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바바리맨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3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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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사업을 하다가 쫄딱 망했다. 대형 마트에 두부를 납품하는 게 그 사업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마트에서 제멋대로 거래를 끊었다. 마트와의 계약만 믿고 은행 빚을 내서 공장에 설비투자를 한 아빠는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그 일로 말미암아 공장 문을 닫게 되고 말았다. 그리고 세계적인 두부회사로 공장을 키우겠다는 아빠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 '캬아, 변태야' 중에서

 

 

바바리맨이 되려고 한 아빠

 

작가 유영민은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제3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껏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의 글을 써온 탓에, 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지인들이 충격과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우리나라 청소년 문학계의 앞날에 대한 개탄과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아무려나, 본인은 큰 상을 받은 이상 앞으로 청소년문학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보려고 한다.

 

이렇게 비자발적으로 공장 문을 닫는 아빠는 현재 동네 슈퍼의 카운터를 지키는 사람이 되었다. 이런 아빠를 두고 엄마는 악담만을 늘어놓는다. '허우대만 멀쩡한 인간', '무능력자', '반 백수', '기둥서방' 등등. 그래서 아빠는 이런 멸시와 모멸감을 해소하고자 독서 삼매경에 빠진다. 글쎄, 무협지 읽는 것도 독서의 범주에 드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아빠는 무협지 속에서 완전히 딴 사람으로 변신한다. 즉 무림 사파邪派에 홀로 대항하는 협객이 된다.

 

비록 언덕길 꼭대기에 위치한 동네 슈퍼일지라도 엄마는 동네에서 '슈퍼 갑'으로 불린다. 이는 슈퍼 가게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아니라 억척스럽게 일수 놀이를 하기에 그렇게 불린다. 덩달아 소설 속의 아들 동현도 아예 '일수'로 불리기도 한다. 함께 살고 있는 허접 삼촌은 공부하는 꼴을 별로 본 적이 없지만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이라고 나름 대접받는다. 엄마의 불법 사채업을 비호하는 인물로 양성 중인지 몰라도 비록 맘에 들지 않아도 엄마는 꾹꾹 참고 산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했다. 현실에선 백수 건달이지만 삼촌은 온라인 상에선 서로 모셔가려는 대어급 겜돌이다. 툭하면 라면에다 김치나 음료 심부름을 시키는 그는 떡진 머리에다 눈가에 눈곱이 더덕더덕, 덥수룩한 수염 등 정말 꼬질꼬질하다. 여기에다 방바닥은 속옷, 양말, 컵라면 용기, 각종 음료 캔 등이 흩어져 있다. 한 마디로 더럽다. 늦둥이로 얻은 탓에 할머니가 너무 끼고 키워서 그런가 보다. 꼴에 수컷이라고 스스로 김태희 뺨친다며 자뻑에 빠진 미용실 나리 누나와 가끔씩 데이트를 즐긴다.  

 

어느 날, 삼촌 방에서 흥미로운 물건을 발견했다. 웃는 얼굴 모양의 가면이었다. 새하얀 피부에 가는 콧수염과 일자로 뻗은 턱수염이 나 있었다. 삼촌 말로는 지난 할로윈데이에 클럽에서 사용했던 거란다. 관심을 표명하자 삼촌은 가면 줄테니 가게에서 콜라 집어오라고 제안했다. 거래는 당장 성사됐다. 이후 이 가면이 아빠의 필수품이 될 줄이야.

 

 

 

 

 

아빠, 바바리맨이 되다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듯한 아빠가 팬티만 입은 채 엄마에게 입을 옷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사실 오래전부터 집안일에 소홀한 엄마는 빨래를 몇 주간 모았다가 하는 스타일이라 이런 일이 이미 예견되던 바였다. 아무 거나 걸치라고 막 대하는 엄마에게 아빠가 화를 내며 입을 옷이 없다고 하자, 엄마는 장롱에서 옷을 꺼내 마구 집어던진다. 모직 코트, 오리털 점퍼, 바바리코트 등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이어서 엄마는 갑자기 흐느껴 울며 아빠의 두부 공장이 망한 뒤 외할아버지와 이모들에게 빌린 돈을 굴려 용두동 지하경제의 큰손으로 거듭나기까지 자신이 겪은 고난과 역경을 늘어놓았다. 그러고는 "동네 사람들이 나보고 뭐라는 줄 알아? 저승사라래, 저승사자!내가 왜 그딴 소리를 들어야 하는 거야!"라며 아빠를 향해 소리쳤다.

엄마의 말에 아빠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그런 다음 자신의 발치에 떨어져 있는 바바리코트를 몸에 걸치고서 밖으로 나갔다. 집 뒤편으로 간 아빠는 입에 담배를 물었다. 알몸에 바바리코트만 걸친 꼴이 웃기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했다. 잠시 후 아빠는 윗몸을 수그리고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쫄쫄쫄, 하는 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일까. 아빠 건너편 샛길에 누군가 나타났다. 교복을 입고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쓴 여고생이었다. 소변을 보는 아빠와 정면으로 마주친 여고생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비명을 내질렀다.

 

"캬아, 변태야!"

