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말해줘
이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른 구역 사람들에게 D구역 사람들의 피부는 깨끗하다 해도 깨끗한 것이 아니었다. 언제라도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숙주와 다르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자연스레 초래하는 귀결은 D구역은 다른 구역과 격리돼야 한다는 거였다. 그것은 다분히 정서적인 것이었지만 확실하게 작용하는 금기의 전제가 됐다. 간혹 원거리 여행을 떠나는 철새들처럼 훌쩍 떠나갔던 사람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름에 흠뻑 젖은 깃털을 질질 끌며 구사일생 자신의 둥지로 되돌아왔다. - '허물' 중에서

 

 

피부병 때문에 격리된 사람들

 

이 소설의 작가 이경2007년 김유정소설문학상에 단편소설 <토큰>이 당선되고, 2008년 <세계의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파이프>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8년과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창작기금 수혜 대상자로 선정되었고<소원을 말해줘>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펴낸 책으로 <표범기사>, <먼지별> 등이 있다.

 

전설의 뱀 롱롱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진 도시는 허물을 영원히 벗으려는 열망에 휩싸인다. 시민들은 판타지 속에 투영된 자신들의 욕망은 거짓이 아니었단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의 생생한 분노가 그 증거다. 판타지의 붕괴가 가져온 비참한 현실을 직시한다. 판타지를 부풀린 것은 다름 아닌 그들 자신이며, 지금 당장 판타지와 현실을 잇는 다리를 건너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마침내 시민들은 거대한 뱀처럼 꿈틀거린다. 허물에 덮인 자들이 꿈틀거리며 D구역의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 도시정부와 거대 기업이 모의한 충격적인 음모가 드러난다.

 

 

소설의 시작은 한 노숙자의 세신洗身 장면으로 시작한다. 당사자는 여성이다. 장소는 화장실인데, 아마도 공중화장실로 보인다. 티셔츠와 브래지어, 바지와 팬티까지 벗어 화장실 칸막이 걸친 후, 배낭에서 비누를 꺼내 재빨리 거품을 낸다. 공원 관리인에게 들키면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관리인의 신념은 세금을 납부하는 사람만이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시각은 새벽 2시, 공원 순찰을 마친 관리인은 지금쯤 관리실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을 것이다.

 

민첩하게 움직이던 그녀의 손이 배꼽 아래에서 멈췄다. 하반신 전체가 딱딱한 허물로 덮여있다. 마치 거칠게 갈라진 소나무 껍질 같기도 하고, 사마귀에 곰팡이가 핀 것 같기도 한 모습이다. 한 달 전, 발꿈치가 따끔하더니 벌레가 모공에서 기어 나오고, 동시에 다른 모공에서도 올라오고 다리 전체로 옮아갔던 것이다. 가려움에 손톱이 지나간 자리엔 붉은 홍반이 생기고, 홍반들이 사각현 모양의 회갈색 띡지로 변한 후 점차 허물로 굳어버렸다.

 

이 여성은 힘을 가헤 무릎을 문지른다. 갈라진 허물 사이로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진물이 묻어난다. 체내의 불순물이 몸밖으로 배출되지 못해서 곪아서 나는 냄새였다. 씻어내지 않으면 못 견딜 정도로 가려움이 몰려 온다. 씻어내면 잠시나마 가려움을 진정시킬 수 잇다. 손톱에 허물이 걸렸다. 그녀는 마치 보도블록을 들추어내듯 허물을 들어내자 피고름이 주르륵 흘렀다. 관리인의 발소리가 가까워오자 대충 비눗기를 씻고는 알몸으로 배낭과 옷을 집어든 채 잽싸게 숲으로 내달렸다.

 

'허물 예방과 치료를 동시에'

 

옷을 입은 그녀는 배낭에서 켄 하나를 꺼내자 이런 광고 문구 아래에 하루 두 번 복용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는 피부 각화증을 완화시키는 신단백질이 함유됐다는 인증마크가 부착되어 잇엇다. 이 제품은 'T- 프로틴'이다. 얼마 남지 않은 캔을 탈탈 털어 입 안에 프로틴 가루를 넣고선 빈 캔을 풀숲으로 던져 버렸다. 앞으로가 큰일이다. 프로틴이 없으니 곧 허물은 마치 덩굴처럼 온몸을 휘감을 것이다. 그녀는 잠을 포기하고 D구역으로 향했다.

 

 

거대 제약 회사가 지배하는 인구 50만의 기획 도시. 주인공인 여성은 거대 파충류 사육사다. 석 달 전 산사태로 동물원이 무너지자 야생동물들은 도시 곳곳으로 흩어지고 도시는 혼란에 빠진다. 그녀는 비단뱀을 찾아 D구역으로 간다. D구역에 격리된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피부 각화증이 심해져 뱀의 허물 같은 각질이 온 몸을 뒤덮는 풍토병을 앓고 있다. 그들은 전설 속 거대 뱀 '롱롱'이 허물을 벗으면 세상의 모든 허물이 영원히 벗겨진다고 믿고 있다.

