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 미지의 땅에서 들려오는 삶에 대한 울림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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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대중들을 위한 고고학 책이라고 하면 인디아나 존스나 트로이를 발굴한 하인리히 슐리만과 같은, 황금과 보물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반면에 전문적인 고고학자들을 위한 개론서를 펼치면 전공자조차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외국용어와 개념들이 잔뜩 나옵니다. 그나마도 영어권의 책을 번역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한국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부분도 많지 않습니다. - '서문' 중에서

 

 

고고학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책의 저자 강인욱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에서 본과와 석사를 졸업하고 러시아과학원에서 시베리아분소 고고민족학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고학자를 꿈꾸며 살아왔고, 지금도 경희대 사학과 교수로 근무하며 고고학을 강의하고 있다. 시베리아를 중심으로 매년 러시아, 몽골, 중앙아시아 등을 다니며 새로운 자료를 조사하고 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하고, <조선일보>, <서울신문>, <한겨레> 등에 칼럼을 다수 연재하는 등 고고학의 진짜 매력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자 힘쓰고 있다. 주요 저서로 <유라시아 역사 기행>, <진실은 유물에 있다>, <북방 고고학 개론> 등이 있다.

 

이 책에는 신나는 보물찾기도, 실무적인 고고학 이론도 없다. 대신에 저자가 과거의 사람을 직접 만지고 냄새 맡는 고고학자로서의 생생한 느낌을 우리들에게 소개한다. 이같은 생생함이야말로 고고학이 가진 놀라운 매력임을 강조하는 저자는 발굴하고 연구했던 수많은 무덤에는 사자死者를  떠나 보내는 이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고고학이란 쉽게 설명하면, 유물을 연구해서 과거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 지식, 문화 등을 발히는 학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이렇게 과거 사람들의 모습에 만흥 관심을 가질까? 단순한 호기심 때문은 아니다. 과거를 생각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한다는 인간으로서의 숙명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도 약 30여 종의 인류가 있었지만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멸종했음을 밝혀냈다. 이 또한 고고학의 성과인 것이다.  

 

 

 

 

 

죽은 이를 위한 사랑의 흔적

 

 

4000년 전 유라시아를 가로질러 중국 신장 지역에 위치한 유적인 샤오허에는 사막이라는 기후적 특징 덕에 거의 완벽하게 매장 당시의 형태가 보존되어 있다. 이 무덤은 마치 수십 대의 배가 무리를 지어 사막을 가로지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그 관의 끝에는 마치 배의 노처럼 생긴 표식, 즉 묘비석을 세웠다. 사막에서 발견된 샤오허 무덤은 학익진을 펴고 바다를 헤엄치는 배처럼 사막에 펼쳐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발굴에서 관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흙 색깔의 변화로 관이 그 자리에 있었음을 추정할 뿐이다. 인골도 남아 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무덤 안에 토기라도 없다면 그냥 구덩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그렇게 관도 사람도 흔적도 없이 사라진 무덤을 보면 그들이 바람처럼 여행을 떠난 것이라는 생각이 이따금 들곤 한다.

 

 

 

마음을 울리는 소리 없는 음악


왜 실크로드를 통해서 동아시아 각지로 퍼진 공후(하프모양의 현악기)가 중국이 아니라 고조선에서 가장 먼저 노래로 등장했을까?  당시 중국에서는 앉아서 타는 금(琴)이 발달했고, 공후는 기마생활에 익숙한 유목민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그러니 고조선에서 유독 공후가 발달했다면 중국보다는 초원 지역과의 교류를 통해서 직접 수입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주목되는 유목민들이 중국 만리장성 지대에서 널리 흥했던 흉노이다. 당시 중국에서는 고조선을 흉노의 왼쪽 어깨라고 할 정도로 흉노와 고조선은 서로 통했다. 또한 기원전 4세기경에 중앙아시아에서 크게 번성했던 유목민족들은 실크로드를  따라서 만리장성을 따라 동아시아로 진출했고, 고조선과는 맞닿았다.

 

이러한 고조선과 초원 지역과의 연관성은 황금, 철제 무기와 마구에 잘 남아 있다. 중원을 거치지 않고 고조선이 직접 중앙아시아 초원 지역의 유목문화로부터 공후를 수입했을 가능성이 더 큰 건 이 때문이다. 초원 지역과 많은 교류를 했던 발해 정효공주의 무덤 벽화에도 휴대용 공후가 그려져 있다. 이렇듯 우리 고대사에서 공후로 대표되는 초원의 음악은 계{속 연주되었던 것 같다. <공무도하가>는 이처럼 서역의 음악과 이어졌던 2000년 전의 교류를 반증해주는 귀한 자료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음악은 너무 흔한 것이 되어 버렸다. 어디에서도 우리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도시에서는 음악이 끊기는 곳을 찾을 수 없을 정도이기에 우리는 음악의 소중함에 대해 잘 깨닫고 있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오래 전, 과거인들에게 음악은 오로지 생음악뿐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너무나 값비싼 경험이었고, 평생을 두고 간직할 소리의 향연이었다. 음악은 우리의 마음을 강렬히 울리는 만큼이나 순간으로 사라져버린다. 과거 사람들의 음악을 지금 우리가 듣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의 귓전에 울리는 지금의 음악이 영원할 수 있을까. 어느 누가 그걸 확신할 수 있을까?

