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프로핏 - 기업의 성장을 결정하는 비즈니스 원칙
찰스 G. 코크 지음, 이경남 옮김 / 알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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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프로핏', 즉 '좋은 이익'이란 말은 자본에 비해 높은 수익을 낸다든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이윤을 많이 창출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이익이란 '원칙을 지키는 기업가 정신'에서 나온 개념이다. 원칙을 지키는 기업가 정신은 고객을 위해 탁월한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자원소비를 줄이고 언제나 법을 준수하며 정직하게 활동하는 것이다. 좋은 이익은 사회에 기여하는 과정에서 나오지, 기업의 몸집을 불리거나 사람들을 이용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기업의 성장을 결정하는 비즈니스 원칙

 

이 책의 저자 찰스 G. 코크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를 졸업했으며 현재 코크인더스트리즈의 회장이다. 코크인더스트리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상장기업으로 약 60개국에 10만 명이 넘는 직원을 거느린 글로벌 기업이다. 그는 1967년부터 이 기업의 수장으로 있으면서 코크인더스트리즈의 기업 규모를 2,100만 달러에서 1,000억 달러로 5,000배나 성장시켰다.

 

그는 수많은 학술 및 공공정책 연구를 지원해왔는데, 카토연구소, 메르카투스센터 등 자유사회에 대한 연구에 중점을 둔 많은 단체들이 설립되는데 기여했다. 또한 찰스코크재단과 찰스코크협회 등을 통해 수많은 비영리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약 250개 대학에서 400개 이상의 연구 및 교육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다.

 

그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굿 프로핏GOOD PROFIT'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발생하는 이익이 좋은 이익이며, 이를 통해 기업과 사회 전체가 혜택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굿 프로핏에 필요한 '시장중심경영'의 5가지 요소를 소개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법으로 '10가지 지도 원칙'을 제시한다. 한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버논 스미스는 찰스 G. 코크의 시장중심경영 개념을 두고 "성공으로 안내하고 올바른 기업문화를 정착하게 하는 경영원리"라고 극찬한 바 있다.

 

코크인더스트리즈의 성장비결은 그들만의 경영 프레임워크, 즉 시장중심경영이다. 이 덕분에 반세기 동안 눈부신 성과를 이룩할 수 있었다. 이는 기업 지원책보다는 원칙을 지키는 기업가 정신, 재능보다는 도덕성, 위계보다는 도전정신, 직책보다는 비교우위, 예산관리보다는 장기적 가치창출에 대한 보상을 강조한다.

 

 

 

 

책은 시장중심경영다섯 가지 요소로 압축하고 있다. 비전, 도덕성과 재능, 지식 프로세스, 결정권, 그리고 인센티브 등이 바로 그것이다. 

 

비전

 

고객이 다른 어떤 것보다 더 가치 있게 여기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이 자원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회사는 사회 전체와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을 통해서 이익을 실현하고자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좋은 이익'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효율적인 비전을 만들어내는 것은 시장중심경영의 첫 번째 요소로, 장기적으로 좋은 이익을 창출하는 기반이다.

 

1917년에 <포브스>가 최초로 선정했던 100대 기업 명단에서 지금은 93개 기업들이 사라졌다. 당연히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그 회사들은 비전의 결함 때문에 더 이상 기업의 수명을 이어갈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어떤 기업이든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려면 고객과 사회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비전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면 코크의 비전은 다른 기업과 무엇이 다를까? 코크는 가치창조와 사람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첫째, 코크의 비전은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북극성 같은 기본 원리다.

둘째, 코크의 비전은 전략적 지침이다.

 

 

도덕성과 재능

 

"이기려면 재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계속 이기려면 인성을 갖춰야 한다"

- 존 우든, 미 대학 농구 최고의 감독

 

시장중심경영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도덕성이 투철한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만약 신규로 채용한 직원들의 도덕성이 미흡하다고 판단된다면, 이 문제는 교육을 통해 얼마든지 보완 내지는 해소할 수 있다. 도덕성은 정책과 관행을 평가하고 품행을 측정하고 행동규범을 정하고 개개인의 활동을 이끌어줄 공동의 가치관과 신념을 확립하는 데 필요한 기준이다. 여기서의 가치관과 신념은 구체적인 명령이 아니라 일반적인 가이드 라인이다.

 

코크는 이를 '지도 원칙'이라 부른다. 이들 가치는 세 가지영역에서 비롯된다. 첫째는 자유사회라는 기본 프레임으로 혁신이 가능하고 생산성이 향상된다. 둘째는 철학자와 심리학자의 이론으로 인간행동에 대한 처방이다. 셋째는 저자의 경험으로, 이에 영향을 미친 사람들은 많다. 아버지, 학창시절 급우들, 가난의 굴레를 영영 탈피 못하도록 만든 정치가, 공산혁명가들, 부자를 만들어준다고 사기 행각을 벌여 빈털털이로 만든 기업가들 등등이다.

 

10가지 지도 원칙: 정직성, 준법, 가치창출, 원칙을 지키는 기업가 정신, 고객중심, 지식, 변화, 겸손, 존중, 임무완수

 

 

 

지식 프로세스

 

17세기 네델란드인들은 전 세계로 상선을 보냈다. 항로는 동인도제도의 자카르타부터 서인도제도의 아루바까지 이어졌다. 장장 1만 9천 킬로미터가 넘는 길이었다. 선박설계, 풍차, 간척사업 등 교역을 통해 이들이 얻은 지식에 자극을 받아 네델란드는 혁신을 이루었고, 국가의 경제를 부흥시키는 도화선이 됨으로써 시민들의 경제적, 문화적 생활방식을 크게 변화시켰다.

 

이런 분위기 탓에 렘브란트, 베리메르 같은 화가들의 창작활동은 물론이고, 데카르트와 로크 같은 혁명적 사상가들과 위그노 식민지를 개척한 청교도 등이 피난처를 찾아 네델란드로 이주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필요한 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사회는 크게 번창할 수밖에 없다. 네델란드인들은 지식공유를 위해 문호를 개방했던 것이다. 마찬가지다. 회사의 직원들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날지라도 내부자원만으로는 급변하는 혁신을 따라잡을 수 없다. 외부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결정권

 

'공유지의 비극'이란 말이 잇다. 이는 환경학자 개럿 하딘이 목축업자가 공동 소유인 풀밭에 소를 방목할 때 일어나는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용어이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가능한 한 소의 수를 늘릴 것이다. 소가 풀을 뜯어 먹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없고 반면 소를 많이 팔수록 수입은 점점 늘어나게 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과연 아무 일이 생기지 않을까? 너도 나도 풀밭 자원을 과도하게 사용한 끝에 공유지 풀밭은 사라지고 만다. 이런 현상은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거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을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코크사는 전 직원을 기업가로 간주하기에 조직 내의 결정권을 재산권으로 받아들인다,.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해당 사안에 대해 비교우위에 있는 사람이 결정권자가 되어야 한다는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하게 되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 이런 개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지만, 의사들 중에는 지식공유 문화를 만들어 간호사, 치료사, 간병인들이 비교우위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신도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꽤 많다.

