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 심플 - 인생이 한결 편안해지는 미니멀 사고
스즈키 에이치 지음, 이아랑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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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베리 심플>은 머릿속 정리를 돕는 책이다. 머릿속 정리는 공간 정리와 매우 비슷하다. 머릿속의 쓸데없는 잡동사니들을 내다 버리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미니멀 사고는 어지럽고 복잡한 상황을 단순화하는 강력한 도구다. 이 도구는 문젯거리도 되지 않는 문제, 내가 처리할 수 없는 문제, 지금 당장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과감히 삭제하고 지금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해법을 생각하도록 돕는다. - '추천의 글' 중에서

 

 

43가지의 미니멀 사고법

 

저자 스즈키 에이치는 주식회사 커리어 서포트 세미나의 고문 강사이자 로지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인데, 주로 기업체 연수나 비즈니스 세미나에서 논리적 말하기, 글쓰기, 토론하는 법을 지도한다. 1969년 아오모리 현에서 태어났으며, 도호쿠 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석사 과정을 수료하고 인지심리학을 전공했다.

 

그는 대형 수능학원 강사로 일하던 시절, 논술 시험이 '문장 표현 능력이 아닌 문제 해결 능력을 보는 것'이라는 새로운 정의로 가르치던 학생들의 합격률을 배로 늘렸다. 그때 1만 5천 명 이

 

 

 

 

 

 

 

우리의 머릿속에는 '어찌 되든 상관없는 일'과 '생각해봐야 소용없는 일'이 수없이 많다. 이런 잡동사니에 사로잡혀 헛된 논의 끝에 역효과를 초래하는 대응을 되풀이한다. 그 결과 시간과 돈, 에너지를 계속해서 소모한다. 이것이 평범한 사람의 습관, '뒤죽박죽 사고'다. 만약 머릿속에서 그런 잡동사니를 제거하고, 남은 최소한의 '생각해야 할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말할 것도 없이 더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먼지 낀 뇌의 유리창을 말끔하게 닦는 것이 바로 '미니멀 사고'다.

 

빛나는 아이디어일수록 논리가 더 잘 통한다. 직관적인 사람으로 대표되는 예술가들이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을 해설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세상에는 '논리적인 사람'과 '직관적인 사람'으로 나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논리와 직관이 양립하는 미니멀 사고를 하는 사람'과 '논리에 사로잡힌 뒤죽박죽 사고를 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설득력 있는 문제 제기법 

세상에서 제기되는 온갖 문제에는 '누군가가 실제로 해를 입는 일'과 '사실은 아무도 해를 입지 않는 일'이 혼재混在되어 있다. 피해자가 없는데도 '해결하자'며 논의하는 것은 쓸데없는 참견이며 시간 낭비다. 그러니 '실제로 피해가 있는 일'과 '실제 피해가 없는 일'을 구분하자. 이것이 미니멀 사고를 향한 첫걸음이다. 

'팩트(사실)'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어쩌면 그것은 실제 피해가 아니라 단순한 억측이나 편견일지도 모른다. '불쾌하다, 화가 난다, 싫다, 시끄럽다, 기분 나쁘다, 재미없다, 욱하다, 짜증난다' 등과 같은 기분을 표현하는 것을 피하고 사실을 근거로 설명하는 습관을 들이자. 디자인이 촌스럽다는 단순한 기분을 설명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하면 훨씬 설득력을 갖는다.

 

"이 디자인으로 바꿨더니 매출이 15퍼센트 줄었다"

"설문 조사 결과, 이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고 응답한 사람은 100명 중 25명이었다"

 

 

이상주의자보다 현실주의자가 되라

 

'반드시 그래야 한다'라는 단정짓기는 이를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저급한 정치판에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함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그 외의 아이디어를 배제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만다. 한편, 현실주의자는 '세상은 이렇다'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그들은 돼먹지 못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자신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도 모두 인정한 뒤 '이제 어떻게 할까'를 생각한다.

 

물론 살아가는 방식은 각자의 자유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적합한 것은

이상에만 매몰되는 이상주의자보다는 도량이 넓은 현실주의자다.

