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실험 - 문명이 붕괴된 이후의 세상을 실험한 어느 괴짜 과학자의 이야기
딜런 에번스 지음, 나현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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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이 끊어졌다. 사람들은 사재기를 하기 시작했고, 하루 만에 슈퍼마켓 매대가 텅텅 비었다. 약탈자들이 거리로 몰려나오자 모든 주요 도시에 병력이 배치되었다. 임박한 재앙의 조짐을 눈치 챈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 곧 닥칠 어려운 시기를 대비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시고 지역에 자급자족 공동체를 세워 곧 쇄도하게 될 난민의 첫 물결을 피하려 했다. 이런 공동체 중에 '유토피아 실험'이라 불리는 공동체가 있었다. 오늘날 이곳에 사는 우리는 그저 '유토피아'라 부른다. - '비명' 중에서

 

 

단순한 실험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 딜런 에번스는 1966년 영국 브리스톨 태생으로, 사우샘프턴 대학에서 스페인어와 언어학을 공부한 뒤 2000년 런던 경제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지낸 뒤 바스 대학에서 로봇 공학을, 웨스트 잉글랜드 대학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연구했다. 한때 자크 라캉 스타일의 정신 분석가로 현장에서 활동하기도 했으나 라캉주의의 논리적, 과학적 유효성에 의문을 품은 뒤 라캉주의가 환자들을 돕기보다는 더 해친다는 결론에 이르러 결국 라캉주의와 결별했다.

 

2006년 문명 붕괴 이후의 지속 가능한 삶을 실험하겠다며 '유토피아 실험'을 계획한 뒤 웨스트 잉글랜드 대학 부교수직을 사임했다. 스코틀랜드의 하일랜드에서 실제로 감행한 이 실험은 그에게 심각한 정신질환만 남긴 채 실패로 끝났다. 2008년 대학으로 돌아와 아일랜드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코크에서 다시 행동과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철학, 과학, 심리학, 문학을 넘나드는 글을 여러 매체에 기고한 그를 가디언지는 "실험복을 입은 알랭 드 보통"이라고 소개했다. 저서로 <유토피아 실험>, <감정>, <위험 지능>, <위약>, <라캉 정신분석 입문 사전>, <진화심리학 입문>(공저) 등이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문명이 붕괴된 이후의 세상을 가정하고 자원자들을 모집해 현대 기술 없이도 수천 년을 살았던 마야인들처럼 18개월 동안 실제로 자급자족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보려 했지만, 결국에는 자기 파멸이라는 파국으로 끝나버리고 만 '유토피아 실험'의 시작부터 종말, 그리고 그 이후를 다룬 흥미진진한 논픽션이다. 내용은 실화를 근거로, 등장인물의 이름은 가명이다.

 

 

이상향의 축소판을 만들어보겠다는 꿈을 품은 저자는 살던 집도 팔고, 대학교의 교수직도 사임한 후 스코틀랜드 북부 하일랜드의 허허벌판으로 향한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 풀리는 듯했다. 살면서 지어본 농사라고는 기껏 호기심에 길러본 대마초가 유일하긴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자급자족 공동체를 꾸리기에 적합하고 꼭 필요해 보이는 사람들이 '유토피아 실험'에 지원했다. 아무것도 '없는 장소'에 모인 사람들은 조금씩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중앙아시아의 유목민들이 거주하는 천막집 유르트를 함께 지어 올리고, 나무 데크를 만들고, 각자의 역할을 부여받아 장작을 패고, 밭을 갈고, 물을 긷고, 요리를 했다. 비록 사슴 사냥에 실패한 뒤 기르던 돼지를 잡아 바비큐 파티를 할지언정 문명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서도 그럭저럭 먹고살 만하다고 느꼈다.

 

"자원자들이 결국 내 신경을 갉아먹는 존재가 되리라고는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실험 초반의 평온함은 폭풍 전야의 고요함 같은 것이었다. 피크 오일(석유 종말)이 임박했으며 문명이 '진짜로' 붕괴될 것이라고 확신한 한 자원자는 예상한 문명 붕괴의 7단계를 이야기할 때마다 즐거워했다. 공동체의 규칙을 지킬 생각은 하지 않고 '위대한 영靈'의 명령에만 따른다는 괴상한 믿음을 지닌 또 다른 자원자는 무신론자인 저자와 모든 사안에서 격렬하게 충돌했다. 실험은 처음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흘러갔다.

 

 

 

 

대중의 광기狂氣와 '유토피아 실험'

 

스코틀랜드의 저널리스트 찰스 매케이는 자신의 저서 <대중의 미망과 광기>(1841년)에서 "인간은 무리로 있으면 광기에 빠졌다가 오직 한 명씩 천천히 제정신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16세기 중반 터키에서 네델란드로 건너 온 튤립은 구근식물이다. 꽃이 너무도 아름다워 상류층에서 이를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너도나도 이를 과시용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양파처럼 생긴 구근 1개의 가격이 당시 주택 한 채를 구입할 수 있는 가격으로까지 폭등했다. 이를 '튤립 버블'이라 부른다.

 

우리 인간들을 하나씩 놓고 보면 매우 지적인 생명체이다. 그러나 여럿이 모여 사회가 만들어지면 일종의 집단적 어리석음이 저절로 생겨나는 것처럼 보인다. 찰스 매케이의 저서에 나타나는 투기 거품, 십자군 전쟁, 마녀사냥 등 일반 대중들이 미망迷妄에 빠진 역사적 사건들이 이를 입증한다. 지금 시대는 그때보다 오히려 대중의 광기가 더욱 심한 것 같다. 현 한국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저자의 눈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역시 미쳐가는 것처럼 보였다. 분별 있는 개인들이 기후 변화의 위험을 경고하며 저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로서의 세계가 위험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어딘가에는 분명 정상적인 공동체, 집단 사고나 미망에 물들지 않은 공동체를 만드는 방법이 있지 않겠는가? 유토피아 실험은 이런 사회의 축도縮圖를 만들려는 시도였다.

