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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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시마모토 리오는 1983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시마모토 리오는 17세 때 발표한 <실루엣>이 군조 신인문학상 우수작으로 선정되면서 주목을 받았고, 2003년 <리틀 바이 리틀>로 최연소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같은 작품으로 노마 문예신인상을 사상 최연소로 수상했다.

 

2004년 <태어나는 숲>으로 또다시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2005년에는 <나라타주>로 제18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후보에 올랐다. 2007년 <버스데이>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후보, 2011년에는 <언더스탠드 메이비>로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으며, 2015년 <레드>로 시마세 연애문학상을, 2018년 <퍼스트 러브>로 제159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은 시마모토 리오가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별책 문예춘추>에서 연재한 여섯 편의 작품들을 모아 2010년 <문예춘추>에서 출간한 단행본이다. 도쿄 에코다에 위치한 하숙집(마와타 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연이어 펼쳐진다. 여섯 편의 단편이 마치 이어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연이어지면서 비로소 완전함을 만들어 낸다. 

 

 

 

 

도쿄 에코다 하숙집의 5인5색

 

이곳 하숙집에 사는 이는 모두 다섯 명이다. 야마토 요스케, 야마오카 쓰바키, 구지라이 고하루 등이 학숙집의 2층에 거주하고, 1층에는 마지마 세우와 오타누키 치즈루가 거주하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청소년을 위한 길잡이)는 야마토 요스케에 관한 내용이다. 그는 고향인 홋카이도 치토세에서 고3 시절 사쿠라이 마키라는 여학생을 좋아했지만 결국 까이고 만다.

 

머리 좋은 학생을 사쿠라이 마키가 좋아하다는 생각에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그는 도쿄 소재 대학에 입학하게 됨에 따라 상경해서 하숙집 '마와타 장'에 입소한다. 처음 타보는 JR 지하철인지라 에코다에 소재한 하숙집을 찾아가는 길이 다소 험난했다. 무사히 도착한 하숙집은 2층짜리 목조 건물에 벽돌담으로 둘러쳐 있고, 문패엔 '마와타 장'이 새겨져 있었다.

 

 

그런데, 그가 하숙을 하게 되는 연유가 흥미롭다. 유난히도 여자들에게 껄떡대는 성격의 소유자임을 안 그의 어머니는 원룸을 구해주면 아들의 무분별한 난봉이 우려되므로 대신에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하숙집에 살도록 조치한 것이었다. 또 '마와타 장'이란 작명도 또한 그러하다. 내연관계인 화가 지마 세우와 주인장이자 작가인 와타누키 치즈루의 이름 첫글자를 딴 것이다.

 

야마토 요스케는 남의 눈치를 잘 살피는 탓인지 몰라도 눈썰미가 있어 하숙집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왼손잡이임을 눈치챈다. 이에 야마오카 쓰바키는 다소 놀라면서 왼손잡이가 하숙집 입소의 필수 조건은 아님을 설명해준다. 부엌 용품이나 도구들이 기본적으로 왼손잡이용이긴 하지만, 주인장의 내연의 남편인 그 사람은 오른손잡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일종의 페티시즘이다.

 

직장인인 야마오카 쓰바키는 여고생 야에코와 연애 중이다. 동성 연애인 셈이다. 쓰바키가 남자를 싫어하게 된 데는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즉 고교생 때 남학생에게 강간을 당했기 때문이다. 한편, 야에코는 처음부터 여자만 좋아했으며, 남자를 좋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던 여성이다.

 

 

"이 사람은 1층에 사는 화가 세우 씨. 나의 내연의 남편입니다."

 

이게 무슨 큰 자랑거리라도 된다고 주인장 와타누키 치즈루가 이렇게 하숙집 입소자인 쓰바키에게 소개했던 이유는 두 여인의 나이 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사전에 이 사람은 내 사람이므로 기웃거리지 말라는 암시를 준 셈이었다. 이에 주인장의 독점욕을 알아챈 쓰바키는 소름이 온 몸에 돋았던 것이다.

 

여대생 구지라이 고하루는 대학 2년생이다. 그녀는 남모를 커다란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이게 뭐냐 하면 통통하면서 덩치가 큰 자신의 몸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고 자신감을 잃고 있다. 이런 그녀가 하숙집에서 생활하게 된 데는 평소 유복했던 집안이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어려워지면서 에비스의 집도 채권자에게 넘어감에 따라 가족이 고베로 이사가고 자신은 홀로 도쿄에 남겨진 채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사는 하숙집, 마와타 장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놀러 오는 여고생이 진짜 천연 공기청정기 같아요."
"호오. 하숙집, 재미있겠는데. 또 어떤 사람들이 살지?"
"구지라이 고하루라고 체구는 좀 크지만 성격이 좋은 여대생과, 무뚝뚝하기는 해도 사람들을 잘 챙기는 쓰바키 씨. 그리고 진짜 수수께끼에 싸인 주인 여자."(204 쪽)

 

 

 

 

 

하숙집 사람들 이야기

 