 

바바리맨의 역사는 동서양 모두에 있다고 한다. 바바리코트라는 의상도 동일하고, 여자와 마주쳤을 때 바바리코트를 펼쳐 알몸을 내보이고 냅다 줄행랑을 치는 행위도 같다. 이는 심리적인 면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바로 억눌린 성적 욕구 탓이다. 한국의 경우도 그 수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임을 보여준다. 2007년에 370여 명이었는데, 2010년엔 1000여 명으로 늘었다. 그래서 아들 동현이 아빠를 생각해 엄마에게 동생을 만들어 달라는 장면이 어른스럽기만 하다. 비록 퇫자를 맞지만 말이다. 엄마는 양육비라는 금전적인 계산만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바바리맨, 의인義人이 되다

 

본의 아니게 바바리맨이 된 아빠는 얼굴에 가면을 뒤집어 쓴 탓인지 용기 있는 행동을 내보인다. 한번은 덩치 큰 남자가 골목길에서 여고생을 치근대고 있었다. 이에 바바리맨으로 변신한 아빠는 덩치를 향해 코트를 확 펼쳤다. 놀란 덩치는 비명을 질렀지만 더이상 바바리맨의 액션이 없자 이내 달려들어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다. 당하던 바바리맨은 호신용 스프레이를 분사해 전세를 역전시켜 덩치에게 한 방 먹여 바닥에 넉다운시켰다. 구석에 등을 보인 채 웅크리고 있던 여고생은 바바리맨이 덩치를 제압한 걸로 상황을 파악했다. 이후 이런 전공이 여고생들 사이에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너 그 얘기 들었어? 바바리맨이 치한에게 걸린 2반 애를 구해줬대"

 

급기야는 이런 좋은 미담 때문에 여고생들은 바바리맨의 행동에 익숙해지더니 결코 불쾌하거나 무서워하질 않았다. 오히려 정말 툭공 무술 유단자인지 묻지를 않나, 얼굴이 궁금하다고 가면을 벗어보라고까지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이에 바바리맨도 경력이 쌓이면서 편안히게 해동하면서 심지어 여유롭게 비명을 감상하곤 했다.

 

부슬비가 내리는 아침, 한쪽 다리에 깁스를 한 여고생이 목발을 짚고 언덕길을 오르고 있었다. 빗물에 미끄러져 넘어질 순간이 몇 차례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바바리맨이 갑자기 튀어나와 코트를 펼치는 대신 등을 내보인 채 쪼그려 앉았다. 바바리맨의 엉뚱한 행동에 놀란 여고생이 잠시 얼떨떨해 하다가 결국엔 거부감 없이 등에 업힌 것이다. 언덕길 끝에 도달하자 바바리맨은 여고생을 내려 놓았다. 답례로 여고생은 바바리맨에게 몽쉘통통을 건네면서 "아저씨는 멋진 분이세요!"라고 말했다. 바바리맨의 다리에는 경쾌한 리듬이 실렸다.

 

 

짜가 때문에 왕따를 당하다

 

다소 모자란다고 동현이와 학교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종민의 아빠는 모창 가수 나후나다. 경력이 벌써 이십 년이 훌쩍 넘었다. 공부든 운동이든 싸움이든, 뭐 하나 잘하는 게 아무 것도 없었던 나후나 아저씨는 성장하면서 늘 열등감에 사로잡혔다. 특히, 그가 다녔던 중학교는 시험이 끝나면 교실 벽면에 학생들의 등수표를 부착했는데, 늘 맨 아래 칸 차지는 그였던 것이다.

 

간신히 고등학교까지 마친 후 대학을 포기하고 군대를 다녀온 후 그는 자동차 정비소에 취직했다. 일이 힘들고 수입도 적었지만 그는 매우 성실하게 근무했다. 즉 남들보다 한 시간 더 일찍 출근, 한 시간 더 늦게 퇴근하곤 했다. 이렇게 근무하는 직원을 당연히 사장은 좋아하기 마련이다. 3년 정도 일한 어느 여름날, 회사 동료와 함께 동해안으로 피서를 갔다가 재미로 참가한 모창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게 계기가 되어 가수의 길을 걷게 되었다.

 

원하는 가수의 길을 위해 정비소를 그만둔 후 아저씨는 거의 일 년 동안 골방에 처박혀 나훈아의 공연이 녹화된 비디오를 보고 또 보며 노래와 몸동작을 익혔다. 하루 종일 오로지 연습만 하다가 밤이 되면 쓰러지듯 잠에 빠졌다. 태어나서 무언가에 그렇게 열성적으로 매달리기는 정말로 처음이었다.

 

 


웬만큼 모창 실력에 자신이 붙자 아저씨는 외모도 나훈아처럼 고치기로 마음먹고 두려움을 참고서 성형외과를 찾았다. 의사의 권유대로 아저씨는 턱뼈와 광대뼈를 조금씩 깎았다. 운 좋게도 눈매만은 원래부터 나훈아와 비슷한 편이어서 얼굴 윤곽을 다듬자 단박에 그와 쏙 빼닮을 수 있었다.


이윽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공연업소에 나가보니, 그 세계에는 이미 수많은 나훈아 모창가수가 활동하고 있었다. 나운아, 나우나, 나운하 등등. 처음엔 그 틈에서 기가 많이 죽긴 했으나 아저씨는 꿋꿋이 버텨나갔다. 그리고 더욱 완벽한 모창가수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을 기울였다. 일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오면 아무리 피곤해도 꼭 서너 시간씩 연습했고, 나훈아의 공연장을 찾아다니며 그 모습을 관찰하고 연구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그는 현재 슈퍼 A급 모창 가수다.

