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키 7cm가 우리 아이 미래를 바꾼다 - ‘키’가 경력이 된 시대, 유전자를 뛰어넘는 성장 법칙
이선용 지음 / 부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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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키가 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가볍게 치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차피 키는 유전이야!"라고 말하면서 다른 방법이 있다고 하는 건 장삿속이라 생각하는 거죠. 사람들 앞에서 키 크는 방법을 알아보는 걸 어려워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키가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키는 유전이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에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편의 키는 178.5cm, 아내의 키는 163.4cm라고 한다. 이는 남자는 180cm 이상, 여자는 165cm 이상일 경우 더 인기가 많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바로 '키는 유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아이는 키가 크기를 바라는 마음에 남편의 키 혹은 아내의 키가 클수록 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이런 현상에 '반드시 유전이 아니다'라는 현직 개원의사가 있다. 책의 저자이기도 한 이선웅 의사는 아들만 셋 있는 아빠인데, 첫째는 혼자서 잘 커준 덕분에 걱정이 없었는데, 둘째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2살 차이임에도 키가 자라는 게 영 부족해 보였던 것이다. 이에 그는 여러 문헌과 연구조사들을 찾아보면서 '키 성장'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 그 비결을 책에 담았다.


책에 따르면 급성장기 때 성장호르몬이 얼마나 키에 영향을 주느냐에 따라 최종 키가 결정된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네 가지가 바로 ‘수면’ ‘영양’ ‘운동’ ‘식습관’이다. 키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과 성장판을 자극하는 운동은 무엇인지, 언제 먹고 몇 시에 자는지까지 모두 알려주므로 책과 함께라면 우리 아이의 키는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급속성장기의 음식 섭취


키가 클 때, ‘이제 키가 크겠구나’ 하는 상황이 되면 뇌에서 음식을 많이 먹으란 신호를 보낸다. 마치 공장의 생산 주문서와 같다. 키 크는 재료들은 바로 음식이며, 이전에 먹던 양과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


잘 안 먹던 애들까지 밥을 두 공기씩 먹으니 말이다. 그런데, 잘 보살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부모들의 몫이다. 잘 먹는다고 아무거나 막 먹이진 말아야 한다. 즉 아이들은 군것질을 하고 싶어 하겠지만, 몸에 좋은 단백질 위주의 음식을 많이 먹여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에 따른 성장 속도


나이에 따른 성장 속도를 알아보자. 먼저 태어난 직후에 가장 많이 자라고 10세 이후까지 점점 그 속도가 줄어든다. 그러다가 사춘기 때 다시 성장 속도가 증가한다. 보통 이때 키가 많이 큰다. 키 크는 속도가 빠르다는 건 그 시기에 키가 많이 큰다는 의미이다. 이 시기를 지혜롭게 대처해야 최종 키가 더 클 수가 있다.


보통 영유아기 때 아기들이 잘 먹지 않아서 부모들 속을 자주 많이 썩인다. 이때 대충 넘긴다면 후회할 거리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골고루 음식(영양)을 섭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영양제도 챙겨 먹이면 좋다.


반드시 먹어야 할 음식


아연이 풍부한 음식~ 굴, 닭고기, 새우 등

칼슘이 풍부한 음식~ 우유, 치즈, 버터 등

인이 풍부한 음식~ 땅콩, 콩, 생선 등


아연이 부족하면 성장하기 힘들다.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키보다 더 작아질 수도 있다. 피부에 발진이 생기거나 설사가 멈추지 않거나 상처가 잘 회복되지 않는다면 아연 부족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그리고 행동장애에도 영향을 미친다. 


꼭 필요하다고 많이 먹으면 오심(구역질), 구토, 식욕감퇴, 설사, 복통, 두통, 면역기능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으며, 다른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다.


언제, 어떤 종류를 먹는지가 중요하다


아침을 먹지 않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는 어릴 적에 형성된 식습관이 영향을 미친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식사는 세끼를 골고루 먹는 게 좋다. 아침을 건너뛰면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밤늦게 식사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성장호르몬은 잠 잘때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특히, 맞벌이 부부는 내 아이를 위해 이를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고기랑 콩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공기밥에서 콩만 쏘옥 꺼내는 아이들, 야단치는 게 더 힘든부모들은 대충 이런 행동을 넘어간다. 입맛에 안 맞아서 먹기 싫어할 수도 있지만 키가 크려면 단백질 섭취는 필수다. 육류에선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통해서 섭취할 수 있고, 식물에선 콩, 호두 등에서 섭취할 수 있다.