마치 인기리에 방영된 TV 드라마의 소재 같은 이야기가 연이어 펼쳐진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이야기는 역시 주인장 와타누키 치즈루와 화가 마지마 세우의 관계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런 비중을 감안해서 하숙집의 이름도 '마와타 장'으로 정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하숙집에 살고 있는 다섯 명의 일상을 통해 과연 이들은 어떤 사랑을 하는지 또 어떤 행복을 얻는지를 살펴보는 재미를 느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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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는 이렇게 창업한다 - 경제위기에서 최고의 성과를 올려줄 ‘스탠퍼드식’ 창업 공식
강환규 지음 / 라온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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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강환규는 홍익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3P자기경영연구소 BINDER MASTER 과정을 수료했다. '독서포럼 송도나비' 창립 대표, '봄들애인문교육연구소' 대표로 있으며 스탠퍼드식 창업교육 전문가, 인문고전(철학) 하브루타 전문 교육 강사, 개인 창업 과정 코칭 및 창업 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5년간 살얼음판 같은 창업 시장에서 모든 시행착오를 겪으며 마침내 창업가에게 필요한 것은 스킬보다 역량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창업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하고 연구하며 창업가의 역량을 길러 성공한 창업가를 배출하는 곳이 스탠퍼드대학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스탠퍼드 출신 창업가들의 창업 스토리와 성공 역량을 분석해 창업에 도입했고, 성공 사례들을 만들어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인스타그램, 구글, 나이키, 링크드인 등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이끄는 스탠퍼드 출신 창업가들의 성공을 가져다준 필수 역량을 만들어낸 노하우가 가득하다.

 

 

 

 

1장(한국 대학생들은 왜 취직이 안 되는가?)은 청년 인구의 7%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한국의 현실을 돌아보면서 도전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진단했다. 2장(혁신을 주도하는 스탠퍼드 출신 창업가들)은 실리콘밸리의 핵심 인재가 된 구글의 래리 페이지,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인스타그램의 창시자 케빈 시스트롬, 링크드인의 리드 호프만 등 걸출한 스탠퍼드 출신의 창업가들의 일화를 소개한다.

3장(경제 전쟁, 우리에겐 앙트레프레너십이 필요하다)은 창업가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 즉 마인드셋에 대한 동기부여를 설명하고, 4장(창업 역량1)은 자기 자신을 알 수 있는 라이프 스킬 5가지를 소개하며, 5장(창업 역량2)은 인공지능 시대, 유일한 창업가가 되는 비결을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6장(창업 역량3)은 부의 공식을 일으키는 '인풋'과 '아웃풋'을 설명한다. 지식을 쌓고 그를 통해 자기 안의 것을 끄집어낼 수 있는 인풋과 아웃풋의 경계에 설 것, 광고 문구를 수집해서 상대를 움직이는 글을 쓰는 데 힘쓸 것, 단순히 읽는 데서 나아가 실천하는 두잉doing 독서를 할 필요성 등을 역설했다.

 

한국 대학생의 현실

 

한국인의 평균 지능지수IQ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진다. 공시생들은 1.8퍼센트의 합격률을 뚫기 위해 하루 8시간씩 공부하고 있다. 옛 어르신들이 성공하려면 머리가 좋거나 열심히 노력하라고 했는데, 최고의 머리를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한국의 청년들은 왜 취업이 안 되는 것일까? 세계에서 머리가 가장 좋다는 한국 대학생들의 재능, 열정, 에너지, 시간은 어디로 흐르고 있는가? 

 

4년제 대학생 취업률은 4년 연속 하락중이다. 겨우 62.2퍼센트라는 초라한 성적표일 뿐이다.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데 왜 이렇게 취업이 어려울까? 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목적으로 저자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창업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첫 창업을 대학에서 하다 

케빈 시스트롬은 대학교 다닐 때부터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에서 앙트레프레너십에 대한 수업을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서 창업에 대한 마인드셋은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취미로 코딩을 독학했다. 첫 사업은 놀랍게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시작했다.

 

그는 피렌체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머릿속에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연초나 연말이 되면 학생들이 물건을 정리하거나 새로 구매하는데,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물물교환하는 것을 도울 수 있을까?' 미국에 돌아와서 해도 될 일이었지만 시스트롬은 실행을 결코 미루지 않았다. 

 

그는 트리리스트라는 광고 홈페이지를 만들어 스탠퍼드대학교 재학생들이 상호 물물교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숙소에서 며칠간 홈페이지를 코딩했지만 와이파이가 연결되지 않았다. 눈 오는 날 노트북을 들고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국립도서관 외벽에 붙어서 약한 인터넷 신호를 잡아 홈페이지가 인터넷에 올라갈 때까지 전송 버튼을 계속 누른 결과 마침내 만들어졌다. 당시 그가 만든 사이트는 너무 불편해서 평가가 좋지 않았다.  

 

 

창업가는 좋은 질문을 던진다

삶은 정답이 없는 것에 대해 자기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세상을 향해 물음표를 던지고, 그 물음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하나 지식과 지혜를 쌓고 훈련하여 느낌표를 얻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의 삶을 부유한 곳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질문을 던져 시스템을 만든다면 그 사람은 창업가가 될 수 있다. 사업을 하며 느끼는 건 얼마나 좋은 질문을 던지느냐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주 유용하다는 것이다.

 

사업가는 타인이 갖고 있는 문제 또는 작은 불편에서 질문을 던진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더 맛있게, 더 쉽게, 더 재미있게, 더 세련되게, 더 친절하게 할 수 잇는 방법은 없을까? 어떤 디자인이 필요할까? 어떤 기업 문화를 만들면 좋을까? 사회 공한 활동은 어떤 것을 하면 좋을까? 등등 이렇게 찾은 해답들이 모여서 실현되는 것이 바로 사업이다. 

