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밖에 살 수 없다면 인문고전을 읽어라
김부건 지음 / 밀리언서재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이 일사천리一瀉千里로 바뀌어갈수록 우리는 더욱 정신없이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럴수록 근본 뿌리가 튼튼해야 시시때때로 덮치는 어려움에도 변함없이 흔들리지 않고 꿋굿이 살아갈 수 있다. 삶을 통찰하는 지혜, 좋은 인성과 삶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 대인관계의 근본이 되는 사상이 바로 인문고전에 있다. -‘프롤로그’ 중에서




인문고전에 묻고 세상에 답하라


책은 총 4개의 파트에 걸쳐 100가지의 고전 명문장을 소개한다. 즉 선인先人들이 삶의 지침으로 삼은 고전의 정수를 자기계발서로 새롭게 풀어냈다. 흔히 한자漢字로 쓰인 다소 긴 문장으로 구성된 인문고전은 읽기에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는다. 그렇지만 저자 김부건은 현대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고전을 해설하고 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라


“태산을 옆구리에 끼고 북해를 건너뛰는 일을 두고 ‘나는 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이는 진실로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어른을 위해 가지를 꺾는 일을 두고 ‘나는 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이는 하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는 게 아니다.”


이는 역사드라마 <정도전>에 인용된 글이다. 당시의 왕이 어진 정치를 베풀지 못한다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가능’과 ‘불가능’은 분명한 차이를 지닌 채 나뉜다. 고전 <맹자>의 ‘양혜왕 상上’편엔 이런 글이 나온다.


“불위야 비불능야” 不爲也 非不能也

(나는 하지 않는 것일 뿐,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상 가능함과 불가능함은 개개인의 능력 차로 인해 확연하게 니뉜다. 하지만 둘로 나뉜 영역은 자신의 도전 정신에 따라 그 결과가 바뀔 수가 있는 것이다. 예전에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감옥에 갇힌 죄수가 임종을 앞 둔 모친을 만나기 위해 탈옥을 시도하던 중, 추격하던 간수들에게 체포당할 절체절명의 순간에 앞길을 막아선 높은 담벼락을 단숨에 뛰어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 뛰어난 인물들은 이런 차이를 이미 깨닫고 있었다. 성공의 여부는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신화도 그래서 탄생했다. 특히, 바닷물을 막는 간척사업의 난공사 구간을 폐 선박을 이용해 세계 최초의 '물막이 공법'을 선보일 수 있었다. 당시 불가능하다고 막아선 회사의 핵심 간부들에게 “해보긴 해봤어!”라고 꾸짖은 일화는 유명하다.


통상 연초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전정신을 일깨운다. 직장인이라면 가장 많이 세우는 계획이 금연, 금주, 영어회화 등이다. 목표를 수립할 당시엔 의욕이 넘쳐 불까지 날 정도가 된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의욕과 의지는 수그러든다. 온갖 핑계가 등장한다. 꼭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며 마침내 내년도 목표가 되어 버린다. 성공이라는 자기계발은 실천하는 사람들의 몫인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조급하면 일을 그르치게 된다


“심불망 물조장야” 心勿忘 勿助長也

(결코 마음으로 잊지 말고 억지로 자라길 도와주지도 말라.)


이는 고전 <맹자>의 ‘공손추 상上‘ 편에 나오는 글귀이다. 농경사회인 옛날에 한 어리석은 사람이 살았다. 자기 논에 심은 벼 싹이 남의 것보다 한참 더디게 자라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농부는 싹을 잡아당겨서 키를 늘렸다. 어찌되었을까? 오히려 싹은 모두 시들고 말았다. 차라리 싹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김매는 일에 전력을 다해야 했었던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도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는 명문장이 나온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알을 깨는 주체가 누구인가라는 점이다. 자연의 섭리에 따르면 알 속의 새는 점점 성장해서 알에서 나올 수 있을 즈음이면 자신의 부리로 알을 스스로 깬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잘못 헤아려 새가 빨리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며 누군가 알을 깨뜨리면 어떤 결과가 될까? 새가 밖으로 나오기는커녕 깨진 상태로 영원히 부화의 희망은 사라지고 만다. 어미새는 이를 잘 안다. 때가 이르지 않았으면 결코 자신의 부리로 알을 깨뜨리지 않는다. 소설의 이 대목은 위에 인용된 맹자의 가르침과 일맥상통한것이다.


여기서 좀 더 비약해보자. 자식을 양육하는 부모들의 교육 방식에 대한 것이다.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아기가 뭔가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넘어진 아기가 스스로 일어나도록 할 것인지, 아니면 부모가 빨리 일으켜 세울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현명한 부모들은 빨리 가자고 자식의 손을 잡아 댕기는 게 아니라 먼 발치에서 자식이 스스로 걷도록 지켜보는 입장을 취한다.


‘일시불포’一匙不飽라는 말은 ‘첫 술에 배 부르랴’는 뜻이다. 이제 막 한술 뜨려는데 그만 먹으라고 한다면 과연 배가 부를까? 또 ‘대기만성’大器晩成이란 말처럼, 큰 인물로 성장하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든다. 이럴진대 갓 심은 벼가 금방 풍성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음 그 자체인 것이다.




빈 깡통이 소리를 더 낸다


“단지 한 사람의 손으로는 천하의 모든 사람의 눈을 가릴 수 없다. 한번 세상에 드러난 나쁜 일은 아무리 감추려고 애써도 감춰지지 않는다. 즉, 한두 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온 세상 사람들을 속일 수는 없다.”


난장일인수 엄득천하목 難將一人手 掩得天下目

(한 사람의 손으로는 천하의 눈을 기릴 수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고전과 경전에선 겸손과 정직을 가르치고 있다. 자신이 저지른 악행을 감춘다고 있던 일이 없는 게 되는 것이 아니다. 남 탓으로 돌리며 한두 명을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모든 사람들을 속일 수 있다고 잔꾀를 꾸미는 사람은 결국 패망의 길을 걷게 될 뿐이다. 이 대목에서 한 야당 대표의 얼굴이 겹쳐 보인다.


