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으로 승리하는 기업
프레드 라이켈트 외 지음, 도지영 옮김, 신우석 감수 / 콘텐츠랩오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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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의 디지털 혁명은 NPS(순추천고객시스템)에 크게 의존한 경우가 많다. 고객이 기업의 추천인이 되도록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끄는 경험(적절히 사람의 손길을 더해)을 제공하는 디지털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디지털 시그널 분석과 설문조사를 하나로 묶는 것이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엔터프라이즈 렌터카, USAA, 칙필에이 등은 모든 기업들이 통상 추구하는 이익과 성장보다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데 목적을 두었다. 즉 이익이나 성장은 유익한 부산물일 뿐이고, 기업의 핵심 사명은 고객에게 행복을 전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광고나 마케팅 수단에 많은 비용을 들이는 대신 직원들이 반드시 고객을, 그리고 직원들 상호가 올바르게 이끌어 기업의 성장을 이루었다. 그래서 고객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이윤을 더 남기려는 가격 책정은 물론이고, 보일 듯 말 듯 깨알 같은 글씨로 고객에게 불리한 세부 조항을 삽입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고객은 기업의 이런 애정을 느껴 더욱 자주 찾고, 지인들에게도 소개한다. 결국 이것이 지속가능하면서 수익성 있는 성장의 밑거름이다.


고객 중심이라는 목적의 가치


애플, 아마존, 티모바일, 엔터프라이즈 렌터카, 코스트코와 같은 대기업과 와비 파커, 펠로톤, 츄이 등 디지털 혁신 기업을 포함해 오늘날 승리를 거머쥔 기업들은 고객 중심을 핵심 가치로 삼아 경영을 지속해왔다. 이들 기업의 경영자는 직원들에게 다른 어떤 이해관계자보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신념을 불어넣었다.


순추천고객지수는 많은 기업 중 승리자가 될 회사가 어는 곳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에 기업들은 순추천고객지수를 사용, 목적 대비 사업이 얼마나 진전되었는지 측정할 수 있다.


주주수익 최대화 추구


주주수익 최대화를 목표로 삼고, 특히 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그저 그런 성과를 거두면서 결국엔 사업 하락세를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고객을 향한 기업의 애정을 느끼지 못하면 고객 또한 기업에 대한 충성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능력 있는 직원은 주주의 배만 불리는 일에 자신의 인생을 바치려하지 않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날 것이다.


기업이 승리하는 공식


기업이 승리하는 공식은 비교적 간단하다. 목적을 지닌 리더는 직원이 고객의 일상을 밝게 밝히는 일을 통해 일에 대한 의미와 목적을 찾도록 돕는다. 훌륭한 직원을 영입하고, 직원의 의욕을 북돋운다.


직원 또는 직원이 속한 해당 팀이 고객의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었다는 점을 인정받고 이에 대해 보상을 받으면 목적이 이끄는 수레바퀴가 다시 힘을 얻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경제적 번영의 속도가 빨라진다. 이 방법이 바로 개인과 조직 모두가 성공으로 가는 방식이다.


리더의 첫 번째 책임


기업의 주된 목적이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일 때, 리더의 첫 번째 책임은 앞서 밝힌 것처럼 본질적으로 영감이 느껴지는 미션을 직원들이 받아들여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안전하게 그리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직원들은 지속적으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팀 내에서 가치 있는 역할을 맡을 수 있고, 미션을 완수했을 때 적절한 인정과 보상이 주어져야 의욕을 느낀다.


NPS와 총주주수익률의 상관관계


존 레기어 CEO가 취임한 후, 티모바일을 목적 지향의 고객 사랑 성장엔진을 가진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뒤 실적이 천정부지로 급등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존 레기어와 티모바일의 경영진은 속임수, 함정, 예상치 못한 수수료를 전부 없앰으로써 나쁜 이익을 체계적으로 없앴고, 티모바일은 업계 최고의 총주주수익률을 기록했다.




위 도표를 살펴보면 훨씬 흥미로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NPS 선도기업인 티모바일은 업계 최고의 총주주수익률을 나타낼 뿐 아니라 VTI(뱅가드총주가지수) 기준 수익률을 넘긴 유일한 기업이다. 즉 투자자에게 실제 가치를 전하는 건 NPS 선도기업뿐이라는 뜻이다.


고객 기반 회계


회계장부상의 숫자는 경제 현실을 측정하는 것에서 점점 더 멀어져 더 이상 기업 건전성을 추진하기 위한 필수 요인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 원칙은 매년 얼마나 많은 고객이 기존 고객의 열성적인 추천 덕분에 늘어나는지는 물론이고, 얼마나 많은 고객이 구매를 늘리는가 혹은 얼마나 많은 신규 고객이 생기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도 침묵할 뿐이다.


끈기를 갖고 지속하라


고객 자본주의의 넓은 원칙(고객을 사랑하라, 팀을 존중하라, 투자자를 존중하라, 황금률을 준수하라, 탁월한 혁신을 추구하라)을 끈기 있게 구현하려는 기업의 유일한 희망은 업무를 잘못된 방향으로 밀어붙이는 온갖 지배적인 흐름을 거스르고 싸워 이기는 데 도움이 될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갖추는 일이다. 그러한 시스템이 없으면 직원들은 예산 회의, 주간 판매 목표, 자본 배분 모형 등 전부 단기적인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방향의 힘을 강화하는 급류에 휩쓸려 하류로 떠내려가 버리고 만다.


