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안음 - 외로움.상처.두려움과 당당히 마주하기
타라 브랙 지음, 추선희 옮김 / 불광출판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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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신에게 진실한 삶을 막는 고통스런 신념과 정서를 치유하고 놓아버리는 것을 도와줄 것이다. 이 훈련법을 RAIN이라 한다. 이 명칭은 인지하기, 인정하기, 살펴보기, 보살피기라는 네 단계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이 훈련법은 나에게 그러했듯, 당신에게도 정서적 고통 바로 그 자리에서 치유와 자유를 찾아내는 믿음직한 길을 제시할 수 있다. - '서문' 중에서

 

 

진정한 행복과 자유를 찾아서

 

책의 저자 타라 브랙미국의 임상 심리학자이자 대표적인 불교 명상가로, 산타바바라에 있는 필딩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워싱턴 통찰명상 공동체를 창립했다. 35년 넘게 위빠사나(마음챙김) 명상을 위주로 수행하고 가르쳐온 그녀는 서양의 심리학과 동양의 불교명상을 결합한 심리치유 프로그램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는 사람들에게 큰 공감과 위로를 주었다.

 

저자의 첫 책 <받아들임>은 출간 즉시 화제를 모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이 책에서 그녀는 행복한 삶의 원동력을 '받아들이는 힘'에서 찾았다. 힘을 키우는 방법으로 '근본적 수용' 훈련을 제시했다. 근본적 수용이란 자신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뭔가 잘못됐을 때 우리는 두 가지 딱지를 준비한다. 하나는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다. '너 때문에', '그 사람 때문에', '네가 그렇게 하지만 않았어도' 같은 것들이다. 또 하나의 딱지는 바로 자책 혹은 자기-비난이다. "나는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야.", "나 때문에 일이 이 지경이 됐어.", "나는 정말 사랑받고 있을까?"와 같은 생각을 한다.

 
마음챙김의 수준에서는 이런 식의 대응을 '자동 반응'이라고 부르는데, 이 책에서는 이런 자동 반응을 '무가치한 트랜스(trance) 상태'라고 명명했다.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에 대한 통제력을 갖지 못하는 상태다. 딱지 붙이기는 사실 인류의 발전과 함께 성장한 '자연스러운 것' 이다. 트랜스 상태에 빠지게 되면 생각에 함몰되고 몸과 단절되며 가슴과 따로 논다. 외로움, 상처, 두려움이 반복된다.

 

자동반응적인 트랜스 상태에 있는 것은 자전거 페달을 밟아 현재 순간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느낄수록 페달을 더 빨리 밟는다. 자녀를 무시한 것, 중독의 광란, 사고를 낸 것, 학대받는 관계를 유지했던 것 등 가장 후회스러운 일이 무엇이든, 모든 것은 자동반응적 트랜스 상태에 갇혀있을 때 일어난다. 트랜스 상태에서는 방향을 바꿀 수 없고 자신과 타인에게 친절할 수 없다.

 

 

 

 

책은 3부 11장으로 구성되었는데, 1부(집중이 지닌 치유의 힘)는 RAIN의 각 단계에 대한 개요이며, 2부(내면의 삶으로 RAIN 들여오기)는 우리들의 내면으로 RAIN을 불러들이도록 인내한다. 마지막으로 3부(RAIN과 인간관계)에서는 인간관계로의 여행이 시작되는데, 여기선 용서하는 능력을 일깨우고, 보이지 않는 편견과 차이를 살피게 하는 훈련법이 나온다. 

 

자신이 트랜스 상태라는 걸 자각할 수 있는 징조는 여러 가지다. 즉 사소한 것이 "너무 크게" 느껴지거나, 온라인상의 링크를 따라가다가 한 시간을 허비했거나, 목이 불편해지고 어깨가 올라가면서 딱딱해지고, 몇 시간째 불안한 상태임을 깨닫거나, 가게에 들렀을 때 눈에 보이는 모든 여자들의 몸과 내 몸을 비교하고 있으며, 또 모든 사람이 싫고 세상에 트집을 잡고 싶거나, 누가 더 우위에 있는지 알려고 계속 다른 사람을 평가한다면 이는 바로 '트랜스 상태'이다.

 

 

징조를 인지하면 트랜스에서 벗어나기 쉽다. 저자는 이런 트랜스에서 유턴할 것을, 그리고 그 방법을 제시한다. 이런 트랜스 상태에서 유턴하는 방법으로 RAIN 수행을 제시한다. RAIN 수행은 인지하기(Recognize), 인정하기(Allow), 살펴보기(Investigate), 보살피기(Nurture)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R : 일어나고 있는 것을 인지하기 

 

지금 경험하고 있는 사고, 정서, 감정, 감각에 대해 주의력을 집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때 핵심 질문은 "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이다. 자신의 주의를 붙잡는 것을 잠시 바라보라. 골치 아픈 생각, 불안감, 상처, 슬픔 등일 수 있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수용적인 태도로 몸과 마음에 귀를 기울여라. 그냥 일어나는 모든 것을 가만히 바라본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나 그 상황의 전반적인 정서를 자각한다.

