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역사가 바뀌다 - 세계사에 새겨진 인류의 결정적 변곡점
주경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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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5년에 건명원建明苑에서 강의한 내용을 토대로 썼다. 현대사회는 과학기술과 산업의 발전이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우리 삶을 훨씬 더 풍요롭게 해줄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부익부 빈익빈의 모순을 심화시킬 우려도 크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엄청난 부를 쌓았지만 부국과 빈국 사이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눈부신 경제적 성취를 이루며 강대국으로 올라서면서 한반도의 정치, 경제적 상황은 앞날을 점치기 힘든 혼란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 - '서문' 중에서

 

 

세계사의 커다란 변곡점을 살펴보다

 

책의 저자 주경철은 역사학 박사로 현재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학교 역사연구소 소장, 중세르네상스연구소 소장, 도시사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주로 근대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에 관심을 두고 저작 활동과 번역 작업에 힘쓰고 있다. 주요 저서로 <대항해 시대>, <문명과 바다>, <문화로 읽는 세계사>, <네덜란드>, <콜

 

 

 

 

 

 

 

 

 

 

 

왜 콜럼버스는 대서양을 항해했을까? 그는 정말로 향신료, 비단 등의 교역 항로를 개척하여 큰 부를 얻고자 목숨을 건 도박을 감행했을까? 이렇게 알려진 사실은 어찌 보면 역사의 왜곡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지구는 매우 작고 바다의 면적 또한 매우 작다는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인어와 괴물, 식인종과 여인국 등을 그대로 믿었으며 성경 속의 에덴동산을 찾고자 항해를 결심했던 것이다. 그야말로 '소 뒷걸음질에 쥐잡은' 격으로 아시아를 찾아 항해를 떠났다가 잘못된 항해로 아메리카에 도착하는 행운을 잡은 셈이었다.  

 

이처럼 '지상낙원'을 찾겠다는 황당한 세계관은 비단 콜럼버스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당시 유럽인들에게 만연되어 있었다고 봐야 한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이라는 소득과 함께 해상 지배를 통한 부의 축적을 이룰 수 있었지만 말이다. 이처럼 우리들이 알고 있는 위대한 인물 콜럼버스는 결코 선구적이거나 과학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미 웬만한 선원들은 이미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과 함께 아무리 대륙에서 멀리 배를 타고 항해를 나가더라도 결코 낭떠러지로 추락할 일이 없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콜럼버스가 지구는 평평하지 않고 둥글다고 믿었던 선구자적인 자세를 견지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다. 이는 그야말로 특정인물의 '신화만들기'인 셈이다.

 

심지어 그의 아들 페르디난드는 아버지에 대한 전기 <콜럼버스 전기>를 기술하면서 문턱에도 가지 못했던 그를 당대 최고의 명문인 파비아대학을 졸업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학자가 콜럼버스의 어린 시절을 탐구하다가 밝혀낸 사실은 당시 제노바에는 가난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초급학교가 있었는데, 이 거리의 이름이 '파비아 거리'였다는 것이다. 어릴 적부터 선원 생활을 했던 콜럼버스가 어떻게 대학에서 정규과정을 받을 수 있었겠는가?

 

1492년, 이는 세계사에서 매우 의미있는 해이다. 요즈음 말로 벤처 비즈니스인 콜럼버스의 기획안이 스페인에서 어렵게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스페인 입장에서 보면 스페인의 그라나다에서 무슬림을 마지막으로 몰아내고 자국 내에 거주하던 유대인들 마저 축출함으로써 종교적으로 가톨릭 국가를 완성했던 해이다.

 

콜럼버스는 총 4회에 걸친 항해를 했는데, GPS가 없던 그 시절엔 그저 바람과 조류에 의존하던 방법 뿐이었다. 잘못 판단하면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다 죽기 십상일 정도로 위험하기 그지 없었다. 그래서 당시엔 이를 위험한 모험 사업으로 분류했다. 비록 대학을 다니진 못했지만 독학으로 지구의 조류와 풍향 등 전체적인 지식 체계를 만들었기에 그의 기획안이 통과될 수 있었다. 당시엔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등장하여 책을 통해 지식이 보급되고 있었기에 독학이 충분히 가능했던 것이다.

 

콜럼버스가 생각한 우주관, 지구관에서 이 세상은 그저 물질적인 성격의 땅이 아니라 의미가 충만한 땅이다. 그가 아시아로 향한다는 것은 단순히 먼 이국異國으로 가는 정도가 아니라 신학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미 알고 있는 곳, 구약에서 이미 예약되어 있는 곳을 향해 인류의 꿈을 실현하려 가는 것이라고 콜럼버스는 스스로 의미부여를 했다.

 

 

 

1820년, 유럽이 중국 경제를 뛰어넘다

 

500년 전 유럽은 왕조 국가들이나 또는 이보다 작은 단위의 정치체들로 분열되어 있었다. 중세 말 유럽이 겪은 가장 큰 시련 중 하나가 바로 백년전쟁이었다. 장장 1백년 동안 영국괴 프랑스가 치열하게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기근과 치명적인 전염병인 페스트까지 번지고 말았다.

 

세계의 문명이 교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송 수단 때문이었다. 이는 크게 수레, 배, 카라반(데상隊商)으로 구별될 수 있다. 바퀴는 기원전 3~4천년 경에 발명된 것으로 추정하는데, 바퀴의 등장은 바로 수레로 연결되어 전쟁터에선 효율성 높은 수단이 되었다. 즉 말이 끄는 마차에 2인이 승차해 한 사람은 기수로, 다른 사람은 활을 쏘는 형태의 전차戰車였던 것이다.