말과 행동이 다른 걸 ‘모순矛盾’이라고 한다. 이 말은 중국의 전국시대 초나라에서 창과 방패를 파는 상인에게서 유래했다. “이 창는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답니다. 그리고 이 방패는 어떤 창도 막을 수 있어요.”라고 상인이 떠들며 호객 행위를 하자, 한 구경꾼이 “그 창으로 그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었다는 일화이다. 결코 진정성이 없는 화려한 말장난은 속임수일 뿐이다.


한결같은 마음


“난호유항의”難乎有恒矣

(변하지 않는 마음을 지닌다는 것은 어렵다.)


이 글은 영원한 고전 <논어> ‘술이’ 편에 나온다. 공자는 군자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착한 사람을 만날 수 없을테니 항심恒心을 지닌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아가 공자는 어리석은 세 가지를 ‘삼치三痴’라 했다.


첫째, ‘없어도 있는 체’(망이위유亡而爲有)

둘째, ‘비었어도 가득한 체’(허이위영虛而爲盈)

셋째, ‘적으면서도 많은 체’(약이위태約而爲泰)


어찌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겠는가.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는 말이 오로지 진리이다. 그러니 한결같은 마음恒心을 갖고서 살아가기도 당연히 어렵다. 이는 ‘말 바꾸기의 달인’들이 우글대는 여의도 정가를 보면 쉽게 이해된다. 따라서 공자의 가르침에 따르자면 ‘삼치’가 되지 말고 나날이 새롭게 변화 발전해 나가야 한다.


성공의 기운은 집 안에서 시작된다


“부자독,형제목,부부화,가지비야”父子篤,兄弟睦,夫婦和,家之肥也


이는 <예기禮記> ‘예운禮運’ 편에 나오는 글이다. 부자간에 애정이 두텁고, 형제간에 화목하며, 부부간에 화합이 잘 된다면 이 집안은 살찌고 윤택해진다는 뜻이다. 흔히 말하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과 맥을 같이 한다.


<명심보감> ‘치가治家’ 편에서도 “자식이 효도하면 양친이 즐거워하고, 가정이 화목하면 만사가 이루어진다.”는 뜻의 ‘자효쌍친락 가화만사성’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렇다. 가정은 인생에서 온실과도 같다. 온실 속의 화초가 바로 개개 가족 구성원인 셈이다. 화초를 잘 키우려면 관심과 사랑이 요구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케이틀린 오코넬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사람이 생활하면서 행하는 의례가 얼마나 중요한지, 왜 필요한지 보여주고 싶은 간절함 바람 끝에 탄생했다. 이를 위해 코끼리를 비롯해 곤충까지 갖가지 동물의 사례를 제시한다. 사회적 동물이 치르는 의례는 다양하지만, 이 책은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 꼭 필요한 인사 의례, 집단 의례, 구애 의례, 선물 의례, 소리 의례, 무언 의례, 놀이 의례, 애도 의례, 회복 의례, 여행 의례에 초점을 맞춘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살이 있는 생명체 모두를 사랑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고귀한 재능이다.” - 찰스 다윈


세계적인 행동생태학자이자 코끼리 전문가인 저자 케이틀린 오코넬은 지난 30여 년 동안 코끼리, 원숭이, 얼룩말 등 수많은 동물을 관찰하고 연구했다. 나아가 오코넬은 인간의 기원과 본성을 야생동물에게서 찾아내고 사람들의 기본적인 본능과 욕구를 탐색한다.


“코끼리들이 예의를 갖춰 인사하거나 새끼를 구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동물 사회가 인간 사회와 얼마나 비슷한지 새삼 다시 생각한다. 이가 모두 빠진 늙은 코끼리를 위해 젊은 코끼리가 음식을 대신 씹어서 먹여주는 다정함에 감동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인간이 노인을 돌보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23 쪽)


즉, 본능이란 바로 ‘관계 맺기’다. 인사, 집단, 구애, 선물, 소리, 무언, 놀이, 애도, 회복, 여행 등 야생동물의 10가지 의례 행동을 살펴보면서, 인간과 자연의 연결성이 어떠한지 그리고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를 통찰한다. 이처럼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메세지는 ‘의례’이다.


“의례를 종교적인 의식으로만 여길 때가 많다. 하지만 의례는 넓은 의미로 종교, 숭배, 영적인 관습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정확한 절차에 따라 자주 되풀이하는 구체적인 행동은 모두 의례다. 차례대로 이어지는 행동들도 의례라고 할 수 있다. (중략) 침팬지의 돌 던지기처럼 평범한 행동에 의미가 깃들면 의례가 된다. 각각의 행동이 그 자체로 의미를 갖지는 않지만, 전체가 되면 의미를 얻는다.” (27 쪽)


코끼리를 떠올리면 어떤 모습들이 연상되는가? 큰 덩치의 무리들이 물을 찾아, 풀을 찾아 아프리카 대륙 이리저리 이동하는 모습, 사자 무리의 공격으로부터 새끼들을 보호하려고 우두머리 암컷 코끼리가 큰 소리를 내지르며 긴 코를 휘두르는 다큐멘터리 동영상, 크고 무거운 벌목 덩어리를 코로 이동하는 모습, 상아를 불법 채취하려는 무자비한 밀렵자에 포획당하는 장면, 그리고 서커스단에서 발목에 쇠고랑을 차고 있는 모습이나 동물원 케이지에서 어슬렁거리는 모습 등이 떠오른다.


동물학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코끼리는 매우 영험적인 동물이며 집단생활을 하는 대표적인 모계母系 사회라고 평가한다. 책의 제목에 어울리는 내가 아는 지식은 코끼리의 죽음에 관련된 것으로, 죽음을 앞 둔 늙은 코끼리는 먼 길을 걸어 자신의 선조들이 선택했던 ‘죽음의 장소’를 찾아간다고 한다.


인사 의례


사회적 동물들은 인사 의례를 점차 발전시켰다. 가까운 친구들끼리 유대감을 공고하게 하고 새로운 친구를 환영하는 것, 긴장을 풀고 화해하는 것, 대장(우두머리)에게 복종함으로써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 등이 인사의 목적이다.



상호간의 코와 입을 맞대는 코끼리의 인사는 단순한 의사소통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코끼리의 인사는 인간의 악수와 비슷해서 상대를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화해의 몸짓일 수도 있다.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 간의 관계에 따라 인사가 표현하는 관심의 정도는 달라진다. 유럽인들이 양 볼에 입맞춤을 하면 그들은 특별한 관계이거나 특별한 일이 생긴 것이다. 이누이트족은 가족과 연인의 뺨이나 이마에 코와 입술을 갖다 대고 그 사람의 냄새를 들이마신다.


