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는 대화 - 아리스토텔레스의 "변론술"에서 찾은 설득의 기술
다카하시 겐타로 지음, 양혜윤 옮김 / 라이스메이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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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평상시에 나누는 이야기조차 핵심적인 내용, 말하고 듣는 이의 감정, 그리고 이들 간의 인간관계 등이 얽히고설켜 있다. 그러니 상대의 마음을 흔들어서 자기 의견에 따르게 만드는 것은 실로 신의 조화에 가까운 행위라 할 만하다. 그런데 이런 귀신 같은 솜씨에 대해 명확한 답을 제시하는 책 한 권이 있다. 바로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에 쓰인 아리스토텔레스의 <변론술>이 그것이다. 이 책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변론술>에서 제시한 설득을 위한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변론술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세기적 바둑 대결에서 승리하는 첨단과학의 시대에 지금으로부터 2천년 훨씬 전에 살았던 철학자를 거론한다는 게 어쩌면 시대에 너무 뒤처지는 것아 아닐까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유수 대학들에서도 교재로 채택하는 형이상학, 논리학, 정치철학, 윤리학, 자연철학 등 거의 모든 학문에서 기초를 다진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를 최고의 학자로 인정한다.

 

 

 

이 책의 저자 다카하시 겐타로는 요코하마 출생으로 조치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 전기 과정 수료 후 편집자 및 작가로 활동 중이다. 일본어, 커뮤니케이션, 고전입문을 주제로 하여 집필, 연구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으며 에세이 및 소설 장르의 책도 집필하고 있다. 저서로 <그랬구나! 대단한 번역 새로운 가타가나어 사전>(국내 미출간), <새로운 말하기 법의 사전>(국내 미출간) 등이 있다.

 

우리 삶의 거의 모든 것은 설득에 성공하느냐, 아니면 실패하느냐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면 나의 안건을 통과시키고 싶을 때, 연인과의 데이트에서 자신이 원하는 코스로 가고 싶을 때, 껄끄러운 부하직원에게 부탁할 때, 의견이 갈리는 경우 상대가 자신의 의견을 따르도록 만들고 싶을 때, 연인의 부모로부터 승낙을 받아낼 때, 거래처와 정말 중요한 계약을 체결할 때 등등처럼 말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혼자선 살 수 없다. 그래서 타인을 움직일 수 있는 설득력은 사소한 계약에서부터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결정적인 승부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우리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중요한 순간에 우리들 대부분은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어서 안타깝기 그지 없다.

 

 

   
"똑같은 내용을 말하더라도 말하는 이가 누군지에 따라서 설득의 정도가 180도 다르다" 

 

 

논리에 감정을 덧붙일 수 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당시 소피스트들의 변론술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즉 그는 당시 유행한 감정론으로 청중을 설득하는 변론술은 제대로 된 이름값을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변론술은 논리적인 설득이 핵심이었기 때문에 이런 감정론은 그저 부속물에 지나지 않다고 여겼다. 

 

그런데 그의 변론술이 진짜 대단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감정론을 '부속물'이라고 칭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를 자신의 변론술에서 완전히 배제시키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를 기본으로 하되, 그보다 '이성적인 변론술'이라고 부를 만한 것을 생각해냈다. 그리고 이것은 '논리적인 변론술'과는 차이가 있다.

 

 

뼈대는 최대한 단순하게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는데, "넌 얘기가 너무 길어.", "그래서 결론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이는 대체로 쓸데없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다는 의미이다. 논리적인 이야기처럼 보이지 않아서다.

 

'~이기 때문에 ~이다'라는 설득추론의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하지만 여기에도 두 가지의 주의사항이 있다. 첫째, 상대방의 납득이 모두 끝난 상황을 출발점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이야기의 전개가 지나치게 자세하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즉 논리의 전개상 지극히 당연한 것은 생략함으로써 듣는 이가 결론까지 뼈대를 쉽게 쫓아가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 해당되면 저기에도 해당된다(상관의 토포스)

 

'토포스'란 설득을 위한 필승의 이야기 패턴을 의미한다. 즉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해낸 '설득을 위항 설득 모델'인 셈이다. 책엔 '정의의 토포스', '반대의 토포스', '상관의 토포스', '기결의 토포스', '비교의 토포스', '분할의 토포스', '선악의 토포스', '본심과 포장의 토포스', '비유의 토포스', '결과의 토포스', '일관성의 토포스', '억측의 토포스', '있을 수 없는 일의 토포스', '귀납의 토포스' 등 14가지를 설명하고 있다.