 

지구 종말론자들은 현대 문명이 붕괴되기를 고대한다. 비록 수십억의 목숨이 희생될지라도 거품 경제의 풍선은 언젠가 결국 터지게 되어 있는 것처럼 이 세계를 바로잡을 날이 예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최후까지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더 인간적인 사회, 산업화로 인한 무수한 폐해에 물들지 않은 사회를 재건설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즉 기독교 신학에서 말하는 대환난 이후 천년왕국의 평화와 번영이 이어지듯 붕괴 이후의 세상은 산업혁명 이전의 행복한 삶의 방식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측한다.

 

 

 

지구 종말 이후의 삶

 

이제 저자의 마음 속엔 유토피아 실험이 단순한 모의실험, 그러니까 붕괴 이후의 삶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는 방식의 단계를 넘어서고 있었다. 이 실험은 진짜로 닥칠 일을 대비하는 실험이었다. 지구가 붕괴되리라는 생각에 깊이 빠지면 빠질수록 종말은 그저 가능성이 있는 일이 아니라 가까운 시일 안에 확실히 일어날 일처럼 여겨졌다. 어느 날 저녁 저자는 여동생 샬럿에게 전화를 걸어 그 계획을 설명했는데, 수화기 반대편에선 침묵이 흘렀다.

"실험을 하나 시작할 거야"
"그래그래. 무슨 실험인데?"
"지구 종말 이후의 삶을 실험하는 거야"

 

 

왜 유토피아 실험은 빨리 실패할까?

 

아마 그 이유는 시계를 0년으로 다시 맞추겠다는, 제로에서부터 다시 쌓겠다는 생각 자체와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이상주의자들이 바꾸고 싶어 하는 기성 제도는 대개 결함투성이지만, 한편으로 여러 세대와 무수한 세월의 연구 개발을 거쳐 축적된 지혜를 구체화하고 있기도 하다. 사람들은 제도의 특징보다 그 오류를 먼저 찾는다. 제도가 가진 결함의 일부는 모든 종류의 사회 조직에 내재한 결함일지 모른다. 사람들은 공통된 관심사를 갖고 있기에 집단을 형성하나, 교집합을 이루는 부분은 항상 일부이며 갈등은 교집합을 이루지 못한 부분에서 생겨나기 마련이다.

 

유토피아 실험이 빨리 실패하는 원인은 이런 실험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의 유형에 있을지도 모른다. 이상주의자가 현실적이기까지 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상주의자는 터무니없이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어서 현실이 따라주지 않으면 금세 환멸을 느낀다. 또 완벽한 사회가 어때야 하는지에 관해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하면 싸움은 훨씬 더 격렬해진다. 이들이 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유토피아는 또한 사회 부적응자를 끌어들이는데, 이 부적응자들이 사회에 통합되지 못하는 것은 이들이 비난하는 사회의 탓이 아니라 불평불만 많은 스스로의 성격 탓일 가능성이 있다.

 

 

결국 실험을 중단하다

저자가 더 이상 실험을 신뢰하지 않게 되면서 공교롭게도 다른 사람들은 훨씬 더 헌신적이 된 듯했다. 그 어느 때보다 전 지구적 붕괴의 징후가 임박했다는 확신에 빠져 있었다. 모두 힘을 합쳐 이렇게 열심히 땅을 경작하고 유르트를 지었는데 왜 이 모든 것이 18개월 후에 중단되어야 한단 말인가? 무기한 머물면 어때서? 그들이 생각하기에 어쨌든 문명은 얼마 안 있어 정말로 붕괴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붕괴가 일어났을 때 살아남길 원한다면 이곳만큼 훌륭한 장소는 없었다.

 

자원자들 모두를 저자의 망상 속에 끌어들이는 데 막 성공해놓고 스스로 더 이상 그것을 믿지 않음을 깨달은 셈이었다. 그리고 망상은 수수께끼처럼 사라졌다. 어떤 모호한 힘이 저자를 떠밀어 문명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믿게 했고, 이제 그 힘은 처음 찾아왔을 때처럼 수수께끼같이 떠났다. 그 결과로 저자는 휘청거리며 무너졌다.

 

 

결국 세상은 종말로 향한다

과학 기술은 진보해왔고 과학의 힘은 점점 증가해왔다. 이로 인해 우리들은 조상들보다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로 인간 삶의 조건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는 않는다. 앞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은 이 세상의 종말로 다가가는 한 걸음이다. 길게 보면 인간은 모두 언젠가 죽는다. 인간이 수명 연장법을 발견한다 해도 우주는 결국 끝없이 팽창하다가 차갑게 얼어붙을 것이다.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없는 장소'

 