 

 

삼촌이 경찰에 체포되다

 

그동안 동네에 출몰한 바바리맨을 체포하려고 경찰서장은 집요하게 내사를 하다가 마침내 바바리맨의 꼬리를 잡았다. 진범을 아빠와 삼촌 둘 중 한 사람으로 지목하고 조사를 시작했다. 아무튼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함에 따라 체포까지는 성립되지 않았다. 하지만 CCTV에 바바리맨과 함께 찍힌 개(동팔이)가 결정적인 단서였다.

 

사실 삼촌도 동네에 출몰하는 바바리맨이 아빠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경찰은 윗동네 재개발 추진과 바바리맨을 연결하여 공안사범 내지는 정치범으로 지목하고 있었던 것이다. 위장 수사를 펼치고 있는 덫에 걸려들었다. 교복 차림의 여고생으로 위장한 최순경 앞에 바바리맨은 코트를 펼치다가 함정에 빠졌음을 알고 도망을 치다 윗동네 건너편 아파트 단지 굴뚝 꼭대기 난간에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서 있었다. 현행범이 되고 말았다.

 

파출소장은 아빠임을 확신하고 확성기로 "동현이 아버님, 이제 그만합시다!"라고 외쳤다. 시간이 흐르자 바바리맨은 사다리를 타고 굴뚝을 내려왔다. 아들 동현은 파출소장의 옷소매를 꽉 붙잡은 채 빨리 도망가라고 외쳤다. 하지만 바바리맨은 느린 동작으로 가면을 벗기 시작했다. 파출소장과 순경들은 모두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장본인은 아빠가 아니라 삼촌이었던 것이다.

 

이후 여고생들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펼쳤다. 서른 명은 족히 넘어 보였다. "바바리맨, 변태가 아니라 히어로"라면서 즉각 구속을 풀고 석방하라는 요구였다. 잠시 후 검정 점퍼를 입은 형사가 나타나 아빠에게 범칙금만 물고 삼촌을 데려가라고 말했다. 그 형사는 당초 의심했던 재갤발 문제와 전혀 관련이 없음이 밝혀졌고 과거 범죄 경력도 없고 위기에 처한 여학생들을 구하 점 등이 참작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용두동 재개발 계획도 보류됨에 따라 강제 철거당할 위기에 처했던 윗동네 사람들도 당분간 그대로 살 수 있게 되었다.  

 

 

진짜와 가짜의 차이는?

 

 

 

 

진짜 가수 나훈아와 모창 가수 나후나, 진짜 바바리맨인 아빠와 가짜 바바리맨인 삼촌, 진실과 거짓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기도 한다. 진실이란 흐르는 강물과 같이 늘 변하기 때문에 우리는 결코 진실의 전부를 볼 수 없다. 바바리맨은 변태變態의 상징이다. 변태란 곤충이 껍질을 벗으며 성장하는 과정이다. 즉 껍질을 벗을 때 비로소 어른 곤충이 되는 것이다. 바바리맨이 된 아빠와 아들 동현 모두 지금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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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명함 - 나와 꼭 맞는 일을 찾아내는 13가지 전략
크리스 길아보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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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당신이 현재의 일에 안주하고 싶지 않다면? 당신이 진정 사랑하는 일을 찾고 싶은데 저녁마다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싶지 않다면? 둘 다 가질 수는 없을까? 좋은 소식이 있다. 당신은 둘 다 가질 수 있다. 어던 사람들은 그런 일을 찾아낸다. 그건 순전한 우연이 아니었다. 독똑해서 쉽게 해냈든, 아니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해냈든 간에 그들은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아냈다. 그러자 그들의 삶이 달라졌다. - '머리말' 중에서

 

 

두 번째 명함을 준비하라

 

이 책의 저자 크리스 길아보는 매달 30만 명이 조언을 구하는 독보적인 라이프&커리어 멘토이자, 구글과 페이스북에서 미래전략을 강의하는 괴짜 아이디어뱅크다. 또 그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서 부자가 된 혁명적 벤처 사업가로 고정관념에 대한 반항, 가슴 뛰는 돈벌이, 나의 새로운 발견 등을 삶에서 추구한다. 저서로는 175개국을 다니며 소자본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대부분 행복과 번영을 제공하는 일을 하며 균형 잡힌 삶을 살기를 원한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우리의 능력을 잘 활용하기를 원한다. 어쩌면 욕심쟁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사랑과 돈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즉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고 그 일을 하면서 충분한 보상을 받기를 바란다. 이를 요약하자면 우리가 찾으려는 직업은 다음과 같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 (기쁨)
금전적 요구를 충족하는 일 (보상)
나의 재능을 극대화하는 일 (몰입)

이 책의 목표를 잊지 말자. 이 책은 우리들이 소위 '커리어 복권'에 당첨되어 천직天職 같은 일을 찾도록 돕는 것이다. 그 이상적인 세계로 가는 길은 하나가 아니지만, 조건들을 모두 갖추지 않고서는 완벽한 해법에 도달할 수가 없다. 사랑하는 일이지만 수입이 쥐꼬리만 한 직장, 싫어하는 일이지만 높은 급여를 받는 직장 등도 모두 가능하지만 이는 우리들이 찾는 바가 아니다. 딱 맞는 일을 찾기 위해선 기쁨, 보상, 몰입의 적절한 배합이 필요하다.