 

A :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이 모든 경험을 "내버려두는" 것이다. 즉 사고나 정서를 통제하거나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멈추고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의지를 자신의 내면에서 찾아본다. 공포감이나 깊은 슬픔을 느낄 때 우리들은 '예스'라고 되뇔 수 있다. 혹은 "인정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이는 진행상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I : 부드러우면서 호기심에 찬 주의집중으로 살펴보기

 

자신의 경험에 다정하게 관심을 갖고 집중한다. 다음 질문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최악인 부분, 즉 가장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어디인가?', '내가 가진 신념 중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은 무엇인가?', '이 신념은 어떤 정서를 일으키는가(두려움, 분노, 슬픔)?', '이것에 대한 감정은 몸 어느 부분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가?' (참고 : 목, 가슴, 배 부분을 훑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이런 감정의 증상은 어떤 것인가(조이거나, 쓰리거나, 뜨겁거나 등)?', '이런 감정과 정서를 가장 잘 드러내는 표정과 자세는 어떤 것일까?', '이것은 이전에 이미 경험했던 익숙한 감정인가?', '가장 취약한 상처와 소통할 수 있다면, 그 상처는 어떤 표현(말,감정, 이미지)을 할까?', ' 이 상처는 어떤 식으로 내가 함께 하길 원할까?', '이 상처는 (나 자신, 혹은 사랑과 지혜라는 보다 큰 근원에게서) 무엇을 가장 바랄까?' 등을 질문한다.

 

N : 사랑이 가득한 현존감으로 보살피기

 

무엇이 필요한지 느껴질 때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자신의 가장 지혜롭고 따뜻한 부분을 불러들여 스스로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거나 내면으로 부드러운 포옹을 보낼 것이다. 가슴에 가만히 손을 얹을 수도 있다. 자신의 어린 부분이 은은하게 반짝이는 빛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을 그려볼 수도 있다. 부모님이나 반려 동물, 선생님이나 영적 지도자 등 당신이 믿는 이가 당신을 사랑스럽게 안는다는 상상을 할 수 있다.

 

말이나 접촉, 이미지나 에너지 등 마음 내키는 대로 자신의 내면의 생명과 친해지는 방법을 시도하라. 어떤 것이 보살피는 느낌을 가장 많이 주는지, 어떤 것이 가장 상처받기 쉬운 부분에게 사랑과 관심, 안전감을 주는지 찾아보라. 시간을 충분히 갖고 마음에게 보살핌을 전달하고 수용하게 하라.

 

RAIN으로 연민 기르기

페루의 빈민 보호시설의 젊은 자원봉사자 필은 골반이 부러진 노인과 응급실에서 몇 시간째 대기 중이었다. 함께 있어 주는 것밖에 할 수 없었기에 노인의 통증을 덜어줄 수 없어 막막했다. 그때 어떤 사람이 노인에게 빵을 주자 그는 빵을 바로 반으로 갈라 필에게 주려고 했다. 필은 놀라 거절했지만 노인은 필 손에 빵을 쥐어주고 어서 먹으라는 몸짓을 했다. 필은 당황스러웠지만 고마운 마음으로 빵을 먹었고, 자신의 식사를 나눠줄 수 있어 노인은 무척 행복해 보였다.

 

이 경험으로 연민에 대한 필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 노인은 더 이상 비실제적 타인, 즉 수동적이고 도움이 필요한 불쌍한 사람이 아니었다. 필 역시 좋은 일을 하는 특권을 가진 봉사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상호적 보살핌과 소속감으로 연결되어 함께 살아가는 존재였다. 우리는 영적인 길을 수행과 고난의 길로 여기곤 한다. 그렇다. 연민에는 훈련이 필요하다.

 

 

 타라 브랙

 

저자는 이런 말로 책을 마무리한다. "자신에게 진실한 삶을 살도록 서로 돕고, 서로 위로하고 동행하며, 함께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함께 깨어나 이 지구와 모든 존재들을 한 마음으로 보살피는 모습을 상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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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김누리 지음 / 해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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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철학자 프랑코 베라르디<죽음의 스펙터클>에서 한국 사회의 특징을 네 가지로 짚었습니다. '끝없는 경쟁, 극단적 개인주의, 일상의 사막화, 생활 리듬의 초가속화'가 그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꼭 지옥의 구성 목록처럼 느껴져 섬뜩합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우리가 이룬 이 엄청난 정치적, 경제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아야 하나요? 왜 이렇게 비참하게 굴종하며 기어야 하나요? 왜 우리 아이들은 행복해야 할 유년기와 청년기를 이렇게 우울하게 지내야 하나요?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문제를 파헤치다 

 