 

프로틴은커녕 끼니도 잘 챙기지 못하니 허물은 금방 자라났다. 별 수 없이 다시 공원으로 와 전처럼 공원 관리인과 숨바꼭질하며 지냈다. 밤이면 벤치에 누워 생각했다. 롱롱을 찾으면 정말 허물을 벗을 수 있을까. 영원히 허물을 벗으면 한 번도 허물 입지 않은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한 번도 버림받지 않은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그녀의 눈에 분수대 물이 일렁거리는 게 보였다. 물은 양감을 가진 물체처럼 부풀어 올랐다 가라앉았다. 물결이 느릿느릿 움직였다. 한 줄기 물길이 분수대 밖으로 기어 나와 저 혼자 흘렀다. 뱀이었다. 물빛을 일렁이며 뱀이 분수대 바닥에서부터 천천히 물 밖으로 기어 나오고 있었다. 똬리를 틀고 있던 터라 분수대 밖으로 완전히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허물에서 파생되는 경제 부양의 효과가 없다면 시의 발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갖가지 방역 업체가 성업 중이고 피부과와 피부 관리실, 피부보호제와 약, 향초, 피부 보호 기능을 첨가한 여러 가지 생활용품까지 비싼 값에 팔리고 있었다. 단시간에 이 도시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허물'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었다.

 

"이 도시에서 공포는 거짓을 진실로 뒤바꾸는 알리바이입니다. 공포가 실재하니까 거짓은 없다는 논리입니다. D구역은 이 거대한 알리바이의 중심에 있습니다. D구역 없이 이 도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백신이 개발되면 D구역도 사라집니다. 방역 센터를 공들여 만든 시스템을 제 손으로 무너뜨릴 리 없습니다"(153~4 쪽)

 

롱롱프로틴 회사는 타깃을 세분화해 신제품을 쏟아냈다. 앉아서 죽느니 고양이라도 물고 늘어지자는 게 이 회사의 기업 정신이었다. 오직 믿을 거라곤 롱롱의 이미지뿐이었다. 건강을 선물하는 롱롱, 근심을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하는 롱롱, 소원을 묻지 않고도 알아서 이뤄주는 롱롱 등이었다. 롱롱프로틴 라벨에는 푸른 새싹을 들고 있는 롱롱이, 걱정을 사라지게 하는 라벨에는 인어 공주로 분한 롱롱이, 소원을 이뤄주는 라벨엔 호박 마치를 탄 롱롱이 마법 부채를 들고 윙크하고 있었다. 



"전설은 전하는 입마다 다르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을 다음 사람에게 전하기 때문이야"(201쪽)

 

방역센터는 시민들의 허물을 벗겨내는 유일한 기관이다. 방역센터에서 허물을 벗고 퇴소하면 다시 허물을 입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을 알지만 그들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다. 주인공인 그녀는 그곳에서 김과 후리, 뾰족 수염과 척을 만나게 되고 그들에게 전설 속 거대한 뱀이 폐허가 된 궁의 아궁이에 산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녀와 김, 후리는 궁의 아궁이에서 거대 뱀을 꺼내 D구역 끝에 있는 김의 재생타이어 가게로 향한다. 그곳에는 겹겹이 쌓은 항공기 타이어가 긴 동굴처럼 이어져 있어 그들은 거대 뱀을 타이어 동굴 속에 숨기고 허물을 벗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전설이 참인지 거짓인지 그때 알게 될 것이다.

"공포란 인간의 욕망과 여러모로 비슷하지. 공포가 공포를 낳는 것처럼 욕망이 욕망을 낳는다네. 내가 공포를 이용했다면 자네는 욕망을 이용한 거야. 허물을 벗고자 하는 욕망. 그게 죄라면, 자네와 내가 저지른 죄의 무게는 비슷할 걸세"(27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흔의 돈 공부 - 인생 2막에 다시 시작하는 부자 수업
이의상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업자의 사기로 10억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신용불량자 딱지까지 붙은 저는 그야말로 바닥을 경험했습니다. 사채까지 끌어다 쓴 탓에 조폭들에게 협박을 당하기도 했고, 그들을 피해 도망 다니느라 노숙자로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들을 설득해 일자리를 구한 후로도 소위 '쪽방촌'이나 햇볓도 들지 않는 고시원에서 지내기도 했지요. 이자를 갚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삶. 미래를 꿈꾸기에는 너무나도 절망적인 하루하루였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인생 2막의 재테크는 달라야 한다

 

책의 저자 단희쌤(이의상)은 30대 후반, 한국전력공사에서 나와 도전한 사업이 전부 실패하여 모든 것을 잃었다. 재산도, 가족도, 삶의 희망도 없는 절망 속에서 두 번의 극단적인 시도를 하기도 했다. 쪽방촌과 고시원을 전전하던 중, 우연히 책 한 권을 만나 돈과 사업에 대한 큰 깨달음을 얻고 인생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험을 했다. 그 뒤 40대 초반부터 치열한 자기계발을 통해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 소형 건축 시행 전문가, 마케팅 전문가, 1인 지식 창업 전문가, 유튜브 전문가로 거듭나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에 대한 철학''실전 재테크 노하우'를 지난날의 자신처럼 삶이 막막한 사람들에게 공유하며 희망을 꿈꿀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다.

