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 - 북아일랜드 캠프힐에서 보낸 아날로그 라이프 365일
송은정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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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 색다른 환경은 사고의 전환과 흥분, 해방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는 동시에 딱 그만큼의 두려움이 매일 밤 다른 얼굴로 나를 찾아왔다. 다름에서 비롯된 차이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기에 나는 이미 바위처럼 단단히 굳어 있는 사람이었다. 매순간 부딪쳤고, 아팠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와 미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그 미세한 변화의 정체가 무엇인지, 그것이 앞으로 내 삶에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이 지난한 과정을 통과하고 나면 보다 만족스러운 나로 변모해 있을 것이라 기대할 뿐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북아일랜드 캠프힐에서의 1년 생활

 

책의 저자 송은정은 짧은 직장생활을 거쳐 서울의 낡은 골목에서 여행책방 일단멈춤을 운영했고, 지금은 매일 안방 옆 '집업실' 책상으로 출퇴근하며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짓고 있다. 무엇이 되었든 글 언저리에서 오랫동안 살아가고 싶은 그녀는 영화 <런치박스>의 대사처럼 때로는 잘못된 기차가 우리를 바른 목적지로 데려다줄 것이라 생각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다 그러하듯, 출근길 지옥철과 야근, 월말이면 왜 그렇게 통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돈이 많은지 등과 같이 마음 한 켠에 상수常數의 불만을 품고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럼에도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한 채 늘 퇴사와 이직을 고민하는 게 직장인의 숙명일까? 저자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가장 원하는 삶의 방식이 뭔지도 모르고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어제의 나'를 오늘 또 반복한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정보를 찾던 중 북아일랜드에 위치한 장애인 공동체, 캠프힐에 대해 알게 되고 그곳에서 1년 간 살아보기로 결심, 그곳의 장애인들을 보살피며 생활하는 자원봉사자인 코워커에 지원했다. 일상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이자 지금과는 다른 삶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긴장감 속에서 캠프힐의 문을 두드렸다.

 

이곳은 일일이 사람 손이 필요하며 누군가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해내고 부르는 것이 일상인 곳이었다. 데드라인이 존재하지 않는 느긋한 시골 생활, 지친 심신을 위로해 줄 유기농 식단 그리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장애, 성별, 인종, 국적, 언어, 문화, 사고방식 심지어 날씨와 식습관까지 완전히 뒤바뀐 채 저자는 느리고 서툴지만 삶을 천천히 음미하는 법을 배우며 인생의 소중함도 경험한다.

 

 

 

 

저자가 근무하던 직장은 인문역사사를 만드는 작은 출판사였다. 유일한 직원이었지만 담당했던 편집 업무는 만족스러웠다. 월급이 턱없이 적었지만 책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인해 물질적인 공허함을 채울 수 있었지만 이런 그녀의 순진함은 반 년을 채 넘기지 못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퇴사와 이직이라는 고민이 슬그머니 다가왔던 것이다. 책은 3부에 걸쳐 총 3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경험한 캠프힐에서의 1년 생활을 따라가보자.

 

 

만나본 적 없는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캠프힐은 인지학의 창시자 루돌프 슈타이너의 철학을 기반으로 카를 쾨니히가 설립한 장애인 공동체다. 쉽게 말하자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사는 작은 마을인 셈이다. 영국과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세계 각처에 이런 형태의 공동체가 수백여 개 산재해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를 코워커라고 부른다.

 

"안녕하세요. 새로 온 코워커시죠?"

 

캠프힐에서는 장애인을 빌리저villager 또는 레지던트resident라고 부른다. 마을의 주민임을 의미한다. '토마스, 헬렌, 안나, 크리스틴', 하우스패런츠인 카인은 한 사람씩 이름을 짚어가며 각자의 성격과 특징에 대해 들려주었다. 가족 관계, 나이, 참여하는 워크숍. 그리고 개별적인 장애 등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할 내용들이었다. 카인은 아주 천천히, 명확하게 단어를 발음하고 설명했으며,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반복해서 확인했다.

 

자리를 비운 빌리저들과 곧장 인사를 나눌 수는 없었다. 카인이 들려준 정보로 그들을 상상해 보았지만 그럴수록 실체는 더욱 의뭉스러웠다. 마치 설화 속 주인공들처럼 점점 흐릿한 안개 속에 숨어들었다. 무의미한 상상력은 접어둔 채 아직 만나본 적 없는 이들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여러 번 불러보았다.