 

결국 바퀴는 평화적 목적으로도 이용되었는데, 메소포타미아, 코카서스, 북유럽 등지에서 유라시아 여러 지역으로 널리 보급되어 교통수단으로 활용되었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체체파리로 인해 가축을 사용하지 못하므로 바퀴를 사용하는 수레가 없다. 또 아시아의 타이가 지역은 진흙땅이라 도로를 만들기가 쉽지 않으므로 역시 수레를 사용할 수 없었다.

 

문명 간 교류에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수단은 카라반, 즉 대상대상이다. 한국사엔 거의 등장하지 않는 낙타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 사막지역은 단봉낙타가, 아시아의 서늘한 초원지대는 쌍봉낙타가 짐을 날랐던 것이다. 낙타라는 동물의 원산지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미국이나 캐나다였지만 빙하기 말에 '베링기아'를 통해 아시아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한다.

 

낙타는 자기가 먹을 것을 스스로 해결하는 동물이라 운송 수단으로 낙타를 이용하면 유지비용이 매우 저렴하다는 장점이 생긴다. 최악의 경우 물 없이도 4~9일 정도를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능력 때문에 사하라 사막이나 아라비아 사막을 넘을 수 있었다. 이 덕분에 문명 간 전파 또한 가능했다. 이슬람 종교, 문화, 농경 등의 여러 가지 요소들이 사막 너머의 먼 지역으로 전파되는 데 낙타는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오늘날의 세계화 현상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게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준비된 것이다. 제지술, 화약의 전파를 비롯한 문명 간 교류가 모두 세계화 현상의 전조前兆이다. 한 가지 예로 먹을거리 전파 역시 인류 전체에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토마토, 고구마, 감자, 옥수수, 고추 등의 아메리카 작물들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중국은 하나의 제국으로 통합되었지만 유럽은 여럿 나라로 분열되어 있었다. 유럽은 여러 개의 중심권이 생겨나고, 그 때문에 다수의 국가들이 형성되었는데, 이 국가들이 경쟁하며 강력한 해양력을 키움으로써 세계의 바다로 나아갔다는 것, 이는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가설이라 할 수 있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 앨프리드 머핸, 미국 해군 제독

 

이 말은 미국이 계속 팽창하려면 과감하게 바다로 나아가야 함을 주장한다. 장기적인 전략을 갖고 유럽과 미국이 점차 바다로 나아가려 할 때 정작 세계 최강의 해양력을 보유했던 중국은 세계사의 큰 흐름을 오히려 거스르면서 스스로 발을 빼는 선택을 한 것이다.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중국의 정화 선단은 더 이상 해상을 지배하지 않았다.

세계 경제사의 흐름이 재구조화되는 1820년대 '대분기'를 기점으로 중국은 지금까지 차지해온 헤게모니를 놓치고, 유럽과 미국이 확고하게 앞서나가게 된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운 삶이라는 것은 19~20세기 이후에 일어난 경제 성장의 결과이다. 그것을 촉발시킨 산업혁명이 실로 얼마나 엄청난 현상인지 알 수 있다.

산업혁명이라는 것은 공급 측면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기술이 발전함으로써 생산력 향상이 일어난 것인데, 근면혁명은 이와는 달리 수요 측면에서 발생한 소비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 경제가 확대되고 분업이 작동함으로써 경제 성장이 이루어진 것이다. 요약하자면 '수요혁명'이 먼저 진행되다가 산업혁명이라는 '공급혁명'으로 이어졌다. 

세계 경제는 새롭게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그 꼭대기에 올라탄 서구가 세계의 경제적인 패권을 차지한다. 이때 서구는 단순히 상대적으로 앞서간 게 아니다. 영국의 산업이 몇 천 년 간 지속되어온 전통적인 인도의 직물업을 몰락시켰던 것과 같이 아시아 세계를 몰락시키고 그것을 발판 삼아 질주한 것이다.

 

 

 

1914년, 나그네비들기가 멸종하다

 

캐나다의 야생에서 우리들이 볼 수 있는 풀의 60퍼센트가 원래 유럽산이다. 나아가 미국 잡초 500종 중 258종이 유럽산이라고 한다. 북아메리카 대륙의 들판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풀들의 절반 이상이 아메리카 원산종이 아닌 유럽에서 '이민' 온 것들이라니, 상당히 놀라운 사실이다.

 

구구대륙, 즉 아시아나 유럽에서 호주, 뉴질랜드, 아메리카 등의 신대륙으로 갔을 경우 동식물의 번식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반대로 신대륙의 동식물이 구대륙으로 이동할 경우 이상하게도 전혀 맥을 못 추었다. 왜 그랬을까? 이에 대한 이론을 제시한 인물이 바로 미국 학자인 앨프리드 크로스비이다.

 

"모든 답은 아주 단순한 데 있다"

- 앨프리드 크로스비

 

규모가 큰 유라시아에서는 2억 년 이상 동안 많은 생물들이 서로 경쟁하며 지내왔다. 이에 비해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작은 생태계에선 경쟁이나 갈등 요소가 약했기에 평화롭게 지냈던 것이다. 크로스비의 이론은 '생태 제국주의'라는 개념으로 귀착된다. 즉 "생명력이 강한 유럽의 생태계가 생명력이 약한 신대륙의 토착종을 몰아내면서 유럽인의 식민지 건설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오세아니아의 대표적 동물 키위와 코알라가 만약에 한반도에 살았다면 아마도 이미 멸종하지 않았을까?

