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의 시대 - 일, 사람, 언어의 기록
김민섭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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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이라는 개념은 본문에서 자세히 서술하겠지만 요약하자면 '규정된 언어'다. 어린 시절부터 외우고 노래해 온 익숙한 훈들, 그러니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든가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든가, 하는 수사들은 개인을 시대에 영속시키는 동시에 끊임없이 지워내 왔다. 특히 사유의 범위를 그 함의의 테두리에 가두고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그 이후의 시대로 넘어가더라도 그 잔재는 여전히 동시하면서 위력을 가진다. 그래서 한 시대의 종언을 고한다는 것은 한 시대를 지배해 온 언어가 종말 했음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우리 시대의 훈訓들은 기괴하다

 

책의 저자 김민섭은 309동1201호라는 가명으로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썼고, 그 이후 대학에서 나와서 '김민섭'이라는 본명으로 이 사회를 거대한 타인의 운전석으로 규정한 <대리사회>를 썼다. 그런데, 대학에서 교수도 아니고 학생도 아닌, 어느 중간에 위치한 경계인인 그는 그러한 중심부와 주변부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에게 보이는 어느 균열이 있다고 믿는다. 그 시선을 유지하면서 작가이자 경계인으로서 개인과 사회와 시대에 대한 물음표를 우리들에게 건네려고 한다. 가볍지만 무거운, 그러나 무겁지만 가벼운 김민섭이라는 하나의 장르가 되고 싶어 한다. 저서로는 <아무튼, 망원동>, <고백, 손짓, 연결> 등이 있다.

 

많은 이들이 고백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이는 맞는 명제이면서도 동시에 모든 이에게는 성립되지 않는다. 모두가 함께 같은 목소리를 내야만 겨우 뭔가가 바꿔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마치 몇몇 동의하는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고요 속의 외침'으로 끝나고 만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무수히 보아 왔다. 그마저도 멈춰 버리면 변화를 요구하던 그 힘은 거짓말처럼 소멸된다.

 

이에 저자는 우리들 주변의 훈들을 수집해서 펼쳐 놓고선 이런 언어들이 이 시대와 함께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물론 충분히 가능한 언어들도 있다. 그러나, 구시대에서나 통했을 법한 그런 낡은, 모욕적인 언어들은 이 시대와, 나아가 미래의 시대와는 함께 보조를 맞출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에게 '제안'한다. 일상의 평범한 훈들이 과연 우리들에게 잘 맞는지를.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을 읽어 가노라면 분명히 변화라는 욕망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우리들에게 훈의 의미는?

 

훈訓은 어려운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사실상 우리들 곁에 늘 함께 했던 친숙한 단어이다. 예를 들어보자. 집에서는 가훈家訓, 학교에서는 교훈校訓, 회사에서는 사훈社訓, 예비군 훈련장에 가면 훈련訓練, 무슨 기념일에 강당에 모이면 귀찮아도 듣게 되는 훈시訓示 내지는 훈화訓話, 교칙을 어겨 교무실에 불러가서 듣던 훈계訓戒 등이 떠오른다. 

 

이처럼 훈은 가정, 학교, 회사, 군대, 국가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의 일상과 함께 있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훈은 우리들을 가르치는 데 사용되었다. 그러니까, 훈은 '~해야 한다'는 지침을 전달 혹은 강요하던 계몽이자 자기계발의 언어인 셈이다. 특히 집단에 속한 한 개인에게 위계적이며 명시적으로 다가간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학교에서는 교사가 학생에게, 회사에서는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국가에서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단어로, 문장으로, 계속해서 훈을 내보낸다.

 

집단에 소속된 개인을 가르치려는 교육의 언어

지배계급이 생산, 유통하는 권력의 언어

한 시대의 욕망이 집약된 욕망의 언어

 

가정(부모 → 자녀) : "거짓말을 하면 안 돼. 정직하게 살아야 해"(훈계)
학교(학교 → 학생) : "정직", "인사" 등(교훈)
학교(교장 → 학생) : "정직한 어린이가 되어야 합니다"(훈화)
학급(교사 → 학생) :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훈시)
회사(회사 → 직원) : "정직한 제품 생산"(사훈)

 

 

학교의 훈

여고의 훈으로는 대표적인 게 '순결'인데, 이는 '몸을 깨끗하게 지키라'는 것이다. 순결함이 훼손되고 나면 더 이상 학교에서든 이 사회에서든 가치 있는 여성으로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이 이루어지기도 힘들다. 여기에 '여자로서 행실이 곧고 마음씨가 맑고 곱다'는 정숙함이라는 가치가 더해지면 순결은 다만 이성과의 관계뿐 아니라 모든 행실에 가서 닿는다. 따라서, 몸가짐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셈이다. 

 

반면에 남고에는 여고의 경우와는 달리 '몸을 깨끗하게 지켜야 한다'는 훈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에 남학생들은 '용감'하게 자신의 '미래'를 '열정'적으로 '개척'할 것을 요구받는다. 이러다보니 남학생들의 몸이 다소 더럽혀지는 것은 오히려 영광의 상처가 된다고 자연스럽게 인식하게끔 만들어 버린다.


하나의 훈은 그 훈을 받아들일 주체들을 규정하게 된다. '성실', '정숙' 등 단어만으로 나타내는 방식이 더 많지만, '성실한 사람이 되자'라든가 '정숙한 여성'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사람이나 여성으로서 그 대상을 호칭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고와 남고의 교훈이 각각의 구성원을 호칭하고 있는 방식 역시 현저히 다르다.


여고: 사람(14회), 여성(10회), 어머니(3회), 겨레의 밭(3회), 딸(2회)
남고: 사람(8회), 인간(2회)

(주) '겨레의 밭'~ 대구여자고등학교, 상주여자고등학교, 경남여자고등학교

 

겨레의 밭

억세고 슬리고운 겨레는

오직 어엿한 모성에서 이루어지나니

이 커다란 자각과 자랑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닦는다

- 경남여고 교훈

 

 

원주여고 교훈의 개정을 반대하다

논란을 빚던 원주여고 교훈(본보 4월 24일자 18면 보도)이 그대로 유지돼 68년의 역사와 전통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 동문들은 이날 자리에서 "교훈은 학교의 가치관, 교육 방향 등 핵심 덕목을 간결하게 표현한 것"이라며 "시대가 변해도 교훈은 변하지 않는 학교의 긍지이며 전통"이라고 했다. 또 "전통은 지켜왔기 때문에 전통이며 지켜가기 때문에 전통이다"라고 강조했다. 교훈 개정을 추진하던 학교 측 역시 무엇보다 총동문회의 의견을 중요시하겠다는 방침인 만큼, 원주여고의 교훈은 변경 없이 1945년 학교를 설립하면서 정해진 '참된 일꾼, 착한 딸, 어진 어머니'로 이어질 예정이다. - '강원일보(2013년 5월 21일) 18면 '원주여고 교훈 그대로 유지 만장일치' 중에서

 

원주여고는 결국 총동문회의 결정을 받아들였고 '68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게 되었다. 학창 시절을 보낸 공간이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이전을 앞둔 교정을 찾았을 때 어떠한 심정이 될지도 잘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그들은 공간의 이전을 두고서는 울며 손을 흔들었지만, 언어의 이전에는 분노했다.