단백질이 중요한 건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아르기닌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서 뼈 성장에 중요한 칼슘 섭취도 꼭 해줘야 한다.


운동은 키 성장에 좋을까?


운동을 하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는 젖산 때문이다. 운동할 때 근육에서 분비되는 젖산의 자극으로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 그렇다면 이 젖산은 어떤 역할을 할까? 바로 열심히 운동을 할 때 부족한 에너지를 간에서 끄집어내는 역할을 한다. 근육을 계속 움직여서 근육이 지쳐갈 때 그렇게 되지 않도록 분비되는 것이다.


그런데, 성장호르몬은 키 성장 말고도 세포의 성장, 재생에 관한 역할도 담당한다. 성장호르몬의 분비량은 일정한데, 지나친 근육 운동으로 근육을 키운다면 여기에 전부 소모될 수 있으므로 키 성장엔 도움되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농구나 줄넘기 같은 운동이 추천된다. 이 부분에선 나도 좀 후회되는 바가 있다. 고교 1학년 때 '바디 빌더'에 꽂혀서 체육관에 열심히 다니다가 어머니에게 엄청 혼나기까지 했다. 한창 키가 클 시점에 엉뚱한 데 호르몬을 다 낭비한 셈이다.


몇 시간 자야 할까?


몇 시간을 자야 키 크는 데 도움이 될까? 최소 8시간은 자야 한다. 그러니까 밤 12시부터 아침 8시 전까지 수면을 취해야 한다. 성적관리 때문에 청소년기에 ‘4시간 집중수면’을 한다면 성장호르몬이 부족할 수도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


굳이 일찍 잠자리에 들 필요는 없지만, 늦어도 12시 이전엔 잠자리에 들어야 도움이 된다. 사실 공부하는 시간도 잠자기 전에 충분하다. 엉뚱한 일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으면 되므로 공부는 잠자기 전에 더욱 열심히 하면 될 일이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수의과대학 노먼 윌스먼 박사는 양羊의 정강이뼈에 작은 센서를 넣어 키의 성장을 관찰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서있거나 돌아다니는 동안에는 뼈가 거의 자라지 않았고, 잠을 자거나 누워서 쉴 때 성장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숙면할 때 키가 자란다는 의미이다.


아토피와 키의 상관관계


2세부터 12세까지 68명의 아이를 조사한 논문이 있다. 아토피 피부 면적이 어느 정도일 때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 내용이다. 이 논문에 의하면 아토피 피부 면적이 전체 피부의 50% 이상일 때 키 크는 데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아토피가 심할수록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력하면 계속 키가 클 수 있을까?


180cm 넘게 키가 크길 바라는 사람도 있을 테고, 지금보다 몇 cm 정도 더 크길 바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키가 크려고 시도하는 온갖 노력은 그 작은 변화를 얻기 위한 것일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 얼마나 클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 시점에서의 과학은 여기까지 알아낸 것이다. 알아낸 사실은 바로 ‘키는 유전적인 영향이 크다. 하지만 모든 게 유전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 외부 환경의 영향도 무시할 순 없다’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유전의 영역'이 있음을 감수해야 한다.


키도 스펙이다.