 

 

자이언트 코즈웨이로 여행하다

 

북아일랜드 북동쪽 끝에 위치한 자이언트 코즈웨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명소이다. 당일치기 여행으론 꽤나 먼 곳이었지만 저자를 포함한 다섯 명은 8월 한 달간 프로모션 요금을 시행하는 로컬 버스 회사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선 반드시 다녀와야 할 이유였다. 2층 버스에 몸을 싣고 5시간 만에 도착했다. 유명 관광지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호젓했다.

 

자이언트 코즈웨이는 약6천만 년 전의 화산활동으로 주상절리가 생성되어 있었다. 무려 4만여 개의 현무암 육각 기둥이 해안가 주변으로 펼쳐져 있었다. 제주도를 여행 다녀온 사람은 주상절리의 풍광을 쉽게 이해할 것이다. 마치 벌집의 단면을 닮은 육각형 기둥은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다듬은 듯 정교했다. 근처 숙소에서 하룻밤 묵고 싶은 욕망이 간절했지만 내일의 일과가 기다리기에 마지막 환승 버스에 올라탔다.

 

 

 

 

안나 할머니

 

어쩐 일인지 안나 할머니가 저자의 손을 이끌고 자신의 방으로 안내했다. 침대에 걸터앉은 할머니가 저자에게 보여준 것은 앨범이었다. 뜬금없는 행동이지만 페이지를 넘기는 그녀의 손가락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투명한 접착 비닐 아래 보관된 사진 속 주인공은 젊은 시절의 안나였다. 수십 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녀를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깊은 눈매와 보조개가 팬 미소만큼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안나와의 대화는 수신이 약한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 것과 닮았다. 귀를 바짝 세운 채 슬금슬금 다이얼을 돌리다 보면 흐릿했던 목소리가 점차 또렷해진다. 물론 안나는 말을 하지 않았으므로, 대신 자신의 방식대로 신호를 쏘아 보냈다. 그렇게 우리는 몇 가지 무언의 신호를 공유했다. 하지만 목소리로 전달되는 의사소통에 익숙한 저자는 한동안 그 사인을 놓치거나 흘려보내기 일쑤였다.

 

 

나 자신을 다시 깨닫다

 

집 떠나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려 살고 잇는 20대 코워커들에게 술이 없는 밤이란 정말 시시하기 짝이 없다. 수확한 채소와 농기구를 보관하는 창고이자 휴식 공간인 랜드빌딩은 마을 안쪽에 위치해 있어서 음주하기엔 최적의 장소였다. 소란을 피워도 괜찮고 열댓 명의 코워커들이 다 함께 둘러앉을 수 있을 만큼 넓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수록 이런 자리가 불편해졌다. 혼자 만의 고요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스토아 안의 카페는 티타임을 가지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대기 줄의 끝자락에 서 있는 저자의 뒤로 마그다가 따라 섰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었다. 작은 마을이지만 일하는 워크숍이 다르면 좀처럼 만나기가 어려운 게 코워커 사이였다. 마침 마주친 김에 오늘 밤 술자리에 올 것인지 물었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방에서 쉬려고.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어. 안티 소셜 상태랄까. 요즘이 그래"

 
우연히 펼친 페이지에서 인생의 문장을 마주했을 때처럼, 자신의 심정을 정확히 대변한 마그다의 말은 위로 그 이상이었다. 아차 싶었다. 스스럼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그녀와 달리 속내를 감추고 숨기는 데 늘 골몰했던 저자였기에 말이다. 스스로를 안티 소셜이라 비꼬는 그 당당함이 오히려 마그다를 더욱 이해하고 싶어졌다.

 

서둘러 다가오면 뒷걸음치는 사람, 가끔 홀로 있는 시간을 즐기는 사람, 고독한 시간만큼 함께하는 순간 또한 소중히 여기는 사람. 그게 바로 나라는 사실을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캔들마스의 의미

 

얕게 패인 땅 속에 양초 하나를 반듯이 세우고 불을 밝힌 후, 일용한 양식을 기거이 내어준 땅에게 감사의 마음을, 어김없이 찾아올 봄에게 반가움의 인사는 건네는 노래를 합창한다. 사람들은 자리를 옮겨 채소밭과 허브가 자라는 화원에서도 계속됐다. 캔들마스는 과수원, 축사를 순례하며 초를 켜고 다가올 봄을 축복하는 날이었다.

 

눈을 껌뻑이는 소들을 향해 노래를 불러주는 사랑스러운 사람들이라니. 이따금씩 그들이 보여주는 이런 작은 마음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노래가 끝난 뒤 하우스패런츠 대니가 스피치를 위해 한 발짝 앞으로 나왔다.