순추천고객지수에 의한 경영 시스템


사회에 첫발을 베인에서 내디뎠을 때부터 경력을 쌓는 내내 책의 저자인 프레드 라이켈트가 개발한 툴과 시스템의 도움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했다. 내가 베인의 CEO로 재직하던 시기 베인은 프레드가 개발한 순추천고객지수를 세계 최초로 실행한 회사가 되었고, 순추천고객지수가 완전한 경영 시스템으로 진화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후 이베이, 서비스나우, 나이키의 CEO로 재임하면서도 직원들이 성과를 창출하는 데 프레드가 개발한 개념과 시스템의 도움을 지속적으로 받았다. - 존 도나호, 나이키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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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흔든 50가지 범죄사건
김형민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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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벌어지고 나타나는 범죄라는 '‘사회적 거울’'을 통해 우리 스스로의 모습 그리고 인류가 살아온 역사의 단면을 함께 엿보고, '‘괴물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가다듬어 보고 싶어서였다. - '‘들어가며'’ 중에서




책은 총 2부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당신이 몰랐던 세계사 속 범죄자 열전)는 세계사 속 범죄자의 면면을 살펴보는데, 1장은 <모나리자> 도난 사건, 제1차 세계대전의 불씨가 된 ‘프란츠 페르디난트 암살 사건’, 인권 존중의 전범이 된 ‘미란다 원칙’ 등 역사를 바꾼 범죄 이야기를 다룬다. 2장은 만들어진 괴물의 사연인데 맹목적인 연쇄살인범 ‘헨리 하워드 홈스’, 900여 명의 동반자살을 이끈 사이비 교주 ‘짐 존스’ 등이 소개된다.


이어서 3장에선 노동자의 형편을 고려하지 않았던 철강왕 ‘카네기’, 황당무계한 면죄 조건의 면죄부를 팔았던 종교사기꾼 ‘요한 테첼’, 절대 권력자의 내시 위충현 등을 통해 야만적 범죄를 살펴본다. 4장은 죄 없는 마을 주민들을 몰살시킨 ‘미라이 학살’ 관련자들, 아내 살해 누명을 쓰고 12년간 옥살이를 한 의사 ‘샘 셰퍼드’ 등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 정의는 살아있는지 살펴본다.


모나리자 도난사건


기네스북에 따르면 현존하는 예술 작품 중 최고의 몸값은 40조 원 상당 가치를 지닌 <모나리자> 그림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여기에 10배를 더한 돈을 준다 할지라도 그림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는 절대로 팔지 않을 게 분명하다. 2002년, 프랑스로 자유여행을 갔을 때 우리 가족은 루브르 박물관의 대표 선수 격인 이 작품 앞에 서 있었다. 몰려든 관광객들의 발길로 인해 제대로 실물 감상이 어려운 지경이었다.


놀랍게도 이 명화는 당초 루브르의 심장으로 여겨질 그런 위상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데, 1911년 8월 벽에 걸렸던 그림이 도난 됨으로 말미암아 예상 밖으로 <모나리자>의 가치 평가가 수직 상승하게 되었던 것이다. 평소엔 미처 느끼지 못하다가 분실된 후 밀려오는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니까 말이다.


이에 프랑스 경찰은 눈에 불을 켜고 용의자를 수사선상에 올렸다. 과거 도난품을 사들여 구설수에 올랐던 파블로 피카소, 박물관을 불태우라고 주장했었던 기욤 아폴리네르 등 두 사람에게 온통 시선이 몰렸다. 하지만 실제 범인은 따로 있었다. 대담하게도 박물관에 걸린 <모나리자>를 벽에서 떼어내 태연하게 들고 나간 사람은 이탈리아 사람 ‘빈센초 페루자’였다.


이탈리아의 미술상 알프레도 제리의 신고로 인해 10만불에 이를 팔려던 페루자가 이탈리아 경찰에 체포되었다. 아마도 그림이 피렌체의 돈많은 귀족에게 팔렸다면 이 그림은 영원히 루브로로 돌아오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탈리아인들도 이 그림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국외로 반출된 이탈리아 예술품이 어디 한두 점 뿐이었겠는가.


아무튼 페루자의 범행동기는 밝혀졌다. 모나리자를 프랑스로 가져간 나폴레옹에게 복수하고 (이건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 이를 고향으로 되돌리려 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이 밝혀지자 오히려 페루자는 절도범이 아니라 이탈리아의 국민적 영웅이 되고 말았다. 당시 이탈리아는 통일 왕국을 이룬 지 수십 년밖에 안 되는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절도가 밝혀진 이상 결국 이 그림은 프랑스로 반환되었다. 현재 이탈리라 사람들은 이 그림을 이탈리아로 가져오길 강렬히 원한다고 한다.