 

그들에게 공간보다 떠나보낼 수 없는 것은 언어였고, "시대가 변해도 교훈은 변하지 않는 학교의 긍지이며 전통"이라는 말로, 자신들의 훈을 지켜냈다. 이처럼 동문회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오랜 전통의 학교들이 있다. 반면에, 책은 개정에 성공한 사례도 소개한다. 즉 강화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은 학교의 교가 중에 후렴구에 등장하는 매우 어색한 '여자다워라'라는 가사를 '지혜로워라''은수銀水은수되어라'로 각각 바꾸었다는 것이다.

 

 

 

회사의 훈

개인들의 무관심과는 달리, 회사의 경영책임자들은 한 공간을 장악한 언어가 가진 위력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들은 그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회사의 이익과 연결한다.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삼성신경영실천위원회'에서 발간한 <삼성인의 용어: 한 방향으로 가자>(1993)에서는 한 조직의 용어가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해 두었다.


한 조직의 용어를 통일하는 것은 그 구성원의 사고와 행동을 하나로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가치관을 언어를 통해 서로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업의 용어 통일은 기업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을 합니다. 회장께서도 기회 있을 때마다 용어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하십니다. 구체적으로 첫째, 그룹의 용어를 명확히 통일하고, 둘째, 삼성 특유의 용어를 만들고, 셋째, 용어의 질을 한 차원 높이자는 특유의 용어論을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이 책자는 삼성이 21세기 세계 초일류기업을 실현하기 위해 전 삼성인의 사고와 행동을 한 방향으로 통일하는 데 필수적인 삼성용어의 해설집입니다. (……) 삼성인이면 누구나 이 용어 하나하나의 뜻을 알고 있어야 하고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신경영의 참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사소통이 빨라지고 단결력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개인의 훈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 줍니다"(1001, 2002, 2004)

"사람들은 누구나 가슴속에 성을 짓고 삽니다"(2003)

"여기는 캐슬특별시입니다"(2004)

"당신은 캐슬에 사십니다"(2005)

"당신을 말해 줍니다"(2007, 2008)

"언제나 변치 않는 가치"(2009)

"특별해진다면 그곳은 캐슬입니다"(2010)

"행복은 캐슬로부터"(2011, 2012)

 

롯데캐슬의 광고 문구는 끊임없이 개인과 아파트라는 주거 공간을 연결시킨다. 누구나 보다 나은 공간에서 일상을 영위하고 싶어 한다. 여기엔 '편안함'이라는 절대적 자기만족에 '특별함'이라는 상대적 자기만족이 더해지는 셈이다. 공간에서 '특별함'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과 함께 마침내 아파트의 브랜드가 개인의 품격을 담보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같은 단위의 지역에서도 이제는 어느 아파트의 단지에 사는지가 중요해졌다. 아파트의 브랜드가 개인의 품격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기에 입주한 구성원들은 스스로 자신의 단지 주변에 성곽을 쌓아나갔다. 그것은 같은 단지의 아이들끼리만 어울리게 한다거나, 입주민이 아니면 출입을 금지한다거나, 하는 움직임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아파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완전히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은 어디에 사느냐는 질문에 "○○동 래미안", "○○동 자이", "○○동 힐스테이트" 등으로 대답하게 되었고, 그것은 그들의 특별함을 증명하는 수단이 되었다. 그러나 곧 문제가 생긴다. 브랜드 아파트가 경쟁하듯 들어서면서 그 희소성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그래서 건설사들은 조용히 욕망의 언어를 더 만들어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서브 브랜드'라는 것이 탄생한다. 예컨대, '프리미어 팰리스'라든가 '메가트리아', '로이뷰', '더테라스', '트리지움' 등과 같은 이름이 기본 브랜드 뒤에 덧붙기 시작한 것이다. 이 2차적인 욕망을 담은 훈이 가장 먼저 가서 닿은 지역은 어디였을까? 그렇다. 역시나 '강남'이었다. 

 

 

 

시대에 뒤쳐진 낡은 언어들을 청산하자

 

우리 주위엔 아직도 과거의 많은 훈들이 남아서 이 시대와 함께하고 있다. 전근대적인 야만의 언어들,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낡은 언어들이 여전히 우리들 곁에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매우 모욕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들은 이를 폐기처분하고 새로운 시대의 논리에 맞는 훈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우리들에게 전하려는 주된 메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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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은 당신처럼 공부하지 않았다
김도윤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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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인생을 살면서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뭘가? 한 방송 매체가 '내 인생에서 후회되는 일'이라는 주제로 사람들에게 설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부모님께 효도할 걸', '술 어지간히 먹을 걸', '돈 좀 아껴 쓸 걸' 등 수많은 후회가 나왔는데, 그중 1위가 무엇인지 아는가? 10대부터 40대까지 남녀가 공통으로 꼽은 가장 후회되는 일 1위는 바로 '공부 좀 할 걸'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수능 만점자 30인의 진짜 공부법

 

책의 저자 김도윤은 (주)나우잉 교육컨설팅사 대표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동기부여 전문가이다. 그는 '스물네 살 지방대 입학, 서른 살 늦깎이 졸업생'이란 꼬리표를 '공모전 17관왕', '고용노동부 청년 멘토', '대한민국 국민대표 61인', '대한민국 인재상(대통령상)',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타이틀로 바꾼 근성의 청년으로 공부에 대한 갈증과 끈질기게 덤벼들어 해내고 말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에 대학 입학 후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공부의 즐거움을 깨우친 다음부터는 지금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체화하며 공부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력을 바탕으로 다국적 홍보회사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를 거쳐 교육컨설팅사 ㈜나우잉을 창업했으며, 현재는 창의성, 프레젠테이션, 동기부여 등을 주제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KT&G는 물론 경북대, 전북대 등 전국 주요 대학에서 강연하고 있다. 저서로 <날개가 없다 그래서 뛰는 거다>, <인사담당자 100명의 비밀녹취록>, <기획에서 기획을 덜어내라>, <최후의 몰입> 등이 있다.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라면 거의 대부분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통과의례를 치룬다. 이는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다. 1994학년도부터 2018학년도까지 응시생만 총 1,839만 명이다. 대한민국의 인구가 약 5,000만 명이라고 보았을 때 35% 정도가 이에 해당하는 엄청난 숫자다. 한 해 평균 지원자는 대략 60만 명이라고 한다. 모든 시험에서 만점이란 실로 어려운 일이다. 25년 동안 수능 만점자는 전국적으로 201명 뿐이라고 한다.

 

총 2부('1등에게는 위기를 돌파할 습관이 있다', '공부 맥락과 디테일이 차이를 만든다')로 구성된 이 책은 수능 만점자 30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부를 재미있게, 심지어 잘할 수 있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즉 1년 여에 걸쳐 130여 가지가 넘는 질문을 하며, 동기부여, 목표설정, 수능과 내신 관리에 관한 모든 것을 심층 인터뷰했기 때문이다.