"All the difference are here"


이는 저마다 다른 이들이 지금 이곳에 함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이 새삼스레 감동으로 다가왔다. 지금처럼 엉터리인 채로 살아도 얼마든지 괜찮다는 것을 확인받은 기분이었다. 유난히 키가 작은 사람과 유난히 키가 큰 사람, 혼자 있을 때 더욱 편안한 사람, 말이 없는 사람, 나이를 먹을수록 어린아이처럼 천진한 사람, 영원히 나이 들지 않는 사람. 그 모두가 여기 함께, 그리고 나로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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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하게 쓸모있는 경제학 강의 -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지금 여기 시민을 위한 경제학
유효상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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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의 홍수에 휩쓸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대체 '오늘의 나' 혹은 '내일 의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죠. 거인의 발밑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혹해하고 있는 꼴입니다. 과연 우리 시대를 무겁게 규정짓는 이 4차 산업혁명, 도대체 그 정체가 무엇일까요? - '프롤로그' 중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준비를 위한 시민 경제학

 

책의 저자 유효상은 경제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밑거름이며 그 중심에 인간이 있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현실과 이론의 접목을 꾀하는 경제학자로, 동국대 MBA, 건국대 경영대학,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차의과학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국내 최초로 앙트레프레너십 MBA 과정을 개설해 경제 경영계의 시선을 끌었으며, '베스트 티칭 교수'로 여러 번 선정되는 등 실물과 이론에 두루 정통하다는 평가를

 

 

 

 

 

 

 

인공지능이란 쉽게 말해 학교에서 국어, 영어, 수학을 다 잘하는 학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이 학생도 모든 과목을 다 잘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죠? 공부를 하려면 교재가 있어야 할 텐데, 이렇게 인공지능이 공부를 하기 위해 필요한 교재가 빅데이터다. 데이터 양이 많아질수록 공부도 더 잘하게 될 것이다. 이 빅데이터를 이용해 공부하는 방법을 짜는 것을 '알고리즘'이라고 말한다.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할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과 비슷하다.

 

 

경제학에 인간의 심리를 더하다

 

경제를 이해하는 데 심리학을 더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세계적인 식자재 배달 서비스 업체로 요즘 핫한 블루 에이프런은 유명 셰프가 만든 요리의 레시피와 셰프가 만든 요리를 사진으로 찍은 후에 레시피의 내용과 함께 식자재를 집으로 배달해주는 회사이다. 블루 에이프런 이전에는 유명 셰프가 만든 요리를 그대로 포장해서 배달해주는 모델이 있었지만, 이런 업체들은 성공하지 못했다. 왜일까? 유명 셰프가 만든 음식을 그대로 배달해주는 것과 그 요리를 따라 만들 수 있는 식자재를 배달해주는 서비스의 가격이 같다고 한다면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요리된 음식을 그대로 배달하는 쪽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의 선택은 반대였다.

 

식자재 배달 쪽이 성공한 이유는 SNS 때문인데, 사람들은 식자재와 함께 레시피가 오면 직접 요리한 뒤 레시피에 있는 사진과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을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싱크로율이 얼마나 되는지, 직접 먹어본 맛은 어떤지를 공유하고 즐거워한다. 이를 행동경제학에서는 '이케아 효과'라고 말한다.

 

"자신의 노력이 개입되면 객관적 가치보다 훨씬 더 높은 주관적 가치를 부여하는

심리적 현상이 바로 이케아 효과이다"

 

 

무인 자동차 사고의 법적 책임

 

무인 자동차를 타고 길을 가다 사고 위험에 맞닥뜨렸다고 가정해 보자. 사고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는 상황인데,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차주가 사망하고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으면 길을 가던 행인이 죽는다는 그런 상황이다. 

 

무인 자동차가 어떤 명령을 수행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옳을까? 만약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으라는 명령을 프로그램에 입력시켜 행인을 사망하게 만들었다고 한다면 법적 책임은 프로그램을 입력시킨 기업에 있을까, 아니면 차에 탑승하고 있던 차주에게 있을까? 정답을 찾기가 참 어려운 문제다. 이는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만 전원 동의를 구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투자를 이끌어내는 핵심

 

4차 산업혁명의 저변에 인공지능이나 가상현실과 같은 과학기술의 융복합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학기술 자체가 경제적 성공을 만들지는 않는다. 기술 중심의 사고를 갖게 되면 기술 중심의 투자와 지원만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성공한 유니콘 기업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신기술의 개발과 도입이 그들을 성공시켜준 핵심 이유가 된 사례는 거의 없다.