 

 

 

파괴와 복원


고고미술사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 김원룡 전 서울대 교수는 "고고학 발굴이란, 일종의 유적 파괴 행위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고고학만큼 역설적인 학문이 없다. 왜냐하면 과거를 밝히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거의 유적을 파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고고학자들이 수많은 도면과 사진을 남기며 신중하게 발굴을 진행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번 발굴한 유적은 어떠한 경우에도 되돌릴 수 없다. 간혹 유적을 발굴하지 않고 유보하는 경우도 있다. 땅속에 있는 것이 역설적으로 유적을 오래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작정 발굴을 하지 않는 것도 답이 아니다. 발굴을 하지 않으면 정작 과거의 유적과 유물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없기에 오히려 고고학의 발전은 저해된다. 그러니 최소한의 발굴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는 것이 고고학 발굴이 지향하는 바다. 그래서 고고학자들은 발굴을 '수술 자국이 작을수록 좋은 외과수술'에 비유하기도 한다.

 

상처 입은 조개가 진주를 만든다는 속담이 있다. 고고학도 그러하다. 과거의 유적이 파괴되어 우리에게 그 속살을 보여 줄 때 비로소 우리는 과거인들의 모습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 상처를 당연시하고 발굴에만 급급하게 된다면 후대에 물려줄 유물은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 춘천 중도 유적의 경우 3000년 전의 역사를 품고 있는 한강에서 발견된 가장 큰 마을(또는 도시)의 흔적이었다. 제대로 발굴하려면 수십 년은 걸렸을 테지만, 이 유적 발굴은 약 5년 만에 끝났다. 과연 유적이 파손되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왜 고고학을 공부할까?

 

인간은 기억의 동물이다. 인간은 자신이 겪어온 것을 통해 학습하고 지식을 얻는다. 나아가서 그 지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고학자들은 죽음, 폐허, 비극 같은, 흔히 인류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장면에서 가슴 설렌다. 새롭게 밝혀낼 과거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잿더미에 묻힌 폼페이 유적지에서 발굴한 아이를 끌어안고 절규하는 어머니의 석고상에서 우리들은 무한한 상상력을 이끌어낸다. 그래서 고고학은 오히려 행복한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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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법만 바꿔도 영업의 고수가 된다 - 영업의 고수가 꼭 하는 말, 절대 하지 않는 말
와타세 겐 지음, 오시연 옮김 / 갈매나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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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거절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영업 사원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항상 상위에 있다. 열심리 노력해도 실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나도 모르게 고객이 싫어하는 말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영업의 고수말을 잘하기도 하지만 일단 고객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 자체를 하지 않는다. 그러면 실패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기 때문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고객의 마음을 얻고 신뢰를 얻는 화술

 

책의 저자 와타세 겐은 어려서부터 낯가림이 심해 학창시절 반에서 가장 말수가 적은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메이지대학 졸업 후 정밀기기 업체를 거쳐 (주)리크루트에 입사, 자신만의 독특한 영업 방식으로 입사 열 달 만에 전국 실적 1위를 차지했다.

1994년에는 디자인회사 픽트워크스를 설립해 광고와 잡지를 중심으로 제작물을 총괄했다. 이후 사업 분야를 영업인 교육으로 변경해 비즈니스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연수,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주변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대화법 세미나도 개최하고 있다. 저서로는 <내성적인 영업인의 판매 비결>이 있다.

 

낯가림이 심한 성격을 극복하고 판매 실적 1위 영업의 고수가 된 저자는 영업 사원이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행동을 알려준다. 영업 사원이 습관적으로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꼼꼼히 짚어주는 이 책은, 고객과 차곡차곡 신뢰를 쌓을 때 필요한 사소해 보이지만 중요한 기술을 단계별로 제시한다.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의외로 중요한 것이 인사말이다)에서는 전화로 영업할 때의 인사말, 방문 영업을 할 때 취해야 하는 태도, 이야기를 꺼낼 때 쓸 만한 첫마디 등을 다루며 영업 사원이 가장 어색해하는 고객과의 첫 만남 상황에서 해서는 안 될 말과 하면 좋을 말에 대해 살펴본다. 2부(나는 말을 잘하는데 왜 안 팔리는 거지?)에서는 본격적으로 대화를 이어나가기 전에 분위기를 푸는 과정에서 영업 사원이 빠지기 쉬운 함정을 짚고 자연스럽게 일 이야기로 넘어가는 기술을 알려준다. 

 

이어서 3부(수요를 파악하는 절묘한 질문의 기술)에서는 고객의 말문을 막히게 만들거나 고객이 영업 사원을 경계하게 만드는 나쁜 습관을 지적할 뿐만 아니라 반대로 고객이 자신의 수요와 속내를 술술 풀어내게끔 하는 대화의 기술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4부(고객이 집중해서 이야기를 듣게 하는 설명의 공식)에서는 팔고자 하는 상품을 설명할 때 영업 사원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보여주고 고객의 입장에 맞춘 효율적인 설명법을 제시한다.

 

또 5부(강요하지 않는 영리한 마무리)에서는 끈질기게 매달리거나 할인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려는 영업 사원을 비판하고, 강요하지 않는 성공적인 마무리란 어떤 것인지 귀띔한다. 마지막으로 6부(영업의 고수가 하지 않는 말)에서는 영업 사원이 무심결에 사용하는 해로운 말 습관을 나열하고 영업 사원이 취해야 할 바람직한 태도를 제안한다.