그런데, 다른 환경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뉴욕의 거리에서 마주친 누군가가 우리의 코와 이마를 자기 얼굴로 잡아당겨서 깊은 숨을 들이마신다면 어떨까? 당연히 매우 불쾌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렇다. 우리들은 다른 문화가 공존한다는 사실을 수용해야 한다.


낯선 사람과의 대화는 인류가 탄생한 이후부터 진화한 적응 행동이다. 마음을 여는 것이 생각보다 쉽다. 비슷한 유전자를 가진 무리를 벗어나 낯선 곳에서 짝을 찾는 편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알고 보면 생존을 위한 기술이다.


구애 의례


구애求愛는 지구촌의 모든 생물에게 가장 중요한 핵심일지도 모른다. 사랑을 찾지 못하면, 즉 짝짓기를 영원히 못한다면 그 해당 종種은 멸절滅絶하고 말기 때문이다. 이만큼 사랑을 찾는 행위는 죽음이라는 위협도 감수한다.



책은 아름다운 분홍색을 자랑하는 홍학의 색다른 구애 행위를 소개한다. 홍학은 구애를 행할 때 길다란 다리를 뒤로 쭉 뻗고, 날개를 양 옆으로 넓게 펼치거나 휘감으며 몸치장하는 듯한 동작을 연출한다. 이처럼 수많은 새들의 구애 의례는 몸을 쭉 펴거나 둥지는 만드는 행동에서 진화했다.


그런데, 집단생활을 하는 홍학의 구애 행위가 특별함은 방금 만난 미래의 짝쿵에게 자신의 힘이나 건강을 최대한 자랑하려는 의도된 행동이라는 점이다. 마치 인간들의 스윙이나 살사 같은 사교춤을 추는 것과 유사하다. 어쨌던 수컷은 암컷에게 가장 매력적인 면을 어필해야만 짝을 얻어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온전히 전할 수 있으므로. 또한, 암컷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번의 선택이 평생을 결정한다는 말처럼 말이다.


하지만 수컷의 구애 행위는 위험한 대가를 예고할 수도 있다. 밝은 깃털과 화려한 동작은 포식자들의 눈에 쉽게 노출되어 잡아먹힐 수 있기 때문이다. 수컷 공작의 화려한 꼬리를 포식자들이 못볼 수 있겠는가. 이처럼 자연의 섭리는 ‘공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진화론 주창자 찰스 다윈도 ‘성선택’ 개념을 생각해냈다. 이처럼 죽음도 불사하는 구애 의례를 목격하고 그는 자신의 자연 선택 이론과 달리 암컷이 특별한 매력을 지닌 수컷을 선택하는 행동이 진화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새의 구애 의례는 시각, 청각, 후각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개체의 건강 정도를 노출한다는 점이다. 때에 따라선 촉각까지 자극한다. 몸 빛깔이 화려하지 않은 수컷들은 노래하거나 춤추거나 깃털을 뽐내며 철두철미하게 어필한다. 호주와 뉴기니에 서식하는 바우어새의 경우 독창성과 예술적 솜씨를 선보이며 짝짓기 시험을 통과한다. 이 새는 바우어bower(오두막)를 지어놓고 암컷을 유인하며 심지어 정원까지 꾸민다. 구애를 받아들인 암컷은 함께 춤추며 짝짓기를 한다. 정사가 끝난 후, 암컷이 사라지면 수컷은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점이 무척 흥미롭다. 종족의 대물림이라는 미션 수행에 온 힘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https://blog.naver.com/5for10/222982911916 (바우어새의 구애)


책의 대표 동물인 코끼리는 어떤 구애 행위를 할까? 이들은 시각적으로 화려하지 않지만 후각과 청각을 자극하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평소와는 다른 울음소리와 냄새로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짝을 서로 찾는다. 특히, 4~6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임컷의 발정기를 수컷은 놓치면 안 된다. 이때 암컷은 저음低音의 울음을 자주 길게 반복한다. 이 소리를 듣고 발정한 수컷은 양 귀를 전후로 흔들며 자신의 냄새를 사방으로 멀리 내보면서 오줌을 질질 흘려 강한 냄새를 퍼뜨린다. 더구나 수컷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다른 수컷들에게 겁까지 준다. 한 번의 정사를 위해 마치 전쟁 준비를 하는 것과 같다.


현재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또는 새로 만난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우리들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앞서 살펴본 바우어새와 홍학은 의례를 시작할 때 잠재적 짝쿵이 지켜보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이들은 뭐든 먼저 행동을 보여 상대의 관심을 끈 후, 상대가 자신에 대한 관심을 계속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따라서, 우리들도 뭐든지 시작해보고 사람들을 자신의 의례에 초대해보자.


애도 의례



얼룩말이 쓰러지자마자 가족 모두 머리를 숙인 채 누워있는 얼룩말을 바라보았다. 이는 잠을 자려는 게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나이 많은 암컷 한 마리가 쓰러진 얼룩말의 가죽에 코를 비벼댄 후 발을 굴렀고, 다른 암컷은 앞발로 땅을 긁었다. 다른 몇몇 얼룩말은 머리를 상하로 흔들었다. 요지부동의 쓰러진 말은 이미 죽은 상태였다. 수의사들에 따르면, 안락사시킨 말에 대해 다른 말들이 애도와 비슷한 행동을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 위의 상황은 애도의 모습이다. 얼룩말 가족은 사랑했던 동료의 사체死體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얼룩말들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었다. 소위 ‘죽음학’은 전통적으로 사람에게만 초점을 맞춰왔다. 죽음학은 죽음과 관련된 심리적·사회적 문제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지금 이 학문의 범위는 몇몇 벌레, 새, 특히 원숭이와 유인원 등 사회적인 포유동물을 포함해 점점 넓혀가고 있다. 사회적 동물에 관한 연구들은 가까운 사이였던 동물이 죽었을 때 슬퍼하면서 사체를 옮기고, 옆에서 돌보고, 땅에 묻고, 애도하는 모든 행동의 이유에 초점을 맞춘다.