 

사실 이런 식으로 결정권을 허용하는 것은 위계적 규범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다. 하지만 결정권을 적절히 사용하면 능력이나 성과보다 근무햇수나 학벌을 강조하는 조직의 비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 결정권에 대한 우리 식의 접근법은 시장중심경영으로 다른 회사와 차별화를 이룩한 우리만의 방법론 중 하나다.

 

 

인센티브

 

1950년대에 중국의 모택동쥐 소탕 정책을 강행했다. 공산국가답게 인민들에게 쥐꼬리를 할당하면서 충성심 경쟁을 유도했다. 물론 이는 곡식을 갉아먹는 쥐를 박멸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우스꽝스러운 현상이 생겼다. 즉 할당량을 책정받은 인민들은 쥐를 잡으러 나가는 대신에 집에서 쥐를 기르지 시작했던 것이다. 인센티브가 없는 일은 이처럼 허무한 결과를 낳고 만다.

 

위계문화에 익숙한 책임자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식일지 모른다. 또한 결과보다 직함이나 연차에 따라 보상이 결정되리라 기대한 사람들도 이런 방식을 아주 불편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경험에 비춰볼 때, 우리의 보상철학과 대립되는 문화를 가진 기업은 도전을 포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위계에 따른 보상은 기업의 현상 유지조차 위협할 수 있다.

 

 

혁신에 뒤쳐저 사라진 '코닥'

 

 

지속성장을 원한다면 착한 이익을 추구하라

 

코크인더스트리스는 지난 50년간 기업가치가 5000배나 성장했다. 오늘날 코크인더스트리스는 세계 최대 규모 비상장기업이 됐고, 이 회사의 회장인 저자는 <포브스> 선정 세계 부호 순위에서 매년 빠짐없이 'TOP10'에 오른다. 수많은 기업들이 소멸되고 사라지는 와중에도 굳건히 성장하는 이 회사의 비밀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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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공부 - 1000명의 사장이 배우고 성공한
산조 게야 지음, 정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1,000명이 넘는 사장들을 도우면서 성공하는 사장과 실패하는 사장이 어떻게 다른지를 분명히 알게 되었다. 개중에는 사장으로서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지극히 기본적인 사항조차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 기본 중의 기본을 이 책에 '사업을 성공시키고 싶으면 사장으로서 이것만큼은 알아라!' 하는 49개 항목으로 정리했다. 이는 성공하는 경영자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인 셈이다. - '머리말' 중에서

 

 

공부하는 사장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 산조 게야는 1960년 고베 출생. '회사와 가족을 지키는' 경영 어드바이저로 활동하고 있고, 주식회사 J라이프서포트의 대표이사다. 한때 요식업과 부동산 임대업을 하면서 승승장구했지만, 고베 대지진과 금융기관 줄도산, 전대미문의 디스플레이션을 겪으며 140억 엔의 부채를 떠안게 되었다. 8년간 산전수전 겪으며 빚을 다 갚고 회사를 자력으로 회생시켜 완전 부활에 성공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고뇌에 빠진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진짜 경영, 진짜 회생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상담해준 사장은 1,000명이 넘는다. 사장들에게 '이것만은 반드시 피하도록 도와주자'고 정해둔 것이 있다. 바로 도산이다. 도산은 기업의 '죽음'이다. 상장기업은 도산하더라도 사장의 개인자산을 잃을 염려가 없지만, 중소기업의 죽음은 고스란히 사장 개인의 사회적 죽음으로 이어진다. 회사뿐 아니라 경영자의 개인자산까지도 송두리째 날아가 그날로 식구들도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 저자가 140억 엔의 부채를 짊어지고 회사를 도산시키는 대신 자력회생을 고집하며 고군분투한 이유 역시 회사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그는 탁상공론이 아니라 직접 체험으로 얻은 실천적 방법론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많은 경영자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얻고 있다. 중소기업 경영자와 함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싸우는 자세가 공감대를 형성해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것', '지금 당장 가르침을 받고 싶다' 등의 찬사가 쇄도하고 있다. 이 책은 '사장'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지침 49가지를 담았다.

 

 

 

 

사장에겐 휴일이 없다

 

오래 전 한 강연장에서 강연자가 이런 말을 했다. "월급쟁이는 너무 힘들면 사직서를 제출하면 되지만, 오너 사장은 사직서를 제출할 권리가 없다" 그렇다. 사장은 그만두는 것도 쉽지 않다. 회사에 딸린 식솔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사장 자신에게 딸린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모든 임직원의 가족들도 보살펴야 할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다.

 

그렇다. 사장에게는 휴일이 없다. 물론 주야장천 사장실에 쳐박혀 있으란 얘기가 아니다. 술자리에 참석할 수도 있고, 휴일에 친구들과 골프 회동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럴 때조차 회사 일, 경영에 관한 생각을 놓치지 않게 늘 스위치를 켜놓아야 한다는 말이다. 언제, 어디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문제해결의 힌트가 떠오를지 모를일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을 찾아오는 사장들에게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일을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그렇다고 대기업과 똑같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작은 회사를 경영하는 사장은 아무리 작은 것도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사소한 체크나 확인, 스쳐간 아이디어를 놓친 탓에 사활의 기로에 서게 된 사례가 많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잠꼬대로도 일 얘기를 할 정도가 되어야 제대로 된 사장이다"

 

 

사장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한번은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는 사장이 저자를 찾아왔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하루를 이렇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얘기였다. 이에 저자는 "왜 이 사업을 하십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그 사장은 "당연한 걸 뭘 물으세요? 먹고살려고 하죠. 식구들이 있고, 직원들도 있으니까 이것저것 안 따지고 열심히 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 체력이 한계에 부딪힌 것 같아요. 더는 못하겠습니다. 이익은 안 나고, 경영은 힘들기만 하고…. 뭐든 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겠습니까?"라고 답했다.

 

울분에 차서 그의 목소리는 울먹임이 반이었다. 그런데, 이런 사장들이 의외로 많다. 조금이라도 매출을 더 올려보려고 직원들을 다독이고, 자신도 녹초가 되도록 이리 뛰고 저리 뛴다. 하지만 이들에게 비참하게 들리는 말이겠지만, 그런 방식을 고수하는 한 그 기업의 미래는 절망적이다. 경영자라는 사람이 일상적인 업무에 찌들어 며칠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기에 말이다.