미국의 연쇄살인범


콜럼버스의 신세계 발견 400주년을 축하한다는 명목으로 시카고에서 세계 박람회가 개최된다. 1893년 박람회 개최까지 ‘단 3년의 기간 동안 완전한 도시 하나를 파리 박람회의 영광을 뛰어넘을 정도의 수준으로 건설’했고 광기 어린 건설 과정에서 시카고로 몰려든 수많은 이가 목숨을 잃고 고통받았다.


미국인 헨리 하워드 홈스는 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기괴한 사업에 맛들려 있었다. 즉 변사체를 구해 병원에 해부용 시신으로 판매하는 사업이었다. 당시 각지에서 몰려든 이민자들의 빈민굴에서 무연고 시신을 구하기 손쉬웠다. 이후 그의 사업은 더욱 대담해졌다. 표적으로 삼은 사람을 보험에 들게 한 후 죽인 다음 보험금을 가로채고, 시신은 해부용으로 팔아넘긴 것이다. 사업가라기보다는 살인마인 셈이다.


홈스는 박람회 기간 동안 마치 자신의 성城 같은 호텔을 지어놓고 광기어린 사업을 벌인다. 박람회를 보러 온 손님들, 일하러 온 사람들 가운데 운 나쁜 사람들은 가스실과 화장터까지 갖춘 홈스의 호텔에서 빠져나가지 못했다. 최대 200명으로 추정되는 희대의 살인사건인데, 결국엔 보험 사기를 집요하게 추적하던 형사에 덜미를 잡혀 이 사건이 만천하에 드러났던 것이다.


아내 살인 누명을 쓰고 옥살이한 의사


“아내는 얼굴이 다 부서질 만큼 잔인한 공격을 받고 죽었는데 정작 남편은 범인과 두 차례 마주쳐 격투를 벌이고도 살아남았다? 말도 안 된다! 범인은 남편이야!”


특히 언론은 별 증거도 없이 샘 셰퍼드를 범인으로 예단해버렸다. 이후에도 흥분한 언론은 수백 건의 기사를 생산하며 셰퍼드를 살인자로 몰아갔다. 지역 라디오 방송에 ‘셰퍼드의 정부(情婦)이며 그와의 사이에 아이를 두고 있다.’라는 정체불명의 여성이 출연할 지경이었으니 그야말로 언론이 북 치고 장구 치고 태평소 불며 추임새까지 넣은 셈이었다.


이는 해리슨 포드 주연의 영화 <도망자>(1993년)의 실제 모델이 되기도 했다. 1954년 7월 4일 일요일밤, 미국 오하이오주에 살았던 의사 샘 셰퍼드는 이웃들과 함께 저녁 파티를 즐기다가 이웃들이 귀가하기도 전에 소파에서 곯아떨어졌다. 부인은 이웃 부부들이 모두 돌아간 뒤 2층 침실로 올라갔다. 일곱 살 아들도 자기 방 침대에서 곤히 잠들었다.


2층에서 아내의 다급한 비명 소리가 들리자 잠에서 깬 샘은 침실로 급히 올라갔다. 누군가 있음을 발견하지만 이내 머리를 둔기에 맞고 쓰러졌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그는 참혹한 아내의 피살 현장을 목격했으며, 누군가 후다닥 도망치는 모습을 포착하고 잡아채려 했지만 또다시 두들겨 맞고 의식을 잃고 말았다. 도망친 남자는 머리가 덥수룩한 백인이었다는 샘의 기억 뿐이었다.


아침이 찾아오고 현장엔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수사 결과 아내를 살해한 둔기는 현장에 없었고, 집안의 금품이 없어진 상태였기에 흔히 발생하는 강도 살인 사건으로 보엿지만 경찰과 언론들의 의심은 남편인 샘에게로 쏠려 증거도 없으면서 아예 그를 범인으로 예단하고 말았다. 언론이 검사, 판사, 배심원 노릇을 다한 셈이었다.



이어서 2부는 한국사를 뒤흔든 범죄를 재구성해본다. 1장은 나쁜 놈들의 이야기인 셈인데 복싱 세계 챔피언 타이틀전에 가짜 복서를 데려오는 파렴치한 범죄, 중동 건설붐 때 독버섯처럼 파고든 제비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2장에선 일제 강점기 시절 민족차별의 모멸감에 무차별로 살인했던 ‘이판능’, 가족 살해 후 자살을 택한 50년 전 2인조 카빈 강도, 빈번하게 등장했던 ‘고려장’ 사건 등을 다룬다. 3장은 밀수꾼, 도굴꾼, 보물찾기, 보험 살인, 일제 강점기의 스토킹 등 한국사의 풍경을 되짚어본다. 4장은 남파 간첩, 고정간첩, 이중간첩 그리고 간첩을 ‘만든’ 애국적 버러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IBF 타이틀전 합동범죄


한국 프로복싱의 전성기는 1970년대 중반에서 1980년대까지라고 말할 수 있다. 홍수환, 유제두, 염동균, 김태식, 장정구, 유명우 등 내로라하는 챔피온들이 탄생했다. 당시 세계적인 복싱기구는 WBA, WBC로 나뉘는 양대 산맥이었다. 이후 1980년대 초반에 IBF라는 새로운 기구가 끼어들었다.