 

 

바꿀 수 있는 것에만 주목하라 

'우리 민족은 민족성이 나쁘다'라는 결론이 나온다 해도 민족 전체의 의식을 바꿀 수는 없다.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가 농사를 짓지 못하게 할 수도 없다. 세상에는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의 대표적인 예가 인간의 마음과 과거의 사실이다. 이 두 가지에서 원인을 찾으려 해봐야 '이제 와서 어떡하라고?'라는 무의미한 논쟁에 빠질 뿐이다. (/ p.91)

 

 

한 가지 아이디어만 고집하지 말라

문제 제기와 문제 분석이 핵심을 꿰뚫었다면 해결책도 자동으로 도출되리라고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몇 가지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그때 처음 떠오른 아이디어가 꼭 최선은 아니다. 모처럼 떠오른 아이디어를 소중히 여기고 싶고 실현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효과가 더 크고, 더 확실하고, 비용이 더 적게 드는 방법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한 가지 아이디어만 고집하지 않는 것도 미니멀 사고다.

'더 멋진 방법이 있을거야'라는 전제로 계속 찾아야 더 멋진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법이다.

 

 

머릿속 잡동사니를 버려라

 

우선 문제가 되지 않는 문제를 버리자.

다음으로 해결되지 않는 원인 분석을 버리자.

마지막으로 비용 대비 효과가 좋지 않은 해결책을 버리자.

 

우리 인생에는 시간제한이 있다. 다만 그 끝은 누구도 모른다. 몇십 년 후일 수도 있고, 당장 내일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누구에게나 마지막은 찾아오는 법이다. 게다가 그것은 의외로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그 남은 시간 동안 '어찌 되든 상관없는 일'에 분노하고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소용없는 일'에 불평하다가 생을 마치고 싶은가? 아니면 '해결할 가치가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멋지게 해결할 아이디어'를 낳는 인생을 살고 싶은가? 

 

 

 

 

미니멀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라

 

고민하지 않아도 될 일, 싸우지 않아도 될 일로 자신을 더는 소모하지 말자. 불필요한 업무, 비효율적 조직에도 더는 휘둘리지 말자. 미니멀 사고를 통해 우선 당신 자신의 마음과 몸을 지키길 바란다. 우주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사회보다, 고객보다, 성과보다, 평판보다 '당신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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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아파트 돈 안 되는 아파트 - 부동산 애널리스트가 알려주는
채상욱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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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많이 듣는 질문은 크게 두 가지다. 새 정부 이후 부동산 시장이, 참여정부 시절처럼 폭등할지 아니면 학습 효과를 충분히 거친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가격을 잡을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특히 2014~2016년, 부동산 상승장에 집을 사지 못했던 사람들은 지금이 사야 할 시점인지 아닌지, 같은 시기에 집을 산 사람들은 지금이 팔아야 할 시점인지 아닌지 궁금해한다. 입장은 다르지만 결국 집을 사고파는 문제로 고민하는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향후 부동산 시장 어떻게 바뀔까?

 

책의 저자 채상욱은 현재 하나금융투자 건설, 부동산 애널리스트로서 국내 건설, 부동산 시장을 분석, 전망하고 있고, 꾸준한 분석 리포트를 통해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평가받고 있으며 다양한 주택, 부동산 포럼과 민간 협력 단체 등에서도 활동 중이다. 첫 책 <뉴스테이 시대, 사야 할 집 팔아야 할 집>은 데이터와 정책을 바탕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빅픽처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부동산 시장에 대한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새 정부가 이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대부분 승계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에 큰 변화가 없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변화가 적을 때 오히려 더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이 국내 주택 시장의 아이러니다.

 

이 책은 향후 부동산 시장에 나타날 변화와, 특히 아파트를 거래할 때 앞으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을 다루었다. 집은 자산이기 이전에 삶이 담기는 공간이다. 그래서 시장을 전망하고 평가하기란 항상 조심스럽지만 저자는 애널리스트의 직업윤리와 자존심을 걸고,

 

 

 

 

 

사실 아파트 수요자 입장에서 걱정해야 할 것은 '입주 폭탄'이 아니라 '임대료 급등'과 '분양 급감'이라는 점이다. 2014~2016년 동안에 집값이 본격적으로 상승했는데, 이 기간에 집을 살 수 있었음에도 매입을 미루었던 사람들은 엄청난 박탈감을 느끼고 말았다. 2016년 여름을 기준으로 말이다. 전세가가 매매가의 90%에 육박했음에도 그들은 10%의 추가 지출을 망설였다. 왜 그랬을까? 집 값 폭락을 믿고 싶었기 때문이다. 