 

직원과 하나가 되어 함께 땀을 흘리면 좋은 경영자일까? 아니다. 사장에게는 사장의 일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직원들은 손발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며 돌아다녀야 한다. 즉 실행이 주된 업무다. 하지만 사장은 직원들과 하나가 되어 땀을 흘리기보다는 더 효율적으로 매출을 올릴 방책이 없는지 고민하고, 어떤 목적으로 이 회사를 세웠고, 어떻게 움직여서 사업을 키우고 발전시킬지를 고민해야 한다. 즉 훨씬 부가가치가 더 높은 일에 빠져들어야 한다.

 

 

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의 육성

중소기업은 항상 인재부족에 허덕여야 할까? 그렇지 않다. 인재를 키우면 된다. 물론 대기업도 인재육성에 상당히 힘을 쏟는다. 하지만 조직이 큰 만큼 입사 초기부터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실제 업무현장을 경험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 결과 대기업이 키워낸 인재는 우등생이고 실수가 적어 흠잡을 데 없는 인재임에 틀림없지만, 정말 중요한 순간에 발휘할 수 있는 저력은 다소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는 바로 비닐하우스에서 키워낸 인재인가, 아니면 노천에서 비바람과 눈을 맞으면서 키워낸 인재인가의 차이인 것이다.

 

한편 중소기업에는 우등생보다 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따라서, 인재부족을 불평하지만 말고 중소기업에는 중소기업에 맞는 인재가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에 걸맞는 인재를 육성하면 된다. 처음부터 과감하게 밖으로 내보내서 현장을 경험하게 하고, 실전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키워내면 된다. 이때 사람을 키우는 경영자와 그렇지 않은 경영자의 결정적인 차이는, 직원의 실패를 두려워하는지 아닌지 여부에 달려 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직원들이 마음껏 실패하게 하라"

 

 

시행착오를 즐기라

 

경영은 정답이 없는 문제에 관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경영이 어렵지만 반면에 재미가 있다. 사장이 찾아야 하는 답은 '정답'이 아니라 '살아 있는 답'이다. 비록 지금은 정답일지라도 그 답이 영원하지는 않다. 경영은 살아있는 생물체이기 때문에 정답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사장의 일은 끝이 없다. 쉴 수도 없다. 마음을 놓자마자, 생각을 멈추자마자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 장기 기사들은 100수까지 미리 내다보고 다음 수를 둔다고 한다. 그 정도의 통찰과 결단이 가능해야 살아남는 세계라는 뜻이다.

 

사장에게도 마찬가지다. 프로 기사들에 못지않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다. 생각을 거듭한 끝에 다음 수를 두는 문제해결능력이 참으로 중요하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0.1%의 가능성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조금만 생각하면 떠오를 법한 흔해 빠진 해결책이나 상식적 방법으로는 줄줄이 내 앞을 가로막은 높은 벽을 넘을 수 없다. 빈틈없는 사고방식으로 쉼 없이 노력하며 전진해야만 한다.

 

"활로活路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 숨어 있다"

 

 

힘들수록 긍정적인 말을 하라

 

강의 중에 저자는 때때로 아무나 1명을 지적하며 "어제 매출이 어땠습니까?' 하고 물어본다. 이는 구체적인 매출액 숫자를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날그날의 매출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싶어서다. 흥미로운 것은 어제 매출액을 즉답하지 못하는 사장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다. 월말에만 점검한다거나 평소에는 영업부장 등에 일임하고 사장은 가끔 보고만 받는 기업이 적지 않아서다. 저자는 연매출 10억 엔(101억 원 정도) 이하라면 사장은 매일 숫자의 움직임을 기민하게 점검할 것을 권한다.

 

아무리 작은 변화라도 빠짐없이 숫자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숫자에 '일희일비'하라는 것이 아니다. 숫자의 변화를 통해서 사업의 큰 흐름을 파악하고, 만약에 좋지 않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다. 사장이 숫자를 파악하고 있어야 회사 전체에 긴장감이 감돈다. 현금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기업의 생존을 점검하는 것과 같다.

 

사장은 실제 상황이 나쁠지라도 항상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을 견지해야 한다. 특히, 직원이나 거래처, 은행 담당자 앞에선 절대로 약한 소리를 해선 안 된다. 사업 전망이 어둡다는 얘기를 들은 거래처나 은행은 즉각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을 것이다. 내가 임원으로 근무하던 회사가 한때 '자금악화'라는 루머에 휩싸여 회사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나중에 밝혀진 일이지만 회사의 주요주주가 개인적인 의견을 외부에 털어놓은 게 이처럼 크게 확대재생산되고 말았던 것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말도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유효한 것이다. 따라서 사장이라면 직원, 거래처는 물론이고 자신의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말을 자제하고 항상 긍정적인 말을 해야 한다. 이는 자기 자신을 격려하는 말일 수 도 있음을 명심해라.

 

"어려울 때일수록 밝고 긍정적인 말을 하라" 

 

 

숫자의 겉과 속을 동시에 보라

"당연한 얘기 아닙니까? 저도 매출 정도는 확인합니다!"

 

대부분의 사장들은 다들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 숫자를 모두 파악하고 있는가? 각 숫자의 뒷면에 숨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이 2가지를 제대로 파악하는 사장은 사업을 순조롭게 발전시킨다. 반면에 실제로 큰소리치는 사장들 중 대부분이, 숫자는 알지만 그것의 진정한 의미는 이해하지 못한다. 즉 숫자의 속 사정을 잘 모르는 것이다.

 

숫자가 내포한 의미를 모른다면 암흑 속을 걷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 사장들은 '흑자도산'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매출에서 경비를 빼도 이익이 나니 안심하고 있었지만, 현금흐름이 뚝 끊기거나, 장부에는 이익이 났어도 실제 회전시킬 현금이 없어 도산하는 것이다. 도산의 51%는 숫자상으로는 흑자라는 조사결과가 있을 정도다. 중요한 것은 현금흐름이다.

 

"경영은 결국 숫자 놀이다"

 

 

적자를 무시하지 말라

 

회사의 경영상태가 적자로 전환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가 가장 무섭고도 어리석다. 적자가 발생할 정도로 사업이 기울면 지나치게 당해 사업에 매달리지 말고 어떻게든 훗날의 가족 생계부터 지킬 생각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만둘 시기를 따져야 한다. 자신의 남은 인생, 그리고 가족의 인생을 지킬 여력이 남아 있을 때 돌아선다면 새로운 삶의 길이 반드시 열릴 것이다.

 

저자는 수많은 경영자들의 실사례를 보면서 '사업을 정리할 때, 어떤 형태든 재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금은 남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내유보금이 그 이하로 떨어지기 전에 청산해야 한다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해당되듯이 새 출발에도 자금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적자행진을 계속 감수하다 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격으로 상황만 더욱 악화되어 재기할 자금조차도 마련하지 못할 수 있다.

