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VS중 무역대전쟁 - 세계 패권 쟁탈을 향한
주윈펑.어우이페이 지음, 차혜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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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가깝게는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 후에 취한 대중강경정책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밖에 반세계화, 빈부 불균형, 보호주의와 미국의 정치판도를 포함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이러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원인을 비롯하여, 최근의 무역전쟁에서 트럼프 정부가 보여준 태도와 조치를 분석하고 나아가 향후 양국 분쟁의 추이를 분석하기 위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 '저자 서문' 중에서

 

 

미중 간의 무역전쟁에서 누가 승자인가?

 

이 책의 저자 주윈펑국립대만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경제학과를 전공했으며, 미국 메릴랜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타이페이 의학대학교 경영학 컬리지 및 동우대학교 빅데이터관리 컬리지 강좌 교수, 중앙대학교 대만경제연구센터 겸임 연구원을 맡고 있다. 행정원 정무위원, 중연원 중산인문사회과학연구소 소장, 경문기술 컬리지 교장, 중앙대학교 대만경제발전연구센터 주임 및 특별 초빙 교수, 재단법인 보험안정기금 이사를 역임했다.

공저자인 어우이페이대만 국립중앙대학교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중화경제연구원 국제경제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중화경제연구원 대륙경제연구소 보좌연구원, 공학연구원 산업과학기술 국제전략 발전소 연구원을 역임했다.

 

총 5부(트럼프의 외교정책, 전쟁의 근원, 패권 전쟁의 역사, 미국과 일본의 무역마찰,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로 구성된 책은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시작하게 된 근본 원인부터 미중 무역전쟁의 전후 배경에 대해 확실히 짚고 있다. 특히 기존 강대국이 새롭게 부상하는 강대국을 견제하면서 전쟁이 벌어지는 '투키디데스의 함정'과 그 배후의 발전 추이를 깊이 있게 해석함으로써 경제, 정치, 경제 등 전반적인 국가의 발전과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진정한 기원은 아테네의 부상으로 두려움을 느낀 스파르타가 전쟁을 일으킨 데서 비롯되었다고 믿는다" - 투키디데스, <펠로폰네소스 전쟁> 제1장 23절

 

스파르타가 급격히 성장하는 아테네를 경계해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일으켰듯이 미중 무역전쟁은 새로운 경제 대국을 건설하려는 중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의 힘겨루기와 같다. 1980년대 엔화절상을 통해 미국이 일본 경제를 견제했던 과정을 돌아봄으로써 미중 무역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고, 중국 경제, 대만 경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여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한국 경제가 실천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트럼프의 당선 배경

 

미국 공영 텔레비전의 시사 프로그램 <프런트라인>은 2018년 9월 11일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뒤쳐진 미국'이라는 제목이었다. 여기서 조명한 곳은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오하이오 주의 데이턴 시였다. 이 주는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공화당을 지지했다. 28년 만에 처음으로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게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데이턴 시의 빈곤 비율은 34%이고, 3명 중 1명이 빈곤선 아래에 놓여 잇으며, 이는 미국 전역 빈곤율의 3배에 달한다. 처음부터 이렇게 낙후된 지역이 아닝었다. 오히려 한때는 미국의 '실리콘 밸리'로 부를 정도로 1인당 특허신텅 건수가 미국에서 가장 많았고, 자동차와 기계제조 분야에서 특히 앞서 나갔었다.

 

다큐멘터리에선 10년 넘게 제너럴모터스에서 일했던 노동자를 인터뷰햇다. 그는 당시 자신의 시급이 35달러였음을 밝히면서 이 돈으로 집과 자동차를 사고 자녀의 대학 학비를 댈 수가 있었는데, 지금은 시급이 15~16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부부가 맞벌이를 해도 집세와 보험료, 자녀의 학자금 상환에도 벅차다는 것이다.

 

이때 공화당 후보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은 "중국과 멕시코가 우리 일자리를 빼앗아갔다"는 구호였다. 이는 멋지게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당초 민주당의 힐러리 후보가 한 발 앞선 상황이었지만, 트럼프의 발언은 마침내 부동층의 표심을 바꾸고 말았던 것이다. 미국 중산층에게 데이턴 시는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 미국 전역에서 이런 바람이 불기 시작했던 것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 지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 이매뉴얼 사에즈 교수가브리엘 주크만 교수가 2014년에 발표한 미국 부의 분배 연구에서도 유사헌 결과가 나옸다. 상위 0.1% 최고 부유층 가구가 전체 가구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29년 대공황 직전엔 25%, 중산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16%였는데, 1980년 전후엔 평균 수준에 도달했다.

 

2차대전 이후부터 1980년 무렵은 황금의 시기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할 수 있는 시대였다. 그러나 1980년부터 2012년까지 상황은 역전되어서 분배 불균형은 대공황 직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미국 중산층 가정은 더 참지 못하고 반세계화, 반이민, 수입 반대를 지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유권자의 권리인 투표권을 행사하여 반세계화의 대표적 인물인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끓어오르는 중국 위협론

 

백악관 국가안보 전략보고서(2017년 12월)~ 중국 군사 현대화와 경제 확장 우려

세계위협평가 보고서(2018년 2월)~ 핵 무장 능력을 가진 차세대 폭격기 개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 보고서(2018년 6월)~ 미국의 기술(지적재산권)을 빼가려한다 

세 편의 백악관 보고서들은 일부 사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보고서들에서 사용한 용어와 강조하는 중점으로 보아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미국은 중국을 경제적 측면에서의 경쟁자로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지정학적 최대 경쟁자로도 보고 있다. 둘째, 경제적 측면에서 미국은 중국의 '산업정책'에 무척 민감하다. 미국 관리의 눈에 중국의 산업정책은 일종의 '경제 침략'이며 '악성 종양'이며, '불공정한 경쟁'으로 반드시 도려내야 하는 것이다.

 

 

 

선진국의 사다리 걷어차기

 
'사다리 걷어차기'는 사실 독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리스트가 가장 먼저 사용한 용어다. 영국은 발전 초기에 네덜란드 등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수많은 산업보호정책을 사용했는데, 이런 정책들이 곧 '사다리'였다. 영국은 이 사다리를 이용하여 꼭대기에 올라 산업혁명을 일으켰으며, 영국의 제품이 세계에서 무적의 수준에 이르자 세계를 향해 이렇게 선포한다.

 

"과거에 행한 모든 것은 잘못되었으며, 자유무역을 시행하는 것이 옳다.

따라서 모든 국가는 보호정책을 버리고 자유무역을 시행해야 한다."

