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차이나 리포트 - 중국을 통해 미래를 보다
성공경제연구소.SBS CNBC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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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경제는 올드 노멀 중국 경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간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25%에 달하고, 대중국 직접투자도 다른 주요국과 달리 제조업 비중이 80%에 가깝다. 이는 우리 경제가 아직도 중국의 올드 노멀 시대 '세계의 공장' 모델에 더 의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문화 콘텐츠, 화장품, 식품, 유아용품, 패션 및 의류, 관광, 의료기기 및 서비스, 환경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뉴 노멀 중국 경제의 긍정적 영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 '서문' 중에서

 

 

뉴 노멀 중국 경제를 우리 경제의 기회로 잡자   

 

2016년 한국 경제인의 최대 관심사는 '중국'이다. 연초부터 중국의 증시는 서킷 브레이크가 발동될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이 위협적인 글로벌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지만 최근의 경제성장률이 예전과 같은 고성장이 아니라 중성장 정도에 머물고 있음에 따라 이런 불안감이 증시에 반영되어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로 발생한 현상이었다.

 

2014년 이후 중국은 시진핑 정부가 출범하면서 '신창타이新常態'를 표방하고 나섰다. 본격화된 뉴 노멀 중국 경제는 한국 경제에 위기와 기회라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 즉 잘만 하면 중국 경제가 한국 경제의 선진화를 더욱 앞당길 기회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 잠재력을 지닌 소비 시장으로서의 기회를 한국이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이런 현실적 흐름에서 "대 중국 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추진하느냐?"가 기업의 절박한 과제로 부상했다.

 

책은 성공경제연구소와 SBS CNBC가 2015년 9월부터 '중국을 딛고 미래를 보다'라는 주제로, 10회에 걸쳐 진행한 성공경제포럼의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은 너무나도 당양하고 어제와 오늘이 다른 나라이다. 즉 '중국 전문가는 없다'라는 말이 설득력을 가질 정도로 다차원적이고 빠르게 변화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1부(중국 경제 굴기의 이해)에서는 중국 경제가 한국 경제에 어던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2부(한국 기업,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해 노재헌 한중문화센터 원장, 함정오 KOTRA 부사장 등의 방안을 제시한다. 3부(사례와 전략)에서는 실제로 중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두 기업가의 경험을 들려주며, 마지막으로 4부(토론)에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중국 시장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통찰력을 정리하고 있다.

 

 

뉴 노멀 중국 경제, 한국에겐 위기인가, 기회인가?

 

최근 일어나는 중국 경제 구조의 대전환은 대한민국에 우려의 상황으로 다가온다. 소위 신창타이新常態라는 정책에 의해 중국 경제의 구조적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중국 경제 구조의 전환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기존 '초고속 성장' 정책에서 '중고속 성장' 정책으로의 변화이다. 둘째,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소비 시장'으로의 역할 변화이다. 중국은 이를 통해 이제 세계의 주 소비 시장 역할을 하게 되었다. 셋째, '자본 수입국'에서 '자본 수출국'으로의 변화이다. 중국이 자본 수출국으로 변모하는 모습은 최근 국내 투자 시장에 진출한 중국 벤처캐피털의 사례로도 실감나게 살펴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이와 같은 중국의 경제 구조 전환은 이미 한국 경제에 위기 혹은 기회로 다가와 있다. 먼저 위기 측면을 살펴보자면 중국으로의 중간재와 자본재 수출이 감소하고 잇으면서 이로 인해 제조업이 급속히 위축되었다. 반면 기회 측면으로는 첫째 소비재와 서비스 분야 수출 증가, 둘째 중국발 대규모 투자 유입 등이다. 참고로 2014년 한 해에 영화, 게임,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 분야에 중국은 약 1조 원을 투자했었다.

 

 

중국의 대전환 

최근 한국의 대 중국 수출이 연속 2년 감소하면서 중국 경제 위기라는 말이 난무한다. 하지만 이를 정확히 표현하자면 "중국 발 한국 경제 위기"다. 중국의 구조 변화에 한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생긴 어려움이다. 따라서 중국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이 시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5년 6.9%를 기록하면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과거처럼 경기 부양 정책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 아이로니하게도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중국 GDP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금융위기였던 2008년 7%에서 2015년 14%로 높아졌다.