그런데, 지금껏 험난했던 챔피온 고지에 뻔질나게 태극기가 꽂히는 일들이 IBF에서 발생했다. 심지어 한국 선수들끼리 세계 타이틀전을 치르는 진귀한 풍경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이러면서 챔피언 벨트의 값어치가 평가 절하되어 갔다.


당시 IBF 플라이급 챔피언 권순천은 4차 방어전을 국내에서 치렀다. 상대 선수는 콜롬비아에서 온 무패의 복서 알베르토 카스트로로 KO율이 70%를 넘는 하드 펀처였다. 막상 경기는 지루했고, 중반 권순천의 회심의 펀치가 적중해 KO로 경기가 끝났다. 며칠 후 중남미 현지에서 충격적인 외신이 날아들었다.


“한국에서 타이틀전을 치렀다는 IBF 세계 랭커 알베르토 카스트로는 한국에 간 적이 없다.”


아니 그럼, 한국에 와서 시합도 하고 훌륭한 복서라는 칭찬도 받은 알베르토 카스트로는 어디 사는 누구란 말이냐. 외신이 연이어 날아왔다. 한국에서 시합한 선수는 ‘카라발로 플로레스’고 진짜 카스트로는 황당해하고 있다고 말이다.


가짜 도전자를 상대로 세계 타이틀 매치가 벌어져 KBS가 중계하고 수천 명이 표를 사 수백만 명이 경기를 지켜보며 열광했으니 이는 범죄 행위였다. 프로복싱계의 대부로 불리던 전호연 씨와 남미에서 온 복싱 사기단은 모두 구속되었으며, 이로 인해 한국 프로복싱계도 정화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왕서방은 돈을 벌었지만 재주 넘은 곰 역할을 한 복싱 선수들은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할까.


간첩을 만든 사람들


육군 참모총장을 지낸 이종찬 장군은 김창룡을 불러 일갈한 바 있다. “전기 고문을 해대면 아무거나 불지 않을 이가 어디 있느냐. 이 버러지 같은 놈아!”


1956년 특무대장 김창룡이 그의 전횡에 불만을 품은 군인들에 의해 암살되었을 때 이승만은 말했다. “그는 나라를 위해 순국한 것이며 충렬의 공훈을 세운 것이다.” 김창룡 같은 ‘버러지 애국자’들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양산되고 활약한다.


영화 <1987>에서 배우 김윤식이 열연한 배역은 바로 '박처장'이다. 본명이 박처원인 그는 실존 인물이었는데 평안도 용강 지주 집안 출신으로 부모가 공산당 손에 죽었기에 빨갱이를 잡는 데는 공산당 못지 않게 잔인하고 가혹했다. 열일곱 나이에 남하, 공산당 잡겠다는 일념으로 경찰에 투신, 경무관까지 승진했다. 북한에서 그를 죽이려고 암살 간첩까지 내려보냈다는 얘기도 있다. 혁혁한 공로를 세우는 과정에서 그는 김창룡을 닮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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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인정받는 말하기 수업
임유정 지음 / 원앤원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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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 수 있을까? 정답은 하나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이 아닌 2인칭 시점으로 생각을 하는 것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철저히 상대가 원하는 말을 한다. - ‘지은이의 말’ 중에서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는 스피치의 필요성, 성공적인 스피치를 위한 3가지 조건 등을, 2부에서는 보이스 플롯, 리듬 스피치 플롯, 보디랭귀지 플롯, O-B-C 플롯, 에피소드 플롯, 명언 플롯, 비유 플롯 등 스토리가 있는 스피치를 위한 7가지 플롯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2부에서 설명한 7가지 플롯의 실전응용법을 예시로 알려준다. 즉 자기소개, 건배사, 축사, 강연, 프레젠테이션, 행사 사회 진행, 미디어 인터뷰 스피치 같이 구체적 상황을 제시한다.


말을 잘한다는 것 vs 잘 말하는 것


매일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상사가 있다. 마치 녹음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말이다. 왜 이럴까? 머리에 새로운 인풋이 투입되지 않으니 새로운 아웃풋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새로움이 채워지지 않으면 이처럼 구식 녹음기만 주구장창 리플레이할 뿐이다.


무언가를 ‘잘한다’는 것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틀 안에서 자유로워질 때 얻을 수 있는 평가다. 춤을 잘 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가운데 일명 ‘막춤’을 잘 추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스피치도 마찬가지다. ‘말을 잘한다는 것’과 ‘잘 말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단순히 막힘없이 술술 말을 잘한다고 해서 ‘잘 말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움이 계속 채워지지 않는다면 앞서 말한 상사의 사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이 말하는 틀 안에서 잘 말할 수 있도록 후천적인 학습과 노력을 통해 자신의 스피치를 점검해야 한다.


반복적인 훈련이 요구된다


영화 <킹스 스피치>엔 심한 말더듬이 증세를 보이는 조지 6세의 말더듬이 극복 과정이 소개된다. 흔리 우리들은 말하기에 관한 불편한 진실 중 ‘스피치는 타고나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지만, 조지 6세의 극복 과정을 통해 후천적인 노력으로도 스피치를 잘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스피치는 기술이다. 기술을 익히려면 반복적인 훈련이야말로 필수불가결한 요건이다. 한두 번의 연습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불철주야 노력만으로 스피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셈이다. 끊임없는 반복적 훈련은 결국 달인達人을 탄생시킨다.