 

"치명상을 입고 싶지 않다면 처음부터 그만둘 때를 정해둬라"

 

 

자사의 상환능력을 알고 있어야 한다

 

경영자는 자사의 상환능력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다른 무엇보다 얼마까지 차입해도 되는지에 가장 큰 관심을 쏟아야 한다. 채무상환 연수, 즉 차입금을 완전히 갚기까지 몇 년이 걸리는지를 봤을 때, 5~7년 미만이라면 건전, 10년을 넘어가면 요주의 수준이다. 아무리 길어도 15년 안에는 반드시 상환할 수 있어야 한다.

 

매년 크게 무리하지 않고 갚을 수 있는 상환액은 '연간 감가상각 금액+이익의 약 60%' 정도를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금융기관에 융자상담을 하기 전에 자사의 상환능력에 관해 제대로 파악해두자. 솔직히 상식 같은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장들이 이를 소홀히 한다. 저자가 강연할 때마다 "자사의 상환능력을 아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을 때 거수자는 10% 미만이라고 한다. 융자를 받아 사업을 하려는 경영자가 그 정도도 모른다면 금융기관이 관심을 기울여 주겠는가 말이다. 사업계획을 짤 때는 항상 상환능력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지침 49가지

 

1,400억의 빚을 갚고 자력회생한 전직 사장인 저자는 우리들에게 '망하지 않는' 경영의 원칙을 제시한다. 국내외 경기의 침체, 최저임금 인상 등 국내 경영여건의 악화 등으로 인해 최근에 들어 자영업을 영위하던 사장은 자진 폐업을 많이 했다고 알려진다. 사업가라면 실패는 일상일 것이다. 재기의 기회를 노리는 사장이라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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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자 - 《화식열전》으로 보는 고전 경제학
이수광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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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이 혼미하게 되면 사회는 불안정해지고 개인은 부를 축적하지 못해 파탄에 빠진다. 중국 역사 속의 부자를 살피는 것은 오늘의 중국 부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부에 대한 통찰도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중국에 "아름다운 이름은 백년을 가고 더러운 이름은 만년을 간다"라는 말이 있다. 부자가 되었을 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말이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사기의 저자 사마천이 밝힌 중국 부자의 비밀

 

책의 저자 이수광은 대한민국 팩션의 대가로 불린다. 1954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난 그는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바람이여 넋이여'가 당선(1983년)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제14회 삼성문학상 소설 부문, 미스터리클럽 제2회 독자상, 제10회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는데, 그는 방대한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역사의 지혜를 저술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평소 역사서 외에도 경제 문제, 특히 부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으며, 그런 관심을 경제경영 도서로 풀어낸 바 있다. 즉 장사로 성공한 사람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현재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나 새롭게 장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의 의미와 목적을 되새기고 성공하는 장사를 위한 노하우를 전하는 <장사를 잘하는 법(돈 버는 장사의 기술)>과 그밖에 <부자열전>, <선인들에게 배우는 상술>, <성공의 본질>, <흥정의 기술>, <한국 최초의 100세 기업 두산 그룹 거상 박승직>, <부의 얼굴 신용>,  <조선부자 16인의 이야기> 등이 있다.

 

저자는 현재 중국이 추구하는 패권국가는 한국 경제에는 불행한 일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이미 지나온 과거의 역사를 보더라도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침략을 받거나 속국 노릇을 해왔었는데, 이와같은 위험에서 탈피하려면 중국을 더 잘 알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중국의 문화와 경제를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일깨운다. 사실 중극은 대국임에도 하는 짓을 보면 소국小國스럽다.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한다고 이를 핑계 삼아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을 막고 롯데쇼핑을 이용하지 말도록 종용하던 그런 나라이다.

 

그래서 저자는 중국 역사에 이름을 남긴 부자 16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는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이 남긴 불후의 명저 <사기史記> 속의 '화식열전貨殖列傳'에 실린 부의 지혜를 우리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중국의 부는 광활한 영토와 13억 인구에서 나온다. 현재 지구촌에서 억만장자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가 바로 미국이 아닌 중국이다.

 

 

 

 

부를 축적하고 증식하는 일을 중국에선 화식貨殖이라고 한다. 사마천은 놀랍게도 2천 년 전에 이미 인간의 삶을 통찰했던 것이다. 그는 '화식열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병사가 전쟁터에 나아가 날아오는 화살과 돌을 무릅쓰고 용맹하게 성를 공격하는 것은 공을 세워 상을 받기 위한 것이고, 거리의 젊은이들이 강도짓을 하거나 살인을 하는 것, 달리는 말처럼 사지死地로 뛰어드는 행위도 결국은 재물을 얻기 위한 것이다. 미녀들이 곱게 단장한 뒤 요염하게 눈웃음을 치고, 천 리를 나아가 호객하는 행위도 부를 구하기 위해서다. 돡을 하는 것은 돈을 빼앗기 위한 것이며 관리가 뇌물을 받는 것이나 높은 관직에 오르려하는 것도 부를 얻기 위한 것이다. 농민, 공인, 행상이 저축하여 증식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부를 위하고 재화를 늘리기 위해서다"

 

책은 중국의 부자 16인을 소개하면서 이들은 어떻게 부를 축적하고 증식했는지 자세하게 보여준다. 부는 다양한 방식으로 얻을 수 있는데, 부당하게 취한 부富는 진정 올바른 것인지를 우리들에게 묻고 있다. 즉 힘을 가진 관료(공무원)들과 결탁하여 거부가 되었거나, 자신의 권력 덕분에 남보다 쉽게 부자가 되었다면 과연 진정한 부자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아름다운 이름은 백년을 가고 더러운 이름은 만년을 간다" 

 

 

재물의 신 범려范蠡

 

중국에선 부자를 논할 때 '도주공의돈부 陶朱公依頓富, 만고일부석숭萬古一富石崇'이라고 한다. 이는 도陶 땅 주공과 의依 땅 돈부를 말하는 것이고 만고에 하나뿐인 부자 석승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주공은 월나라의 범려를, 의돈은 한나라의 목축업자로 거부가 되어 명성을 떨친 인물이다. 범려는 약 2,500년 전 인물이지만 '화식열전'에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범려는 스승 계연計然으로부터 부국강병富國强兵에 대해 배웠다. 전쟁이 예상되면 군사를 양성해야 하고 홍수가 생길 것 같으면 미리 수레를 준비해야 하고, 또 수시로 필요한 물자를 조사해서 수요와 공급을 알면 부강해지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그는 수십년 간의 날씨 통계를 분석, 천문의 법칙을 깨닫고 날씨가 좋을 때 배船와 수레車를 사둔 뒤 가뭄이나 홍수가 나면 이를 비싸게 팔았다. 이처럼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는 가치투자법은 이미 중국에서 오래 전에 실행되고 있었던 셈이다.   