 

2015년에 들어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고, 슬슬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때 전세를 살던 사람들은 전세 계약 기간이 만료될 시점인 2017년쯤 집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2016년 여름, 기습적인 집값 상승이 전국적으로 펼쳐졌다.

 

그해 여름에만 집값이 10% 이상 올랐다고 체감했을 텐데, 그런 상승장에서 전세입자들은 마치 닭 좇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것과 마찬가지 신세였다. 이같은 상실의 시대에 2017~2018년 부동산 하락설이 스멀스멀 들려온다. 한 번 집 살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다시 올 하락장을 기다리며 전문가들의 경고에 귀 기울이고 언제 집을 사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기다리면 싼 값에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올까? 단언컨대 고대하는 집값 폭락의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다. 이 현상에 걸맞는 주식 시장의 유명한 격언 '모두가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가 떠오른다. 더구나 공급이 부족한 재화가 폭락한다는 것은 수급 논리상 불가능에 가까운 법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한국 주택임대시장에 안정적인 물건이란 찾을 수가 없다. 2년 단위로 임대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5년 동안 신규 아파트의 분양 물량은 감소될 예정이므로 분양을 받을 수 있다면 받는 것이 좋다. 신규 분양 시장 이외에도 약 1천만 호에 이르는 기존 아파트가 있기 때문에 이런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도 좋은 판단일 것이다.

 

다만 올해 아파트를 매수하거나 매도할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제도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다. 언뜻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만 영향을 주는 제도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제도는 재건축 아파트뿐만 아니라 현재 건설 중인 아파트 분양권에까지 모두 영향을 줄 것이다.

 

이 제도를 기준으로 전국에 존재하는 모든 아파트를 단 4개의 그룹으로 재편할 수 있기 때문에, 손해 보지 않으려면 이 제도에 대해 철저히 알아두어야 한다. 부동산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입지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올해만큼은 입지 위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수보다 매도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

 

특정 자산을 매수하고 매도하는 과정에서, 매수 시점의 투자 아이디어가 실현되거나 소멸되면 매도하는 것이 적절하다. 주식 시장이 좋은 점은, 이처럼 매수 시점의 투자 아이디어가 현실화되거나 소멸되는 것을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염두에 두고 1990년대 초에 준공된 1기 신도시 아파트에 갭투자하고 있다면,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후 장기적인 투자 목적에 맞게 보유하면 될 것이다. 서울 서북부권의 주택재개발로 인해 서울의 임대 물량이 부족해질 것이고, 그에 따라 임대료가 상승할 것을 기대하여 1기 신도시 아파트를 매입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기대가 실현됐을 때 매도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다.

 

중요한 것은 집을 살 때 가졌던 어떤 기대, 즉 '투자 아이디어'가 실현되거나(투자 성공) 혹은 소멸된다면(투자 실패) 그 투자를 종료시키는 것이다. 즉, 투자 아이디어가 실현되거나 소멸하는 시점이 바로 매도 타이밍이다. 투자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다면 관성으로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재개발을 할수록 집이 줄어든다


대규모 주택재개발, 뉴타운과 같은 사업을 하면 주택 수는 어떻게 변화할까? 혹시 이런 재개발 사업 후, 주택의 수가 증가할지 감소할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아마도 당연히 주택 수가 개발 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혹자는 이런 질문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놀랍게도 재개발하면 주택 수는 감소한다. 그것도 꽤나 많이.

대체 재개발을 하면 왜 주택 수가 줄어드는 걸까?

 

오래된 집의 구조와 신축한 집의 구조를 상상해보면 이해가 쉽다. 오래된 집, 특히 오래된 단독주택의 평균면적은 약 30㎡로, 요즘 집보다 면적이 작다. 이런 집들을 허물고 요즘 집의 일반면적으로 지으려면 똑같은 하나의 집을 짓더라도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택 수가 감소한다.

 

2017년 2월, KBS 뉴스에서 "서울 인구 감소 19년 만에 최고"라는 소식이 보도됐다. 서울의 주거비용이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여, 높은 주거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경기가 좋은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찾아 인구가 이동했다는 것이다. 서울의 인구 감소를 다루는 보도는 '주거비 상승→서울 탈출'이라는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재개발 때문에 주택 수가 줄고, 이에 따라 서울을 벗어나야 하는 가구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은 왜 말하지 않는 것일까?