 

오히려 기업의 가치, 미래의 성공 가능성의 핵심은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유니콘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대부분 공유경제와 추천(큐레이션), 정기구독(서브스크립션)을 기반으로 한다. 모두 지금 있는 물건과 현재의 기술을 접목시켜 만든 것이다. 우버는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성공한 기업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은 게으른 자들의 천국

 

웹 기반의 파일 공유 서비스로도 유명한 '드롭박스'의 창업자 드루 휴스턴은 보스턴에서 뉴욕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중, 코딩 작업에 필요한 USB를 집에 두고 온 것을 뒤늦게 알아채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귀찮고 화가 났다. 휴스턴은 그때 'USB 메모리 없이 언제 어디서든 파일을 꺼내 쓸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USB 메모리 스틱이 아닌 네트워크로 모든 파일을 공유한다면 더 이상 USB를 깜빡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드롭박스는 창업자 휴스턴의 사소한 실수로부터 시작되었고, 지금은 1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자랑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파일 공유 서비스로 성장했다.

 

이렇듯 큐레이션이든, 서브스립션이든, 어떤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이든 4차 산업혁명에서는 '어떤' 상품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큐레이션을 통한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결정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함께 질 높은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받을 수 있는 요즘 시대의 '취저(취향 저격)'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온리 원'으로 승부하라

얼마 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인기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신직종으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꼽혔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으로, 한마디로 슈퍼맨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부터 데이터 처리 방식, 알고리즘 설계, 비즈니스 모델 분석 등 모든 분야에 통달한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우리는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어야 한다.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특별히 학위와 경력을 쌓지 않아도 누구나 데이터를 가지고 원하는 분석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의미한다.

 

기업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마케팅 업무를 한다면, 마케팅에 대한 능력과 인공지능에 대한 기술적인 지식도 있어야 한다. 인공 지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해도 대화가 통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앞으로 전문가, 비전문가 상관없이 분야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분석가가 될 수 있는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역량을 갖춘 인재상이 요구될 것이다.

 

 

이젠, 공유의 시대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엔 강력한 네트워크와 고객에게 최적화된 데이터베이스를 가진 기업이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여 모든 시장을 장악하는 승자독식의 경제가 펼쳐질 전망이다. 이처럼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플랫폼을 먼저 장악한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플랫폼 혁명은 우리들의 행동에도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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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심리학 공부 - 일과 인간관계를 내 편으로 만드는 85가지 심리 기술
우리창 편저, 정세경 옮김 / 지식너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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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공부하면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으며, 자신의 행동 뒤에 어떤 심리적 배경이 숨겨져 있는지, 자신의 현재 개성이나 성격 등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타인의 행동 속에 내재된 심리적 배경을 추정해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보다 정확히 인지할 수 있게 된다. - '머리말' 중에서

 

 

인간관계에서의 심리현상을 분석한다

 

이 책은 심리학 원리를 바탕으로 실제 일상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형태의 심리현상을 분석, 이에 대한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들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숨겨진 원인을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심리학 지식을 일상에서 실천한다면 삶이 분명 바뀌게 될 것이다.

 

책의 편저자인 우리창은 네이멍구 작가협회 회원으로 퉁랴오 라디오 방송국 뉴스센터 기자로 일하다가 현재는 다양한 책을 기획하고 출판하는 일을 하고 있다.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정서, 심리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책을 집필했다. 기자의 경험을 살린 정확한 구성과 분석, 작가적 소양을 바탕으로 한 필력으로, 사회생활과 대인관계에 지쳐 정신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오른손을 따뜻하게 하는 왼손>, <침착한 지혜>, <스물 몇 살에 세우는 당신의 인생계획>, <너그러운 사람이 반드시 알아야 할 인생경험>, <일생의 세 가지 지혜>, <일생의 세

 

 

 

 

 

 

 

 

 

 

 

 

 

 

 

이는 영국의 한 신문사에서 매우 큰 상금을 내걸고 답변을 구하는 문제였다. 상금이 엄청나게 많았기에 당연히 신문사에 도착한 답들도 매우 다양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거액의 상금을 탄 사람은 어린 사내아이였다. 어떤 답이기에 상금을 독차지 할 수 있었을까? 이 아이의 대답은 바로 '가장 뚱뚱한 사람을 떨어뜨려야 한다'였다.

 

이 이야기에서처럼, 어쩌면 복잡한 것은 문제가 아니라 그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눈일지도 모른다. 대체로 사람들은 어떤 문제를 고려할 때 자신이 평생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그 문제에 적용하려 하는데,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지고 있는 '관습적인 사고'라는 짐이다.

 

 

자기 관용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에게는 매우 엄하고 자기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다. 이처럼 생활 속 보편적 현상 중 하나가 대부분 자기 자신을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얼마전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증거로 인해 옥살이를 하고 나온 한 여성 정치인이 잘못된 재판이었다고 검찰에 어거지를 부리는 것처럼 스스로 나쁜 짓을 했다고 해도 자신을 위한 변명거리를 찾거나 무의식중에 남에게 책임을 밀어버린다. 이것이 바로 '자기 관용의 법칙'이다.