 

범려는 정치가로서 중국에 큰 족적을 남긴 사람이다. 강대국 오나라와의 전쟁에서 패하고 핍박을 받던 월나라를 부국강병으로 만들어 중원의 패자로 만들었다. 이후 월왕 구천의 됨됨이가 부족함을 느끼고서 모든 관직을 내려놓고 월나라를 탈출한 뒤에는 세 차례나 천금千金을 벌었으며, 두 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부富의 3요소를 축적, 증식, 분배라고 보았을 때 범려는 분배정의까지 실천한 것이다.

 

범려의 부국강병책

 

젊은 남자는 늙은 여자와 결혼하지 말라

젊은 여자는 늙은 남자와 결혼하지 말라

여자가 17세, 남자가 20세임에도 비혼이면 부모가 벌을 받게 하라

임산부는 나라에서 극진히 돌봐주고 쌍둥이 출산시엔 나라에서 양육비를 부담하라

 

중국인이 그를 재신財神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돈을 버는 능력보다 오히려 분배하는 그의 정신 때문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부를 백성의 것이라 보았기에 몸소 분배정의를 실천했다. 분배라는 개념을 가진 자의 은혜가 아니라 의무라고 생각했기에 일찍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던 인물이므로 아직까지도 현대 중국인들에게 큰 존경을 받고 있다. 특히, 부국강병책 중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인구증가정책이 무척 인상적이다. 오나라로 끌려간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인구증가 계획을 세운 것은 고대 국가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우리 정부도 이런 점을 크게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리다매 薄利多賣의 이론가 백규白圭

 

백규는 주周나라 출신으로 제나라, 조나라, 위나라 등을 싱대로 장사를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중국에선 비록 전쟁 중일지라도 상인들이나 여행객들을 막지 않았다. 그래서 시장은 전시임에도 활기를 띠었고, 춘추전국시대에 유세객들이 중국 전역을 떠돌 수 있었기에 제자백가諸子百家라는 정신 문화의 꽃을 피웠던 것이다.

 

그는 이런 시대에 장사에 관심을 기울였다. 왜냐하면 이미 주나라는 쇠퇴하여 천자의 지위가 약했으므로 벼슬에 나가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장에 들리면 항상 상인들에게 곡식 시세를 물었다. 물건값의 변동을 계속 살피면서 시장의 시세는 흉년과 같은 변고에 따라 크게 변화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상단을 따라다니면서 매일의 날씨를 기록했다.

 

무릇 장사란 이익을 남겨야 한다. 그는 싸게 팔되 많이 팔아서 이익을 남기는 상술, 즉 박리다매 이론을 실전에 활용했다. 곡식의 낟일이 영글 무렵 이를 대량으로 매수했다가 저렴한 가격에 내다팔았다. 통상 수확철이 되면 곡식값은 오르지만 남들과 달리 이에 구애받지 않고 대량으로 싸게 파는 상술로 크게 돈을 벌었다. 이렇게 그는 대상大商이 되었다.

 

 

 

재산을 나라에 바친 복식式

 

목축으로 한나라의 대부호가 된 복식은 일찌기 부모를 여의고 어린 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는 의돈의 얘기를 듣고 의돈을 찾아가 그로부터 부자가 되는 법을 배웠다. 가난한 부모였기에 그의 형제에게 남겨진 재산은 양 1백 마리 정도였다. 양의 숫자가 많아지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양을 팔지 않고 번식만 시켰다. 이후 1천 마리까지 늘어난 후로는 더욱 빠르게 늘어나서 1만 마리가 되었다.

 

성인이 된 동생이 성품이 착했지만 가난한 목동이라는 이유로 여자들이 시집오려 하지 않자, 그는 양 1백 마리만 남겨 놓고 모두 동생에게 주고 분가를 시켰다. 이후 또 다시 열심히 관리한 덕분에 그의 양은 계속 번식하며 금새 1만 마리 이상으로 늘어났다. 반면 형에게 큰 도움을 받은 동생은 빈털털이가 되는 실패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그는 동생의 가족을 모두 거두었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왔다. 마을 사람들은 복식 형제를 존경했다.

 

한무제의 시대에 흉노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장군 위청, 곽거병, 이광 등이 흉노 정벌을 명받았다. 이에 복식은 전쟁을 수행하려면 군비가 많이 들 것으로 판단되어 한나라 도읍을 찾아가 재산 절반을 전쟁 자금으로 내놓겠다고 상주문을 올렸다. 한무제는 처음 듣는 이름인지라 사자를 보내 재산을 바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게 했다. 그의 답변은 의외로 검소했다. "부자는 창고에 쌓아놓은 재산을 내놓아야 승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이다.

 

 

정의롭지 못한 부자들

 

하나뿐인 부자 석숭石崇은 아버지 영향으로 서진의 무제 때 벼슬을 시작해 이후 혜제 때 형주자사까지 벼슬이 올랐다. 그는 고위 관료임에도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푸기는커영 오로지 부정한 돈을 모으는 데 혈안이 되었던 것이다. 상인들에게 통행세를, 부하들에게는 뇌물을, 돈벌이가 잘되는 품목인 향료의 독점 판매 등을 통해 크게 돈을 벌었다. 사치와 향락에 빠져 첩을 1백여 명을 거느리고, 하인만 8백여 명을 거느렸다. 하지만 그의 말로는 비참했다. 석숭의 반란을 두려워 한 혜제가 보낸 대장군 손수의 군사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소굉蕭宏은 양나라 무제의 동생이다. 황족이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재산이 충분함에도 그는 재산을 모으는 일에 열중했다. 매점매석, 고리대금업 등으로 재산을 증식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전충錢蟲(돈벌레)"이라 불렀다. 그는 전쟁 때 전비가 아까워 군사들에게 훈련을 시키지 않아 패전당하고 만다. 그가 활활약하던 시기는 '군벌의 시대'였다. 군사로 권력을 장악, 칼로써 다스리다가 빨리 망하고 말았다.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자

 

저자는 책의 말미에 올바른 부의 축적에 관해 글을 남긴다. 즉 "부는 정당한 방법으로 취할 수도 있고 부당한 방법으로 취할 수도 있다.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취하는 것은 착한 일이고 부당한 방법으로 부를 취하는 것은 악한 일이다. 석숭, 소굉, 유근 등은 더러운 이름이 만세에 남을 것이고 범려, 복식 등은 아름다운 이름이 만세에 남을 것이다" 황금만능의 시대라 불리는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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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 없이도 월세 받는다 - 부동산 투자의 뉴 패러다임, 돈 없이도 월세 부자가 될 수 있다
함께하는 삶 지음 / 예문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제가 찾은 방법은 시세 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투자가 아니라, 실제 수요층에 좋은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본인 소유의 집이 여러 채가 아니더라도, 남는 방이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며 심지어는 소유한 집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임대인(집주인)에게는 공실의 위험을 없애주고, 사용자에게는 동일한 금액 대비 쾌적한 주거 시설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 '머리말' 중에서

