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경제학 안 보이는 경제학 -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길고 넓게 봐야 경제가 제대로 보인다
헨리 해즐릿 지음, 김동균 옮김 / 디케이제이에스(DKJS)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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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거의 모든 나라의 정부가 경제학 오류의 일부를 받아들여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즉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경제학 오류에 영향을 받지 않은 국가는 없다. 경제학의 오류, 특히 그 오류의 근거가 되는 중심 논리를 상세하게 분석하는 것이 경제학을 이해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다. - '초판 서문'중에서

 

 

미국의 경제학도들이 탐독하는 경제학 도서

 

책의 저자 헨리 해즐릿은 자유주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 언론인이다. 그는 10대 시절 〈월스트리트저널〉에서 편집장의 비서로 일을 시작하면서 경제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21세 때 첫 책 <과학으로 생각하기>를 펴냈다. 1920년대 초에는 〈뉴욕 이브닝 메일〉의 경제란 담당 기자로, 전후 수십 년 동안에는 〈뉴욕 선〉(1925~1929), 〈더 네이션〉 (1930~1933)의 문학 편집자로 일했다.

 

1946년 출간한 이 책은 지금도 미국 경제학도들이 탐독하는 스테디셀러로서, 수요와 공급 등 다양한 경제법칙을 쉽게 설명하면서 경제현상을 분석하여 대중에게 자유시장 경제원리를 널리 알렸다. 197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경제학 문외한도 짧은 시간에 경제학 기본원리를 배울 수 있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경제학의 오류

 

나쁜 경제학자는 눈앞에 직접적으로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고, 좋은 경제학자는 간접적이고 보이지 않는 것까지 고려한다. 나쁜 경제학자는 제안된 정책의 직접적인 결과에만 집중하지만, 좋은 경제학자는 더 장기적이고 간접적인 결과까지도 포함해서 연구한다. 나쁜 경제학자는 주어진 정책의 효과가 특정 집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만 집중하지만, 좋은 경제학자는 정책의 효과가 다수의 집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한다.


차이점은 아주 명백하다. 특정 경제정책이 다수에게 미치는 단기부터 장기까지의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노력은 좋은 경제학자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질이다. 누구나 눈앞의 즐거움만 추구하다가 자신의 인생에 재앙을 초래한 경험이 있을 수 잇다. 전설 속의 인물로 방탕아인 돈 후안은 자신의 행동이 스스로를 온갖 위험으로 내몬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나태하고 낭비벽이 심한 사람은 결국엔 가난으로 귀결됨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  

정부 대출은 생산성을 저하시킨다


정부 대출을 해야 한다는 제안은 B는 보지만 A를 잊어버리자는 제안이다. 그 제안은 혜택을 받는 사람에게는 관심을 갖지만, 정부 혜택으로 인해 자기가 얻을 수 있던 것을 얻지 못한 사람은 간과한다. 자본이 투여된 프로젝트에는 관심을 갖지만, 정부 관여로 자본을 빼앗긴 프로젝트는 잊는다. 한 집단이 받는 즉각적인 이익은 보지만, 다른 집단이 입는 손실과 지역사회 전체의 순손실은 간과한다.


민간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정부의 대출보증은 직접적인 정부 대출 사례보다 확연하게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거의 그만큼 강력하다. 정부의 대출보증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대출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공급에 한계가 있는 실물자본이며, 눈앞에 보이는 B를 돕기 위해 정체불명의 A를 희생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  

 

공무원은 '구매력'이 아니라 '유용성'으로 평가된다

 

정말로 필요한 경찰관, 소방관, 환경미화원, 보건소 의사, 판사, 검찰, 행정 관료 등은 누구 못지않게 중요하고 생산적인 서비스를 수행한다. 이들은 민간산업이 법과 질서의 보호를 받으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존재의 타당성은 서비스의 유용성에 있는 것이지, 공공 급여를 받음으로써 얻게 된 '구매력'에 있지 않다.

이 '구매력' 주장은 진지하게 생각할수록 기이하다. 이는 당신을 괴롭히는 사기꾼이나 도둑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그가 당신의 돈을 가져가면 그는 더 많은 구매력을 얻는다. 그는 술집, 식당, 나이트클럽, 재단사 그리고 아마도 자동차 공장 노동자들을 지원할 것이다. 그러나 그의 지출이 하나의 직업을 만들어낸다면, 당신은 딱 그만큼의 직업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당신은 그만큼 더 적은 돈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공무원들의 지출로 제공되는 일자리만큼 납세자들은 일자리를 덜 제공하는 셈이다. 도둑에게 돈을 빼앗겼을 때, 그 대가로 당신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당신의 돈이 불필요한 공무원들을 지원하기 위한 세금으로 쓰일 때, 정확히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불필요한 공무원들이 그저 느긋한 게으름뱅이일 뿐이라면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다. 그러나 오늘날 그들은 바쁘게 생산을 방해하고 붕괴하는 활동적인 개혁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우리들은 현 정권의 실패한 경제정책인 '소주성'으로 인해 현 경제 상황이 핍박해졌음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 적폐 청산, 경제 민주화 등의 프레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된 개혁이 실은 우리 경제를 다 망쳐놓고 말았다. 그럼에도 이 실패를 책임지려는 사람도 없다. 이 정책을 밀어붙였던 장하성 실장은 책임론이 대두되자 슬그머니 비전문분야인 중국대사로 전보 발령을 받았다.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여전히 그는 호의호식하고 있다. 