 

주택 수가 자연히 감소하기 때문에 100가구 중 22가구는 반드시 그 지역을 벗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이주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타 지역, 즉 서울 밖으로 이동해야 한다. 재백발주택의 소유자 입장도 난감해진다. 이런 추가비용의 분담금을 낼 형편이 못되므로 정비사업 자체를 반대하기도 한다. 심지어 주택노후화에도 불구하고 정비구역 지정의 해제를 추진하며 재개발 반대위원회를 결성한다. 한남뉴타운, 장위뉴타운, 신길뉴타운, 성수동 지역 등이 이런 예이다. 서울에는 집이 부족한데 오히려 주택보급률을 낮추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니 얼마나 아이러니한 사건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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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를 위해 오피스텔에 투자하라 - 단기 차익에 매몰되지 말고 풍요로운 50년을 설계하라
강승태 지음 / 황금부엉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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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시장은 이제 꼭짓점을 찍었다고 말한다. 금리 인상도 앞두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 때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 바로 오피스텔이다. 시장이 안 좋을수록 오피스텔 공급량은 줄어든다. 이 점은 오히려 투자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 5%도 위태롭다며 투자를 말리기도 한다. 이는 평균의 오류다. 임대 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최근 서울 시내 주요 오피스텔이 비싸게 분양했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이 아무리 떨어져도 은행 예금 금리보다는 약 3배 높다. - '프롤로그' 중에서

 

 

오피스텔 투자, 제2의 월급통장이다

 

책의 저자 강승태는 30대 중반의 직장인으로, 매경이코노미 기자다. 대학 졸업후 하나은행에서 1년 여 근무하다가 기자의 꿈을 이루고자 전문지 기자로 자리를 옮겼다. 아후 담당하게 된 부동산 분야의 취재는 적정에 맞았고, 취재를 통해 전문가를 많이 알게 됐고 책도 많이 읽고 연구도 많이 했다. 별다른 재테크를 하지 않던 그는 결국 거주하던 집의 전세금을 활용한 소액 투자에 나섰다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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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관찰주의자 - 눈으로 차이를 만든다
에이미 E. 허먼 지음,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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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메일함은 강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서 온 메일로 가득하다. 주로 나와 함께 훈련한 덕분에 직장에서 자신감이 생겼고, 승진에도움이 되었고, 회사 경비를 수십만 달러 절감햇고, 모금액이 두세 배로 늘었으며, 시험 점수가 올랐고, 자녀를 불피요한 특수교육 수업에 보내지 않았다는 사연이다. 중요한 것을 보는 법을 배우면 당신의 세상도 달라질 것이다. - '서론' 중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 에이미 E. 헌트는 미술사가이자 변호사로 프릭 컬렉션에서 교육 책임자로 일하며 의대생들의 관찰 기술을 향상한 프로그램 '지각의 기술(The Art of Perception)'을 만들었다. 뉴욕의 7개 의과 대학에 프로그램을 확대한 후 10년이 넘도록 의사들에게 환자기록이 아니라 환자를 직접 관찰하는 법을 가르치고, 경찰에게는 범죄 수사 때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도록 도와주며, 그 밖에 FBI, 미 국무부, 포천 500대 기업, 군인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더 명확히 지각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강의는 우리가 놓칠 법한 물리적 대상 그 이상을 강조하고 날마다 우리

 

 

 

 

 

 

 

 

 

얀 페르메이르의 이 그림 <여주인과 하녀>는 더 오래, 더 주의 깊게 볼수록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조르주 드 메스트랄, 벳시 코프먼, 스티브 잡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모두 발명은 창조라기보다는 발견에 가깝다고 믿었다. 발견은 눈을 뜨고, 뇌를 굴리고, 귀를 열고, 주의를 기울이기만 해도 가능하다. 누구나 다양한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관찰과 발견의 재능을 타고나지만, 그전에 우선 볼 준비부터 해야 한다.

 

"내가 가치가 대단한 뭔가를 발견한 게 있다면 다른 어떤 재능이 아니라 끈기 있게 집중하는 재능 덕분일 것이다" - 아이작 뉴턴

 

 

 

 

기본 기술 - 관찰력을 연마하라

 

"자네는 귀가 있어도 듣지 않고, 눈이 있어도 보지 않는군!"

