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연표 - 예고된 인구 충격이 던지는 경고
가와이 마사시 지음, 최미숙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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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저출산, 고령사회라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하지만 그 실태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는 직업상 국회의원이나 관료, 지방자치단체의 수장, 경제계의 중진 등과 접촉할 기회가 많은데 정책 결정에 큰 영향력을 갖는 그들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심지어 인구 감소 문제의 대책을 담당하는 각료조차 마찬가지다. 먼저 저출산 문제를 보자. 유감스럽게도 저출산 추세는 멈출 기미가 없다. 그뿐 아니라 앞으로 양육 지원책이 성과를 거두고, '합계출산율'이 다소 오른다고 하더라도 일본에서 출생아 수가 더 증가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또 한편, 고령화 문제는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서 '제동을 건다'라는 표현은 뜻밖의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예컨대 노인들이 "나이 든 사람은 사라지라는 말이냐"라고 반발할 수도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인구 감소가 초래할 일본 사회의 충격파

 

책의 저자 가와이 마사시1963년 생으로 현재 산케이신문 논설위원과 다이쇼대학 객원교수로 인구정책, 사회보장정책 분야의 전문가다. 내각관방 유식자회의 위원, 후생노동성 검토회 위원, 농수성 제3자위원회 위원, 다쿠쇼쿠대학 객원교수 등을 역임했다. 2014년 '화이자 의학 기사상' 대상을 수상했고, 주요 저서로 <일본의 저출산 백년의 미주>, <중국인국가 일본의 탄생>, <의료백론>, <지방소멸과 도쿄노화> 등이 있다.

 

그는 정부나 정부 관계기관이 공표한 각종 데이터를 오랫동안 수집하여 열심히 분석하고 연구해왔다. 본문에서 자세히 밝히겠지만, 그 방대한 데이터가 보여주는 일본 사회의 미래는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저출산은 경찰관, 자위대원, 소방관 등 젊은이를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인력 확보에 큰 어려움을 준다. 국방, 치안, 소방 기능이 약화되면 사회는 급격히 혼란에 빠져들게 된다. 

 

인구 감소와 관련한 하루하루의 변화는 지극히 미미하다. 그래서 인구 문제에 대해 '오늘은 어제와 어떻게 다른가'를 이야기하기는 어렵기에 보통 사람들은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이 무관심이 진짜 문제다. 서서히 숨통이 조여 오듯 일본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이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사태를 '고요한 재난' 이라고 명명했다.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었는데, 제1부(인구 감소 캘린더)에서는 2017년을 기범으로 향후 100년 동안에 벌어질 일을 연대순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어서 제2부(미래 세대를 구할 열 가지 처방전)에서는 1부에서 살펴본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 캘린더에 대응한 '10 가지 처방전'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에서 벌어질 지방 소멸, 사회 파탄, 국가 소멸이라는 미래상을 남의 일로만 여길 게 아니라 한국도 이를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할머니 대국과 고독사의 증가

 

저자는 2017년의 일본을 '할머니 대국'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령자의 고령화 문제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핵심적인 사실이 있다. 바로, 그 주역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남성보다 여성이 장수하기에 고령자의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여성 고령자의 비율이 커지기 때문이다.

 

총무성의 통계 지표에 따르면 고령자 중 남성은 1,499만 명, 여성은 1,962만 명으로 여성 쪽이 463만 명 더 많다. 여성 전체 인구 중 고령자의 비율이 30.1%로, 30%를 처음 돌파했다. 이미 일본인 여성 3명 중 1명이 고령자인 셈이다. 따라서 2017년을 약간 과장되게 정의하면 일본이 ‘할머니 대국’ 으로 바뀐 해라고 할 수 있다.

 

혼자 생활하는 여성 고령자의 증가는 갈수록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다. 여성은 자녀가 독립한 뒤 남편과 함께 살다가 남편이 사망한 후 홀로 지내는 패턴이 늘어난다. 하지만 홀로 생활을 시작한 여성 고령자 또한 신체 능력이 쇠퇴해지면서 언젠가는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시점에 이르게 된다. 결국엔 자녀들의 집으로 들어가 의지하거나 고령자를 위한 시설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무의탁 노인의 경우 생계에 어려움을 겪다가 고독사할 가능성이 높다.

 

 

국립대학, 도산 위기에 처한다   

'대학 도태의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다.  일본의 대학 진학자는 고등학교 졸업생 또는 재수생이 대다수를 점한다. 따라서 18세 인구의 규모를 보면 진학자가 어느 정도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18세 인구의 규모를 파악하는 일은 간단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18년 전의 출생아 수를 보면 된다.

 

그렇다면 18세 인구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2009년 이후로 120만 명 안팎에서 크게 변동이 없었지만, 2018년 무렵부터 다시 감소하기 시작한다. 2024년에는 약 106만 명 선에서 잠시 유지되다가, 2027년부터 다시 크게 감소한다. 이처럼 18세 인구 감소는 대학 입장에서 사활死活이 걸린 문제가 된다. 

 

최근의 연간 출생아 수는 100만 명 정도다. 이들이 18세가 되는 2032년에는 100만 명 아래로 떨어져 약 98만 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불과 15년여 만에 20만 명 가까이 감소한다. 만약 그 절반이 대학 입시를 준비한다 치면 대학 진학자는 10만 명이 감소한다. 입학 정원 1,000명 규모의 대학 100군데가 신입생을 받지 못한다는 계산이다. 

 

 

장래의 어머니가 감소한다

 

저출산 문제를 놓고 정치인이나 전문가들이 다양한 제언을 풀어 놓는다. 하지만 현재 일본에서 저출산화에 제동을 거는 일은 지극히 어렵다. 설령 저출산화가 멈춘다 하더라도, 그것은 먼 미래의 일일 것이다. 베이비붐이 올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잠깐 베이비붐이 일어나는 정도로는 일본의 저출산화 흐름이 바뀌진 않는다.