 

시진핑의 꿈은 과거 몽고의 세계 제패에 주목한다. 그래서 2가지의 마스터플랜으로 중국의 변화가 설명된다. '실크로드 프로젝트''금융업의 외출'이다. 중국은 OEM 생산을 벗어나 기업을 수출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2015년 11월 위안화를 IMF 긴급 인출권 통화에 편입시키면서 국제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중국 경제의 3S

 

1. Seven, 즉 7% 경제성장률

2. Silk Road, 즉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

3. Service, 즉 서비스 산업

 

 

G2 시대의 의미

 

1970년대와 198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은 미국이었다. 대충 70%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되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전혀 다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014년을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대 미국 수출 비중은 12.3%로 줄어들었다. 이에 반하여 대 중국 수출 비중은 미국의 두 배인 25.4%로 늘어났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최대 고객이 바뀌었음을 뜻한다.

 

중국은 경제적, 군사적으로 G2다. 과거 1970년대의 G2는 미국과 일본이었다. 한국 항상 이 두나라 사이에 존재했다. 이젠 한반도에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중국과 미국의 지향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국가는 한국에 서로 다른 것을 요구한다. 최근에 불협화음을 내는 '사드 배치' 문제가 좋은 예다.

 

 

신창타이 시대

 

신창타이新常態란 고도 성장기를 지나 새로운 상태인 안정 성장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뜻의 중국식 표현이다. 현재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세계 경제 시장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또한 세계 시장 수요 축소로 신흥국들의 경제성장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즉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인 신창타이는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지만 최근 들어와서는 전 세계 수출입 비중이 하락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이 지난 지금은 저성장, 고실업 등이 일상화되면서 세계 경제는 중국의 뉴 노멀New Normal 등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 무역 형태의 변화

 

첫째, 외자 기업의 역할이 감소하고 

둘째, 소비재 산업의 비중이 증가

셋째, 가공무역의 감소 

 

 

한국 문화 콘텐츠 산업의 대응방안

 

중국과의 발전적 협력 관계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야한다. 중국이 부상하면 할수록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잘해야 한다. 우리 기업이 중국 진출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한중 FTA 후속 협상에서 중국의 규제 완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최근 <태양의 후예>라는 TV 드라마가 또다시 중국에서 한류 붐을 조성하고고 있다. 이 드라마는 사전에 제작되어 한국과 중국에 동시 방영하고 있는데, 제작 때부터 중국의 투자가 이루어진 종전과는 다른 형식의 문화 콘텐츠 수출이었다. 현재로선 콘텐츠 분야에서 한국이 앞서 있어서 이런 형태가 지속되겠지만 점점 중국의 자본이 이 시장도 잠식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한국은 글로벌 혁신 선도 기업을 육성하고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중국을 제대로 알자

 

많은 한국 분들이 중국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서 중국 기업과 꽌시(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중국의 꽌시는 관계가 아니라 사실 돈이다. '어떻게 하면 중국 파트너에게 돈을 벌어줄 수 있을까?'를 첫 번째로 고민해야 한다. - '부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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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책고집
최준영 지음 / 답(도서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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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비난했지만 책은 나를 비난하지 않았다. 글쓰기는 고통을 잊게 해주었다. 눈만 뜨면 도서관을 찾아 닥치는 대로 읽었고, 읽은 뒤엔 꼼꼼하게 기록했다. 그렇게 읽고 쓰기를 수년 간 반복했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그 순간만큼은 고통을 잊을 수 있었고, 희망을 떠올리기도 했다" - '본문' 중에서

 

 

어느 인문학자가 유독 책을 고집하는 이유

 

저자 최준용은 '거리의 인문학자', '거지교수', 심지어 '노숙인 인문학자'라는 별명을 가진 인문학 실천가이다. 2005년 최초의 노숙인 인문학 강좌(성 프란시스 대학)에서 강의한 이래, 점차 대상을 넓혀 2014년에는 삼성그룹의 연구원과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강의하기도 했다.