 

이는 예리한 관찰력에 의존하는 진단 방법인 '메소드'를 강의할 강연자가 진단을 잘못 내린 학생을 꾸짖는 말이다. 강연자는 (의학이나 형법이나 전반적인 삶의) 발견에서 정교한 관찰력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믿었다. 그는 아무리 사소한 사실이라도 놓치지 않고 남들이 관찰하지 못하는 정보(문신, 억양, 잔주름, 흉터, 옷, 심지어 신발에 묻은 흙 색깔까지)를 찾아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을 보면 그 사람 얼굴에 국적이 적혀 있습니다. 그의 손에서 생계 수단이 보이고, 걸음걸이와 버릇과 회중시계 쇠줄 장식과 옷에 붙은 보푸라기에서 삶의 모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예리한 감각과 추론을 속사포처럼 전달하는 강연자의 모습에서 셜록 홈스가 떠오르는가? 그렇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홈스의 실제 모델로 외과의이자 다작의 작가이자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친척인 조지프 벨 박사다. 아서 코난 도일의 스승이었던 그는 초자연적이고 특이하지만 그의 표현대로는 "기초적인" 재능으로 젊은 도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벨은 강의 시간에 "눈으로 봐, 눈으로 봐"라고 자주 외쳤다. 그가 말하는 가장 중요한 능력은 수동적으로 보는 것과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구분할 줄 아는 단순한 능력이다.

 

"사람들은 보기는 해도 관찰하지 않는다"

- 조지프 벨

 

 

사방을 주시하라

 

"그분 병실에 들어선 순간 병실이 너무 하얗고 삭막하고 텅 비어 보여서 무척 놀랐어요. 그곳과 똑같은 병실에서 수십 명의 환자를 만나 보았지만 그 환자의 환경은 다르게 다가왔어요", 이는 암병동의 사회복지사 주디 갤번이 저자에게 한 말이다. 미술작품을 다양한 관점으로 분석하면서 여자 바텐더의 눈과 빈민가 주민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주디는 그 환자의 뒤로 가서 환자의 관점에서 보았다.

 

"저는 안경을 벗어 놓고 잠든 환자를 바로 알아보았어요. 담요를 덮어 주자 붉은 담요와 병실의 흰색이 대조를 이루어서 환자의 말이 선명하게 전해졌어요. 춥다는 말이요. ‘춥다’는 그저 온도가 낮다는 뜻만은 아니에요. 텅 빈 벽에는 활동이 적힌 작은 달력 하나만 달랑 걸려 있었고, 그 달력마저도 환자의 시야에서는 벗어나 있었죠. 작은 창이 하나 있기는 했지만 단조로운 도시 풍경만 내다보였고요. 환자의 창백한 모습이 그 병실과 어울렸죠"

 

주디는 담요 한 장 이상의 온기를 불어넣기로 하고 환자에게 보이는 공간에 색색의 물건들을 갖다 놓아서 시각적으로 좀 더 흥미로운 병실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간호사들과 의논해서 환자를 자주 병원 정원으로 데리고 나갔다. 풍경이 달라지자 환자의 마지막 시간이 질적으로 크게 향상되었다.

 

관점을 바꾸면 안 보이던 것이 보이기도 하고, 새롭게 보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사소한 부분을 볼 수도 있고, 경천동지하고 패러다임이 바뀔 만한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정보를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

 

 

 

'관점'의 마지막 정의는 사물을 진정한 중요성에 비추어 바라보는 능력이다

 

 

 

 

 

 

무의식적 편향 - 흑백논리는 없다

두 남자가 달리고 있다. 왼쪽의 백인은 제복을 입고 영국 경찰관들의 전통적인 경찰모를 쓰고 있다. 경찰관으로 짐작된다. 앞에 달려가는 흑인은 평상복 차림이다. 두 사람은 부서지고 낙서가 있는 콘크리트 건물 옆을 지나고 있고, 도시로 보이지만 어딘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두 사람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사진을 본 대부분의 사람은 백인 경찰이 도주 중인 흑인 범죄자를 쫓고 있다고 대답한다.