 

 

 

 

왜 공부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스스로 학업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다. 역시 가장 좋은 답은 '자신의 꿈'이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꿈은 순수하고 그 힘이 강하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도 추진력이 세기 때문이다. 그래하만 힘들어도 인내하면서 계속 밀어붙일 수가 있다. 따라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이루고 싶은 일이 바로 그런 꿈이 된다.

 

그러나 꿈이 있으면 좋겠지만 만약에 꿈이 없더라도 중요한 것은 명확한 목표의 설정이다. 물론 꿈과 목표는 다르다. 꿈은 실현하고픈 이상이기에 당장은 막연할 수 있지만 목표는 눈에 보이는 도달 지점이다. 그래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하려면 반드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서울대 심리학과 강상훈 학생의 목표는 자신이 좋아하는 학과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이었다.

 

"전 심리학과에 가고 싶었는데 부모님께서 별로 원하지 않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던 거 같아요. 학교라도 좋아야지, 부모님이 원하지 않는 과를 간다고 해도 허락해주실 거 같았거든요"

 

 

나는 친구 따라 공부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말이 있다. 한국의 대표 포털 사이트를 만든 네이버의 이해진 대표와 다음의 이재웅 대표는 어린 시절 같은 아파트에 살았다고 한다. 또 이해진 대표와 최대 게임사 넥슨의 김정주 대표는 카이스트 석사 과정 때 기숙사 룸메이트였다고 한다. 심지어 이해진 대표는 카카오톡 김범수 의장과 삼성SDS 입사 동기로 알려져 있다. 이걸 우연으로 봐야 할까,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 주변의 친구들은 나의 학업에 분명 영향을 미친다. 서울대 경영학과 이충영 학생은 친구들이 자신의 롤모델, 즉 닮고 싶은 대상이자 목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저 같은 경우 공부하는 데 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특히 공부 방법이나 태도를 많이 배웠죠.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방법을 이해시키려고 설명을 하지만, 친구들은 직접 몸으로 보여주니까요. 작게는 문제 풀이 방법을 알려주고, 크게는 공부 시간과 공부 습관을 보여주죠. 열심히 하는 친구의 성실한 태도나 효과적인 공부 방법을 배우고 싶다거나, 잘하는 친구처럼 되고 싶다는 목표가 공부를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 주기도 해요"

 

 

시간은 배신하지 않는다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엉덩이 힘으로 한다"

 

어렸을 적부터 공부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절망할 필요도 없지만, 만점자들이 치열하게 노력해왔던 시간을 거저 얹으려고도 하지 말자. 공부 습관은 '언제 시작했느냐'보다 '얼마나 오랫동안 노력하고 유지했는지'가 핵심이다. 우리가 부러워하던 만점자들 또한 타고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공부에 몰두해왔다는 사실이 오히려 우리에게는 더 희망적이다. 지금부터라도 장기적으로 보고 시간을 들여 노력하면 결과를 바꿀 수 있으니 말이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김승덕 학생의 말을 들어 보자. 

어떻게 하면 성적을 빨리 올릴 수 있냐고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이 질문할 때가 많아요. 그때마다 항상 강조하는 것은 단번에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반드시 해야 하는 얼마만큼의 노력과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거든요. 절대적인 노력의 양이 채워지지 않으면 성과를 얻을 수 없어요. 예를 들어서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보다 하루에 1시간 공부를 덜 했다고 해봐요. 그 1시간이 모여서 3년이 지났다고 하면요? 그러면 두 사람 사이에 1,000시간의 격차가 벌어지잖아요. 그 격차를 좁히려면 하루 24시간 꼬박 매일 공부만 한다고 했을 때 무려 42일이나 해야 하거든요. 따라잡을 수 없는 간격인 셈이죠. 하루 1시간이 만들어낸 차이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수 있다는 게 놀랍지 않아요? 내가 남들보다 하루에 1시간씩 공부를 덜 했다면, 그 1,000시간을 따라잡기 위해서 1,000시간 이상의 노력을 해야 되는 거예요.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1시간이라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거죠. 그렇게 벌어진 시간과 그 시간에 만들어낸 기본기가 나중에 압도적인 차이를 만들거든요"

 

 

내신 때문에 특목고를 피하지 마라

 

분위기가 매우 중요하다. 만점자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가 학업 분위기이다.  이는 공부를 지속할 수 있게 해주고, 곧 공부 습관으로 연결된다. 유명 대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을 많이 배출하는 학교에 가보면 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쉬는 시간에도 결코 쉬지 않고, 복습과 예습을 하는 면학 분위기를 목격할 수 있다. 자신의 주변에 모두 열심히 하는 학생들뿐이라면 쉬고 싶어서 쉴 수가 없다. 전국 6대 자사고 중 하나인 상산고를 졸업한 김승덕 학생의 이야기다.

 

"무조건 특목고를 가는 게 좋아요. 제가 간 고등학교에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이 많이 왔었고, 그 친구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았거든요. 제가 고3 때 야자를 하다가 공부하기 너무 싫어서 복도에서 친구 3명과 잠깐 장난을 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딱 뒤를 돌아봤는데, 창문 안으로 보이는 교실 풍경에 놀랐어요. 단 한 명도 졸지 않고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공부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 걸 보면서 '아, 내가 지금 자만했구나' 깨달았죠. '저 친구들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나도 얼른 들어가서 공부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들어갈 때가 되게 많았어요"

 

 

핵심은 공부의 질이다

 

공부 습관에는 동기부여부터 시간관리, 체력관리, 감정관리 등 공부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습관화해야 한다. 고등학교 3학년의 수험 생활은 체력이 기본적으로 받쳐줘야 한다. 그러자면 자투리 시간에 잘 쉬고, 잠을 자야 하는 시간에 충분히 자는 게 더 효과적이다. 이런 기본적인 휴식을 게을리한다면 정작 공부해야 할 순간에 공부를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원유석 학생도 이런 얘기를 한다.

 

"저희 학교가 고3 때 아침에 자습 시간을 줬었는데 애들이 정말 많이 자더라고요. 절반 이상이 잤거든요. 그렇게 된 이유가 애들이 공부를 안 해서가 아니라 저녁 늦게까지 공부를 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상하게 사람들이 오전 시간을 활용할 생각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사실 아침에도 공부를 많이 할 수 있거든요. 결국 시간은 똑같은데 밤늦게까지 공부하면 오전 시간은 시간대로 못 쓰고 내 몸만 힘들잖아요. 그래서 밤에 공부하고 낮에 자는 게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정말 공부하기 싫을 때, 공부를 잊어라

 

공부가 너무 하기 싫을 때는 잠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 책상에 왜 앉아 있는지도 모르고, 공부에 집중조차 안 되는 상황이라면 필요한 것은 휴식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열심히 공부를 했다면 잠깐 쉬고 나면 재충전이 되어서 다시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잇을 것이다. 만점자들도 고비가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수험 생활을 어떻게든 버틴 것이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김유진 학생은 재수까지 하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했던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포기하면 나중에도 포기할 것 같아서 전부를 걸었어요. 음악을 하든, 체육을 하든, 공부를 하든 모든 게 본질은 다르지 않잖아요. 못하는 상태에서 잘하기 위해서 갈고 닦는 그 과정은 대부분 비슷하잖아요. 지금 포기하지 않아야, 나중에도 포기하지 않을 거 같았어요"

 

 

교과서만 공부하지 않는다

 

사교육의 정보도 유용하다. 수많은 학원과 유명한 강사의 인강만 무턱대고 늘릴 것이 아니라 우선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기출문제나 EBS 교재부터 분석해보는 것이 좋다. 그러고 나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나 변형된 사설 문제가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학원의 도움을 받아도 늦지 않다. 그래야 진짜 내 공부를 할 수 있고 성적도 오른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하형철 학생은 그런 점에서 사교육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있었다.