 

사양산업과 성장하는 산업


성장하는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사양산업이 사라지도록 허용하는 것은 역동적인 경제의 건강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사양산업이 성장하는 산업에 제공돼야 할 노동력과 자본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수만 가지의 서로 다른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량을 정확히 결정하는 엄청나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이렇듯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가격체계뿐이다. 이 당황스러운 방정식은 가격, 이익, 비용 체계에 의해 거의 자동적으로 해결된다.


가격체계는 어떤 관료 집단보다도 이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 소비자가 매일 자신의 수요를 결정하고 선택하는 시스템으로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반면 관료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좋다고 생각되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관료들 자신에게 유익한 결정을 내린다. 그러면서 그들은 우월적인 지위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기업의 건전한 활동에 개입, 부당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지킬 박사이거나 하이드이거나

우리 모두는 다양한 경제적 역할을 수행한다. 즉 생산자, 납세자, 소비자 등이다. 스스로 옹호하는 정책은 현재 자신이 처해 있는 특정한 측면에 달려 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 때로는 지킬 박사이고 때로는 하이드이기 때문이다. 생산자로서는 (주로 자신의 서비스나 제품을 생각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원하고, 소비자로서는 (다른 생산물에 지급해야 하는 것만 생각하며) 가격상한제를 원한다. 

 

소비자로서 보조금을 옹호하거나 묵인할 수 있다. 납세자로서 보조금 지급을 원망할 것이다. 각 개인은 정치적 세력을 움직여서 자기 제품의 가격 상승(자신의 제품에 사용되는 원재료의 가격인상은 억제하면서)을 이루는 동시에 소비자로서 다른 제품의 가격통제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압도적 다수는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치적으로 가격을 통제해서 이익을 얻는다면 그만큼의 손실이 있어야 하며, 가격통제로 고용과 생산이 저하되고 방해를 받기 때문에 이익보다 훨씬 더 많은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강화할수록 악영향만 커진다

 

예를 들어 주간 40시간 노동에 106달러 이상의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최저임금법이 제정된다면, 이정도의 급여를 지급할 만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사람은 고용주가 채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 법의 시행으로 노동자는 실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는 최저임금법 때문에 발생된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자 통상 구제 프로그램이 발동된다. 즉 정부가 보조금이라는 구제책을 가동한다.


이러한 결과는 노동자를 위한 정부의 구호금이 106달러 미만일 경우 계속해서 이어진다. 하지만 구호금을 이보다 높이면 다른 면에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 만약 우리가 구제금으로 106달러를 제안한다면, 이는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일한 만큼 돈을 제공하는 셈이 된다. 이는 모든 사람이 임금과 구호금액의 차이만큼만 벌려고 일하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구호금이 106달러라면 110달러의 급여를 받는 노동자는 사실상 4달러를 벌기 위해서 일하라는 요구를 받는 셈이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106달라는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호금은 위장된 실업수당인 셈이다. 어쩌면 최저임금이 실업률을 증가시킨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아닐까?

 

인플레이션은 최악의 세금이다

 

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더 많은 돈을 소유하고 있으면, 그 사람이 타인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구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두 배의 돈을 갖고 잇으면 두 배의 물건을 살 수 있고, 세 배를 갖고 있으면 세 배의 물건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명백한 오류다. 즉 화폐의 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그 구매력 또한 비례적으로 감소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무분별한 통화량 증가 정책으로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을 구입하려고 한 푸대의 돈을 짊어지고 가는 그런 꼴불견이 발생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은 가장 지불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최악의 세금 형태인데 모든 사람과 모든 것에 평등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한다면(이미 살펴봤듯 결코 사실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은 빵과 우유 등 생필품에도 다이아몬드나 모피 같은 사치품과 동일한 세율을 부여하는 균등판매세(falt sales tax) 같은 역할을 한다. 혹은 인플레이션은 모든 사람의 소득에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는 균등소득세(flat income tax)로 여길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은 모든 개인의 지출뿐 아니라 저축계좌와 생명보험에도 부과되는 세금이다. 사실, 인플레이션은 가난한 사람이 부자들만큼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균등자본과세(flat capital levy)이다.


사실상 인플레이션이 초래하는 영향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인플레이션은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그럴 수도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더 큰 고통을 겪는다. 보통 가난한 사람이 부유층보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더 무거운 세금을 적용받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투기적인 부동산이나 골드바 등 실질자산 구입으로 자신들을 보호할 동등한 수단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인플레이션은 국세청이 통제불가능한 종류의 세금인 것이다. 

 

공공사업 때문에 누적된 부채를 상환하려면 정부는 반드시 지출하는 금액보다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야 한다. 이로 인해 부채를 상환하는 동안에는 일자리가 창출되기 보다는 더 많이 파괴된다. 또한 이때 요구되는 세금, 즉 더 높은 세율의 세금은 단순하게 구내력을 빼았는 것뿐만 아니라 생산 동기를 약화 내지는 파괴시켜서 국가의 총자산과 국민소득을 감소시킨다. 

 

지금 우리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현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한 무분별한 복지 지출은 결국 거둬들인 세금으로 시중에 통화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정작 국민들, 특히 빈곤층이 체감하는 생필품의 구매력은 크게 저하될 것이기에. 왜 지금 자영업자들의 줄도산이 이어질까? 이는 국내 경제의 흐름이 비정상적으로 막혀있어서다. 진정한 소득 증가가 소비로 이어져야 국가의 경제가 되살아나는 법이다.