“활시위를 당기는 기술은 직관이 될 때까지 갈고 닦아야 한다. 활시위를 당길 준비를 하고 호흡을 고르고 눈으로 과녁을 응시하는 것은 기술이다. 하지만 활을 발사하는 순간은 직관이다.”


스피치도 마찬가지다. 원고를 준비하고 거울을 보며 목소리와 보디랭귀지를 점검하는 것은 기술이다. 그렇지만 정작 무대에 올라 청중과 호흡하는 것은 ‘직관’이다. 기술은 준비이고 직관은 ‘능수능란함’ 이다.


처음에 숟가락으로 밥을 떠먹을 때 어떻게 쥐고 어떤 각도로 떠먹어야 흘리지 않는지 하나하나 신경 써야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별 어려움없이 숟가락으로 밥을 먹을 수 있지 않은가? 스피치도 처음 도전할 때는 하나하나 신경을 써야 하지만 기술의 반복훈련을 통해 ‘직관’이 만들어진다면 전문적이면서도 세련된, 그리고 청중과 호흡하는 스피치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스피치에 대한 두려움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를테면 “어떻게 말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는 고민이다. 이런 두려움은 무지無知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즉 말이 어떻게 생겼는지, 성격은 어떤지, 어떻게 친해져야 하는지를 알면 더 이상 두렵지 않을 것이다.


두려움을 이기려면 스피치에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 여기서의 안전벨트란 바로 ‘준비하고 또 준비하는 것’이다. 인공위성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세상이 어떤 흐름으로 이어져 있는지 한눈에 보일 것이다. 스피치도 마찬가지다. 내가 할 스피치를 전체적으로 한번 조망해보는 것이다. 그런 다음 세부 사항들을 챙기다 보면 콘텐츠에 대한 확실한 준비로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스피치 전체에 어떤 논리적인 틀을 입히면 좋을까? 그것은 바로 O-B-C다. O는 오프닝(Opening), B는 본문(Body), C는 결론(Closing)을 말한다. 오프닝은 글로 치면 서론에 해당한다. 사람들은 발표할 때 서론을 생각하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명심하라. 발표의 1단계는 서론이다. 반드시 서론으로 시작해야 논리적으로 말한다고 할 수 있다.


7가지 플롯


1. 보이스 플롯~ 안정적이고 힘 있는 목소리

2. 리듬 스피치 플롯~ 리듬으로 스피치에 생명력을

3. 보디랭귀지 플롯~ 제스처, 청중들을 집중시킨다

4. O-B-C 플롯~ 논리적인 스피치

5. 에피소드 플롯~ 다양한 에피소드로 스토리텔링

6. 명언 플롯~ 명언으로 스피치에 깊이를

7. 비유 플롯~ 비유로 생생한 스피치를 전달


7가지 플롯의 실전응용법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를 좋아한다. 앞에서 배운 다양한 에피소드를 활용해 매일 들었던 이야기가 아니라 새로운 정보가 들어 있는 이야기를 한다면 사람들은 내 말에 집중한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 바로 웃는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스피치는 웃으면서 말하기만 하면 사람들에게 시각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웃기’, 사실 이 간단한 것이 사람들 앞에서는 왜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말하기’다. 말을 할 때 적당한 크기의 발성과 정확한 발음으로 이야기한다면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건배사를 할 때


건배사를 할 때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너무 잘하려고 욕심내지 말아야 한다. 건배사는 자연스러움이 중요하다. 건배사는 격식 있는 자리보다는 대부분 술자리에서 하며, 술을 더 맛있게 해주는 조미료 역할에 불과하다.


조미료 스피치를 너무 어렵고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자. 건배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준비한 건배사를 잊어버리거나, ‘실수하면 어떡해? 그냥 대충 하자.’라고 생각해 아예 준비해놓은 것을 하지 않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는가? 건배사 하나 실패했다고 해서 인생이 달라지지 않는다. 건배사를 잊어버려 헤매면 그것 또한 청중에게는 큰 웃음을 줄 수 있는 유머 조미료가 되니, 어차피 술자리에서 품격 있는 주사 하나 더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세련된 PT를 위한 5가지 조건

자료 수집과 청중 분석이 먼저다

O-B-C라는 논리적인 구조 틀을 마련

말 안에 반드시 '이득'을 넣어라

설득력을 높여주는 친절한 리드멘트

쉽게 말하기


친절한 리드멘트


아리스토텔레스는 스피치의 가장 큰 매력이자 목적이 ‘자유로워지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우리들은 과연 PT라는 발표 현장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이제 PT 스킬을 업그레이드해 무대 위에서 진정으로 놀 수 있는 자유로운 기분을 누려보자.