인간은 자연 속에서 조화롭게 살기보다는 인위적으로 자연에 심대한 충격을 가하는 경향이 커졌다. 급기야 이제는 인류가 지구 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지질 시대로 접어든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인류세人類世'라는 것으로, 이는 인간 활동이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 시점부터를 별개의 세世로 분리한 지질 시대 개념이다.

근대 이후 근대 인간의 행위가 생태계 전체의 변화를 초래한 것이 분명하다. 이제 우리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지혜가 요구되는데,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만남을 통해 우리 자신과 세계를 잘 헤아리는 지혜를 갖춰나가야겠다.

 

 

 

1945년, 세계대전의 종료

 

일본의 지배 계급은 사무라이이고 사무라이의 존재 의의는 폭력의 독점이다. 이들 무사 집단의 논리는 자신들만이 최고의 무력을 독점해서 일반인을 보호해준다는 것이다. 그들의 주무기는 '칼'이었다. 아이로니하게도 일본은 조총으로 임진왜란을 일으켜 우리 강토를 유린했지만 이후 더 이상 총을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칼이 바로 사무라이의 혼魂으로 의미를 가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무력의 발전과 쇠퇴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소 중 중요한 것이 '문화'이다. 군사력을 문화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 최근 역사학의 중요한 연구 방향이다.

 

현대사회로 올수록 문명화되었다는 견해보다는 20세기를 증오의 세기로 묘사하면서 갈수록 더 야만화되었다고 하는 견해가 더 익숙할 지도 모른다. 문명화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폭력성이 줄어든다는 설명이 아무래도 설득력이 낮기 때문이다. 현재에도 무자비한 살인과 폭력, 그리고 테러가 자행되고 있는 지구촌의 오늘 모습을 본다면 이는 결코 문명화가 아니다.

 

문명화야만화, 어느 편의 주장이 맞는 것일까? 당연히 그 양면을 다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굳이 하나를 골라 답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 어찌 보면 결정적으로 중요하지도 않다. 우리에게는 섣부른 답을 내리는 것보다도 문제를 잘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 즉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의 '증오'와 '폭력'을 넘어서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 역사의 물음에 답하다

 

지구의 입장에서 본다면 아마도 인간은 암 덩어리 같은 존재일지 모른다. "인간이라는 종양을 빨리 제거해서 내가 치유되어야 할 텐데 이것이 사라지지 않고 자꾸만 증식하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면 그저 광석 덩어리에 불과한 지구에 인간이 영혼을 불어넣어서 예전보다 더 아름답고 매력적인 별로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류는 확실하게 야만의 시대와는 선을 긋고 문명의 시대를 연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류의 미래를 낙관하며 우리의 밝은 내일을 만들어가기 위해 방향을 잡고 노력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것이 인류의 소망이고, 역사의 물음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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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이는 공식 - 같은 월급으로 다른 결과를 만든 월급쟁이 부자들의 비밀
김경필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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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어디론가 돈이 새어 나간다고 답답해한다. 반면 이들과 달리 비슷한 소득에도 돈을 착착 잘 모으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전자의 '돈이 잘 안 모인다'와 후자의 '돈이 잘 모인다'는 사람의 미묘한 차이 아니 엄청난 차이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필자는 지난 10년간 직장인들과 많은 상담을 하면서 미묘한 차이인 듯 보이지만, 실로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목격해 왔다. 귿르만의 '공식'으로 돈을 착착 잘 모으는 사람들 말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돈이 잘 안 모이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

 

책의 저자 김경필국내 최고의 가정경제 머니 트레이너다. 1994년 삼성그룹 교육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재무설계 전문회사 아이에프에이iFA에서 대표 카운슬러로 활동 중이며, 금융교육컴퍼니 '플랜 앤 하우투' 대표도 함께 맡고 있다. 2002년부터 현재까지 2030 직장인들과 맞벌이 부부들의 재무 상담을 맡으면서 수천 명의 사람들을 올바른 돈 관리의 길로 이끌었다.

 

꾸준한 수입인 월급이 재테크를 위한 최고의 조건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는 기본을 갖추었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만 덧붙인다면 돈을 모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20

 

 

 

 

 

 

절약 재테크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과거엔 부자가 되기 위해 오로지 근검절약저축만이 정답이었다. 하지만 30대 초반의 직장인 가장이 자신의 개인 용돈으로 월 20만원을 책정하고 이를 무조건 엄수한다면 이 가장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미래를 대비한 투자가 부족해 경쟁력이 한참 뒤떨어질 것이다. 달라진 라이프 사이클에서 미래의 경쟁력을 위한 준비는 단순히 자격증을 따거나 학원을 다니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평소에는 접하지 못했던 것을 경험하는 모든 것, 즉 어느 정도는 여행이나 취미도 포함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간접적인 경험은 자신의 잠재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경험이 제2직업이 되기도 하고, 창업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면 과거와 다른 새로운 라이프 사이클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근검절약만을 내세우는 대응 방식은 남들보다 1,000만~2,000만 원은 빨리 모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경험 계좌에 한 푼도 없는 진짜 가난뱅이가 될 수도 있다.