 

 

책상을 탈옥할 타이밍

 

대니얼, 그는 자신이 관리하는 회사 직원 50명에게 뭔가 해주고 싶은 의욕에 1년에 1~2회 금요일 오후에 직원들에게 피자와 아이스크림을 사 줄 예산 2천 달러를 요청했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하고 말았다. 이에 그는 상사에게 뭔가 보여주겠다고 회사 비용 절감책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호기를 부렸다가 그 자리에서 바로 수용되고 말았다.

 

일자리를 잃고 1~2주 동안 집 주변을 바쁘게 돌아다녔지만 수확은 별로 없었다. 마침내 그는 용기를 내서 길 건너편의 이웃집을 찾아갔다. 소유하고 있는 임대주택을 청소하고 눈을 치워주겠다고 제안하면서 몇 달러만 더 주면 다른 심부름도 해주겠다고 했다. 그것은 작은 일이었고 수입도 크지 않았지만 이웃의 긍정적인 답변을 듣고 용기를 얻었다.

 

작은 성공에 고무되자 그는 옛날부터 머릿속에 구상했던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임대 중인 건물을 관리하는 사업이었다. 그는 부동산 소유주 100여 명의 주소를 구해서 서비스를 제안하는 엽서 100장을 손으로 썼다. "아주 오래 걸렸죠. 나야 뭐 시간이 많았으니까요"

 

답장은 고작 1통만 왔다. 하지만 그 답장은 알찼다. 왜냐하면 서비스 계약서가 함께 동봉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에겐 고객이 생긴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가 일일이 엽서를 손으로 쓴 것은 모험이지만 나름의 계산이 깔린 행동이었다. 보통의 경우라면 1퍼센트라는 성공률은 그리 높은 것이 아니지만, 그는 무에서 유로 나아간 것이었다. 간단히 말해서 그는 결과에 만족했다.

 

여전히 자유로운 시간이 있긴 했지만 그는 또다시 엽서 100장을 손으로 쓰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다른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지난번과 다른 부동산 소유자 100명의 전화번호를 입수해 그들 모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평소 그는 전화 마케팅의 응대를 싫어하는 편이었지만 짧은 문자메시지는 사람들을 귀찮게 하지 않으리라고 판단했다. 결국 문자메시지를 통해 2명의 고객이 추가로 생겼다. 현 상황을 평가해보니 2달 동안 그의 예상 연소득은 2만 7,000달러가 됐다. 비록 큰돈이 아니었지만, 창업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 그 정도면 환상적이었다.

 

더욱 좋은 것은 창업 후 그는 늘 원했던 자유와 유연성이 생겼던 것이다. 세 아이의 아빠인 그는 아이들 위주로 일과를 조정할 수 있었다. 일찍 출근해서 아이들을 학교에 대려다준 후에 다음 일터로 이동하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아이들을 스키장에 데려다주었다. 창업 전보다 일을 더 적게 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더욱 능률적으로 일하고 있었다. 1년 후, 충분한 고객을 확보한 그는 일손이 모자라 사람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삶이 1,000퍼센트 나아졌어요. 예전 상사가 직원들에게 피자를 사주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이제는 내가 내 직원들에게 피자를 사줄 수 있으니까요"

 

 

부업에 대하여

기발한 아이디어를 찾다가 막혀버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반드시 기발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건 아니다. 오히려 우리들에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컵홀더를 발명한 사람을 생각해보라. 누가 보더라도 이 일은 최신 스마트폰 모델을 만드는 것만큼 멋있지 않다. 하지만 음료를 가지고 운전해야 한다면 그 컵홀더는 확실히 편리한 물건이다.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리 캠벨은 다른 운전자들에게 더 효율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그들의 수익을 높여주었다. 캐나다의 마이크 할랏은 시장 수요가 있는 특별한 식료품을 수입해서 파이레트조에서 팔았다. 사람들에게 유용한 것이야말로 최고의 가치를 지닌다. 다음과 같은 것은 골드러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징후다.


규모가 크지만 아직 열리지 않은 큰 시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법이나 참여하는 법을 아직 모르는 신기술
새로 어떤 일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혼란 또는 불확실성
사람들이 원하지만 가질 수 없는 것(국경 너머에 있는 불법적인 식료품)
희소하다고 여겨지는 것 또는 FOMO(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심리)를 유발하는 것


항상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라. 그리고 금광의 가능성을 발견하면 재빨리 달려들어라. 결과가 어떨지 확신할 수 없을 때도 일단 실험을 해보라. 실험이 잘되면 개선의 여지는 항상 있다. 실험이 잘되지 않았더라도 당신이 시간을 많이 투자한 건 아니므로 다른 일로 옮겨가면 그만이다.

 

 

스타 프리랜서의 비밀

 

괴짜 마케터였던 제이슨은 가장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성을 바꿀 권리를 부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BuyMyLastName.com이라는 새로운 웹사이트를 제작해 온라인 경매를 열었다. 낙찰자는 원래 엉뚱한 기획을 많이 하던 헤드셋츠닷컴이라는 스타트업 기업이었다.