 

앞에서 서술했듯이 합계출산율이 오른다 해도 출생아 수의 증가로 이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님을 봐야 뽕을 따지'라는 말처럼, 마찬가지로 결혼을 해야 신생아를 출산할텐데 편한 삶을 즐기려고 결혼을 하지 않으니 아기의 출생 감소로 연결된다. 저출산화의 영향으로 '미래의 어머니'가 될 여아女兒 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과거 저출산화에 따른 출생아 수의 감소로 이미 여아의 수가 줄어들었고, 장래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성 수가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이것이 앞서 이야기한, 저출산 · 고령화가 멈추지 않는 이유다. 출산 시기에 있는 여성 인구의 장래 추계를 보면 이 점을 뚜렷이 알 수 있다.

 

 

간병인 자체도 간병을 필요로 한다 

전후戰後 일본에서는 핵가족화가 진행되어 왔지만, 저출산과 고령화가 거듭되면서 과거에 없던 문제가 한꺼번에 분출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노노(老老) 케어' , 즉 노인이 노인을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노노케어는 이미 한국 사회에도 노령자 부양 지원 제도로 도입, 정착되고 있다.

 

2025년에는 세대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세대가 약 2,015만 세대, 이 중 75세 이상이 1,187만 세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서 70%가량은 혼자 생활하거나 부부 모두 고령자인 세대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 노노케어는 간병받는 쪽도 간병하는 쪽도 모두 고령자라는 의미인데, 그 대상이 배우자만이 아니라 부모나 자녀인 상황도 있다. 간병하는 사람 자신이 간병이나 지원이 필요한 사람인 경우도 적지 않다.

 

 

수혈용 혈액도 부족하다

 

지금까지는 10~30대의 헌혈로 혈액 공급이 이뤄지고 50세 이상이 이를 이용해왔다. 헌혈이 가능한 연령은 16세부터 69세까지인데, 저출산화에 따라 이 연령층의 인구가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5년에는 총인구의 67.4%였는데 2050년에는 57.6%가 된다. 특히 근래 젊은 층이 헌혈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후생노동성이나 일본적십자사 등은 20~30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헌혈 독려 활동도 좋지만, 이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저출산 · 고령화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크게 무너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혈액제제를 사용하는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헌혈할 수 있는 젊은이의 수는 줄어든다. 혈액제제는 보관이 극히 여렵기에 헌혈하는 사람을 꾸준히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는 요컨대, '병원에 가면 살 수 있다'라는 지금까지의 상식이 더는 통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의미다. 아무리 명의名醫가 기다리고 있어도, 아무리 최첨단 의료기기가 갖춰져 있어도 수혈용 혈액이 부족하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다. '병원에 가면 살 수 있다'라는 상식의 붕괴는 수혈용 혈액의 부족 탓만은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는 모든 각도에서 의료에 대한 국민의 상식을 깨부순다.

 

 

빈집이 증가한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추산(2016년)에 따르면, 2033년 전체 주택 수가 약 7,126만 호로 늘어나고 빈집 수는 거의 2,167만 호에 가까워 빈집 비율이 30.4%까지 상승한다고 한다. 즉 전국 주택의 약 3채 중 1채가 빈집이 된다는 소리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는 경제 법칙에서 말하듯이, 빈집 수가 증가하면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붕괴의 위험이 커지고 범죄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 흉물스럽게 방치된 빈집들 탓에 마을 전체의 이미지가 나빠지면 빠져나가는 주민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결국, 지역사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비단 인구가 크게 줄어든 지방 특유의 문제가 아니다. 대도시에서도 확실히 빈집이 늘어났다. 전철역 인근은 덜하지만, 전철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고 더 들어가야 하는 주택지에는 벌써 빈집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지어진 지 오래된 낡은 주택은 아무리 헐값에 내놓아도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는다. 도쿄 23개 구내의 조용한 주택가에서도 종종 빈집이 발견된다. 앞으로는 도심의 주상복합 빌딩에서도 입지에 따라서는 빈 곳이 눈에 띄게 될 것이다. 머지않아 땅값이 하락하고, 대출을 해준 은행이 파산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경제활동인구 감소에 대한 대책

 

일본은 인구 감소를 초래하는 출생아 수의 감소, 고령자 수의 증가, 그리고 사회의 기둥인 근로 세대의 감소라는 각각 원인이 다른 세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게다가 이런 현상이 전국에서 일률적으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인구 감소와 저출산, 고령화에는 폭넓은 정책이 요구된다. 그 대응책은 수십 년 앞을 내다봐야 하고 효과가 나타나려면 몇 년이나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다. 한 정권이 그 모두를 완결할 수는 없다. 정권 몇 번이 아니라 몇 세대에 걸쳐 착실하게 지속해야 한다. 그렇다면 나를 포함한 '현재의 어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세대에 밀어닥친 최대의 과제는 사회의 기둥, 즉 노동력 부족의 해소다. 