 

"살고 있는 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계속해서 배우라"  

 

고대 스토아 철학의 대가 세네카는 이런 말을 했다. 이 말은 지금 이 시대의 재테크에서도 유효하게 적용된다.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것처럼 미래 경쟁력 자본을 만들어 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미래 경쟁력 자본이란 지식, 경험, 인적 네트워크를 가르키는 말이다.

 

미래 경쟁력 자본의 공식

 

지식~ 새로운 지식을 습득

경험~ 새로운 경험을 축적

인적 네트워크~ 새로운 인간관계의 형성

 

 

 

머니 탱크 만들기

 

예전에는 대표적인 재테크가 바로 몇 년 안에 '1억 모으기'였고, 이게 많이 유행했다. 이를 해본 직장인은 안다. 동기부여 측면에선 효과가 있을 지 몰라도 정말 어렵다는 것을 말이다. 더구나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엔 '1억 모으기'가 더 더욱 넘사벽이다. 고성장과 고금리로 대변되는 과거엔 목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분명 많았을 것이다.

 

또한 과거엔 돈을 쪼개고 나누기보다는 목돈을 마련해야 하기에 한곳에 모아 규모를 키워야만했다. 마치 용도가 서로 다른 마시는 물, 청소용 물, 목욕용 물을 커다란 물탱크에 한꺼번에 보관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필요시에 꺼내 쓸 수 있겠지만 한 곳에 보관할 경우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하나의 머니탱크가 위험한 이유

 

불균형~ 시간 순서상 앞의 목표에 과잉 투자되어 타 목표에 지장을 초래

투자~ 목적과 다른 곳에 투자되어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과소비~ 목적과 달리 타용도로 과하게 지출될 수도 있다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3,281만 원이다(2015년 기준). 상위 10퍼센트를 기준으로 해도 6,432만 원이고, 상황이 좋아 상위 10퍼센트 이내거나 맞벌이를 해도 월 소득은 500만 원 정도다. 그래서 인생의 필요 자금인 결혼, 주택, 자녀교육, 노후, 기타 자금을 마련하는 데 있어 큰 틀을 짜지 못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같은 기간 돈을 잘 모은 사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자금을 목적별로 잘 나누어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생각처럼 잘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왜 그럴까? 목적 자금에 대한 달성률을 계산하기보다 여전히 우리 머릿속에는 상품의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크다. 둘째는 돈 모으기에 앞서 최종 목적이 되는 목표를 나누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자금 목표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신용카드는 돈 모으기의 가장 큰 적이다

 

수천만 원이나 수억 원을 빌릴 때는 금리에 민감하지만 이보다 적은 몇 백만 원은 10~20퍼센트의 초고금리라 해도 당장 나가는 돈이 몇 만 원 안 되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와같은 초단기 대출이자의 규모가 1년에 수천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렇게 초단기 대출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신용카드다.

 

과거 고성장 시대엔 직장인들이 갑자기 목돈이 필요하면 직장에서 월급을 미리 받는 형태가 있었다. 이를 '가불'이라고 불렀다. 마찬가지로 신용카드도 마치 가불처럼 아직 벌지도 않은 미래의 수입을 앞당겨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한다. 2단계 이상의 명확한 생활 예산과 예비 예산이 없으니 끝없이 돈이 모자라는 것이다. 일단 오늘 소비부터 하고 그 부담을 다음 달, 또 그다음 달로 미룬다. 이런 소비를 반복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한두 달 만에도 초단기 대출을 계속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신용카드는 돈 관리에 있어서 가장 큰 적인 셈이다. 하지만 잘모공('잘 모이는 공식'을 실천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용카드가 절대 고민거리가 아니다. 오히려 현금을 사용할 때보다 더 많은 혜택과 할인이라는 기분 좋은 즐거움을 선물받는 편리한 생활 도구다. 즉 명확한 월 예산과 예비 예산을 바탕으로 소비하기 때문에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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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출신입니다만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인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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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 날 깨닫고 말았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까지, 지금 세계를 결정적으로 바꾸고 있는 이들은 바로 이과인人이다. 그리고 미래를 바꾸는 것도 분명 그들일 것이다. 이 책은 이과 콤플렉스를 짊어진 문과 남자가 2년에 걸쳐 이과의 선두주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몇 번이나 깨달음을 얻고 시야를 크게 넓혀 온 기록이다. - '머리말' 중에서

 

 

이과와 문과가 융합하고 있다

 

책의 저자 가와무라 겐키는 조치대학 문학부 신문학과를 졸업한 후 도호 영화사에서 <전차남>, <고백>, <악인>, <모테키>, <늑대아이>, <기생수>, <괴물의 아이>, <바쿠만> 등의 영화를 제작했다. 2010년에 미국 잡지 <더 할리우드 리포터>에서 '넥스트 제너레이션 아시아'로 선정되었고, 2011년에는 우수 영화 제작자에게 수여하는 '후지모토 상'을 최연소로 수상했다.

 
2012년에 발표한 첫 소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이 서점

 

 

 

 

 

 

요로 다케시~ 곤충연구가

 

"세상일 중 20퍼센트 정도는 틀렸을지도 모른다"

 

요로 다케시는 도쿄대학 의학부를 졸업한 후 해부학 교실에 들어갔다. 1995년 도쿄대 교수직에서 물러나 현재는 명예교수인데, 저서로는 <바보의 벽>, <신체순례> 등이 있다. 그는 자신의 전공인 해부학뿐만 아니라 과학철학부터 사회비평까지 아루르는 다양한 저서들을 출간했다.