 

"우리는 몸에 우리 회사 이름을 문신으로 새기는 사람에게는 평생 무료로 헤드셋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이슨의 광고는 우리에게 잘 어울렸죠" - 헤드셋츠닷컴의 CEO

 

헤드셋츠닷컴은 제이슨이 '제이슨 헤드셋츠닷컴'이 되는 대가로 4만 5,500달러를 지불했다. 우습긴 하지만 그 개명은 진짜였다. 제이슨은 법적으로 개명 신청을 하고, 사진이 박힌 신분증과 공적인 서류들을 새로 만들었다. 소셜미디어에 그런 것을 올리면 날마다 수천 명이 반응을 보이고 그와 상호작용을 했다.

 

제이슨은 1년 후 똑같은 실험을 되풀이했다. 이번에는 다른 스타트업 기업에게 5만 달러를 받고 성을 '서퍼앱'으로 바꿨다. 서퍼앱은 사람들이 서핑을 하면서 기록을 남기고 공유하는 앱이었다. 이후 그는 <창조적인 마케팅>이란 책을 출간했는데, 책의 매 페이지마다 후원자의 스폰서를 받았기 때문에 224 쪽마다 작은 광고가 들어가 있다. 참고로 후원금은 7만 5천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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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를 파는 가게
켄 블랜차드 외 지음, 이제용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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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배려한다는 걸 고객이 알게 하라. 이 말은 참으로 단순하게 들린다. 그런데 고객에 대한 배려를 보여주는 것이 그토록 중요하면서도 단순하다면, 왜 모든 기업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일까? 신규 고객을 게속 유치하기보다는 기존 고객을 지키는 일이 비용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인데 말이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배려는 강력한 경쟁력이다

 

저자 켄 블랜차드만큼 사람과 기업의 경영에 영향을 준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저명하고 사교적이며 수많은 사람이 만나고 싶어 하는 작가이자 강연자, 사업 컨설턴트인 그는 오늘날 비즈니스 업계에서 가장 통찰력 있고 영향력 있으며 열정적인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1,500만 부 넘게 팔리며 30년 이상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경이적인 책 <1분 경영>(스펜서 존슨 공저)부터 세계적으로 칭찬 열풍을 일으킨 <칭찬은 고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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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옆집에 영국남자가 산다 - 유쾌한 영국인 글쟁이 팀 알퍼 씨의 한국 산책기
팀 알퍼 지음, 이철원 그림, 조은정.정지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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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 살수록 한국이라는 나라는 변화 그 자체임을 실감한다. 한국인에게 눈앞에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계, 아무리 빨리 달려도 점점 속도가 빨라지기만 하는 쳇바퀴만큼 당연시되는 것은 없다. 한국인은 연이어 터지는 절박한 상황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점점 더 커지는 불똥을 이리저리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유머를 이용하면서 살아왔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이방인의 눈에 비친 한국, 그리고 한국인

 

책의 저자 팀 알퍼는 영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 영국에서 출생, 다양한 문화적 배경 속에서 성장했다. 특히, 그의 친가나 외가 모두 전통 깊은 유대 가정 출신이다. 한국인 아내를 만나 한국에서 9년째 살고 있는 그는 영국 켄터베리 소재의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요리와 여행, 그리고 사유와 글쓰기는 늘 그와 함께하는 친구였다. 어릴 적부터 음식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 대학 시절 한 호텔에서 파트타이머로 시작해서 수 셰프sous chef가 되기까지 오랜 기간 요리에 대한 기본기를 다졌고, 

 

책은 총 5부로 구성됐는데, 제1부(오늘부터 한국인, 나는 재밌게 산다)에서는 한국 목욕탕의 때밀이 문화, 마치 패션쇼 같은 화려한 등산복 차림 등을 얘기하고, 제2부(한국인은 모르는 버라이어티 코리아)에서는 돈을 주고 아이의 이름을 짓는 작명소, 혼란스러운 한국식 영어, 한국의 성형수술 실태 등을 지적한다.

 

이어서 제3부(영국인이 사랑하는 한국의 맛)에서는 한국 찜질방의 음식 문화, 매력적인 한국의 물김치 등에 관한 얘기를, 제4부(팀 알퍼 씨, 오늘 저녁 회식 어때요?)에서는 한국인의 슬리퍼 사랑, 결혼에 별 관심이 없는 한국 여성들, 잦은 인테리어 공사로 인한 소음 등을 은근히 꼬집고, 마지막으로 제5부(시청역에서 사랑을 기다리는 영국남자)에서는 외국에 잘못 알려진 한국의 개고기 문화, 코를 줄이려는 서양인과 코를 높이려는 한국인 등 문화의 차이를 다룬다.

 

"나 같은 서양인이 이런 나라에 적응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신나고 재미있는 일인 동시에 낯설고 생소한 도전, 꼭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경험이라고나 할까? 바로 그렇게 꾸려간 코리안 라이프를 이 책에 기록했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롤러코스터 같은 경험을 해보기 바란다"

 

 

 

 

목욕탕에 바치는 찬가

 

요즈음은 아파트 문화가 대세인지라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네에서도 대중목욕탕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방인의 눈에는 이런 대중탕이 있다는 게 즐거움 그 자체인 모양이다. 런던의 경우 '사우나' 간판이 붙은 업소는 대체로 성매매업소이거나 범죄 조직의 돈세탁 창구인 반면, 한국에서는 샴푸, 칫솔, 이태리타월을 들고 맘 편히 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일부 서구인들에겐 타인에게 자신의 신체를 보여준다는 게 창피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목욕탕 문화가 낯설기만 하다. 저자 역시 영국 친구와 함께 목욕탕을 찾았다가 이런 일을 경험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즉 친구는 이런 문화가 싫어서 아예 옷을 다시 차려 입고 저자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다가 "여긴 노출이 너무 과해. 어서 돌아가자"라면 애원했다고 한다.