 

처음 보는 사람이 웃는 얼굴로 접근한다면
 

지하철역 앞의 번화가를 걷다 보면 처음 보는 사람이 웃는 얼굴로 말을 거는 일이 있다. 그럴 때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저자는 언제나 그 사람을 무시하고 지나친다. 예전에는 멈춰 서서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했지만 방긋방긋 미소 지으며 접근하는 사람은 백발백중 뭔가를 팔려고 한다는 것을 경험상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잠깐이라도 이야기를 들어주면 상대방이 물고 늘어질 수 있으니 처음부터 듣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아마 당신도 나와 같은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렇다. 처음 보는 사람이 웃는 얼굴로 접근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그를 피한다. 그런데 막상 자신이 영업할 때는 그 점을 깨끗이 망각하는 것이 영업 사원의 나쁜 습성이다. 

 

 

잡담의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 

잘나가는 영업 사원이 되려면 뛰어난 언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능력이다. 말을 잘하니까 누구나 자신의 말을 재미있게 들어주리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듣는 사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통행인 말은 하면 할수록 그들로부터 외면당한다.


특히 어릴 적부터 말을 잘했던 사람일수록 "재미있는 얘기가 있는데요"라고 잡담을 시작한다. 물론 그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 영업에 효과적인 잡담은 별개다. 웃기는 잡담이 독이 된다. 일방적으로 웃기는 이야기를 하고 상대방이 그저 듣기만 하면 그 잡담은 효과가 없다. 영업 활동을 위한 잡담은 상대방의 경계심을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며 그러려면 상대방이 스스로 말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고수는 '과거'부터 묻는다 

과거에 관한 질문은 강매로 느껴지지 않으므로 고객도 경계하지 않고 솔직하게 사실을 말한다. 그 고객의 답을 듣고 현재와 미래를 차례대로 물으면 최종적으로 원래 목적인 '향후 계획'을 자연스럽게 물어볼 수 있다. 즉,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질문이다. 저자는 이것을 세 가지 질문이라고 부른다.


원래 미래에 관한 질문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므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질문을 받으면 금방 답이 나오지 않는다. 고객으로서는 답하고 싶지도 않고 답하기 힘든 질문이므로 원활한 대답을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과거에 관한 질문은 이미 기억 속에 있는 것이어서 뇌에서 쉽게 꺼낼 수 있다. 또한 과거에 관한 질문은 '영업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므로 고객은 비교적 솔직하게 답한다. 

 

 

상품 설명은 파는 단계가 아니다

 
영업은 무언가를 판매하는 일이다. 그렇지만 팔고야 말겠다는 기세를 보이면 고객은 뒷걸음치고 그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이 상품은 굉장히 인기가 많아요. 고객님에게도 강추입니다!", "제 설명을 들어주시면 반드시 수긍하실 겁니다!" 등와 같은 태도로 나서면 오히려 고객은 경계한다. 영업 의욕이 큰 사람은 심지어 이런 말로 고객을 도망치게 만든다.

 

"사주실 때까지 몇 번이고 설명하겠습니다!"


많은 영업 사원이 착각하기 쉬운 것 중 하나는 상품 설명은 상품을 판매하는 단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사전 질의 응답으로 얻은 정보를 근거로 상대방에게 적합한 제안을 해서 ‘살지 말지 판단하게 하는 것’이 상품 설명이다. 팔고 싶다는 영업 사원의 마음은 고객이 차분하게 판단할 수 없게 한다. 결과적으로 판매에 실패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판단 자료를 보여주면 된다. 고객은 살지 말지를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 한다. 절대로 떠밀리듯 사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리고 스스로 결정하려면 그 나름의 판단 자료가 필요하다. 능력 있는 영업 사원은 그 판단 자료를 보여주는 법이 뛰어나다. 

 

 

변명조로 응대하지 말라

고객이 가격을 갖고 이야기할 때 곧이곧대로 응수하다 보면 할인 이야기로 진행되기 쉽다. 또 타사 제품의 가격 이야기를 하면 저도 모르게 변명조로 말하게 된다. 그럴 때는 이 상품을 원하는 본래 이유와 상품을 사용할 때 장기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익)으로 화제를 전환하자.

 

"남는 시간을 다른 업무에 할애하면 그만큼 이익이죠"


상품이 상대방에게 주는 이점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게 하면 상대방은 가격에 대한 집착을 조금씩 푼다.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가격 할인 없이 기꺼이 사준다. 영업 사원의 일은 자사의 이익을 내는 동시에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특히 변명조로 마무리 멘트를 하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보자

 

 

항상 바빠 보이는 영업 사원은 어딘지 불안하다

고객은 영업 사원이 언제든 자신을 위해 발 벗고 나서주는 존재이길 바란다. 물론 언제든 부려먹을 수 있는 머슴이나 노예를 원한다는 뜻은 아니다. 고객이 난처한 상황에 빠졌을 때 의논해주고 긴급할 때는 얼른 달려와주는 영업 사원과 교류하고 싶다는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항상 바빠 보이는 영업 사원을 대할 때에는 어딘지 불안하다. 고객이 전화할 때마다 "죄송합니다. 좀 정신이 없어서요"라는 말을 들으면 고객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까 보다'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사람은 자신이 바쁘다는 것을 좋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자랑스럽게 바쁘다고 말하고 다닌다.