 

 

월세 받는 1인 사업가가 되자

 

이 책의 저자 함께하는삶은 대기업에 재직 중인 평범한 직장인이며,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이기도 하다. 직장 생활 중 부동산의 매력에 빠져 다양한 관련 도서 및 경매와 투자 강의를 통해 부동산 투자의 기초를 닦았다. 직장 생활 중에도 상가 임대, 쉐어하우스, 에어비앤비 등 다양한 임대 사업을 두루 경험하면서 전문성을 더욱 확보하기 위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는 쉐어하우스 전문 포털 서비스인 '쉐어플러스'와 쉐어하우스 운영자 카페인 '쉐어하우스의 모든것'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찾은 돈 버는 방법은 거액의 자금이 투입되어 시세차익을 얻는 부동산 투자가 아니라 실제 수요자들에게 보다 좋은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러기에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남는 방만 있으면 충분히 사업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인 셈이다. 심지어 아예 소유하고 있는 집이 없어도 월세를 벌 수 있는 수익모델이다.

 

임대인(집주인)에게는 공실의 위험을 없애주고,

사용자(세입자)에게는 동일 금액 대비 쾌적한 주거 시설을 제공한다

 

특히, 월급쟁이인 경우 추가로 벌이를 할 게 없는지 고심에 빠진 경우가 많다. 빠듯한 월급으로는 자녀들에게 변변한 학원에도 못 내보내는 형편이니 부모된 심정으로 얼마나 속이 상하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아예 심야시간에 음주자를 대상으로 대리운전에 나섰다가 불행한 사고를 당하기도 하고 회사에 출근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구조조정 대상이 된 사람들도 있다. 이에 비해 저자가 제시하는 수익모델은 제2의 월급이 생기는 확실한 1인 사업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빌린 집으로 매월 제2의 월급을

 

기본적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방안은 '공유경제'의 개념이다. 즉 대형 아파트 소유자의 경우 여유있는 방(총 4개에서 주인이 사용하는 방을 뺀 여유공간, 즉 3개)을 홈쉐어링으로 임대하는 형태이다. 이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 실제로 운영되는 것으로 집주인이 거실에 프로젝터를 설치해 주말마다 영화를 상영하고,파우더룸을 예쁘게 장식함으로써 공실 없이 임대하고 있다.

 

집을 소유하지 않았다면, 집을 빌려서 쉐어하우스로 운영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상승기에는 주택을 매입하여 세입자에게 전월세로 운영해 시세 차익과 임대 수익을 모두 누릴 수 있지만, 요즘처럼 하락하는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임대 수익만을 노리는 방법이 현명하지 않을까 싶다.

 

임차하여 운영할 경우,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으며, 당장 거금의 목돈이 들지 않는다는 상대적인 장점도 있다. 투자금은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울과 지방 모두 1,000~2,000만 원 정도면 가능한 곳을 찾을 수 있다. 서울의 괜찮은 지역도 보증금 2,000만 원 정도면 쉐어하우스를 운영하기에 충분하다. 

 

(예시)

 

 

홍대 인근 방 3개구조 다세대 주택을 임차

보증금 2천만 원, 월세 100만 원

2인실 2개, 1인실 1개로 운용

2인실 월 40만 원, 1인실 월 50만 원

월 임대 수익 210만 원

최종 수입 110만 원

 

 

월세 받기 좋은 지역은 따로 있다

 

그렇다. 분명히 따로 있다. 서울에서는 지하철 2호선 라인을 주목해야 한다. 여기에다 대학가 인근 지역을 공략한다면 승산 확률이 가장 높다. 2호선을 자세히 살펴보면 강남, 시청, 을지로, 구로디지털단지 등 여러 회사들이 위치한 업무 지구를 관통하고 있다. 또 연세대, 서울 교대, 건국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유명 대학들이 위치해 있는 핵심 노선임을 알 수 있다.

 

임대 사업을 할 때 유념해야 할 사항은 첫째, '공실 없이 운영할 수 있는지의 여부'와 둘째, '임차인의 월세 성실납부'이다. 사실상 이 두 가지가 임대 사업의 성공을 결정하는 키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대학가 인근을 추천하는 이유는 대학생이라는 임대 수요가 백업된다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학생들은 거의 연체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열렬한 팬인 부모님의 후원을 생각해 보라.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가 성공을 좌우한다

 

사업상 임차인의 신규 모집도 중요하지만, 기존 임차인에 대해서도 관리를 잘해야 사업이 편하고 공실이 없습니다. 일단 임대인은 서비스 제공자라는 투철한 의식으로 중무장해서 웬만한 것은 요구하는 대로 들어주는 것이 좋다. '나는 집주인이야' 또는 '월세 받는 사람이야' 같은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대체로 임차인은 주인에게 뭔가 요구하는 걸 꺼려 한다는 속성을 지녔다. 특히 젊은 사람이나 학생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노년에도 월급을 번다

 

앞서 예시에서 살펴보았듯이 공실이 없다면 월세 소득은 110만 원이다. 여기에 국민연금과 주택연금 등을 합한다면 비록 현직에서 은퇴한 백수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실속은 알찬 법이다. 옛말에 '가난은 나랏님도 도와주지 못한다'고 했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경제 환경을 고려할 때 국가의 노후복지는 점점 더 미흡할 게 분명하다. 따라서 노년에도 월급을 타는 수익 구조를 만든다면 굳이 자녀들의 도움 없이도 1년에 한두 번은 해외여행도 가능하고, 손주들 용돈 또한 지원해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직장인과 은퇴한 노인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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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은 마술사처럼 - 청중을 사로잡는 마술사의 7가지 비밀
데이비드 퀑 지음, 김문주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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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당신은 FBI 협상전문가에서부터 네트워킹 전문가, 기술사업가, 기업 CEP까지 다양한 경영적, 정치적, 사상적 지도자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들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추종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성공에 꼭 필요한 공감과 지지를 얻기 해 이러한 원칙들을 적용한 사람들이다. 또한 나는 전쟁에서 이기고, 적을 제압하고, 나라를 세우기 위해 이 원칙들을 사용한 역사적 인물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전설의 마술사 외에도 국가 지도자들과 고대의 비선 실세들이 포함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사회적인 커리어와 개인적인 삶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도전들에 이러한 원칙들을 적용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란 점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마술의 핵심 원칙 일곱 가지

 