노력하면 가능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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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유치원 - 우리 아이 문해력 발달의 모든 것
최나야 외 지음 / EBS BOOKS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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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문해력 발달에 필요한 부모의 알맞은 도움이란 무엇일까요? 수십 년 동안 많은 경험을 쌓아온 어른이기에 그 답을 잘 알고 있을까요? 우리는 모두 한때 아이였지만, 어린 시절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어떻게 한글을 깨쳤는지도 가물가물하지요. 그리고 어느덧 성인의 관점에 익숙해진 부모는 아이와 상호작용하며 문해를 지도하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그래서 주변의 말에 휘둘리고, 불안감에 무작정 따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아이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아이의 마음과 발달은 정작 뒷전이 되기도 하지요. 아이의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언제 어떻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지 이 책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 '서문' 중에서




아이가 글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제때' 그리고 '즐겁게' 이를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사실 전세계 언어학자들이 극찬하는 '한글'은 과학적인 체계를 구성하고 있기에 가장 쉽기도 하고 그 모양이 아름답기조차하다. 아이들이 이런 글자의 세계에 들어설 때 행복감을 느낀다면 본격적인 학습의 문과도 쉽게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즉 글자를 안다는 것은 이후 학습동기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총 1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EBS 방송의 '문해력 유치원' 프로그램을 구성하려는 바탕에서 쓰여졌다. 아이들의 문해력을 탄탄하게 발달시키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알차게 담겨 있다, 심지어 시간관계상 방송에 송출되지 못했던 내용들까지 함께 아우르고 있다. 아이들 교육에 힘쓰는 부모, 그리고 아이들을 현장에서 지도하는 여러 선생님들에게 휼륭한 길라잡이가 된다.


★문해력文解力: 문자와 글에 대한 이해력을 바탕으로 읽고 쓰는 능력


균형적 문해 접근법


아이를 ‘어떻게’ 글자의 세계로 인도해야 할지에 대해서 학계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수십 년간 문해 전쟁(literacy war)라고도 일컬어지던 현상이었다. 낱자와 소릿값을 강조하며 성인의 지도를 좇아가자니 아이가 흥미를 잃어서 효과적이지 않고, 책 읽어 주고 노래 부르며 아이의 흥미를 좇아가자니 문해력이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탄생한 문해 지도 접근법이 바로 ‘균형적 문해 접근법(balanced literacy approach)’이다. 아이의 흥미도, 문해 교육도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균형적 문해 접근법의 탄생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균형적 문해 접근법이 무엇인지, 균형적 문해 지도 접근법은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발음 중심 접근법~ 글자와 소리값의 대응, 철자법 원리를 가르침

총체적 언어 접근법~ 글의 의미 이해를 위해 총체적 경험을 중시

균형적 접근법~ 유아 수준에 따라 문자로 재미있는 놀이 추


이름으로 시작해요


아이의 ‘이름’을 소재로 하는 재미있는 놀이는 문해 지도의 훌륭한 출발선이 된다. ‘이름’을 활용할 때 아이의 수준에 맞게, 아이가 즐겁게 글자와 친해질 수 있다. 또한 이름으로 ‘놀이를 통한 쓰기’도 자연스럽게 가능해진다.


많은 학자들이 유아기 이름 쓰기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유아교육기관에서 지도할 수 있는 효과적인 활동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는 ‘이 주의 이름’을 매주 하나씩 선정해서 친구의 이름에 들어 있는 글자를 함께 살펴보고 각 글자로 시작하는 단어들도 생각해 보곤 한다.


엉덩이로 이름 쓰기


몸으로 쓰는 글씨


유아기는 이후 학습을 잘할 수 있는 역량을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평소 꾸준한 신체 활동, 운동을 통해 학습을 잘할 수 있는 뇌를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신체 활동이 인지 기능을 향상함이 밝혀졌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도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다.


사람이 움직이면 심장박동이 증가하고, 그 결과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대뇌 부위에 산소와 피가 더 많이 흘러 뇌가 활성화된다. 또한 신체 활동을 할 때 방출되는 뉴트로핀이라는 단백질,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은 뇌의 신경학적 과정을 효율화하여 인지 기능을 높인다. 아이에게 아무리 좋은 자극이 주어진들 뇌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면 그 효과가 떨어지는 게 자명하다.