책의 저자 김누리는 중앙대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 독일유럽학과 교수이며, 독일 유럽연구센터 소장,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독일 브레멘 대학에서 독문학을 공부했고, 독일 현대 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작가 귄터 그라스의 문학을 연구하면서 독일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3년 중앙대 독일연구소가 도쿄대, 베이징대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독일 정부의 지원을 받는 '독일유럽연구센터'로 선정되었고, 현재 이 연구센터의 소장을 맡아 학술 및 교육, 문화 교류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알레고리와 역사: 귄터 그라스의 문학과 사상>을 썼고, '통일 독일을 말한다' 3부작(<머릿속의 장벽>, <변화를 통한 접근>, <나의 통일 이야기>)을 비롯하여 <통일독일의 문화변동>, <통일과 문화>, <인권, 세계를 이해하다> 등을 공저했으며,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 게르하르트 슈뢰더의 <아직도 시간은 있다>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한국인은 참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정치 민주화를 이루고, 세상이 놀라워하는 경제 성장도 거두었는데, 오히려 우리들의 불행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즉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세계에서 노동시간이 가장 긴 나라, 세계에서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 세계에서 노동자의 죽음이 가장 빈번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또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아이들이 가장 우울한 나라이고, 세계에서 아이들을 가장 적게 낳는 나라이며, 세계에서 모두가 모두를 가장 불신하는 나라이다. 이쯤 되면 가히 인간이 살 수 없는 지옥이라 불러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젊은 세대의 신조어 '헬조선'이란 말을 결코 타박할 일이 아니다.

 

 

 

 

 

일상 민주주의를 실천하려면?

우리가 민주주의자가 아닌데 민주주의를 어떻게 하지? 얼마 전 한 신문에 '민주주의자 없는 민주주의'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광화문에 모여서 목이 터져라 민주주의를 외친 사람이 집에 가서는 완전히 가부장적인 아버지요, 다음 날 학교에 가서는 아이들을 쥐 잡듯이 들볶는 권위주의적 교사요, 혹은 회사에 가서는 갑질을 일삼는 상사라면, 민주주의는 어디서 하지요?

 

이 나라에서는 '광장 민주주의''일상 민주주의'가 상당히 많이 괴리되어 있다. 우리가 아직 충분히 민주주의자가 되지 못한 거다. 일상 민주주의는 광장 민주주의와 무엇이 다른 것일까? 일상 민주주의를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 사회가 광장에서 떠드는 민주주의엔 제법 성장했지만, 여전히 일상에서의 민주주의는 낙후되어 있다. 현 정권이 자행하는 여러 가지 조치에는 민주주의적이라기보다는 독재적인 방식에 가깝다고 느껴진다.

 

민주주의는 단지 정치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태도에 연결되는 문제다.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약자와 공감하고 연대하며, 불의에 분노하고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태도, 이러한 심성을 내면화한 민주주의를 길러내지 못하는 한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는 언제라도 독재의 야만으로 추락할 수 있다. 광장의 촛불이 우리의 삶 속에서 다시 타올라야 한다.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위험한 착각 

한국 사회가 질적으로 새로운 사회로 변화하지 못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86세대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도덕적 우월감이다. 86세대가 자신들의 도덕적 결단에 의해서, 또 수많은 희생을 통해서 한국 민주주의를 이만큼 진전시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진정한 의미의 상대와 싸워본 적이 없다. 그들보다 왼쪽에 있는 사람들과 경쟁해 본 적이 없다. 정말로 자유롭고 정의롭고 평등한 세계를 주장하는 진보주의자들과 대결해 본 적이 없다.

 
그들의 상대는 언제나 외세에 기대어 기회주의적으로 사적인 이익만을 탐하는 수구 보수들이었다. 도덕적 하자가 너무나도 분명한 수구 보수 세력하고만 경쟁해 왔기 때문에 항상 도덕적으로 우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는 저자의 이런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하진 않는다. 수구 보수주의자 중에도 탁월한 도덕감을 지닌 사람들도 많다. 

 

아무튼 이렇게 우월한 진영과 싸원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자기들 일방적으로 스스로의 내면에 도덕적 우월감을 뿌리내렸기에 지금 보여주는 이들의 작태는 실로 부끄럽기 그지없다. 아니 부끄러움을 넘어 무능하다. 생산적 논쟁이 가능했던 진보 세력과 좀 더 이상적인 사회의 건설을 놓고 그 방법을 경쟁했다면 아마도 지금처럼 무능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86세대, 기득권 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에 대한 죄책감은 민주주의 적이다

 

독일 아이들은 소비할 때 죄책감을 느끼는 반면 한국의 아이들은 대다수가 성과 관련해서 죄책감을 갖고 있다. 성을 나쁜 것, 비도덕적인 것으로 악마화하거나 부끄러운 것으로 은폐하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성에 대해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독일의 성교육은 전혀 다르다. 아주 이른 시기부터 성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한다. 성교육의 첫 번째 원칙은 절대 윤리적 평가를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성은 윤리와 상관 없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성은 생명과 연계되고 인권과 관련되는 예민한 영역이다. 그래서 성과 관련해 충분한 책임 의식을 갖도록 가르친다. 물론 성폭력, 성희롱, 성추행 등 성범죄에 대해선 한국에 비해 훨씬 더욱 엄한 처벌을 내린다. 그리고 성교육은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이루어진다. 성을 신비화하거나 은폐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올바르지 못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독일에서는 성교육을 가장 중요한 정치교육으로 본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독일의 교육개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테오도르 아도르노"민주주의 최대의 적은 약한 자아"라고 했다. 왜 한국에서는 이렇게 민주주의가 취약할까 고민하던 시기에 저자는 아도르노의 에세이에서 이 말을 읽고 새롭게 눈을 뜨게 되었던 것이다.