 

"스스로 교과서를 이해하고, 뭐가 중요한지를 판단하고, 문제를 분석하고…. 이런 수고로움을 사교육이 대신 해주니 그런 점은 좋죠. 중하위권이나 중상위권에 있는 친구들을 상위권으로 올려주는 데는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하지만 최상위권에 도달하려면 결국 자기 노력이 필요해요"

 

 

쉽게 암기하는 방법

 

사실 암기법엔 특별함이 없다. 특별한 방법이라기보다 평범한 방법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과정'에 특별함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암기의 경우 요령을 피우기보다 정공법으로 맞선 것이다. 즉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쓰고'를 반복하면서 안 외워지는 부분을 외워지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1등들의 암기법이었다. 연세대학교 의예과 최동욱 학생도 마찬가지였다.

 

"저는 같은 내용을 네 번 반복해서 봤어요. 고2 때 어떤 영어 단어를 외웠다고 해도, 고2 겨울방학 때, 고3 3월 모의고사 때, 6월 모의고사 때, 9월 모의고사 때 다시 봤어요. 그러면 외워지더라고요. 한번 외웠다고 자만하지 않고 자기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수능은 기출문제에 답이 있다

 

시험을 볼 때 출제 의도를 아는 게 중요하다. '왜 이 문제를 냈나?'에서 그 '왜'에 대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절대로 시험을 잘 볼 수 없다. 출제자의 의도를 모르고 시험 문제를 자구 틀리는 이유는 출제자의 의도를 읽으려하지 않고 자기 생각만 해서다. 이런 출제 의도를 잘 파악하려면 평소 기출문제를 풀 때 문제를 분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하형철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출제 의도를 파악하려면 문제를 풀고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라, 그 문제를 분석해야 해요. 우리는 보통 틀린 문제만 보고 넘어가기 급급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맞은 문제도 이걸 어떻게 맞혔는지 알아야 해요. 예를 들어 '다음 보기에서 옳지 않은 것을 찾으시오'라고 묻는 문제를 푸는데, 그 근거를 지문에서 찾잖아요. 왜 정답인지, 저건 왜 정답이 아닌지, 지문의 어떤 부분에서 그 근거를 찾았는지 분석할 수 있어야 해요. 이런 분석 없이는 문제를 잘 풀 수 없어요"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방법

 

공부를 잘하던 학생이 정작 시험에서 지나치게 긴장한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이런 학생들에게 어른들은 '과거운이 없어서'라고 위로해준다. 물론 아무리 담대한 생각을 해도 긴장하지 않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수능은 단 한 번의 기회이니까 말이다. 만점자들은 공부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자신감이 시험 당일에 긴장감을 뒤어넘게 했다고 말한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최규원 학생도 이런 경험을 얘기한다. 

 

"수험생에게 가장 힘든 것은 내가 이만큼 노력했는데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면 어떡하지? 이런 불안감이거든요. 저도 시험 결과가 좋지 않아 무너지는 제 모습을 상상할 때마다 무서웠어요. 그런데 그런 불안감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뿐이에요. 실력이요. 자기 실력에 대한 확신이 그 두려움을 이기게 해줘요. 그런 확신과 실력을 가지려면 오랫동안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요. 노력하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아무리 긴장하더라도 이겨내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공부는 겸손한 태도로 최대한 노력하고, 시험장에서는 자신감이 가득 찬 상태로 보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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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별게 다 고민입니다 - 동물 선생 고민 상담소
고바야시 유리코 지음, 오바타 사키 그림, 이용택 옮김,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감수 / 21세기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대부분의 물웅덩이가 말라버린 건기의 아프리카 사바나 초원에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집니다. 하나 남은 물웅덩이에 평소에는 먹고 먹히는 관계인 사자와 얼룩말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물을 마시고 있는데요, 물이 부족한 이때만큼 동물들은 내 편, 네 편 가리지 않고, 서열과 먹이사슬을 떠나 '지금을 살아가는' 데 집중합니다. - '머리말' 중에서

 

 

동물들의 인생 안내서

 

이 책의 저자 고바야시 유리코는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방송 제작사에서 야생동물 다큐멘터리를 만들다가 출판사 에디터가 되었다. 현재는 프리랜서 에디터로 자연, 생물, 산악 분야의 책과 잡지를 주로 만들고 있다. 언제나 '지금'을 살아가는 동물들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통해 인간의 47가지 고민에 대한 조언을 이 책에 담았다. 책 속의 그림을 그린 오바타 사키는 구와사와디자인연구소 종합디자인과 졸업하고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독립 후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동물이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며, 때로는 불필요한 상상 때문에 벌어지지도 않은 최악의 사태에 불안해하기도 한다. 이렇게 미래에 대해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덧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면 고민을 그만하고 싶어도 생각처럼 잘되지 않는다.

 

왜 이렇게 고민이 많을까?, 왜 사소한 일에 신경 쓰고 불안해할까? 그 이유는 바로 미래를 상상하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들이 앞날을 두려워하면서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는, 말하자면 인간들만의 전매특허다. 아무리 그럴지라도 고민 때문에 괴로운 상황을 무조건 참을 수는 없다. 어떻게든 마음의 짐을 덜고 홀가분해지고 싶다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오랫동안 동물 다큐멘터리를 다루어 온 저자는 만일 동물이 인간의 고민을 듣는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줄지 상상해보았다. 인간과 달리 오직 '지금'을 살아가는 동물은 분명 남다른 대답을 들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아쉽게도 인간은 동물의 말을 이해할 수 없으므로, 동물의 관점에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동물이 인간의 걱정을 듣고 함께 생각해주는, 가상의 고민 상담소인 셈이다.

 

 

 

 

습관 때문에 살이 빠지 않는다

 

24의 여성은 일하면서 계속 과자를 집어먹기 때문에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고민을 토로한다. 이에 대해 대식가 동물이 답한다. 즉 대식가인 큰개미핥기는 하루에 먹는 개미의 수가 약 2만 마리다. 하지만 눈앞에 아무리 많은 개미들이 있어도 한 개미집에만 들러붙어 내내 먹는 게 아니라, 수천 마리를 먹고 나서 다른 개미집으로 옮겨 다닌다. 이처럼 먹고 이동하고, 먹고 이동하기를 반복한다. 느긋하게 산책하는 듯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건 영역을 지키는 중요한 행위다. 식사를 군데군데서 조금씩 하는 이유는 식사와 영역 순찰을 효율적으로 병행하기 위해서다. 또한 개미집을 전멸시키지 않는 것은 생태계를 균형있게 유지하는 것이다.
 