 

 

 

미국과의 무역마찰에 대한 일본 산업의 대처 방법

일본 제조업의 두 번째 성과와 세 번째 성과는 서로 연관되는 업그레이드우회진출이다. 이는 미국의 압박 아래 시행한 것이 아니라 1960년대 들어 일본의 노동자 임금이 상승할 때부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일본은 방직업의 다운스트림 생산라인을 대만과 한국으로 이전했으며, 자국에서는 업스트림의 원료와 기계만 생산했다. 이에 따라 삼각무역의 서막이 올랐다. 즉 일본은 대만과 한국에 원료를 수출하고, 대만과 한국은 일본 원료를 이용해 완제품을 제조한 후 미국 및 기타 선진국에 수출했다.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는 대부분 일본의 대대만, 대한국 무역흑자로 변했으며, 대만과 한국의 대미흑자로 바뀌었다. 이렇게 해서 일본 제조업은 여전히 강한 존재로 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시비를 걸 대상이 필요했고, 그 대상은 일본에서 점점 대만, 한국 등지로 옮겨갔다. 최종 소비재 생산에서 생산원료와 설비 제조로 이전한 것이 '업그레이드'이며, 외국에 투자하여 공장을 세운 것을 '우회진출'이라고 할 수 있다.

 

 

대중수출 감소에 대한 대안의 필요성

한국이 주목할 점은 다음과 같다. 한국은 중국에 전자산업 등의 주요 업스트림 부품과 원료를 공급하고 있는데, 중국이 무역전쟁으로 인해 경제 성장 둔화를 겪게 됨에 따라 업스트림 제품에 대한 수요도 하락할 것이며, 그 결과 한국의 대중수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한국의 수입품을 대규모로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한국이 이미 경쟁력을 잃었다는 의미도 아니다. 미국과의 무역마찰 때 일본은 업그레이드와 우회진출을 통해 여전히 제조업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도 이 길로 가야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발생할 때, 수출주문을 받은 후 생산지를 이전하는 '주문 이전' 효과를 유발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이다. 원래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던 대미수출 상품을 한국 본토로 옮겨 생산하는 것이다. 내수에 필요한 상품은 중국이나 기타 지역 공장에서 공급하면 된다. 대만에서 이 효과를 본 업종이 주로 인터넷 통신설비와 서버다.

 

"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는 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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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뛰어넘기 2 - 과학적 상상력과 문제해결력을 높여주는 해냄 통합교과 시리즈
신영준 외 지음 / 해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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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을 창의융합형 인재로 성장시키기 위해 신설된 '통합과학' 교과는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으로 구분되어 있던 과학 과목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통합적 시각을 길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류가 자연을 이용, 변화시킨 내용

 

이 책의 공저자인 경인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신영준 교수와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김호성(화학), 박창용(지구과학), 오현선(생명과학), 이세연(물리학) 교사 등은 실제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통합과학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토론과 토의, 탐구활동 등 학생들의 참여가 중요한 통합과학 교과는 많은 배경지식을 요구한다. 이에 교과서에는 실리지 않았던,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실생활 이야기를 담아 수업 참여와 논술에 유용한 폭넓은 과학 교양을 쌓을 수 있도록 했는데, 총 4장에 걸쳐 지구의 탄생부터 기후 변화, 신재생 에너지 개발까지 다룬다.

 

 

 

 

생활 속의 산화 환원 반응

반딧불이가 산화 환원 반응을 이용하듯이, 우리도 일상생활 속 여러 분야에서 산화 환원 반응을 이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겨울철에 사용하는 철가루가 들어 있는 손난로, 머리카락을 염색하기 위해 바르는 염색약, 범죄 현장에서 과학 수사관이 범인의 혈흔을 찾기 위해 이용하는 루미놀 반응, 축제 분위기를 화려하게 만들기 위해 밤하늘에 쏘아 올린 불꽃놀이용 폭죽, 바다나 산악 지역에서 조난자를 찾기 위해 쏘는 조명탄 등이 산화 환원 반응을 이용한 사례들이다.

 

손난로에 들어 있는 철가루가 산소와 만나 산화 철Ⅲ가 되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한다. 과학 수사관들은 루미놀 용액을 이용하여 핏자국을 찾아내는데, 루미놀 용액에는 과산화 수소가 혼합되어 있다. 혈액의 헤모글로빈 속 철 이온이 과산화 수소에서 산소를 떼어내고, 이렇게 떨어진 산소가 루미놀 용액을 산화시켜 푸른색 빛을 낸다. 염색약에 들어 있는 과산화 수소는 머리카락의 멜라닌 색소를 산화시켜 머리카락을 탈색시킨다. 

 

중국 진시황 무덤 속에서 발견된 병마용兵馬俑은 맨처음 화려하게 채색된 상태였다. 그러나 인간이 발굴하면서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 산화 반응이 일어난 탓에 색이 일부 변색 또는 탈색되었던 것이다. 우리 선조들의 자랑스런 예술품인 고려청자에 드러나는 비취색은 유약이나 흙에 포함된 산화 철이 공기가 차단된 가마에서 일산화탄소와 반응, 산화 환원 반응하여 나타난 색이다. 

 

 

 

항생제 내성 세균의 출현

 

항생제 내성 세균이란 돌연변이로 생겨난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세균으로서, 항생제가 있는 환경에서 방해를 받지 않고 오히려 증식할 수 있다. 항생제가 없는 환경이라면 항생제 내성은 생존에 필수적인 형질이 아니기 때문에 거의 없으며, 혹 있다할지라도 매우 약하다.

 
그러나 항생제가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환경에서는 항생제 내성 세균이 항생제 내성이 없는 세균보다 생존에 훨씬 유리하다. 그래서 자연 선택되어 더 많은 자손을 남기게 되고, 이것이 반복되면 항생제 내성 세균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이다. 여기서 내성耐性이란 '이겨낼 수 있는 성질' 을 뜻한다.  


2017년 11월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북한의 한 병사가 귀순한 사건이 있었다. 오청성 병사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어 두 차례에 걸쳐 대수술을 했지만 이를 집도했던 병원측에서는 당초 세균성 질병인 폐렴이 심해 회복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에서 항생제 치료를 많이 받지 않은 덕분에 항생제 투약 효과가 무척 좋았고 폐렴 증세가 놀랍도록 빠르게 호전되었다. 그는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환경에서 살았기 때문에 항생제 내성 세균의 비율이 낮아 치료 효과가 높았던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선진국처럼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어떤 강력한 항생제에도 내성을 가지는 슈퍼박테리아가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수퍼박테리아를 막을 항생제는 없다고 경고했다

 

 

먹이 사슬은 왜 무한정 길어지지 않을까?

 

먹이 그물 안에 있는 먹이 사슬은 몇 단계나 될까? 아래의 먹이 사슬 그림에서 먹이 관계를 따라 세어보면 알 수 있듯이, 다섯 단계 또는 그보다 더 적게 이어져 있다. 먹이 사슬은 왜 이렇게 짧을까?