“자, 이제 6시그마의 본질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처럼 친절한 리드멘트를 넣어주면 프레젠테이션에 설득력이 올라간다. 여자들은 참 사소한 것에 감동한다. 연애 시절 차를 탈 때 차 문을 열어주는 것, 걸어갈 때 살며시 가방을 들어주는 것, 얼굴에 뭐가 묻은 것 같다며 부드럽게 떼어줄 때 등처럼 사소하지만 강력한 친절에 여자들은 남성에게 호감을 느낀다. PT도 마찬가지다. 사소하지만 리드멘트를 해줬을 경우 굉장히 친절한 PT가 된다. 리드멘트는 말 그대로 이끌어주는 멘트를 말한다.


타고난 사람보다 준비한 사람이 이긴다


막연하게 스피치를 할 때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대표 스피치 트레이너인 저자 임유정은 말하기를 업으로 삼은 지도 20여 년이 지났다. 아나운서, 쇼핑호스트, (주)라온제나 스피치학원 대표로서 코칭을 했던 모든 노하우를 우리들에게 전달한다. 끊임없는 노력만이 성공적인 스피치를 보장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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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바꾸기로 했다 -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나를 위한 성장 심리학_꿈과 성장
우즈훙 지음, 이에스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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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면서 끊임없이 여러 가지 도전과 전복을 경험한다. 감정의 진폭이나 사상이나 이념이 바뀌기도 한다. 다른 노선의 길을 가다가 돌아올 수도 있고 자신이 선택한 길만 묵묵히 가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생명의 실제 과정이자 한 사람의 영혼이 끊임없이 단련되는 과정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총 2부로 구성된 책은 파트1 ‘꿈’ 부분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쏟을 수 있는 일을 통해 생명이 가득한 삶을 사는 인생에 대해 풀어놓고, 파트2 ‘성장’ 부분에서는 참된 자아와 거짓 자아를 구분해 내는 법을 익히도록 도와준다.


사람은 긴 인생을 살면서 온갖 도전과 고난을 겪는다. 그 속에서 자신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주변 상황이나 시선에 휘둘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이 책은 스스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점검하고, 진정한 ‘나’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심리 문제를 다룬다.


파트1 꿈


영웅이 길을 떠나는 의미


동서고금의 유명 영웅들은 모두 기난 긴 여정을 통해 자기 성장을 도모했다. 이런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 내면에 숨은 고통과 어두움이 무엇인지 자각해야 한다. 마찬가지다. 우리들도 얼마나 단련되어 있는지, 어느 정도까지 이겨낼 수 있는지 자신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즉 자신의 고통을 건드려야 고통을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어두움을 건드려야 어두움을 받아들일 수 있다. 긴 여정을 통해 고통을 감내해야 그 가치를 알고, 어둠이 곧 힘이자 희망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정신 분석론에 따르면 사람의 공격성은 훈련되고 길들여지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원시적 공격성을 잠재운다는 의미인데, 공격적인 삶은 주체적으로 자기 인생을 펼치는 과정이다. 자신을 드러내고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서로 부딪히며, 넘어지고, 다쳐봄으로써 치료를 하거나 조심하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 즉 잘못하면 바로 잡을 방법을 찾고, 실수하면 다른 방향을 창조하거나 쟁취할 수 있다.


에너지의 흐름


“자신을 믿는 마음은 생명력의 에너지원이다”


에너지의 흐름이 막히면 벽에 가로막힌 느낌이다.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신의 존재 자체가 무시당한 기분까지 들기도 한다. 이처럼 내적 에너지가 소멸되면 자기 존엄성이 상실되는 것으로, 심하게는 죽음의 공포를 부르기도 한다.


어떤 이는 큰일 앞에서 쓰러지지 않으려고 버티지만 의외로 작은 일 앞에서는 통제력을 잃어버린다. 핑계를 찾고 자기 책임에서 벗어날 궁리만 하지만 이게 여의치 않아서 불안할 때 좌절이 엄습한다. 에너지가 고갈돼 이제는 의미 없는 삶이라고 포기하는 것이다.


자기 의지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은 모든 것이 자신에게 불합리하다고 느낌으로써 인간관계와 사회적 관계에서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여긴다. 그래서 이를 회피하고자 단절되고 일방적인 소통만 원한다. ‘키보드 워리어’들이 사회적 현상을 모두 불편하게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의 경계를 넓혀라


동물의 세계를 다룬 동영상을 보면 동물들도 배설물 등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표시한다. 초식동물은 육식동물의 영역을 인정하면서 경계선 상에선 항상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요즘 우리들도 흔히 ‘선을 지켜라’, ‘선을 넘었다’ 등의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이또한 경계를 의미한다.


그렇다. 우리들은 타인들과 함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비록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서로의 선을 넘지 않으면서 부댓끼며 살아간다. 그런데, 지켜야 할 선을 넘는다는 것은 바로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타인도 인정해주는 자신만의 경계를 넓혀야 할 것이다. 넓힐수록 제한과 구속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경계와 이익은 사회생활의 기본적 수칙이다. 서로의 경계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좋은 사회가 된다. 자기합리화 명분들을 근거로 함부로 개인의 이익을 착취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전제로 인해 더불어 사는 사회가 구현되고 아름다운 현상들이 창조될 수 있다.