한자리에 앉아 내내 과자만 집어 먹으면 몸도 나빠질뿐더러 주변 사람들에게 게으름뱅이로 찍힐지도 모른다.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서라도 먹고 나서 곧바로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어떨까요? 복사기 토너를 교체하거나, 우편물을 나눠 주는 등 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주변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면 동료들의 평판도 좋아지고 다이어트도 효과를 볼 것이다.

 

 

매일 초조하고 불안하다

 

35세 여성은 매일 초조해서 손에 일이 잡히지 않는다고 고민을 토로한다. 이에 대해 숙면의 달인 오랑우탄이 해답을 내놓는다. 오랑우탄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영장류 사람과에 속하는 동물이다. 오랑우탄과 인간의 DNA 차이가 약 1퍼센트라고 하니 정말로 가까운 사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랑우탄은 인간과 달리 크게 짜증을 내거나 초조해하지 않는다. 아마도 매일 밤 푹 자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들은 평생을 나무 위에서 지낸다. 밥도 나무 위에서 먹고, 잠도 나무 위에서 잔다.
매일 밤 잠자기 전에 나무 위에 침대를 만든다. 나뭇가지와 나뭇잎을 꺾어 구부리고 쌓아서 새의 둥지 같은 침대를 만드는데 더욱 포근한 잠자리를 위해 베개와 이불까지 준비하기도 한다. 이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우면 추위와 비바람을 피해 아침까지 푹 잘 수 있다.
    
사실 고릴라나 침팬지 같은 대형 유인원도 이런 침대를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긴팔원숭이 같은 소형 유인원은 침대를 만들지 않는다.
일설에 따르면 침대를 만들어 숙면을 취하는 게 유인원의 진화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인류의 진화에서도 수면은 큰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앞으로 더욱 진화하기 위해서라도 오늘 당장 편안한 잠자리를 마련해보는 게 어떨까?

 

 

바빠서 누군가를 만날 수 없어요

 

36세 여성은 일이 많아 남자를 만날 시간이 없어서 평생 독신으로 살까봐 걱정이 많다. 이 고민에 대해 상담해줄 동물은 곤충이다. 도롱이나방은 나방의 일종인데, 주머니나방이라고 해야 알아듣는 사람이 많다. 도롱이나방의 애벌레는 어미가 사는 도롱이 안에서 태어난 후 외부로 나가 스스로 도롱이를 만든다. 그 안에서 번데기가 되어 겨울을 나고 날개가 돋아나 성충이 된다. 성충이 되면 수컷은 암컷을 찾아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암컷도 도롱이 안에서 성충이 되지만, 날개와 다리가 퇴화해서 일반적인 나방과는 거리가 먼 모습으로 살아간다.
    
암컷 도롱이나방은 외부로 나갈 수 없고 평생 도롱이 안에서만 지내지만 신통하게도 수컷을 잘도 만나 자손을 남긴다. 바로 강력한 페로몬 덕분이다. 암컷 도롱이나방은 도롱이 아래쪽으로 머리를 내밀어 페로몬을 방출하는데, 꽤 먼 곳까지 전해지기 때문에 사방에서 수컷들이 몰려든다. 그렇게 해서 드디어 짝짓기 상대를 찾아내면 교미를 하고 출산을 하게 된다.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서 수컷을 끌어들이는 페로몬의 위력, 대단하지 않은가?
    
당신도 옷차림, 헤어스타일, 사소한 몸짓과 표정을 살짝 바꿔보면 주변에서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이게 바로 강력한 페로몬이 될테니까 말이다. 굳이 소개팅에 나갈 필요 없이 주변에서 좋은 사람이 알아서 당신에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주변의 시선을 자꾸 의식한다

 

이는 38세 남성의 고민이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넓적부리황새가 이 고민을 상담한다. 우리들의 동료는 남의 실패를 비웃기나 하는 인정머리 없는 사람들뿐인가? 그렇지 않다. 넓적부리황새는 동물원에서 '움직이지 않는 새'로 유명하다. 하루 종일 거의 움직이지 않고 수면만 바라보며 서 있기 때문에 "허수아비인가?"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수면 위로 떠오르는 폐어류를 잡아먹기 위해서다. 폐어는 말 그대로 폐로 숨 쉬기 때문에 이따금씩 수면 위로 떠올라야 하는데,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항상 수면에 의식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습이 신기한지, 주위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늘 북적거린다. 처음에는 그렇게 주목받는 게 창피했
지만 결코 저를 비웃기 위해 지켜보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움직이는 순간을 진지하게 기다린다. 폐어를 잽싸게 낚아챘을 때는 환호하며 박수를 치는 등 뜨거운 반응까지 보인다.
    
사람은 누구나 남들에게 무심코 눈길을 던지기 마련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악의는 없다. 우리들의 동료도 열심히 하는 우리 자신을 지켜보며 마음속으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을지 모른다.
당신에게 집중한다는 건 당신에게 기대하고 있다는 표시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수하거나 서툴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꼰대가 아닌 선배가 되고 싶다

 

이는 42세 직장 여성의 고민이다. 그녀는 무리 안에서는 최연장자('왕언니')이지만 젊은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다. 아마도 그녀가 그들과 경쟁하려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해 사자가 고민 상담에 나섰다. 사자들도 암컷과 새끼들로만 이뤄진 여성 중심의 사회다. 번식을 위해 수컷이 한두 마리 끼어들기도 하지만 거의 암컷들끼리만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 주로 하는 일은 사냥인데, 요즘에는 체력이 좋은 젊은 암사자들이 사냥에 나선다. 그 대신에 나이든 암컷은 무리에 남아 새끼들을 돌보거나 수컷 사자 혹은 하이에나가 오지 않는지 감시한다.
    
나이가 들면 젊은 친구들을 체력으로 당해낼 수 없지만 육아 경험이 있고 젊은 친구들보다 위기관리 능력도 높은 편이다.
연장자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을 살려 후배들을 이끌어주면 얼마든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후배들과 경쟁한답시고 관계를 악화시키면 무리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 그런 꼴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젊은 후배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당신도 너무 자기 고집만 내세우지 말고 든든한 인생 선배로서 젊은 사람들을 이끌어준다면 자연스럽게 존경받게 되고 꼰대라고 불리는 일도 사라질 것이다.

 

 

남들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다

 

이는 17세 남성의 고민이다. 그는 나답게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대부분의 사람은 누구나 남들에게 쉽게 휘둘리고,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려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또 남들과 다르게 살려면 굳은 신념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모양을 보인다.

해달은 바다 위를 떠다니며 삽니다. 잠잘 때도 바다 위에 떠 있기 때문에 자칫 깊이 잠들어버리면 조류를 타고 먼 바다까지 흘러가 무리에서 떨어져버리기도 한다. 이를 막기 위해 해달들은 해저에서 자라는 다시마를 온몸에 휘감고 잠자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자신의 힘으로 거스를 수 없는 물살 속에서도 다시마만 있으면 괜찮다!

아직 20대도 아니라면 세상의 거대한 흐름을 거스를 힘이 부족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시마처럼 의지할 수 있는 뭔가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예를 들어 만화나 영화에서 '나도 이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한 이상적인 장래의 모습을 찾아낸다면 일시적인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운동이나 음악 등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본격적으로 배워보거나, 용기 내어 유학을 떠나보는 것도 좋다.
    