생물학자들은 두 가지 가설을 내놓았다. 첫째는 에너지 가설이다. 먹이 사슬을 통해 전달되는 에너지는 상위 영양 단계로 약 10% 정도만 전달된다. 100kg 정도의 생산자는 초식 동물 생물량의 10kg를 지탱할 수 있고, 육식 동물 생물량의 1kg만을 지탱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먹이 사슬 단계는 무한히 이어질 수 없다. 광합성 생산력이 높은 서식지에는 에너지 양이 많을 테니 더 긴 단계의 먹이 사슬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로 먹이 사슬의 동물은 상위 단계로 갈수록 몸집이 커지는 경향 때문이라는 가설이다. 물론 기생 생물은 예외이다. 육식 동물은 한입에 넣을 수 있는 먹이의 크기에 한계가 있다. 둥둥 떠다니며 수많은 크릴 새우를 먹는 고래 같은 몇 가지 예외가 있지만, 대체로 몸집이 큰 육식 동물은 매우 작은 먹이들로는 생존할 수 없다. 작은 동물로는 육식 동물들이 필요한 먹이의 양을 주어진 시간에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핵발전이 나아갈 미래는?

핵발전의 필요성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신재생 에너지가 화석 연료를 대체하여 전기를 공급하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화력 발전소를 실질적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핵발전소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핵반응이 열을 발생시키는 과정에서 이산화 탄소를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핵발전에 반대하는 진영이 주장하는 주된 문제는 방사성 폐기물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이다. 특히 방사선 중 고에너지 전자기파인 감마선은 투과력이 좋아 인체의 세포를 변형시키거나 파괴하여 암 같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이고 곧바로 죽음에 이르게도 한다. 그런데 발전 과정에서 생겨나는 방사성 폐기물들은 수천 년 동안 방사선을 방출할 수 있는 방사능을 가지며, 안전하게 폐기하기가 어렵다.


또한 핵분열이라는 과정이 이산화 탄소를 만들어내지 않고 핵발전이 무탄소 에너지 생산 방식이기는 하지만, 우라늄을 광산에서 캐낼 때와 반응로 안에서 사용될 연료봉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 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산화 탄소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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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을 용기 - 인생의 전환점에 가져야 할 한 가지
김경록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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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후반전을 맞으면 꽃이나 잎을 자랑하며 살 수 없습니다. 나를 설명해주던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고, 꽃 같았던 자식은 제 갈 길을 찾아갑니다. 따르던 사람들은 곁을 떠나고, 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눈길마저 달라지며 급기야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습니다. - '머리말' 중에서

 

 

 

 

인생의 후반전에 필요한 삶의 자세 

 

책의 저자 김경록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최고책임자, 미래에셋캐피탈 대표이사,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관리부문 대표를 역임하고, 현재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대개 은퇴연구소는 마케팅 지원을 목적으로 하지만,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마케팅에 국한하지 않고, 고객과 잠재고객을 위한 은퇴 관련 정보, 콘텐츠와 잡지, 교육, 연구보고서를 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주로 인구구조와 고령사회, 노후 자산관리, 노후 일자리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TV, 라디오, 신문 등 각종 언론매체에 은퇴와 관련한 주제로 칼럼, 인터뷰, 자문 등의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으며 현재는 <중앙일보>와 <서울경제>에 칼럼을 쓰고 있다. [KBS 아침마당 목요 특강]에 "인생후반 5대 리스크를 경계하라"라는 주제로 강연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인구구조가 투자지도를 바꾼다>, <폭발하는 글로벌 중산층, 투자의 지도를 바꾼다> 등이 있다. 

 

전략경제학자이자 은퇴 연구 전문가로 지난 7년간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온 저자는 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이들을 위해 삶의 근간을 이루는 5가지 요소를 견고하게 만드는 방법을 우리들에게 전한다. 즉  고령화, 저성장, 저출산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한국 사회에서의 성공적인 인생 후반전을 이끌 리노베이션을 소개한다.

 

한국의 중장년들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책임감, 직위, 자존심은 내려놓고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는 사람일수록 성공적인 인생 후반을 맞는다는 사실을 발견, 그는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40~50대 인생 전환기에 튼튼한 몸통과 가지를 갖추라고 조언하면서 '성찰, 관계, 자산, 업(일), 건강' 등 다섯 가지 영역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성찰省察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있고, 학교를 졸업한 후 사회에 진입해서는 자연스레 형성되는 인간관계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언행언행에 대해서 반성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런데, 나이가 점점 들어갈수록 이런 피드백을 제공하는 사람이 줄어들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5년, 10년의 세월이 흐르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옆길로 크게 어긋나는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살다보면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축적되는 만큼 스스로의 잘못을 깨닫게 되면서 회한 또한 늘어난다. 옆길로 폭주하는 인생이 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이런 회한과 화해하고 새로운 탄생으로 변화해야만 한다. 따라서, 자신의 삶이 원하는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이런 성찰이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대체로 가장들은 인생 전반기를 가족을 위해 보낸다. 이후 중후반기에 접어들면 지나친 의무감을 내려 놓고 자신에게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 왜냐하면, 과거와는 달리 건강 장수시대가 도래함으로 인해 이젠 자신만의 삶을 추구할 수 있는 본격적인 장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물론 개개인의 준비 정도에 따라 여전히 가족들에 대한 경제적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은 인생 후반기일지라도 자신을 위해 살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수가 가져다준 축복을 즐기려면 이젠 생각의 전환이 요구된다. 그렇다고 장수의 축복을 무조건 즐기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 앞에 펼쳐진 길엔 좋은 길도 안 좋은 길도 있기 마련이므로 자유와 방종, 무애無碍와 방탕放蕩은 구분해야 한다. 마땅히 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또 가족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심신 心身이 건강해야 행복할 것이다. 재정적인 면은 기본이며 비재무적인 자산도 있어야 한다. 사회 공헌도 중요하다. 이런 요소가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나이 듦이 아름다워진다.