오늘날 수많은 대안 공동체나 생태주의 마을에 자발적 의지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가치와 철학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실현하고자 한다. 모든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협력보다 경쟁을 통해 성장하라고 권하며, 개인을 단지 소비자에 머물게 하는 현대 사회에 과감히 반기를 든 사람들에게 이 책은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상상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아가 저자는 '현실성 없는 이상주의와 상상력 없는 현실주의' 사이에서 매 순간 방황하는 이들에게 용기 있는 실천의 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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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까지 행복해봤니? - 네 마음이 반짝반짝 빛나는 곳으로 너를 데려다줄게
곽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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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네 심부름센터가 아니야. 세상에서 가장 너를 사랑하는 지혜로운 분이시다. 부모들도 사랑한다고 해서 어린 자식이 조르는 것을 모두 들어주진 않지 않니? 하지만 일단 아들딸이 뭘 원하는지는 알고 있어야 해. 네가 원하는 바로 그때, 원하는 바로 그걸 주진 않을지 모르지만 들어뒀다가 너의 때가 무르익었다 싶을 때, 너에게 적당하겠다 싶은 걸로 골라 주는 것이 더 크고 현명한, 진정 너를 사랑하는 보호자가 하는 일이란다. - '시작하며' 중에서

 

 

 

이 책의 저자 곽세라20년째 여행하며 글을 쓰고 있는 몸, 마음 전문가이다. 그녀는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과 인도 델리대학교 힌두철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유명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중 '머리'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가슴'으로 살고 싶다는 열망에 따라 인도로 떠나 요가와 철학, 명상을 배우는 것을 시작으로 피트니스와 웰빙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리조트 클럽메드에서 피트니스, 요가 아시아 퍼시픽 트레이너로 활동했으며, 교통방송 '상쾌한 아침'에서 '세라의 레몬요가'를 진행했다. <월간 조선>, <바앤다이닝>, <석세스파트너> 등의 잡지를 통해 웰빙, 건강 칼럼니스트로 활약하는 틈틈이 일본 미술국전인 니카(NIKA) 전 입상으로 화가로 데뷔했고, 인도 전역을 돌며 힐링을 주제로 한 아트쇼 '아트 투 하트(ART TO HEART)'를 펼치기도 했다.

삶을 부드럽게 꿰뚫는 시선과 독특한 사유의 힘을 지닌 메시지로 지친 현대인들의 가슴에 고요한 치유를 선사하며 이 시대를 대표하는 힐링라이터로 사랑받고 있으며, 저서로는 <인생에 대한 예의>, <앉는 법, 서는 법, 걷는 법>, <멋대로 살아라>, <길을 잃지 않는 바람처럼>, <모닝콜>,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 <너를 어쩌면 좋을까> 등이 있다.

 

책은세 파트로 구성되었는데, 우리들은 책 속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접하게 된다. 즉 천 리 앞을 내다보는 장님 해리는 "너는 그 슬픔을 가지고 무얼 할 거냐? 불행한 채 여행하지 마" 라고 충고한다. 또 꿈을 지키는 사람 파루는 "버킷리스트보다 급한 건 독버섯리스트야. 제발 원치 않는 것을 선택하지 말고, 가슴 뛰지 않는 일엔 발을 들여놓지 말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는 얽히지 마라" 고 말하며, 별을 이야기하는 소년 야란, 알을 깨고 꿈의 바다로 나가 결국 '내 마음의 집'을 찾고 '내 부족을 만나는 법'을 알려준다.

 

 

 

 

나에게 일어날 일에 관심을 가져라

 

천리 앞을 내다보는 눈을 '천리안'이라고 한다. 이는 범인凡人들이 결코 가질 수 없는 특출한 재능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해리라는 인물은 부족 중에서 가장 밝은 안목을 지닌 샤먼이었다. 이런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은 신들이 시기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해리는 태어날 때부터 장님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찾아온 이들의 손을 만져보고 그들의 삶을 읽어냈다.

 

해리는 이 일을 하면 할수록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그저 무슨 일이 발생할지를 알려달라고 조르기만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제일 필요한 것은 자신에게 일어날 일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일어날 일엔 관심이 없다. 이처럼 사람들은 인생을 크게 오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행복한 사람이 되어서 가면 세상 어디든 행복할 거다.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신발과 같아. 먼저 신발을 신어야 어디든 갈 수 있지 않니? 밑창이 튼튼한 신발을 신은 사람은 가시덤불이 나와도, 얼어붙은 강을 만나도 웃으며 성큼성큼 건널 수 있다. 불행한 채 어딘가로 간다는 것은 맨발로 길을 떠나는 것과 같아. 그곳에 가면 신겠다고 신발을 머리에 이고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 맨발로 얼마나 버티겠니? 조그만 자갈돌 하나만 밟아도 그 자리에 주저앉게 된단다" (44쪽)

 

 

행복을 찾는 여행

 

바다거북은 바다에서 긴 여정을 하다가 때가 되면, 즉 후손을 만들려고 알을 낳고자 해변가로 올라와서 일을 치른다. 모래구덩이에 수많은 알을 낳고서는 마치 자신의 일을 다한 양 또다시 바다로 여정을 떠난다. 이후 이 알들은 따뜻한 모래 덕분에 부화를 거쳐 그들의 어미가 그랬던 것처럼 바다를 향해 뒤뚱거리며 나아간다. 이 때 천적들에게 노출되어 먹잇감이 되고 마는 불행한 일을 당하기도 한다. 책은 이런 바다거북을 위한 지침을 소개한다.

 

여행을 하는 바다거북을 위한 지침

 

흐름에 몸을 맡기고 헤엄칠 것.

방향을 잃지 말 것.

위기가 닥치면 껍질 안에 웅크리고 낮게 가라앉을 것.

오래 생각할 것.

우아하게 나이들 것.

멀리 여행하되 잊지 말고 네 바다로 돌아올 것.