세상은 의지할 곳 없는 넓은 바다와도 같다. 자신을 붙들어줄 다시마 같은 존재를 억지로라도 찾아본다면, 전혀 모르는 곳으로 자꾸자꾸 흘러갈 염려도 줄어들지 않을까?

 

 

고민은 가볍게, 정답은 단순하게

 

물론 동물이 인간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하기란 어렵다. 또한 더 참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어떤 동물의 조언은 요즘 젊은이들의 생각과 다를 수도 있다. 다만 동물의 시선에서 인간의 문제를 바라볼 때 얻을 수 있는 위로와 감동, 재미와 즐거움은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신선한 경험이 되기에 충분하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작은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동물의 모습을 통해 세상을 복잡하게 바라보기보다 조금 단순하게 마주할 용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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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노무 담당자가 꼭 알아야 하는 최소한의 업무 지식 - 회계.노무 실전 업무 완전 정복!
유양훈.정선아 지음 / 원앤원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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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학이나 세무 및 노무 관련 법은 처음 공부할 때는 그 의미가 실질적으로 와 닿지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비용과 관련된 인식과 측정에 대한 부분에서는 단순히 계정분류만을 신경 스게 되는데, 과세 관청에서 여러 사항을 제한하고 있는 세법과 연결 고리를 이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회생활에서 접하는 회계와 관련된 사항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살아가는 데 매우 도움되는 회계와 노무 지식

 

책의 저자 유양훈은 국세심사위원회 위원, 세무회계 및 기업회계 자격시험 출제위원, 국세정보공개 심의위원회 위원, 한국세무사회 국제협력위원회 위원, 미국에 본사를 둔 국내 IT 기업의 CFO를 역임했다. 매일경제TV, 한국경제TV 생방송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고, 한국생산성본부 강의 등 다수의 자문 활동을 했으며, 국세청에서 세정협조 표창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유진세무회계사무소의 대표 세무사로 재임 중이다.

 

공저자 정선아는 공인노무사, 경영지도사, 인사관리 자격증 3관왕을 가진 인사관리 전문가다. 10여년간 HR컨설팅펌에서 국내외 주요 기업의 인사제도를 설계했고, 고용노동부 등 정부기관의 노동 시장과 관련된 다수 학술연구과제를 수행했다. 현재 노무법인해인의 대표 노무사로 재직하고 있고, 한국생산성본부 등에서 노동법을 재미있고 알기 쉽게 강의하는 것으로 인기가 높다. 노무관리 분야에서만 1만 시간을 2번이나 넘기고, 그간의 경험과 사례를 집약해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대체로 우리들은 회계와 노무업무가 자신에겐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실은 그렇지 않다. 회계, 노무 업무는 회사 생활에서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부문이다. 왜냐하면,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은 회계 데이터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또한 노무 관련 업무와 법령은 회사에 종사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신이 관련 실무자가 아닐지라도 회계와 노무는 회사생활에서 분리할 수가 없으므로 배워야 한다. 그렇지만 이 업무에 관한 법과 지식을 배우려고 해도 쉽지 않다. 한편, 총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회계와 노무 관련 기본 지식과 실무처리 방법을 체계적으로 담고 있다. 이를 전혀 모르는 초보자이거나, 다소 실력이 부족한 경력자일 경우 이 책 한 권이면 모두 해결된다.

 

 

 

 

회계, 노무 업무란 무엇인가?

 

'회계會計'라면 우리들은 먼저 숫자를 떠올리게 된다. 그렇다. 복잡한 수치들로 이루어지는 회계는 회사의 거래를 기록하는 행위이다. 흔히 이를 경리, 장부기장, 부기 등으로 이해한다. 이렇게 이해하는 것은 회계의 일부만을 강조한 것일 뿐이다. 좀 더 포괄적으로 정의하자면 정보 이용자가 합리적인 판단이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경제적 정보를 식별, 측정, 그리고 전달하는 과정이다.

 

'노무勞務'란 노동력과 용역(서비스)의 총칭이다. 그래서 여기엔 육체적 노동과 정신적 노동 모두를 포함한다. 그런데, 노무란 회사와 노동(및 용역) 제공자 간에 계약이 체결됨으로써 비로소 관련된 노동력이나 용역을 주고받는 행위가 성립되는 셈이다. 이때 관련법에 의거해 양자 간에 체결되는 계약이 바로 우리들이 알고 있는 '근로계약서'이다. 

 

 

세금계산서 교부

 

 

세금계산서는 매우 중요한 적격 증빙이며, 사업자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세무행정稅務行政상의 협력 의무 서류이기도 하다. 즉 세금계산서를 잘못 발행하거나 받으면 가산세와 직결되며, 요즘에는 전자세금계산서로서 1년 이내에 잘못이 발견되어 소명 요구를 받게 된다.


세금계산서를 통해서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득세 계산의 원천이 되는 매출규모를 파악할 수 있으며, 거래상대방의 매출과 매입 규모 또한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세금계산서는 사업자라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발행하고, 수취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업자가 발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부가가치세를 면제받는 면세제품 관련 사업을 하는 사업자는 발행하고 싶어도 발행할 수 없다. 따라서 법정증빙으로 인정받는 세금계산서를 교부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급여신고의 기초 개념

급여신고 관련 가장 기초적인 개념인 원천징수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자. 원천징수란 일반적으로 사업자가 종업원 등 소득자에게 각종 소득(급여, 사업, 기타소득 등)을 지급할 때 소득자가 납부해야 할 세금을 미리 징수해 국가에 대신 납부하는 제도다. 다시 설명하면 일을 하면서 얻게 되는 급여나 수당 등에 대해서 지급받는 자가 직접 국세청에 신고하고 납부하지 않고 지급하는 자가 신고 납부하도록 하는 제도인 것이다.


일상에서 우리들은 원천징수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왜 하는지, 그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일단 원천징수는 세금을 대상으로 한다. 그리고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세금을 납부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돈 받을 때마다 미리미리 내는 세금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간편장부의 혜택과 손해

국세청 자료에 근거한 간편장부와 관련한 혜택과 손해를 알아보자. 간편장부를 기장하면 다음과 같은 혜택이 있다. 첫째, 스스로 기장한 실제소득에 따라 소득세를 계산하므로 적자(결손)가 발생한 경우 10년간 소득금액에서 공제할 수 있다(부동산임대 사업소득에서 발생한 이월결손금은 해당 부동산임대 사업소득에서만 공제). 둘째, 감가상각비, 대손충당금 및 퇴직급여충당금을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셋째, 장부를 기장하지 않는 경우보다 소득세 부담을 최고 20%까지 줄일 수 있다. 무기장가산세 20%가 적용배제되고, 간편장부대상자가 간편장부로 기장 신고하는 경우에는 2011년 귀속분부터 기장세액공제가 폐지되었다. 그러나 간편장부대상자가 복식부기로 기장·신고하는 경우에는 기장세액공제 20% 공제가 가능하다.