 

 

관계關係 

 

인생의 전환점을 유연하게 넘기 위해선 관계망關係網이 중요하다. 관계는 부모에서 시작해서 친구로 확장된 후, 결혼을 통해 배우자의 관계망에 접속되고, 사회생활을 통한 인간관계에 의해 관계망은 폭발적으로 넓어진다. 하지만 일에서 은퇴하면서 사회적 관계망은 급속도로 감소하기 때문에 질적으로도 점점 나빠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들에게 연착륙을 통한 좋은 관계망 유지라는 과제가 부과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우선 부부 관계를 견고하게 하라고 충고한다. 통상 부부란 삶의 전환기에 함께 그 변화를 이겨내는 동반자이다. 뒤에서 밀고 앞에서 이끌어주는 그런 인간관계인 것이다. 부부 관계가 삐꺽대는 사람은 이 시기에 별거, 졸혼, 황혼이혼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부부는 나이가 들수록 서로에게 도움되는 가장 소중한 자산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데, 인간관계는 마치 참나무의 그늘 같아서 만들어지려면 오랜 시간이 흘러야 한다. 19세기 영국의 계관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은 80세에 <참나무>라는 시를 통해 인생을 참나무의 사계에 비유했다. 요약하면 '인생을 이렇게 살라'는 그런 내용이다. 만들어진 그늘을 소홀히 하면 안 되는 이유다. 나이들수록 관계망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관계망을 보살피고 확장하면 노후에 좋은 쉼터를 얻을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7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별거, 미혼, 이혼 등 배우자가 없는 사람이 자살을 더 많이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왜 그럴까? 이는 교화敎化적 기능의 대화를 나눌 상대방이 없기 때문 아닐까 싶다. 흔히 '짝 잃은 외기러기가 수명이 짧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비록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부부 중 한 명이 "나 오늘 정말 피곤해"라고 말할 때 "에구, 이를 어째!"라고만 반응해줘도 정서적 스트레스는 상당히 해소된다. "나 먼저 잔다", "그래 자" 혹은 "갔다 올게", "갔다 와" 하는 대화만으로 생존할 힘을 얻게 된다. 이에 반해 귀가했을 때 아내나 남편이 "오늘 성과 좀 냈어요? 어제보다 영업 실적이 올랐어요?"라고 물어본다면 뒷골이 뻐근해지지 않겠는가. 

 

교화적 기능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의 옆에 많이 있다면 든든하다. 옛말에 '가는정이 있어야 오는정이 있다'고 했듯이, 나 자신부터 주변 사람들과 이와같은 교화적 기능을 담은 대화를 나누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냥 가마니처럼 무뚝뚝하게 있지만 말고 이것저것 지인들에게 물어보는 게 더욱 빨리 가까워지게 만든다.

 

장자'무용지용無用之用'이라는 말을 했다. '쓸모없어 보이는 게 오히려 쓸모가 있다'는 의미이다. 얼핏보면 마치 말장난 같은 궤변처럼 들리지 몰라도 이 세상에 쓸모 없는 존재가 없듯이, 그의 말은 지혜를 담고 있다. 그렇다. 쓸모없어 보이는 대화가 오히려 더 쓸모가 있을 수 있다. 곁에 있는 배우자와 이런 교화적 기능의 대화를 나눔으로써 곧 행복의 문으로 들어서는 셈이다.  

 

 

자산資産

 

늙은 호랑이는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이 빠지고 난 후 사냥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결국엔 죽고 만다. 말하자면 아사餓死인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늙어서 일할 힘이 없어도 살아남을 수 있다. 왜 그럴까? 바로 '돈' 때문이다. 젊은 시절 열심히 개미 처럼 모아서 노후에는 마치 배짱이 처럼 번 돈을 쓰면서 행복하게 지낼 수가 있다. 이처럼 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자산 관리의 핵심이다. 우리 모두의 삶에 '생노병사'가 있듯이, '저축-축적-인출-상속'이라는 기나긴 과정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자산 관리 기본 원칙

 

승부처는 마지막 15분

노후대비 주식투자

본질가치를 지켜라

내가 남느냐, 돈이 남느냐

축구 감독처럼 생각한다


축구 감독은 공격, 수비, 미드필드를 각각 담당할 선수를 적절하게 배치한다. 금융 시장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배분에서 꼭 개선되어야 할 점이 있다. 아파트 위주의 부동산자산 비중을 낮추고 금융자산 비중을 늘려야 한다. 초저금리 시대에는 예금성 자산만으로 생존할 수 없으므로 투자자산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해외 자산 비중이 전체 자산의 절반은 되어야 한다.

 

한국의 경제상황이 앞으로 장기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면 자산가치가 오르지 않아 가계 자산의 증식이 어려울 수 있다. 인도, 베트남, 중국처럼 성장하는 국가와 바이오,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숱한 혁신기업이 있는 세계 시장으로 가야 한다. 해외로 자산 배분을 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당장 1~2년은 수익이 특별히 높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라는 속담처럼 10년 이상 세월이 지나면 그 차이를 확연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한편, 투자를 바라보는 프레임이 있다. 대체로 우리들은 지능, 통찰력, 투자 기법 등을 먼저 고려하는데, 사실은 이보다 원칙태도가 먼저이다. 축구 감독이 높은 승률을 유지하기 위해 경기 방식에 몇 가지 원칙을 견지하듯이, 우리들은 자산 관리를 할 때 운용 자산을 어떤 프레임으로 보느냐가 중요하다.

 

장기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

나이들수록 소득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

개인의 자산 배분은 생애설계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 

 

 

업業(일)

                            
인생 후반부의 일은 돈뿐 아니라 건강, 관계와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처럼 일은 나이 들어서도 삶의 토대가 된다. 그런데, 늙어서 가야 하는 길은 소위 '길 없는 길'이 되기 쉽다. 말하자면, 대기업체 사장을 하다가 은퇴했을지라도 아파트나 빌딩의 경비가 되어야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정해진 길이 없는 길을 걸어야 한다고 해서 결코 무리하거나 과욕을 부려선 곤란하다. 젊어서 큰 손해를 보더라도 만회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겠지만 늙어서 하는 실패는 '노후 빈곤'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걸어야 한다. 금융 사기나 은퇴 창업 같은 일은 피하면서 자신의 전문성과 기술을 살릴 수 있는 게 옳은 길이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사람들은 퇴직하면 자영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남이 고용하지 않으니 스스로 고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돈을 투자해서 가게부터 차린다. 자영업은 50대 이상 비중이 55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높고, 기술보다는 소자본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다 보니 실패율이 높아서 3년 이내 폐업하는 확률이 최소 47퍼센트에 이른다. 실패할 경우 부채까지 떠안게 되므로 노후가 더 불안정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고 만다.

 
자영업의 개념을 소자본 창업보다는 기술 창업으로 바꾸어야 한다. 거창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분야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면 된다. 향후 베이비부머들이 지속적으로 정년을 맞이하면서 자영업 시장은 아파트촌 상가의 넘치는 부동산사무소처럼 레드 오션이 되고, 단순히 소자본에 의존한 창업은 심한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기술을 익혀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시간이 걸려도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장수 사회라는 걸 염두에 두고 10년 후쯤 전문가가 되면 된다.

 

 

건강健康

퇴직한 사람의 몸도 미세한 균열이 축적된 강철 같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은 수많은 상처를 품고 있다. 몸속의 장기들이 여기저기 약해져 있다. 퇴직하고 나면 갈 길이 멀고 마음이 초조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된다. 거기에다 페르소나를 벗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어느 날 강철 같은 몸이 거짓말처럼 부러져버린다. 남성들은 50대 중반부터 60대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저자는 이를 '피로조직의 비극'이라 말한다.