죽은 가족의 곁을 떠나지 않으려는 코끼리들에 관한 기록은 많다. 어껀 어미 코끼리는 이미 죽어서 뻣뻣해진 새끼를 코로 말아서 한동안 들고 다니다가 결국 자리에 두고 갔다. 이는 본능이며,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어미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코끼리의 몸집은 거대해서 죽은 후 몇 달에서 몇 년까지 그 자리에서 사체가 계속 남아 있다. 저자의 관찰에 따르면, 친척이 죽어서 누워 있는 곳이나 친지가 죽음을 맞이한 장소로 자주 찾아오는 코끼리들이 있었다. 코끼리들이 죽은 코끼리를 찾아가는 의식은 우리 인간들의 장례식과 비슷하다. 또 많은 보고서에서 야생 코끼리는 죽은 코끼리의 몸에 흙을 뿌리거나 나뭇가지를 덮어 매장한다고 설명한다. 물론 매장 행위인지 사체 보호 행위인지 알 순 없다.


인간의 삶도 동물의 그것과 유사하다


인간은 코끼리, 고래, 늑대 등 의식이 있는 모든 존재와 연결되어 있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다른 힘이 있다. 즉 지구상의 서식지와 모든 생명을 보호할 힘과 파괴할 힘이다. 갈수록 기후 변화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해 미국은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로 200조 원 넘게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인간의 책임감은 더욱 더 중요해졌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10가지 의례를 살펴봄으로써 자신과의 관계, 사람들과의 관계, 세상과의 관계를 더욱 튼튼하게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 지금껏 애써온 자신을 위한 19가지 공감과 위로
황유나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의 나를 위해 어제의 나보다 더 강해졌다는 위로가 필요하다. 아직 내 성장판은 닫히지 않았다. 끊임없이 성장하는 중이다. 그래서 틈틈이 나의 성장을 자축한다. 기쁘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 황유나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금융부터 패션, 코스메틱까지 다양한 분야의 회사에서 겪은 내밀한 이야기를 에세이로 풀어냈다. 자신의 이야기일 수도, 주변 누군가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아니 현대인이면 누구나 겪을 법한 사건들을 소재로 우리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다.”


나를 구원하는 법


한 사람의 좋은 친구로서, 따뜻한 선배로서, 아픔도 함께 품어주는 지인으로서 곁에 남아 있고 싶다. 좋은 점을 일깨워주는 것, 토닥이며 문득 안부를 묻는 것, 그리고 끄덕이며 공감해주는 것,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사소한 ‘구원’이다. 나와 그들을 위한.


높은 자기애 & 낮은 자존감


수줍음은 ‘자기애’의 결정체이다.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눈에 어떻게 비칠까 극도로 예민하게 신경 쓰는 사람이었다. 자연히 삶의 무게 중심은 나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가 있었다. 상대에게 내 우위를 허락하며 나 스스로 자세를 낮췄다. 그들이 반사하는 내 모습을 나의 ‘자아상’으로 만들었다.


“나는 자존감에도 성장판이 있다고 믿는다. 이제부터라도 사소한 기특함을 벽돌 삼아 차곡차곡 쌓아 가려 한다.”


미운 오리 새끼의 날개짓


‘그래. 꼭 스포트라이트만 받아야 무대에 오르는 건 아니다.’


만약 이 세계가 드라마라면 조연과 악역도 있고, 스치는 행인도 있다. 그들도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게 임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엑스트라’면 또 어떤가. 그건 그것대로 장단점이 있지 않을까. 내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미친 자들이 무대에 섰다


손에서 펜을 놓은 지 오래다. 때때로 글감이 떠올랐지만 단어에 자신이 없었다. 단어와 단어의 조합이 어렵게 느껴졌다. 망설임은 끝없이 이어져 하루가 넘어가고 이틀을 지나 십여 일이 된 듯했다. 그러다 문득, 말이 되지 않는 어색하고 난해한 글이 된다고 해도 마음이 불러주는 대로 써보기로 했다. 하루 한 문장이든 열 문장이든 꾸준히 써보자고.


이런 다짐의 계기는 한 힙합 경연 프로그램이었다. 본방을 시청하는 금요일 밤 11시, 침대에 늘어져 리모컨을 눌러댔다. 랩을 읊어대는 참가자들이 최선을 다해 자기 세계를 펼쳐내는 중이었다. 이후 이 방송은 최애 프로그램이 되었다.


빛바랜 호랑이는 포효하지 못한다


어떤 일은 그냥 일어난다. 살다 보면 슬프고 괴로운 일들이 예기치 않게 벌어진다. 이를 다 잊게 되는 날은 결코 오지 않는다. 시간이 약이라고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관계없이 점점 더 아파 오는 상처가 있다. 물론 세월에 침식되어 희미해지는 상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어떤 상처건 받아들이는 법을 천천히 배워 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최선이 아닌 유일함


뛰어남이나 열등함도 모른 채 유일함을 추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세상에 존재하는 프리즘 중 내부의 ‘선’과 ‘면’의 구성이 온전하게 일치하는 게 단 한 쌍도 없다면 어떨까. 하나의 빛줄기를 서로 다른 모습으로 펼쳐내는 모습은 정말 경이로울 것이다. 제각각 뿜어내는 찬연한 빛의 어우러짐을 볼 수만 있다면.


미생에서 벗어나면 완생인가


단어 ‘미생’은 바둑 용어로 아직 살아 있지 않은 상태이자 완전히 살아날 여지를 남겨둔 상태’를 뜻한다. 당시의 나는 ‘미생’이었다. 신념을 앵무새처럼 따라 읊었지만 그 신념을 충분히 검토하고 비판, 수용할 능력을 갖추었던 ‘미생’ 말이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외할머니는 겨우 바셀린을 발라줄 정도의 마음만 열어주었다. 바셀린 한 통은 오롯이 내 몸뚱이에 발라졌다. 아낌없이. 바셀린은 여린 살갗의 만능 방어막이 되어주었다. 만취한 외삼촌이 소란을 피우는 와중에 주먹이나 발길이 내게 닿지 않은 것은 외할머니가 온몸으로 막아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애정도 있다. 어쩌다 우연히 쓰임새를 갖게 되어 두루 쓰이며 어느 정도 우리를 보호해주는 것들이다. 투명해서 보이지 않지만, 찐득하기는 또 어떤 연고보다 찐득한 바셀린처럼 말이다.