도서관은 놀이터


아이가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도 도서관의 독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책을 좋아하게 될 수 있다. 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점차 책과 가까워졌다고 한다. 도서관 프로그램을 경험하면 가정에서 유아의 문해 행동과 부모-유아의 문해 상호작용도 늘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프로그램 참여 후 유아의 학교 준비도, 인쇄물 동기 및 인식, 음운론적 인식, 어휘력, 이야기 이해도 향상된다. 도서관 프로그램을 통해 사서가 유아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그림책 상호작용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도 한층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배고플 땐 메뉴판


특히 유아는 실제 살아 있는 맥락 속에서 잘 배운다. 아침에 일어나서 부모님과 인사를 하고, 씻고, 옷을 입고, 차를 타고, 어린이집이나 유아(치)원에 등원을 하고, 일과에 따라 하루 생활을 하고, 식사 시간이 되면 “잘 먹겠습니다” 감사 인사 후 밥을 먹고, 주말이면 외출을 해서 친척들도 만나고 외식도 한다.


이렇게 반복적인 일상은 특별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사건들을 통해 유아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이를 통해 문해력까지 익히게 된다. 배움의 기회는 늘 주변 가까이에 있으니까 말이다.


결론: 당부 말씀


아이의 호기심을 소중히 여기고 더욱 멋지게 키워 주세요

오감으로 느끼며 잘 노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수많은 이치와 원리를 아이 스스로 깨닫게 지켜 봐주세요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게 해주세요

아이가 생각할 기회를 풍부하게 만들어 주세요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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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전할 땐 스칸디나비아처럼 - 은유와 재치로 가득한 세상
카타리나 몽네메리 지음, 안현모 옮김 / 가디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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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의 언어를 이해하면 그곳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 

이 책은 혹독한 날씨와 자연 친화적인 생활에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북유럽 사람의 진짜 속마음을 들여다볼 기회를 준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4개국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관용구(속담) 50문장을 모아 그 말이 탄생한 배경과 기원,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간결하면서도 재치 있게 풀어냈다. 

북유럽 사람들은 휘게, 라곰 등 수준 높은 라이프 스타일을 가졌으며 어느 나라보다 경제적 기회와 평등권을 공평하게 누린다. 그런 이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는 유머와 재치, 은유로 가득 차 있어 간혹 잘 모르는 사람은 오해를 하거나 상처를 입기도 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언어유희는 그 어떤 말보다 따뜻하고 유쾌하다. 

황금과 푸른 숲을 약속해


많은 사람이 ‘달과 별’에 빗대어 터무니없는 맹세을 하곤 한다. 예를 들자면, '하늘의 별과 달을 따줄게!'처럼 말이다. 하지만 겸손한 스칸디나비아인들은 현실적이고 달성 가능한 것들을 약속한다. 그들은 달과 별을 대신해 ‘황금과 푸른 숲’을 말한다. 이 표현은 원래 남유럽의 ‘황금산을 약속하다’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함께 털을 뽑을 암탉이 있어 


만약 노르웨이 친구의 자동차를 빌렸다가 기름을 풀full 상태로 하지 않은 채 돌려준다면, 그 친구는 아마도 다음에 만나면 '함께 털을 뽑을 닭이 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이 표현은 마치 영국인들이 무언가 따질 일이 있을 때 ‘함께 발라낼 뼈가 있다I have a bone to pick with you(너에게 따질 일이 있어)’라고 하는 것과 거의 똑같이 쓰인다.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너, 옥상으로 올라와!' 같은 느낌이다. 


파란 벽장에 똥 싸고 있네 


고주망태 상태가 아닌 다음에야 벽장에다 볼 일을 보는 사람이 있겠는가. 그런데, 19세기 스웨덴에선 빨간색 벽장에서 변을 보는 관례가 있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서민들은 이 속에 요강을 두었기 때문이다. 


당시 파란색 페인트는 비싸서 고급 가구에만 사용, 특히 도자기나 식탁보를 보관하는 벽장에 칠해졌던 반면 빨간색 페인트는 저렴하기에 서민들의 벽장에 이용됐다고 한다. 그런데, 음주만취한 스웨덴 사람이 이런 색을 구별 못하고 잘못 변을 봣다면 얼마나 창피하겠는가. 이처럼 누군가 바보 같은 짓을 했거나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을 때 이런 표현을 사용함을 알 수 있다.


, 맛있는 청어여 


고급진 레스토랑에 한 커플이 보인다. 젊은 사내가 주섬주섬 바지에서 뭔가를 꺼내어 연인에게 보여준다.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 있다. 그렇다. 로맨틱 가이가 프로포즈를 하고 있다. 이를 받아든 아가씨는 반면에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내민다. 오케이, 성공적인 프로포즈이다. 그런데, 이 사내는 묘한 말을 한다. 