 

어린 시절 메이지유신을 겪은 그는 메이지 시대에 활동한 기타사토 시바사부로와 노구치 히데요 등 수많은 선배 과학자들은 19세기 유럽의 과학자와 거의 어깨를 견주며 연구했기에 지금보다 훨씬 더 국제파였음을 거론하면서 메이지유신이나 제2차 세계대전 등, 기존의 상식과 규칙이 한순간에 무너졌던 상황을 경험했던 특유의 인생철학이 있음을 내비치며 이렇게 말한다.

 

기타사토 시바사부로~페스트균, 파상풍균 등의 연구로 유명한 세균학자

노구치 히데요~ 황열병, 매독 등의 연구로 유명한 세균학자

 

"하지만 요즘은 다들 규칙을 지나치게 신뢰해서 문제입니다. 규칙상 안 된다면 검증조차 하지 않잖아요. 예컨대 술을 마시고 운전하지 말라고들 하잖아요. 어쩌면 술을 마시고 운전을 더 잘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어째서 그런 것을 확인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가와카미 노부오~ 도완고 대표이사 회장

 

"부전승이야말로 최고의 승리법이며, 우유부단함은 현명함의 상징이다"

 

가와카미 노부오는 교토대 공학부를 졸업, 소프트웨어 회사의 근무를 거쳐 1997년 PC통신을 이용한 게임 시스템 개발회사 '도완고'를 설립했다. 이후에 휴대전화 벨소리 사업으로 회사 실적을 대폭 키워서 2003년 도쿄증권거래소에 회사를 상장시킨 인물이다. 저서로는 <콘텐츠의 비밀: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배운 것들>이 있다.

 

그는 경쟁에는 흥미가 없는 성격임을 알리면서 성공할 때만은 부전승을 거두고 싶다고 한다. 즉 경쟁상대가 있더라도 절대로 정정당당하게 맞서지 않고 경쟁 없이 압승할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습이 최고임을 강조한다. 나아가 경쟁은 학력 사회의 병폐라고 힘주어 말하며 '경쟁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커다란 착각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요즘엔 짧은 시간에 해답을 찾아야 하는 게임만 유행하지만, 옛날에 명장이라 불렸던 사람들은 꽤 우유부단해서 장시간 이것저것 생각한 후에 답을 내놓았음을 상기시키며 장기 같은 게임이 그런 훈련엔 안성맞춤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우유부단함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우유부단함은 현명함의 상징입니다. 확고한 답을 내놓지도 못하는 상황인데 당장 조치부터 취하라는 것이 말이 됩니까?" 

 

 

미야모토 시게루~ 닌텐도 전무이사

 

"조금씩 쌓아 올려서, 불안정하지만 간신히 균형이 잡히도록 만드는 편이 더 재미있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가나자와미술공예대학 공업디자인과를 졸업, 게임회사 닌텐도에 입사햇다. 그는 게임 프로듀서로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1985년), <젤다의 전설>(1986년) 등 게임사에 기록될 수많은 걸작들을 제작했다. 2007년에는 미국 <타임스>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 "비디오게임계의 스필버그"라는 평가를 받았다.

 

예술인이었던 그는 가히 천재적인 발상으로 이과와 문과가 서로 교차하는 게임 업계에서 프로그램을 배우고 기술자를 설득하면서 게임 제작을 진두 지휘해왔다. 때로는 모든 기획을 뒤집어버리는 결단도 서슴치 않았기에 '재미있고 기분 좋은 게임'을 만들어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꼼꼼하게 계획해서 만들기보다는, 조금씩 쌓아 올려서 불안정하지만 간신히 균형이 잡히도록 만드는 편이 더 재미있는 게임이 되거든요"

 

 

마쓰오 유타카~ 인공지능 연구 선구자

 

"영어와 프로그래밍은 이제 됐으니 인간다움을 길러라"

 

마쓰오 유타카는 도쿄대 공학부 전자정보학과를 졸업, 도쿄대 대학원을 거쳐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07년부터 도쿄대 대학원 준교수에 취임, 2014년부터 도쿄대 글로벌 소비 인텔리전스 기부강좌를 주최했다. 저서로는 <인공지능과 딥러닝:인공지능이 불러올 산업 구조의 변화와 혁신> 등이 있다.

 

이미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세기적인 바둑 대결을 통해 인공지능의 우수성이 입증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의 세계는 인공지능이 지배할 것이라는 섯부른 예측까지 초래했으니 가히 쇼킹한 사건이었음에 틀림없다. 물론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게 될 것이란 사실은 거부할 수 없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성찰해야 할 것이다. 마쓰오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생존과 번식의 욕구를 지닌 '생명'과, 주어진 목적에 맞게 최적의 행동을 하는 '인공지능'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인공지능은 만들기 쉽지만 생명은 만들기 어렵습니다. 인공지능과 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미래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 다른 나라가 군사적으로 이용하려 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이를 저지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올바른 판단력과 상상력입니다"

 

 

아마노 아쓰시~ 준텐도대학 심장혈관외과 교수

 

"이때다! 싶을 때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

좋은 흐름이 오는 순간을 몸으로 느껴야 한다"

 

아마노 아쓰시는 고교시절 자신의 아버지가 심장판막증 환자임을 알게되어 의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니혼대학 의학부를 졸업, 가메다종합병원과 신도쿄병원 등을 거쳐 2002년부터 준텐도대학 심장혈관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공심폐 장치를 사용하지 않는 심장 수술의 권위자로 그의 성공률은 98퍼센트나 된다.