 

 

10 가지 처방전

 

고령자 줄이기

24시간 사회 탈피

비거주지역 명확화

행정구역을 뛰어넘는 지역 합병

철저한 국제분업

장인의 기술 활용

국비 장학생 제도로 인재 육성

중장년의 지방 이주 추진

세컨드 시민 제도 창설

셋째 아이부터 1,000만 엔 지급

 

 

꿈이 있는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인구 감소, 이는 명백한 팩트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처럼, 우리들에게 서서히 다가온 인구 감소 현상은 미래에 대한 위기감이 부족했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비록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할지라도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지에 대해 너무나도 수수방관한 탓이다. 무릇 사람이라면 장래가 불안하다고 느껴지면 자손을 남기려 하지 않는다. 출산장려금이라는 단기 미봉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는 젊은 세대가 미래에 대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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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쉴 때마다 건강해지는 뇌 - 16만 명의 빅데이터에서 찾은 건강 비결
다키 야스유키 지음, 김민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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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세계 제일의 장수 국가로 꼽힌다. 현재 일본에서 65세 이상의 고령자는 3,000만 명 이상으로 전체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그러나 치매 환자 증가라는 큰 문제를 안고 있어 무조건 오래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는 상태이다. 얼마나 오래사느냐보다는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책의 저자 다키 야스유키는 세계적으로 가장 저명한 뇌영상연구의 권위자이다. 그는 역학疫學을 이용해 건강한 장수에 관한 의학적 해답을 찾고자 연구하고 있다. 역학이란 통계학적 방법을 사용, 질병의 원인이나 경향을 밝히는 학문이다. 즉 많은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어떤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밝혀내는 것이다.

 

적은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현상을 설명한다면 당연히 타인의 설득력을 얻기가 어렵다. 그래서 저자는 5세 아동부터 80세가 넘는 고령자까지 수천 명의 데이터를 취합해서 분석 중이다. 향후에는 16만 명의 자료를 수집할 예정에 있다. 여기서의 데이터란 크게 인지력, 생활습관, 유전자, 뇌 MRI 영상 등 네 가지 분야에 해당한다.

 

뇌 MRI 영상을 역학 데이터로 사용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극히 드물다

 

우리 인간의 뇌는 나이가 들어도 기능을 향상시키고,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 이르면 신경 세포 자체가 새롭게 태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처럼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바로 '뇌를 건강하게 유지한다'는 것과 동일한 맥락을 가진 것이므로 우리 모두는 건강한 뇌를 만드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책이 우리들에게 전하려는 메세지인 셈인데, 생활습관만 바꿔도 우리들의 뇌 나이는 달라질 수 있다.

 

 

 

 

하루 30분 걷기로 치매를 예방, 개선

수면은 7시간 정도 유지

비록 소소할지라도 지금껏 해본 적 없는 일에 도전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취미

손가락 끝을 자극하는 악기 연주

아침 시사는 법을

가급적 술은 마시지 않음

내장 지방형 비반에 주의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멀티 테스킹'

 

 

65세 이상 노인의 25%는 예비 치매 환자

 

일본의 경우 치매 예비군은 2015년 기준 40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치매 예비군은 정확히 말해 경도 인지 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로, 정상인과 치매 환자의 중간 단계를 말한다. 인지 기능 영역인 기억하고, 결정하고, 생각하고, 실행하는 기능 가운데 한 가지에 장애가 있으나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단, 방치하면 인지 기능 저하가 계속되어 그중 50%는 치매로 진행된다고 한다. 이런 치매 예비군과 치매 환자를 합하면 920만 명으로, 65세 이상 인구의 4명 중 1명이 어떤 형태로든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 된다.

 

 

해마, 기억을 관장한다 

해마가 기능을 수행하고 있을 때는 전기파가 발생하는데, 감정이 수반되면 이 전기파가 커진다. 옛 기억 중에 즐거웠던 추억 등이 다른 기억보다 강하게 남아 있는 것은 해마가 그 기억을 훨씬 중요하게 받아들여 장기 기억으로 확실하게 남겨놓았기 때문이다. 바로 해마가 기억의 중요성을 판단해 정리해놓은 것이다. 장기 기억으로 보존된 정보가 필요해졌을 때 다시 끄집어내는, 즉 떠올리는 기능을 담당하는 것도 해마다. 이렇듯 해마는 기억 전체를 관장하는 기억의 사령탑으로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치매 케어법, 위마니튀드

 

이는 프랑스의 이브 지니스트로제트 마레스코티가 개발한 화제의 치매 케어 방법이다. 인지력이 떨어져 말을 걸어도 전혀 반응이 없거나 일어설 수가 없어  누워서만 지내는 치매 환자들이 이 케어를 받은 후 말하고 웃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일어나며 그리고 걷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마치 마법과도 같아서 화제에 올랐던 것이다.  

 

위마니튀드'보다', '말을 걸다', '접촉하다', '서다' 등 네 가지를 주축으로 삼아 150개에 이르는 기본 케어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기능이 저하되어 누군가에게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존중하며 생활하고, 그런 인생을 통해 '인간다운' 존재로 지낼 수 있도록 치료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치료 대상자에게 '나는 당신을 소중하게 여깁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으로, '인간으로서의 존중'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케어 방법이다.

 

 

술은 뇌를 위축시킨다


음주 습관음주 량의 연구를 통해 알코올 섭취량이 많을수록 뇌가 많이 위축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전두엽 영역이 위축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두엽은 고차원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중요한 영역이다. 이처럼 음주가 인간다움을 관장하는 전두엽을 크게 손상시키는 것이다. 또 매일 병맥주를 3병 이상 마시는 사람은 15일간 작은 캔맥주를 1회 마시는 사람에 비해 10% 가까이 더 뇌가 위축되어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사람들과의 교류는 뇌를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뇌를 건강하게 해주고 치매를 예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는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커뮤니케이션, 즉 다른 사람과의 교류다. 다른 사람과 만나거나 그룹을 통해 활동하며 대화를 나누거나 함께 식사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이때 뇌 속 모든 영역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뇌가 매우 좋은 영향을 받는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해하고, 생각해서 말하고, 상대방의 기분을 헤아리고, 만나는 장소와 시간에 신경 쓰는 과정에서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전두엽이 풀가동하는 것이다. 이렇게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 뇌를 많이 사용하므로 다양한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일본 오이타현의 아지무 마을에 있는 '안심원 건강 클럽'에서는 이 방법을 통해 치매 예방에 크 효과를 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후쿠오카대학교와 제휴하여 탄생한 것으로 '뇌에 좋은 것들의 집대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클럽에 소속된 18명의 치매 예비 환자 중 16명의 경도 치매 장애가 회복되는 놀라운 효과가 생겼던 것이다.