 

 

우리들 대부분은 행복에 대한 환상으로 인해 지나치게 이를 추구하고 그리고 이를 찾는 여행을 떠난다. 나 역시 그러했다. 그런데, 이젠 나는 "행복을 추구하는 순간, 당신은 불행해질 것이오"라는 저자의 표현법에 공감하고 동의한다. 그 머나 먼 여정의 끝은 결국 자기 자신의 내면에 살아 숨쉬고 있음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호주여행을 떠난 적이 있는가? 이 땅엔 붉은 영혼의 빛을 띄는 울룰루라는 거대한 바위산이 있다. 여행사에선 이를 에어즈락(호주 초대 수상의 이름)으로 소개하며 일출, 일몰여행을 추천한다. 호주 원주민인 아낭구 부족은 오랫동안 이곳을 중심으로 조상의 영혼들이 모이는 성스러운 장소로 인식해왔다. 따라서 이곳의 명칭은 원주민이 부르는 울룰루로 복원시켜야 한다.

 

책엔 엉클 파루가 등장한다. 꿈을 지키는 사람인 그는 자신을 아난구아무투 부족 야뭄무의 아들이라고 소개한다. 그도 자신들의 부족이 4만 년 전부터 이곳 붉은 땅에 살고 있었으며 들꽃도, 나무도, 덤불도, 모래도 모두 그들의 가족이었으므로 결코 외롭지 않다면서 "어디에 있건 너는 혼자가 아니다. 삶은 완벽하단다. 그저, 감사하며, 있어라"고 어른들이 그를 가르쳤다고 말한다.

 

행복을 추구하고 행복을 찾는다고? 추구하고 찾아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은 당신 것이 아니오. 어렵게 얻는다 해도 언젠가는 당신을 떠날 것들이오. 오른쪽 눈을 찾아 여행을 떠난 적이 있소? 어머니의 사랑을 얻기 위해 연구하고 실험한 적이 있소? 진정한 ‘당신 것’은 처음부터 거기 있는 거요. 잃지 않도록 마음을 쓸 뿐, 그걸 얻으려 애쓸 필요가 없어야 당신 거요.(85쪽)

 

 

꿈을 꾸는 법부터 배워라

 

울룰루에는 대략 다섯 명 정도의 스타텔러가 있다고 한다. 스타텔러란 '별을 이야기하는 사람' 또는 '하늘 길을 그리는 사람'을 가리킨다. 말하자면 직업이다. 이는 점성술사와는 달랐다. 별에 얽힌 모든 이야기들을 기억하고 있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이를 전달하는 메신저인 셈이다. 책엔 22살에 스타텔러가 된 야란이라는 소년이 등장한다.

 

"별을 읽다보면 사람이 읽힌단다. 우리는 별의 가루로 만들어진 존재니까.

길 잃은 사람은 길 잃은 별처럼 빛이 바랜다. 한눈에 알아볼 수가 있지"

 

야란은 금세기를 지나고 있는 인간들 대부분이 앓는 병에 대해 얘기한다. 즉 자기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를 모르는 병이다. 먼저 꿈꾸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거꾸로 꿈을 이루려고 애쓰는 법부터 배운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계획할 줄만 알고 원하는 법을 모른다. 또 해치울 줄은 알아도 이룰 줄은 모른다. 인생의 열쇠를 찾는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사실 열쇠는 이미 우리들이 갖고 있다. 자기 자신이 바로 열쇠인 것이다.  


무엇부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면 지금은 멈추어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시작하지 마라. 벌여놓은 일에서 손을 떼고 신발 끈을 풀고 앉아라.

 

 

 

경험을 믿어라 

 

우리들 대부분은 행복을 멀리 떨어진 외딴 섬에 살고있는 파랑새로 여긴다. 그래서 이 파랑새를 찾고자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그렇다고 이런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왜냐하면, 우리들 인생이 다 그렇듯 한참을 돌고돌아 결국엔 제자리를 찾게 되기 때문이다. 결코 먼 곳이 있진 않다. 사랑과 마찬가지로 행복 또한 경험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내가 행복해봐야 남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난 곽세라 작가를 2012년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로 첫 인연을 맺었다. 신비로운 보랏빛 머리카락을 지닌 17살 소녀 류를 통해 생의 심오한 물음과 비밀을 깨닫게 해준다. 함께 읽으면 좋을 듯해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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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경영을 만나다
윤대현 지음 / 북새바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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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을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서로 성장한다는 뜻이다. 가라치는 사람인 필자도 누군가를 짇도하면서 사고의 폭이 더 넓어지고 깊어지는 체험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삶의 현장에서의 체험과 지도 내용, 내가 취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던 삶의 자세들을 응집해놓았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자수성가형 부자 윤대현의 인생 마인드

 

책의 저자 윤대현은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코엑스 기획실장을 거쳐 I/B HOLDINGS 사업기획 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브랜드밸리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FM 그룹 회장과 FM 부동산 경매투자교육원 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컨설팅을 포함해서 200여 회가 넘는 경매 낙찰로 많은 수익을 거두어,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경매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단순하게 경매 하나만 국한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시야를 넓혀 인문학의 큰 숲에서 사회 현상들을 연구하며 그것을 성공 투자에 접목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그는 부동산 경매 최고전문가과정과 부동산 개발 최고지도자과정(한국경제)을 수료했다. 저서로는 <실전경매입문>, <실전특수물건의 이해>, <실전경매지도사>, <경매! 인문을 만나다> 등이 있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마다 자신의 내면, 타인과 인간관계, 사회 제반 현상에 대한 이해, 그리고 성장과 상생, 성공까지 폭 넓게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이 길이 아닌 저 길을 모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길잡이와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유익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파악하는 것'이다

 

우리들의 인생에서 중요한 요소들은 정말 많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들라면 '사람'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분양사무실에 고객이 방문했을 때 부부가 함께 왔다면 분양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동네 아줌마들이 몰려왔다면 이는 시세 분석차 온 것에 불과하다. 이처럼 28초만에 상대방을 파악해야 한다는 법칙이 있다. 이는 바로 마케팅의 '28초 법칙'이다.