 

그는 젊은 시절 파친코에 빠져 대학도 삼수만에 겨우 입학했고, 수술 현장에서 수많은 경험을 했기에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 관해선 온갖 상황을 머릿속에 기억해 놓고 있으며, 기억이란 자신에게 딱 맞는 형태로 저장되어야 나중에 이를 잘 활용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다시 말해 앞으로 할 일을 미리 대충 준비해 놓는다는 개념입니다. 어려운 일을 맡았을 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바로 과거의 경험에 달려 있습니다. 예전에 비슷한 일을 여러 번 해봤다는 기억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지요"

 

 

다카하시 도모타카~ 로봇 제작자

 

"힘들고 어려운 일은 외주에 맡기지 말고 반드시 자기 자신이 해야 한다" 

다카하시 도모타카는 교토대 공학부를 졸업, 로보개러지를 창업하여 교토대 학내 입주 벤처기업 1호가 된 로봇 제작이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커뮤니케이션 로봇 키로보를 우주로 보냈으며, 2016년 샤프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로봇형 스마트폰 로보혼을 출시했다. 세계로봇월드컵에서 5년 연속 우승하면서 <파퓰러 사이언스> '미래를 바꿀 33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로보개러지 대표이사 사장이자 도쿄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만화 <철완 아톰>은 사고로 아들을 잃은 덴마 박사가 죽은 이들과 비슷하게 생긴 로봇을 만드는 것으로 스토리가 시작된다. 다카하시도 설계도를 미리 그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손으로 디자인을 그린 다음 나무로 거푸집을 만들어 플라스틱 부품을 만든는 작업을 진행한다면서 그는 절대 외주에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 작업하는 셈인데, 이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결국에는 개인이 시행착오를 반복해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실패할 때마다 고민을 거듭하고 스스로 땀 흘리며 일해야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그런 부분을 외주로 맡겨 버리면 정작 자기 자신은 경험을 쌓지 못하니 남는 것이 없습니다. 역시 과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화이트칼라는 그냥 컴퓨터만 만지작거리고 실제 작업은 중국에 외주를 주는 식으로 일하다가는 언젠가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중국에게 역전당하고 말 것입니다"

 

 

마스다 준~ 라인 최고전략마케팅책임자

 

"조령모개朝令暮改가 최고다" 

 

마스다 준은 2008년 네이버 재팬에 입사, 사업전략실장과 최고전략책임자가 되었다. 2013년 라인으로 상호가 변경된 후 2015년 4월부터 최고전략마케팅책임자로 취임했다. 과거엔 어른들이 자녀들에게 '한우물을 파라'라고 교육시켰다. 즉 외길 인생을 강조했다. 하지만 요즈음 처럼 변화가 빠르고 다양한 시대엔 한길만 고수하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에 대해 마스다는 이렇게 말한다.  

 

"직원들에게 늘 "조령모개가 최고다"라고 말합니다. 입력되는 정보가 바뀌면 결과도 당연히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는 옛날부터 사업계획도 세우지 않는 편인데, 경직된 사고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그러기도 합니다. 계획을 세운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는 '계획에 없는 일'이 전부 장애물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다 보면 꼭 귀담아들어야 하는 충고도 잡음처럼 무시해 버릴 수 있고요. 따라서 언제든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자세를 취해야 가장 위험성이 적고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문과 출신이여, 그대를 응원합니다

 

영화 <고백>을 프로듀싱한 책의 저자 가와무라 겐키는 소위 '성공한 문과 남자'이다. 시대가 변하여 이과 출신이 대접받는 때에 그는 문과에는 없지만 이과에는 있는 것을 찾고자 이과 출신의 유명 인사 15명을 직접 만나 대담하면서 커다란 깨달음을 얻었다. 똑같은 산을 오르지만 문과 출신과 이과 출신은 서로 다른 길로 오른다는 사실이다. 즉 그들은 수학, 공학, 의학, 생물학 들을 이용해 정상을 향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서평을 작성 중인 나도 당시엔 대접받던 문과 출신이다. 임원으로서 기업의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고, 창업해서 크게 성공하기도 했다. 저자의 인터뷰를 통해 나타난 창의력과 시사점을 깨우쳐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비록 문과 출신일지라도 융합형 인재의 시대에 걸맞는 인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과 출신들에게 한없는 응원을 보내며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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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젠테이션의 신 - 버려야 이긴다 가벼워야 이긴다
전철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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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프레젠테이션은 그런 것이 아니다. 레고 블록 끼워 맞추듯 딱딱 들어맞는 단계별 법칙도 없을 뿐더러 수학 공식처럼 대입만 하면 자동으로 해결되는 솔루션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것들이 있을 리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프레젠테이션은 사람이 사람에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프레젠테이션에 법칙이나 공식은 절대로 없다

 

책의 저자 전철웅은 수백 억대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검증된 대한민국 최고의 프레젠테이션 마스터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현대리바트, 금융감독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과 공기업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 컨설팅을 하며 중대 프로젝트 TF팀을 이끌었다. 그야말로 '이 바닥'에서 알아주는 업자 중의 업자로 통한다.