간편장부대상자가 복식부기나 간편장부를 기장하지 않으면 이러한 불이익이 있다. 첫째, 실제소득에 따라 소득세를 계산할 수 없어 적자(결손)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인정받지 못한다. 둘째, 장부를 기장하는 경우보다 무기장가산세 20%를 더 부담하게 된다. 셋째, 소득탈루 목적의 무기장자인 경우 세무조사 등으로 선정될 수 있다.

 

 

 

야간근로수당

실무에서는 연장근로와 야간근로라는 단어를 추가근무의 의미로 혼용해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법률적으로 야간근로는 22시에서 06시 사이에 발생하는 근로를 이야기한다. 사람의 신체는 밤에 자고, 낮에 일하도록 되어 있는데, 자야 하는 시간에 일을 하게 되는 것은 신체에 상당한 무리를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야간근로에 대해 일정한 제한을 만들어둔 것이다.


22시부터 06시 사이에 근무가 발생하게 되면, 연장 여부와 관계없이 기본임금에 50%를 가산해 지급해야 한다. 경비나 보일러공처럼 업무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간헐적으로 이루어져서, 업무강도가 다소 낮다고 여겨지는 업무를 감시, 단속적 근로라 한다. 감시, 단속적 근로는 노동부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연장근로가산수당은 지급하지 않아도 되지만, 야간근로가산수당은 지급되어야 한다.

 

 

최저임금 위반 여부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게 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최저임금 위반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 즉 이를 지급하지 않은 경우 당해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지라도 관련 회사는 처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일하고 있는 회사가 이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실무적으로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는 먼저 지급받는 임금 또는 수당에서 포함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는 부분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즉 판단할 때는 포함되는 임금 또는 수당만을 합산하고, 이를 시급時給으로 환산해 당해 연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과 비교한다.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최저임금은 제일 핫한 부분이므로 신경을 써야 한다.

 

 

 

휴게시간인가, 대기시간인가에 따라 임금 지급을 판별

운전기사의 경우처럼 대기시간에 대해 임금이 지급되어야 하는 근로시간인지, 휴게시간으로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지가 문제다. 예를 들어, 사장이 거래처 사장과 골프를 치러 가는 경우, 운전기사는 사장님을 골프장에 모셔다드린다. 사장은 내리면서 "김 기사, 이따 보자"라고 하는 경우가 있고, "김 기사, 3시쯤에 보자"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대기시간이 되고, 후자의 경우에는 휴게시간으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된다. 두 케이스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전자의 경우에는 김 기사는 꼼짝없이 사장을 기다려야 하고, 후자의 경우에는 김 기사는 사우나에서 쉬다 오면 될 일이다. 즉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시간 이용이 보장되어 있다면 휴게시간이고, 그렇지 않고 실질적으로는 사용자의 지휘와 감독 하에 있다면 대기시간도 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

 

 

정년제도

정년은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일정한 연령에 도달하면, 근로자의 의사나 능력과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제도다. 정년은 무조건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회사가 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회사가 정년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회사는 정년이 없는 사업장으로 해석될 수 있고, 이 경우는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 회사를 다닐 수 있으며, 향후 정년 60세를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라고 하는 것은 자칫하면 부당해고가 될 수 있다.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촉법)에 따르면, 제19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조 제2항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회사는 '60세 미만으로 정년을 정한 경우'라고 기재하고 있는 것을 봐서는 60세 미만으로 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한 걸음 더 나가서 생각해보면, 정년을 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동 조항은 회사가 꼭 60세 이상으로 정년을 '정하라'라고 의무화하는 것이 아니고, 정년을 정하려면 ‘60세 이상’으로 하라는 취지인 것이다.

 

 

 '컬쳐300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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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경제학 뒤집어 보기
카트리네 마르살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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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매혹에 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특정한 경제학적 시각이 아무도 모르는 사이 은밀하게 우리의 의식 속에 기어들어오게 된 과정을 다룬다. 그 시각이 가치관을 어떻게 장악했는지, 그리하여 세계경제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에까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말한다. 여성과 남성을 논하며, 우리가 장난감을 현실로 끌어들인 후 결국 어떻게 그 장난감의 지베를 받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 '리먼 브라더스가 리먼 시스터스였다면?' 중에서

 

 

주류 경제학은 여성을 포함하지 않았다

 

책의 저자 카트리네 마르살은 웁살라대학교를 졸업하고 스웨덴의 유력 일간지 <아프톤블라데트>의 편집주간을 지내며 국제 금융,  정치와 페미니즘에 대한 기사를 주로 썼다. 경제학과 가부장제의 관계를 논한 저서 <유일한 성>으로 2012년 스웨덴 내 유력 문학상인 아우구스트프리세트의 논픽션 부문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다른 저서로 <강간과 로맨스>, <회색의 구조> 등이 있다.

 

이 책은 애덤 스미스로부터 시작된 주류 경제학에 날카로운 일침을 날린다. 저자는 현재 주류 경제학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페미니즘은 필수적이며, 이는 성불평등부터 인구 증가, 복지 체계에 대한 문제부터 노령화 사회에 닥칠 인력 부족에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애덤 스미스의 초기 사상부터 현대 여성들이 직면하는 불평등한 사회 및 경제 구조뿐 아니라 현대 금융 위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짚어 보며, 때로는 풍자적으로, 때로는 날카롭게 여성과 경제학, 그리고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우리가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 혹은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그들의 욕구 때문이다"

 

이는 주류 경제학의 시작점이 된 <국부론>에 등장하는 유명한 구절이다. 당시 애덤 스미스는 빵집 주인이 빵을 굽고, 양조장 주인이 술을 빚는 것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이윤을 취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즉 모두가 자기 이익을 위해 행동하면 '보이지 않는 손'이라도 있는 것처럼 세상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빠진 게 있다. 바로 여성이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개인의 이익 추구 본능에 대해 언급했을 때, 이기심이 아니라 사랑으로 자신을 돌봐준 어머니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어머니의 보살핌이 없었다면 과연 불후의 명저 <국부론>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또한,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이 이기심을 발휘해 돈을 벌 수 있던 것도 자신들의 아이를 키우고 식사를 준비하고 텃밭에서 채소를 키운 아내 혹은 누이 덕분이었다.

 

주류 경제학에선 2차 대전 이후 여성들이 일하기 시작했다고들 말하지만, 사실 이들은 늘 일하고 있었다. 단지 이들의 노동이 낮게 평가되거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을 뿐이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매일 아침 동생들의 식사를 준비하고 15킬로미터를 걸어서 땔감을 모아오는 소녀는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함에도 이런 여성들의 노동은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 즉, 투명인간 취급을 당한다. 왜 세계 인구의 절반이나 되는 여성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까?

 

 

 

 

애덤 스미스의 어머니

 

에덤 스미스는 평생 결혼하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어머니가 집안일을 돌보았고, 사촌이 돈 관리를 했다고 한다. 그가 관세 위원으로 에든버러에서 일하게 되자 어머니도 함께 이사했다. 그럼에도 그가 국부론에서 푸줏간 주인, 빵집 주인, 양조장 주인 등의 남성들을 거론했지만 여성들의 활동은 전혀 고려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의미 있는 존재가 아니면 아무 의미도 없다"

 

물론 전통적으로 남성들이 맡아 온 일들은 의미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런 시각이 바로 경제학적 세계관을 정의하므로 여성들의 일은 '그 외의 일'이 되고 만다. 따라서, 애덤 스미스는 경제학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절반의 답을 찾은 데 불과하다. 그가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상인들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의 어머니가 매일 저녁 식사가 식탁에 오를 수 있도록 보살폈기 때문이다.