퇴직하고 나면 몸에 이상이 없는 것 같아도 푹 쉬면서 몸의 고장 난 곳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리노베이션(renovation)해줘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몸은 퇴직하고도 50년을 더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몸이 건강할 때 50년을 달리는 것과 몸이 약해졌을 때 50년 달리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이를 위해 자원을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

 

첫째, 철저한 건강검진으로 병의 싹을 살펴보자

둘째, 몸에 축적된 피로를 풀자(휴식, 요가, 태극권 등)

셋째, 자존감을 높여라(자기 사랑, 가족의 인정)

 

 

 알프레드 테니슨 <참나무>

 

 

노목老木에도 꽃은 핀다

 

불교의 화엄華嚴'온 세상에 꽃이 활짝 핀 세계'를 의미한다. 노목이라고 꽃이 피지 않을소냐. 제 하기 나름이다. 꽃을 피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이미 우리들은 다섯 요소, 즉 성찰, 관계, 자산, 업(일), 건강 등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결론을 얻었다. 손자도 병법에서 '지피지기 백전불태'라고 했다. 나를 먼저 알고 삶의 전장터에 나선다면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책의 필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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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뛰어넘기 1 - 과학적 상상력과 문제해결력을 높여주는 해냄 통합교과 시리즈
신영준 외 지음 / 해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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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구분되는 인간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인공지능의 시작과 끝에는 인간이 있으며, 결국 인공지능은 가질 수 없는 지성과 감성이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어떤 덕목을 길러야 할까요? 그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회에 대한 통찰, 자연과학적 원리 이해, 공학적 능력, 예술적이고 직관적인 능력, 세상에 없는 것을 상상하는 능력 등일 것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기반으로 세상의 다양한 현상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새롭게 인식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통합과학의 핵심을 살펴본다

 

청소년들을 창의융합형 인재로 성장시키기 위해 신설된 '통합과학' 교과는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으로 구분되어 있던 과학 과목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통합적 시각을 길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통합과학의 핵심은 특정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여러 학문을 아우르는 개념이나 원리로 다양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인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신영준 교수와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김호성(화학), 박창용(지구과학), 오현선(생명과학), 이세연(물리학) 교사가 통합과학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과학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통합과학 교과서 뛰어넘기> 2권을 출간했는데, 1권에서는 총 5장에 걸쳐서 주로 자연 현상을 '물질과 규칙성', '시스템과 상호 작용'의 측면에서 다루었다.

 

 

 

 

멘델레예프가 발견한 원소의 규칙성

 

원자 번호 101번 Md는 '멘델레븀'이라고 읽는다. 이는 러시아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를 기리기 위해서 이름을 붙였다. 1869년 그는 원소의 성질과 원자량과의 관계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원소들을 원자량뿐만 아니라 물리적, 화학적 성질도 함께 고려하여 배열함으로써 원소의 성질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표현한 주기율표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원소의 성질을 조사하기 위해 여러 장의 카드를 준비하고, 각 카드마다 원소의 특징을 기록한 뒤 바닥에 펼친 후 여러 가지 조합으로 배열을 바꾸면서 일정한 규칙을 찾아냈다. 당시 알려진 63종의 원소를 분류하여 가로축과 세로축에 배열한 표가 바로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이다. 


멘델레예프가 자신만의 주기율표를 완성하게 된 계기와 관련된 일화가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의 화학과 교수였던 그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밤새 카드 게임을 하고 다음 날 아침에 졸린 상태로 강의실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연구하고 있는 원소의 규칙성을 알려주기 위해서 카드 게임을 도입했던 것이다.

 
그는 종이로 만든 카드에 원소의 성질과 원자량을 적은 다음, 학생들에게 규칙성을 찾아서 배열해 보라고 하고, 배열이 끝난 학생은 기숙사로 돌아가도 좋다고 제안했다. 카드 게임에 자신이 있는 학생들은 몇 번이고 주어진 원소 카드 배열을 시도했다. 자신도 역시 답을 모르고 제안한 것이라 학생들과 함께 수많은 시도를 했는데도 정확한 배열 방법을 찾지 못해 애만 태우며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멘델레예프는 꿈속에서 자신이 고민했던 원소의 규칙성이 반영된 주기율표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잠에서 깬 그는 꿈속에서 본 장면을 그대로 옮겨 적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주기율표의 기본 틀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고 한다. 이만큼 그는 오랫동안 원소의 규칙성을 고민하고 연구했던 과학자였음을 보여준다.

 

과학자들은 물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때 원소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주기율표를 참고한다. 주기율표를 보면서 어떤 원소들이 유사한 성질을 가졌는지, 새로운 물질을 합성할 때 어떤 원소들을 활용할지 등을 생각하는 것이다. 특히, 물질을 다루는 연구를 수행할 때, 주기율표에서 원소들의 규칙성을 이해하는 것은 미지의 물질을 접했을 때의 두려움을 친숙함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단백질은 어떤 단위체로 이루어졌을까?

도시화와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미래에는 농작물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래서 2003년부터 식용 곤충에 대한 전문가 회의 및 연구가 이루어졌고, 2013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곤충을 유망한 미래 식량으로 선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징그럽다고 여기는 곤충이 미래 식량으로 선정된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곤충은 좁은 공간에서 사육하기 쉽고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단백질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프로틴(protein)은 그리스어 'proreios'에서 유래된 것으로, '첫 번째로 중요하다(primary)'라는 뜻이다. 이와같은 유래만 봐도 우리들은 단백질이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 내에서 생명 현상을 조절하는 필수 성분이며 생명체를 구성하는 주요 물질임을 알 수 있다. 생명체 내에서 화학 반응이 빠르게 일어나도록 도와주는 효소, 생명 활동을 조절하는 호르몬, 병원체를 물리치는 항체도 모두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단백질은 성장기의 청소년뿐만 아니라 노화가 진행되고 있는 성인에게도 꼭 필요한 물질이고, 머리카락과 손톱, 근육 등도 모두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몸의 머리카락은 케라틴 단백질로, 피부는 콜라젠 단백질로, 근육은 마이오신과 액틴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적혈구에 들어 있는 헤모글로빈은 산소 운반을 담당하는 단백질이다. 인간의 몸뿐 아니라 공작의 깃털, 양의 뿔, 거미줄 등과 같이 여러 생물의 몸을 구성하기도 한다. 

 

근육, 효소, 호르몬을 구성하는 단백질은 서로 다르다. 그렇다면 우리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은 몇 종류일까? 놀라지 마시라. 무려 10만 개나 된다. 이렇게 종류가 많지만 모든단백질은 공통적으로 아미노산이라고 하는 단위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미노산의 종류는 20가지이다. 이들 아미노산이 다양하게 배열되어 결합함으로써 많은 종류의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작은 자동차에 탄 사람이 더 큰 충격을 받는다?