 

그는 기업 클라이언트 대상의 프레젠테이션 컨설팅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꿈은 소박하다. 클라이언트와 웃으며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즐겁게 이기는 것과 

 

 

 

 

 

 

 

프레젠테이션은 설득이 아니다

 

프레젠테이션은 절대, 절대로 설득이 아니다. 프레젠테이션을 설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헬 게이트' 오픈이다. 왜냐하면 설득에는 반드시 '논리'라는 괴물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설득의 정의는 '상대편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함'이다. 상대방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논리적으로 풀어내야 할 것이다. 설득을 한다면서 떼를 쓰며 드러눕거나 눈물로 읍소하는 사람은 없다. 어찌 보면 이건 본능이다.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은 논리력의 유무와 상관없이 무조건 논리로 풀려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길어야 10분, 짧으면 5분 안에 끝나는 프레젠테이션을 논리적으로 풀어낸다는 게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 정말로 그런 일이 가능해서 프레젠테이션은 설득이라고 떠들어대는 것인가? 논리라는 미명하에 정체불명의 법칙과 시스템들이 난무한다. 이에 순진한 발표자들은 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일 뿐이다.

 

 

나만 잘하면 그뿐이다

 

사실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면서 경쟁사를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심사위원들은 경쟁사와 우리 회사를 비교, 분석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만약 당신의 회사가 1등을 했다면 그건 다른 경쟁사보다 더 좋아서 1등을 한 게 아니다. 그냥 당신네 회사가 '좋아서' 뽑힌 것이다. 반대로 당신네 회사가 경쟁사보다 뭔가 부족해서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도 마라.

 

물론 이에 대해 반기를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12년 동안 실전 프레젠테이션 밑바닥을 두루 경험한 결과 스스로 깨달은 바가 심사위원들은 절대 비교나 분석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냥 "좋다", "안 좋다" 그 두 가지 기준만 있을 뿐이다. 더 좋아서 뽑는 것이 아니라 그냥 좋으면 뽑는 것이다. 이처럼 경쟁 프레젠테이션은 절대로, 상대적 평가가 아닌 '절대 평가'다.

 

 

템플릿 없이 슬라이드 만드는 방법

 

템플릿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슬라이드마다 제목을 달아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제목을 달아야 하니 당연히 제목과 본문을 구분 짓는 경계가 필요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제목을 넣을 상단 바 디자인이 필요하게 되고 결국 템플릿을 찾게 된다.

 

생각해보자. 우리는 지금 눈으로 읽어 내려가는 보고서를 만드는 게 아니다. 프레젠터가 친절히 설명해주는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제목이 왜 필요 한가? 저자는 지금까지 천문학적 금액이 왔다 갔다 하는 경쟁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를 만들면서 형식적으로나 의무적으로나 제목을 달아본 적이 없다. 물론 템플릿을 만든 적도 없다. 그래도 결과만 좋았다. 슬라이드에 제목이 꼭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자.

 

 

누구도 목차를 읽지 않는다

 

청중의 집중력이 가장 높은 시간대가 언제일까? 바로 발표를 시작하자마자 첫 1분이다. 아무리 비호의적인 청중일지라도 첫 1분은 집중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 금쪽같은 시간을 의미 없는 목차나 읊어대는 데 쓴다는 게 말이 되나. 더욱 안타까운 점은 막상 현장에서는 그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목차 디자인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는 사실이다.

 

바로 그 빌어먹을 템플릿에 목차가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말이다. 프레젠테이션 디자이너 시절, 설계사 팀장들과 목차 디자인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던 대형 건설사 시공사 팀장을 저자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누적된 야근과 철야로 인해 몸과 마음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사람들을 모아다놓고 고작 목차에 들어갈 막대기 디자인이나 신경 쓰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당장 목차를 날려라.

 

 

발표 현장, 눈 감고도 그려져야 한다

 

무릇 사람은 모르는 만큼 긴장하는 법이다. 청중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고 긴장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청중의 반응을 미리 알 수는 없다. 그저 막연히 예상만 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발표 현장은 답사를 통해 미리 파악할 수 있다. 발표 장소가 머릿속에 각인된 상태에서 연습을 하는 것과 무지의 상태에서 하는 것과는 천양지차이다.

 

공간을 미리 예상하고 준비한 사람은 발표 당일, 최소한 낯선 공간으로부터 오는 어색함과 생소함으로 인한 불안과 긴장은 겪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사전 정보 없이 처음 발표 현장을 맞닥뜨리는 사람은 예상과 전혀 다른 분위기에 압도되어 불안감이 더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청중과의 거리가 생각보다 훨씬 가깝다고 느끼면 불안감은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 답사는 '가보면 좋고 아님 말고'가 아니라 무조건, 반드시, 기필코 가야 한다.