 

상관관계란 서로가 서로를 성립시키는 관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팔다'와 '사다', '빌리다'와 '빌려주다' 등과 같은 관계를 말한다.

 

 

 

"위조 브랜드 물건을 파는 것이 나쁜 것이라면, 그것을 사는 것도 나쁜 일이다. 그러니까 사서도 안 된다"

 

위의 예를 보면, '위조 브랜드 물건을 산다'는 행위는 '위조 브랜드 물건을 판다'는 행위와 서로 '위조 브랜드 물건의 매매'라는 사실을 성립시키는 상관관계가 있다. 이 관계를 바탕으로 '파는 것'이 나쁘면 '사는 것'도 나쁘다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상관의 토포스다. 단순히 '위조 브랜드 물건을 사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다면 '나쁜 것은 파는 쪽이다'라고 반론을 당할 수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나쁘다고 여겨지는 위조 브랜드 판매가 사실은 그것을 구입하는 것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임으로써 이 주장에 설득력을 주는 것이다.

 

 

예증은 설득추론을 거든다 

예증은 근거와 결론을 이어주어야 할 보편적인 명제가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설득추론에 비해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예증은 설득추론의 보조로 취급해야 한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명한다. "실제 예가 설득추론의 뒤에 나오게 되면 그것은 증언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또한 증언은 언제, 어떤 경우에든지 설득력이 있다"(변론술, 제2권 제 20장)

 

즉 설득추론이 끝난 후에 덧붙이듯이 예증을 활용하면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이른바 '쐐기를 박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설득추론1) "교토 지점장은 우리 회사의 전체적인 움직임을 볼 수 있는 포지션이다. 그러니까 본사 임원으로의 출세 코스도 되고 있다"
(설득추론2) "교토 지점장이 된 그도 그 출세 코스에 오른 셈이다. 그러니까 본사의 임원이 될 날도 멀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통상적인 설득추론을 전개하면서 예증을 덧붙이는 것이다.

 


(예증) "그 증거로 요시다 씨와 하마다 씨도 교토 지점장 후에 본사의 임원이 되었다"

 
이렇게 하면 예증은 설득추론을 뒷받침하는 '증인'과 같은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주장의 설득력을 더 강화시킬 수 있다.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기술

 

예를 들어 우리의 대상이 될 이들이 부끄러워해야 할 행동에 대해서 "주위에서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그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 게 세간에서 보기에는 어떨까?"와 같은 방식으로 말한다면, 이는 전형적인 부끄러움으로의 감정 유도다. '국제적으로 볼 때 (우리 국민은)', '해외에서는 ~가 상식인데, 우리 국민은' 등과 같은 표현도 그런 종류의 하나다. 

 

또한특정인을 인용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씨는 어떻게 생각하려나?' 등과 같은 것이 전형적인데, 여기에 등장하는 '~씨'에 들어가는 사람 중 효과적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명한다. 그렇다면 여기에 들어가기 적당한 사람은 과연 어떤 이들일까? 아래와 같다.

 

청중이 좋아하는 사람

청중을 좋아해주는 사람

청중이 사랑받고 싶은 사람

청중의 라이벌

청중이 중시하는 사람

그런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사람

그런 부끄러운 행동을 용서하지 않는 사람

소문을 많이 내는 사람

지금까지 좋은 인상만 준 사람

 

 

토론은 전투의 장이 아니다

 

토론은 단순히 이기면 좋은 것이 아니다. 본래 토론이란 더 좋은 결론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이지, 전투의 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감정론을 통해서 토론에서 이겼다고 해도 결국, 근본적으로는 진심어린 사람들의 납득은 결코 얻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주장은 회사나 가정, 친구 관계나 세상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어떠한가? 평상시에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토론이나 주장들을 생각해보라. 과연 모두 논리적이고 제대로 된 것들만 있었는가? 목소리가 크면 이긴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국회의원들은 지금도 국정감사장에서 주제 넘게 호통을 치거나 증인들에게 모욕감을 주는 발언들을 일삼고 있다. 정말 창피한 정치인들이다. 반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변론술에서 '논리적인 이야기 방법', '이야기의 내용의 올바름'을 중요시한다.