중간 아이 증후군


나는 ‘첫째임이 분명할 것’이라거나 ‘왠지 막내일 것 같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둘째일 것 같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낀 자녀’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일까. 혹은 나의 포용력과 융통성이 아직 모자란 탓일까. 어찌 되었건 중간 아이들이 보편적으로 가진다는 장점을 가지고 싶은 나는 ‘둘째 같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시한부 인간의 필살기


서핑을 즐기는 화려한 무리 앞에서는 네 발로 물장구치는 그 우스꽝스러운 몸짓마저 치장하게 된다. 몰라도 아는 척하고 늘 겪어온 일인 척하며 사실은 서툴게 천천히 배워가는 중이다. 이제 막 디지털 마케팅에 입문했을 뿐인데 수년 내 AI가 나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앞으로 수십 년을 더 살아가야 한다. 이제 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걸까? 앞으로 10년 후, 나는 무얼 하며 살아야 할까?




시간의 지평선 너머


어쩌면 우리의 기억도 일부 그런 모양이지 않을까 싶다. 좋은 기억은 반짝이는 별로 남아 추억이 되지만 평점 이하의 그저 그런 기억은 빠른 속도로 뇌리에서 지워지는 것인지 모른다. 내가 살아낸 지난 시절의 아픔과 권태가 희미해지다 끝내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버렸기에 지금 나의 우주가 이토록 아름다운 건 아닐까. 빛의 속도를 가늠해본다면 그 별조차 실체를 잃고 박제된 과거이니까.


끊어진 동아줄


팀장의 위안은 한줄기 질기고 튼튼한 동아줄이었다. 그는 ‘너의 불안을 내가 안다’라는 위로와 언질을 떡밥처럼 던져대곤 했다. 그 떡밥 속에 낚싯바늘이 감추어져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입천장이 뚫리고 코가 꿰이더라도 감지덕지했다. 내 불안을 그의 호언이 잠재우고 내 걱정을 그의 장담이 불식시켰건만, 썩은 동아줄을 잡은 나는 영문도 모르는 채 툭 떨어져야 했다.


아이와 놀아주기의 정석


몸이 늙어지는 것보다 마음이 늙어지는 게 더 슬프다. 만물이 그렇게나 선명하고 밝았는데 이젠 모두 희멀건한 안개에 싸여 있는 것 같다. 한때는 어떤 것을 얻고자 하는 욕망도 없이 발견해내고 배워 나가는 과정에만 오롯이 몰입했었다. 성공하려는 욕심 없이 그저 물아일체의 경지에 오르는 것 자체가 희열이었다. 제법 세상을 알게 되었다고 오만해진 순간, 총천연색으로 찬란하던 세계는 반짝임을 잃었다.


오늘만 산다


내가 어디쯤 서 있는지 가늠하기 위해 가끔 명상을 한다. 그 순간의 내 몸짓과 언어가 일으킨 파장이 어느 날 어느 곳에 닿아 어느 사람의 빛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완성형’인 삶이다. 무용수의 동작 하나가 이미 아름답다면 공연의 결말이야 아무려면 어떤가. 완벽하게 완성되는 삶은 없다. 아쉬움이 남아야 사랑해줄 부분이 있지 않은가.




작품이 되기를 소망한다


꿈과 환상으로 가득 찬 ‘동화’가 주입하는 ‘당위성’을 경계해야 한다. 세상에 당연한 인과관계는 없다. 우리의 생각보다 자연은 비인격적이며 무작위하고 무정하다. 무람없이 일어나는 현상에 일일이 부여하는 개인적 ‘의미’가 비극을 초래한다. ‘그랬더라면? 혹은 그러지 않았더라면?’이라는 가정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누구나’ 그저 ‘그때’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할 뿐이다.


인간은 참 초라한 존재일 뿐


광활한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은 그저 푸른 빛을 띤 별이다.

그 지구라는 별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은 우주에서 바라보면 한 톨의 점에 불과하다. 이처럼 초라한 존재임에도 왜 그리 아둥바둥거리며 살아가는지. 그럼에도 우리들의 만남은 행운이자 필연임을 늘 생각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이스박의 오이스터 영어교육법
조이스 박 지음 / 스마트북스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이미 영어가 세계 보편어인 세계에 살고 있고, 더욱 영어가 중요해질 세계로 아이들을 키워 보내주어야 하는 바, 어린이 영어교육은 정말로 중요하다. 하지만 어린이 영어교육만큼 왜곡된 시장도 없는 것 같다. - ‘머리말’ 중에서




책은 총 7개 장과 특별부록으로 구성되었는데, 저자 조이스 박이 지난 2022년 6~8월 서초구립반포도서관에서 인기리에 진행했던 6차례의 강의 내용이 토대가 되었다. 그리고 도서제목에 사용된 ‘오이스터’는 영국 런던의 교통카드 이름인데, 충천식 카드를 이용하면 런던 여기저기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따라서 책이 전하려는 메세지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영어 공부할 수 있는 충전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유추’를 사용해야 한다


어느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의 영어 일기를 본 적이 있는데, 아이가 b와 d를 헷갈려 하고 있었다. 사실 “b와 d를 헷갈려 하는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고 묻는 부모님들도 많다. 이런 아이들은 아직 문자를 그래픽 정보로 처리하고 있는 상태이기에 문자 처리과정이 아직 자동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동안 시중의 강사들은 영미권에서 들어온 방법을 이용해 “b는 배가 나왔고, d는 등이 나왔어.” 또는 “b는 배가 있고, d는 기저귀를 차고 있어.” 혹은 “양손 엄지손가락을 세워서 b와 d 글자에 대고 비교해봐”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이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래픽 디테일에 주의를 환기시킨다고 문자 처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방법으로 가르쳐본 엄마들은 알겠지만, 아이가 b와 d를 구분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는 때가 될 때까지 계속 틀릴 것이다.