현재는 유튜브 '단희TV' 채널을 통해 은퇴를 앞둔 중년을 대상으로 은퇴 재테크 설계, 부를 위한 마인드셋, 1인 지식 창업 등 인생 2막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단희 캠퍼스' 법인을 운영 중으로 2~3년 내 중장년층의 경제적 자유와 행복한 삶을 위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국내 유일의 교육 기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부자 수업이다. 부자들의 행동 습관인 '단무지 법칙'을 알려주고, 저자 본인의 인생을 바꿔준 38 권의 책을 소개하며, 인간의 다섯 가지 욕구의 설명을 통해 우리들의 성공을 자극한다. 그리고 인생 2막 부자 로드맵으로 부동산 투자를 제안하면서 이와 관한 5단계 재테크를 강의한다.

 

 

 

 

나의 빚에게 보내는 편지

 

일용직을 구하려고 새벽 인력시장에 나갔다가 비가 오는 통에 허탕을 치고 쪽방촌으로 귀가하려고 전철역으로 가던 중, 팔도 다리도 하나 뿐인 사람이 저자를 보고선 밝게 웃으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는 행인들을 향해 목청 높여 우산을 팔기 시작했다. 마치 이 일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듯이 열중하는 그 모습을 보고선 저자의 마음속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스스로 부족해 사기를 당했으니 빚 또한 오롯이 내 탓이건만 아무런 잘못도 없는 세상을 저주할 시간에 한 치라도 자신의 삶이 개선될 방도를 찾기로 했던 것이다.

 

그때,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작가 스펜서 존슨이 떠올랐다. 췌장암으로 사망한 그는 암투병 중에 자신의 암에게 편지를 썼다. 심지어 그는 자신의 목숨을 갉아먹고 있는 종양에게 감사하다고까지 말했다. 그래서 저자는 한 순간에 마치 벼락을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다. 그깟 빚 9억 원쯤이 대수인가 싶었다. 쪽방으로 돌아간 그는 곧장 노트를 펼쳐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나의 빚 9억에게-
네 덕분에 나는 더 열심히 살게 됐다.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돈을 벌겠다는 의지가 생겼어.
이 역경을 이겨내는 날
나는 훨씬 큰 능력으로 더욱 성장해 있을 거야.
그러니 너에게 감사한다.

 

당시 저자의 현실은 참혹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사직하고 시작한 사업에 실패하고 이혼한 남자, 마흔이 다 된 나이, 10억 원이 넘는 빚, 죽어라 일을 해도 빚이 줄기는커녕 이자도 갚기 벅찬 상황, 하늘의 별 따기 같은 취업, 쪽방촌을 벗어나지 못하는 삶 등. 주위를 둘러봐도 오직 절망뿐이었다. 그랬던 그가 조금씩 희망을 얻고 아주 작게나마 행복감 비슷한 것을 느꼈다.


12만 원짜리 쪽방촌에서 19만 원짜리 고시원으로 이주했을 때, 매일 찾아오던 사채업자들이 간혹 연락만 취하고 더 이상 찾아오지는 않게 됐을 때, 전체 빚의 1퍼센트도 되지 않는 돈이었지만 원금을 조금이라도 갚았을 때. 이런 상황이 올 때마다 그는 '어제보다 티끌만큼이라도 나아진 오늘'에 행복해하고 희망을 가졌던 것이다.

 

 

 

 

마흔 이후 돈 버는 무기

 

우리 모두들 앞에 펼쳐지는 세상은 하루가 다름을 느끼게 된다. 예전에 통했던 자신만의 필살기가 이젠 소용없어지게 됨을 의미한다. '새 술은 새 푸대에 담으라'라는 말처럼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무기가 필요한' 법이다. 더구나 젊디 젊은 2030이 아닌 4050이라면 더욱 더 할 것이다. 눈 앞에 펼쳐지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이겨내려면 당연히 새롭게 재무장해야 한다.

 

이에 저자는 새로운 시대에 인생 2막을 제대로 살기 위해선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라고 권한다. 최소 12년 이상 학교를 다니며 열심히 공부한 대가로 직장 하나 구하는 데 그쳤지만, 이 새로운 무기를 갖추는 데 오히려 그 전보다는 시간이 덜 걸리고 쉬울 수 잇다. 젊음과 체력 대신에 4050은 '통찰력''원숙함'이 있기에 말이다.

 

변화적응력

문제해결력

차별화 능력

 

인생 2막을 대비하는 데 꼭 필요한 두 번째 무기는 바로 문제해결력이다. 모든 기업과 사업가의 목표는 결국 돈을 버는 것인데, 그러려면 반드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 고객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자. 즉, 우리들이 무언가를 구매하거나 어떤 서비스를 이용해왔을 때 '언제 돈을 썼는가?'.

 

어떤 상황에서 돈을 쓰기로 결정했고, 그때 여러 상품과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한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자. 결국 사람들은 '문제'가 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지출한다. , 돈을 벌려면 두 가지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고객의 돈 문제시간 문제다. 보통의 4050세대는 자신의 문제 외에도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문제까지 조율하고 해결하는 일을 해왔을 가능성이 높다.