 

그러나 헐떡거리며 일하는 그 모습은 동시에 '계획 없이 행동하는 사람'이나 '요령이 없는 사람', 나아가 '트러블이 많은 사람'이라는 이미지와 연결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즉 자기 자신은 일이 많아서 바쁘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는 상대방에게 일을 잘 못한다는 인상을 준다.

 

잘나가는 영업 사원일수록 사실은 굉장히 바쁘다. 그러나 그런 내색을 하지 않는다. 바빠서 정신이 없을 때에도 고객의 전화를 받으면 여유 있게 대응한다. 물론 '정신이 없어서'라고도 하지 않는다. 바쁘게 손을 움직이면서도 말투는 차분하다. 그것은 고객이 자신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알기 때문이다.

 

 

 

 

 

영업 능력은 평생 자산이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에 우리들은 살고 있다. 언제 우리들에게 위기가 찾아올지 알 수가 없다. 자칫 잘못되면 집도 재산도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도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서든 무엇이든 팔 수 있는 영업 능력이 있다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평생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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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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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는 매끈하게 다듬어진 이상향이라는 부자연스러운 세계에 자연인을 투입시켜 인간의 미래를 이해하려는 하나의 예언적인 시도로서, 조지 오웰의 <1984>나 마찬가지로 미래의 공포라는 충격을 제시하고, 그러한 예언을 통해 인간의 자유와 도덕성을 주창하는 선언서 노릇을 한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현재를 예언하다

 

저자 올더스 헉슬리는 광범위한 지식뿐 아니라 뛰어나고도 예리한 지성과 우아한 문체에 때로는 오만하고 냉소적인 유머 감각으로 유명하다. 그는 1894년 7월 26일 서리 지방 고달밍에서 토머스 헉슬리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이튼과 옥스퍼드의 밸리올 대학에서 교육을 받았다. 소설가로서 더 널리 알려지기는 했으나 수필, 전기, 희곡, 시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1921년에는 <크롬 옐로(CROME YELLOW)>를 발표해서 당대의 가장 재치 있고 이지적인 작가라는 평을 들으며 위치를 굳혔다. <멋진 신세계>는 1932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한 미래 과학 문명의 세계를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열여덟 살 때 완전히 실명했다가 차차 시력을 회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1936년 <가자에서 눈이 멀어>를 발표했다. 이는 헉슬리의 '후기파' 성향을 지닌 첫 소설로서, 그의 작품 세계에서 분기점 노릇을 한다.

 

1958년에는 <멋진 신세계>의 예언적 주제들을 심도 있게 검토한 미래 문명사회 비판론인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를 발표했다. 활동 후반기에는 힌두 철학과 신비주의에 깊이 끌렸으며 이 경향이 작품들에 반영되었다. 그는 미국에 정착해서 살다가 1963년 11월 22일 캘리포니아에서 사망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어릿광대의 춤>, <연애대위법>, <불멸의 철학>, <루덩의 악마>, <인식의 문>, <섬> 등이 있다.

 

책은 과학이 최고도로 발달해 사회의 모든 면을 관리 및 지배하고, 인간의 출생과 자유까지 통제하는 미래 문명 세계를 그린 작품이다. 인간성을 상실한 미래 세계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한편, 신의 영역을 넘보는 인간의 오만함을 경고, 비판한다. 충격적인 미래 예언을 통해 인간의 자유와 도덕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곳은 수정이 이루어지는 방

 

이곳은 '부화- 습성 훈련 런던 총본부', 부화- 습성 훈련국장이 방으로 들어섰을 때 300명의 수정원受精員이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적의 상태에서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국장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무리는 풋내가 나는 학생들이다. 그렇다. 견학을 온 것이다. 저마다 한 손엔 공책을 손에 들고 국장이 하는 말을 열심히 적고 있었다.

 

인공 부화기엔 번호를 붙인 시험관이 줄줄이 꽂여 있었다. 적정한 온도를 유지한 채 난자가 보관되어 있다. 정충을 만나 수정된 난자는 인공 부화기로 옮겨 진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 그리고 엡실론이라는 등급을 부여 지정된 병에 담아둔다. 난자 하나에, 태아 하나, 성인 하나가 정상이다. 하지만 보카노프스키 처리를 한 난자는 8개에서 96개까지 싹이 생겨 성숙한 어른이 된다. 이렇게 사람이 인공 재배되고 있다.   

 

 

"전에는 겨우 한 명이 자라났지만 이제는 96명의 인간이 생겨나게 만든다.

그것이 발전이다"(34쪽)

 

인간이 마치 생산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그런 시스템이다. 자연계에선 200개의 난자가 성숙한 단계에 이르기까지 약 30년이 걸린다. 하지만 이곳의 콩깍지 기법은 성숙 과정을 가속화시켜 2주일 내에 적어도 150개의 성숙한 난자를 어김없이 생산해냈다. 수정 후 보카노프스키 과정을 거치면 2년 치러 나이가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 자매가 150명 무더기로 태어난다. 그런데, 이곳에선 처음부터 인간의 등급을 정해 만들어진다. 낮은 등급일수록 산소를 적게 공급하는 형식을 취한다.