그렇다면 그래픽 정보로 문자를 처리하는 아이를 어떻게 문자 처리과정으로 끌어올 수 있을까? 아이가 스스로 ‘유추’하는 과정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위의 사진처럼 아이가 스스로 머리를 써서 헤아려내는 과정을 만들어야 머릿속에 회로가 생기고 템플릿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영어 읽기의 발달 단계


★아이들의 언어지식 발달단계★

1단계: 소리sound

2단계: 문자pattern

3단계: 의미meaning



영어 읽기의 발달도 앞에서 살펴본 바와 마찬가지로 3단계로 진행된다. ‘문자 익히기→소리내어 읽기(낭독)→묵독’의 단계로 발전한다. 그런데, 우리 부모들은 파닉스를 대충 떼고 나면, 당연히 아이가 혼자서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한다. 과거 서당 교육을 살펴보면 훈장님의 지도에 따라 천자문을 떼려고 소리내어 읽는 과정을 거친다. 그렇다. 영어교육도 반드시 소리내어 읽기 단계가 필요한 것이다.



영어문자(알파벳) 익히기: 알파벳을 누군가 읽어주기

소리내어 읽기: 등급별 책을 읽도록 도와준다(도움 읽기)

묵독默讀: 일반 영어책을 아이 혼자서 읽기


인간의 뇌는 덩어리로 읽는다


다음을 한번 읽어보자. 이것을 읽을 수 있을까?


“캠릿브지 대학의 연결구과에 따르면, 한 단어 안에서 글자가 어떤 순서로 배되열어 있지는는 중하요지 않고, 첫 번째와 마지막 글자가 올바른 위치에 있는 것이 중하다요고 한다. 나머지 글들자은 완전히 엉창망진의 순서로 되어 있라을지도 당신은 아무 문제 없이 이것을 읽을 수 있다. 왜하냐면 인간의 두뇌는 모든 글자를 하나하나 읽는 것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전체로 인하식기 때이문다.”



단어 안의 글자들이 뒤섞여 있지만, 우리는 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인터넷에서 굉장히 유명한 밈(meme)이다. 영어 버전의 밈은 2001년부터 인터넷에서 퍼지기 시작해서 여러 나라 언어로 이미 수백만 번 공유되었고, 한국어판은 5~6년 전부터 인터넷에 떠돌았다. 실제 이 연구를 한 캠브리지 대학 팀은 없으며, 1970년대에 비슷한 논문을 쓴 캠브리지 박사 논문은 존재한다.


인간은 텍스트를 한 글자 한 글자씩 읽지 않는다. 단어의 앞과 끝을 찍고, 앞부분과 끝부분이 맞으면 별 이상 없이 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우리의 눈과 뇌는 A와 뒤의 ing를 찍고 그냥 According이라고 읽어버린다. 이것은 우리가 읽기를 할 때 눈으로 단어의 처음과 끝을 보고 중간은 그냥 쑥 훑는다는 증거이다.


한번에 읽어들이는 정보의 부피가 다르다


알파벳을 막 익힌 왕초보 단계의 아이도 안구의 신속운동 한번에 대략 7~9개 정보가 뇌로 들어간다(중간값인 8개로 설명하겠다). 다음은 ‘빨간 모자’ 이야기인데, 이 아이는 배운 것이 알파벳밖에 없으니 한번에 o, n, c, e, u, p, o, n 글자 8개를 읽는다. 그런데, 원어민 아이들은 머릿속에 ‘원스어폰어타임’이 음성언어로만 존재한다.즉 하나의 덩어리로 알고 있는 것이다.


갓 문자를 익힌 아이든, 더듬더듬 한 단어씩 읽는 아이든, 영어 읽기가 자동화되어 줄줄 읽는 아이든, 안구의 신속운동 한번에 읽는 개수는 8개 정도로 같다. 차이는 정보의 개수가 아니다. 동일한 개수의 정보 각각의 ‘부피’가 요건이다. 즉, 정보 하나하나의 덩어리가 다르다. 잘 읽는 아이는 정보 하나하나의 덩어리가 엄청 커져 있다는 뜻이다.




위의 사진을 보면 비교가 될 것이다. 다른 아이가 영어를 한 단어씩 읽고 있을 때, 잘 읽는 아이는 영어를 덩어리로 읽고 있으니 빨리 읽을 수밖에 없다. 영어를 한 단어씩 읽는 아이가 요만큼 읽고 있을 때, 잘 읽는 아이의 눈은 벌써 저 뒤에 가 있다. 따라서 문자습득이 끝난 다음에 읽을 때의 덩어리를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의미의 덩어리가 커져야 술술 읽는다.


잘 익는 아이는 많이 읽는 아이다(마태효과)


영어 읽기 분야에서 마태효과는 잘 읽는 아이와 못 읽는 아이의 간극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벌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초등 1~2학년까지 잘 읽는 아이와 잘 못 읽는 아이의 차이는 불과 몇 천 개의 어휘밖에 안 된다. 하지만 읽기가 자동화된 후 아이들의 어휘량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기에, 초등 5~6학년 정도가 되면 둘 사이의 간극은 몇 만 단어로 벌어지며, 잘 못 읽는 아이가 잘 읽는 아이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게 된다. 물론 잘 못 읽는 아이도 천천히 늘기는 하지만, 잘 읽는 아이의 발달속도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뇌의 장기기억호로 많이 가져가려면 기존 지식에 ‘후크’를 걸어라


또 다른 메커니즘은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과 엮어주는 방식이다. 저자는 이를 ‘후크(hook 고리)’라고 하는데,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이 새로운 정보를 고리처럼 걸어서 장기기억으로 가지고 들어가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해외 대중음악 평론가들은 케이팝이 해외팬들에게 사람받는 이유도 바로 ‘후크송’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아이가 영어책에서 frog이라는 단어를 보며 “지난 여름에 할아버지 집에서 본 그 개구리”라고 반응할 때, 아이는 자신이 알고 있던 개구리에 대한 기존 지식을 불러와 새롭게 영어 문자로 만난 frog와 연결짓는 것이다. 새로운 정보 인풋은 이렇게 연결지을 것이 있을 때 장기기억에 잘 들어간다.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이런 연결고리가 많기 때문에 똑같은 지문을 읽어도 더 많은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빨아들인다. 갈고리가 많으니 엮어서 장기기억으로 넣기가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똑같이 읽었는데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기억하는 차이가 벌어진다. 마태효과는 마태복음 성경 구절이 말하는 ‘부익부빈익빈’을 말하는 것이다.


내 아이의 학습자 유형에 맞는 학습법


“초등 1학년으로 파닉스 초급 단계를 하고 있는데요. 아주 가끔씩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는데 쉬운 책을 읽어주면 너무 재미없다고 거부해요. 지금은 영어를 가르치려는 목표를 접어두고,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읽어주며 영어 소리를 들려주는 것에 목표를 두어야 할까요?”