 

저자는 때밀이 문화를 한국 목욕탕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피부 아래에 무슨 황금이 숨겨져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열심히 살갗을 밀어대는지, 더욱 신기한 것은 목수가 거친 목재 표면을 사포로 문지르듯 아이들의 때를 밀어주는 아버지의 땀 흘리는 모습이라면서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든 아들이 늙어버린 아버지의 때를 밀어주는 광경이 그려진다고 말한다.

 

 

산에서 패션쇼를 한다(?)

 

등산은 영어로 '마운틴 클라이밍'이다. 이때는 보통 엄홍길 등반 대장 같은 전문인이 알프스나 히말라야 산맥을 오르는 본격적인 등반을 가리키는 말이다. 주말이나 평일 가리지 않고 북적대는 한국의 산에 오르는 등산은 사실 '하이킹'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법하다. 하지만 등산객들의 옷차림은 전문가의 그것과 비교해 조금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보통 영국인들은 낡은 운동화를 신고 허름한 코트를 걸친 채 하이킹에 나선다. 영국의 야외는 진흙탕이 많아 좋은 옷을 입고 나갔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한국의 등산로는 패션쇼 런웨이를 방불케 한다. 고품질 소재의 고가 아웃도어에다 등산 스틱과 배낭 등 완벽한 차림새다.

 

더구나 이렇게 비싼 옷을 집에 그냥 묵히기가 아까워 한국인들은 해외 여행시에 아웃도어를 걸치고 나간다. 이런 여행객을 안내하는 현지 가이드분이 하도 신기해서 등산 여행을 왔냐고 묻기도 한다는 신문 기사를 본 적도 있다. 심지어 이런 복장을 하고 해외 유명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박물관을 방문한다고 한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등산복, '적재적소'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영국인도 모르는 영국 영어

 

'토스트', 이는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먹어 본 간편식이다. 영국인들도 이 토스트에 환장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영국인들이 생각하는 토스트와 한국인이 알고 있는 토스트는 영 딴판이란다. 저자의 경험이 책에 소개된고 있다. 10년 전 한국에서의 직장에 첫 출근하는 날, 동료가 다가와 토스트를 먹겠냐는 제안에 따라나섰다고 한다.

 

그런데, 회사 옆 골목에 주차된 작은 트럭에 설치된 철판 위에 버터를 두르고 그 위에 두툼한 식빵을 놓고 치즈, 햄, 계란, 야채 등을 얹고서 캐첩과 마요네즈를 듬뿍 뿌려 내 놓은 음식이 바로 '토스트'였던 것이다. 영국에선 빵을 잘라 토스터에 넣어 구운 뒤 버터나 잼을 발라서 먹는 게 토스트다. 해외로 여행가서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해 본 사람은 다 이런 경험을 해 보았기에 금방 이해되는 장면일 거다. 같은 토스트이지만 영국인도 모르는 영어가 된 셈이다.

 

또 저자는 '사이다'를 예로 든다. 영국에선 사이다가 '사과로 만든 맥주'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한국 술집 메뉴판에서 사이다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이를 주문했더니 한국의 사이다는 탄산이 섞인 설탕물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분명히 영어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걸 가리킬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코를 줄이려는 서양인, 코를 높이려는 한국인

 

 

'다르다'와 '틀리다'

 

이 책에 실린 팔십 여 가지 이야기를 읽다 보니 갑자기 '다르다'와 '틀리다'라는 두 말이 떠올랐다. 이미 세계는 과거에 비해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매우 가까워졌다. 저자가 한국에 와서 살아보니 프랑스 여배우 브리짓 바르도가 '한국인은 개고기를 즐겨 먹는' 문화를 가졌다고 말했지만 영국인보다 더 열렬히 반려견을 사랑하는 한국인임을 알 수 있었음을 밝히듯이 우리들도 시야를 더 넓혀 '다름'을 포용할 줄 아는 국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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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멈추고 싶은 경영자를 위한 생각수업
이희선 지음 / 청춘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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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중심적 사고는 객관적인 인식의 오류 혹은 왜곡을 부릅니다. 여기서 마찰과 오해가 생기고 싸움이 일어나게 됩니다. 조선후기 실학자 박세당朴世堂(1629~1703년)은 지각대상이 되는 객관적 사실을 똑같이 눈으로 보고도 해석이 엇갈림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마음을 두지 않으면 봐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잠시 멈추고, 내면의 답을 찾아보라

 

'왜 어떤 경영자는 항상 성과를 내며 재밌게 일하는데,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은걸까? 그 차이는 무엇일까?', 책의 저자인 이희선 박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초월 심리학자인 켄 윌버Ken Willber의 Integral Theory에 바탕을 둔 Integral Coaching 프로그램을 아시아인 최초로 수료했다. 그리고 세계 최초의 프로페셔널 코치 트레이닝 코스인 Graduate School of Master Coaches 과정까지 마쳤다.