뉴턴의 제3법칙에 의하면 큰 트럭과 작은 승용차가 충돌하면 두 자동차는 같은 크기의 충격량을 받는다. 두 자동차가 충돌하는 시간도 같으므로 작용하는 평균 힘의 크기 역시 같다. 그렇다면 탑승자가 받는 충격량도 같을까?

 
그렇지 않다. 두 자동차가 받은 충격량의 크기가 같으므로 두 자동차의 운동량의 변화량도 같지만, 질량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속도 변화, 즉 가속도가 다르다. 큰 트럭은 질량이 크기 때문에 가속도가 작고 작은 승용차는 질량이 작기 때문에 가속도가 더 크다.


두 자동차의 가속도는 각 자동차에 탑승한 탑승자의 가속도이기도 하다. 즉, 작은 자동차에 탄 탑승자가 더 큰 가속도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나 두 자동차의 탑승자는 비슷한 몸무게(질량)를 가지고 있으므로 질량과 가속도의 곱인 '힘'은 작은 자동차에 탑승한 탑승자에게 더 크게 작용한다. (또는 작은 자동차에 탑승한 탑승자의 운동량의 변화량이 더 크다.) 그래서 작은 자동차에 탑승한 탑승자가 더 큰 충격을 받는 것이다.

 

만약 일정한 속도로 날아오는 물 풍선을 손으로 잡아 멈춘다면 운동량의 변화는 이미 정해진 상태이다. 그러나 멈추는 시간에 따라 필요한 힘의 크기가 달라진다. 손을 쭉 뻗어 풍선을 잡으면서 즉각 멈추게 한다면 큰 평균 힘이 필요하다. 반면에 손을 뒤로 빼면서 풍선이 날아오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물 풍선을 받으면 풍선이 서서히 멈출 테니 평균 힘이 작아도 된다. 아래와 같다.

 

최근 유럽과 일본 등에서는 자동차를 디자인할 때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하는 '보행자 보호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보행자 보호 규제의 핵심은 차량과 보행자의 충돌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행자가 차량의 보닛 위로 쓰러지게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충돌하면 보행자는 차량 진행 방향의 도로에 넘어져서 가해 차량의 추가 충격을 받는 2차 사고로 연결되므로 사망 확률이 높아진다. 

 

 

 

 

 

지진을 설명하는 방식, 규모와 진도

지진이 발생하면 언론에서는 "규모 얼마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도 얼마의 지진이 발생했다" 라고 보도한다. 여기서 지진 규모와 진도의 차이는 무엇일까?


지진 규모는 지진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수치화한 것으로 1935년 지진학자 찰스 리히터가 제안한 방식이다. 그의 이름을 따서 리히터 규모라고도 한다. 리히터 규모가 1.0 증가하면 지진에서 방출된 에너지는 10의 1.5승乘, 약 30배 증가한다. 이는 지진 규모 1.0의 차이가 나는 지진에서 방출된 에너지는 30배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따라서 규모 7.0의 지진은 규모 6.0의 지진보다 30배 강하고, 규모 5.0의 지진보다 900배 강하다.


그러나 큰 지진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는 잘 느끼지 못한다. 이와 같이 특정 지역의 지반이 흔들리는 정도를 진도震度라고 합니다. 진도는 지진을 자주 겪는 나라(미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필리핀, 타이완, 러시아, 중국 등)에서 각자 사정에 맞게 기준을 정해 사용하고 있다.

 
지진의 진도에 대한 기준이 없었던 우리나라는 2000년까지는 일본 기상청에서 사용하는 진도 계급을 사용하였으나, 2001년부터는 미국 등지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정 메르칼리 진도 계급을 사용하고 있다. 아래는 수정 메르칼리 진도 계급의 일부 내용이다. 진도는 지진 규모와 구분하기 위해 로마자를 사용한다. 수치로 말할 때 지진 규모는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반드시 표기하며, 진도는 정수로만 표기하여 구분한다.

 

 

 

물질대사의 핵심, 생체 촉매

닭가슴살을 먹으면 그 안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곧바로 체내로 흡수되어 근육이 만들어질까? 아니다. 우리들이 먹은 닭가슴살은 위, 소장 같은 소화 기관에서 소화 과정을 거친다. 닭가슴살의 단백질이 크기가 작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야 세포 안으로 들어와 근육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로 합성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 몸에서는 단백질이 분해되거나 합성되는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를 물질대사라고 한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물질대사를 통해 생명 활동에 필요한 물질과 에너지를 얻는다. 물질대사는 화학 반응이지만 생명체 밖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과는 다르다.

 
닭가슴살에 들어 있는 단백질이 생명체 밖에서 화학 반응을 통해 분해되려면 염산에 담가 섭씨 20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하루 동안 두어야 하지만, 생명체 안에서는 물질대사를 통해 이보다 낮은 섭씨 35~ 37도 온도에서 1~2시간 만에 분해된다.

 

 

"2권 공부를 이어서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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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 코드
맹성렬 지음 / 지식여행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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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 전 플라톤이 언급한 아틀란티스에 대해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어왓다. 지금까지 학계나 대중의 주요 관심사는 그것이 순전히 플라톤이 꾸며낸 얘기냐 아니면 뭔가 다른 근거가 있느냐, 만일 근거가 있다면 그런 대륙이 실재했었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필자는 대철학자 플라톤이 이를 언급했다는 사실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과연 아틀란티스 문명은 존재했는가?

 

책의 저자 맹성렬우석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교수이다.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신소재공학석사,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모든 주의와 주장을 의심하는 냉철한 과학자의 시선으로 인류 문명사에서 해명되지 않은 난제들을 탐구하고 있다. 영국 유학 시절 이집트를 방문했을 때 고대 문명이 공학적으로 상상 이상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후, 역사학·지리학·고고학·신화학 분야에서 방대한 국내외 문헌을 연구하여 고대 문명에 관한 저서를 쓰고 있다.

2006년 특허기술상 세종대왕상을 수상했고 2009년 저서 <오시리스의 죽음과 부활>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우수 저작으로 선정됐다. 2010년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발행하는 ETRI JOURNAL이 수여하는 우수논문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미국과학진흥협회 전문가 회원 및 미국화학회 회원이다. 저서로 <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 <아담의 문명을 찾아서>, <과학은 없다>, <UFO 신드롬>, <초 고대문명>(상·하), <오시리스의 죽음과 부활>, <피라미드 코드>등이 있다. 최근에는 네이버 카페 '맹교수의 올댓미스터리'를 통해 풀리지 않은 인류 문명의 모든 미스터리를 풀어보는 공간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저자는 강력한 고대 문명국가로 그려진 아틀란티스 이야기가 중남미 또는 남미와 관련이 있을 거라고 판단한다. 그 근거로 남미 안데스 일대에 거석巨石 유적에서 볼 수 있는 고도의 석재 가공 기술지도상 일직선으로 놓인 주요 고대 유적지들, 그리고 페루 삭사이와망에서 발견된 계단이 거꾸로 되어 있는 모양의 암석 등을 들었다.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아틀란티스를 입에 담는 것은 학계에서 금기시되었지만 고대 이집트와 남미가 교류했다고 추정할 만한 역사적 사실이 밝혀지며 고대사에서 중요한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맞아 아틀란티스에 대한 진실은 역사적 관점으로 다시 논의될 필요가 있다.