 

 

아침 식사는 밥이 좋다

 

물론 식사 내용은 가정의 환경에 따라 다르다. 그렇지만 빵보다 밥이 좋은 이유는 GI 수치와 관련이 있다. 이는 흔히 다이어트와 관련해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데, 먹은 음식이 체내에서 당糖으로 바뀌어 혈액 속 혈당치가 상승하는 속도를 가르킨다. 빵은 GI 수치가 높다. 단 빵일수록 더 높아사 혈당치가 급격히 상승하거나 급격히 하강한다. 반대로 밥은 GI 수치가 낮다. 혈당치의 상승과 하강이 완만하고 그 속도도 느리다.  

 

아이들의 뇌는 신경 세포와 신경 세포를 연결하는 길을 만들거나 쓰지 않는 길을 없애느라 바빠서 어른보다 2배 정도 빠른 속도로 혈액이 흐른다. 뿐만 아니라 발달하느라 에너지도 많이 필요하다. 따라서 뇌가 오랫동안 에너지를 유지하려면 GI 수치가 낮은 음식이 좋다. 그렇다고 꼭 밥이 좋고 빵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빵이라도 전립분빵이나 호밀빵은 단 빵보다 혈당치 변화가 완만하다. 밥도 백미보다는 현미나 잡곡이 GI 수치가 낮다.

 

 

뇌의 건강은 나이와 상관 없다

 

고령이라도 뇌에 끊임없이 자극을 주면 그 자극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효과를 낼 수 있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종신 감독인 나가시마 시게오는 이를 여실히 입증했다. 그는 발작성 심방세동을 동반한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평생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을 정도로 중증이었지만 혹독한 재활 훈련을 거듭한 끝에 기적처럼 재활에 성공햇다. 

 

나가시마 시게오의 초인적인 재활 훈련이 이미 기능을 상실한 뇌의 영역 대신 다른 영역을 활성화시켜 '새로운 네트워크'을 만들어낸 덕분에 부활한 것이다. 그는 '내가 포기하지 않으면 뇌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중요한 교훈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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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 더 퓨처 - 4차 산업혁명과 우리의 미래
팀 오라일리 외 지음, 김진희.이윤진.김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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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미래를 묻는 질문, 특히 인공지능 같은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에서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에 대한 질문과 마주하고 있다. 우리 눈앞에는 21세기의 첨단 기술이 세계인에게 불리한 쪽이 아니라 유리한 쪽으로 작동하도록 해야 하는 시험대가 놓여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을 이용해 수억 명을 일자리에서 몰아내고 소수의 배만 불릴 것인가, 아니면 모두에게 이롭도록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것인가? - '한국어판 저자 서문' 중에서

 

 

첨단 기술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인가?

 

책의 저자 팀 오라일리온라인 학습, 도서 출간, 콘퍼런스 개최를 통해 각 영역에서 끊임없이 혁신의 물결을 이어갈 담론을 이끌어온 오라일리 미디어 설립자이자 CEO다. 그는 각종 프로그래밍 언어를 비롯하여 월드와이드웹, 오픈소스, 웹2.0, 정부2.0, 메이커 운동, 빅데이터 등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끼쳐온 새로운 기술을 발굴하고 소개해왔으며, 웹2.0서밋을 비롯하여 다양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그의 비전은 오라일리 미디어가 정보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함으로써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또한 그는 초창기 벤처기업 오라일리 알파테크의 파트너이자 비영리 단체인 코드 포 아메리카Code for America, 메이커 운동을 이끈 메이커 미디어Maker Media, 오픈 액세스 저널 피어제이PeerJ, 빅데이터 분석 기업 시비스 애널리틱스Civis Analytics 및 법안 관련 의견 수렴 서비스 팝복스PopVox의 이사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지난 30년 간 기술의 발전과 사회 변화의 핵심을 반추하면서 향후 새롭게 펼쳐질 미래 사회의 총체적인 모습을 매우 정교하게 묘사한다. 특히 인공지능, 로봇세, 일자리 등의 사회, 경제적 이슈를 포함, 미래에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인간은 어떤 길을 택해야 하는지에 관해 폭넓은 통찰력를 보여준다. 이는 자신이 직접 겪은 풍부한 경험과 사회, 경제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했기에 그 생동감이 더욱 빛난다.

 

지금까지의 모든 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커다란 번영의 원동력이었지만, 결국 오랫동안 고통을 안겨주는, 생각치도 못한 결과를 낳았다. 오늘날 우리는 이와 비슷한 역설적 상황에 놓여 있다. 수십 년 전, 세상에 가치를 더할 것이라고 여겨 선택한 마법과 같은 기술들이 오히려 우리를 복잡한 문제와 알 수 없는 위험, 나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도 모르는 결단으로 이끌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은 업계, 노동계 지도자, 정책 당국, 학계에 경종을 울리는 일련의 사악한 문제의 중심에 서 있다. 자율주행차의 등장은 운전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제 인공지능은 비행기를 조종하기도 하고, 의사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을 조언하기도 하며, 실시간으로 가장 빠른 출근길을 알려주기도 한다. 또한 기업체의 인력 수요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직원들에게 권장 출퇴근 시간을 공지하기도 한다. 이처럼 기존의 컴퓨터가 사람을 위해 일했다면 이제는 갈수록 인간이 컴퓨터를 위해 일하고 있다. 알고리즘이 새로운 상급자가 된 셈이다.