 

 

경제학을 알아야 내 앞길을 개척할 수 있다

 

이밖에도 책은 '깨진 유리창', '기계화와 자동화', '노동조합', '정ㅂ부의 가격통제'등 총 24가지의 경제정책을 조목조목 따져본다. 이면에 감춰진 그 진실의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 왜 정부는 경제 원리를 왜곡하고 선의를 가장한 채 국민들을 현혹하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경제가 궁금한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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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중국은 없다 - 시진핑이 모르는 진짜 중국
안세영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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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의 망언은 얼결에 튀어나온 말이 아니다. '코리아는 한때 중국의 속국이었으니, 언제고 다시 중화제국의 그늘에 편입시킬 수 있다'는 한반도에 대한 역사적 종주권과 영토적 야욕을 미국에 드러낸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잘못된 변화는 대한민국 미래를 향한 심각한 위협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는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각을 세우면서 이상하게도 중국에 대해서는 안보 불감증에 빠져 있고 역사 왜곡에 대해서도 무감각하다. - 들어가며' 중에서

 

 

붉은 중국의 역사 왜곡을 고발하다

 

이 책의 저자 안세영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성균관대학교 특임교수로 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파리의 P.소르본(SORBONNE)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통상산업부 국장을 거쳐 UN산업개발기구 워싱턴 투자진흥관으로 근무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을 관장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을 지냈다.

한중포럼, 한중관계복합연구회, 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동북아연구포럼 회장으로 중국, 미국, 몽골,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의 정책전문가와 교류하며 '날로 오만해지는 중국'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안교수의 바깥세상 톡톡)을 운영하면서 자국 우월주의에 빠진 시진핑의 역사관을 파헤치는 '중국 후려치기'를 방송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CEO는 낙타와도 협상한다>, <이기는 심리의 기술, 트릭>, <도널드 트럼프와 어떻게 협상할 것인가>, <글로벌 협상전략> 등 다수가 있다.

 

"코리아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속국이었다"

 

이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시에 거론했던 그야말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분통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망언이다. 그럼에도 정작 시 주석은 오만한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대한민국을 침략, 한국전쟁에 참여해 북한을 지원했던 그들이 '중국이 승리한 정의로운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이라고 자화자찬했다.

 

문재인 정권에서 벌어지는 작태도 이와 관련이 깊다. 서울을 비롯 한반도의 대기를 뿌옇게 회색칠하는 미세먼지의 유발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못하면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한 방어무기인 '사드배치'도 그들의 승인을 받으려 특사외교를 떠나며, 중국에 진출했던 수많은 한국기업들이 어이없는 경제적 보복을 받는 사실에 입닫고, 최근 전세계를 공포의 분위기로 몰고가는 '우한 폐렴' 사태에도 자국민의 안전은 외면한 채 중국의 눈치만 살피는 그런 굴욕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으니 말이다.

 

정말 한반도가 중국의 속국이란 말인가?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이를 분석하고 있다. 결론은 이렇다. 결코 한반도는 중국의 속국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익히 우리들이 역사수업을 통해 배운 바와 같이 중국의 수나라와 당나라는 고구려를 침범했다가 대패를 하고 물러나지 않았던가 말이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중국의 군대는 압록강을 넘어와서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말았다. 소위 그들이 말하는 '한반도 징크스'인 셈이다.

 

 

 

 

 

중국의 '코리아 속국론'

 

중국은 제18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밝힌 것처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꿈꾸고 있다. 그들이 보기엔 과거 중국사에 비추어볼 때 위대한 중국의 변방에 불과한 고려, 조선은 조공을 바치는 속국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기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패권국가가 되겠다는 '중국몽'의 환상에 빠진 시진핑 주석은 한국이 우습게 보일 것이다. 베이징의 오만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몇 년 전부터 시 주석이 틈만 나면 열을 내며 거론하는 말이다. 하지만 원래 중국 역사에 한족 漢族이란 개념은 있어도 중화민족이란 말은 없었다. 그럼에도 패권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과거 그들을 지배하던 소수민족까지 한족이 주축이 된 중화민족에 포함시키는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중화민족은 한족, 몽골족, 만주족 등 55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엔 조선족도 포함되어 있다. 한마디로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이다. 12억이 넘는 총인구 중에서 한족이 92퍼센트로 제일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족과 비한족으로 구분한 역사를 살펴보면 순수 한족이 왕조를 세워 지배한 기간은 불과 681년(한나라 405년, 명나라 276년) 뿐이다. 이처럼 중국의 역사는 비한족이 지배했던 기간이 훨씬 더 길었음을 알 수 있다. 비한족은 거란, 몽골, 여진 등 북방 민족인 '북방 몽골리안'이다. 

 

당나라가 패망한 후 5대 10국 시대(907~960년)에도 남중국에 위치한 10개국을 빼고 화북지방의 후량, 후주 등 5개 왕조는 북방 민족이 세운 나라였다. 960년 한족이 송나라를 세웠지만 번성한 경제력에 비해 군사력은 약해서 중국 전체를 지배하지 못했다. 북송시대(960~1127년)의 화북지방은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907~1125년)가 차지하고 있었고, 남송(1127~1279년)도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1115~1234년)에 수도인 개봉開封이 점령당해 남쪽 임안臨安(현재의 항저우)으로 쫓겨 나갔다.