이 말이 옳다면 약한 자아를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는 민주주의를 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 민주주의를 하려면 구성원 하나하나가 강한 자아를 가진 성숙한 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니까. 이 말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가 왜 취약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한국인들은 과연 얼마나 강한 자아를 가지고 있을까? 우리 교육은 자아를 강하게 하기보다는 약하게 만드는 교육이었다.

 

 

'헬조선'의 발원지는 여의도(?)

 

세습 자본주의, 학벌 계급사회 등 한국 사회를 마치 '지옥'처럼 만들었는데, 이런 것들은 왜 생겨났을까? 그 발생 근원지는 어디일까? 지금과 같은 끔직한 사회 질서를 만들어낸 곳은 바로 '여의도'이다. 국회의사당에 앉아서 거수기 노릇을 하는 국회의원들이 이런 질서를 만들어낸 원흉들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 300명가량의 국회의원 중에서 290명 정도는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자들이라는 것이다. 현재 국회를 구성하고 있는 정당들 중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반대하는 정당은 정의당 정도이다. 다른 정당들은 모두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거나, 최소한 반대하지 않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극단적인 의회 구성은 찾아볼 수 없다.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의원이 우리처럼 98퍼센트에 달하는 나라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심지어 자유시장경제의 낙원이라는 미국도 이렇게 극단적이지는 않다. 한국 사람들은 자유시장경제가 정확히 무엇이고, 그것이 자신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모든 언론이 거짓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는 지금 보수와 진보가 서로 경쟁하는 게 결코 아니다. 이는 한국의 기득권이 만들어낸 최악의 거짓말이다. 해방 이후 한 번도 보수와 진보가 경쟁한 적이 없다. 현재의 정치 지형은 '보수'와 '진보'가 아니라 '수구'와 '보수'가 손을 잡고 권력을 분점해온 구도이다. 지금은 보수가 6이고, 수구가 4를 차지하는 권력 분점이다. 저자는 이를 '수구-보수 과두지배'라고 부른다.

 

 

정권 교체가 해결해주는 게 아니다

 

김대중 정부로 최초의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을 당시 한국 사회는 IMF 위기를 맞아 변화가 어려웠다. 이후 노무현 정부 때는 민주 세력이 미숙해서 개혁은 커녕 분탕질만 하고 말았다. 또 다시 정권이 교체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그런데 상황이 나아졌나? 불평등, 실업, 비정규직, 재벌개혁, 교육개혁 등 제반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이 무엇 하나 제대로 개혁된 것이 있나?

 
이제야 국민들이 깨닫기 시작했다. '이건 정권 교체 문제가 아니구나. 한국 사회에 뭔가 구조적인 문제가 있구나'라고 말이다. 문제는 바로 한국의 정치 구도가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극단적으로 우경화된 지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가장 보수적인 정당인 기민당이 사회적 시장경제를 실행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에서는 진보라고 불리는 민주당조차 자유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상황이 한국이 헬조선으로 빠져드는 이유를 선연하게 설명해 준다.  

 

 

한반도의 통일 문제 


우리는 통일의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밖에 없다. 한반도의 통일이란 지난 100년 동안 있었던 다양한 사회주의의 실험 중에서 가장 권위주의적인 사회주의 국가와, 지난 세기의 수많은 자본주의 사례 중에서 가장 약탈적인 자본주의 국가가 합쳐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우리의 통일은 고질적인 병을 앓고 있는 두 국가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두 국가가 병을 앓고 있으면 먼저 어디로 가야 할까? 결혼식장이 아니라 병원으로 가는 것이 순리다. 결혼한다고 병이 낫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한반도의 통일은 남북이 자신의 고질병을 치유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북한의 권위주의적 사회주의를 민주화하고, 동시에 남한의 약탈적 자본주의를 인간화하는 것이 통일의 사회적 실체가 되어야 한다. 진정한 한반도 통일을 위해선 남한 사회를 경험한 북한 주민의 말에 귀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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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럽터 시장의 교란자들
데이비드 로완 지음, 김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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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이 혁신을 이야기하고 또 그 과정을 틀에 끼워 넣으려고 합니다. 나는 그게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혁신도 책상 위에서는 일어날 수 없습니다. 창의적인 브레인스토밍을 구조화하려는 사람은 혁신할 수 없지요. 혁신은 운 좋게 발견하는 거예요.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나온 영향력이나 아이디어를 완전히 받아들일 때 일어나는 겁니다. 아주 오래토록 문제를 째려보고 있는 사람에게 그런 것이 나올리는 없지요" - '프롤로그' 중에서

 

 

기존의 시장을 철저하게 파괴하라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로완은 기술 환경의 변화와 미디어 트렌드를 흥미진진하게 소개하는 잡지 〈와이어드〉 영국판의 창간 편집장을 역임하고, 〈더 타임스〉, 〈GQ〉,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 〈선데이타임스〉의 기술 칼럼니스트로 일했다. 흥미로운 방식으로 자신만의 산업을 키워나가고 있거나 이미 혁신을 이뤄낸 기업가들을 만나기 위해 1년에 130회 이상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


구글, 스포티파이, 샤오미, 트위터 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혁신기업의 CEO들과 깊이 교류하며 그들에게 미래에 대한 영감을 주는 비즈니스 구루로 유명하다. 〈포천〉 선정 100대 기업들은 그를 자주 초청해 스타트업이 자신들의 회사를 어떤 식으로 위협하고 있는지 설명해달라고 부탁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강연으로 벌어들인 돈을 전부 그 대기업들을 위협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향후 시장을 장악할 비즈니스 전략은 무엇일까? 노회해져가는 실리콘밸리를 벗어나 곳곳으로 흩어지고 있는 전 세계 혁신기업들은 지금 이 순간 어느 쪽을 바라보고,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세계적인 트렌드 분석가이자 비즈니스 구루인 저자는 기술환경의 변화와 미래 트렌드에 대한 가장 앞선 분석과 예리한 통찰 14가지 전략을 을 내놓았다.