 

창업의 3요소

 

자신을 관리하는 기술~ 긍정적 태도, 시간 관리, 목표 관리

남을 이해하는 역량~ 직원도 고객도 모두 남이다

부에 대한 마인드셋~ 기업의 목적은 수익 창출 

 

인간을 탐구하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연들은 사람에 대한 공부를 하는 강연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오른 <인간을 탐구하는 수업>에서는 스탠퍼드의 경쟁력을 만든 명강의들만 모아서 책으로 출간했다.

 

스토리, 마케팅, 혁신, 사내 정치, 리더십, 대화술, 협상술, 전략, 마음에 대한 강연들이 있다. 이 강연들을 통해 사람들은 어디에 반응하는지, 어떻게 사람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지 배운다. 또한 인간의 힘을 단련할 수 있는 것들을 배워간다. '인간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인간만이 가능한 일은 무엇인가?'를 심도 있게 고민하며 인간에 대한 공부를 한다.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우기 위한 공부도 빼놓지 않는다. 인간은 이기적이다. 하지만 나의 이익을 지키려면 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왜냐하면 타인도 역시 이기적이기 때문에 진심이 아니라고 느껴진다면 나를 자연히 멀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남을 위해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을 필요는 없다. 남에게 어떤 이익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이를 통해 나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인간상이다.

 

돈이 되는 아이디어

돈이 되는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 사람들의 불만에서 온다. 사람들이 불평을 하는 곳에 아이디어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이야기하지만 대부분 그 안에서 기회를 발견하지 못한다.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아이디어를 통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더욱 드물다.  

 

CEO 자신만이 좋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는 별 의미가 없다. 고객 중심의 아이디어가 빠졌기 때문이다. 에릭 리스는 많은 기업들이 시험 제품이나 아이디어만을 갖고 시장의 유무에 상관 없이 달려가는 경우를 목격하고 '린 스타트업'이라는 운동을 만들었다. 즉 아이디어나 제품은 단순한 가설이고 끊임없이 검증하며 잠재 고객이 최종 제품을 결정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렇다. 고객에게 전달되는 아이디어만이 돈이 되는 아이디어다.

 

두잉doing 독서

 

'대학 졸업장보다 독서 습관이 더 중요하다'

 

이는 빌 게이츠의 독서 명언이다. 스탠터드 역사상 최장수 총장을 역임한 존 헤네시는 리더의 필수 조건으로 성장을 꼽았고, 그 최고의 방법은 독서라고 이야기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만성간염으로 아무것도 못 하는 상태였을 때, 수천 권의 독서를 통해 몸을 회복하고 세상을 통찰하는 혜안과 가슴을 뜨겁게 하는 열정을 충전할 수 있었다. 부자들의 82퍼센트는 독서를 하고 가난한 사람은 단지 5퍼센트만 독서를 한다고 한다.

 

무조건 많은 책을 읽으면 창업에 도움이 될까? 아니다. 물론 통찰이 깊어지기는 하겠지만, 단순히 책만 읽고 실행을 게을리 한다면 지식과 행동의 격차가 생길 수 있다. 캔 블랜차드는 이를 '읽어버린 고리'라고 정의했다. 단순히 책만 읽는다면 이는 죽은 독서이다. 책 속의 지식이 자신 안에서 살아 숨 쉬게 하는 책 읽기를 해야 한다. 즉 책과 의사소통을 해야 하고, 자기 삶에 녹여야 하며, 책에 있는 지식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당장 직장을 박차고 나가라는 것은 아니다

 

만일 창업의 동기가 단순히 '취업이 어려워서', '회사 일에 질려서', '재정적- 시간적 자유를 위해서'라면 그냥 회사 일을 하는 게 좋다. 왜냐하면 이런 식의 창업은 현실 도피가 목적이지 창업 목적이 결코 아닌 것이다. 이런 마인드로 창업한다면 강한 위기를 만날 때 '바람 앞의 촛불'과 같은 신세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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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테마주 투자 - 기본 지식부터 투자 전략, 종목 분석까지 왕초보를 위한 테마주 교과서!
박민수(샌드 타이거 샤크) 지음 / 길벗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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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포인트는 '반복'에 있다. '투자 기회는 돌아온다'는 의미다. 품종 개량을 위해 접붙이기를 하듯 가치투자에 테마를 붙였다. 엄격한 가치투자 기준도 테마주임을 감안해 조금 완화시켰다. 그동안 쌓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에 테마주 가치투자의 모든 것을 담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테마주 완전 정복하기

 

책의 저자 박민수는 여의도 증권 유관기관에서 일하는 만 20년 차 직장인이다. (구)코스닥위원회(현 증권거래소 코스닥시장)에서 상장심사, 규정, 제도 업무를 담당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증권사 등과 다수의 TF에 참여했으며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강사를 역임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 투자권유자문인력·금융투자분석사·재무위험관리사·투자자산운용사 자격시험문제 및 전국고교증권경시대회 시험문제 검토위원을 맡기도 했다. 재경부장관상, 한국금융투자협회장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서강대 일반대학원 국제경영(금융), 연세대 법무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금융전문가과정, 미국 미시간주립대 VIPP 과정을 수료했다. 국내 신문·방송사의 신입 기자를 대상으로 증권시장에 대한 강의를 3년간 진행했다. 머니투데이 방송(MTN), 토마토TV 등에 출연해 주식투자 공부법에 대한 강의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현재는 경제교육 전문기관인 사이다경제에서 주식투자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일반적인 가치투자와 테마주 투자를 병행하고 있으며, 특히 일 년에 네 번 보너스를 약속하는 계절주 투자가 주 종목이다. 저서로는 <마흔 살에 시작하는 주식 공부 5일 완성>이 있다.