 

 

인생 2막의 독서는 달라져야 한다 


"실력만 있으면 고객은 알아서 찾아오게 돼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정말 그럴까? 그러나 이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최근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 또는 구매한 물건이 있다면, 자기 자신이 왜 그것을 택했는지 생각해보자. 물론 '그 영화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그 물건이 내가 원하는 상품 같아서' 선택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정보를 어디서 얻었을지 생각해보라. 아마도 광고를 통해 얻었을 가능성이 높다. 바로 이게 마케팅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인생 2막 부자 로드맵

 

1단계(내공 재테크)~ 나를 신뢰하는 힘

2단계(부동산 재테크)~ 돈이 돈을 벌게 하는 힘

3단계(플랜B 재테크)~ 원하는 일을 지속하는 힘

4단계(플랫폼 재테크)~ 사람과 시스템이 나 대신 일하게 하는 힘

5단계(선한 영향력 재테크)~ 함께 성공하고 성장하는 힘

 

 

선한 영향력 재테크

 

처음 컨설팅을 시작했을 때, 저자는 고객을 '내게 노하우를 제공받고 돈을 지불하는 사람'으로 여겼다. , 그의 시각으론 '고객은 곧 돈'이었다. 그때는 돈이 곧 행복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안정을 찾은 후로는 돈을 더 벌어도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50대를 눈앞에 두고 '예전의 나처럼 돈이 없어서 불행해지는 사람이 없도록 한다'는 삶의 목적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후부터는 고객 한 명 한 명이 '행복한 미래를 찾아줘야 할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진정 고객을 사랑하고 고객들이 편안하게 마음을 터놓은 것도, 컨설팅과 강의 평가가 더 좋아진 것도여러 제안이 들어온 것도, 유튜브의 구독자가 급증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처럼 우리들은 고객을, 나아가 삶의 목적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사랑해야 한다. 세계적인 보이밴드 방탄소년단의 거대한 팬덤인 아미의 멤버들이 한결같이 BTS를 사랑하는 이유로 그들의 '선한 영향력'을 거론하고 있음을 상기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왕업 - 하 - 반룡, 용이 될 남자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의 여주인공 왕현은 사랑했던 사람을 뒤로한 채 미천한 출신으로 전쟁에서 공을 세운 남자와 정략 혼인에 나서게 된다. 사랑했던 궁궐의 벗들과 가족이 그녀 자신을 한낱 권력 유지의 도구로 여겼던 것이다. 권력의 비정함을 뼈저리게 느낀 그녀는 사랑하는 것을 잃지 않고 지켜내려면 오직 패업을 얻는 것뿐임을 자각하지만 그녀 앞에 놓인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고난뿐이다.

 

 

업을 완성하다

 

비록 미천하 가문의 출신이지만 천하를 손에 거머쥐려는 한 남자(소기)와 전형적인 권문세가 출신의 한 여자(왕업)가 정략 결혼을 하는 상황이 상권의 스토리였다. 보통의 경우 여인이라면 지아비를 따르면서 조용하게 내조를 하는 그런 모습이겠지만, 소설의 여주인공 왕업은 지아비에게 패업이라는 권력을 안겨주려는 강인한 '철의 여인'으로 비춰진다.

 

달콤한 신호 초야는 꿈에서나 있는 일인 듯, 낭군인 소기는 변방의 갑작스런 반란 소식에 갑옷을 두른 채 전장터로 향하고, 홀로 남겨진 왕현은 갖은 고초를 겪게 된다. 믿었던 벗들의 배신과 음모, 그들을 죽여야 하는 가혹한 운명 앞에 소기와 왕현 그 둘만이 외롭게 놓여진 상황이다. 변방의 전쟁이 길어짐에 따라 왕현의 몸은 날로 쇠약해지고, 황궁이 이미 반란군의 손아귀에 들어간 이상 소기가 승장으로서 당당하게 귀환하는 순간까지 시간을 벌어야 한다. 과연 왕현과 소기 부부는 피비린내 나는 권력의 암투에서 최종 승리자가 될 것인가?

 

 

 

 

사실 변방의 반란은 황실의 장악하려는 세력의 음모로 밝혀진다. 하지만 이미 황실은 반란군의 손아귀에 넘어간 이상, 왕현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기다려야 하는 것뿐이다. 그것마저도 소기가 당당하게 승리를 거두고 무사히 귀환해야 하는 것이다.

 

당경이 모반을 일으키고, 돌궐이 국경을 침범하고, 오라버니가 적의 진영에 사로잡혀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한 변고에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 왕현이 보인 반응은 매우 의연했다. 소기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천하가 모두 소기를 바라보고 잇을 때, 왕현은 소기의 뒤에서 위안과 힘이 되고 마지막 안식처가 되어주었던 것이다. 내일이면 헤어져야 한다. 얼마나 긴긴밤을 보내야 다시 만날 수 잇을까?

 

 

 

이 고통은 그녀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전쟁 중에 가족과 목숨을 잃고 피붙이와 헤어지는 고통을 겪는다. 이런 일을 겪는 사람들과 비교한다면 어찌 혼자만의 고통이겠는가. 왕현은 담담하게 웃으면서 소기에게 말한다. "당신이 하루라도 빨리 돌아온다면 내 원망도 그만큼 줄 테고, 당신이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다쳐서 온다면 내 원망도 그만큼 늘 거예요. 나는 당신이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계속 당신을 원망할 거예요. 그리고 돌아오면 다시는 떠나지 못하게 할 거예요. 평생토록 말이에요"

소기는 말없이 그저 고개를 쳐들더니 한참 만에야 다시 고개를 숙이고는 여전히 축축한 물기가 배어 있는 눈길로 왕현을 바라보았다. 소기는 그녀를 힘껏, 아주 힘껏 끌어안았다. 마치 손을 놓으면 사랑하는 아내를 잃을까 봐 두려운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는 목이 멘 소리로 몇 마디 말을 하고선 목울대를 울렁이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더 이상 전지전능한 예장왕이 아니었다. 평범한 모든 이와 마찬가지로 범부이자 낭군이요, 미안함과 죄책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아비였다.