책의 저자 데이비드 퀑은 마술사이자 <뉴욕타임스>의 크로스워드 퍼즐 제작자다. 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마술사의 역사를 연구하면서 역사학 학위를 받았다. 그는 전 세계적인 히트작 〈나우 유 씨 미〉에서 마술 총책임자였으며 현재 NBC 드라마 〈블라인드 스팟〉에서 암호 관련 자문을 맡고 있다. 또한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이미테이션 게임〉, 〈매그니피센트 7〉 등의 영화에서 자문을 맡았다. 인기 있는 테드토크 연사이기도 한 그는 전 세계 기업들에서 강연과 마술공연을 자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마술의 핵심 원칙 일곱 가지만 알면 어떤 무대에서라도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속이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자신의 계획대로 상황을 이끌어가며 실수에도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방법으로의 마술을 알려준다. 더불어 자신의 역할을 유연하게 수행하고 더 나아가 성공하는 방법, 영향력을 누리는 사람들이 가진 비밀을 설명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설득하고, 자신의 영역 안으로 자연스럽게 이끌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제1장(믿는대로 보인다, 지각적 공백을 활용하라)에서는 관객들이 눈으로 보고 있는 것과 믿는 것 사이에 지각적 공백이 준재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제2장(지나친 준비란 없다, 준비하고 또 준비하라)에서는 관객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돕는다. 제3장(스토리가 경쟁력이다, 각본을 짜라)에서는 미술을 관통하는 서사를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발견하게 된다. 제4장(보이는 대로 믿는다, 시선을 장악하라)에서는 마술사 최고의 친구, 즉 미스디렉션이 실생활에서 가지는 가치에 대해 탐구한다.

 

제5장(당신의 선택은? 자유선택의 자유를 설계하라)에서는 관객들에게 선택권을 주면서 그들을 지배하는 마술사의 기술을 배우게 된다. 제6장(친숙함의 허점을 공략하라)에서는 관객의 습관과 패턴, 그리고 기대를 은밀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제7장(플랜B를 준비하라)에서는 경쟁자보다 앞서가게 해줄 백업 계획을 개발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믿는 대로 보인다, 지각적 공백을 활용하라

 

우리들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본 것을 믿는다. 이는 인간의 본능이다. 즉 우리는 우리의 감각과 지각력을 믿는다. 나아가 우리는 스스로를 거짓으로부터 진정한 가치를 구분해낼 줄 알 정도로 똑똑하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고 가정한다. 또한 바보 같은 생각들 중에서 현명한 생각을, 사기꾼들 중에서 정직한 사람을, 똑똑한 척하는 이들 중에서 진짜 천재를 짚어낼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믿는다. 그래서 보이는 대로 믿는다.

 

이와같은 우리들의 믿음 때문에 마술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들의 지각은 맹점투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술사들은 지각의 점을 잇는 마음의 처리 과정을 완벽하게 이용한다. 이러한 처리 과정 가운데 하나가 실험심리학에 등장하는 무형 완성이다. 나무 한 그루가 서 있고, 나무 뒤쪽으로 닥스훈트 강아지의 머리와 꼬리가 보일 때 우리들은 마음속으로 나무 뒤에 강아지가 서 있다고 상상하게 된다. 이것이 무형 완성의 실제 예다.

 

그러나 마술사들은 나무 뒤에 두 마리 또는 그 이상의 강아지가 있을 수도, 아니면 반쪽짜리 강아지 인형 두 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마술사는 이 닥스훈트를 불가능한 길이까지 '늘려놓거나', '강아지를 반으로 동강내는' 마술을 통해 보는 이를 전율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이 진짜로 볼 수 있는 것과 우리들이 가정하는 것 사이의 지각적 공백을 이용하는 것이다.

 

 

지나친 준비란 없다, 준비하고 또 준비하라

 

대부분의 마술사는 '로드업'이라 불리는 비밀스런 행위를 한다. 이는 자신의 마술에 빠져들도록 미리 온갖 준비물들을 준비하는 것을 말한다. 마술을 구경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모자에서 갑자기 비둘기가 나타나고, 손에 있던 카드가 사라지고 없어졌던 카드가 다시 나타나는 등 말이다. 이는 모두 사전에 철저하게 마술사가 준비한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이는 우리들이 궁극적으로 성취하길 원하는 결과를 그려보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완벽하게 요리되어 접시에 놓인 음식? 놓쳐선 안 되는 사업계약 또는 당신의 커리어가 시작되게 해줄 마술쇼? 그 목표가 자신에게 소중할수록 신중하게 로드업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따라서,  자신의 커리어에 중요한 기로,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 등을 앞두고 있을 때 든든한 준비는 사전에 완벽한 자신감을 갖고 그 일에 임할 수 있도록 확신을 가져다준다.

 

 

스토리가 경쟁력이다, 각본을 짜라

 

이야기는 우리에게 바깥에서부터 안으로 영향을 미친다. 액션영화를 볼 때 영화에 몰입한 자신의 모습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주인공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장면이 나오면, 당신은 이를 악물게 되고 손에는 땀이 흥건하며 불안감에 몸을 움찔하게 된다. 이는 '거울신경'이라고 불리는, 마술과도 같은 신경세포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거울신경은 학습과 이야기 처리를 위한 두뇌의 가장 필수적인 메커니즘이다.

 

거울신경은 특정한 행동을 보거나 상상할 때, 그리고 실제로 그 행동을 수행할 때 작동한다. 이는 직접 망치질을 하는 사람과 망치질을 하는 사람을 보고 있는 사람의 뇌가 서로를 비춘다는 의미다. 또는 옛말 그대로, 보는 대로 배운다는 의미다. 이 특별한 신경은 우리가 간접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예컨대 운동 선수가 달리기시합에서 이기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치 자신이 직접 달린 듯이 의기양양함을 느끼게 되는 것과 같다.

 

 

보이는 대로 믿는다, 시선을 장악하라

 

미스디렉션은 관객의 관심을 마술의 방법 또는 작동원리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대신 마술의 감각적인 효과에는 가까워지게 바꾸는 조작방식을 의미한다. 일부 현대마술사들은 '관심관리'라는 좀 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 어느 쪽이든 사물을 사라지게 하고, 모양을 바꿔놓고, 물리법칙을 거스르는 초능력을 가졌다고 믿게 만들고, 평법한 것들을 이상하게 보이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아무튼 간에 이를 너무나도 잘 활용한 정치인이 있다. 그는 바로 유명한 루스벨트 대통령이다.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는 39살에 소아마비를 앓은 후 정계 복귀를 결정했다. 하지만 그에겐 넘어야 할 이미지 문제가 있었다. 당시 사회의 분위기가 장애인을 냉대했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이라면 신체적으로 건장하고 외모상 강함이 풍겨야만 했다. 따라서 소아마비를 앓은 하반신은 치명적인 약점이었던 것이다. 다리 재활 훈련에 7년을 매달렸지만 회복이 불가능함을 깨달은 그는 마술에 의존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그는 사전에 행사장을 철저하게 답사한 후 제일 먼저 연단에서 가까운 곳에 미리 준비한 특수의자에 앉아 있다가 철제보조기구를 자신의 몸에 은폐한 뒤 참을성 있게 연단까지 홀로 걸어가는 모습을 연출했던 것이다.     