2015년 현재, 전국 지자체의 인재개발원과 평생 학습관, 각 대학, 의 특수대학원, 도서관, 기업 등에서 초청 1순위로 꼽는 대중 강연가이다. 200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시나리오 부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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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당신이 옳다 - 이미 지독한, 앞으로는 더 끔찍해질 세상을 대하는 방법
자크 아탈리 지음, 김수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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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당신의 앞날을 스스로 개척하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자 한다면, 자신감을 가져라. 자기 자신을 존중하라. 당신 앞에 감히 모든 것이 열려 있다고 생각하라. 용기를 내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이미 수립된 질서라 해도 다시 한 번 흔들어보라. 당신의 삶을 세상에 서 가장 아름다운 모험이라고 간주하며 살아라.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자기 자신이 되어라

 

우리는 이미 끔찍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머지 않아 이곳은 더욱 살기 힘든 곳이 될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니 이제 각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할 때다. 국가에 사회보장제도나 수당을 요구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일상과 습관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직접 선택해야 한다.

 

세상 어디에 있든, 남자든 여자든, 사회적 위치가 어떻든 상관 없다. 이제 권력자들에게 더 이상 아무 기대도 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라. 불가능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라는 말이다. 절대 체념하지 마라. 그저 비난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여기지 마라. 격분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지배하는 쪽, 즉 '자기 자신 되기'에 내기 거는 것을 당연시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그저 체념한 채 일생동안 남들이 정해준 모습대로 사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 태어났을 때 남이 제시해주었거나 우연히 정해진 삶을 그대로 살아간다. 두렵고, 개으르고, 수동적이기 때문이다.

 

분노를 느끼는 것만으로 자신이 수동적인 삶을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비판하고 시위하고 저항한다. 하지만 분노를 표출하는 데 그칠 뿐, 실질적으로 행동을 취하는 일은 결코 없다. 결국 그들은 어디에 있건 자신의 양심을 속이고 멋진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일만 할 뿐이다.

 

타인에게서 벗어나 각자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면, 창의적으로 일상생활이나 직업활동을 하는 그런 사람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갈 것이며, 자기 자신과 나머지 인류를 위해 창조적인 작업을 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이 배출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 만한 세상으로 만드는 일이 가능해질 것이다.

 

 

     

 

악惡의 부상, 그리고 세상의 체념

 

세상 어디를 보아도 악이 승리하는 것처럼 느껴져 개인의 성공에 대해서는 일말의 기대도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곳곳에 만연하는 폭력은 가히 충격적이다. 중동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극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고가엔 예상치도 못했던 폭력이 난무한다. 그러면서 점점 많은 민간인과 여성, 아동들이 폭력의 희의생양이 되고 있다.

 

전세계 곳곳에서 실업이 증가하고 있다. 인류의 절반에 가까운 인구는 빈곤 상태에 처해 있으며 빈부격차는 엄청 심각함에도 여기에서 벗어날 희망은 보이지도 않는다. 한편, 세계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감소가 예상된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중국인보다 나이지리아인의 수가 많아질 것이다.  

 