 

경찰관이 보인다고 범죄가 일어난 것으로 가정할 수 없으며, 흑인이 어떤 죄를 저질렀다고 미리 짐작해서도 안 된다. 또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쫓고 있다고 가정할 수도 없다. 사실 사진 속의 두 사람은 모두 경찰관이다. 오른쪽 흑인 남자는 비밀수사관으로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 용의자를 쫓는 중이다.

 

이처럼 우리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거나 설명할 수 없다. 주관적인 해석에 의존하거나 고정관념에 의지해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제대로 보지 않으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자칫 사람들과의 잘못된 의사소통을 겪게 된다. 이런 일들은 작게는 실수로, 크게는 한 사람의 인생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보는 법을 알면 세상이 달라진다


시각 지능을 활용하면 유능한 형사도 되고, 사회복지도 되고, 수호천사도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큰 그림을 발견하면서도 세세한 부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섣불리 단하지 말고, 뒤로 물러서서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처럼 한 번에 한 겹씩 벗겨 보라. 객관적인 사실만 취급해야 한다. 감정과 가정 때문에 지각이 막히지 않도록 무엇이 보이는지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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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의 대단한 역사 - 하루 일과로 보는 100만 년 시간 여행
그레그 제너 지음, 서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알파벳은 고대 페니키아인들이 만든 원형이 선사시대 동굴 벽화에 처음 사용되면서 신성문자와 설형문자를 새긴 밀랍판에 이르는 의사소통 전통을 따라 발전한 것이다. 냉장고 속에는 지금은 세계인이 즐기지만 과거에는 아즈텍 사람들만 먹던 음식이 들어 있다. 옷장에는 5,000년 전에 고대 인도에서 재배를 시작한 식물 섬유로 만든 옷이 있다. 침대에는 오래 전 청동기시대 에 투탕카멘왕이 입던 아마포 속옷과 많은 점에서 비슷한 침대보가 깔려 있다. 나는 현대인이 어느 토요일 아침에 눈을 뜨고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일상적으로 겪을 일들의 역사와 유래를 이 책에 담았다. - '서문' 중에서

 

 

우리들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책의 저자 그레그 제너는 다양한 역사 스토리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영국의 대중 역사평론가. BBC 인기 방송 프로그램인 '무서운 역사(Horrible Stories)' 시리즈의 자문역으로, 저자는 요크대학을 졸업한 후 박사가 되려는 계획을 포기하고 10년 동안 역사 다큐멘터리와 TV 드라마를 제작하는 데 전념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고 먹고 입는 것들에 숨겨진 흥미롭고 대단한 역사를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체로 담아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불가피한 배설 행위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처리했다. 배설물에 역겨움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변을 처리하는 문제는 인류 역사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였다. 문명사회가 가장 처음 부딪힌 큰 문제는 '얼마나 멀리 떨어진 곳에 그 많은 대변을 버려야 탈이 없을까' 였다.

 

기원전 2600년 경 인더스 강 계곡에 세워진 선진적인 도시문명 하라파에는 변기 시트에 앉아 볼일을 보면 바로 하수도로 떨어지고 오수를 멀리 떨어진 곳으로 흘려보내는 장치까지 있었다. 물론 이는 상류층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다. 반면에 수천 년이 지난 17세기 프랑스 베르사유 같은 화려한 왕궁 곳곳에 악취를 풍기는 대변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루이 14세는 진홍색 휘장을 치고 바로 그 자리에서 볼일을 보곤 했는데, 다른 귀족들도 마찬가지였으며, 심지어 변기에 앉아 식사를 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시간을 초, 분, 시간, 일, 주, 월, 년 등 표준화된 단위로 엄격하게 구분하지만, 이러한 구분은 만고불변의 진리는 아니며, 혼돈을 피하고자 인간이 수세기에 걸쳐 사용해온 약속이자 관례일 뿐이다. 1793년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프랑스를 장악한 급진주의 지식인들은 프랑스 사회를 백지 상태에서 재설계했다. 이들은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부터 지금까지도 확고한 진리로 받드는 24시간제를 폐지하고 하루를 10시간으로 표시하는 10진법 혁명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 혁명은 18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관련자 전원에게 수모를 안겼다.

 

 

감자, 악마의 음식에서 구황식품으로

 

1596년 스위스의 식물학자 카스파 바우힌은 감자에 솔라눔 투베로숨 에스쿨렌툼이란 학명을 붙였지만, 자신의 저서에 감자를 기괴하게 묘사한 스케치와 퉁퉁배, 음란한 생각, 나병 등을 일으킨다는 악의적인 내용을 실었다. 남사스러운 상황을 유발하여 로맨틱한 만남을 확실히 망칠 수 있는 3대 요소다.