 

마술에서 미스디렉션은 관객이 주목하는 것과 주목하지 않는 것 간의 간극을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술사의 목표는 그 간극을 증폭시켜 관객들이 마술효과 뒤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의심조차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증명했듯, 이러한 기술은 이미지, 메시지, 제품, 또는 정책이 받아들여지는 방식을 통제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된다.

 

미스디렉션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마술사들이 '프레임'이라고 부르는 초점의 도구다. 마술사들에게 프레임이란, 관객들이 보고 목격하고 마술의 클라이맥스를 즐기기를 바라는 특정한 구역이다. 일반적으로 프레임은 트릭 기법이 일어나는 곳을 의미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트릭들은 어둠 속에서, 다시 말해 관객들이 전혀 주목하지 않는 회색구역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나는 레몬을 갑자기 만들어내기 위해 이 컵을 쥐고 있는 것일까? 아니, 나는 테이블 밑에서 오렌지 하나를 몰래 꺼내기 위해 다른 한쪽 손을 프레임 바깥에서 사용하는 동안 당신의 주의를 집중시킬 프레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자유선택의 자유를 설계하라

 

영화 <나우 유 씨 미>의 첫 장면에서 악동 마술사 역을 맡은 제시 아이젠버그는 시카고 거리의 행인들 앞에서 현란한 손기술을 펼친다. 간단한 작업이었다. 이 마술로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뿐 아니라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몰입시키고 감탄하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만 빼면 말이다. 우리는 아이젠버그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서서, 구경하고 있던 한 여성에게 카드 한 장을 고르도록 부탁하면서 카드 한 벌을 휙휙 넘기도록 연기를 짰다.

 

 

그 여성은 다이아몬드 7 카드를 고른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전부 그 카드를 고르게 된다. 그후 아이젠버그가 카드들을 하늘로 뿌리면 배경에 있던 한 고층건물 벽면에 불이 켜지면서 거대한 다이아몬드 7 카드가 한 장 나타난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있던 사람들은 너무 놀라서 말문을 잃는다. 그리고 궁금해한다. 하지만 어떻게, 이 사람은 내가 무슨 카드를 뽑을지 알았을까? 

 

여기에서의 착각은 관객들이 자유롭게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술사들은 사람들의 생각과 결정을 이미 정해진 선택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모든 종류의 기술을 사용한다. 그러나 바라던 효과는 관객들이 진심으로 자신들이 그 성과물을 좌우했다고 믿을 때에만 성취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마술사의 목표는 자원자들에게 실제로는 그들이 가지지 않은 선택지를 가졌다고 확신시키는 것이다.

 

자유선택의 마술은 비즈니스에서도 잠재적 이득을 가져다준다. 고객들이 우리가 제안하는 제품이나 프로그램을 자신의 뜻대로 사게 되었다고 믿을 때, 그들의 태도는 우리가 우격다짐으로 판매를 밀어붙였을 때보다 훨씬 더 수용적일 것이다. 또한 향후에도 이 브랜드에 좀 더 감정적으로 관여하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주인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친숙함의 허점을 공략하라

 

군사적 위장은 본디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된 일이다. 자연은 동식물들이 보호와 포식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형태와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살펴보자. 바다속의 가자미들은 주변 환경에 맞추려고 8초라는 짧은 시간에 점박이나 격자무늬를 드러내며 색깔과 무늬를 모두 바꿀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보다 더 큰 포식자의 눈을 피하고, 다른 한편으론 새우나 게 같은 먹잇감을 손쉽게 사냥한다.

 

산누에나방의 반점은 부엉이의 눈을 닮았다. 왜 그럴까? 마치 마술 같은 이 패턴은 큰 부엉이를 무서워하는 작은 새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받을 수 있어서다. 이처럼 위장은 인류문명이 태동하기 훨씬 이전부터 동물의 왕국을 지배하던 기술이었다. 자연스럽게 인간들 역시 너무 뻔한 패턴을 구분해내고 때론 속아 넘어갈 수 있게 태어났다.

 

우리들은 본능적으로 더 친숙한 얼굴을 선호하기 때문에 낯익은 얼굴을 재빨리 읽어낼 수 있다. 우리는 패턴과 패턴을 해석하는 능력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왜냐하면, 이는 손쉬운 지름길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아침 패턴을 생각해보자. 눈을 뜨고 잠자리에서 일어나 샤워하고 옷을 입는다. 커피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고 이를 닦고 차를 몬다. 마침내 회사에 출근했다. 이는 모두 선천적인 효율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단점도 있다. 친숙한 패턴을 좇아 움직이면서 주목하지 않는 모든 것들을 떠올려보자. 무슨 옷을 고를지 또는 어떤 아침을 먹을지 별다른 생각 없이 자동으로 움직였는가? 만약 그랬다면, 누군가 밤사이 거실에 침입해서 구석에 세워둔 작은 조각상을 가지고 도망쳤다는 것을 눈치챘을까? 바로 코앞에 있어도 우리들은 보지 못한다. 이런 의미에서, 패턴에 대해 인지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우리에게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마술사들은 이 점을 놓치지 않는다. 

 

 

플랜B를 준비하라

 

플랜B란 트릭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됨에 따라 실패할 조짐이 보이거나 명백하게 실패할 것으로 판단될 때 사용하는 비상용 계획이나 도구를 뜻하는 마술사 용어다. 따라서, 이는 마술의 성공을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보험인 셈이다. 마술사는 마치 경영의 달인처럼 실패의 중요성을 잘 숨겨놓거나 위장시켜놓음으로써 성공하게 된다.

 

아주 오래 전에 <'비책', 예방책과 도전>(1940년)이란 책을 썼던 마술사 찰스 홉킨스는 공개적으로 실패를 하게 되는 경우에 대해 직설적으로 말했다. "당신이 사활을 걸었을 때 저지르는 실패는 백일하에 공개된다.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순간적인 퇴각이나 차질을 관객들이 눈치챈다면, 즉각적인 전략의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비상용 비책라고 부르는 이러한 전략은 계획에 없던 상황을 통제하고 재빨리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공중곡예사의 안전그물처럼 비상용 히든카드는 즉각적으로 그 행동을 살려낼 방법이 없을 때조차 우리들의 생존을 보장해준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마술사들은 이런 교훈이 늘 몸에 배어 있었을 것이다.

 

 

설득을 위해 마술의 힘을 사용하라

 

우리들은 대체로 마술사들은 사람들의 눈과 인식을 속이는 것만을 연구한다고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미스디렉션의 효과 발휘를 위해서 누구보다도 철저한 준비를 한다. 즉 마술사들은 관중의 마음을 의도한 대로 사로잡는 설득의 고수들인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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