 

사람은 본래 원인과 결과를 따지기를 좋아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귀인歸因'이란 전문용어로 부른다. 문제의 원인을 찾는다는 것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 귀인의 과정은 매우 복잡하며 일련의 심리활동이 관련돼 있다. 심리학자들은 한 가지 사건을 두고도 입장이 다르면 서로 다른 귀인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귀인은 일반적으로 내부귀인과 외부귀인으로 나뉜다. 내부귀인이란 개체 내부에 존재하는 원인으로 성격과 인품, 동기, 태도, 정서, 마음의 상태, 노력의 정도 등 개인의 특징을 가리킨다. 또한 외부귀인이란 행동이나 사건이 발생하게 한 외적 조건으로 배경과 기회, 타인의 영향, 임무의 난이도 등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보자. 업무가 한창 바쁜 오전, 문서 담당자가 잃어버린 자료 때문에 부서 업무 전체가 중단됐다. 이럴 때 우리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자료를 보관하는 담당자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그 문서 담당자가 자기 자신이라면, 무슨 생각을 할 것 같은가?

 

이 예시에서 보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의 문제에 대해 귀인을 진행할 때 외부의 요인을 매우 소홀히 한다. 그 문서 담당자에게 어떤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똑같은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면 상황이 정반대가 된다. 이를테면 월급이 깎인 사람은 회사의 처우가 너무하다고 불평만 한다. 자신에게 있는 월급 감소 요인이 무엇인지 찾지를 않고선 말이다.

 

 

인사 방법

 

미국 루이빌대학교의 심리학자 스탠리 박사는 한 사람의 인사말을 통해 그 사람의 소양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성격을 드러낼 수 있는 인사말이란 당신이 방금 어떤 사람과 알게 됐을 때 혹은 익숙한 사람과 마주쳤을 때 그가 자주 사용하는 말을 일컫는다. 행동심리학자인 스탠리 박사는 흔히 볼 수 있는 인사말 몇 가지를 예로 들어 성격적 특징을 설명한다.


"안녕!" - 이런 사람은 냉정하고 보수적인 편이며, 업무에 성실하고, 빈틈이 없으며,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릴 줄 안다. 또한 별 것 아닌 일에 잘 놀라지 않으며, 친구들의 신뢰가 깊다.

"어이!" - 이런 사람은 명랑하며, 힘이 넘치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길 좋아한다. 솔직하고, 생각이 예민하며, 창의력이 풍부한데다 유머감각도 있다. 더불어 사람들의 다양한 견해에 귀를 기울일 줄 안다.

"저기!" - 이런 유형의 사람은 수줍음이 많고, 감상적이다. 실수할까 두려워 새로운 시도를 잘 하지 못하지만, 가족이나 친한 친구와 함께 있을 때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왔어!" - 이런 유형의 사람은 일처리가 과감하며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기분과 생각을 나누기를 좋아한다. 또한 모험을 즐기고, 실패에서 교훈을 얻을 줄 안다.


"반가워!" - 이런 사람은 성격이 활달하고 사람들에게 친절하며 겸손하다. 또한 다양한 일에 참여하기를 좋아하며 수수방관하는 일이 없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대단한 낙관주의자로 종종 공상에 빠지며 감정적으로 일하는 편이다.


"뭐 새로운 일 있나?" - 이런 종류의 사람은 야심이 만만하며 모든 일을 끝까지 파고든다. 또한 물질적 향락을 추구해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만 자신의 태도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는다.


"너는 어때?" - 이런 사람은 남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람의 주목을 끌려 한다. 어떤 행동을 하기에 앞서 여러 번 고려하며 쉽게 실행에 옮기지 않지만, 일단 어떤 임무를 맡으면 최선을 다해 몰두하며 결과가 원만하게 이뤄지기 전까지 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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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르게 생각했을 뿐인데 - 나만의 잠재된 창의성을 발견하는 법
바스 카스트 지음, 정인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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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이디어는 소수만이 예외적으로 누릴 수 있는 독점적인 특권이 아니다. 창의력은 뇌의 기본 자질이다. 창의력과 상상력, 재치가 전혀 없는 인간의 뇌는 존재하지 않는다. 창의력은 마치 몸무게와도 같다. 다른 사람보다 몇 킬로그램 더 나가거나 덜 나가는 사람들은 있지만 그렇다고 몸무게가 없는 사람은 없다. 또 몸무게는 불변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창의력 연구의 기본 가정이다. 그런데 이런 가정은 우리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창의력이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의 뇌에 존재한다면, 왜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창의적인가? 창의적인 업적은 주로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 그리고 전문 지식에서 나오는 것인가? 또 역으로도 질문해볼 수 있다. 우리는 어린 아이일 때는 모두가 창의적이지만 자라면서 서서히 획일적으로 변해가는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이를 막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유한 상상력을 유지하고 펼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 '서문' 중에서