 

tvN에서 캡처

 

 

사람은 선천적으로 등급을 부여받는다

 

책은 인공 수정실에 특정한 방법을 통해 태어난 복제인들은 태아기부터 그 삶의 방향이 결정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고대 인도 사회의 카스트제도나 신라시대의 육품제처럼, 멋진 신세계도 사람들은 차별적인 다섯 등급으로 나뉜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이 바로 그것이다. 상위 등급인 알파는 똑똑하고 뛰어난 외모를 지녔으며, 반면에 하위 등급인 엡실론은 못생겼고 지능이 한참 떨어진 노예적인 삶을 산다.

 

 

사람은 세뇌된 사회 생활을 한다

 

멋진 신세계에 사는 사람은 마치 자동차 한 대가 대량생산이라는 시스템에서 생산되듯이 그렇게 인공 수정 방식으로 복제되고, 그리고 태아기시절부터 세뇌 수준의 교육을 받음으로써 인간은 사회의 부품으로 인식된다. 마치 북한의 김씨 왕조가 아예 어린 시절부터 조작된 역사와 지도자 탄생 설화를 만들어놓고 집중적으로 세뇌 교육을 하듯이 말이다. 이곳은 아예 문명 세계야만인 세계로 구분된 곳에서 살면서 처음부터 정해진 것에 대해 전부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무비판적인 삶을 산다.

 

 

자유로운 성생활과 마약 지급

 

멋진 신세계에 사는 사람은 자유로운 성생활을 즐긴다. 장기 연애라는 말은 아예 없다. 누구하고도 아무런 제약없이 육체적인 향락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매일 파트너가 바뀐다. 단지 이런 행위는 가상현실에서 이루어진다. 오히려 한 사람과 장기적으로 연애를 가질 경우 이상한 눈총을 받게 된다. 왜냐하면 육체적인 성욕은 추잡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곳에선 소마라는 일종의 마약이 지급된다. 이들은 이를 섭취함으로써 행복감을 느낀다.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다. 알파플러스 계급의 버나드 마르크스는 특이하게도 이 계급에 어울리지 않는 매우 부족한 외모를 갖고 태어났기 때문에 이에 대해 커다란 스트레스를 안고 살면서 이 사회에 대해 반감을 가졌다. 이런 그에게 뛰어난 외모를 지닌 레니나 크라운이 의외로 호감을 갖자 둘은 야만인 보호구역으로 여행을 떠난다. 사실 야만인 보호구역엔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지만, 버나드는 심리학자로 이곳을 입장할 수 있는 자격증이 있다.

 

야만인 구역에서 이 둘은 훤칠하게 잘 생긴 존이라는 의외의 인물을 만난다. 사실 존은 문명인 린다의 아들인데, 신세계 사람과는 달리 임신과 출산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태어났기 때문에 야만인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었다. 신세계에 사는 사람들의 시선으로는 추악하고 냄새나고 불결하게 보이겠지만 이곳 야만인 보호구역의 삶은 인간적인 방식의 삶을 추구하는 셈이다.

 

한편, 존의 어머니 린다는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여행 중에 낙오가 되어 살면서 야만인들의 성적 노리개가 되고 말았으며, 야만인의 학대로 인해 문명세계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철저하게 문명과 단절된 야만적 삶을 살던 존과 린다는 우연히 버나드와 레니나를 만나 문명세계로 나갈 수 있었다.

 

멋진 신세계를 경험한 존은 충격에 빠져 문명 세계에서의 외출을 자제하고 방안에만 생활을 한다. 그는 여기서 셰익스피어 전집을 독서하면서 신세계를 배척하고 인문과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그의 어머니 린다는 소마의 과잉 섭취로 사망하고 이에 이 사회의 부당함을 비난하며 소동을 벌인다. 이 난동에 존은 통제관 무스타파 몬드 앞으로 호출된다. 통제관은 이 사회 사람들은 잘 살고 있다면서 회유하지만 사람들에게 셰익스피어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요구하는 존은 오히려 위험과 자유와 죄악을 원한다고 맞받아친다.

               
"세계는 이제 안정이 되었어요. 사람들은 행복하고, 원하는 바를 얻으며, 얻지 못할 대상은 절대로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모두가 잘살고, 안전하고, 전혀 병을 앓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늙는다는 것과 욕정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즐겁습니다. 어머니나 아버지 때문에 시달리지도 않고, 아내나 아이들이나 연인 따위의 강한 감정을 느낄 대상도 없고, 마땅히 따르도록 길이 든 방법 이외에는 사실상 다른 행동은 하나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요. 그리고 혹시 무엇이 잘못되는 경우에는 소마가 기다립니다. 그것을 자유라는 이름으로 당신이 창밖에 던져버렸어요, 야만인 씨. 자유 말입니다!" 그가 웃었다. "델타들이 자유를 이해하리라고 기대하다니! 그리고 이제는 그들이 <오셀로>를 이해하리라고 기대하고요! 참 순진한 청년이군요!"(333쪽)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멋진 신세계를 닮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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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 고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너무 팍팍해서
고바야시 쇼헤이 지음, 김복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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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대인이 안고 있는 고민을 25가지로 정리하고 철학자들의 대답을 제시합니다. 이 고민들과 전혀 무관한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요? 행여 지금은 아무런 고민이 없다 해도 인생을 살다 보면 반드시 고민과 맞닥뜨리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어리면 어린대로, 나이가 들면 드는 대로 고민과 맞닥뜨리는 순간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의 일상적인 고민들을 짚어보고 인간의 일생을 든든히 떠받쳐 온 '철학'의 세계로 한 발짝 내딛기를 바랍니다. - '머리말' 중에서