 

그들이 한족 왕조라고 주장하는 수나라(581~619년)도 선비족의 탁발부 출신인 양견(수 문제)이 세웠으며, 당나라(618~907년)도 탁발 선비 계통의 왕조이므로 실상은 순수한 한족 왕조는 아니라는 지적을 한다(출처: 양하이잉, <반중국의 역사>). 이는 수 양제와 당 태종이 고구려와의 전쟁을 벌인 역사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원래 선비족은 혈연적으로 우리의 조상인 예맥인들과 아주 가까운 사이로 주로 랴오둥 반도에 살았는데, 고구려 장수왕 이후로 여기서 쫓겨나 중원으로 들어가 살면서 급속히 한화漢化된 민족이다. 남북조 시대를 끝내고 천하를 통일한 수 양제는 고구려에 빼앗긴 선비족의 옛 땅을 찾겠다는 목적이었으며, 당 태종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책의 저자는 이런 역사적 배경을 근거로 동북아의 역사를 새롭게 정의내린다. 동북아의 역사를 중국과 한반도(고려, 조선)라는 양자 관계로 보면 이들이 주장하는 '중화제국-속국'이라는 구도가 만들어지므로 상하관계를 벗어나기 힘든다. 그런데, 이 구도를 '한족(중원)-대한민국(한반도)-북방 민족(몽골, 만주)'라는 '마의 삼각구도'로 본다면 한반도는 비굴한 속국이 아니라 군사동맹국의 지위였다는 주장이다. 

 

한화漢化형 제국주의

 

역사상 제국들은 많았다. 로마제국은 1,500년 이상 유럽과 북아프리카, 그리고 중동지역을 지배했다. 몽골제국은 중국의 북쪽 만주부터 헝가리 초원까지 장장 7.500킬로미터에 달하는 유라시아대륙을 지배했다. 나폴레옹은 유럽에서 115만 평방킬로미터의 땅을 정복했고, 알렉산더는 777만 평방킬로미터의 땅을 정복했다. 대영제국은 해군력을 앞세워 5대양 6대주를 호령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즉 사라진 제국들이다.

그러나 중화제국은 다르다. '한화漢化'라는 아주 독특한 형태의 제국주의를 발달시켜 정말 끈질기게 영토를 넓혀나가고 수천 년간 제국의 정체성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다른 제국주의는 무력 하나에만 의존해 흥하고 망했던 반면에 중국은 두 개의 수단을 가지고 있었다. 한 손엔 무력, 다른 한 손엔 '한화'라는 독특한 비장의 무기를 들고 있었다.

 

하지만, 유일하게도 중국은 한반도를 한화에 편입시키지 못했다. 비한자문명이라는 틀에서 볼 대 중국은 가히 트라우마에 빠질 정도인 것이다. 한글의 문자경쟁력은 실로 위대해서 정보화 시대엔 이미 한자를 앞지르고 있다. 또한 중국의 군대가 압록강을 넘어 무력 침범을 했지만 제대로 재미를 본 적도 없었다. 한반도는 중국의 패권국가에 당당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정부가 시진핑에게 굴욕 외교를 하고 있는 점은 심히 유감이다. 

한자문명에 의해 왜곡된 북방 몽골리안의 세계

 

우리 민족은 몽골족이다. 일본인도 같은 몽골족이다. 인도에도 우리와 생김새가 비슷한 몽골인이 2~3만 명 살고 있다. 하지만 인종학적으로 중국인은 몽골족이 아니다. 핏줄이 다른 지나족이다. 학자들에 따라 몽골리안의 정의는 천차만별이다. 아주 넓게 보면 아메리카 인디언들도 몽골리안이라고 한다. 어린 인디언의 엉덩이에 '몽골반' 즉, 인종적으로 몽골리안에게만 나타나는 '몽골리안 스팟(몽고반점)'이 있다고 한다. 그 옛날 얼어붙은 베링해를 건너 북미대륙에서 아마존 밀림까지 내려간 것이다.

 

북방 몽골리안(한국인도 포함) 

 

몽골 우르스~ 현재 내몽고와 몽골 초원(외몽고)

키타이~ 거란족(서만주 알대에 살던 기마민족, 요나라)

여진~ 만주족(압록, 두만강, 만주 일대와 함경도와 평안도 북부에 일부거주)

위구르~ 현 중국의 신장지역에 사는 이슬람계

투르크~ 현 터키와 중앙아시아 국가(~스탄)에 산다. 돌궐-터키계

일본인~ 대륙에서 건너간 몽골계로 현 일본의 주류  

 

한반도를 점령하지 못한 이유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토에 편입되고 한자문명권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온 나라는 한국과 베트남 두 나라뿐이다"

 

우리의 역사가 고조선의 한사군 시대에 중국의 일부가 되었다가 삼국 시대에 빠져나왔듯이, 베트남도 명나라 시대까지 1,000년간 중국의 지배를 받다가 독립했다. 하노이 시내 중심지의 호타이 호수에 가면 한자가 각인된 낡은 비석들이 있다. 옛날에는 그들도 우리처럼 한자를 썼다. 17세기 프랑스 선교사 알렉산드르 드 로드가 알파벳을 이용해 오늘날의 베트남 문자를 만들면서 한자문명권에서 빠져나왔다.