내면의 소리를 경청하라


가장 바람직한 자아 성장은 관계에서 자기 본성이 성숙하게 변화하고, 긍정적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본성이 억압받으면 겉으로는 성장한 것처럼 보이나 내면은 영양 결핍으로 곪아간다. 반대로 자기 본성을 응원받고 지지받으면 상대의 양분까지 흡수한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자.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자기만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드러내면 주변과 사회에서 인정받는다. 내면에 감춰진 진짜 자신을 표출하면 관계 속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자기 내면을 단련시키는 기회와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얻는다.


마음속 깊은 곳의 목소리를 듣자. 자기 내면의 요구를 충족시키면 이해하고, 감사하고, 경청할 힘이 생긴다. 진정으로 ‘참 자아’를 알게 된다. 사회도 이런 우리를 반긴다. 자기를 드러내는 두려움을 이겨낸 사람만이 세상에서 유일한 ‘나’로 살 수 있다.




파트2 성장


자아의 껍데기


자아는 물을 담는 용기容器와 같다. 용기는 껍데기일지라도 자신의 생명력을 보호하는 안식처이자 가정과 같다. 즉 자신을 보호하는 동시에 그 자체로도 존립하는 존재란 의미이다. 자아를 관리하며 자신이 정한 안전한 공간에서 생명력을 표출하는 연습과 훈련을 해야 한다. 선과 악, 어둠과 빛을 구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선과 악을 구분해낸 빛으로 자신의 내재적 어둠을 밝힐 때 자아는 견고해지고 제련된 쇠붙이처럼 단단해진다.


연약한 사람은 자신을 공격한다


자기 비난과 반성은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는 행위다. 타인은 통제할 수 없지만 '나'는 통제할 수 있으므로 나를 변화시킨다면 일이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간다고 믿는다. 이처럼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 찾는 것은 성숙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심리이다. 그런데 무조건 자신에게 죄를 묻는다면 근본적 문제의 원인을 밝힐 수 없다.


무언가로 좌절하게 되었을 때도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되 집착하거나 정도에 지나쳐서는 안 된다. 자신의 잘못이나 문제점에 대해서는 스스로 위로하고 다른 사람의 지지를 요청하면 좋다.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슬픔이나 좌절은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어야 한다. 더불어 무엇이 원인이든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객관적 시선으로 외부의 문제점도 함께 찾는다면 자기 위로에 도움이 된다.


자신을 발견하자


자아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이들은 자기 존재의 가치를 부인하게 된다.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므로 세상에서 숨으려고만 한다. 그 결과 상대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동반되지 못해 인간관계도 단절될 수 있다.


관계 맺음은 서로의 거울이다. 먼저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자신을 보게 되면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느낀다. 몸과 마음이 파괴된 내담자에게 상담사가 따뜻한 그릇이 되어 공감해준다면 내담자는 상처를 극복해간다. 스스로 거울을 내면화해 자신과 다른 사람을 관찰하게 된다. 상대를 통해 자신을 더 잘 알게 된다.


가짜 자아


아이에게 거짓된 자아가 형성되는 것은 부모의 요구나 의지를 아이에게 지나치게 강요했거나 부모 자신이 자아 세계가 붕괴된 상태로 아이를 대했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런 부모는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므로 부정적 감정으로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과 아이를 모두 매몰시켜버린다.


이런 경우 아이는 마음을 다해 부모의 감정을 수용하고 소화하고 처리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는 거짓된 자아로 자기 감정을 돌볼 겨를이 없이 순간을 이겨내려 한다. 이후 본능적으로 타인에게 순종하며 타인을 지나치게 배려하고 의도적으로 자신을 낮춘다. 이는 타인의 감정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녀를 양육할 때 절대로 강압하거나 강제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자발성을 존중하되 함부로 벌을 주어서는 안 된다. 벌이 내려지는 순간 자발적인 선택을 부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완벽한 선택을 할 수 없다. 어떤 선택에도 반드시 잘못된 부분이 있다. 그런데도 부모는 자녀의 선택을 매우 엄하게 통제한다. 자녀의 선택을 다각도에서 통제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다. 이로써 모든 잘못은 아이에게 돌아간다. 만약 부모에게 통제의 책임이 따른다면 그들은 즉시 통제에서 손을 뗄 것이다.


감정은 살아 있음의 증거이다


감정이 억압받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을 찾아 공감을 구한다. 그러나 그의 조언대로 자기감정을 조정한다면 거짓된 자아가 형성될 수 있다. 자기감정에 공감하고 동의하는 상대의 의견에 자극을 받는 것이다. 이때 자기감정을 되찾지 않으면 모순적 관계에서 자아를 상실할 수도 있다.


가짜 자아는 존재감을 형성할 수 없다


자신을 향한 사랑과 존재감이 부족하면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예민해진다. 자녀가 부모를 떠나지 못하고 인정을 바라는 것과 같다. 이렇게 되면 진정한 자기 자존감은 성취되지 못한다. 존재감의 최초의 근원은 사랑이다. 진정한 ‘나’를 찾아야 한다. 가짜 자아가 아무리 완벽해도 존재감으로 치환될 수 없다. 가짜 자아로 관계 맺는 사람은 자신도 가짜고, 자신이 만든 관계도 가짜라고 생각해 파괴하려 든다.