 

"아이가 말을 떼기 전에, 처음으로 아버지란 말을 하기 전에 돌아오리다. 아무, 기다려주시오. 아무리 고되고 힘들더라도 내가 돌아올 때까지… " 

 

 

제왕의 패업, 제왕의 패업… … 줄곧 제왕의 패업을 이루고자 한 이는 소기뿐만이 아니었다. 애당초 왕현이 원한 낭군은 천하에서 가장 강하고 존귀한 사람이어야 했다. 그 사람은 장차 천하를 정복하고 그녀를 정복할 것이며, 또한 그도 왕현에게 정복당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왕현의 깊은 매면에 숨겨내 뼛속 깊이 줄곧 숨겨져 있던, 말로는 꺼낼 수 없었던 웅대한 바람이었다.

 

"만약 나를 그저 귀하고 연약한 여인으로만 본다면 나를 알고 나를 믿는 그 소기가 아닐 것이고, 나 또한 그런 평범한 사내와는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알리바바로 40억 번다 - 해외 수출입 몰라도 영어 못해도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알리바바 고수의 판매 비법
서이랑 지음 / 라온북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스물세 살에 간호사를 그만두고 알리바바닷컴을 통한 해외 판매를 시작했다. 1인 기업으로 시작했고 자본금은 간호사로 일해서 모은 돈 600만 원이 전부였다. 현재 고정 바이어는 200곳이 넘거, 제품은 60개국 이상에 팔린다. 10년 동안 성사시킨 주문만 1만여 건이다. 연 순수익은 4~5억 원 정도이며 10년째 비슷한 수준으로 회사를 잘 운영하고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무역공주 서이랑의 성공 스토리

 

책의 저자 서이랑은 미용용품 수출회사 뷰티인서울의 대표로, 간호사 출신의 사업가이다. 2009년 알리바바닷컴을 통한 제품판매를 시작해 현재 9년 차 유료회원이며, 60여 개국의 200개가 넘는 거래처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루 평균 거래 건수가 3~4건, 지난 10년간 누적 거래 건수가 1만여 건에 가까우며, 연 순수익 4~5억 원을 기록하는 알리바바닷컴의 판매 고수이다.

 

 

그녀는 한국인들이 알리바바닷컴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껴 알리바바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으며, 수강생들에게 아낌없는 실무 노하우 교육으로 수많은 호평을 얻었다. 카페24, EMS스타트업, 트렌드헌터, 남동공단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인천지방중소벤처진흥청, 청년창업발전소 등에서 강의를 진행하였으며 네이버 블로그 및 카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병원에 간호사로 취업했다가 6개월 만에 병원 일을 그만두고 알리바바닷컴에서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알리바바에서의 성공으로 인해 스물여섯 살에 자신의 집을 장만했고, 서른에 건물을 매입했으며, 나이 서른셋인 현재 그녀는 부동산을 포함하여 재산이 40억 원 정도이다. 이 모든 부富는 순수하게 물건을 판매해서 번 돈이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었는데, 1장에서는 알리바바닷컴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대해 알아보고, 얼마나 많은 기회가 숨어있는지 살펴본다. 알리바바닷컴은 B2B 거래를 위한 플랫폼으로 세계 1위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200여 개국의 바이어들이 포진하고 있어 잘만 이용하면 쉽게 글로벌 셀러에 도전할 수 있다.

 

알리바바닷컴은 B2B, 즉 기업과 기업 간의 거래를 도와주는 인터넷 쇼핑몰이다. 반면 최근에 인기를 끈 '해외직구'를 돕는 해외 쇼핑몰은 B2C로 기업체와 개인 소비자 간의 거래를 위한 인터넷 공간인 셈이다. 통상 쇼핑몰은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수익이 발생하는데, 알리바바닷컴은 판매자에게서 발생되는 유료회원비나 광고비 등이 주된 수입원이다.

 

저자는 "알리바바닷컴은 1인 기업에 닥 좋은 시장"이라고 말한다. 즉 바이어가 확인할 수 있는 제품정보나 회사 정보를 잘 관리하고 응대를 잘 한다면 충분히 거래가 성사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류붐에 힘입어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반응이 좋은데 바이어는 유명 브랜드 제품이나 덜 알려진 작은 기업의 제품이나 똑같은 '메이드 인 코리아'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바이어들이 저렴한 물건만 찾는다는 오해를 하지만 중국산보다 퀄리티가 높은 한국산 제품은 더 비싼 가격에 구매한다고 실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2장에서는 알리바바닷컴의 판매자로 활동하는 기본적인 방법과 매너에 대해 알려준다. 바이어들의 제품 문의, 주문제작 문의 등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꾸준한 거래를 끌어내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상세하게 알아볼 수 있다. 3장에서는 실제로 알리바바닷컴을 시작하는 방법에 대해 단계를 나누어 설명한다. 사진과 상세한 자료를 통해 유료회원이 되는 법, 회사의 미니 웹사이트를 만드는 법, 메신저로 응대하는 법 등을 알 수 있다.