 

책은 총 3부 15장으로 구성되었는데, 테마주와 가치투자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테마주에 적합한 분석법과 각종 전략은 무엇인지, 어떤 종목들이 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기업의 재무가치를 바탕으로 저평가 종목에 투자하는 가치투자자라면 장기간 소외를 받는 주식 종목은 주가 상승기가 올 때까지 지나칠 정도로 오래 기다렸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에 저자는 가치투자에 테마를 접붙이기 했다.

 

 

 

 

테마주가 도대체 뭐길래?

 

테마의 사전적 정의는 작가의 주장이나 사상, 철학이다. 작가의 개성이 드러나기에 독창적일수록 매력적이지만 친숫하지 않아서 대중이 외면하기 쉽다. 그래서 새로움과 친숙함 간의 타협점이 필요하다. 적당한 타협으로 대중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보편성과 논리를 갖춘 합리성이 포함되어야 한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주식시장엔 새로운 바람이 분다. 그렇다. 정치 테마주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일부 특정 종목에 집중된다. 이와같이 새로운 뉴스가 등장하면 이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갑자기 증가하면서 주식시장에서도 이슈별로 투자자들의 관심 쏠림으로 인해 관련 종목들이 상승세를 타는 일이 발생하는데, 이런 종목군을 테마주라고 부른다. 예컨대 봄이 되면 미세먼지 때문에 공기청정기나 마스크 제조 회사의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6가지 테마주의 종류별 특징


계절주·배당주: 계절과 배당일에 따라 확실한 수익이 난다.
남북경협·방산주: 남북 간의 화해와 대치는 계속된다.
정책주: 매일 접하는 뉴스 안에서 돈 되는 종목을 찾는다.
엔터주: BTS 앨범, 월드컵, 천만 영화감독은 컴백한다.
정치주: 정치인은 죽지 않는다. 선거철마다 돌아올 뿐이다.
품절주: 희소성의 가치는 주식투자에서도 빛난다.

 

테마주 투자는 위험할까?

 

대체로 이런 테마주의 상승 랠리일시적 광풍狂風으로 끝나고 마는 속성을 지녔다. 그래서 테마주 투자는 리스크가 크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냐하면 테마주 관련 종목은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뉴스와 이슈에 따라 주가의 급등락 폭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런 게 테마주의 매력이다. 이는 곧 뉴스를 보면 어떤 종목이 상승할지 예측할 수 있으며,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므로 말이다.

 

특히 글로벌 코로나 펜데믹 현상으로 요즘처럼 증시가 나쁜 상황에서는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대형주는 주가 상승이 어려운 반면, 개별 호재로 움직이는 중소형 테마주는 주가지수와 무관하게 급등할 수 있다. 따라서, 테마주가 안고 있는 위험성만 줄인다면 매력적인 투자수단이 아닐까 싶다.

 

테마주 투자의 실패 이유

 

기업가치를 분석하지 않는다

손절매 투자원칙을 고수한다

테마주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단기 승부로 일관하려는 심리전 때문에 마음이 바쁘다

운을 실력으로 믿고 투자액을 키운다

 

 

테마주 가치투자법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테마주 자체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리스크 자체를 제거한다면 투자법으로서 매우 매력적인 방법일 수 있다. 그래서 책의 저자는 테마주의 장점을 살리되 기업가치를 고려한 균형적인 투자를 권한다. 즉 약세장에선 기업가치보다는 테마 이슈를, 강세장에선 기업가치에 다라 점진적 상승에 올라탈 수 있을 것이다.  

테마주 가치투자는 위험은 최대로 줄이고, 수익은 극대화하는 투자 방법이다. 어울리지 않을 법한 테마와 가치투자를 합쳤다. 가치투자 측면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해 부실기업과 주가 버블을 피하고, 테마 측면에서 과거 경험치가 반복되는 학습 효과를 찾는다. 사람들이 무관심할 때 저점 매수하고, 모두가 관심을 갖고 매수에 달려들 때 고점 매도를 한다.

 

 

투자의 성패는 습관이 결정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면성을 지닌다. 즉 게으름과 근면성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투자 행위와 결부해 본다면 '근면성'은 언제라도 등판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구원투수처럼 부지런히 준비운동을 한다는 것으로 정보 수집에는 지독할 정도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반면에 '게으름'이란 드문드문 실제 매매주문에 나선다는 것이다. 모래상어라는 독특한 필명을 가진 저자도 철저한 분석으로 매매에 임하는 투자 습관을 유지함으로써 부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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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경제 교양 수업
박병률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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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저에게도 그렇습니다. 경제는 연차가 쌓인다고 저절로 쉬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전에 접하지 못한 새로운 경제현상이 터져나오면서 기존의 지식은 강제 폐기되고 새 지식과 마주해야 하는 때가 더 많아졋습니다.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경제, 피할 수 있는 대상이 결코 아니다.