 

그녀는 단순히 이론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경영자 코치로서 5,000시간 이상 국내외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들과 임원들을 코칭 해오고 있으며 지난 20여년간 리더십 코칭 방법론을 연구하며

 

 

 

 

 

 

 

 

"너 자신을 알라", 이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주변 사람들에게 깨우침을 주기 위해 한 말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제대로 모르고 산다.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은 평생에 걸쳐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이며 내면의 자기와 대화를 함으로써 얻게 되는 생애의 과제인 셈이다.

 

잘나가는 리더도 정작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 사회적으로 성공함으로써 크게 재산을 일궈 행복한 가정을 꾸린 사람들조차도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냥 앞만 보고 내달리다 보니 주위를 둘러볼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이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할 순간이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과 대화를 통해 현재의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봐야 한다.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

 

"나는 방황하는 자이자 산에 오르는 자다"

-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다

 

과거엔 직장에서의 상사는 곧 하늘이었다. 그는 직위를 힘으로 내세워 부하들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었다. 심지어 그의 독단적인 결정에 감히 '노No'를 말할 수 있는 형편도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부하직원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맘껏 성질을 낼 수도 없고 다른 곳으로 내쫓을 수도 없다. 그런데, 이런 불평의 내면을 하나씩 뜯어 보면 세대 간의 가치관 차이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 새로움이 생기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상사는 성실함과 정직함을 중요시하고 이런 태도가 성과로 이어진다고 믿는 가치관을 지닌 반면, 부하직원은 창의성과 유연성에 더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사는 기존의 방법을 충실히 따르면서 완벽한 업무 처리를 원하지만, 부하직원은 기존의 것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것을 자꾸 시도해 봐야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가치관을 지녔던 것이다.

 

노자<도덕경>에는 아래와 같은 구절이 실려 있다. 옳은 말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알고 자신을 이겨내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다. 현재 경영자의 위치에 있다면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성과를 분명 달성했을 것이다. 스스로 중요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했던 원칙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경영자들은 '생각 시간'을 가져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곳에서와 같은 사고방식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새롭게 사고해야 한다"

 

이는 독일의 물리학자이자 과학자인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해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그 생각에만 몰두하다 보면 적절한 해법이 떠오르지 않고 오히려 그 생각에만 사로잡히고 마는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이 말이 곧 이런 상황에 대처하게 만드는 명해법인 셈이다. 즉 그곳에서 떠나 다른 곳으로 가야 해결책이 나온다는 말이다.

 

사실 입에 '바쁘다 바쁘다'를 입에 달고 살아가는 경영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하루의 일과는 스케줄로 꽉 찬 있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회의를 끝내고 나면 면담에다 외부 약속 등등 하루 바삐 움직이면서 머리 속엔 미결된 업무와 수립해야 할 새로운 전략들로 가득 차 있다. 정작 곰곰히 되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없는 셈이다.

 

희극 배우이자 감독인 찰리 채플린<모던 타임즈>라는 영화(1936년)를 통해 현대 사회의 삶을 거대한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기계의 부속품으로 묘사했다. 아무 생각 없이 기계의 부속품처럼 돌아가는 삶을 산다면 이는 바로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삶'과 같다. 반복적인 일상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을 때 창의성과 아이디어가 탄생할 수 있는 법이다.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요즈음 인생 후반전을 꿈꾸며 귀농귀촌歸農歸村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물론 내 주위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1년 정도 체험하고선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사실 농촌에서의 삶이란 게 겉으로 보기엔 매력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속으로 들어가 보면 만만치 않다. 자유를 느껴 보려고 귀농했더니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는 농삿일이 해가 떨어지고 나서도 해야 한다고 투덜댄다. 이 또한 자신의 체질과 맞아야 할 만한 일인 것이다.

 

좀 게으름을 피우고 밭에 드문드문 나갈 경우 이내 잡초가 무성해지고 농작물은 시들고 비틀어진다. 이리 되면 농사는 헛 일이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심전心田, 즉 마음의 밭도 가꾸기를 게을리하면 잡초가 무성해진다. 특히, 잡초는 생명력이 강해서 그냥 둘 경우 무성해지기 마련이다. 여기서 가꾸기라는 말을 음미해보자. 규칙적으로 물과 비료를 주고 불필요한 잡초를 제거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따라서, 마음의 밭도 규칙적으로 가꾸어야 한다. 나는 아내의 권유로 아침에 일어나면 경전을 읽고 경전의 일정 부분을 필사하면서 깊은 뜻을 새긴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인생을 돌아볼 때 절대로 되풀이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있다. 그럼에도 그 순간을 회피하지 말고 되돌아 보아야 한다. 그 일을 통해서 깨달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새롭게 배운 것은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이런 행동을 통해 우리들은 인생에 있어서 실패란 없고 피드백만 있을 뿐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뱀이 허물을 벗지 못하면 끝내 죽고 말듯이 인간도 낡은 사고의 허물에 갇히면 성장은커녕 안으로부터 썩기 시작해서 마침내 죽고 만다. 따라서 인간은 항상 새롭게 살아가기 위해 사고의 신진대사를 해야 한다" - 니체의 <아침놀> 중에서

 

 

오늘을 사랑하라

 

광활한 우주의 시공간을 감안할 때 우리 인류의 역사는 한 점점 정도일 뿐이다. 그 점의 점 속에 나의 발자취가 있을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우리들은 그야말로 잠시 이 지구라는 별에 잠시 머물다 가는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내가 좋아하는 시인 천상병<귀천歸天>이란 시에서 자신의 삶을 지구에서의 소풍으로 묘사하고 있다. 적어도 이 정도로 삶에 대한 태도를 가졌기에 분명 하늘도 감읍해서 천국으로 그를 인도했을 것이다.