 

 

 

 

신화인가, 역사인가?

 

우주의 지적 설계론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티마이오스>에서 이 이론을 설명하는 장치의 하나로 초반 도입부에 아틀란티스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대화록에서 크리티아스는 "비록 이상하긴 하지만, 이 이야기는 사실"이라고 단언한다. 출처가 고대 그리스 7대 현인 중 으뜸이었던 철학가 솔론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솔론이 전하는 아틀란티스 이야기의 출처는 이집트이다. 기원전 6세기경 아테네를 이끌던 솔론이 개혁에 실패하고 반대파에 몰려 이집트로 망명했다. 그는 저명한 이집트 신관으로부터 그리스인들은 어린아이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 의미를 묻자 인류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고 수차례에 걸쳐 물과 불에 의해 문명들이 멸망했다는 사실을 일러주었다고 한다. 아틀란티스 문명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아틀란티스라는 섬에는 위대하고 멋진 제국이 있어  그 섬 전체와 이집트와 이탈리아 중부의 국가 티레니아 등 헤라클레스 기둥들 안쪽의 아프리카와 유럽 땅들을 지배했다. 나중에 격력한 지진과 홍수로 호전적인 정복자들이 하룻밤 사이에 땅속에 묻혔고, 아틀란티스도 마찬가지로 바다 밑에 가라앉아 사라져버렸다"

 

여기서 '헤라클레스의 기둥들'은 일반적으로 지중해와 대서양 사이의 길목에 있는 지브롤터 해협을 일컫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곳은 고대 그리스인들 삶의 무대였던 지중해의 바깥을 향하는 출구였다. 이 해석에 의거하면, 대서양 쪽에 거대한 대륙 아틀란티스가 존재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다면 언제? <티마이오스>의 기록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대략 기원전 9600년경이 된다.

 

아틀란티스에 대한 관심은 1873년 신화로만 존재했던 '트로이'를 하인리히 슐리만의 발굴로 재점화되었다. 당시 기술로는 불가능한 해저 발굴 작업이 요구되었기에 본격적인 진척이 되지 못했다. 이후 이 유적의 발굴에 대한 작업은 2000년대에 들어 고해상도 촬영과 해저 발굴 기술이 개발되면서 본격화되었다.

 

예를 들면 지브롤터 해협의 대서양 쪽 인근 스페인 연안에서 플라톤이 기술한 것과 유사한 유적이 발견되었고, 지브롤터 해협 바깥쪽 해저에서도 가라앉은 지형이 발견되었다. 또 영국에서 약 1만 년 전 가라앉은 비교적 넓은 지형이 발견되기도 했고, 인도양 연안의 해저에서도 9천5백년 전에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지가 발견되었으며, 이스라엘에서도 역시 해저 문명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그렇다면 고대 이집트인들이 채록採錄했다는 아틀란티스 이야기는 상당 부분 역사적 사실을 반영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집트에서 온 두 가지 정보

 

1만 2천년 이전에 지구 여러 곳에 문명이 있었다

지브롤터 해협 너머 서쪽 먼 곳에 대륙들과 대양들이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대양 건너편을 알고 있었나?

 

고대 이집트인들은 오늘날처럼 담배를 향정신적 용도로 흡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저명한 병리학자 스베틀라나 발라바노바는 독일 뮌헨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기원전 약 1000년부터 기원후 약 400년 사이의 이집트 미라들의 머리카락, 피부, 그리고 뼈에 포함된 성분을 분석했는데 여기에서 대마 성분과 함께 니코틴의 함유를 발견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코카인 성분도 미라에서 검출되었다.

 

담배의 원산지는 남미南美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서남태평양제도 및 태평양의 섬들에서도 유사한 종이 서식하고는 있다. 그래서 이집트인들이 신대륙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니코틴이 함유된 식물을 구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코카인의 경우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남미 이외의 다른 곳의 유사종은 코카인 함량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든다. 구대륙에 존재했던 코카인 함유식물에서 추출할 수 있지 않을까란 것인데, 이런 식물이 존재했다는 흔적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고대 이집트인들은 코카인을 어디서 구했을까? 누군가 남미와 이집트 간의 마약 교역을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당시 고대 이집트는 자체 항해 능력이 저조했기에 해상 교역은 페니키아인들에게 의존했다. 역사학자 헤로도토스는 기원전 600년경에 있었던 페니키아인들의 특별한 해양 항해를 기록으로 남겼다. 당시 고대 이집트 파라오 네커의 명령에 따라 이들의 선단이 홍해에서 출발, 아프리카 대륙을 한 바퀴 돌아 지중해로 오는 대항해를 성공했다는 것이다. 총 3년에 걸친 2만5천 킬로미터의 항해였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우리들은 페니키아인들이라면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에 도달할 수 있다는 추론을 도출하게 한다.

 

한편, 아즈텍이나 마야 유적(유물) 중에 아프리카풍으로 보이는 것이 존재한다. 북아프리카 해안에서 멀지 않은 카나리아 제도에서 해류를 타면 카리브 해로 직행한다. 페니키아인들이 이미 알고 있었던 이 항로에 대한 정보를 콜럼버스가 입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를 이용, 신대륙으로 향하는 항해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주징도 있다. 다만 페니키아인들이 신대륙에 갔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았기에 주류학자들은 갔다고 해도 아주 간헐적이었을 것라고 주장한다. 아무튼 고대 항로에 대한 새로운 고고학적 발견이 진행되고 있어서 좀 더 지켜보면 좋겠다.

 

미라에서 발견된 코카인으로 인해 고대 이집트인들이 신대륙에 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었을것으로 보인다. 특히, 향정신성 마약류를 취급한 사람은 종교의식을 주관하던 고위급 신관들이었으므로 나름 구대륙 바깥에 대한 정보가 분명히 잇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리스 파트라스 대학 지질학과의 스타브로스 P. 파파마리노풀로스 교수는 기원전 6세기 이전부터 고대 이집트인들이 교역을 통해 남미에만 존재하는 귀중품들을 받아들였기에 아메리카 대륙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어쩌면 이보다 훨씬 더 이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플라톤의 아틀란티스 이야기에 반영되었던 것은 아닐까?