 

한국은 역사상 가장 파괴력 있는 한화형 제국주의에 녹아들지 않고, 무적의 몽골제국에도 쉽게 굴복하지 않았다. 베트남도 몽골제국의 군대를 막아냈다고 한다. 두 나라 모두 대단한 민족이다. 그렇다면 몽골군, 거란족, 만주족 등이 한반도를 쉽게 굴복시키지 못한 요인들은 무엇일까?

 

한반도 지형엔 효과없는 기마군단과 기마사술

수성守城에 강한 한반도 지형

활쏘기에 뛰어난 민족

물을 무서워 한 몽골군

특유의 저항정신

한반도는 몽골의 주공격목표가 아니었음

고려의 뛰어난 외교술(입조 외교) 

 

 

 

중국의 일대일로 허상

 

600여 년 전 명나라의 정화鄭和는 함대를 이끌고 해상 대원정에 나서 조공무역체제를 일구었다. 그는 명나라의 특산품인 비단과 도자기를 주고 상대방의 진주, 사파이어, 표범, 아라비아 말 등과 맞교환했는데, 대명제국의 위대함을 과시하려고 상대방이 바치는 조공朝貢의 1.5배 내지는 2배를 후하게 하사했다.    

 

이를 모방, 시진핑은 육상, 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와 함께 아시아인프투자은행의 최대지주로서 '친성혜용親誠惠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같은 '차이나'지만 대명제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그 격이 다르다. 초기의 거창하고 요란한 슬로건과 달리 일대일로의 수레바퀴가 굴러가다 보니 점점 문제점과 허상이 드러나는 것이다.

 

우선, 그간 상당한 일대일로 건설 붐이 있었지만 중국업체의 '독식'에 가깝다. 동남아나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일대일로 사업으로 항만이나 철도사업 계약을 중국과 하려면 묘한 함정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금융거래를 중국 은행을 거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사업 시공은 중국업체가 하게 된다. 설사 국제 입찰을 하더라도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를 외국기업이 따라갈 수 없다. '우한 폐렴'의 통계치가 투명하지 않은 것처럼,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국가별 수주 통계가 오리무중이다. '빛 좋은 개살구'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항미원조 抗美援朝, 중국의 역사 왜곡

 

전쟁에서 항복집단 투항은 엄연히 구별된다. 항복은 용감히 싸우다가 적의 수가 너무 많고 총알이 떨어지면 하는 수 없이 총을 내려놓고 적에게 손을 드는 것이다. 하지만 집단 투항은 말 그대로 불명예스러운 것이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중국의 장제스군(국민군), 베트남의 월남군을 포기했는데, 그 이유는 싸울 의욕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랑스러운 한국군은 달랐다. 6월 25일, 한국전쟁의 개전 초기 불시에 북한 공산군의 기습공격을 받아 혼란스럽게 후퇴하면서도 우리 국군은 단 한 개의 대대도 집단 투항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국군의 군인정신이다. 바로 이 점이 나라를 지키지 못한 국민군과 월남군과의 차이다. 그렇기에 미국은 한국과 한미동맹으로 지금까지 단단히 묶여있다.

 

시진핑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행사(2017년 8월)의 격려사에서 "미 제국주의자의 침략에 항거하고 북조선을 도운 정의로운 항미원조 전쟁에서 승리해 국위를 떨쳤다"고 말했다. 이는 엄연한 역사 왜곡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지난 2019년 6월, 평양을 방문해서 또다시 북침설을 주장하며 "북한이 침략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중국 인민지원군이 치른 용감한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결코 신뢰할 수 없는 지도자이다. 

 

 

평택에 있는 햄프리 미군기지에는 육군뿐만 아니라 해군, 공군이 같이 있다. 이곳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해외 미군기지 가운데 베이징에서 가장 가까운 기지라고 한다. 구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설치할 때 미국이 그렇게 난리를 쳤는데 쿠바와 워싱턴 간의 거리는 1,933킬로미터다. 그런데 평택에서 베이징까지는 불과 986킬로미터밖에 안 된다. 이를 두고 어느 중국 지도자는 "평택기지가 중국의 허리에 대검을 겨누는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 중국이 왜곡하는 항미원조 전쟁으로 말미암아 미군을 한반도로 불러들인 셈이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마치 시진핑의 하수인처럼 미군의 한반도 철수를 외치고 있다. 누구 좋으라고?

 

중국 패권국가가 될 수 없는 이유

 

군비 확장을 통한 패권 시도는 마치 구 소련의 경제 파탄을 닮았다

중국에 투자한 미국기업의 철수는 중국 경제에 치명타

소프트 파워의 부족('위대한'을 내세운 나라 치고 제대로 된 나라 없다)

우두머리가 되려면 동맹국이 있어야 한다

2050년의 패권 시도는 너무 성급하다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역사전쟁을 마주하고 있다. 고구려는 당연히 우리의 역사임에도 중국 정부는 2002년부터 소위 동북공정 사업을 시작했다. 막대한 예산과 함께 어용학자들을 동원해 고구려를 자국 역사에 편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들은 고구려가 중국의 현도군 고구려현의 지배하에 있던 지방왕조였다고 주장한다. 수나라, 당나라와 고구려 사이의 전쟁도 중국 내의 통일전쟁으로 조작되는 셈이다.