 

북아메리카의 인디언 체로키족은 애팔래치아 산맥 남부 지방에 거주하던 원주민이다. 이들의 속담에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인디언 전사가 말을 타고 한없이 펼쳐진 황야를 달리다가 갑자기 멈춰 선다고 한다. 왜 그럴까? 너무 빨리 달려서 자신의 영혼이 미처 따라오지 못할까봐 잠시 기다려준다는 거다.

 

그렇다. 우리들의 삶은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니며 지금 바로 오늘이다. 오늘을 행복한 소풍으로 여기고 산다면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과 환경들은 당연히 새롭고 사랑스러울 것이다. 이것이 바로 행복이다. 따뜻한 커피 한 잔 사 들고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전해보자. 얼마나 의미 있는 시간이겠는가. 오늘을 계속 사랑하면 이는 결국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이 없는 삶인 것이다.

 

 

 

영웅 테세우스의 배와 정체성

 

테세우스와 아테네의 젊은이들이 탄 배는 서른 개의 노가 달려 있었고, 아테네인들에 의해 데메트리오스 팔레레우스의 시대까지 유지 보수되었다. 부식된 헌 널빤지를 뜯어내고 튼튼한 새 목재를 덧대어 붙이기를 거듭하니, 이 배는 철학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자라는 것들에 대한 논리학적 질문'의 살아있는 예가 되었는데, 어떤 이들은 배가 그대로 남았다고 여기고, 어떤 이들은 배가 다른 것이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 플루타르코스

 

그리스 신화에는 영웅 테세우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당시 크레타 섬의 미노스왕이 괴물 미노타우로스(머리는 소, 몸은 사람)에게 매년 선남선녀 14명을 제물로 바치는 행위가 부당하다고 여겨져 배를 타고 어려운 항해를 거쳐 마침내 설계자 다이달로스가 만든 미궁迷宮에 잠입해 괴물을 죽이고 무사히 탈출한다. 아테네 사람들은 이런 테세우스의 영웅적인 일을 기념하려고 당시 타고 항해했던 배를 보존하여 매년 바다에서 축제를 벌였다.

 

배는 나무 판자를 연결해서 만든다. 축제를 마치고 나면 당연히 그 배는 망가지고 수리가 불가피해진다. 오래된 판자를 새것으로 하나씩 교체하다 보니 나중에는 결국 처음의 나무 판자는 하나도 없게 되었다. 이를 두고 철학자들은 '애초에 테세우스가 탔던 배의 모든 판자가 새것으로 교체됐는데 아직 이배는 테세우스의 배인가?'라는 철학적 화두를 던졌던 것이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리아드네(1898년)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의 영웅담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조력자다. 그녀는 미노스왕의 딸로 복잡한 미로로 구성된 미궁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아리아드네의 실을 제공한다. 그림 왼쪽 위에 멀어져 가는 테세우스의 배가 보인다.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와 낙소스 섬에사 하룻밤을 보내고 잠이 든 그녀를 남겨둔 채 몰래 아테네로 떠난다. 배신의 아이콘이다. 

 

 

인간은 고통을 이겨내는 힘을 가졌다

 

"This Universe is not outside you. Look inside yourself: everything that you want, you already are" (이 세상은 여러분의 외부에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내면을 살펴보십시요. 여러분이 원하는 것은 여러분 안에 이미 있습니다)

 

이는 페르시아의 시인 루미가 한 말이다. 혹독한 나치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빅터 프랭클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삶의 의미를 잃지 않는다면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우리들은 스스로 그 죽음의 문턱을 벗어날 수 있다. 사실 우리들은 편안할 때는 모르고 지내다가 오랫 동안 고통에 시달린 후에야 그 시련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고통이라기보다는 값진 경험으로 받아들이면 좋다.

 

 

 

누구를 위하여 일하는가?

 

'개미와 배짱이'라는 우화가 있다. 한여름에도 개미는 쉬지 않고 땀을 흘리며 일을 한다. 소위 힘든 날과 추운 겨울을 대비한 노동인 셈이다. 반면 배짱이는 나무 위 서늘한 곳에서 노래나 열심히 부르면서 놀고 있다. 겨울이 찾아 와 개미는 따뜻한 집에서 힘들여 모아 둔 양식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배짱이는 추위와 배고픔에 고통을 겪는다는 줄거리이다. 

 

"한여름에 그렇게 땀 흘리며 일해야 하는가?"

 

최근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다. 그럼에도 우리 인간들은 아직도 준비가 덜 된 듯 보인다. 우리들이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DNA는 수렵과 농경시대에 맞추어진 자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지런함과 성실함은 스스로는 물론이고 종족을 보존하는 최상의 방법이었다. 산업화 시대에 들어 공장과 기계를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해졌음에도 여전히 더 열심히, 더 빠르게, 더 성실하게 노동한다. 물론 우리들의 삶의 질이 높아졌지만 그만큼 우리들의 목표는 늘 상향 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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