 

 

25가지 고민에 대한 철학자의 처방

 

책의 저자 고바야시 쇼헤이는 게이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 뒤 광고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일본에서 누적 판매 20만 부를 돌파한 <웃게 하는 기술>을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하면서 각종 방송 및 강연의 연사로 초청받고 있다. 최근에는 게이오 대학 경제학부 강사로 출강하면서 철학, 인지 과학, 전략사고 등을 가르치고 있다.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 등과 같은 일상적인 문제에 철학과 역사의 지혜를 결합해 인문적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데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 일간관계, 자존감, 사랑, 돈, 죽음 등 우리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문제들에 대한 철학자 25명의 현실적인 조언을 담았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고민에 "하나의 목표도 결국은 아주 작은 단위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어려운 일은 분할하라"고 답하는 데카르트,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도 차마 용기가 나지 않는다는 고민에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를 이탈하는 법'을 알려주는 들뢰즈 등 누굴 붙잡고 털어놓아도 좀처럼 후련해지지 않던 고민들을 하나하나씩 해결해준다.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늘 불안해요

 

많은 직장인들은 마음 속에 불안감을 품은 채 매일같이 회사로 발걸음을 옮긴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지금 당장 계획을 수립해서 대비해야겠다고 마음먹기도 한다. 그래서 노후 대비용 저축 목표액을 정한다. 마흔 살까지는 얼마가 모여야 하고, 쉰 살까지는 얼마 등 꼼꼼히게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이런 계획이 우리들의 걱정을 깨끗하게 사라지게 할까?

 

이 질문에 대해 책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를 등장시켜서 이렇게 우리들에게 조언한다. "미래의 목적과 계획은 잊고,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에 열중하라"고 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미래의 목적을 최우선으로 삼는 행위를 '키네시스적 행위', 반대로 미래의 목적을 안중에 두지 않고 이 순간에 집중하는 행위를 '에네르게이아적 행위'라고 일컫는다.

 

100퍼센트 장담할 순 없지만 현재의 나를 목적으로 삼는 에네르게이아적인 삶이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인간이 현재의 삶에 가장 충실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날마다 '지금 이 순간'에 열중하고 몰두하는 사람에게는 정해진 궤도가 없다. 이런 남다른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 가치를 알아볼 사람 역시 반드시 존재한다. 에네르게이아적인 생활을 이어나간다면 어느샌가 먹고사는 고민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다.

 

'지금'에 충실해야 '다음'이 있다.

 

쾌락은 본래 활동(에네르게이아)이자 그 자체로 목적(텔로스)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왜 항상 시간에 쫓기면서 사는지 모르겠어요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정말 발리 지나간 세월. 그런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면서 삶의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책은 이런 유형의 사람들에게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을 소환한다. 이 철학자는 시간론을 아주 간명하게 설명해놓았기 때문이다. 즉 현대인의 시간 감각이 안고 있는 맹점을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현대인은 종이 위에 선을 그어 시간에 구획을 짓고 '공간적'으로 관리한다. 또한 '누구에게나 천편일률적으로 흐르는 객관적인 시간'을 아무런 의심 없이 상식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하지만 베르그송은 "시간에 대한 상식에 얽매여 우리는 본래의 참된 시간, 진정한 자유를 너무나 간단히 내팽개치고 있다"면서 현대인의 시간 활용 방식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세분화된 자아는 일반적인 사회생활의(중략) 제반 요구에 매우 잘 부합하므로 의식은 기꺼이 그 방식을 따르려고 하며, 그럴수록 차츰차츰 근본적인 자아를 상실해간다. -<시간과 자유 의지> 중에서

 

'시간에 쫓겨 자아를 상실할 것' 같다면 잠시 하던 일을 내려놓는 시간이 필요하다. 즉 스케줄표에 하루쯤은 여백으로 남겨두거나 스케줄을 빽빽이 채우는 습관을 바꿔보는 것이다. 그런 날만큼은 아무 목적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읽고 싶은 책이나 보고 싶은 영화들을 감상하고 미지의 흥밋거리를 찾아 자유로이 배회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자유로운 시간이란 지극히 주관적인 시간이다. 이런 시간을 보낼 때 우리는 타인이 통보한 일정으로 스케줄을 무작정 채울 때보다 농밀하고 내면이 무르익는 시간을 맛보게 될 것이다.

 

우리의 행위가 외부의 기준이 아닌

우리의 인격에서 온전히 우러나올 때

우리는 자유로을 수 있다.

- 앙리 베르그송

 

 

하고 싶은 일을 실행할 용기가 나지 않아요

답답하고 조바심이 날 때, 책은 철학자 데카르트의 행보를 살펴보길 권한다. 우리들은 이미 이 철학자를 익히 잘 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유명한 말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 말의 탄생 비화를 잘 모른다. 데카르트는 이 세상의 온갖 것을 모조리 의심하고 더 이상 의심하려야 의심할 수 없는 극단까지 다다른 끝에 내놓은 결론이 바로 이 말인 것이다.