 

그런데, 사람을 파악한다는 게 소위 산전수전을 겪어본 경험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자기자신에게 뚝 떨어지는 재능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책은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한다. 저자가 알고 지내는 금융권 어느 부회장은 미국 뉴욕지점장을 지낸 적이 있는데, 미국에선 동일한 사업을 10년 이상 지속한 사람이라면 신용도 보지 않고 즉각 대출을 해준다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한국의 금융권은 이렇게 대출하지 않는다. 타업종의 진출을 위한 사업자에게 신규사업임에도 쉽게 대출해주고 만다. 말하자면 초짜에게 대출을 해주는 셈이다. 대출금 상환이 가능할까? 결과는 굳이 얘기하지 않더라도 다들 눈치챘을 것이다.

 

 

사업 구도의 3가지 기준 분석

 

법률적 분석~ 여러 법률을 이해함으로써

금융적 분석~ 투자에 있어 수익과 손해를 명확하게

시장적 분석~ 당해 투자건이 왜 시장에 나왔는지

 

 

내 탓을 인정해야 발전하게 된다

 

남에게 인정받고 싶다면 평소에 행동을 잘해야 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속담처럼, 모든 일의 결과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과장 승진심사에서 늘 탈락하는 고참 대리가 있었다. 그의 업무 실력은 뛰어났지만 평소에 음주가무를 좋아한 탓에 거의 매일 저녁에 술자리가 약속되어 있었다. 당연히 칼퇴근이 그의 보증수표였다. 더구나 노총각인 탓에 귀가 시간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인사불성인 상태로 귀가하다보니 아침 출근은 허겁지겁 지각대장이었다.

 

이런 직장생활이 주욱 지속되면서 같은 대학교 후배들한테도 늘상 승진대상에서 밀리고 말았다. 결국 이런 결과는 스스로가 만든 셈이다. 실력의 유무를 떠나 회사라는 조직에서는 안정적인 직원관리 내지는 업무관리를 할 수 있는 인물에게 책임자 자리를 맡기는 게 당연한 수순인 것이다. 언젠가부터 그는 변했다. 고사성어를 공부하더니 깨달은 교훈을 그대로 실천해 나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바로 '반구저기 反求諸己'라는 고사성어다.

 

하나라의 우임금은 아들 백계로 하여금 군사를 일으킨 유호씨와 상대하게 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참패하고 말았다. 이에 백계의 부하들은 패배를 인정하지 못해 재차 싸우자고 했지만 백계는 자신의 군사가 우위였음에도 패한 것은 자신의 실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책임을 돌리며 더 이상 싸우지 않았다. 이후 그는 더욱 분발하여 매일 일찍 일어나 일하고, 검소하게 생활하며, 백성들을 아끼었다. 이렇게 1년이 지나자 유호씨가 오히려 감복하여 귀순했다는 고사이다. 그렇다. 어떤 일이 잘못되었다면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

 

 

 

 

인간관계에서의 2:6:2의 법칙

 

사회는 생각보다 더욱 냉정하다. 그렇기에 선과 악을 따지기보다는 이해관계로 판단해야 한다. 인간성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게 아니라 가변적 요소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하면, 스스로 생각할 때 특정 인물이 비즈니스적으로 자신에게 해가 된다고 파악되면 앞뒤 볼 것없이 잘라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자기 자신이 착한 사람으로 인식되고 싶어서 엉거주춤 식으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시간과 비용 모두 낭비인 것이다.

 

2:6:2의 법칙이란 게 있다. 이는 내가 무슨 일을 해도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 20%,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 60%, 내가 아무리 잘해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 20%로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에겐 시간을 더 쏟는다. 이런 사람에게 그런 투자를 해도 아깝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는 60% 사람들은 나에게 해가 되기도 득이 되기도 하므로 적정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를 싫어하는 20% 사람에게는 아무런 시간과 노력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 이처럼 취사선택을 잘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가 없다.

 

 

습관이 성공을 만든다

 

우리 모두는 성공을 원한다. 그런데, 우리 인간들에겐 습관이라는 무섭도록 집요한 게 있다. 그래서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김유신 장군도 젊은 시절 친구들과 저잣거리에서 흥청대며 노는 걸 좋아했다. 그런데, 이를 끊고 산으로 들어가 무술을 연마하기로 결심하고 마지막으로 이별주 연회를 가졌다.

 

대취하여 말 등에 탄 채로 집에 가는 길에 졸고 말았다. 인기척에 정신을 차려보니 그가 도착한 곳은 평소 자주 찾던 고급 창녀 미실의 집 앞이었다. 습관이 이토록 무섭다. 그가 아끼던 백마는 주인이 어디로 가는지를 습관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미실은 반가워하며 김유신을 맞는다. 하지만 말에서 내린 유신은 칼로 내리쳐서 백마를 죽이고 만다. 그 길로 돌아서서 입산길에 올랐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6가지 습관

 

총알처럼 움직여라

창조적 고통을 즐겨라

쪼개고 분석하고 구조화하라

마케팅에 올인하라

기본에 충실하라

끝까지 물고 늘어져라

 

최근 언론에 연예인들의 마약 혐의를 크게 다루었다. 이들이 스스로 겪는 정신적 부담감이나 불안감을 마약으로 해소하다 보니 이게 습관적인 행동으로 고착화되고 만 것이다. 스스로도 이게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고 공인으로서의 잘못된 행동임을 사과까지 했다. 그렇다. 행동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그 사람의 삶까지도 결정하는 법이다. 따라서, 좋은 습관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고, 나쁜 습관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역할 을 하는 것이다.