아시아 일부 국가에선 아직도 남아선호 사상이 팽배해, 과학 기술의 발달을 이용해 사전에 태아의 성별을 감식해서 선택적 낙태가 가능하므로 남아와 여아의 균형이 깨지고 있다. 이런 심각성을 감안해 추세를 되돌려 여아의 출생률을 늘려 남아와의 균형을 맞추는게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 오늘날 그 어떤 국가도 이런 변화의 흐름을 막지 못한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할지라도 이것만으로 인류의 삶이 수십 년 안에 두드러지게 향상될 수 없을 것이다. 과거 산업혁명으로 인한 증기기관차, 내연기관, 전기 등도 인류의 삶에 획기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최근들어 기술 발전은 사회적, 정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 로봇이 수많은 일자리를 대체하고, 사물인터넷이나 빅데이터는 공권력과 세력가들이 쉽게 개인의 삶을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기술 발전은 지구온난화를 부추겨 해수면의 상승을 촉진하고 있다. 뉴욕을 비롯해 해안에 위치한 거대도시와 강 유역처럼 인구가 밀집도니 삼삭주 지역은 침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앞으로 자연재해의 발생은 더욱 증가할 것이며 지구상의 동물종의 30퍼센트 이상은 멸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노령화로 인해 노년층에 주로 나타나는 질환은 더욱 크게 증가할 것이며, 이에 대해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지도 못할 것이다. 또 각종 재난이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구가의 기능은 점점 약화됨에 따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능력도 점차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온갖 재난이 우리들 코 앞에 있어도 국가의 무능함은 갈수록 심해진다. 그럼에도 정치인들은 모든 해결이 자신들의 손에 달렷다고 우리들은 속인다. 갖가지 선거 공약을 남발하지만 진정 실현가능한 그래서 실천가능한 약속이 얼마나 있었던가? 그들은 당선되고 나면 소위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는 식이다. 무상 복지와 세금 감면 등이 겉으론 달콤하지만 속으론 쓰디 쓴 사약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구멍 뚫린 재원은 모두 우리들의 세금 아니면 온 국민이 부담해야 할 빚으로 충당하기 때문이다. 곧 치르게 될 4월 총선에선 얼마나 현명한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선진적인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특히 풍요의 부스러기를 요구한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지 선택하는 주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더 이상 인기 없는 개혁을 실시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지키지도 못할 공약에 새로운 공약을 덧붙이기를 일삼으면서 비굴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이념적으로 포퓰리즘이 세계를 장악하게 된 이유다. 항상 공공의 안전을 더 우선시하고 점차 폐쇄적인 경향을 보이는 포퓰리즘 안에서 개인들은 헛된 확신에 사로잡혀 있다. 즉, 외국인 혐오와 치안을 명분으로 내세운 통제적 전체주의는 '체념하고 요구하는 자'의 기대에 부응한다. 미국 공화당 소속 유력 대통령 후보 트럼프가 주장하는 궤변론적 선동처럼 말이다.

 

 

새로운 르네상스

 

중세 암흑의 시대 한가운데서 삶을 재창조했던 르네상스인들처럼 '유럽의 지성'으로 일컬어지는 책의 저자 자크 아탈리는 우리들에게 종교나 정치 지도자들의 순종 강요, 가식적인 민주주의나 사회적 프레임를 따르는 것을 거부하고 종교, 국적, 사랑, 직업, 성별, 사회적 지위를 스스로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조국이나 가족을 떠나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자기 자신 되기'를 실천한 아래의 예술가, 기업가, 활동가 등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우리들이 나아갈 수 있는 길이 과연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는 우리들에게 '자기 자신 되기'를 위한 실천적 5단계를 제시한다.

 

예술가
빌리 팁톤, 마리프랑스 가르시아, 안토니오 비발디, 블레즈 파스칼, 파블로 피카소, 어빙 벌린, 다카시 무라카미, 카라바조, 빈센트 반 고흐, 아르튀르 랭보, 앙리 마티스, 카미유 클로델, 프리다 칼로, 찰스 부코스키, 레이 찰스, 데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아이 웨이웨이 등

기업가
토머스 에디슨, 헨리 포드, 조지 소로스, 스티브 잡스, 인드라 누이, 마크 시몬시니, 아리아나 허핑턴, 오프라 윈프리, 키란 마줌다르 쇼, 사사키 타카오, 살만 칸, 존 홀트, 벙커 로이, 미셸 콜루슈 등

활동가
마티유 리카르, 모한디스 간디, 알렉산드르 이사예비치 솔제니친, 바츨라프 하벨, 류샤오보, 제프리 위건드, 첼시 매닝, 에드워드 스노든, 에이브러햄 링컨, 샤를 드골, 마거릿 대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실바, 조코 위도도 등

 

알코올 중독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성공한 소설가 스티븐 킹, 종교적 결정론을 거스르고 사랑을 선택한 인도 프로 테니스 선수 사니아 미르자와 파키스탄 크리켓 선수 쇼아이브 말리크, 뒤늦게 성 정체성을 찾고 참모습대로 살아가기를 결심한 영화감독 라나 워쇼스키, 자살로 생을 마감한 록밴드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 등 다양한 사례들을 만날 수 있다.