"나를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어요, 나의 맛있는 청어여!" 


사람을 이제 왜 사내가 이런 말을 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맛있는 청어'는 사실상 최고의 칭찬어 중 하나인 셈이다. 




말을 좀 쓰다듬어 


흥분한 덴마크 사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싶다고 해서 영어권 사람들처럼 ‘약 먹고 진정해Take a chill pill’라는 말을 사용했다가는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 대신 ‘말을 좀 쓰다듬어’라고 해보라. 당장 눈앞에 말馬이 있지 않더라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는다. 


이 표현은 동물을 어루만지는 동작이 유발하는 치유 효과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약 보다는 효과가 빠른 '자연치유법'인 셈이다. 물론 강아지를 끌어안거나 고양이를 빗질해 주는 게 더욱 현실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말이다. 


시선을 사로잡는 북유럽 감성 


한 장씩 책장을 넘기다 보면, 그림 속 덥수룩한 ‘털’, 아니 수염 아래로 웃을랑 말랑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웃음마저 절제하는 그들의 진짜 표정이 비로소 보인다. 이는 언어를 초월하는 익숙함과 위로감마저 안겨준다. 현재 핫한 드라마 '우영우'에서 느끼는 외국인의 감성과 일맥상통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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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목소리 태교 - 엄마 아빠의 목소리로 사랑하는 아이와 마주하기
김나연.선호제 지음 / 보일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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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임신부들은 항시 언행을 조심하며, 몸에 해가 될 만한 음식은 삼가고, 태아에게 좋은 소리만을 들려주려 노력하였다. 이러한 행동이 바로 태교胎敎, 즉 배 속의 아기에게 좋은 영향만을 주기 위해 마음가짐과 행동거지를 바르게 하는 것을 말한다.




북아메리카 인디언은 우리 한민족과 매우 흡사하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생활 양식에서 많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문화인류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오랜 옛날 걸어서 베링 해협을 도하할 수 있었을 때 한민족의 일부가 알래스카를 지나 북아메리카에 정착했으며 또 일부는 더 남하하여 멕시코, 페루 등에서 문명을 일구며 살았다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북아메리카 인디언도 태교를 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태아에게 숲의 소리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 배 속의 아기는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등을 들으며 말고 투명한 자연의 순수함을 영혼 속에 채웠다고 한다.


동서양을 통틀어 최초의 태교서적은 조선 시대 사주당 이씨의 <태교신기>로 알려진다. 이 책엔 임신부가 갖춰야 할 정신적 자세는 물론, 금기사항, 음식의 섭취, 일상생활, 태내 교육등 태교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또한, 부성 태교의 중요성과 그 방법까지 언급하고 있다.


목소리 태교의 정석


보이스 스타일링은 말하기호흡으로 자아 정체성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동그라미호흡과 함께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이해심을 키우며, 포물선대화로 소통과 공감을 실현하는 과정을 통해 자아를 확립해가는 여정이다. 그 순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말하기호흡과 동그라미호흡, 포물선대화의 원리와 방법을 습득하는 기본 과정이다.


두 번째는 생각하고 말하기와 낭독훈련, 감정훈련 등 각종 훈련을 통해 제대로 말하기 방식을 체화한다.


세 번째는 어떤 상황에서든 필요에 따라 자신만의 특성이 담긴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보이스 캐릭터의 완성 단계이다.




목소리와 호흡은 불가분의 관계


호흡은 성대를 떨게 하는 기능뿐 아니라 목소리의 질도 좌우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바이올린과 비교해 보자. 바이올린의 현은 성대, 활은 호흡과 같은 역할을 한다. 즉 활로 현을 떨게 만들어 음향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바로 목소리와 같다.


그런데, 여기서 연주의 본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활을 움직이게 하는 손과 몸, 그리고 활로 전해지는 연주자의 감성과 정서가 바로 주체인 것이다. 연주자의 몸이 좋지 않다면 활로 전해지는 기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반면 기분이 좋고 활력이 넘치면 힘찬 소리가 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완벽한 소리를 이끌어내는 연주자의 의도인 것이다.