 

 

 

 

말발은 타고나는 게 아니다

 

옳은 주장이라면 무조건 통한다고 생각하는가? 이는 순진한 착각이다. 설득의 8할은 연출이자 기획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변론술은 우리들에게 모범답안을 제시한다.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기업인, 직장인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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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없이 회의하라 - 가족, 직장, 친구, 나 자신과의 소통을 방해하는 5가지 T.A.B.L.E
김동완 지음 / 레드베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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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공, 사적으로 많은 회의를 하면서 산다. 그리고 이 책은 회의의 바이블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가족, 직장, 친구, 나 자신과의 소통을 방해하는 5가지 T.A.B.L.E은 성공적인 회의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내용임을 새삼 깨닫게 하는 금과옥조라 하겠다. - '추천의 글' 중에서

 

 

소통을 방해하는 다섯 가지

 

책의 저자 김동완'소통의 기술' 전문가로서 공공기관, 기업체, 학교 등에서 많은 강연을 통해 그만의 회의법을 전파했다. 그는 제주MBC, JIBS(제주방송), 객원MC 등으로 방송인 활동을 하면서 '회의'에 숨겨진 중요성을 깨달았다. 즉 회의 문화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테이블(T.A.B.L.E)이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버리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편안하고 즐거운 '회의'를 시작할 때 회사, 가정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나 자신을 바꾼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때로 좋은 의도로 한 말임에도 상대에게 '바가지 긁는다', '꼰대질한다', '잘난 척한다' 같은 소리를 듣는다. 왜 그런 일이 생길까? 바로 상대와 나 사이에 테이블이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또 때로 늘 쫓기듯 바쁘게 사는데도 별다른 성과가 없음에 실망하게 되기도 한다. 이 역시 타성에 젖은 나와 진정한 나 사이에 테이블이 가로막혀 있는 것이 원인이다.

우리가 치워버려야할 '테이블(T.A.B.L.E)'이란 가족, 직장, 친구, 나 자신과의 소통을 방해하는 5가지 요소들(Teach, Admit, Because, Late, Enemy)을 의미한다. 이 테이블을 치워버림으로써 나쁜 습관에 빠진 자신을 변화시키고, 욱하지 않고 상대를 바꾸며, 할 말을 다하면서도 적을 만들지 않을 수 있다. 

 

 

 

 

Teach~가르치려하지 말고 경청하라

Admit~주관을 소신있게 피력하라

Because~변명이 아닌 해명을 하라

Late~무슨 일이 있더라도 늦지 마라

Enemy~이성적으로 미워하라 

 


 

소신을 가지고 말하라

 

회의를 할 때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자신의 소견을 자신있게 피력하는 것은 회의 참석자의 의무라고 말할 수 있다.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자만이 아닌 자신감으로 상대와 토론하며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자.

 

어떻게 해야 소신 있게 행동할 수 있을까? 그것은 상황을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내 경험과 생각에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을 때 가능해진다. 우리 주변의 성공한 리더들은 모두 소신 있게 행동한다. 소신이 없으면 줏대 없는 리더가 된다. 소신은 리더의 자존심이자 철학이다. 사람의 생각이 모두 같을 수는 없으니 부정적인 시각이 있더라도 소신껏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일상에서도 그렇지만 중대 사안을 결정하는 회의장에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회의원칙9: YES도 NO도 소신을 가지고 말하라

 

소신은 자기과시가 아니다, 이는 개인의 신념이자 원칙이다.

사적인 감정에 연연치 않고 소신을 지키는 게 용기 있는 행동이다.