 

기업 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판매자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디자인이 좋아야 찾는 사람도 많기 마련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저자는 판매자로 활동하길 원한다면 유료회원으로 전환해서(월 회원료는 25~30만원) 알리바바닷컴 학원을 다니는 심정으로 시작하고 미니 웹사이트를 통해 회사의 면모를 갖추라고 권한다. 


4장에는 알리바바닷컴의 구매, 판매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담았다. 좋은 판매자에 대한 기준부터 초보자에게는 까다롭게만 느껴지는 결제, 배송조건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관세, 부가세, 수입 검사, 안전인증 등에 대한 내용도 꼼꼼하게 다뤘다. 5장에서는 실질적으로 내 상품을 상위 노출시킬 수 있는 팁들을 알려준다. 알리바바닷컴에서 어떤 키워드가 인기가 좋은지 찾아내는 법, 내 상품에 알맞은 키워드를 고르는 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상품 등록하는 편집기를 사용하는 법도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여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좋은 판매자 찾는 법

 

회원 연차수가 높은 판매자

커뮤니케이션이 빠르고 원활한 판매자

Trade Assurance나 페이팔 결제가 가능한 판매자

좋은 품질의 제품을 파는 판매자

 

아무래도 상위 노출 제품에 바이어는 더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들이 상위 노출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첫째, 유료회원의 제품이 상위 노출된다. 둘째, 회사 프로필의 완성도가 높을수록 상위 노출된다. 셋째, 제품등록점수가 만점인 5점에 가까울수록 상위 노출된다. 그밖에 방문자의 선호도가 높을수록 상위 노출된다.

 

 

6장에서는 알리바바닷컴의 시스템에 익숙해진 고수들을 위해 알리바바닷컴 플랫폼을 이용해 바이어들의 인콰이어리(문의)에 응대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7장에서는 알리바바닷컴을 이용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해킹을 예방하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풀어내, 실제 사업에서 부딪힐 수 있는 문제와 그 해결방법을 담아냈다.

 

구매 문의 유형

 

간단한 인콰이어리~ 간단하 원하는 제품의 가격을 문의, 70~80%를 차지하는 문의

자세한 인콰이어리~ 세세하게 제품에 대해 문의, 통상 바이어도 자세하게 자신을 소개함

빅바이어 인콰이어리~ 많은 양의 제품을 문의하거나 OEM을 요청하는 경우, 스팸 여부의 구별

스팸 인콰이어리~ 해킹이나 사기를 치려고 보내는 메일

 

알리바바닷컴을 하면서 해킹 문제는 가장 핫이슈다. 이를 진행하다 해킹당한 후 고생을 겪고는 알리바바를 결코 하지 않는다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이다. 저자 또한 수없이 해킹을 당했다고 고백한다. 해킹의 종류는 알리바바닷컴 계정 자체가 해킹당하는 경우, 결제를 받는 페이팔 계정이 해킹당하는 경우, 시업용 이메일이 해킹당하는 경우 등이다. 

 

계정 해킹 예방법~ 가짜 사이트로 계정 비밀번호를 유출하므로, 계정에 자주 로그인하라

페이팔 해킹~ 자주 로그인하면 해킹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비밀번호를 어렵게, 자주 변경

이메일 해킹~ 이메일 주소를 변경, 해외 로그인을 차단

 

 

 

 

실패 없는 성공은 없다

 

'짝퉁의 나라'라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중국사업으로의 진출을 여전히 꺼리는 분들이 많다. 내 주변에도 진출한지 얼마되지 않아 철수하거나 사업을 접는 등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 당연히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되지 않고 순탄하게 사업을 할 수 있다면 정말 큰 행운이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성공을 거두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소위 '수업료'라는 실패를 경험하기 마련이다. 알리바바닷컴을 통한 1인 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우선 이 책부터 정독, 저자의 직강을 통해 의문사항을 해소한 후 시도해보는 게 좋을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 - 이외수의 한 문장으로 버티는 하루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착한 심성을 간직한 사람들은 종종 잘못을 저지른 자를 질책하거나 벌하지 않고 두둔하거나 덮어 주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칭송할 만한 처사는 아니다. 결과적으로 잘못을 반복해도 무방하다는 면죄부로 작용하거나, 잘못을 방조하거나 조장하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놈의 착한 심성이, 때로는 마음 어딘가에 악습의 곰팡이를 은밀하게 배양하는 부작용도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 선한 사람은 악역을 자처하기도 한다' 중에서

 

 

현대인들을 위한 삶의 통찰

 

책의 저자 이외수는 타고난 상상력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연금술을 펼치는 기행과 파격의 작가 이외수. 독특한 상상력, 탁월한 언어의 직조로 사라져 가는 감성을 되찾아 주는 작가. 특유의 괴벽으로 바보 같은 천재, 광인 같은 기인으로 명명되며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문학의 세계를 구축해 온 예술가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아름다움의 추구이며,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바로 예술의 힘임을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는 작가이다.