 

 

 

 

프레젠테이션,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프레젠테이션은 사람이 사람에게 행하는 일이다. 따라서 인문학이 사람을 다루는 학문이라면 프레젠테이션도 인문학의 일부다. 수많은 발표자들이 발표현장에서 영혼 없는 소리만 질러대는 이유가 바로 인간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부족한 탓이고, 형식적인 이론과 전략에만 공을 들이기 때문이다. 프레젠테이션과 사람을 결코 분리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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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티브 -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을 위한 섬세한 심리학
일자 샌드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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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예민하고 민감한 성향은 많은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내포한다. 나는 오랫동안 그 한계를 누구보다 절실히 느껴왔다. 나는 스스로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 중에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많다. 극도로 민감한 사람들 중에는 평생 남들이 기대하는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이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저자 일자 샌드는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융과 키르케고르에 관한 석사 논문을 썼다. 여러 정신심리치료기관에서 훈련을 받았고

 

 

 

 

 

 

 

특별히 예민한 신경 시스템을 가졌을 뿐

 

일반적으로 5명 중 1명은 남들보다 민감한 성향을 지녔다고 한다. 높은 민감성을 가진 사람들의 특성이 새로운 발견이 아니라 과거엔 단지 '내향적인 성격' 같은 다른 이름으로 불려왔을 뿐이다. 미국의 임상심리학자 일레인 아론'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의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 이들 중 30퍼센트가 사회적으로 외향적인 성향을 가졌음을 발견함으로써 내향성과 민감함이 동일하다는 것은 오류임이 밝혀졌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은 특별히 예민한 신경 시스템을 갖고 있다. 당신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것은 단지 힘든 인풋과 느낌만이 아니다. 즐거운 파티 같은 좋은 인풋도 어느 시점에는 지나친 자극이 될 수 있다. 당신은 파티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 그 자리를 벗어나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지도 모른다.

 

이런 경우가 남들보다 민감한 성격 탓에 고통을 겪는 순간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그런 상황을 남들만큼 오래 견딜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곳에 오래 있기를 바라는 호스트를 실망시킬까 봐 두렵고, 파티를 끝까지 즐기지 못하는 것이 일종의 패배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파티가 끝나기 전에 그 자리를 떠나면, 남아 있는 사람들이 나를 지루하고, 비사교적이고, 무례한 사람으로 여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남들보다 더 큰 기쁨을 경험하게 한다. 훌륭한 미술 작품을 감상하거나, 음악이나 새소리를 듣거나, 꽃향기를 맡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아름다운 경치를 보는 유쾌한 인풋들은 모두 큰 기쁨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런 인풋들은 깊은 내면으로 파고들어 우리를 기쁨으로 가득 채운다.

 

 

사랑엔 대가가 필요없다

 

'나는 남들과 어울리기 힘든 사람이지만,

사람들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그들이 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만약에 이런 생각을 가진다면 여기에는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외톨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내포되어 있는 거다. 또 '본질적으로 나는 누구의 사랑도 받을 수 없는 사람이지만, 노력하면 공동체에서 받아줄 것이다'라는 생각에는 노력하지 않으면 모든 사람이 나를 버릴 것이라는 생각이 내포되어 있다.

 

그런데 당신이 스스로를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을 보상하기 위한 전략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당신은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실제로 당신의 가정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게 될 것이다.

 

 

 

 

 

 

지금 그대로도 괜찮다

 

당신이 사랑받을 자격을 갖추기 위해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면, 이제 그런 노력을 멈춰야 한다. 지금까지 남들이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당신의 일면을 감추기 위해 전전긍긍했다면, 이제 그런 노력을 포기해야 한다.

 

당신의 깊은 내면은 당신이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하지 않고서도 있는 그대로 사랑받기를 갈망한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조건은 용감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비명을 지르면서 달아나지는 않을까 두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제 자신의 실제 모습이 아닌 껍데기는 벗어버려야 한다.

 

 

희망이 분노를 부른다 

내면에서 분노가 일어날 때, 그것은 우리를 다른 감정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일 때가 많다. 그러므로 그것이 어떤 감정인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그 감정 안에는 더 즐겁고 활기찬 길로 인도하는 좁은 오솔길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분노는 자기 자신을 모든 감정의 꼭대기에 올려놓는 습성이 있다. 그 밑에 많은 것이 저장되어 있지만, 분노가 모든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서 우리는 거기에 미처 접근하지 못한다.

 

분노의 내면에는 현실이 달라질 수 있고, 달라질 거라는 희망이 숨겨져 있다. 분노는 장애물에 대항하기 위해 고안된 강력한 에너지다. 당신은 그 장애물과 싸우기 위해 변화되기를 원한다. 분노의 감정을 느낀다면, 의식하든 못 하든 싸워야 할 대상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자기 연민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자기 자신과 화해한다는 것은 때때로 내가 남들에게 성가신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도 일생 동안 자기 자신과 화해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과제다.

 


어릴 때 우리는 삶을 어떻게 펼쳐나갈 것인가에 대해 온갖 아이디어와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삶이 얼마나 복잡하고, 자신이 얼마나 무기력한 존재인가를 깨닫는다. 그리고 바라던 것들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정말 잘하고 싶었지만, 꿈은 쉽게 좌절된다. 그럴 때 당신은 자기 자신에게 연민의 말을 건넬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정말 더 잘하고 싶었어. 하지만 이렇게 되어버렸어. 그렇지만 이것도 괜찮아"라고. 이 말은 "나는 잘해왔어. 그러니 나를 여전히 좋아할 수 있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민감한 성향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자

 

정상적인 것이란 무엇일까? 동일한 종 안에 두 가지 유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자기 자신의 자아에 대한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다. 남들보다 연약한 존재가 아니라 다른 세상 사람들에게 필요한 재능을 가진 존재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는 무능한 존재가 아니라 종의 생존에 필수적인 자원을 가진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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