기술이 활성화된 네트워크와 시장에서 사람들이 일하는 시간과 일의 양을 선택할 수 있다면 미래의 비즈니스는 어떻게 될까? 주문형 학습으로 최신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기존 대학 교육보다 앞선다면 교육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알고리즘이 자신을 만든 소유주의 이익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보고 읽을지 결정한다면 미래의 미디어와 대중매체는 어떻게 될까?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부(올바른 미래 지도를 그려라)에선 인터넷 상용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등장,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 데이터로의 전환, 메이커 운동 등을 살펴본다. 제2부(플랫폼으로 사고하라)에선 즈믄향 서비스, 네트워크와 플랫폼,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비즈니스, 교육, 정부,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의 특성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이어서 제3부(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세상)에선 알고리즘이 주도하는 전 세계적인 디지털 플랫폼의 부상을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제4부(미래는 우리의 손에 달렸다)에선 우리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선택해야 할 사항을 짚어본다.

 

최근에 막을 내린 평창동계올림픽에선 드론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연출한 올림픽기와 여러 형상들이 하늘에서 모습을 드러낼 때 관중들은 모두 탄성을 자아냈다. 88년 서울올림픽 때 굴렁쇠를 굴리던 소년이 전세계로 생중계되던 장면이 겹쳐지면서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정말 많은 변화가 이뤄졌고, 그 변화는 지금도 진행형임을 새삼 느끼게 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함으로써 벌써부터 달라질 미래의 모습과 관ㄹ현해 이런저런 예측들이 많다. 무인자동차와 로봇 등이 많은 노동자들로부터 일자리를 빼앗아버릴 것이라는 얘기가 그 중 하나이다. 반면에 긍정적인 면도 우리들에게 선물한다. 스마트폰은 가까운 맛집과 빠른 출근길 정보를 제공하고, 인공지능은 의사들에게 치료와 수술에 대한 조언을 해주며, 유전자 편집은 난치병을 치료해주니까 말이다.

 

기술의 발전은 진행형이다. 이를 주도하는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가치를 지닌 신생기업인 유니콘들은 이런 특징을 보인다. 첫째로 처음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기술 같고, 둘째로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바꿔놓으며, 셋째로 새로운 서비스, 직업, 비즈니스 모델, 산업으로 구성된 생태계를 형성한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들은 서로 더해지고 섞이면서 강력한 마법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지금은 다소 어색한 인공지능이라는 유니콘도 언젠가는 익숙한 것으로 바뀔 것이다. 책은 향후 우리들 앞에 펼쳐질 방향의 실체를 제시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와같은 혁신적인 기술들이 과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사용될 것인지, 아니면 더 나쁜 세상을 만드는데 활용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인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진정으로 세상을 위한 '가치 창출' 이어야만 할 것이다.

 

'기술은 사람의 일을 앗아갈 것이다!'

 

이는 기술의 부정적인 면이며, 이로 인해 고통과 혼란이 발생한다. 그렇지만 이와 함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면을 결코 외면해선 안된다. 책은 머리말에서 레이저 눈 수술을 그 예로 든다. 시각장애인이라 불릴 만큼 시력이 나븐 사람이 12년 전 안과에서 로봇의 도움을 받아 수술 후 또렷하게 사물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의사의 손으로는 불가능했지만 로봇을 이용해 각막 수술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보면 이로인해 안과 의사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겠지만, 이와같은 수술이 가능하도록 만든 기술력 즉 센서, 컴퓨터, 제어기술 등의 분야에선 새로운 일자리가 분명 늘어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컴퓨터는 사람들의 일처리를 위해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했다면 앞으로는 갈수록 우리 인간이 컴퓨터를 위해 일하는 시스템으로 바뀌는 셈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세기적 대결이 바둑에서 벌여졌었다.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세계 바둑계의 인간 대표선수인 한국의 이세돌을 가볍게 이김으로써 바둑계, 아니 전 세계인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게임의 난이도나 가능한 모든 수에 무차별 대입해 분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딥마인드의 공동설립자 데미스 하사비스는 "진정한 인공지능의 특징인,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지적 작업을 유연하게 실행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계는 아직 먼 훗날의 일"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알파고의 승리를 과소평가하는 이들에게 이런 비난도 있다.

 

"대부분 인간과 동물의 학습은 자율학습이다. 지성이 우리가 먹는 케이크라면, 자율학습이 그 케이크이고, 지도 학습은 케이크를 생크림 등으로 발라 매끄럽게 하는 아이싱이며, 강화학습은 케이크의 체리일 것이다. 우리는 아이싱과 체리를 만드는 법은 알지만, 케이크를 만드는 방법은 잘 모른다. 진정한 인공지능을 만들 생각을 하기 전에 먼저 자율학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얀 르쿤, 페이스북 인공지능 연구책임자


이때 인간은 모델 설계뿐 아니라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 입력하는 데이터에도 항상 연관된다. 그런데 여기서 의도치 않은 편향이 생길 수 있다. 인공지능에 대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새로운 알고리즘의 설계가 아니라, 알고리즘을 훈련시키기 위한 데이터 세트가 본질에서 편향되지 않았음을 어떻게 확신할 것이냐이다.

 

 

사람의 손에 달렸다

 

인류사의 문명화 과정에서 발생한 진보를 생각해보자. 인간이 기술과 결합한 덕분에 어떤 짐승의 발톱보다 단단하고 날카로운 무기와 연장을 얻을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지배자로 군림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리고 곡물을 개량함으로써 야생종보다 훨씬 많은 식량을 생산하고, 동물을 길들여 운송수단으로 이용하거나 먹거리로 만들었다. 나아가 인간의 강인함은 갈수록 흉폭해져 가장 사나운 짐승마저 사냥으로 쓰러뜨리고 만다. 