호흡 역시 비슷한 측면이 있다. 호흡이 목소리를 나게 하지만, 근본적으로 목소리를 좌우하는 건 몸과 마음의 상태이다. 몸과 마음의 상태가 호흡을 통해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호흡 에너지가 강하면 그만큼 목소리도 힘이 있다. 호흡 에너지가 강하다는 것은 몸속 신진대사가 왕성하다는 뜻이다. 그 결과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들숨과 날숨의 양도 풍부해질 수밖에 없다.


숨의 양이 충분하면 강한 압력이 성대를 울리며 힘 있는 소리가 나게 된다. 반대로 가쁜 호흡은 몸이 그만큼 격하게 운동을 했거나 심리적인 압박감이 있었음을 뜻한다. 따라서 좋은 목소리를 원한다면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고, 마음의 안정을 기해야 한다.


아기는 목소리로 희로애락을 느낀다


엄마의 감정은 아기에게 그대로 전해 진다고 볼 수 있다. 엄마가 느끼는 감정과 관련된 호르몬들이 태반을 통해 유입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가 우울하면 아기 역시 우울하다. 엄마가 슬프면 아기도 슬프다. 이는 의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엄마의 감정은 아이에게 직접 연결됨을 밝혀냈다.


상대의 감정을 알아내기 위해 사람들은 대부분 먼저 상대의 안색을 살핀다. 말에 앞서 표정에서 감정을 읽는 것이다. 그러나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태아들은 목소리를 통해 엄마와 아빠의 기색氣色을 감지한다.


즉 날마다 들려오는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 속에 내포된 세밀한 변화를 느낀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엄마 아빠의 감정을 잡아낸다. 부모의 목소리는 태아가 ‘희로애락’이라는 감정의 윤곽을 학습하는 가장 중요한 경로인 것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함부로 마구 대해선 결코 안 된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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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이 된다면 - 닫힌 글문을 여는 도구를 찾아서
캐시 렌첸브링크 지음, 박은진 옮김 / 머스트리드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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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매일 글을 쓰는 일이 벅찰 때가 있다.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리고, 아무 지침도 없이 글을 쓴다는 것이 너무 버겁다. 이럴 때를 대비해 나는 프롬프트로 사용할 잘문을 몇 가지 생각해두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 같은 질문에 규칙적으로 답하는 일이 감정 온도를 재고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을 알내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 '감정 목록 작성하기' 중에서




뭐가 슬픈 거야?

뭐가 두려운 거야?

왜 화가 난 거야?

왜 질투하는 거야?

뭐가 고마워?

무엇을 손꼽아 기다리는 거야?


이런 감정을 묻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과 진정한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다. 이 기법은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무엇이 살아 숨 쉬고 또 참된 것인지 세밀히 살피며, 자기 경험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목표다.


자신에게 다정하기


칼로 딱딱한 굴껍질을 까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실 위험한 작업일 수도 있다. 날이 예리하고 끝이 뾰족한 칼로 굴 껍데기 틈새를 비틀어 입을 벌리게 하려면 칼을 민첩하고 힘 있게 놀려야 한다. 까딱하면 손을 베이기 쉽다.


글쓰기는 굴 까는 칼로 가장 연한 속살을 에는 듯한 고통이 따른다. 우리는 과거를 들추며 밑바닥까지 훑어 흙탕물을 일으킨다. 한편으로는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단호한 의지로 가슴속에 파묻어둔 것을 끄집어낸다면 결국 자신에게 좋은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이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치는 일은 잔인하고 공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런 감정을 어떻게 누그러뜨릴까? 정답은 여기에 있다. 우리가 이 일에 마음을 쏟고 의미를 부여한 만큼 자기 연민과 자기 돌봄의 비중도 높여야 한다. 무슨 일이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기 자신을 돌보아야 한다.


나의 도구상자


글을 쓸 때 휴대전화를 사용해 시간을 재는 일은 자칫 주의가 산만해질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책의 저자는 모래 색깔이 제각각 다른 에그 타이머 세트를 휴대한다고 한다. 글쓰기 연습용으로는 5분짜리 타이머와 15분짜리 타이머를 사용한다.