 

 

아메리카 대륙의 고대 문명 미스터리

 

신대륙 발견 초기부터 아틀란티스가 대서양 해저에 가라앉아 있다는 이론 대신에 아메리카 대륙의 일부가 침수된 곳이 아틀란티스라는 주장도 잇었다. 이 개념을 널리 일반화시킨 사람이 프랑스의 대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이다. 그는 1627년 <새로운 아틀란티스>라는 소설에서 고대의 아틀란티스가 아메리카 대륙이며, 이곳 원주민들은 번창했던 문명이 종말을 맞은 후 퇴보된 모습으로 오늘날 존재하고 있다고 묘사하고 있다.

 

20009년 6월, 프랑스 고고학자 제 알렉산더가 이끄는 탐사팀이 구글 어스를 이용해 카리브 해의 해수면 아래 20미터에서 건축된 유적을 발견했다. 그것은 직교로 교차된 도로들과 다양한 건축물들을 포함한 거대한 도시였다. 해수면 상승 속도를 고려할 때 기원전 6000년까지 그 시기가 거슬러 올라가서 건설되었음을 추정하는데, 그 규모가 엄청 거대하고 구조가 매우 조직적이라고 한다. 특히 건축물 중 일부는 피라미드 형태를 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졋다.

 

플라톤이 아틀란티스를 언급하던 때가 기원전 5세기경인데, 당시 중남미에는 테오티우칸, 올멕, 고전기의 마야 문명 등이 있었다. 그리고 남미에는 선잉카 문명이 있었다. 이들 문명 또는 이후의 파생된 문명들에 대한 연구가 거듭될수록 어쩌면 1만 년 전에 존재했다는 아틀린티스 문명에 대한 단서에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메조아메리카나 남미 고대 문명들을 통툴어 거석 건축이 행해진 곳은 이상하게도 안데스 중앙 산지에 국한되어 있다. 거대 절석切石을 사용한 토목건축 수준은 구대륙 고대 문명보다 한 수위로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구대륙의 경우 절석들의 이동 경로가 대체로 평탄하거나 고대 이집트의 경우 처럼 수운水運이 가능했다. 하지만 안데스의 경우 해발 4,000미터나 되는 산악 지역이어서 가파른 경로로의 운반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과연 그렇게 운반했을까?

 

잉카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 교외 산 위에는 삭사이와망이라는 성채 유적이 존재한다. 여기엔 크고 작은 수만 개의 절석이 정교하게 쌓여 있다. 1534년, 잉카제국을 붕괴시킨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피사로의 비서였던 페드로 산초 데 라 호츠는 이 석벽石壁에 대해 아래와 같이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이 나라에서 볼 수 있는 거대 건축물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이 바로 이 성벽들이다. 사용된 바위들이 너무 커서 이걸 본 그 누구도 그것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정말 산이나 절벽 한 모퉁이를 떼어낸 것처럼 크다. 높이가 약 7미터에 폭이 3.5미터에서 6미터 정도나 되며,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최소한 수레 셋은 동원해야 할 정도다. 이 바위들은 일정한 형태로 되어 있지 않지만 서로 잘 맞추어져 있다" 

 

안데스에서는 고경도高硬度 석재 가공기계나 첨단 장비가 사용되었음에 틀림없다. 하나의 결정적인 증거가 쿠스코 코리카차에 있는 '달의 신전'에 존재한다. 거기엔 안산암 석재를 관통하는 구멍이 있는데, 그 형상이 몇 개의 나선형으로 패여 있는 드릴 자국처럼 보인다. 단단한 안산암에 이처럼 구멍을 낼 수 있는 현대식 장비인 파워 드릴은 탄소 공구강에 다이아몬드 코어 비트가 부착되어 있는 것을 사용한다. 안데스 산지의 거석 가공은 정말로 잉카인의 작업일까?

 

삭사이와망에는 계단이 만들어져 있는 거대 암반 덩이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피에르 칸사다 또는 친카나 그란테라 불리는 것이다. 인근에 계단이 거꾸로 만들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암반 덩어리가 존재한다. 처음부터 그런 모양으로 만들었을까? 사람이 제대로 딛고 다닐 수없으므로 애초의 모양이 뒤집힌 것이라고 판단된다. 왜 이렇게 뒤집힌 걸까?

 

 

 

 

이곳엔 크고 작은 지진이 잇엇지만 이 정도의 대변란을 일으킬 정도의 지진은 잉카 시대엔 없엇다. 지질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약 1만 2천년 전 기후변화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서 이 정도의 대재앙이 안데스를 휩쓸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때 아메리카 대륙에서 거대 포유류들이 멸종되었다. 지금껏 인간에 의한 대학살로 보았으나 이젠 다른 해석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남미 안데스 지역의 알티플라노 고원이 남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지면서 대지진 및 대규모 화산 폭발과 함께 쓰나미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기원전 11000년경까지 이 고원엔 타우카라는 원시 호수가 있었는데, 이후 호수물이 대거 이동할 정도로 급격한 지각 변동이 발생했다. 삭사이망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1970년대에 네델란드 출신의 페루 수학자 숄텐 드엡네스안데스의 고대도시들인 티와나쿠, 쿠스코, 올란타이팀보, 카하마르카가 일직선상에 건설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 유적지들을 잇는 선은 정확히 진북으로부터 서족으로 45도 각도를 이루었는데 알티플라노 고원지대에서 이 선은 마주보며 동과 서로 늘어선 안데스 산맥들 중앙을 관통하고 있었다. 이런 정렬은 무려 1,500킬로미터에 달했다. 그녀는 이 사실을 <바라코차의 길>이라는 책에 소개했다. 바라코차는 먼 옛날 티와나쿠에서 출발하여 북상하면서 주민들을 교화했다는 문화영웅신이다. 이렇게 도시 설계를 하는 것은 고도의 문명에서나 가능한 일 아니겠는가?

 

 

 

구대륙과 신대륙의 초고도문명은 교류가 있었을까?

 

인류의 문명은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미국의 신석기 문화 전문가인 메리 세테가스트는 약 2만년 전 구석기 시대에 그려진 것으로 확인된 프랑스 라스코 동굴 벽화에서 발견되는 놀라운 현대적 감각을 볼 때 문화 또는 문명은 그 정도로 오래전부터 존재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이런 주장을 적극 지지하는 데렉 커닝햄은 천문학적 연구 결과를 <40만 년의 석기시대 과학:긴 여행>이란 책을 통해 소개했다.

 

고도의 천문학적 지식이 이미 3만 년 전부터 알려져 있어 고대 유적들에 기하학적으로 암호화된 문자로 표시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그는 정확히 동일한 암호 문자들이 삭사이와망에서도 발견된다고 지적한다. 구대륙의 구석기시대 유적과 삭사이와망 사이에 연관성을 감안할 때, 당시 전 세계는 구대륙과 신대륙 사이에 상당한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을까? 이런 의미에서 플라톤의 아틀라티스 이야기는 옳다고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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