 

중국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장 위구르와는 서북공정, 티베트와는 서남공정 작업을 하고 있다. 한때 강력한 독립왕국이던 위구르와 티베트를 중국 역사에 편입하겠다는 속셈이며, 심지어 칭기스칸마저 중국인으로 만들며 몽골제국의 역사도 '차이나'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같은 역사 왜곡은 바로 시진핑의 '중국몽'과 연관되어 있다. 향후 한국의 지도자는 분명한 역사관을 지닌 인물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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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성술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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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을 불러일으킨 ‘아조트‘는 과연 완성될 수 있을까? 미스터리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무척 기대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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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유치원이 아니다 - 꼰대의 일격!
조관일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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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을 향해 버릇이 없다거나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등 일발적인 푸념과 비판이었다. 옛날이라고 해서 신세대가 기성세대에 대해 불만이 없을 리 없지만 그 목소리는 작거나 숨겨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노골적으로 기성대를 비판하면 공격하고 있다. 공수가 완전히 바뀌어 기성세대가 수세에 몰리고 있다. 그것을 대표하는 상징어가 '꼰대'다. - '프롤로그' 중에서

 

 

회사 내에서의 세대갈등을 해소하자

 

책의 저자 조관일은 현재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이자 한국샌더스은퇴학교 교장으로 소위 젊은 세대들이 말하는 꼰대다. 여섯개의 직장을 거친 후 2막 인생을 시작했다. 항상 궁리하며 글을 쓴다. 지금은 삶에서 배운 것과 책을 내면서 얻은 콘텐츠로 강의를 하고 유튜브 방송을 한다. 구독자 10만 명을 넘긴 크리에이터다. 가끔은 젊은 세대와 '소맥'을 마시며 수다를 즐긴다.

 

 그는 '입사'에서부터 '은퇴'까지 직장인이 거쳐야 하는 모든 단계를 책으로 엮어낸 국내 최초·유일의 작가요, 다양한 경험과 40년에 걸친 강의 활동이 조화된 산업교육 자기계발 분야의 최고수다. 또한 공무원과 회사원, 신입사원과 최고경영자, 여성과 노인, 대학생에서 은퇴자까지, 그리고 교양강좌에서 전문 경영이론 등, 광범위한 계층과 내용을 커버하는 '전천후 인기강사'다(한국HRD대상 명강사부문 수상). 최근에는 유튜버로서 자기계발 전문채널 <조관일TV> 방송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책에서 저자는 도발적인 세대론을 제시한다. 즉 지금까지의 세대론이 90년생, 밀레니얼 세대 중심이었다면, 기성세대의 시선으로 회사 내의 세대 갈등을 해석하고 그 해법을 전한다. 나아가 기성세대와 신세대로 직장인들을 구분할 것이 아니라 동일한 방향을 향해 달려가는 동료임을 강조하고, 상호 마음으로 존중할 것을 권한다.

 

그의 지적에 따르면, 세대론이 신세대의 입장에 편향되어 신세대의 주장을 옹호하며 기성세대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경향이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세대론에 관한 책이나 연구 보고서를 참고한다면 그의 지적에 동의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너무 한쪽으로 경도된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헤쳐가야 하는 회사의 경영자나 기성세대의 입장을 누군가 대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꼰대 프레임

 

최근 들어 우리 사회, 특히 직장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대표적인 프레임이 '꼰대''갑질'이다. 이 프레임에 걸려들면 정말 곤혹스러워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억울해서 미칠 지경이 된다. 예컨대 상사나 선배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꼰대!"라고 해버리면 변명할 겨를도 없이 그냥 꼰대가 된다. 상사나 선배로서 선의로 해주는 훈계와 조언도 "꼰대질!"이라고 말하면 쓸데없는 잔소리로 둔갑되고 만다. '갑질'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친목회나 동창회도 아닌데, 위계질서가 잡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말이다. 이를 갑질로만 대하는 것도 무리다.

 

기성세대에게 꼰대가 있다면 젊은 신세대 중에 남녀 불문하고 비판받아 마땅할 사람도 있다. 실상은 기성세대만도 못하면서 단지 젊다는 이유만으로 나이 든 사람을 퇴물退物 취급하거나 깔아뭉개는 청춘도 많다. 세상만사를 무조건 삐딱하게 보는 젊은이, 근거 없이 기성세대를 폄하하는 젊은이도 많다. 그런 신세대를 저자는 '빤대'라고 명명했다. 즉 삐딱, 반대, 빨대, 빤빤, 빤질 등의 단어에 '꼰대'와 대칭되는 어감을 가미해 작명했던 것이다. 

꼰대의 일격

 

세상이 변했다지만 세상살이의 원리, 직장 생활의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신세대가 아무리 '노오력'이라고 비아냥거려도 세상의 이치는 그대로다. 바뀌지 않았다. 성취하려면 그에 어울리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은 지닐인 셈이다. 이를 어느 누가 부정할 수 있겠는가?

 

세상이 변하고 세대가 달라져도 성공의 원리, 자기 성취의 이치, 처세의 공식은 변하지 않았다. 세상살이의 이치는 복잡하지 않다. 평범하고 원칙적이고 상식적이다. 마치 부모의 밥상머리 잔소리, 꼰대의 잔소리처럼. 결론은 그것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듣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있다. 그것은 온전히 우리들의 몫이다.