“남자아이인데 영어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소리내어 읽기와 반복 읽기를 안 좋아해요. 그래서인지 빨리 잘 읽기는 하는데, 청크로 끊어읽기가 안 되고 너무 빨리 주루룩 읽어버리고 마는 느낌입니다.”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들이다. 이는 학습자 유형과 관련이 있는데, 아이의 학습자 유형에 맞게 부모가 코칭을 해주어야 한다. 아이들의 학습자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시각형 학습자는 그래프와 차트와 그림에 익숙하다. 주로 시각 채널로 세상을 인지한다. 이런 학생은 노트필기를 할 때 그림, 그래프, 차트를 넣고 노트에 여러 색깔로 표시하게 가르쳐야 한다.


청각형 학습자는 정보를 듣기와 말하기를 통해 받아들인다. 그래서 강의를 녹음해서 듣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동영상 클립을 보는 것도 좋아한다. 영상을 통해 영어를 공부히는 유형이다.


신체활용형 학습자는 뭔가 손을 터치해서 만저보아야 한다. 몸을 움직여야 하는 스타일이라서 중간에 자주 쉬어야 한다. 몸을 움직이면서 할 수 있는 학습, 즉 현장학습을 많이 해주어야 한다. 남자아이들의 비중이 많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반드시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라면서 학교 환경의 학습에 익숙해지다 보면 점차로 시각형 학습자의 특징이 늘어나게 된다. 아이들을 다채롭게 이해하려면 미국의 저명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가 제시한 다중지능으로 이해하는 게 더 좋다.




이 책의 특징


영어교육은 과학이다: 엄마표 영어에서 주의할 점은 한 아이의 성공 케이스를 과도하게 일반화하려는 오류를 범한다는 것이다. 형은 잘하고 동생이 못하면 동생에게 무리하게 형처럼 공부하라고 다그친다. 수많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연구결과에 입각한 교육이 되어야 한다.


어린이 영어 읽기 학습: 엄마표 영어의 일반화 오류를 바로잡고 과학적 영어교육을 위해선 먼저 부모님들이 제대로 된 어린이 영어 읽기 로드맵부터 이해하고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모펀드와 M&A 트렌드 2023 - 기관투자자, M&A전문가, 컨설턴트들이 분석한 미래 투자 전략
최우석 외 지음 / 지음미디어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년은 글로벌 경제와 자본시장의 변화가 숨 가쁘게 일어나며 리스크가 한층 커진 변동성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큰돈을 굴리는 기관투자가로 일하며 2008년 금융위기를 견뎌냈고, 이후 매년 크고 작은 위기를 지나며 시장에서 잘 살아남아 왔다. 그런데도 다시금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심정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들은 큰돈을 굴리는 기관투자자 및 M&A 전문가로서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위기가 다가온 현재, 어떤 산업에 집중하고 투자를 판단하여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을 제안한다. 사모펀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가는 지금, 기관투자자의 관점에서 기록한 사모펀드와 M&A 행보를 살펴본다면 투자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2022년 사모펀드와 M&A 시장을 돌아보며 자본시장과 투자 업계를 끌고 가는 동력과 트렌드를 분석한 후, 2023년에 예상되는 사모펀드와 M&A 시장의 흐름을 짚어보면서 투자 관점에서 주목해야 할 메가 트렌드에 속하는 다섯 가지 산업 섹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려 한다.


금리인상 시대


금리인상은 투자 풍속도를 180도 바꿔놓았다. 위험자산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채권에 투자하면 7~8%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인수금융 등 기업대출 역시 6%를 넘어서면서 안전자산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메자닌, 에쿼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매력적인 투자 영역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은 금리인상을 고려해 출자에 소극적이 됐다.


대형 사모펀드 중심으로 이미 출자금을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먼저 모으고 이후 투자처를 찾아 투자하는 방식의 펀드)가 있어 시장이 투자 절벽에 직면한 것은 아니지만, 단일 투자를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 펀드는 벌써 빙하기에 접어들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중소형 사모펀드들은 2022년 투자 계획을 접고 상황이 바뀌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플랫폼 옥석 가리기


플랫폼 기업의 신화는 미국의 팡(FANG)으로 불리는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 문을 열었고, 국내에서는 쿠팡이 투자 시장에서 신기원을 열었다. 쿠팡은 ‘의도된 적자’라는 신개념을 통해 플랫폼 채널로 시장을 장악하고, 그 이후 수익화 모델을 구축하는 전략을 짰다.


오랜 기간 적자를 감내하는 ‘캐시버닝(cash burning)’ 전략의 핵심은 당연히 외부 자금조달에 있다. 쿠팡은 매출과 시장 장악력이 높아질수록 적자폭은 커지지만 기업가치도 덩달아 높아져 투자자에게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데 매번 성공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수조 원의 투자를 결정하면서 자금 부족 이슈는 사라졌다.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볼수록 더 비싼 기업이 되는 역설이 통용되었고, 2021년에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해 한때 100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쿠팡이 월간 기준 흑자로 전환한 것은 2022년이 되어서야 가능했다.


그러나 캐시버닝 전략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때 위기는 가속화된다. 아침배송으로 지명도를 높인 마켓컬리는 제2의 쿠팡을 꿈구며 신선식품 배송시장을 개척했다. 새벽배송을 구축하기 위한 비싼 인건비와 신선식품 조달을 위한 대규모 물류창고 조성, 재고와 폐기 처리 관리비용 등이 추가로 든다. 그만큼 비용 부문을 감내하고 시장을 키워내야 하는 부담이 큰 섹터인 셈이다.


그럼에도 매번 기업가치를 높여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그러나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시장의 경색으로 돌연 큰 위기에 직면했다. 비상장주식 거래에서 기업가치가 1/2 수준인 2조 원 밑으로 떨어졌고, IPO 시장도 침체되어 공모자금 모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고 말았다. 굳이 진행하려면 기업가치를 대폭 낮추어야 IPO 추진이 가능한 실정이다. 이처럼 플랫폼 기업의 옥석 가리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환경에 처하고 말았다.