 

 

 

 

책은 총 14장으로 구성되었었는데, 실리콘밸리가 아닌 곳에서 펼쳐지는, 파괴적 혁신의 미래를 샅샅이 보여준다. 브롤스타즈, 클래시오브크랜 등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 모바일 게임사 슈퍼셀은 극단적인 자율성과 투명성을 어떤 방식으로 구현하는가? 핀란드의 최대 금융기업 OP가 디지털 리포지셔닝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인가? 요우러, HTC, 콴타스 항공 등은 기존 사업을 어떻게 데이터 주도 사업으로 변신시켰는가? 남아프리카의 100년 된 신문사는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술투자 기업이 되었을까? 이뿐만 아니라 신사업과 고위험 프로젝트를 기존 사업과 안정적으로 병행한 사례,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공생하며 성공적으로 '생태계'를 만든 사례, 고객경험을 디지털 자산으로 바꿔 성공한 사례들도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관점만 바꿔도 기회의 문이 열린다

 

사람들에겐 건강보험이 아닌 건강이 필요하다. 이는 당연한 얘기이다. 헬싱키의 포횰라 병원은 핀란드에서 가장 큰 금융그룹 OP가 짓고 운영하는 병원이다. 이 병원의 이전 수간호사 니나 베사니에미는 병원을 관리하면서 투르쿠와 탐페레 등 핀란드의 다른 도시에 새로운 자매병원 4개를 여는 계획을 세우도록 돕기도 했다.

 

베사니에미의 우선순위이자 10명의 상근 외과의와 2명의 비상근 외과의 우선순위는 가능한 한 빨리 환자를 치료함으로써 이들이 효율적으로 회복해 일터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중요한 핵심성과지표가 있는데 그것은 환자가 얼마나 빨리 치료받고 성공적으로 퇴원하는지와 환자의 만족도다. 

 

"우리는 다른 길을 택했어요. 고객은 은행이 아니라 서비스를 필요로 하죠. 고객은 주택담보대출이 아니라 쉴 곳을 필요로 하고요. 차를 사고 싶은 게 아니라 이동을 원합니다. 우리는 건강보험을 팔았는데 사람들은 건강보험이 아니라 건강이 필요한 거거든요. 미래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건강을 필요로 할 겁니다. 그래서 우리의 목표는 사람들이 건강을 유지하도록 디지털 서비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비현실을 현실로 만들다

 

수학과 과학 분야 재능이 뛰어난 캐시 해넌은 스탠퍼드대학교에서 토목공학과 컴터공학을 전공했고 한동안 재생가능 에너지에 몰두했다. 그녀에게 바닷물을 탄소중립 액체연료로 바꾸는 기발한 미션을 이끌도록 결정한 것은 사실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27살 때 구글X에 주니어 마케터로 합류한 그녀는 <에너지와 환경과학>에 실린 논문에 흥미를 느끼고 부서 담당 임원에게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X 프로젝트의 승인을 얻으려면 여러 '킬 판단법'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킬 판단법이란 유망해 보이는 프로젝트를 어떤 점에서 종결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기준을 의미한다. 이것은 그 팀이 지나치게 감정을 쏟아 붓기 전 프로젝트의 가장 위험한 부분을 애초에 식별해내는 데 도움을 준다.

 

"바닷물로 메탄올을 만들어낼 수는 있겠지만 천문학적 비용이 들 것이 뻔했어요. 우리는 계속 기술향상을 이뤄야 했지요. 상업화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길 만큼 가격을 낮춰야 했으니까요"

 

아스트로 텔러는 X에서 근무하는 동안 대부분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대담한 스타트업 기업가정신이란 '진정한 광기狂氣'라고 표현한다. 텔러의 역할은 누구나 엉뚱한 엉뚱한 프로젝트라도 제안할 수 있는 문화와 이를 효율적, 상업적으로 적용하도록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텔러는 우선 문제의 가장 어려운 부분과 마주하는 것의 중요성을 '멍키-퍼스트' 방법론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기둥 위에 앉아 있는 원숭이에게 셰익스피어를 암송하라고 가르치는 상상을 해보자. 돈과 시간을 어떻게 할애해야 할까? 주주나 상사들이 진척 증거를 초기에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조직은 대부분 기둥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이는 진척이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만들어내는 그릇된 선택이다. 올바른 선택은 가장 어려운 부분, 즉 원숭이 훈련부터 시작하는 것이다.(113쪽)

 

세상의 모든 판매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면 

토론토의 애널리틱스 기업 루비클라우드의 창업자 케리 리우가 중국 항저우에 있는 어느 회의실 탁자 건너편에 앉아 이 모든 마을 상점 데이터가 어떤 기회를 안겨주는지 설명했다.