그러나 설정해둔 시간이 다 되어도 글쓰기를 절대 멈추지 않는다. 타이머는 단지 시작을 위한 도구에 불과할 뿐이다.


자기 목소리 내기


목소리는 입에서 나오는 소리다. 책에서의 목소리란 작가의 개성과 존재감의 특성을 뜻한다. 목소리는 단순하면서도 심오하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자기답게 목소리를 내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


자기다운 목소리를 내겠다는 생각으로 솔직하게 문장을 완성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자신이 어떻게 비추어질지, 타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등 전전긍긍하며 불안해 할 필요 없다. 진흙탕에 피는 연꽃처럼 오롯이 자신의 글로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고치기보단 일단 쓰기


포커 게임을 할 때엔 자신의 손과 결혼해선 안 된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다. 글을 쓸 때 우리는 글의 특정 부분과 결혼해선 안 된다. 이는 판단력을 잃을 수 있음을 경계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두 가지 자아 개념을 생각해 보자. 작가적 자아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장난기가 넘치는 반면에 편집자적 자아는 작가가 한 일에 사사건건 걸고넘어지기를 좋아한다. 즉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문법이 엉망이야”, “전혀 독창적인 생각이 아닌데” 등과 같은 테클을 건다.


문제는 우리가 지레 겁먹고는 편집자의 사고방식으로 너무 빠르게 옮겨간다는 것이다. 편집자적 자아가 필요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명확하지 않은 것을 견뎌내고, 머릿속에서 맴도는 온갖 생각들 사이의 틈을 용인하는 일이다.


이상적인 독자 상상하기


당신이 꿈꾸는 독자는 누구인가? 그들은 당신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고 참여하며 더 많은 것을 듣고 싶어 한다. 또한 당신을 있는 그대로 좋아한다. 당신이 더 깊이 파고들고 더 솔직한 글을 쓰길 바라지, 스스로 부족하다고 책망하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최고의 당신 모습이 아니라 가장 당신다운 모습이다.


그들은 당신을 아끼고 격려한다. 당신이 글쓰기 구덩이에서 더럽고 지저분하며 심지어 피투성이가 될 때도 그들은 여전히 당신 편이다. 당신이 구덩이에서 올라오면 응원해줄 것이다. 그들은 당신의 글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마음에 품어볼 만한 이상적인 독자의 모습이다.


글쓰기 방해로부터 공간 지키기


버지니아 울프는 "작가에게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1세기 작가에게는 물리적 공간보다 정신적 공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의력이 흩어지고 산만해지는 그런 환경은 글쓰기 작업에 암적인 존재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인터넷, 특히 소셜미디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일이다. 노트북에서는 소셜미디어를 열어보지 않고, 휴대전화는 대부분 꺼둔 채 떨어진 곳에 두고 앱 알림도 꺼둔다.


아파트에 거주할 때는 장애물로 삼을 만한 게 없어 이 규율을 지키기가 훨씬 더 어렵다. 그래서 소설가 킷 드 발은 특정 시간 동안 저절로 잠기는 상자에 휴대전화를 넣어둔다고 한다. 만약 좁은 공간에 산다면 그런 상자를 하나 장만하면 좋을 것이다.


작가들에게


글쓰기나 글쓰기로 성공하는 것을 행복의 조건으로 삼아선 안 된다. 책을 쓰기 전에도, 책을 쓰는 동안에도, 아무도 책을 내고 싶어 하지 않아도, 누군가 책을 내더라도, 많은 사람이 책이 훌륭하고 삶을 바꿀 만하다고 칭찬해도, 책이 지루하고 형편없다고 비판해도 우리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글쓰는 행위 그 자체만을 위해 글을 써보자.




글쓰기, 세상에서 가장 입문하기 쉬운 일


글쓰기는 노력이 민들어낸 산물이다. 하지만 그 진입 장벽이 낮아서 세상에서 가장 입문하기 쉬운 분야이다. 왜냐하면 필요한 장비가 거의 없어서 아무 곳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마치 운동화만 있으면 어디서든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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