 

그가 왜 이같은 결론에 이르렀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옹이가 지고 울퉁불퉁한 감자의 겉모습을 보고 나병 환자의 문드러진 사지를 떠올렸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일어난 광우병 사태로 영국산 쇠고기의 신뢰도가 추락했듯이 그의 끔찍한 묘사 때문에 감자의 평판은 땅으로 떨어졌고, 사람들은 제 아무리 극심한 기근이 닥쳐도 감자만은 절대로 먹지 않았다.

 

프랑스의 식품학자 앙투안 오귀스탱 파르망티에는 프로이센의 전쟁 포로로 잡혀 있을 때 말에게나 먹이는 감자를 식량으로 배급받았다. 3년 동안 포로로 지내면서 비천한 음식으로 취급받던 감자만 먹었는데도 그는 튼튼한 몸이 되어 풀려났다. 결국 그는 감자가 악마의 음식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일반인들에게 감자가 방귀를 유발하며 사지를 썩게 하는 최음제가 아니라 훌륭한 빵 대용품임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오늘날 감자 요리법에 그의 이름이 붙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 되었다. 전분이 많은 감자가 영양학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말 사료에서 기근을 이겨낼 구황식품으로 서서히 승격된 데도 그의 노력이 컸다. 하지만 흉년에나 먹던 감자가 아일랜드에선 주식主食이 되고, 결과적으로 병충해에 약한 감자가 한꺼번에 고사하자 대기근이 발생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끊는 비극의 연출가가 되기도 했다.  

 

 

고양이, 요물에서 애완동물로

요즘 들어 인터넷 문화 때문에 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집착이 도를 넘어섰지만 이집트인은 한 술 더 떠서 고양이가 죽으면 미이라로 만들어 신성한 도시 부바스티스에 묻었으며, 고양이가 죽을 때마다 눈썹을 밀고 애도하는 등 고양이를 진정으로 숭배했다. 고양이는 여신 바스테트를 상징했기 때문에 한 마리라도 죽인 사람은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리스의 작가 디오도로스 시켈리오테스는, 전차를 몰고 가다 실수로 고양이를 깔아 죽인 로마 병사가 분노한 폭도에게 폭행을 당해 죽었다는 기록을 남겼다. 그 정도로 이집트인의 고양이 숭배는 대단했기에 페르시아의 황제 캄비세스2세는 병사들에게 펠루시움 전투에 고양이를 데리고 나가라고 명령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야옹거리는 고양이들을 들고 있으면 상대편인 이집트 병사들이 죄책감 때문에 화살을 쏘지 못하리라고 계산했기 때문이다.

 

중세인들은 대부분 고양이를 매우 싫어했다. 독일의 수녀원장 힐데가르트 폰 빙엔은 고양이가 자신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에게만 충성하기 때문에 털가죽을 뒤집어쓴 용병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고양이를 매춘과 결부하는 저술가가 많았다. 흑사병이 나돌 때마다 그 책임을 뒤집어썼고, 마녀사냥이 벌어졌을 때도 악마 숭배와 이단과 관련이 있다며 죽임을 당했다.

 

그러나 이런 주기적인 숙청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는 끈질지게 살아남아 점차 애완동물로 인기를 끌게 되었다. 아이작 뉴턴은 고양이를 친구처럼 좋아했으며, 작가 마크 트웨인은 자기가 키우는 고양이들에게 사워 매시(위스키의 원료), 아폴로나리스(로마의 순교자), 레이지(게으름뱅이), 애브너(구약성서 속의 이스라엘 장군), 프로일라인(아가씨를 뜻하는 독일어), 버펄로 빌(미 서부 개척시대의 총잡이), 패민(굶주림), 클리블랜드(오하이오주의 도시명) 등의 이름을 붙여주며 좋아했다.

 

 

중세시대에도 브래지어를 착용했다?

오스트리아 동 티롤의 렝베르크 성은 흰색 회칠, 비스듬한 회색 지붕, 네모반듯한 구조가 특징이며 울창한 계곡 분지에 방어용 둔덕을 쌓고 그 위에 세운 12세기 궁전이다. 외관만 보면 사진이 예쁘게 찍히겠다는 인상이 들지만 그 안에는 사람들을 경악에 빠뜨린 물건들이 숨겨져 있다.