"첫 번째, 판매 최적화가 가능합니다. 대규모 소매업체가 고객과 연결되면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소매업체는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페이스북이 끊임없이 변수를 조율하며 고객층을 다루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어요. 두 번째, 브랜드와 제품 개발에 영향을 줍니다. 우리는 대형 약국체인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했지요. 고객의 소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더 건강한 음식을 사도록 격려하는 거죠. 세 번째, 신제품 출시 형태를 주도할 수 있습니다"


그는 기존 판매량을 잠식하지 않고 신제품을 출시하고 싶어 한 어느 면도기 제조업체를 사례로 들었다. 루비클라우드는 새로운 면도기를 쓸 가능성이 가장 큰 2만 5,000명의 명단을 만들기 위해 소매업체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이어 AI를 이용해 다른 웹사이트에서 긁어온 남성 미용제품 가격 데이터를 처리한 뒤 다양한 가격 전략을 시험했다. 리우는 그 결과 제품 소비가 42% 증가했다고 말했다.


37세의 리우가 운영하는 회사처럼 벤처캐피털을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 기업 세계에서 고객 데이터는 언제나 이론의 여지가 없는 이득이다. 기업인이 광대한 개인 데이터 축적물을 두고 윤리 문제를 폭넓게 생각하느라 잠시 멈춰 섰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어쨌든 기업에는 도달해야 할 재정 목표가 있으니 말이다. 

 

파괴하는 자만이 새로운 제국을 건설한다

도미노 피자는 형편없는 음식 수준과 사업 호전을 기대하는 의도를 공개적으로 인정함으로써 브랜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전 CEO 패트릭 도일은 이례적일 정도로 솔직했던 TV광고에 등장해 '내가 먹었던 최악의 피자' 또는 '케첩 맛이 나는 소스' 등 고객의 가혹한 비판을 공유했다. 그리고 그는 고객이 사업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저자가 도미노 피자의 유럽지사 COO 안드레 텐 볼데를 만났을 때, 마치 로봇학 스타트업의 열정적인 창업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는 VR 설정으로 고객에게 피자를 주문하는 기능을 부여한다거나 유럽에서 드론 배달을 시작하는 계획을 설명하며 "모든 것이 당신의 영역을 벗어난 호기심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직원에게 '나쁜 아이디어 책'이라고 부르는 노트를 나눠주고 아무리 형편없을지라도 고객경험을 개선해줄 아이디어를 제출하는 직원에게 포상한다. 또한 그는 현지 팀에게 공개적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시험해보도록 장려한다. 이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 하는 일과 똑같다.


"우리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피자를 웹사이트 고객의 10%에게 보여주고 그 피자를 원하는지 살펴봅니다. 고객이 주문하면 우리는 그 피자가 없다고 말하고 대신 무료로 피자를 줍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피자 이름과 가격도 시험하지요. 나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는 걸 좋아합니다"

이처럼 데이터가 주도하는 고객 중심 접근법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결과를 내놓았다. 패트릭 도일이 CEO로 취임했을 때 회사의 주가는 9달러 밑이었으나 저자가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300달러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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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오력 하지 않아도 잘되는 사람에게는 작은 습관이 있다
가와시타 가즈히코.다무라 요코 지음, 이은미 옮김 / 글담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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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저는 노력하는 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공부든 일이든 운동이든 못 하는 편은 아닌데 그렇다고 잘하는 편도 아니었지요. 의욕만큼은 남들보다 차고 넘쳐서 뭐든 평균 이상으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고 그때마다 좌절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결심을 계기로 제 인생은 180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우연히 시도해본 작은 습관이 성취감을 가져다주었고 그것을 반복하는 동안 변해가는 제 자신을 깨달았습니다. 여태까지와는 달리 이렇다 할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지요.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열 가지 행동 습관

 

이 책의 저자 가와시타 가즈히코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습관화 전도사로, 게이오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한 후 대기업 광고회사에 입사해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의욕 넘치는 성격의 소유자인 저자는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거라는 믿음으로 야심 차게 여러 일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실패하며 노력만이 최선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신만의 '열 가지 습관화 방법'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공부, 운동, 자기관리 등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지금은 자신의 사업 분야에도 이 법칙을 적용해 하는 일마다 승승장구 중이다. 이 책은 예전의 자신처럼 의지나 노력, 열정의 부족함을 자책하는 독자들에게 제대로 성과를 내는 방법을 알려주고, 가슴 뛰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쓰였다. 주요 저서로는 <근력 트레이닝>, <빽 있는 아빠, 빽 없는 아빠>, <가계부를 썼더니 날씬해졌어요!> 등이 있다.

 

공저자 다무라 요코는 방송작가 겸 베이비 플라넷 대표이사로, 와세다대 졸업 후 TV 프로그램 제작 회사에 입사해 AD를 거쳐 방송작가로 데뷔했다. 가와시타 카즈히코가 단시간에 외모는 물론이고 내면까지 확 달라진 모습에 충격을 받아 그가 설파하는 작은 습관의 중요성을 깨닫고, 그 핵심 내용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것이다. 어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즐겁게 성과를 내는 비결을 알려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집필했다.