능동적인 창조자가 되자


관계에서 두 종류의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로 상대가 내게 잘해주면 나도 잘해주고, 그렇지 않으면 잘해주지 않는다. 자기 소리에는 누군가 반드시 선의로 응답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수치심을 느껴 분노한다. 불만을 품고 상대를 점점 멀리한다. 이를 '환경의 응답기'라고 분류한다.


둘째로 능동적인 창조자는 명확한 의지로 행동한다. 자신이 어떤 소리를 냈을 때 원하는 반응을 얻지 못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 역사적 사건이나 기록 또는 여러 러브스토리에서 이런 능동적인 창조자를 볼 수 있다.


진정한 자아가 형성되지 않으면 환경의 응답기가 될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이며 그의 반응에 따라 자신의 생사를 결정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자아가 형성된 사람은 관계에서 능동적인 창조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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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분노에 답하다 - 분노라는 가면을 쓴 진짜 감정 6가지
충페이충 지음, 권소현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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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개 자신이 분노했다는 사실은 알지만, 분노의 배후에 무엇이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분노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일 뿐 그 배후에는 억울함, 기대, 심판, 무력감, 두려움이 존재한다. 또한 분노를 표현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그 배후에 담긴 정보를 이해하는 데는 서툴다. 분노 안에도 사랑이 존재한다. 분노에 조금이라도 상대방을 위한 마음이 없다고 말하긴 어렵다. - '들어가며' 중에서




분노 이면에 숨어 있는 원인 감정


분노는 심판이다~ 나는 맞고 상대는 틀렸다

분노는 기대다~ 자신의 요구나 기대가 좌절될 때 분노한다

분노는 자기 요구다~ 분노는 자신을 향한 요구다

분노는 감정의 연결이다~ 상대가 내 감정을 다독여 주길 바란다

분노는 두려움이다~ 그렇게 해야 위험을 피한다고 생각한다

분노는 사랑이다~ 분노의 배후엔 헌신이 자리한다


분노를 이용할 때의 전제


바로 분노를 받아들이고 허락하는 것이다. 분노에 맞서지 말고 분노와 함께 일어서야 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야생마를 다루듯 분노를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끌고 가야 한다. 그리고 분노를 이용할 때 행동이 정상적인 방향과 멀어졌다면 바로 행동을 멈추거나 방향을 바꿔야 한다.

말을 길들이려면 적절한 방향으로 가면서 속도를 높여야 한다. 하지만 말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날뛰면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타인의 행위에 대한 나의 해석, 라벨링


라벨링은 자신의 내재적인 경험과 이해에 따라 외재적인 사물을 가공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그다음의 감정을 결정한다. 따라서 분노에 대해 탐구하기 전에 먼저 라벨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라벨에 대한 탐구는 '나는 분노할 때 타인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누군가에게 내린 ‘이기적이다’, ‘우둔하다’ ‘믿을 수 없다’, ‘냉정하다’와 같은 평가는 우리의 대뇌가 만들어낸 사실이지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이 개인적인 평가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오해한다.


숨겨진 미움


사람들은 대개 상대방이 분노하면 상대방의 감정에 저항하느라 분노에 담긴 상대방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해 볼 힘이 남지 않는다. 사람들은 상대가 하는 말의 의미를 파악하기보다 자신을 보호하는 것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분노로 나를 드러낸다


분노를 느끼면 자신이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높은 위치에 있으면 주목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분노는 자신을 상대방보다 더 높은 위치에 두고 자신의 낮은 주목도를 방어하고 싶은 것이다. 분노는 강해 보이지만 사실은 ‘나는 당신에게 주목받고 싶어.’라는 외침이다.


다른 사람의 분노에 대처할 때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 상대방이 나를 부정할 때 그의 잠재의식은 사실 상대를 부정하면서 자신을 봐 주길 원하고 있다. 그를 사랑하고 그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싶다면 그를 주목하고 말해 주자. 누군가에게 관심과 주목을 받으면 옳고 그름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화내지 마, 나는 너를 보고 있어!”


나를 지적하는 타인에게 화내기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은 강대하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어떠한 모습도 사랑하기 때문에 타인의 평가를 배척하지 않는다. 이들은 상대방이 맞다고 생각하면 과감히 인정하고 상대방이 틀렸다고 생각해도 변명을 늘어놓지 않는다. 상대방의 관점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나약함을 해결하는 건강한 방식


분노한 자신의 나약함을 보려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나 자신은 나의 나약함을 봐야 하며,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더 좋아질지’ 생각하고 결심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자기 사랑의 진리다.


누가 옳고 그른지보다 나의 기분과 감정, 그리고 내가 더 편안해지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 분노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식은 나의 나약함을 해결하는 것이다.


헌신에 대한 대가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할수록 상대방의 관심을 바란다. 그러므로 헌신감은 분노의 전제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가 나에게 분노하면 그 사람이 나를 위해 많은 것을 헌신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자.


분노할 자유는 있다


분노는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분노를 억누르거나 충동적으로 분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분노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해야말로 변화를 이끄는 최고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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