 

책의 저자 박병률공학을 전공한 경제부 기자다. 1999년 부산 지역 신문사인 <국제신문>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했고, 2008년 <경향신문>으로 옮겼다. 2006년부터 경제부 기자를 시작, 재정경제부·산업자원부·농림부·해양수산부 등 정부부처와 금융감독원·한국은행·한국거래소·증권사 등 여의도 금융권에 출입했다.

 
처음엔 과학기자를 꿈꿨지만 어쩌다 보니 정치부를 거쳐 경제부에 안착했다. 처음 경제기사를 접했을 때 너무나 고생했던 기억 때문에 독자들에게 경제기사를 쉽게 전달하는 데 관심을 두게 되어 영화와 문학, 뮤지컬을 좋아해 경제와 접목시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2007년 11월 일경언론상 대상을 받았다. 2012년 1월과 2014년 7월에 각각 한국기자협회의 이달의 기자상과 경제보도 부문상을 수상했다. 2012년에 테드엑스 부산(TEDx Busan)에서 '영화 속 경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주간경향>에 '영화 속 경제 이야기'를, <이코노미스트>에 '문학으로 읽는 경제'를 연재중이다. SBS-CNBC에서 <박병률의 영화 속 경제코드>를 진행했다. YTN 라디오 <생생경제>, MBC 라디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경제를 모르는 그대에게>, <경제학자의 영화관>, <경제학자의 문학살롱>, <아이언맨 수트는 얼마에 살 수 있을까>, <영화 속 경제학> 등이 있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제1장(문학에서 경제를 캐다)에선 문학이 만든 경제학용어와 문학에 직접적으로 녹아 있는 경제학 용어를 담고 있다. 즉 '붉은 여왕의 효과'는 <거울나라의 앨리스>의 한 장면에서 나온 것이다. 제2장(경제는 합리적이지 않다)에선 경제주체의 심리가 경제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경제학 용어를 소개한다.

 

이어서 제3장(경제사를 알아야 경제를 이해한다)에선 경제사를 다룬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억>은 플라자합의가 일본사회에 끼친 영향을 설명하고,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포드자동차의 '포디즘'이 지배하는 세계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제4장(경제는 현실이다)에선 한국사회가 직면한 경제 이야기를 담았다.  

 

 

초심자의 행운

 

'초심자의 행운beginner’s luck'이란 막 시작하는 초보자가 초반에 전문가보다 월등한 결과를 내는 것을 말한다. 실력이라기보다 운에 가까운 것이어서 행동경제학에서는 경계의 의미로 많이 쓰인다. 성공이 항상 성공을 부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이나 벤처업계에서도 '초심자의 행운'은 많다. 얼결에 주식투자를 했다가 큰 수익을 거두자 본격적으로 주식에 뛰어들었거나, 첫 번째 상품이 대박을 터트리자 본격적으로 사업확장에 나서는 경우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첫 번째 성공이 마지막까지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초심자의 행운'과 유사한 의미로 '뜨거운 손의 오류'도 쓰인다. 농구 경기에서 어떤 선수가 1쿼터에 3점 슛을 잇달아 성공하면 이후 플레이도 아주 잘할 것으로 믿게 되는 오류다. 이날 특별히 컨디션이 좋을 수도 있지만 통상은 계속 3점슛을 쏘다보면 이 선수의 성공률은 평균치로 근접하게 된다. 초심자의 행운이 무서운 것은 쉽게 자기 자만이나 탐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모든 일이 잘 풀리면 의심하라"

- 롤프 도벨리, <스마트한 생각들>중에서

 

롤프 도벨리는 초심자의 행운과 진짜 재능을 감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먼저 오랜 기간에 걸쳐 남들보다 확실히 더 나은 성과가 나타날 때다. 계속해서 성과가 나타나면 그것은 운이라기보다 실력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참여자가 많았을 때는 요행일 가능성이 크다. 즉 10명이 싸워 이기면 재능일 수 있지만 100만 명과 싸워 이긴다면 운이 좋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이덴티티 경제학

2019년 한국에서 일어난 '보이콧 재팬'아이덴티티 경제학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일본 상품과 여행은 가격 대비 품질, 즉 가성비가 높은 것이 많다. 문화도 엇비슷하고, 거리도 가까워 이질감이나 시차 부담도 없다.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일본 상품을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만 위안부와 징용배상 거부 등의 과거사, 여기에 더해진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국인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즉 한국인의 정체성을 건드렸다는 의미다.

 

이에 다수의 한국인들은 약간의 금전적 손해를 보더라도 '한국인'이라는 아이덴티티를 지키는 쪽으로 행동했다. 일본 여행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고, 맥주와 자동차 판매도 대폭 감소했다. 일본 상품의 경쟁력 때문에 곧 불매운동이 잦아들 것이라고 예측했던 일본은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보이콧 재팬'을 비경제적인행위라고 주장하는 것도 틀렸다. 불쾌감과 불편함은 소비자 후생(이득)을 감소시킨다는 점에서 소비거부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경제적 행위다.