 

책은 10개의 STAGE로 구성되었는데, 보통 사람들이 특별한 노력 없이도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단순한 행동 습관을 소개한다. 의지력을 소모하지 않기 위해 사소한 결정은 미리 내려놓는다든지, 하려고 마음먹은 일은 주변 사람들에게 선언하고 예약한다든지, 똑같은 행동을 똑같은 시간에 반복해서 함으로써 내 몸에 무의식의 리듬을 새겨 놓는다든지 등등. 이처럼 작은 습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금연, 다이어트, 재취업, 절약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무너졌던 자존감을 찾고 자신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사랑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어 회화, 식스팩 만들기, 금연, 금주, 1천만 원 만들기 등등. 새해만 되면 마치 연중 행사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적어 놓고 다짐한다. 지금, 당신은 어떤가? 여전히 야식을 먹으며 소파에 누워서 좋아하는 넷플릭스 채널을 돌리고 있진 않은가. 매일 외우겠다던 영어 회화 대신 핸드폰만 붙잡고 기웃기웃 인터넷 서핑에 빠져 있진 않은가 말이다.

 

그런데, 만약 큰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지도 않은데 영어실력이 쑥쑥 늘거나 항상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맛난 음식을 매일 먹고 싶은 만큼 먹으면서도 요란한 다이어트 없이 건강을 유지하며 즐겁게 살고 있다면 부럽지 않을까? 그렇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은 습관은 쉽고 단순해서 누구나 매일 따라하기만 한다면 상상하지 못했던 변화를 가져다준다. 

 

 

미와 재미를 원동력으로 삼아라

 

배와 달리 요트는 바람의 힘으로 나아간다. 미사키는 이빨이 새하얀 요트맨을 난났다. 그는 할아버지였다. 그는 '노력'이란 배로 비유하자면 '엔진'에 해당한다고 말하면서 이 엔진을 돌리려면 가솔린이 필요한데, 이게 떨어지면 배는 멈출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요트는 가솔린이 없어도 바람만 있다면 나아갈 수 있다고 미사키에게 설명한다.

 

한편, 요트의 동력이 되는 '바람'은 바로 '시간'의 비유인 셈이다. 사실 의욕이란 언젠가는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의욕이라는 가솔린만 믿고 에너지를 다 쓰기보다는 시간이라는 바람을 타고 조금씩 목표에 다가서는 방법이 확실하다는 걸, 요트맨 할아버지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노력한다는 건 뭔가 조금이라도 힘을 들여서 한다든가, 자신을 다그친다든가, 아무튼 자발적이라기 보다는 억지로 애를 쓴다는 느낌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못해서 하는 마음으로 목표를 이루려고 하는 것은 목표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추가 설명을 한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미사키는 혼자 걸으며 사색에 빠졌다. 

"확실히, 노력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그때부터 부담을 느끼고 스스로를 몰아세우게 되긴 해요. 생각해보면 의식해서 '하는' 것보다 의식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경우가 더 일이 잘 풀렸던 것 같아요. 아침마다 하는 양치질도 의식해서 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꾸준히 계속하게 되는 거니까요." (73쪽)

 

 

자신에게 충분히 보상하라

 

좋은 습관으로 완전히 자리잡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물론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습관화는 자동적으로 행동에 옮기도록 만들어주므로 힘들이지 않고도 꾸준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즉 열심히 노력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행한다.

 

영어 회화 공부는 어렵다. 그래서 공부하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만약 공부와 케이크를 셋트로 묶는다면 마치 컬링 경기에서 스톤이 빙판 위를 쉽게 미끌어지듯이 습관화에 가속도를 붙여준다. 왜냐하면 달콤한 케이크의 유혹 때문에 영어 회화 공부에 쉽게 참여하게 되기 때문이다. 케이크는 바로 이런 관성을 만들어주는 보상인 셈이다. 

 

작은 습관 10가지

 

사람의 의지력은 한계가 있다

발상을 전환하기

단순한 습관과 계기 만들기

무의식의 힘 끌어내기

습관이 될 때까지 나에게 보상하기

하려고 마음먹은 일은 선언하고 예약하기

일정한 리듬으로 같은 행동 반복하기

실행한 일은 기록으로 남기기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것

잘하는 일을 찾아내 의지력 소모 억제하기

 

 

스트레스가 없어야 꾸준히 할 수 있다


왕은 국민이 저마다 못 하는 일을 열심히 하느라 의지를 다 써 버리는 탓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국민 개개인이 잘하는 일을 하도록 장려했다. 못 하는 일을 하면 그만큼 의지력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결국 의지력이 바닥나서 포기하게 된다. 또 이를 반복하는 동안 자신 감마저 상실한다.