 

 

 

 

'자기 자신 되기'를 위한 실천적 5 단계

 

자기 소외에 눈떠라~ 매 순간 삶이 모래시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모래 알갱이와 같다고 상상하라. 음식, 술, 마약, 이념, 정치 등 자신이 집착하는 것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답해보라. 

스스로를 존중하고 존중 받아라~ 번영, 우아함, 정직, 예의, 친절과 같은 단어에 담겨 있는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약속을 지킴으로써 자존감을 높여라. 자존감이 있으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자신에게 너그러워지지 않으며, 자신에 대한 증오와 경멸이 사라지고, 결국 타인을 존중하면서 상호 존중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라~ 자신의 고독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 특히 기업과 국가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라. 이런 지원은 가장 필요한 순간에는 오지 않으며, 만약 온다 하더라도 우연히 딸려올 뿐이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마치 알고 있는 것처럼 사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유일성을 성찰하라~ 자신의 삶은 타인들의 삶과 필연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라. 따라서 인생의 목표는 '체념하고 요구하는 자'가 되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닌 고유한 가치와 열망에 따라 정의한 '나만의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참된 자신을 발견하라, 스스로 선택하라~ 나이나 경제적 여건 등 그 어떤 제약을 받지 않고 자신의 신체적, 예술적, 지적 재능과 열정에 따라 행동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라. 

 

 

당장 내 인생의 주인이 되자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고, 미리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자. 그리고 일상 생활 속에서 행동을 취하자. 만약 실업자라면 구인 광고를 기다리지 말고 직접 창업하자. 따분한 월급쟁이라면 일을 더 재미있게 창의적으로 수행할 수있는 방법을 궁리해보고, 그래도 아니면 자신의 회사를 창업하자. 

 

 

 

 

 

 

재산도 최대한 타인에게 종속되지 않는 방향으로 관리할 수 있다. 즉 자신의 의지가 아닌 외적인 요인에 따라 가치가 변하는 주식에서는 가능한 한 손을 떼도록 한다. 또한 상속에 대한 기대에 너무 매달리지 마라. 상속은 자기 인생의 주인 되기를 부정하는 일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만약 통치를 받고 있다면 이젠 스스로 자신이 통치하도록 하자.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정치인들이 그 일을 맡아서 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자. 지금 당장 자신의 인생을 챙기고, 미래 세대, 국가, 가족, 기업주에게는 아무 것도 기대하지 말자. 정당과 조합도 마찬가지다. 이들을 신뢰하지 말자. 소신껏 행동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이 등장하게 만들자. 더 많은 사람들이 권력을 잡는다면 민주주의의 뿌리는 더 깊어질 것이다. 언제나 자기 자신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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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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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쓰는 것만도 어려운데, 소설가로서 글을 쓴다는 게 얼마나 힘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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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화 - 1940, 세 소녀 이야기
권비영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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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우리들의 우정과 찬란한 미래를 위해! 은화가 먼저 잔을 들었다. 정인이 다가와 잔을 부딪히고 한마디 보탰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꿈을 위해, 짠! 유리잔 부딪히는 소리가 경쾌했다. 마음속에 꿈을 품고 나니 이상하게도 느긋해졌다. 영실이도 목소리를 다듬어 한마디 했다. 꿈을 이루는 그날까지! 잔을 부딪히고 다정한 눈빛으로 서로의 손을 잡았다. 난생처음 먹어 보는 술은 영실을 금세 취하게 했다. 생각지도 않았던 꿈을 확인하고 친구도 얻으니 무엇이든 해낼 수 있겠다는 마음까지 갖게 되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1940년대에 살았던 세 소녀의 이야기