 

<방법서설>의 골자 

 

첫째, 명징의 규칙

둘째, 총합의 규칙

셋째, 열거의 규칙

넷째, 분할의 규칙

 

원대한 꿈을 그리는 일은 굉장한 의욕을 필요로 하는 근사한 도전이지만 자칫 말뿐인 계획에 그칠 공산도 크다. 하지만 열의를 가지고 목표를 잘게 쪼개 몰두했을 때 어렴풋하던 꿈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하나하나가 커다랗지는 않지만 확실한 결과와 성과가 드러나는 보람찬 작업이 된다. 인생이 지금보다 즐거워지리란 예감이 피부로 와닿게 된다. 비현실적인 목표라고 해도 이를 능력껏 소화할 수 있는 크기까지 작게 쪼개는 방법이 바로 데카르트식 접근법이다.

 

어려운 문제는 분할하라

- 데카르트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인생에는 언제나 실패기 뒤따른다. 호언장담했던 일이 실패로 끝나 좌절하거나,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겠다고 나섰다가 냉담한 반응만 돌아오는 등의 일이 발생한다. 그런데, 한참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고 그래서 후회감이 계속 밀려온다. 이처럼 도전이 오히려 아픔만 남긴다. 책은 이럴 때 니체를 만나라고 말한다.

 

"삶은 원환圓環이 되어 빙글빙글 돌아간다. 이는 행복하고 즐거운 경험도, 떠올리기 싫은 실패의 경험도 인연으로 한데 엮여 끝없이 돌고 돌기 때문이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디오니소스적인 인생에서는 이런저런 경험을 겪으면서 불행이 싹트기도 하지만 그만큼 행복한 일도 생겨난다. 필연성은 없고 우연성이 지배하는 세상. 차이와 반복의 끝없는 연속. 니체의 말을 듣고 '인생은 결국 희비가 마구잡이로 엇갈리는 삶이구나' 하며 절망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불행만큼은 두 번 다시 내 앞에 얼씬거리지 말라'고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이도 있을 거다.

 

그러나 행과 불행이 인과관계로 얽혀 돌아간다는 니체의 말을 떠올려보라. 지금 그 외침은 거듭될 불행에 대해서도 '별수 없군. 또다시 내게 오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이것이 바로 니체가 주장한 '영원 회귀' 사상이다. 불행한 경험이 없으면 행복한 추억도 생겨나지 않는 법이라는 거다. 그렇다. 양쪽이 공존하는 덕분에 인생은 괴로우면서도 즐겁다.

 

고통을 향해 외쳐라. 지나가라, 그러나 또다시 내게 오라!

- 프리드리히 니체 

 

 

우리들의 고민, 이미 철학자들이 처방해놓았다

 

인간들의 온갖 고민에 맞서서 끊임없이 사유해온 철학자들의 인생 여정을 되짚어보고 이에 따른 현실적인 조언을 만날 수 있다. 자기만의 사유 체계를 켜켜이 쌓아올려 삶을 견뎌낸 25인의 위대한 철학자들은 우리들에게 '쓸모 있는' 인생 상담을 해준다. 삶에 대한 고민이 많은 자, 모두 이 책을 펼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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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 15초 안에 ‘Yes’를 이끌어내는 보고 테크닉 50
김범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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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왜 나의 보고는 늘 인정받지 못하는 걸까?'라며 고통받았던 당신을 위해 썼다. 그렇다고 고故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처럼 화려한 말솜씨를 알려드리려는 게 아니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늘 눈을 마주치고 한 공간에서 숨을 쉬어야 하는 직속 상사에게 '까이는' 대신 '보고 한번 시원하게 하네!'라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당신을 위한 책이다. - '머리말' 중에서

 

 

보고 한번 시원하게 하는 사람이 되려면

 

이 책의 저자 김범준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SK브로드밴드, 삼성SDS를 거쳐 현재는 LG유플러스에 재직 중이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는 경영능력시험(MAT)의 서비스경영 분야(고객 심리, 서비스 세일즈 및 고객 상담) 출제위원이자 LG그룹 전사 커뮤니티 'LGIN(LG커뮤니케이션센터)'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LG그룹, 삼성그룹, 현대기아차, KB금융, MG새마을금고 등의 기업 강연과 서울시, 경기도, 한국과학기술원, 근로복지공단, 국방부 등의 공공기관 및 고려대, 이화여대 등에서의 강연으로 1만 시간 이상을 보냈다. 특히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말과 행동 관리의 사례를 리얼하게 전파하며 상위 2퍼센트의 평점을 독식할 정도로 특강 현장에서 인기가 높다.

 

 

그는 보고를 잘하고 싶어서 '보고의 달인'으로 만들어준다는 강의를 찾아 듣기도 했지만, 보고를 가르친다는 강의들은 하나같이 보고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보고서, 그림, 수식, 도식화, 프레젠테이션에 대해 이야기할 뿐이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보고 관련 책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현실에 답답함을 느낀 저자가 자신이 직장 생활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와 그동안 보고를 지겹도록 받았다는 다양한 기업 리더들의 이야기를 정리해낸 결과물이다. 조금 더 편안한 하루를 보장받고 싶은 직장인, 매일 눈을 마주치고 한 공간에서 숨을 쉬어야 하는 직속 상사에게 ‘까이는’ 대신 ‘보고 한번 시원하게 하네!’라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당신을 위한 책이다. 