 

직장을 구할 때도 아이덴티티 경제학이 작동한다. 인간이 경제적 인센티브에만 반응한다면 무조건 임금을 많이 주는 직장을 구해야 한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카니발리제이션

시장에서도 '제 살 깎기'를 뜻하는 경제용어가 있다.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이다. 이는 사람이 사람을 먹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에서 비롯된 용어다. 카니발리즘의 어원은 카리브족에서 나왔다고 한다.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발견할 당시 카리브해 섬에 사는 카리브족이 사람을 먹는 식인종cannibal이라고 유럽에 알려졌다. 카니발리제이션은 시장에서는 '자기잠식' 또는 '자기시장 잠식'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시장지배적인 기업이 낸 신제품이 기존 자사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경우가 있다. 코카콜라가 다이어트 콜라를 내면 기존 콜라 시장이 축소된다. 전기차를 생산하면 기존 휘발류 차량 시장이 축소된다. 그래서 시장지배적 기업들은 이런 현상을 우려해 신제품 출시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 기존 시장이 '현금'이라면 새로운 시장은 '어음'이기 때문이다.  

 

디마케팅

기업은 고객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그래서 많은 홍보비를 투자해 자사 제품을 사달라며 고객을 끌어모은다. 하지만 고객이 많다고 무조건 기업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돈이 안 되는 고객들도 있기 때문이다. '진상고객'이거나 '체리피커(상품할인 등 단맛만 빼먹는 소비자)'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또 반품이 잦은 고객, 판매처와 잦은 마찰을 일으키는 고객, 할인기간에만 물품을 구입하는 고객 등은 도리어 비용이 드는 고객일 수 있다.

 

주말 밤 홍대앞 클럽에 가보면 디마케팅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 클럽은 아무나 입장시키지 않는다. 외모가 되는 사람만 한정해서 들여보낸다. 소위 '물 관리' 때문이다. 물이 좋다고 평이 나야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이처럼 디마케팅은 사실상 단순한 판매거절이 아니라 돈을 더 벌기 위한 고도의 영업 전략이다.

 

디마케팅 전략

 

일반적 유형~ 수요제한(노키즈존 등)

선택적 유형~ 특정 고객만 영업(VIP 대상 특화 서비스)

표면적 유형~ 기업 이미지('담배는 건강에 해롭다' 등) 

 

보아뱀 전략

보아뱀은 자신보다 훨씬 덩치가 큰 코끼리를 삼킨다. 이처럼 보아뱀 전략이란 자신보다 규모가 큰 기업을 인수합병해 기업을 성장시키는 전략을 말한다.
자신보다 규모가 큰 기업을 삼키다보니 기업의 형태가 달라진다. 주력산업이나 조직이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길고 가는 보아뱀이 모자형태로 바뀌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보아뱀 전략의 성공적인 사례로 인도의 타타그룹을 들었다. 2009년 보고서 '글로벌 M&A시장의 보아뱀, 타타그룹' 을 보면 타타스틸은 연간 500만 톤의 생산규모를 가진 세계 56위의 철강회사였다. 2007년 이들은 연간 1900만 톤(세계 9위)의 조강생산 능력를 가진 영국의 코러스를 121억 달러에 인수해 세계 5위의 철강회사로 도약했다.

 

또한 타타모터스는 2008년 영국의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23억 달러에 인수했다. 타타모터스는 나노 등 저가 소형차를 생산하는 소규모 자동차 회사였지만 인수합병으로 일약 글로벌 브랜드를 소유하게 되었다. 이 같은 타타그룹의 성장사는 세계 주요 경영자들의 관심사가 되었다.

 

호감편향


학창시절 호감이 가는 이성친구를 위해서는 새벽부터 도서관 자리를 잡고, 보물 같은 필기노트도 선뜻 빌려주었다. 또 다른 도움을 요청하면 발 벗고 나서서 무엇이라도 해줄 기세이기도 했다. 아무리 미운 짓을 해도 그의 행동은 이뻐 보였다. 돌아보면 매우 비합리적인 행동이었지만 '호감'의 힘은 그만큼 컸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승민(엄태웅)은 서연(한가인)을 위해 만든 건축모형을 들고 그녀의 집 앞에서 추운 겨울 밤늦도록 그녀의 귀가를 기다린다. 'GUESS'가 아닌 'GEUSS' 티셔츠를 입을 수밖에 없었던 승민은 애꿎은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화를 낸다. 승민은 서연에게 호감이 있었던 것이다.

 

이런 호감편향을 마케터들이 그냥 놓칠 리 없다. 보험설계사 중에는 고객의 생일이나 기념일을 챙기는 사람들이 많다. 고객들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다. 일단 호감을 갖게 되면 상품을 팔기 한층 쉬워진다. 이처럼 광고기획자들이 광고에 잘생긴 남녀를 기용하는 것도 소비자의 호감을 사기 위해서다. 잘생기지는 않아도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 인물을 기용할 때도 있다. 

 

피로스의 승리

승자의 저주는 인수합병이나 법원 경매의 공개입찰에서 종종 일어난다. 비교적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이다. 이들은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하려다가 그야말로 풍비박산이 났다. 2006년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6조 원을 써내 승리했다. 이중 3조 5천억 원은 재무적 투자자를 통해 마련하기로 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2009년 12월이 되면 대우건설의 주식을 주당 3만 4천 원 가격에 되사주겠다며 풋백옵션을 걸었다.