 

 

 

결국 행동이 성공을 보장한다

 

부자들은 돈을 능숙하게 다룬다. 이는 일상을 통해 자신의 경험이 몸에 밴 것이다. 기대가 큰 프로젝트일수록 우리들은 생각이 많아진다. 그런데, 지나치게 많은 생각 때문에 노를 젓지 못해 멈추고 있는 배가 되어선 곤란하다. 이런 말이 있다. 부자들은 어리석음은 참을 수 있지만 게으름은 못 참는다고 말이다. 생각에만 그치는 게으름은 아무런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행동을 통해 직접 경험이 축적되어야만 성공의문턱에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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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노미 제2의 이동 혁명 - 인간 없는 자동차가 가져올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
로렌스 번스.크리스토퍼 슐건 지음, 김현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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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국에서는 개인 이동의 85퍼센트가 자동차로 이뤄진다. 그리고 미국에서 운행되는 자동차의 평균 탑승자 수는 마일당 1.7명이지만 출퇴근할 때 사용되는 차량의 경우 그 수치가 1.1명으로 내려간다. 혼잡한 도시에서 자동차의 평균 주행 속도는 기껏해야 시속 12마일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우리가 운전하는 승용차와 트럭, SUV에는 적어도 다섯 명이 넘는 성인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많은 차량의 엔진 역시 시속 120마일 이상의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크라프칙은 "우리나라의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들은 완전히 엉망진창"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필요 이상으로 많은 기능을 갖춘 차들은 위험하다. 무겁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전 세계에서 130만 명이 자동차 충돌 사고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미국의 경우 2016년에만 3만 7,461명이 자동차 충돌 사고로 사망했으며, 이로 인해 생의 전반기에 미국인들이 사망하는 원인 가운데 비의도적인 상해가 1위를 차지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GM의 콘셉트 카 오토노미

 

책의 저자 로렌스 번스는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 GM) 연구 개발 및 전략 기획 부문 부사장을 역임하며 GM의 첨단 기술, 혁신 프로그램, 기업 전략을 총괄했다. 미시간대학교 공학 교수였으며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진행한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이끈 바 있다. 30년 넘게 GM에 몸담으면서 커넥티드 카를 비롯해 연료전지, 바이오 연료 등을 기반으로 하는 대체 추진 시스템을 사용한 자동차, 자율주행 전기 콘셉트 카 개발 등의 프로젝트를 맡으며 GM의 기술 혁신을 주도했다. 2011년부터 구글 웨이모(Waymo, 구글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젝트)의 자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국립 공학 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Engineering)의 회원이다.

 

또 공저자 크리스토퍼 슐건은 혁신적인 기술을 주제로 글을 쓰는 작가로 많은 전문가들과 함께 책을 집필했다. 베스트셀러인 <1분 운동>(The One-Minute Workout)을 비롯해 여덟 권의 책을 썼다.

 

지금 세계는 새로운 오토모빌리티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앞으로 우리들이 맞이할 새 시대엔 더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면서도 놀라운 이동성을 경험하면서 이런 이동수단이 제공하는 자유를 재정의함으로써 우리들이 살아가는 생활방식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과 그리고 이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이 책은 이와같은 미래를 재정의한 파괴자들, 즉 남보다 한발 앞서 가능성을 일아본 선구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이들의 비전이 지금까지 어떻게 실현되었으며, 이들이 그린 미래가 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놓을지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극소수에 불과한 이들은 오랫동안 터무니없는 몽상가, 놀이터에서 모래 장난이나 하는 어린애들이라는 비난을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이들의 몽상과 모래 장난은 지금 현실이 되어 자율주행차 시대를 열고 있다.

 

 

 

 

2019년 1월 8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IT 전시회 ‘CES 2019’에서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이 자율주행 기술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전 세계가 자율주행 기술에 이토록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집약체’라고도 불리는 이 기술은 비단 인간을 ‘운전 노동’에서 해방시키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충전 가능한 전기차, 차량 공유 서비스라는 두 가지 트렌드와 융합해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인간의 이동 행위 자체에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면서 쓰나미급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 변화를 불러올 예정이다.

 

과거의 주된 이동수단은 '마차'였다. 그런데, 100여 년 전 자동차라는 이동수단이 등장하면서 마차가 사라지고 새롭게 고속도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 주차장이라는 공간이 생겨났고, 가정용 등유 생산에 주력하던 석유 업계는 휘발유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이후 고급 자동차 브랜드가 생겼고, 자동차는 지위와 계급을 나타내는 수단으로까지 발전했다. 이를 제1의 이동혁명이라고 평가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접어든 지금 우리는 이제 자율주행차라는 제2의 이동혁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에 첨가제를 보완하다

 

자율주행 기술만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또 다른 두 개의 추세가 이 기술을 가속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첫째, 자동차 충전 기술의 개발로 인해 석유 에너지에 의존하지 않는 자동차의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둘째, 우버와 리프트 같은 서비스형 운송 방식이 생겨남으로써 소비자들은 직접 소유하지 않더라도 공유 서비스 방식을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는 말에 어울릴 정도로 이런 세 가지의 추세가 합쳐지면서 우리들은 이동수단에 관한 한 새로운 변곡점에 서 있는 셈이다. 비단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개인 이동성 자체를 재정의할,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가 지금 우리의 눈앞에 펼쳐졌다. 그래서 훗날 우리들은 20세기와 21세기에 인간이 택했던 이동 방식은 석유 에너지에 의존하고 손수 운전해야 했으므로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4조 달러짜리 파괴