 

 

잠재된 창의성을 발견하라

 

책의 저자 바스 카스트는  1973년에 독일에서 태어나 독일 콘스탄츠 대학과 보훔 대학에서 심리학과 생물학을, 미국 MIT 대학에서 마빈 민스키 연구 과정을 공부한 후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바스 카스트는 현재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진 저널리스트이자 심리학자다. <GEO>, <네이처>에서 견습 기자 생활을 거쳐 2002년부터 지금까지 <타게스슈피겔>의 과학부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의학 저널리즘 부문의 바머상과 젊은 저널리스트에게 주는 악셀 슈프링어상을 수상할 정도로 높은 필력을 인정받고 있다. 일상에서 마주치기 쉬운 인문학적 사회 현상들을 과학적인 시선으로 풀어내는 글쓰기에

 

 

 

 

 

 

 

 

아침 식사 빵에 플레이크를 넣는 순서를 다르게 하는 것 같은 일은 뇌에 활력을 불어넣기는커녕 아무런 향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통계를 보면 그 효과가 가상현실 실험보다 훨씬 더 분명하게 드러난 경우도 있었다. 스키마가 무력화되는 실험을 한 그룹은 소음의 진원지에 대한 질문뿐만 아니라 벽돌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질문에 대해서도 상대 그룹보다 훨씬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이렇듯 스키마의 무력화는 어떤 형태로 발생하든 상관없이 우리의 창의력을 촉진시키고 굳어진 사고방식을 유연하게 만들어 새로운 것에 대한 시각을 열어준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라

 

이상한 카페테리아든, 일본의 대도시든, 외국어와 씨름하든 스키마를 위반하는 환경은 뇌에 신선한 충격을 준다. 낯선 것은 우리의 사고를 자극하고 상상력의 날개를 펼치게 한다. 그런데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환경은 의심할 여지없이 사회적인 환경이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여기서도 창의력은 마찬가지로 발휘된다. 즉 우리의 생각과 스키마를 확장시키는 사람들, 항상 동의만 해주는 게 아니라 경우에 따라 반대하기도 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일은 창의력을 증진시킨다.

시카고대학의 사회학자인 로널드 버트는 좋은 아이디어를 낸 관리자들과 형편없는 아이디어를 낸 관리자들을 구분하는 데 관심을 두고 여기서 창의력 요소를 추출하기 위해 데이터를 쌓아나갔다. 그가 추측한 대로 사회적 관계의 폭이 창의력의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많은 관리자들이 소통의 폭을 가장 가까운 동료나 같은 팀 또는 부서 동료들에 한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범위를 넘어 다른 부서에 소속된 동료들과 소통하는 관리자들도 있었는데, 이런 '외도자들'이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자신이 소속된 부서를 넘어 다른 부서나 팀과 연결돼 있는 관리자들은 그런 연결의 결과로 더 많은 연봉을 받았고 인사고과에서도 승진의 혜택을 누렸다.

친숙한 것을 선호하는 성향은 특히 창의력에서 장애 요소가 된다. 물론 어느 정도의 일상적인 업무방식은 일을 원활하게 해내기 위해 바람직한 방법일 뿐 아니라 필수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상상력을 키우고 싶다면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이례적인 것을 꺼리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 "이건 내게 생소해. 켄터키프라이드치킨과 전혀 달라서 손댈 마음이 전혀 없어"라는 완강한 반응에서 한 걸음 나아가 "너무 낯설어서 내 머릿속의 스키마에 맞지 않은 건 사실이야. 하지만 내 발전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라고 변화할 수 있다면, 비록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정말로 이상적일 것이다.

 

 

천재들의 작업 습관 법칙

 

흔히 창조적인 작업, 특히 예술가의 작업에 대해 우리는 9시에 출근해서 5시에 업무를 마감하는 사무직원의 단조로운 일상과 정반대로 생각한다. 참된 예술가는 예술의 여신이 감을 전할 때 즉흥적으로 일한다고 말이다. 이런 관점에 따르면 감은 강요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며 좋은 발상은 우리가 원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샘솟아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상투적인 생각과는 약간 다른 것 같다. 유명한 예술가들과 창조적인 인물들의 작업 습관을 연구하다 보면 처음에는 마치 틀에 박힌 사무직원들을 보는 것 같은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을 쓸 때 새벽 4시에 기상해 5~6시간 쉬지 않고 일한다. 오후엔 조깅을 하거나 수영을 하고 독서와 음악 감상을 한다. 밤 9시나 10시엔 잠자리에 들고 다음 날이면 이 과정이 동일하게 반복된다. 이는 소설이 완성될 때까지 정확하게 지켜진다.