그러므로 잘하는 일을 찾아보자. 스트레스가 적으면 의지력 소모도 적어지니까 오랫동안 꾸준히 할 수가 있다. 꾸준히 하면 조금씩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고 결과적으로 커다란 자신감으로 이어질 게 확실하다. 이는 행복과도 직결되는 일이다. 꾸준한 실행과 의미 있는 성과, 이런 성취감으로 인해 행복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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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술술 풀리는 말습관의 비밀 - 재미있게 따뜻하게 사려 깊게 나의 언어를 가꾸는 법
노로 에이시로 지음, 신찬 옮김 / 꼼지락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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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주변이 없는 사람, 낯을 가리는 사람, 대화가 니너지지 않아 고민인 사람도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는 48가지 말습관 법칙'을 정리했다. 읽어보면 말이 재미있는 사람과 따분한 사람의 차이를 극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48가지의 유용한 말습관 법칙

 

카멜레온처럼 상대에게 맞춰주는 사람

 

상대방에 따라 말하기를 달리하는 걸 두고 '줏대가 없다'고 우리들은 흔히 비난한다. 정말 그런가? 이는 계속해서 자기가 옳다고 우기는 사람보다 낫다는 말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게 맞춰주는 것'을 좋아한다. 비단 말하기가 아니더라도 사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이상적인 연인의 조건은 뭘까?  물론 개개인의 개성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체로 '재미있는 사람', '공감할 수 있는 사람',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 등등이 자주 거론된다. 이런 말들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공통점이 있다. 즉 나를 재미있게 해주는 사람, 나를 공감해주는 사람, 내 이야기를 방해하지 않고 들어주는 사람' 이므로 '나에게 잘 맞춰주는 것' 이 바로 핵심이다.

 

친해지고 싶거나 사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상대를 세심하게 관팔한 후 모든 것을 상대방에게 맞춰주면 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을 좋아한다고 하면 이 말을 듣고서 그냥 있을 게 아니라 "그쵸? 재미있죠?"라면서 그 사람의 말에 맞춰주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상대방에 맞춰주는 궁극의 배려인 셈이다. 본디 우리들은 속마음이 바로 카멜레온과 같다.

 

 

상대가 좋아하는 노래를 트는 사람

 

혹시 마음에 두는 여성이 있는가? 첫 데이트는 했는가? 어떤이는 마음에 드는 여성이 생기면 드라이브를 하자고 제안한다. 그런데, 말주변이 어눌한 사람이라면 이는 최악의 데이트로 기록될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목적지와 상관없이 드라이브를 나간다면 차 안엔 두 사람만 있게 된다. 대화가 중간 중간 끊기면 이 얼마나 어색한가 말이다. 또 익숙하지 않은 코스를 선택했다가 길이라도 막히면 흥마저 깨지고 만다.

 

어떻게 해야 할까? 분위기를 살리려면 음악만 한 게 없다. 이때에도 무조건 최신 음악만 튼다면 50점이다. 미리 상대방의 SNS 등을 통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파악해 둔다면 이때 효과를 볼 수 있다. 어색할 땐 "음악이라도 들을까요?"라고 말하면 된다. 이미 차 안엔 그녀가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면 기분이 덩달아 확 바뀌게 된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음악이 아니라 '사전 리서치의 중요성'이다. 이는 비즈니스든, 데이트에서든, 인맥관리에서든 마찬가지다. 상대방의 취미나 기호를 미리 조사해 적절한 타이밍에 이를 꺼내놓으면 바로 '서프라이즈'가 된다. 특히, 페이스북 사용자는 보통 자신의 취미나 기호를 공개하므로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렇다. 대화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미리 조사만 잘 해 두면 술술 풀리는 대화가 가능하다.

 

기획안의 중요한 부분부터 말하는 사람

 

직장인들은 거래처에 제안을 해야 할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통상 미리 제안서를 준비해서 간다. 그런데, 인사를 하고 바로 그 제안서를 전달하면 상대방은 우리의 이야기나 설명엔 흥미를 잃고 제안서 내용만 살펴보게 된다. 사실 베테랑들은 이런 제안서를 일부러 가지고 가지 않는다. 뛰어난 대화술로 상대방에게 제안 내용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 다음, 약속을 따로 잡은 후 이 자리에서 제안서를 정중하게 전달한다. 물론 식사 또는 음주와 함께. 

 

4분할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약속을 한 시간으로 잡고 이를 4등분한다. 최초 15분은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고, 두 번째 15분은 제안 내용과 거격을 밝히며공세를 취한다. 세 번재 15분은 잡담 또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긴장을 푼다. 긴장이 풀리면 본심이 드러난다. 네 번째 15분은 잡담을 이어가거나 상대의 본심을 파악한 이상 빨리 종료하면 된다.

 

참고로 제안서 내용을 설명할 때도 적당하게 페이지를 스킵하는 재치를 보이는 게 좋다. 즉 "물론 잘 아시는 내용이겠죠?"라고 말하면서 가볍게 훑고 넘어가는 게 좋다. 이는 상대방에게 '당신의 실력을 인정합니다'라는 경의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서를 구두로 설명할 때는 대담하게 생략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는 게 좋다.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자

 

책에는 48가지의 말습관을 담고 잇다. 하나같이 모두 우리들에게 유용한 내용이다. 이를 통해 우리들은 대화의 진정한 기술은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상대의 미움을 사거나 혼나는 일을 만들지 않는다면 협상이나 회의에서 술술 일이 잘 풀려 성과가 극대화 될 것이다. 특히, 영업직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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