 

꼰대의 역습

 

나이는 세월이다. 그것은 곧 경험을 의미한다. 따라서 나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세월의 쌓임, 경험의 축적이다. 그건 젊은 신세대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나이의 무게요 가치다. 기성세대는 나이의 함축, 세월의 무게, 경험의 가치를 자신해도 좋다. "너 늙어봤냐? 나 젊어봤다"는 자신감을 갖는다면 오히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게 아냐"라고 당당히 말해야 한다.

 

빤대 탈출 5계명

 

이유 없이 삐딱하지 말기

미래에서 오늘을 보기

자신이 보잘것없는 존재임을 알기

이상과 현실을 직시하기

사람의 소중함을 알기


자신만만한 것만큼 겸손해야 한다. 상사나 선배를 따듯한 눈으로 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후줄근한 상사의 모습이 어쩌면 가족을 부양하는 성실한 가장으로서의 모습일 수 있다. 상사 앞에서 굽실거리는 선배의 태도가 어쩌면 참고 인내하는 성숙한 자세일 수 있다. 불평불만 없이 야근을 수용하는 선배의 자세가 어쩌면 회사의 어려움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애사심일 수 있다. 후배들에게 이래라저래라 잔소리가 많은 것은 순간의 실수가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다는 경험에서 나온 지혜일 수 있다.  상사가 우습게 보인다면 먼저 자신의 생각에 문제점이 없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꼰대의 함정

 

기성세대가 꼭 마음에 담아야 할 몇 가지를 다루어보자. 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백지장도 맞들면 낫고, 윈-윈 전략이라는 말도 있듯이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함께 마음을 합해야 회사가 더 잘 굴러갈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기성세대가 조금만 더 신경을 써서 처신한다면 청춘들이 빨대로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세대갈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신세대도 곧 기성세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꼰대 예방 5계명 '우황청심원'

 

월적 지위는 잊어라

이 변했음을 알라

년 시절을 돌아보라

판하지 마라

칙을 지켜라

 

세상이 변했다. 상황이 달라졋다. 기성세대가 젊었을 때와는 완전 딴판이다. 상황이 변했음을 절감하고 신세대를 대해야 한다. "왕년에", "예전에는" 식의 대화는 먹히지 않는다. 따라서 생각의 패턴이 전혀 달라진 신세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존중해야 할지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을 주입시키려 해서는 꼰대라는 손가락질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론은 나이 든 사람다운 품격이다. 즉 본보기가 되는 품격을 갖춰야 존경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다. 가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경영자들의 갑질 논란도 따지고 보면 리더라는 사람들의 품격과 관련된 것이다. 저급한 막말을 한 것부터 주먹을 휘두른 횡포까지 낮은 품격의 처신으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

 

"작은 것을 변화시켜야 큰 변화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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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 국내 최고 필적 전문가 구본진 박사가 들려주는 글씨와 운명
구본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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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하는 인간상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는 글씨체로 바꾸어 인생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연구했다. 사람의 내면을 바꾸는 방법 중에서 글씨 연습만 한 것은 없다.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쉬우며, 정밀하고, 효과적이다. 글씨를 수양의 도구로 삼아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려는 당신의 시도에 대해 축하한다. 이 책을 통해 삶에서 스스로 주인공이 되고 멋진 미래를 맞이하기를 기원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글씨 연습으로 나를 발전시킨다

 

책의 저자 구본진대한민국 제1호 필적학자, 독립운동가 친필 전문 컬렉터,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1년간 검사로 근무하면서 낮에는 검사, 밤에는 독립운동가 친필 컬렉터로서 활동했다. 필적학의 세계에 입문한 후 친필을 1,000여 점 모으다 보니 이 분야에서 최고의 컬렉션을 이루었다. 필체가 의미하는 것을 찾아 필적학을 연구한 지 15년이 넘다 보니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게 됐다.

 

그는 검사로 일하면서 살인범과 조직 폭력배들의 글씨에서 특이점을 발견하고 슬시와 사람 간에는 어떤 연관이 있음을 깨달았다. 또 그는 독립운동가의 친필 수집에 나서면서 이 과정에서 독립운동가와 친일파의 글씨에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런 의미를 찾고자 연구한 분야가 바로 '필적학'인데, 글씨체를 보면 성격, 성장과정, 취향, 질병, 빈부 등이 집약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연관성의 주장은 그가 처음이 아니다. 공자, 주자, 이황, 송시열, 아리스토텔레스, 아인슈타인, 구스타프 융, 셰익스피어, 괴테, 발자크, 보들레르, 에드거 앨런 포 등 수많은 사람들이 계속적으로 이를 주장해왔다. 글씨 연습을 통해 한 개인의 내면을 바꾸는 방법은 동양에서 무려 3,000년 동안 효과가 입증되었다.

 

 

 

 

나는 돌아가신 선친으로부터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 바로 글쓰기 교육이었다. 무릇 한 사람은 네 가지의 자질을 갖추어야 성공한다는 것인데, 이 때 교육했던 내용이 '신언서판身言書判'이었으며, 그 중 하나가 '글쓰기'였다. 그 영향으로 어릴 적 나는 글씨를 예쁘게 잘 쓴다고 표창장을 많이 받았다.

 

저자는 "글씨는 손이나 팔이 아닌 뇌로 쓴다"고 말하면서 글씨를 '뇌의 흔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롷기 때문에 글씨체는 그 사람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2018년 6월 트럼프와 김정은의 역사적 회담시 <로이터 통신>으로부부터 김정은의 필체 분석을 의뢰받기도 한 전문가이다.