 

동일한 양의 노동과 에너지, 원자재를 투입해도 더 많이 얻는 생산성 향상은 모두 인간과 기계를 하나로 묶는 데서 나왔다. 이렇게 현대의 부富는 생산성을 가속하고 결합함으로써 탄생했다. 예를 들어 1820년의 농업 생산성은 100년 뒤인 1920년이 되어서야 두 배로 늘어났지만, 그로부터 다시 두 배가 되기까지는 30년, 다음에는 15년, 그다음에는 10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어떻게 미래가 변화하느냐는 결국 우리 인간의 손에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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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소멸한다 - 인구 충격에 내몰린 한국 경제의 미래 시나리오
전영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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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은 인구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이미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출산율은 인구 유지를 위한 최소선인 2.1명을 하락 돌파한 것은 물론이고 위기선인 1.3명 아래에서 20년 넘게 요지부동인 상황이다. 청년세대들의 연애와 결혼 포기는 가십거리를 넘어 시대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자녀부양과 부모봉양의 책임은 그대로인데 이른 은퇴로 생활 곤란에 빠진 중년세대, 의료기술의 발달로 장수하게 되었지만 빈곤한 처지 탓에 장수가 고통이 된 노년세대들의 모습 등이 바로 그것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한국의 인구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다

책의 저자 전영수인구 통계와 세대 분석으로 사회 변화를 읽어내고 경기 흐름을 전망하는 경제학자로 현재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제금융과 일본경제를 전공했으며 주요 관심사는 고령사회의 변화를 둘러싼 제반양상과 대응체계, 복지환경 등이다. 한국 사회의 건강한 발전경로를 찾기 위해 사회적 경제와 사회혁신 등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대안모델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한양대학교 연구교수로 재직하기 전 <한경비즈니스>의 기자였는데 현재도 경제 및 금융평론가, 칼럼니스트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취재 전담 분야였던 금융과 자산운용에서 시각을 넓혀 시대 문제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KBS의 '명견만리', '아침마당', '지식콘서트 내일'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한국일보〉, 〈브릿지경제〉,  <한경 비즈니스> 등에 고정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는 <피파세대 소비심리를 읽는 힘>, <인구 충격의 미래 한국>, <이케아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세대전쟁>, <은퇴위기의 중년보고서>, <장수대국의 청년보고서>, <은퇴대국의 빈곤보고서>, <카페라테 효과>, <오랜 생각과 새로운 메스>, <그때는 왜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누구든 인덱스 펀드는 사둬라>, <한국경제 프리즘> 등 30여 권이 있다.

 

책은 4장으로 구성됐는데, 제1장한국 경제가 멈추는 날)은 인구 변화에 대해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인구 변화의 참된 의미를 살펴본다. 2장~4장에선 청, 중, 노년의 인구 그룹별 인구 변화에 따른 해법을 밝힌다. 즉 2장(2018년 일하는 사람이 사라진다)에선 생산가능인구의 하락을, 3장(2020년 사상 최대의 인구 변동)에선 중년세대가 맞이할 심각한 변화를, 4장(2030년 1,700만 인구를 부양하라)에선 2030년 이후의 노년세대에게 다가올 변화를 각각 설명하면서 해법을 제시한다.

 

 

 

 

한국 경제, 인구 변화에 따른 해법은 있는가?

 

지금껏 경험한 바가 없는 사상 초유의 변화에 지금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데, 바로 세 가지인 저성장, 재정난, 인구병이다. 이 세 가지 중 압권은 바로 인구문제다. 인구 변화가 국가 경제의 성장을 지체시키고 재정을 악화하기 때문에 이야말로 시대 변화의 원류라 할 수 있다. 인구, 성장, 재정, 이 세 가지 변수는 2인3각의 연결고리 속에서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제반 상황을 악화시킨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유독 인구 변화만 잘 체감하지 못한다. 이는 워낙 긴 시간에 걸쳐서 발생하는 변화이기 때문에 마치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처럼 인구 통계에 지나칠 정도로 무디게 반응한다.

 

인구 오너스onus 시대란 일할 수 있는 젊은 사람이 줄어들고 부양해야 할 노년층은 늘어나는 시기를 말한다.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고 반면에 부양해야 할 인구가 증가하면 당연히 경제 성장이 지체되므로 구조적으로 소비 부진에 연결됨으로써 중장기적으로는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들 수밖에 없는 현상이 발생한다.

 

 

 

고령화, 한국 경제가 멈추는 시기

 

은행, 웨딩홀, 산부인과를 예로 들어보자. 고령화가 도래하기 전에는 이들 업종은 건물주가 가장 선호하는 임대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기피하는 업종으로 손꼽힌다. 임차인이 폐업을 하면 건물주 입장에선 공실의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같은 저성장과 불경기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심지어는 이런 업을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임대를 잘 하려하지 않는 경향까지 보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서울 강남 지역의 웨딩홀은 2016년 6월 152개에서 1년도 안 된 2017년 4월에는 34퍼센트나 감소, 100개만 생존했다. 산부인과는 2010~2015년에 걸쳐 신규 개업한 곳이 296개인 데 반해 폐업한 곳은 무려 520개에 달한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산부인과는 2012년 900곳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7년에는 740곳으로 알려져 있다.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증거는 TV 속 프로그램을 보면 알 수 있다. 시청자인 청년인구의 유출을 막기보다는 고령인구를 유입시키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드라마 제목에 엄마, 아빠가 자주 등장하고, 주인공도 부모세대로 집중된다. 예능 프로그램은 현역세대의 1인 생활 풍경을 전하는 방송에 실버세대 방송인이 등장해 주목을 받는 등 '고령화'는 이미 유망한 콘텐츠로 부상했다.