 

GM은 맞춤형으로 설계된 공유형 자율주행 전기차의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추산해 보았다. 마일당 1.3달러라는 금액에 미국인의 연간 운전 거리 3조 마일을 곱하자 이동성 파괴로 미국의 운전자들이 절약할 금액을 산출할 수 있었다. 새로운 오토모빌리티 시대가 도래하면 이동 시스템에 미국이 매년 지불하는 4조 5,000억 달러의 비용 중 무려 3조 9,000억 달러를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공유형 자율주행 전기차를 기반으로 하는 방식을 채택하면 운전자 한 명이 연간 5,625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운전을 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는 시간이라는 가치를 추가로 얻을 수 있다. 시간의 가치를 얼마로 계산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년 동안 절약할 수 있는 금액은 1만 6,000달러에 이를 수도 있고, 그보다 더 많을 수도 있는 셈이다.

 

 

'이동성 분야로 몰려드는 기업들'

 

2015년 초 존 카세사는 투자회사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전무이사였다. 그는 먼저 GM의 제품개발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애널리스트로 변신해 가장 큰 규모가 큰 자동차 회사들을 논리정연하게 평가했다. 이후 그는 토요타, 마그나인터내셔널, 리어 같은 자동차 회사들과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 간의 M&A를 비롯해 각종 거래를 성사시키는 협상 전문가로 성장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카세사는 다른 많은 자동차 업계의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도 자율주행차나 대규모 이동성 파괴라는 개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의 기억을 이렇게 회상했다. "하지만 전 그런 게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환상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냥 그런 변화가 세상에 그리고 우리 비즈니스에 어던 영향을 미칠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이다. 

 

그는 동료들과 고객들에게 내 논문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가 논문을 보여준 사람들은 자동차 업계에서도 가장 직급이 높은 임원들이었다. 그는 내가 예측한 변화를 '업계 전체를 뒤흔들 지진'으로 묘사하며 연구 내용을 소개했다. "이건 당신들이 만들어낸 제품을 발전시킨 게 아니라 당신들이 만들어낸 제품을 대체하는 겁니다"

 

하지만 나중에 그는 공유형 자율주행차가 미래에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판단했다. 과거에 이동성은 기업이 판매하는 개별 자동차의 형태를 띤 '상품'이었다. 하지만 미래에 이동성은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운영하는 '서비스'가 된다. 자동차 회사들은 그들이 생산한 자동차를 이용해 스스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완벽을 향해 계속 진화중이다

 

이동성 파괴가 이뤄지면 우리의 삶은 개선될 것이다. 교통 체증으로 인한 분노가 과거의 일이 되고 노동 변화로 인한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는 좀 더 쾌적한 주거지로, 인간이 살아가기에 좀 더 적합한 곳으로 바뀔 것이다. 또한 오늘날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수많은 불편한 일의 상당수가 사라질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몰고 올 미래상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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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교과서 - 경영 멘토가 들려주는 사장의 고민에 대한 명쾌한 해법
주상용 지음 / 라온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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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다들 어렵다고 야단이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언제 어려움이 없었던 적이 있었던가? 유능한 뱃사공은 바람과 파도를 이용한다. 즉 장애물을 기회로 여긴다. 이와 마찬가지로 유능한 사장은 돈과 사람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낸다. 다르게 생각해서 없던 것을 생각해낸다. 이 책 속에 담긴 이야기가 새로운 돌파와 성장을 위한 당신의 항해에 거친 바람과 파도를 오히려 기회로 삼는 좋은 돛이 될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장이라면 알아야 할 것들

 

책의 저자 주상용이랜드 그룹의 패션 및 유통 부문에서 영업, 생산, 기획, 인사실장, 고객전략실장 등 다양한 직무를 거치며 20년간 인재경영, 지식경영의 진수를 익혔다. 또한 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신규 브랜드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후 교육회사 (주)트니트니에서 경영자문으로서 CEO 코칭과 임원 코칭, 팀장 역량개발을 진행했다. 그리고 개인과 조직 생산성을 크게 증진해 회사의 매출을 300%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영유아 교구 유통회사인 (주)티엔월드 대표이사를 역임하기도 했으며, 현재 중소기업 경영자문 및 CEO 코칭, 팀장 코칭, 채용 자문으로 활약하고 있다.

 

총 3부로 구성된 책은 1부(어떤 사장이 되어야 하는가?)에선 사장이 왜 배워야 하는지, 사장 스스로 생산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해 살펴보며, 2부(어떻게 직원을 통해 성과를 내야 하는가?)에선 조직의 생산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위기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3부(직원이 회사를 다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에선 사장이 일하는 이유를 포함해 어떻게 회사의 정신과 문화를 만들고 직원들에게 소중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본다.

 

덤으로 부록 3편이 실려 있는데, 부록1은 사장의 자기점검 편이고, 부록2는 한 주에 사장이 꼭 해야 하는 사장의 4가지 핵심행동을 소개하며, 부록3은 실전에서 사장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7가지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따라서, 심각한 성장통을 겪는 사장, 실패로 바닥을 맞본 후 새로운 재도약을 준비하는 사장, 향후 일 잘하는 사장이 되려고 준비 중인 예비 사장 등에게 유용한 길잡이가 될 듯하다.