 

 

차별를 합리화하다

심리학자 지크문트 프로이트는 실제로 여성이 청소를 더 잘하도록 타고났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세계적인 학자는 어처구니 없게도 그 이유를 여성의 질이 본래 더럽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여성이 문지르고 닦고 터는 것은 자신의 신체에서 느끼는 더러운 느낌을 보상하기 위한 것이라니 프로이트가 여성의 질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안다고 이런 결론을 내렸을까?
여성의 성기는 자체 조정 기능을 갖춘 기관으로, 사람의 입보다도 깨끗한 데 말이다. 프로이트는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

 

시카고대 경제학과는 2차 대전 후 꽃을 피워, 정부의 시장 개입을 비판하는 학파로 유명세를 얻었다. 규제 완화와 감세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후에 마거릿 대처 등의 우파 정치인들에게 거의 종교적인 영향을 미친 밀턴 프리드먼은 1946년 시카고에 왓고, 그의 친구 조지 스티글러가 1958년에 뒤를 따랐다. 시카고 학파는 여성을 경제의 이루로 진지하게 고려한 최초의 경제학파였다.

 

시카고 학파 경제학자들은 여성은 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보수가 낮은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여성이 출산을 위해 직장을 떠나야 하는 등 남성과 동일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분석이 합당하지 않다. 그럼에도 고등교육을 받고 열심히 일해도 여성들은 여전히 더 낮은 보수를 받고 있다.

 

더구나 생물학적으로 여성들이 무보수 가사노동에 더 적합하다는 증거는 없다. 그리고 공공 부문의 일자리에서 터무니없는 저임금을 받으면서 혹사당해야 할 이유도 없다. 그러므로 경제력과 남성의 성기를 묶는 전 세계적 추세를 제대로 합리화하려면 다른 데서 이유를 찾아야 할 것이다. 시카고 학파 경제학자들은 그 단계에 이르지도 못했다.

 

 

남자는 경제적 인간인가?

1950년대부터 심리학자들돠 경제학자들은 주류 경제학 이론의 인간에 대한 가정들을 체계적으로 실험해 왔다. 경제적 인간에 대한 최초의 공격은 대니얼 카너먼과 에이머스 트버스키에 의해 인간의 결정이 결코 객관적이거나 합리적이지 않음을 보여줌으로써 시작됐다. 그들은 우리 인간은 이익의 극대화보다는 위험을 피하는 데 더욱 신경을 쓴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경제적 행동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 지배되는 면이 많다. 다른 사람둘이 불공평하게 행동하면 우리는 이에 참여하기를 거부한다. 심리학자들은 유치원생들과 초등학교 2학년, 6학년 어린이들이 경제적 인간처럼 행동하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7세 이상의 어린이들은 성인들과 동일하게 불의에 반응했다. 반면 그보다 어린 아이들은 경제적 인간과 동일하게 행동했다.

 

돈을 나눠 가질 때, 5세 어린이들은 돈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에는 전혀 관심 없고 가능한 한 많이 가지고 싶어 했다. 가질 수 있는 액수가 적은 경우에도 아예 못 받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일단 쥐고 봤다. 경제적 인간처럼 말이다. 그러나 세계경제를 운영하는 것은 5세 아이들이 아니다.


아니면 실은 5세 아이들인가? 연구를 진행한 연구원들은7세 정도부터 정의와 공정성 같은 요소를 고려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인간은 성장하면서 지나가는 하나의 단계에 불과하다. 욕심, 두려움, 자기 이익, 합리성만 가지고 돌아가는 인간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사회는 작동할 수 없다. 경제적 인간의 행위를 설명하는 방정식은 약간 복잡한 수준의 수학 수준이다.

 

 

경제적 동기부여 체계

약 100년 전 하노이흑사병이 돌았다. 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당국은 쥐잡이들을 고용해 쥐를 죽이는 임무를 부여했다. 이내 이들은 분주하게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어림도 없었다. 이들이 쥐를 잡는 속도보다 쥐들이 번식하는 속도가 더 빨랐다. 하루에 수천 마리를 죽이는데도 쥐의 숫자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결국 프랑스 식민 당국은 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쥐꼬리 하나당 보상금을 내건 것이다. 처음에는 아주 성공적인 듯했다. 매일 수천 개의 쥐꼬리가 들어왔으니까. 그러나 당국은 얼마 지나지 않아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거리에 꼬리가 잘린 채 기어 다니는 쥐가 넘쳐 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람들은 꼬리를 잘라 보상을 챙길 목적으로 쥐를 기르기까지 했다.

 

 

많은 경우 보상을 받기 위해 필요한 일만을 하고,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딱 투입하는 만큼만 받게 되기 때문이다. 마침내 하노이의 쥐잡기 프로그램은 종료되고 말았다. 주류 경제학 이론은 사람들이 이기적이며, 동기 부여에 반응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경제적 동기 부여 체계는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

 

 

환상에서 벗어나기


어떤 사람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실내 스키장이 두바이에 있다는 사실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페르시아 만. 북위 25도.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여름에 바깥 기온은 섭씨 40도 정도다. 겨울에는 23도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하루에 적어도 12시간씩 일주일 내내 개장하는 스키 시설은 전체 면적이 2만 2500제곱미터에 달한다. 가장 긴 슬로프의 길이는 400미터, 높이는 60미터다.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실내 익스트림 스키 슬로프다. 

바깥과 내부의 온도 차는 평균 32도다. 스키장 내부 온도를 낮추는 데 얼마나 많은 연료가 들어가는지 말하기도 겁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것을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는 사람이 있다면 말이다. 사막 한가운데 스키장을 짓는 게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라고? 그렇다. 사람들이 돈을 내고 입장할 용의가 있다면 왜 안 되는가? 이것이 우리가 던질 줄 아는 유일한 질문이다.

이 경제 체제가 공평한가? 경제학이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가? 이 경제 체제가 사람들의 잠재력을 낭비하는가? 사람들의 안전을 충분히 보장하는가? 세계의 자원을 낭비하는가? 의미 있는 고용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가? 현재의 주류 경제학적 논리 안에서는 이 질문 중 어느 것도 제기할 수 없다.


공짜 돌보기는 없다


마거릿 더글러스, 이 여인은 애덤 스미스의 어머니다. 애덤 스미스는 죽을 때까지 어머니에게 의존했다. 경제학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문구는 "공짜 점심은 없다"이다. 사실은 여기에 한 가지 더 붙여야 할 말이 있다. 바로 "공짜 돌보기는 없다"라는 말이다. 북유럽 복지 국가들에서 신자유주의적 경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제 체제는 여성들이 아주 낮은 비용으로 특정 임무를 수행해 내는 것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아니다. 전세계 모든 여성에게도 경제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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