 

 

지금 일본 청년에게는 취업 천국이 도래했다 

일본 청년의 취업환경은 취업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개선됐다. 일본은 경제 공황으로 잃어버린 20년을 보냈는데, 그중 1997년은 취업빙하기로 불렸다. 하지만 현재 일본의 취업률은 거의 100퍼센트에 달하는데,
일본의 문무과학성에 따르면 2017년 봄에 졸업한 이들의 취업률은 대졸과 고졸 각각 97.6퍼센트, 99.2퍼센트를 자랑한다. 한국 청년의 2배 수준이다.

 

이처럼 취업시장에 온기가 확산되면서 신新풍속도를 낳고 있다. 무엇보다 청년 구직자를 놓치지 않으려는 기업의 구애求愛 작전이 대표적이다. 구직자 우위 시장으로 재편되었기에 기업체 인사팀은 얼마나 많은 청년 사원을 확보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그래서 입사 혜택은 갈수록 좋아진다. 기숙사 무료 제공, 교툥비 전액 지원 등은 기본이고 각종 부가적 복리후생이 뒤따른다.

 

구조적 불황으로 인한 고질병이엇던 취업 환경이 이렇게 변화하게 된 원인으로 크게는 노동공급과 노동수요의 변화로 압축된다. 인구 감소로 노동공급은 줄어든 반면 경기 회복으로 노동수요가 증가한 게 주효햇던 것이다. 그 덕분에 구직난은 사라지고 구인난이 발생햇다. 일본이 취업 천국으로 바뀐 핵심에는 인구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일본의 생산가능인구가 1995년 정점(8,717만 명)을 찍고 현재 7,728만 명까지 줄어듬으로써 무려 1,000만 명의 노동력이 사라졌던 셈이다. 이는 한국에도 조만간 취업 천국이 펼쳐질 수 있다는 희망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중년인구가 맞게되는 트릴레마

 

과거엔 중년세대가 은퇴를 맞게 될 때면 이미 자녀가 독립하고, 모시고 있던 부모가 사망하는 시점이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가족구성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 이유로는 첫째 자녀들의 독립이 늦춰지거나 또는 아예 독립하지 않는 경우가 늘었고, 둘째로 수명 연장으로 인해 부모를 모시는데 필요한 필요한 금전 부담이 훨씬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족들을 위한 부양 부담은 크게 증가한 반면 평생 직장과 정년 퇴직이 사라진 지금 한창 일할 중년기에 오히려 일자리에서 내몰리고 있으니 엎친 데 덮친 꼴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년부부들 본인을 위한 노후 설계는 당초부터 무리인 것이다. '자녀부양, 부모봉양, 본인 노후'로 이어지는 삼중고(트릴레마)가 첫 단계부터 꼬인 것이다. 여기에다 부모 간병을 위해 툇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실제 부모의 치매로 인해 퇴사를 택하는 중년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노후 준비는 오히려 사치이다. 중년 위기를 넘길 수 있어야 비로소 노후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집값이 하락하지 않는 이유

 

최근까지만 해도 노년층의 도시 거주는 궁합이 맞지 않다고 여겨졌다. 은퇴 이후엔 물 맑고 공기 좋은 농촌에서 사는 것이 웰빙 노년이라고 생각해왔기에 그렇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노년의 문제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노인 빈곤에 대비하기 위해 최대한 은퇴를 미뤄야하고, 일자리를 확보하려면 도시 생활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그렇다.

 

빈곤뿐 아니라 병 치료의 문제에 대응하려면 도시 거주가 분명히 유리하다. 늙어 아플 때 농촌생활은 감옥이나 다름없다. 도시에 비해 농촌의 의료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 병원에 다니는 게 엄청 불편하다. 일시적인 병이라면 어떻게 해보겠지만 만성적이고 완치가 어려운 질병은 사실상 농촌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여러모로 노년인구에게도 도시 거주는 불가피하다.

 

이런 이유로 향후 서울의 인구구성은 달라질 전망이다. 서울의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는 금전적 여력을 갖춘 경우에만 서울 체류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서울의 집값도 이들의 주도로 급락 없는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자산 규모가 크고 소비 여력이 풍부한 이들은 서울이 제공하는 의료와 간병 서비스를 받고자 각종 대가를 치르며 서울에 진입한다. 서울로 진입한 노년인구의 거주지를 보면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정부는 서울의 집값 잡기에만 급급하니 너무도 미래를 읽는 눈이 부족해 보인다.

 

 

 

소걸음 걷듯 끈기있는 정책을 펼치자

 

인구라는 문제의 연구는 결코 쉽지 않다. 일습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30년의 세대 정책을 전제로 끈기있게 추진해야 그 성과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지나친 비관보다는 우직하게 소걸음 걷듯, 희망찬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일관성 있는 인구 정책을 펼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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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냥이로소이다 - 웬만해선 중심을 잃지 않는 고양이의 바깥세상 참견기
고양이 만세 지음, 신소윤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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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봄 나는 내가 태어난 집을 떠나 다른 집으로 입양됐다. 지금 나의 반려인이 된 그들도 그때는 젊은 부부였다. 고양이 여러 마리가 뛰어다녔던 이전 집과 다르게 늘 고요했다. 이따금 귀에 거슬리는 게 있다면 고양이와 다르게 시끄럽고 낯선 개의 발걸음 소리. 그렇게 나는 지금의 반려인들과 검은 개 한 마리와 가족을 이루게 됐다. 그리고 얼마 안 되어 시끄럽지만 사랑스럽고 귀엽지만 얄미운 사람 아기 한 명도 우리 곁에 엉덩이를 밀어 넣으며 일원이 됏다. - '프롤로그' 중에서