 

 

출간한 20년이 넘은 첫 장편소설 <꿈꾸는 식물>에서부터 근작에 이르기까지 그의 모든 소설은 4~50만부가 넘는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 문단에서 드문 작가다. 독자와의 활발한 소통으로 42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하며 '트위터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며 그는 2010년 YES24에서 네티즌을 상대로 조사한 '대한민국의 대표작가'에 1위로 뽑히기도 했다.

 

 

이 책은 '존버' 정신의 저자가 깨달은 삶의 통찰을 전한다. 즉 실패와 절망, 고독과 무기력에 괴로워하는 현대인들이 삶의 버팀목으로 삼을 만한 글과 정태련 화백이 그린 세밀화 50점이 어우러져 재미와 울림을 준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에세이는 자유롭게 사는 자세, 고통에 대처하는 법, 하루하루를 보내는 마음가짐, 문학과 예술에 대한 생각, 사람과 관계에 대한 조언 등을 다루고 있다.

 

 

 

 

우리들에게 '존버(존나게 버텨라)'라는 희망 고문 섞인 신조어를 선물한 이외수 작가는 삶의 질곡에서 가정사와 암 투병이라는 최근의 아픔을 겪으면서 이 과정에서 인생의 깨달음을 새롭게 느낀다. 그는 이런 통찰을 근거로 이 에세이를 집필했다. 무릇 에세이란 작가 본인의 생각 편린들을 한데 모아 놓은 글이다. 통상 누구에게나의 생각은 자유를 부여한다. 그래서 이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면에 이를 부정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책 속의 글에서 공감을 느끼는 부분을 소개해보려 한다.

 

 

적은 어디에나 있다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자신의 주변에 항상 뜻을 같이 하는 동지로만 채울 수 없는 법이다. 만약에 굳이 그렇게 산다면 이 사람은 반쪽 인생을 살아가야 할 운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즉 자신의 뜻과 달리한다고 해서 이를 모두 적으로 돌리고 이들과 교류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그렇게 된다.

 

최근의 조국 사태를 보더라도 지지파와 반대파의 격한 대립 상태가 이를 여실히 증명하는 셈이다. 마치 사이비 종교의 교주에게 미망당해 광신도로 돌변한 그런 행동을 보여준다. 이미 이성적인 판단은 해외로 출장 보내고 오직 자신이 믿고 싶은 것에만 매달린다. 이를테면 콩깍지에 씌어져서 오로지 그 사람만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이외수는 이렇게 말한다.

 

"어떤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었든, 어떤 교양과 인격을 갖추었든, 당신에게는 반드시 적이 생길 것이다. 당신이 착해도 적이 생기고 당신이 악해도 적이 생길 것이다. 아무리 변명을 하고 아무리 진실을 보여 주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인간들 중에는 인간의 형상을 한 미친개도 섞여 있고 인간의 형상을 한 벼멸구도 섞여 잇다. 하지만 그것들을 퇴치하거나 멸종시킬 방법은 없다. 어쩔 수가 없이 공존해야 한다. 복장이 터질 지경이 오더라도 그러려니 하라. 그러려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여여如如한 경지를 깨닫게 된다"(22쪽) 

 

  

 

 

 

 

그 어떤 아픔도 차츰 무디어지기 마련

 

"기다리는 일은 사랑하는 일보다 힘들다는 말이 있다. 그건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이 날 때마다 모진 마음으로 떨쳐 버리면 처절한 아픔도 차츰 무디어지기 마련이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잠깐 머물다 가는 인생인데, 봄이 오건 안 오건 나대로 즐겁게 살기로 했다. 정신 나간 인간들이 개지랄을 떨건 말건, 하늘에도 들판에도, 바다에도 사막에도, 내가 간직하고 있던 낱말들을 열심히 파종하면서 살기로 했다. 언젠가는 내가 파종한 낱말들이 싹을 틔워서, 눈부신 꽃이 되거나, 푸르른 숲이 되거나, 하늘거리는 해초가 되거나, 우람한 선인장으로 자라기를 기다리겠다"(29쪽)

 

살면서 우리 모두는 자신의 신체에 마음에 생채기를 내게 된다.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넘어져 무릎이나 팔꿈치에 나는 그런 상처는 차라리 별 게 아니다. 이는 시간이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처음엔 쓰라리고 피도 나겠지만 결국엔 그 자리에 딱지가 생김으로써 보호막이 생기고 새 살이 돋아난다. 다음엔 길을 걸을 때 바닥을 잘 보고 다녀야겠다고 스스로 마음을 잡는다.

 

 

그런데, 마음에 난 상처는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사랑으로 인한 상처는 더욱 오래 간다. 한 번 떠난 님이 다시 돌아올 것이란 보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막연하게 좋았던 그 때를 회상하며 마치 곧 자신을 찾아올 것 같은 예감에 휩싸인다. TV 속의 한 장면에서, 영화관의 한 보퉁이에서, 퇴근길 버스에서도, 불현듯 그런 감정이 일어난다. 나는 비가 내리면 그런 추억에 사로잡힐 때가 많다. 비 오는 날 헤어진 연인을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란 상념에 빠진다. 심한 날은 먹는 일조차 모르고 지나간다. 작가도 이렇게 말한다. "그래, 다시는 염병할 놈의 사랑 따위는 하지 않겠다"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아픔은 모두 내 마음의 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군자君子 소리 들을 필요 없다

 

<채근담>쥐가 배고플 것을 염려하여 언제나 밥 덩어리를 남겨 두고, 나방이 타 죽을 것을 불쌍히 여겨 어둠 속에서도 등불을 켜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고 소개한다. 그렇다. 하찮은 목숨들까지 배려하고 보살피는 이런 마음이 군자의 자세라는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제 이런 군자 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다고 단언한다.