 

2012년 복원 공사에 참여한 인부들은 15세기에 만든 바닥 널을 수리하다가 그 밑에서 비밀 금고를 발견했다. 그 안에는 시간의 풍상과 좀의 공격을 이기고 오랫동안 살아남은 옷감과 옷이 보관되어 있었다. 그 가운데는 어깨끈이 달린 중세 브래지어 네 벌이 있었는데, 왕의 유해와 성배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흥밋거리가 아니었지만 복식사학자들은 뛸 듯이 놀랐다. 그때까지는 브래지어가 20세기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브래지어는 끈이 있을 뿐만 아니라 가슴을 감싸는 형태였다. 14세기에 의사 앙리 드 몽드빌은 "어떤 여자들은 가슴을 보정하고 꽉 조이기 위해 드레스 안에 주머니 두 개를 넣는다. 매일 아침 그 주머니에 넣고 거기에 달린 밴드로 가능한 만큼 조인다"라는 기록을 남겼다. 따라서 여성의 가슴을 모으고 끌어올려주는 원더브라가 600년 전에 존재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맥주는 '액체빵' 

맥주를 만드는 법은 문자의 발명 덕분에 잊히지 않고 전승되었다. 수메르의 기록만 보더라도 알코올의 중요성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실제로 인류 최초의 문서 가운데는 맥주 생산에 관한 행정 기록이 있다. 수메르어로 맥주는 '액체 빵'을 뜻했는데,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는 노동자들이 날마다 맥주를 배급품으로 받았다.


맥주는 고대 이집트에서는 상류층이 마시는 귀한 술이었지만, 고대 지중해 문화권에서는 긴 바지를 입고 숲속에 살며 문명사회의 가장자리를 배회하면서 위협을 가하는 야만인이나 마시는 술로서 악명을 떨쳤다. 그러나 게르만 종족 중에서도 로마인에게 한 번도 정복된 적이 없는 유럽 북부 종족은 계속해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이들은 맥주 외에도 벌꿀술인 미드를 매우 좋아했고, 미드는 맥주와 더불어 훗날 바이킹과 앵글로색슨으로 불리게 된 종족의 정치와 사회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실제로 이 벌꿀술이 얼마나 중요하게 취급되었는지는 정치 권력의 집결지인 연회장이 미드홀mead hall로 불렸다는 데서 짐작할 수 있다.

 

 

조지 워싱턴이 마약 중독자?

 

조지 워싱턴폴 리비어는 미국 독립전쟁(1775-1783)에 참전한 독립 영웅으로 유명하지만, 두 사람이 치의학이라는 고리로 연결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리버어는 재능 있는 은세공인이며 프랑스 이민자의 아들로서 포샤르의 뒤를 이어 치과 치료법을 고안하고 버터, 빵, 설탕, 화약 등으로 치약을 만들었다.


워싱턴은 브라질 호두를 치아로 깨는 버릇 때문에 이가 하나만 남고 모조리 빠졌다고 한다. 그래서 필라델피아의 치과의사가 특별 제작한 조잡한 의치를 착용할 수밖에 없었다. 상아, 다른 사람의 치아, 금, 납으로 만든 의치 덕분에 음식물을 씹고 나라의 운명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필요한 말을 할 수는 있었지만 의치로 인한 지독한 통증을 달래기 위해 아편틴크(아편으로 만든 약물)에 의존했다. 이는 헤로인과 비슷한 마약을 상용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워싱턴을 미국의 독립 영웅이라는 기존 이미지 대신 극심한 치통에 시달리거나 마약에 취한 모습으로 관점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현대인의 생활방식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이와같은 궁금증을 가졌던 저자의 탐구열로 인해 이 책이 탄생할 수 있었다. 우리들은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고 아침을 먹고 세면을 하고 옷을 골라 입고 일터로 가거나 약속 장소로 나간다. 이후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함께 식사하고 술을 마신다. 일과를 마치고 나면 이를 닦고 잠지리에 든다. 이를 마치 의식처럼 되풀이하는 게 바로 우리들의 일상이다.그냥 지나칠 수 있는 우리들의 일상에 얽힌 문화사를 줄줄이 읊어주는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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