 

 

 

 

사장이 해야 할 3가지 질문

 

사장은 최고 지위에 있으므로 부하 임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내리고 결재를 받기 위해 올라온 보고서에 서명만 하면 되는 사람으로 오해하기 쉽다. 물론 일부는 맞는 말이지만 혼자서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일방적으로 조직을 이끌어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인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책에서 '사장, 배운 적 있나요?', '사장, 누구에게 평가받나요?', '사장, 1인 다역 하는 게 맞나요?'라는 3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사장이 스스로의 역량을 파악하지 못하면 회사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즉 회사의 여러 실무에 적합한 인재를 등용해서 권한 위임을 통해 회사 업무가 상호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게 해야 비로소 회사의 생산성이 향상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모든 일을 지시하고 챙기는 그런 경영을 한다면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런 사장이 바로 회사 성장의 장애물인 셈이다.

 

둘째, 회사 경영을 대표하는 사장은 스스로 경험해보지도, 배워보지도 않은 영역의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자신은 아랫 사람들을 평가했지만 스스로는 평가를 받아본 적이 없는 것이다. 스스로를 냉정하게 평가하지 못하고 그냥 넘기다 보면 결국 새로운 트렌드에 둔감해지고 고장관념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창조적인 개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피드백이 성장의 유일한 방법이다"라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하면서 평가 피드백을 받으라고 권한다.

 

셋째, 사장은 기본적으로 일을 잘한다. 게다가 열정도 남달라 마치 슈퍼맨인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하려면 이런 착각에 빠져선 안 된다. 회사가 성장하려면 여러 사람의 힘을 한 곳으로 모으는 효율적인 업무 처리를 통해야만 한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결국 효율적인 인재 채용을 실기함으로써 성장이 더디어지거나 역주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실무자에겐 사무처리를 잘 할 수 잇는 테크니컬 스킬을, 관리자에겐 사람을 잘 다루는 휴먼 스킬을, 경영자에겐 전체를 볼 줄 아는 콘셉추얼 스킬을 익히도록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일 잘하는 사장이란

 

사업 초기의 작은 회사라면 몰라도 사장은 '1인 다역'을 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 잘하는 사장은 회사의 경영 성과를 혼자만이 아니라 회사 임직원을 통해 성과를 달성한다. 그런데, 맨 먼저 스스로의 리더십으로 회사가 직면한 어려운 난제들을 헤쳐나가야 하므로 이때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스스로 창업에 나선 후 사업의 성공을 경험한 사장일수록 지나치게 스스로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기에 정기적으로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따로 가져야 한다. 스스로에게 일을 잘 시키려면 정기적으로 성찰해야 한다. 여기서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에 근거한 자신신만의 경영철학이 꽃피게 되는 것이다.

 

 

인재 양성의 방법

 

승리에 배고픈 스포츠의 승부사처럼 회사의 사장은 늘 능력 있는 인재를 갈구하고 배 고파한다. 특히, 난제들을 처리할 줄 아는 뛰어난 해결사들을 원한다. 이에 회사 밖에서 거액의 스카우트 비용을 들여서까지 그런 인물을 채용하지만 사실 성공률은 높지 않은 편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가 여럿이겠지만, 그중 하나는 스카우트한 인재가 근무했던 조직과 당해 회사의 조직이 가지는 문화, 즉 조직문화의 DNA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회사 안에서 직원들을 성장시켜 인재를 만들어내는 것이 결국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임을 사장을 이해해야 한다. 나아가 이해에만 그치지 말고 이를 핵심 과업으로 삼아서 업무 영역이든 비업무 영역이든 모든 분야에서 사장은 직원들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그들을 관찰하고 발탁해야 할 후보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책은 인재 양성 3단계를 제시한다.

 

인재 양성의 3단계

 

1단계~ 강점에 걸맞는 재배치(몰입 환경의 제공)

2단계~ 도전 목표의 자극(필요한 역량의 개발을 지원)

3단계~ 책임자 자리에 발탁(스스로 성장할 필요성을 깨닫는 기회의 제공)

 



사장이란 어떤 사람인가?

 

베트남 국가대표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쌀딩크' 박항서 감독, 그는 10년만에 베트남을 스즈키컵 아세안 축구대회의 우승컵을 들어올림으로써 현재 일약 베트남의 영웅으로 뛰어올랐다. 그의 인기는 한국에 대한 호감으로까지 승화됨으로써 민간인 신분으로 수백 명의 정식 외교관도 해내지 못할 일을 해내고 있는 셈이다.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 준비 때 거스 히딩크 감독의 가르침 아래 코치로 재직했었다. 당시 일화를 소개한 글이다.

 

감독 데뷔를 준비하던 시절, 히딩크 감독이 제게 해준 충고가 있습니다. '성인팀을 맡을 경우 절대로 임의대로 바꾸려고 생각하지 마라. 주어진 상황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죠.

 

그렇다. '주어진 상황을 활용하라'라는 가르침은 박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에 그대로 반영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리더의 한 마디는 평생 자산이 된다. 모든 사람은 훌륭한 사람의 영향력을 받고 자란다. 사장은 단순히 월급을 주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사장이 직원의 노후를 보장해주는 사람도 아니다. 사장은 직원이 자신의 가정경제를 평생 책임질 수 있는 주체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좋은 직원의 조건

 

동일한 가치지향

성숙한 성품

성장 지향

 

 

사장학에 왕도는 없다

 

이 책이 사장의 모든 것을 책임지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사장학이란 정립된 학문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대부분 성장 과정을 통해 시행착오라는 경험이 쌓여서 만들어 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자의 20년 경험은 우리들에게 훌륭한 지침서인 것만은 분명하다. 사장이거나 사장을 꿈꾸는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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