 

 

 

 

 

 

책은 5장으로 이루어졌다. 결론부터 말하는 습관 기르기,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복잡한 상황을 단순화하기, 기본을 지키는 말하기 방법, 상대의 협조를 얻는 기술 등의 큰 주제 아래서 당장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략과 기술을 상세히 안내한다. 회사에서 인정받고 싶은가? 여기저기에서 모셔 가려 하는 'S급 인재'가 되고 싶은가? 지금 당장, 보고부터 바꿔보라. 상사 그리고 회사가 당신을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보고,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이사님께 보고하러 들어가야 해"
이렇게 말하는 직장인의 표정은 비슷하다. 심하게 표현하자면 도살장에 끌려가는 황소의 눈망울과 같은 모습이다. 왜 그럴까?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해서일까. 아니다. 며칠간 밤새워 준비를 했다. 서점에서 파워포인트 매뉴얼 책을 구입해 참고하면서 보고서의 여기저기에 색깔을 입히고, 도형을 삽입하고, 애니메이션 효과까지 나름 보고서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마침내 보고회 시간, 보고서 자료를 한 부씩 참석자의 자리에 올려놓고 생수와 음료수도 준비해두었다. 뭔가 이상하다. 보고를 하는 나에게도, 빔 프로젝트로부터 발사된 화면에도, 보고회에 참석한 '그들'은 관심이 없다. 그저 회의실 탁자에 미리 세팅해둔 보고서를 손으로 휘리릭 넘길 뿐이다. 바로 그때 이사님이 탁 하고 보고서를 탁자에 놓으면서 "자료 만드느라 고생한 흔적이 보이네요. 음, 그런데 뭘 말하고 싶은 겁니까?"라고 한마디 한다.

 

회의실 내의 모든 시선이 일제히 보고자인 나에게로 향한다. 그때부터는 당황해서 생각이 엉키고 이 말 저 말 도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게 보고는 끝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사님은 "보완해서 다시 보고하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회의실을 떠난다. 멍하니 앉아 있다가 탁자 위에 배포되었던 자료들을 챙긴다. 보고는 늘 그렇게, 슬프게 막을 내린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

 

'보고'와 '보고서'는 전혀 다르다

 

그렇다. 보고서가 문제였던 것은 아니다. 보고가 문제였다. 보고를 받는 상대방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보고서가 아무리 화려할지라도, 알멩이가 가득 찬 내용일지라도 보고자의 말이 서툴다면 일단 그 내용을 의심받기 쉽다. 보고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 즉 소통이다. 그렇기에 보고를 받는 사람들의 장소와 시간을 확실한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보고를 받는 사람은 우리들의 인사권을 쥐고 있고 있으며, 또한 의사결정을 하는 권한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우리들이 하는 보고는 보고를 받는 이를 설득하는 자리라고 말할 수 있다. 이에 저자는 보고를 받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 보고의 기본임을 강조한다. 따라서, 보고자는 이들은 먼저 알아야 한다.

 

첫째, 그들은 아주 바쁘다. 대개 회사의 임원이나 리더이기 때문이다.

둘째, 그들은 보고받기를 아주 싫어한다. 보고를 받으면 의사결정과 결정에 대한 책임이 뒤다르므로 보고받는 일 자체가 큰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고를 받는 사람에게서 '예스'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우리들, 즉 보고자는 핵심만을 간결하게, 그리고 결론부터 먼저 말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이 선택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수십 장의 화려한 첨부 자료로 구성된 보고서가 아니라 두세 가지의 확실한 선택지를 제시하는 간결한 보고서가 되어야 한다.

 

보고에서의 금칙어

 

"사실은", "솔직히 말해서"~ 세상의 모든 리더들은 짜증반응을 보인다

"그 사람은 그렇게 쉽게 얘기하죠. 너무 가벼워요"~ 누군가를 비난하지 말라

"제가 숫자에 약해서요"~ 겸손과 자기 비하를 착각하지 말라

"어차피"~ 보고자 스스로 결론을 내린다는 건방짐을 내포한다.

 

기본을 지키는 말하기 방법

 

보고의 기본은 무엇일까? 보고를 받는 사람들은 머이속에 5W1H가 습관처럼 각인되어 있다. 이미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보고는 상대방에 의해 결정이 나는 과정이다. 그래서 보고자는 보고를 받는 이들의 경험적인 습관을 포착해서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굳이 5W가 필요하지 않을 경우엔 이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다.

 

When~ 언제 일어난 일인가, 즉 를 말한다.

Where~ 어디서 일어난 일인가, 즉 장소를 뜻한다.

Who~ 누가 주인공인가, 즉 주체를 의미한다.

What~ 주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즉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뜻한다

Why~ 왜 그 목표를 이루려고 하는가, 즉 이유를 의미한다.

How~ 어떻게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는가, 즉 방법을 말한다.

 

 

 

 

보고를 바꿔라

 

보고는 보고서가 아니다. 대면하는 자리에서 상대를 설득하는 소통의 장이다. 즉 커뮤니케이션의 도구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보고가 되려면 보고를 받는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 바로 보고의 기본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보고를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이런 기본을 잘 활용해서 인정받는 인재로 변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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