 

하지만 곧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고, 대우건설 주식이 주당 1만 원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서는 이 주식들을 되사기 위한 5조~6조 원의 자금이 없었다. 재계 8위이던 그룹은 결국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금호생명(현 KDB생명)과 대한통운은 매각되었다. 그럼에도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룹의 핵심이던 아시아나항공을 시장에 내놨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게 대우건설 인수전은 '상처뿐인 영광'이자 '사실상 패전'인 셈이었다.

 

이런 승리는 고대 역사에서도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고대 그리스 에피로스의 왕 피로스는 로마와 두 번에 걸쳐 전쟁에서 이겼지만 여기서 너무 많은 장수들을 잃었기 때문에 마지막 전투에선 결국 패하고 말았다. 이런 전쟁의 승리를 빗대어 많은 희생이나 비용을 치른 대가로 얻은 승리를 '피로스의 승리'라고 부른다. 

 

후회회피 심리

당첨 가능성이 낮은데도 사람들은 왜 로또를 매주 사는지에 대해서 미국의 경제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실험을 해보았다. 한 사무실 직원을 대상으로 왜 복권을 사기로 했는지 물었더니 답변자들은 "복권을 구입한 동료가 만약 당첨되어서 회사를 그만두면 내가 비참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당첨금이 높은 복권을 제시할수록 후회의 기회비용도 커진다.

 

45개의 숫자 중 6개의 번호를 모두 맞추어야 하는 한국 로또의 1등 당첨확률은 14만 5,060분의 1이다. 당첨확률은 극히 희박하다지만 누군가는 또 당첨이 되는 것이 로또다. 어쩌면 당첨자가 나일 수도 있는데 아예 사지 않아서 그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아서 사람들은 매주 로또를 산다.

 

흥미로운 것은 후회회피 심리는 단기적일 때와 장기적일 때, 각기 다르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단기적으로는 '실패한 행동'을 더 강하게 후회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하지 않은 것'을 분하게 여기며 마음 아파한다.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 "20년이 지나면 한 일보다 하지 않은 일을 더 후회하게 된다"고 말했다. 

 

경제결정론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은 이 선거구호로 현직 대통령이던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를 눌렀다. 경제는 정치도 압도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1998년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경제는 정치, 사회, 문화 전반을 지배하는 '상부구조'가 되었다. 민생경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정권은 가차없이 교체되었다.

 

경제위기가 오면 사회 분위기가 흉흉해지고 생활형 범죄가 증가한다. 일가족 자살 같은 비극적인 상황도 부쩍 늘어난다. 또 경제 불황기에는 얇아진 지갑 때문에 문화비 지출부터 줄이게 된다. 경제가 나빠질 때 버틸 수 있는 정권은 없다. 경제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8시간 근무

 

"남편이 6시까지 일을 하게 되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간단히 한잔 정도 할 테니 돈도 과히 낭비되지 않을 거예요. 그렇지만 5시에 일이 끝난다면 매일밤 취하게 되니 돈이 남아날 리 없어요. 노동시간 단축으로 골탕먹는 사람은 노동자의 부인들뿐이라니까요."

 

이는 헤밍웨이의 단편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의 한 장면이다. 가정부 마리의 불만은 헤밍웨이가 살던 당시 부녀자들의 실제 불만이었다. 이 작품은 1936년 집필되었는데, 프랑스에서 하루 8시간 노동제가 시행된 해다. 2년 뒤 독일과 미국이 이를 따라간다. 프랑스의 8시간 근무제는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빨랐다.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다. 18세기 산업혁명은 노동자들을 장시간 노동으로 이끌었다. 24시간 기계를 돌리기 위해서는 노동력이 필요했다. 자본주의 초기에는 노동시간과 노동환경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하루 12~16시간씩 일주일에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 노동자가 많았다. 사망과 부상 등 산업재해가 잇따르자 1802년 영국에서 과도한 어린이 노동을 금지하는 법이 만들어졌다. 하루 12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제정했다.

 

프라이버시의 역설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사생활, 즉 프라이버시는 없다. 아니, 그런 개념 자체가 없다. 이미 이 사회는 감시와 통제가 일상이기 때문이다. 이제 사람들은 프라이버시에 둔감해졌다. 이는 조지 오웰<1984> 속의 세상이다. 한번 생각해보자. 작가가 그린 상상의 세계에서만 그럴까?

 

우리는 프라이버시가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프라이버시 보호에 둔감한 경우가 많다. "귀찮다", "별문제가 있겠냐"는 변명이 뒤따른다. 이처럼 프라이버시에 관해 생각과 행동 간의 괴리를 '프라이버시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이성적으로 판단할 때는 프라이버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행동으로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투자에 인색하다. 심지어 매우 작은 눈앞의 이득을 위해 자신의 개인정보를 쉽게 팔아버리기도 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손상영 연구위원이 작성한 '온라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철학적 배경과 산업적 접근'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163명의 실험 참가자들은 개인정보인 '체중정보'를 판매할 때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를 평균 146만원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막상 현금을 내밀자 참가자의 70%는 단돈 100원에 정보를 판매했다. 과연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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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 - 낯선 길에서 당신에게 부치는 72통의 엽서
변종모 지음 / 꼼지락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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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들은 어느 낯선 길에서, 내가 떠나온 사람이거나 나를 떠나간 사람들에게 부치는 엽서 크기의 말들이다. 어쩌면 그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거나 나와 상관없는 미래의 사람들에게 닿을 수도 있겠다. 주머니를 뒤지거나 일기장을 뒤지면 찾을 수 있는, 언제든지 안부 가능한 크기의 말들. 부치거나 부치지 못한 보잘것없는 말들은 결국 세상 어딘가를 떠돌고 있는, 그대의 마음에도 들어 있는 말들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세상에 안부를 묻다

 

이 책의 저자 변종모는 오래도록 여행자이다. 지은 책으로는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짝사랑도 병이다>,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같은 시간에 우린 어쩌면> 등이 있다.