 

어느 날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심부름 가다 사라진 막걸리집 딸도 그렇고 옆집 과부 딸도 홀연히 사라졌다. 그렇기 때문에 영실의 등을 떠미는 어머니의 손은 인정머리 없다 싶을 만큼 매몰찼다. 영실은 국밥집 앞에서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눈물을 닦았다. 어머니를 닮은 이모의 얼굴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나는 만주로 가야겠다. 네 아버지를 찾아야겠다. 너는 이모네로 가거라"

 

경성의 어둑어둑한 거리 '이모네 국밥집' 앞에서 어머니는 딸의 등을 떠밀고 사라진다. 이로써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와도 헤어져 홀홀단신으로 이모네로 오게 된 영실. 곰팡이와 술냄새 찌든 이모의 팍팍하고 신산辛酸한 살림을 바라보며 이제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음을 직감한다.

 

부모 생각과 못다 마친 중학교 학업 때문에 우울하던 영실은 개천 건너 으리으리한 기와집들을 구경하다가 그곳에 사는 또래의 여학생 은화와 정인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삶도 마찬가지로 순탄치만은 않다. 은화는 조실부모하고 기생집 주인에게 길러져 자신도 곧 기생이 되는 운명을 맞아야 한다는 두려움에 떨었고, 정인은 아버지가 일본 앞잡이인데다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먼 타국으로 보내려 해 우울증을 앓는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막막한 삶 속에서 서로만이 살아가는 힘이 되어 우정은 한층 더 돈독해진다. 하지만 일본의 제국주의 야심은 조선을 말살시켜 흡수해버리려 했기 때문에 조선인에 대한 핍박은 날로 그 강도가 더 심해간다. 아무런 이유 없이 또는 일자리를 준다며 소녀와 장정들이 사냥되듯 끌려가고 부모가 지어 준 자신의 이름조차도 쓸 수가 없어진다.

 

역사와 사회에 소외되고 상처 받은 영혼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온 작가 권비영은 1995년 신라문학상으로 등단하였고 '소설21세기'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명감과 자존심을 걸고 집필한 작품 <덕혜옹주>는 100만 부가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이후 다문화센터를 배경으로 가족해체 문제와 각박한 사회 모습을 돌아본 소설 <은주>를 발표했다. 그리고 다시 일제강점기로 돌아가 꺾이고 짓밟혀

 

 

 

 

 

 

아버지가 주재소 순사를 때리고 만주로 도피한 후, 아버지를 찾겠다고 어머니마저 영실을 이모에게 맡겨둔 채 만주로 떠났다. 국밥집을 운영하며 신산하게 살고 있는 이모의 형편을 미루어 볼 때 영실이 못다 마친 중학교 학업을 계속하기엔 역불급이다. 우울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운명처럼 두 소녀 은화와 정인이 나타났다.

 
은화는 부모를 잃고 화월각이라는 큰 기생집 주인의 손에 자랐다. 빼어난 외모에다 성숙하고 똑똑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길러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기생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괴로워한다. 정인은 아버지가 일본 앞잡이인데다 자신을 먼 타국으로 보내려 하기에 우울증을 앓는다.

 

세 소녀는 독립군의 은신처인 다리 아래 동굴을 아지트로 삼아 우정을 나눈다. 괴로웠던 일들도 별천지 같은 동굴에서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느껴지면서 살아갈 수 있겠다는 기분마저 든다. 매사에 영원이란 없다. 시간이 흘러 날이 갈수록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일제의 핍박은 독이 오른 듯 그 잔인함을 더해갔다. 정인은 결국 아버지에 의해 강제로 프랑스로 떠나고 은화는 기생을 회피할 목적으로 가출을 감행하다 무서운 곳으로 끌려간다. 그리고 홀로 남은 영실도 일본으로 떠난다. 과연 이 세 소녀들은 예전처럼 다시 웃으며 만날 수 있을까?