 

 

고양이의 바깥세상 참견기

 

책의 저자 만세는 고양이다. <한겨레> 애니멀피플팀 명예 동물기자로 육아냥이자 때때로 마감냥이기도 하다. 천방지축 사람 아기를 부모보다 오래, 하루 종일 붙어 보살피며 육아 노하우를 쌓고 있고, 게으른 반려인을 대신해 때때로 청탁 원고도 쓴다. <한겨레21>에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절찬리 연재했고, 현재 <한겨레>에서 <육아냥 다이어리>를 쓰고 있다. 옮긴이 신소윤만세의 반려인이자 고양이 집사로 <한겨레> 기자이다. 2011년, 고양이 만세를 기르면서 직업이 하나둘 늘었다. 깊은 밤, 책상에 불을 켜고 고양이 만세의 이야기를 옮긴다.

 

사람들, 즉 냥이의 반려인들 눈에 비친 고양이의 삶은 세상에 팔자 좋아 보인다. 그러나 이 책의 주인공인 만세의 하루는 전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반려인과 함께 기사 마감을 하고, 반려인 부부 대신 아기 지우를 돌보며, 마치 백수처럼 집에서 빈둥거리며 놀고있는 개(제리)를 형님으로 모셔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느긋하게 살려고 해도 냥이 만세의 현 거주 환경이 이를 전혀 뒷받침해주지 못한다. 반려인 부부와 귀찮은 아기, 이도 모자라 늘 시끄러운 개 형님까지 있으니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다. 매일 외출했다가 귀가하는 것을 반복하는 반려인 부부는 택배 상자를 무척 사랑해 집 안을 어지르고 치우길 거듭한다. 반려견 제리 형은 식탐이 많고 반려인의 관심을 받고자 늘 노력한다.

 

처음 냥이가 이 집에 왔을 때 덩치가 큰 반려견 제리 형보다 몸집이 좀 더 크게 보이면 만만하게 보지 않을 것 같아 만세 짓을 자주 하다보니 이를 목격한 반려인 부부는 자연스레 '만세'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던 것이다. 냥이 만세는 처음엔 그들이 낯설었지만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사랑을 쏟기에 이내 마음의 문을 열었으며, 또 제리 형은 반려인들이 없는 시간에 서로의 안녕을 확인하는 존재이고, 귀찮긴 해도 늘 좋다고 고백하며 안기는 사람 아기임을 알기에 이 모든 존재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식빵 굽기

 

'생선가게를 고양이에게 맡기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고양이는 비린내가 나는 생선을 무척 좋아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냥이 만세는어릴 적부터 고기만 먹고 자란 탓에 생선을 매우 싫어한다. 우리 인간이야 성장하면서 이것저것 새로운 맛에도 도전해보지만 고양이는 일반적으로 한번 길들여진 맛에만 반응한다고 한다. 그래서 냥이는 한 살 무렵이면 입 맛이 완성된다. 

 

고양이들은 명상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식빵을 굽는다. 놀라지 마시라. 이 식빵은 우리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그런 식빵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고양이를 관찰해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잘 아는 일일 것이다. 일단 바닥에 배를 깐 다음, 앞발은 앞으로 끌어당기고 뒷발은 배와 허리를 받친다. 이 모양을 위에서 보면 잘 구워진 식빵처럼 반듯해 그렇게 불린다. 식빵 굽기란 결국 '멍 때리기' 또는 '명상'인 셈이다.

 

식빵 굽기라는 취미 외에 냥이는 '숨기'도 즐기는 편이다. 기분이 무료하면 집안의 커튼과 가구 사이, 또는 상자 안에 꼭꼭 숨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냥이는 외출을 싫어한다고 이해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실 냥이는 여행을 좋아한다. 자신의 분신인 털을 날려 보내거나 반려인들의 옷에 묻혀서 세상을 구경한다.

 

 

 

육아냥은 기다림에 능숙하다

 

고양이는 자기중심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기를 돌보는 육아냥들은 기다림에 능숙한 편이다. 마치 사이렌을 켠 것처럼 아기가 울어댈 때면 침대 발치에서 가만히 기다렸다가 울음을 그치면 아기 곁으로 조용히 다가가 슬쩍 얼굴을 비빈다. 심지어 아기가 무지막지하게 자신의 몸을 치댈지라도 육아냥은 이를 참을 수 있다.

 

언제나처럼 거실에 배를 깔고 앉아서 멍때리고 있는데, 외출을 하고 돌아온 아이가 후다닥 달려와서는 육아냥의 등을 꽉 끌어안았다. 평소 같으면 귀찮고 무거워서 힘을 다해 이를 뿌리치고 도망갔을 테지만 이날 만큼은 왠지 기다려줘야 할 것 같았다. 장난처럼 끌어안았던 아이는 자기 얼굴을 한참 동안 냥이의 등에 가만히 대고 있었다.

 

 

 

 

인간은 모든 것에 군림한다고 착각한다

 

인간은 모든 것에 군림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는 착각일 뿐이다. 사실상 냥이는 그 위에 캣 타워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냥이들은 이렇게 느낀다. '인간들은 시간을 쪼개 쓰며 단순한 일을 복잡하게, 복잡한 일은 더 복잡하게 만들며 살고 있다'고 말이다. 이 책은 고양이 만세의 애정 가득한 시선을 통해 동물과 인간의 이야기와 그들의 속마음을 들려주면서, 인간과 동물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특히,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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