그는 오늘도 우리들에게 엽서를 보낸다. 책은 낯선 길에서 그가 우리들에게 보낸 72통의 엽서를 담고 있다.

 

 

 

미얀마

 

어디를 가든지 자주 스님을 만나게 된다. 한 가정에 한 명은 스님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곳의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바라는 일이기 때문이다. 단정하고 고요한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마음이 되어 잠시 그 뒤를 따르고 싶을 정도다. 더구나 환하게 웃는 동자승을 만날 때면 자세를 낮추고 공손히 인사를 드려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경건함마저 생긴다. 

 

맑다. 맑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 어떤 것도 개입되지 않은 선함이다. 그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아졌다. 좋은 것을 마주하는 일은 항상 그렇다. 작게 웃고 있는 얼굴 하나가 모든 풍경을 빛낸다. 따뜻한 봄의 강가나 화려한 사원에서도 아이의 웃음 한 뼘이 가장 빛나고 좋은 풍경이 되어 자꾸만 발목을 잡는다.

 

 

태국 


치앙마이에서는 일 년에 한 번, 소원이 별이 되는 밤이 있다. 휘영청 달 밝은 보름밤. 달빛에 별이 사라지고 새로운 별이 뜨는 밤. 등불에 담아 하늘로 올려 보낸 소원은 그대로 별이 되었다. 까만 밤하늘로 흐르는 수많은 별.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고, 등불은 스스로 환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날, 무심코 올려다본 밤하늘에 뜬 별 하나.

그 별을 볼때마다 내가 실어 보낸 등불 같은 다짐들을 기억할 것이다.

 

띄워 보내는 간절한 마음이 어두운 밤을 환한 빛으로 수놓으면 저마다 찬란하게 빛나는 밤하늘을 오래도록 바라보며 가슴에 손을 엊는다. 별이 된 등불을 잊지 앟으려 서성인다. 우리는 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또 한 해를 잘 살아낼 수 있을 것이다. 사소한 기쁨도 크게 느낄 줄 알며, 평범이 가장 평온한 날들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라오스 

루앙프라방을 끼고 도는 메콩강에는 물보다 많은 꽃잎이 흐른다. 바람이 불면 잔잔한 강물 위로 나비 같은 물결이 번졌다. 수심 깊은 꽃향기들이 사람들 사이에서도 맡아지곤 했다. 향기의 발원지는 예리하고 아름다운 조각으로 치장한 왓 씨엥통 사원. 며칠째 사원과 강가를 배회하며 꽃의 장막 속에 갇히고 싶었다.

 

사원 마당에는 거대한 부겐빌레아가 하늘로 끝없이 이어졌고, 아무리 흩날려도 끝나지 않을 것처럼 매순간 꽃잎이 축복처럼 찬란히 쏟아져 내렸다. 꽃은 마지막가지 곁에 있는 모든 것을 빛내고 사라져간다.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도 아름답게 살라는 꽃의 부탁을 받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꽃비를 맞으며 아름다운 꽃씨 하나를 내 맘속에 심는다.

 

 

요르단

 

대지를 관장하는 거인이 지구의 어느 한 부분에 두 손을 넣고 틈을 벌린 것처럼, 균열이 간 대지는 지상 속으로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아침 일찍부터 그 틈을 따라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간다. 비밀의 문을 통과하듯 말없이 걷다가 장밋빛 붉은 바위들의 끝에서는 끝내 탄성을 지르고 만다. 마음을 숨길 길이 없다. 감정을 속일 방법이 없던 것이다.

 

버려진 사막 위에서 다시 버려진 채로 세월을 견뎠으나 끝내 발견되고 말았다. 한때 찬란햇던 영화가 고스란히 드러난 바위 도시. 있는 그대로를 가꾸어 집을 짓고, 드러난 그대로를 다듬어 성을 만들었다. 해가 저무는 동안 바위는 여린 분홀빛 장미였다가 그림자가 겹겹이 쌓이면 붉은 장미가 되어 밤을 맞이 했다.

 

요르단 페트라

 

묻히고 묻힌 일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드러날 일들.

잠시 숨죽여 살아야 하는 것으로 억울해할 일은 아니다. 

 

 

 

 

다시, 떠나는 자에게

 

나는 오래도록 여행자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미 낯선 길 위에서 보낸 시간들이 많아져버렸으니, 그것이 여행자의 의무라 믿는다. 여행자의 의무는 여행의 즐거움만을 맛보게 하는 게 아니라 여행에서 비켜나 있는 모든 것들까지 전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어차피 우리가 여행만을 유일한 목적으로 삼고 사는 게 아니라면, 여행에서 배운 것글로 일상을 대처하는 일이 더 유용하다. -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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