 

 

1940년대의 생생한 묘사 

당시는 온통 절망뿐인 세상이었다. 저자는 역사적 고증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고 섬세하게 그려낸다. 가출한 은화가 내몰린 거리의 풍경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잠깐 머문 여인숙의 주인은 집요하게 일자리를 제의하고 길거리의 벽보와 신문엔 위안부 모집 광고가 그녀를 유혹한다.

 

<위안부 모집>

 

연령 17세 이상 23세까지의 여성으로 후방xx부대 근무, 월수입 300엔 이상(선불 3,000원까지 가능) 

 

소설은 위안부뿐만 아니라, 강제 징용 피해 상황도 묘사하고 있다. 강제 징용 당해 온 사람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당한 채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일하는 탄광의 모습은 그야말로 생지옥에 가깝다.

 

 

등장인물의 다양성 

억척스럽고 정 많지만, 남자를 상대하는 데는 능수능란해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을 위해서라면 색을 파는 것도 대수롭지 않은 영실의 이모 을순, 을순의 정부情夫로 일본인이면서도 나라보다는 자신의 이해득실이 더 중요한 장사꾼 나카무라, 정인 네 머슴으로 주인댁 아들 대신 강제 징용에 끌려가서도 약자만 보면 보호하려 드는 우직한 사내 칠복, 정보력과 눈치 그리고 상황 판단력도 강해 탄광촌에서 박사로 불리며 칠복의 탈출을 돕는 쾌활한 남자 정한우 등 소설 속 등장인물의 다양하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한편 영실을 중심으로 잘생긴 엘리트지만 우유부단하고 허약한 도련님 태일, 비록 머슴 출신이지만 우직하고 영실을 끝까지 보호하려는 칠복과의 삼각관계가 케미를 돋게 한다. 또한 을순과 나카무라의 사랑과 잇속을 넘나드는 장사꾼적인 애정 관계 역시 풍성한 이야기를 만든다.

 

 

흥미로운 놀이 - 가투, 시조

소설에서 흥미로운 놀이 하나가 등장한다. 바로 '가투'다. 가투의 놀이 방법은 이렇다.

 

100장의 카드에 100수의 시조 초장 혹은 중장을 적어 놓고 '꽃쪽'이라 부른다. '엽쪽'이라 부르는 또 다른 100장에는 같은 시조의 종장만 적혀 있다. 꽃쪽 초장 또는 중장을 읽어서 엽쪽을 찾아내는 놀이, 가투 

 

소설에선 조선 총독부나 경시청 관리들의 부인이나 애인들이 모여 친목 도모를 위해 하는 놀이로 그려지고 있다. 이 놀이는 1920년대 선진문물이 가속화되던 시기에 삼일운동에 의해 시조가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문학 장르로 자리매김하며 자리 잡았고, 시조에 나오는 망국의 회고나 나라의 근심이 식민지 현실과 이어져 인기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시조는 가투에서 뿐만 아니라 소설 곳곳에 등장하여 한층 더 짙은 정서를 이끌어낸다.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밤중의 광명이 너만 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영실은 뿔뿔이 흩어진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윤선도<오우가>를 읊고, 은화는 위안부를 겪으며 만신창이가 된 상처를 씻고자 자살을 결심하며 고려 숙종 때 정민교<간밤에 부던 바람에>를 읊는 장면이 나온다. 일본인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조선 처녀들을 위안부로 내세워 돈 벌이에 혈안이 된 강 씨 같은 인물은 너무나도 혐오스럽다.

간밤에 부던 바람에 만정도화 다 지거다
아이는 비를 들고 쓸오려 하는고야
낙환들 꽃이 아니랴 쓸어 무슴하리오.


부모도 나라도 없다. 일제의 광풍이 휩쓸고 간 자리엔 깊은 상처만 남았다. 이제는 죽는 것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하지만 그래도 살아있다면, 희망은 있다. 꽃송이는 떨어졌으나 희망을 꿈꾼다. 그래서 태어난 이름이 바로 몽화夢花다. 이미 지난 과거라고 쉽게 잊혀지는 게 두렵다. 일본은 고령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두 죽고 나면 생생한 증언이 없어진다고 믿지 않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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