 

요컨대 창조적인 작업은 긴장과 휴식을 오가는 규칙적인 습관에 따라 좌우된다. 

 

 

재능이 아닌 노력을 칭찬하라 

우리는 실수와 실패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가? 실수와 실패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가? 이로 인해 배우는 것은 없는가? 성인인 우리는 이미 '끝장난' 것인가? 어떤 것이 더 좋은가? 모든 것을 장악한 전문가인가, 아니면 아직도 모든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초보자인가? 우리는 어떤 경우를 더 존중하는가? 타고난 재능으로 성공한 사람인가, 아니면 실패와 좌절로부터 배우고 당장은 성공하지 못할지라도 낙담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는 사람인가?

 

우리가 이러한 질문에 그때그때 취하는 태도는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우리의 친구들과 파트너, 그리고 아이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보여주는 행동을 매우 정확하게 주목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말이다. 스탠퍼드대학 심리학 교수 캐럴 드웩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와! 너 정말 빠르게 풀었구나!'

또는 '이것 좀 봐, 실수가 하나도 없잖아!'

라고 말할 때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천재라 할지라도 천재적인 집단을 만들지 못한다

놀라운 점은 집단의 평균 IQ가 높거나 가장 높은 IQ를 지닌 구성원이 있어도 집단 지능이 높아지는 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달리 말해 천재라 할지라도 천재적인 집단을 만들지는 못한다. 구성원들이 내향적이든 외향적이든, 서로 좋아하든 싫어하든, 집단이 동기부여가 돼 있든 그렇지 않든 이 모든 사실은 집단지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할까? 똑똑하고 창의적인 집단을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는 집단 내 여성의 비율이고, 둘째는 구성원들의 공감 능력이며, 셋째는 상호 교류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서로 연관되며 그 중 교류는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집단에 많이 포함될수록 집단은 더 똑똑해졌다. 

 

 

 

 

천재는 훈련의 결과이다

 

1957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출생한 한스 치머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자. 그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가 물고기였다면 학교는 기어 올라가야 할 나무였다. 그가 학교에 입학한 시점부터 사춘기까지 약 6개 학교에서 쫓겨났다. 마침내 치머의 어머니는 런던에서 남쪽으로 3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허트우드하우스를 찾아냈다. 이 학교는 리처드 잭슨이 세운 대안학교였다.

 

1970년대 초 치머가 이 학교로 전학왓을 때 학생 수는 약 40~50 명 정도였다. 그래서 잭슨 교장은 학생 개개인을 직접 살필 수있 었다. 교장은 치머와의 면담을 통해 음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조건이 있었다. 정규 수업도 반드시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치머는 매일 기타를 들고 즉흥 연주를 했다. 결국 치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곡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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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못하고 끝난 일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서슬기 옮김 / 나무상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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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비율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이 책은 '내가 못하는 것'을 테마로 한 이야기, '결국 못하고 끝난 일'을 모은 것입니다. 그리고 죄송하지만 '재미를 보장하는 것'도 '할 수 없는 일' 중 하나입니다. - '시작하며' 중에서

 

 

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

 

어른은 다 잘해야 할까?

어른은 남들이 하는 일을 다 할 줄 알아야 할까?

어른은 튀지 않고 참아야 할까?

어른은 폐가 되지 않으려고 애써야 할까?

 

이 그림책은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한다. '그렇지 않다'고 말이다. 간결하지만 유쾌한 글과 그림은 어른아이들을 그렇게 위로한다. 또 장황하게 늘어놓는 설명이 아니라 "못한다!"라고 외친다. 마치 아이가 된 것처럼 솔직하게 인정함으로써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어른들의 심신을 청량감으로 채워주는 사이다 같은 존재이다.

 

책의 저자 요시타케 신스케는 1973년 생으로 쓰쿠바대학대학원 예술연구과 종합조형코스를 수료했다. 일상 속의 한 장면을 떼어 내어 독특한 시선으로 그린 스케치집을 냈으며, 아동서 삽화, 표지 그림, 광고 미술 등 다방면에 걸쳐서 작업을 해 왔다. 주요 저서로는 <이게 정말 사과일까>, <이유가 있어요>가 있다. 또 스케치집으로 <더구나 뚜껑이 없다>, <결국은 못하고 끝>, <좁아 두근두근>, <머잖아 플랜> 등이 있으며 <레츠>시리즈와 <몸 사용설명서> 등에 그림을 그렸다. 특히, 첫 그림책인 <이게 정말 사과일까>는 일본에서만 22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MOE 그림책방 대상과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 미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어른아이'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이는 모질고 거친 세상의 풍파에 맞서 싸우며 어른 행세를 하며 살아가지만 아직도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에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동경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겉으로는 강한 어른인 척하지만 깊은 내면에는 어린 아이와 같은 섬세한 마음씨를 지닌 약하디 약한 존재인 것이다. 이제 저자가 밝히는 이런 내면의 마음을 따라가보자.