변동성의 시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변동성의 시대에 살아남는 것을 넘어 좋은 성과를 내는 펀드와 투자처를 발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과거에 좋은 성과를 내왔던 곳이 계속 그 성과를 동일하게 내준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투자 환경은 계속 바뀌고 다양하고 복잡한 변수들이 산재해 있다.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과거에 잘했던 펀드를 골라서 투자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 그리고 미래에 예상되는 환경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갖춘 펀드와 투자처를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반도체와 배터리


2022년도엔 기관투자자가 주목한 투자처는 역시 반도체와 2차전지였다. 반도체와 2차전지 섹터는 산업의 규모와 성장성을 모두 가진 흔치 않은 섹터라는 데 대다수의 기관이 뜻을 모으고 있다. 기관의 투자 심리가 두 영역으로 쏠리면서 사모펀드 시장에서의 거래도 밸류체인 전반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모든 플레이어가 주목하고, 그만큼 성과를 내고 있으므로 향후에도 뭉칫돈이 이 영역으로 쏠릴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여전히 반도체, 2차전지 영역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선택받은 주요 딜을 서술하기 전에 이해를 돕기 위해 간략하게 반도체 산업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반도체는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세를 가진 메모리반도체와 비메모리반도체(완전한 동일 범주는 아니나, 시스템반도체 불리기도 한다)로 크게 나뉜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기능적인 면에서 데이터의 저장만을 주로 담당하기 때문에 칩별로 기능적인 차별성은 작아 가격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돈 되는 소재 산업


2022년의 투자는 또 ‘소·부·장’이라는 테마에 주목했다. 이는 바로 IT 완성품을 생산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소재, 부품, 장비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그래서 기관투자자에게 유망한 소재 산업이란 이미 상용화가 된 성숙 분야가 아닌 짧은 시일 내에 상용화가 완료되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거나, 기존에 존재했던 소재지만 처리 및 가공 기술의 차별화로 초과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곳을 의미한다. 이는 사모펀드가 투자하는 다른 섹터와 마찬가지로 정해진 펀드 만기에 따라 목표하는 수익률을 달성해야 하는 특성 때문이다. 5년 내에 투자 당시보다 높은 가격에 재매각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모펀드를 통해 경영권 인수 또는 그에 준하는 소수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는 일반적으로 기존 소재 산업에서 일정 수준의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런 시장 장악력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업사이드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적 혹은 평판상의 차별점을 확보한 곳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이끌어냈다.


2023년 산업경제 조망


산업에 대해 살펴볼 때 거시적인 흐름, 시대의 변화,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예측해볼 수 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 세계적인 사건이 2년여가 지나서 막을 내렸다. 식당을 가도 북적이고, 여행지도 북적이는 걸 보니 사람들의 일상은 이전으로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모양이지만, 산업계를 살펴보면 원래의 상태로 그냥 돌아가지 않는 듯하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산업 전반에 변화가 시작되었고, 엔데믹 시기로 넘어온 뒤로는 세계의 정치, 경제 환경에 따른 또 다른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을 살펴보는 것이 앞으로 산업이 어떻게 전개될지 조망해보는 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주요한 변화 요인은 크게 네 가지로, 디지털 전환탄소중립공급망의 변화MZ세대를 통해 산업의 변화와 향후 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모든 산업의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고, 기업이나 투자에 있어 리스크도 커지겠지만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전환은 과거부터 다양한 산업에서 시작되엇지만 코로나19 기간에 가장 급속하게 진행된 변화 중 하나이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영역을 넓혀 일상을 파고들어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쿠팡이다.


지금까지는 눈에 보이는 산업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이 트렌드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향후엔 모든 산업 전반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에서도 스마트 공장, AI 기술을 활용해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는 영역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전략(5가지 섹터)★

여전히 매력적인 반도체

디지털 전환을 선점

소비주체 MZ세대

플랫폼 테크

수소 시장


플랫폼 전성시대


★플랫폼의 기본기 3요소★


명확한 소구점~ 소비자 회원을 확보

공급자 혜택~ 공급자 생태계 유지

매칭 기술~ 공급자와 소비자 간을 연결



명확한 소구점을 통해 회원을 확보하고, 이를 수익 구조로 구현했다면 해당 플랫폼은 분명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고민은 이것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이다. 이는 끊임없이 고객의 니즈와 피드백을 확인하고 이를 비즈니스에 반영하는 과정일 것이다. 전통 산업은 이를 위해 많은 리소스를 투자해야 했었고 그럼에도 명확한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반면, 플랫폼 산업은 오히려 이러한 부문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그 원동력은 바로 ‘데이터’이다.


플랫폼이라는 IT 기반에서 모든 비즈니스 주체의 행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고객이 어떻게 플랫폼에 유입되었고, 플랫폼 내의 어떤 페이지에서 언제 얼마나 시간을 보내고, 어떤 상품 또는 서비스에 관심이 있고, 구매까지 진행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가 원활히 수집되고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저장되고 실제 활용된다면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확대해나가는 마스터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수소에너지


재생에너지의 한계로부터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의 수소의 가치가 대두되게 된다.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활용하여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기체가 생산되고, 이렇게 생산된 수소기체를 액화시키거나 암모니아 등의 다른 물질로 전환하면 대형 탱크를 통해 저장·운반이 가능해지며, 이렇게 옮겨진 수소를 연소 또는 반응시키면 필요한 지역에서, 필요한 시점에 전력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소는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극복하게 하는 에너지캐리어(Energy Carrier)로서의 가치를 갖는 물질이며, 수소경제는 인류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 재생에너지와 수소 중심의 에너지 패러다임 대전환을 통해 지속 번영할 수 있게 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 및 기업의 경쟁적인 수소 산업 정책과 투자의 이유는 탄소중립, 기후협약, RE100 등 ‘친환경’ 기조와 연관된 여러 키워드와 모두 맞닿아 있고 이를 가능케 하는 매개로서 수소가 갖는 가치를 알아야 비로소 이해될 수 있다.


열정과 냉정 사이


바둑의 고수들은 한 판을 진 후, 그 대국의 복기를 통해 실패의 원인을 규명한다고 한다. 책도 2022년 시장상황을 되돌아보면서 주요한 맥락을 짚어보았다. 나아가 롤러코스트 국면이 지속될 2023년도 여건 하에서도 주목해야 할 5가지 투자섹터를 제안하고 있다. 투자업무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