기 때문이다. 누구도 하지 못하는 일, 시간이나 역사도 하지 못하는 일을 영화는 하기도 한다. 영화는 힘을 가지고 있다.

뉴스나 기사로 접하는 사실보다 영화로 각색되어서 접하면 그 사실을 몸으로 흡수할 수 있다. 사회적 운동에 동참하는 계기도 된다. 이번 서울의 봄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영화의 힘을, 영화의 역할을, 영화가 우리에게 하는 말을.

그런데 크리스마스에 관한 영화를 봐도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낄 수 없다. 이건 좀 뭔가 잘못된 일이다. 12월만 되면 보는 폴라 익스프레스를 올해도 봤다. 하지만 오늘 이전까지는 폴라 익스프레스를 보며 잔뜩 크리스마스를 느꼈는데 오늘은 별로 감흥이 없다.

나이가 든 어른이 아니라 늙은 어른이 된 것일까. 폴라 익스프레스에는 내용 이외에도 재미있는 요소요소가 많다. 미스터리하게 죽어 버린 마빈 게이의 딸 노나 게이가 여자아이의 목소리를 냈고, 에어로 스미스도 노래를 부른다.

무지무지 큰 화면으로 보면 기차 타고 슝 갈 때 마치 청룡열차를 타는 기분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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