 

오늘날의 쥐들은 곡식 창고에서 배터지게 먹음으로써 식구들이 먹을 쌀조차 남기지 않고, 또 나방은 형광등에 결코 타 죽지 않고 밤새도록 미친 듯 날개짓을 하기에 식구들의 단잠을 방해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격하게 표현하자면 쥐를 때려잡지 않으면 식구들이 배를 곯게 되고, 또 나방을 죽이지 않으면 온 가족이 불면에 시달릴 수 있다는 해석이 된다. 작가는 이상론보다는 현실주의자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반론 제기인 셈이다. 내 식구가 고통을 받는데 무슨 군자 소리가 어울리느냐는 것이다. 풍요롭다고 생각하는 우리 사회엔 배를 곯고 심지어 아사餓死하는 가족이 있다는 보도들이 소개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고통을 해결하지도 못하면서 결코 고마움을 표하지 않는 김정은에게 막 퍼줘도 되는 걸까? 그게 군자일까?

 

 

가시밭길도 있다

 

한평생 꽃길만 걸으면서 꽃향기에 파묻혀 살 수야 있겠는가. 인간이라면 마땅히 자갈밭길도, 가시밭길도 걸어야 하는 법이다. 작가는 지금껏 혼자 맨발로 피 흘리면서 절름절름 일흔 고개를 넘는 동안 원인 불명, 출처 불명의 돌들이 무수히 날아오기도 했고, 때로는 머리통이 깨지고, 때로는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했지만, 천하 만물을 사랑하겠다는 의지를 버리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비록 느리더라도 성실하게 목적지를 향해 기어가는 달팽이처럼, 시간의 옆구리에 붙어 우주의 중심을 향해 꾸준히 전진했다"(92쪽)

 

 

억지가 통하는 세상은 오래가지 않는다


"세상에는 바닷물을 다 퍼마셔 봐야만 바닷물이 짜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손가락으로 찍어서 맛을 보기 전에는 절대로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다.
하지만 물결만 보고도 바람이 부는지 안 부는지 알 수 있는데 꼭 풍속계를 들여다보고 난 다음에야 바람이 분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담 너머로 지나가는 뿔만 보아도 소인지 양인지 구분할 수 있는 거 아닐까"(114쪽)

 

그렇다. 보기만 해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임에도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이 있다. 입증할 수 있는 물증이 없다느니, 사전에 기획된 파쇼적 조사라느니 하면서 말이다. 몇 달 전에 발생해서 지금까지 벌어지고 있는 조국 사태가 바로 이런 모습니다. 딱 보면 아는 일들에까지 눈금 조작한 잣대나 저울 들이대면서 생떼와 억지를 일삼는 궤변론자들이 있다. 이름하여 혹세무민이다. 앞으로 당신들의 세상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가짜 지성인

 

지식知識과 지성知性과 지혜知慧는 동일한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 숙성도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나타낸다. 작가는 "머릿속에 머물러 있으면 지식이고, 가슴속에 내려오면 지성이고, 사랑이 더해져 영혼 속에서 발효되면 지혜다"라고 말한다. 그렇다. 조금 안다고 그 수준에 머물어 있으면 어리석음을 범하기 쉽다. 요즘 자칭 언론인이라면서 방송에 자주 얼굴을 내비치는 한 인사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가짜들이 진짜 행세를 하고 국민들을 속이려 들지만 이를 모르고 넘어갈 만큼 우리 국민들이 결코 어리석지 않다. 나는 이 사람의 책을 모두 쓰레기통 속으로 버렸다.

 

"지식과 지성과 지혜는 숙성 정도에 다라 상당한 수준 차이를 나타내 보인다"(140쪽) 

 

 

 

피해자인데 수혜자로 둔갑해 있는 것은 아닐까

 

혜택을 받은 사람은 수혜자, 피해를 당한 사람은 피해자이다. 그런데, 지금의 대한민국은 이 둘이 뒤바뀔 때가 너무 많다. 악인이 자신들을 선인으로 착각하도록 만드는 그런 행위를 서슴치 않고 행하고 있다. 진실을 왜곡, 조작해서 마치 진실이 아니라 적폐인 것으로 둔갑시킨다. 한심스럽게도 여기에 빌붙어 뜯어먹을 게 있다고 똥파리처럼 몰려드는 이들이 있다.

 

원전은 적폐이고, 탈원전은 정의인가? 만화 같은 영화 한편 보고 이에 호도되어 즉흥적으로 탈원전을 외치면서 그동안 쌓은 기술 축적을 헌신짝 내버리 듯하면 이게 애국이요, 정의인가? 외국의 선진국들조차 안전도를 부러워하는 한국의 원전 기술이 갑자기 매장당하고 말았다. 왜 원전 종사자들이 피해자임에도 수혜자로 돌변해 적폐 청산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말이다. 조만간 전기요금의 인상으로 다가올 탈원전은 모든 국민들을 피해자로 만들고 말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피해자인데 수혜자로 둔갑해 있는 것은 아닐까"(23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