 

 

  

 

 

멋 부리는 것을 못합니다

 

옷을 잘 차려 입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부럽다. 몇 년 간 쭈욱 같은 옷차림을 하고 다녀서 사회성을 의심받는 일이 종종 있다. 어쩌면 '멋 부리지 못하는' 것이라기보다 그냥 '칠칠맞지 못한' 그런 경우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느낌 있는 옷을 소화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기에 '어울리는' 센스를 키우기 위해 패션잡지를 구독하거나 자주 옷 가게를 들러야 할 것 같다. 

 

 

축제 즐기기를 못합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은 곳이 불편하다. 특히, 축제라면 더욱 그러하다. 우선 노점상 아저씨와 편하게 대화를 못한다. 인형 넘어뜨리기 같은 게임에 나섰다가 실패해도 괜찮은 척 할 자신이 없다. 이럴진대 잘 모르는 사람과 춤을 춘다는 건, 언감생심이다. 이제 시작하는 커플을 보면 이런저런 생각에 우울해지고 남들이 즐거운 만큼 스스로 외롭다는 생각이 가득해진다.

 

 

자발적인 행동을 못합니다

 

어려서부터 내성적인 아이였다. 부끄럼을 많이 타서 엄마 치마폭에 숨기가 일쑤였다. 그래서 지나온 인생에서 반장, 부반장, 회장, 부회장 등과 같은 선거에 입후보한 적도 없다. 자발적으로 나서질 못하는 반면 누군가가 자기를 추천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지녔다. 고등학교 체육시간에 유도를 할 때도 상대가 기술을 걸면 자신의 큰 덩치를 이용해 받아치기만 했다. 

 

회전 초밥집에 가도 남들처럼 주방장에게 무엇을 달라고 요청하지 못하고 묵묵히 앞을 지나가는 초밥만 집어 먹었다. 사막 한가운데 앉아서 언제, 어디에서 볼이 올지도 모르면서 막연히 기다리는 포수와 비슷했다. 일단 다치지 않으려고 보호 장비는 단단히 챙겨 입고 맘에 드는 장소에 쭈구려 앉아 있으면 투수나 타자가 오겠지 하고 생각합니다. 이런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힘은 등을 밀어주던 친절한 손자국 때문입니다.

 

 

다 같이 텔레비젼 보기를 못합니

 

연말, 그때에 늘 고민하게 만드는 것은 텔레비젼입니다. 함게 시청하노라면 남들의 반응이나 코멘트에 신경이 쓰입니다. 예를 들어, 가족들이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데, 키스신이 시작되면 모두들 안절부절하면서 뭔가 다른 일을 하는 시늉을 합니다. 나는 안절부절에 지쳐 아예 부엌으로 도피해서 식빵을 바라보면서 기분을 안정시킵니다. 하지만 혼자서 멍하니 텔레비전을 보는 것은 엄청 좋아합니다.

 

 

치과 치료받기를 못합니다

 

안쪽의 이빨이 충치가 될 것 같지만 아직 아프지 않기에 치과에 가기를 꺼려 합니다. 만약에 치과에 간다면 여기저기 부실한 이빨을 발견할 것이고 의사는 치료받기를 권할 겁니다. 하지만 치과 장비를 보면 아플 것 같아 회피하고 싶어 집니다. 빠른 치료가 효과적임을 알고 있지만, 오늘 아프지 않다고 미루기만 합니다. 눈앞의 고통을 두려워하면 후에 더 큰 것을 잃을텐데도 말입니다.

 

 

 

 

난 '못하는 일'이 무엇인가?

 

저자는 24가지의 '못하고 끝난 일'을 고해성사하고 있다. 그림과 함께 짧은 글을 읽노라면 마치 자기 자신의 일인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 우리들은 강한 어른인 척 허세를 부리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남에게 밝히기를 꺼려하는 나약한 부분들이 분명 있다. 그렇기에 저자의 고백과 참회는 오히려 시원한 청량 음료로 다가온다. 책이 우리들에게 전하려는 메세지는 무엇일까? 스스로 아직까지 못하는 일이 무엇인지 성찰해보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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