 

조선의 명필 한석봉과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있다. 글씨 연습에 더욱 정진해야함을 일깨우고자 석봉의 모친은 방에 불을 끈채 어둠 속에서 내기를 했다. 즉 자신은 떡을 썰고, 석봉에겐 글을 쓴 후 누가 더 똑바르게 수행했는지 비교하자는 제안이었다. 그 결과 엄마의 떡은 가지런하고 석봉의 글은 비뚤비뚤한 것을 발견하고 더욱 글쓰기에 정진했다고 한다.   

 

강력부 검사 시절 저자는 친모를 살해한 피의자에게 살인 이유를 물었더니 "로봇을 죽였을 뿐인데 왜 그런 이야기를 합니까?"라고 피의자가 화를 벌컥 냄에 따라 더 이상 조사할 수가 없어서 자필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보라고 하자, 글자 하나에 높이가 20cm에 이를 정도로 그림을 그리듯이 둥글게 썼다. 확인해보니 정신 병력이 있었다.

 
필적학이란, 글씨로 그 사람의 성격 등을 알아내는 학문 분야다. 필적 분석은 성격 판별뿐만 아니라 진로 결정과 기업의 인사와 교육 등 실용적인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기업에서 인사를 단행하거나 신입사원을 뽑을 때 냉철한 판단이 요구된다. 경리 분야면 착실하고 꼼꼼한 사원을, 영업 분야라면 재치 있고 융통성 있는 사원이 필요하므로 필적 진단을 통해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

 

어떻게 연습할까? 

 

하루에 20분 이상 매일 연습

줄 없는 종이에 연습

평소에 사용하는 필기구를 이용

자신의 이름부터 시작

좋아하는 문장이나 글

하루도 빼지 않고 40일 이상 연습

 

각角이 별로 없는 글씨를 쓰는 사람은 성격이 밝고 원만하며 합리적이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아이디어가 많으며 유연성과 융통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 유머와 센스가 있는 경우가 많고 분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때로는 상식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있고 편법을 활용하기도 한다. 창조적인 기획, 영업 등이 적합하다.

 

 

영화배우 이영애, 송혜교 등 연예인, 대종교의 나철, 혜민 스님과 같은 종교인, 김기창과 같은 화가, 한용운, 김동환과 같은 시인에게서 자주 볼 수 있다. 테레사 수녀의 둥글둥글한 글씨는 그녀가 온화하고 융통성이 있으며 밝고 긍정적이고 유머감각이 있고 사랑과 감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 빌 게이츠처럼 자선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둥근 글씨를 쓴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ㅁ'에서 우측 상부는 둥글게, 우측 하부는 닫아라

 

'ㅁ'의 오른쪽 윗부분은 사회에 대한 태도를 나타낸다. 각지지 않고 둥그스름하게 처리되어 있으면 사회에 대한 인식이 열려 있는 것이다. 각져 있으면 성실하지만 다소 융통성이 부족하고 고지식하다고 할 수 있다. 'ㅁ'의 오른쪽 아랫부분은 자신의 마음 상태를 나타낸다. 확실하게 닫는 사람은 돈을 아무데나 펑펑 쓰지 않고 절약한다.

 

보통 큰 부자가 되는 사람들은 고집도 있지만 융통성도 있다. 매우 각진 글씨를 쓰는 사람은 강직하여 완고하기만 하고 융통성이 없어서 부자가 되기 어렵다. 또 글씨에 전혀 모가 나지 않고 마무리가 약하면 융통성은 있지만 계획성과 끈기가 부족하여 번 돈을 지키기가 어렵다. 내가 존경하던 그래서 모시기까지 했던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필체도 이와 유사하다.

 



반면에 실패한 인물의 글씨를 살펴보는 것도 우리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조선사에서 가장 뼈아픈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백성을 버리고 중국으로 도주하려던 불통의 군주 선조의 글씨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는 두뇌 회전이나 판단이 빠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글씨가 매우 균일하고 정돈되어 있어서 논리적이고 치밀하며 검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세로획이 길고 마무리가 확실한 것을 보면 의지력이 있고 업무 능력도 뛰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자의 간격이 좁은 것은 자의식이 강하고 자신에게 엄격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선조는 리더십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형태가 반듯한 정사각형을 이루는 글씨는 그가 규정을 매우 중시하고 보수적이었음을 알려준다. 선조의 글씨는 획 사이가 거의 빈틈없는 밀폐형이다. 이 점이 선조 글씨의 가장 큰 특징인데 이렇게 공간이 작은 글씨를 쓰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필적학에서는 자신만의 세계에 틀어박혀 마음이 넓지 않고 포용력이 없으며 남의 이야기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이런 유형의 인물은 작은 회사의 리더로도 적합하지 않은데 국가, 특히 큰 위기에 놓인 국가를 경영했으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선조는 국왕이 아니라 신하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글씨 연습을 통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이 책이 우리들에게 전하려는 메세지는 바로 이런 것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이미 확인된 사실이면서 동시에 저자가 겪은 경험이기도 한 것이다. 저자는 법조계, 미술계, 필적학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고, 나아가 경제적 안정도 원했는데, 2000년대 후반에 글쓰기 연습을 시작한 이후 자신의 삶에 많은 변화가 생겼던 것이다. 이것이 글씨의 매력이며 연습의 효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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