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최고 역할은 소신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자기대화를 시작하라 

우리는 늘 가족, 친구, 동료들뿐 아니라 자기 자신과도 회의한다. 이상하게 여겨지는가? 맞다. 예를 들자면 지금 어던 옷을 입고 외출할지, 체중감량을 위해 어덯게 음식조절을 할지, 내일 아침에는 몇 시에 일어나야 할지 등등 무수히 많은 것들이 자신의 행동과 일정을 관ㅇ리하면서 수시로 대화를 나눈다. 이것이 바로 회의 아니고 무엇인가?  

 

이제 생각도 회의하듯 관리해 보자. 때때로 일어나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지켜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도마베치 히데토는 <머릿속 정리의 기술>이란 책에서 부정적인 자기대화를 멈추고 긍정적인 자기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웨이슈잉도 <하버드 새벽 4시 반>에서 '나는 잘하는 것이 없어' 같은 생각이 들 때마다 이성적인 자세로 이를 물리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산도 옮길 수 있다"

- 나폴레온 힐 

 

 

긍정적인 자기평가를 언어화하고, 그 이미지에도 익숙해지면 불안과 두려움이 점차 사라진다. 능력 있고 자신감 넘치는 '나'와 만나게 되면서 성공도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두려운 생각이 발목을 붙드는가? 바로 그때가 나 자신과 회의를 시작할 때이다.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생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자.

 

회의원칙12: 긍정적인 자기대화를 시작하라

 

자기부정이 언어화되는 걸 조심하라. 이는 인생에 악영향을 미친다.

자기 자신과 회의하며 부정적인 생각을 관리하라.

긍정적인 자기평가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레 성공이 찾아온다.

 

 

 

 

회의는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다

 

우리는 지나간 일을 반성하고 음미하면서 발전을 추구한다. 즉 과거를 교훈삼아 잘잘못을 분석하고 새로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이 잘못이라고 판단되면 이를 철회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이 관철되지 못했다고 하여 지는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의 생각보다 더 좋은 의견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함께 지혜를 모으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문화는 토론과 회의를 통해 익숙해져야 한다. 안타갑게도 우리는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못하다. 특히, 고함과 삿대질에다 주먹질까지 해대는 몰지각한 국회의원들은 아직도 한참 어리고 어리다. 자신이 속한 당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으면 자리를 비운다. 이젠 다수당인 야당이 국정감사도 단독으로 처리하는 무능한 국회의원들이다. 다수당을 만들어준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회의는 많은 의견과 제안들을 검토하고 토론하며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런 면에서 회의는 나와 당신의 관계, 그리고 나와 조직, 사회의 관계를 분석하고 개선해 나가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회의를 통해, 또 선거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함께 선택해 나가고 있다. 이렇듯 이 과정은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다.

 

회의원칙15: 회의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찬반으로 나뉘어 두 후보가 경합할지라도 최선의 결과를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선택한 후보가 당선되었다고 이긴 것이 아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우선순위를 정하라

 

회의에 늦는 것은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다. 불참하는 것보다 늦게라도 참석하는 게 더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물론 부득이하게 늦을 수는 있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늘 그렇다. 허둥대며 오지만 옷차림새나 옹모가 엉망인 경우가 많다. 이는 신뢰에 대한 문제이다.

 

"바쁘게 움직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개미들도 늘 바쁘지 않은가.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 때문에 바삐 움직이는가'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성공한 사람들은 뚜렷한 우선순위를 가지고 일한다. 우선순위를 갖는다는 것은 불필요한 일은 제쳐두고 일단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보고서 하나를 작성할 때에도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이러한 태도는 다른 일을 할 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이는데 늘 허둥대며,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일에 우선순위를 가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회의원칙18: 불필요한 일에 시간을 뺏기지 않도록 우선순위를 정하라

 

성공한 사람들은 뚜렷한 '우선순위'를 갖고 일한다.

이는 불필요한 일을 제쳐두고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다.

'오늘 무엇을 위해 바삐 움직였는지' 자기 자신과 회의하라.

 

 

 

 

29가지의 소통의 법칙

 

올바른 회의문화를 자신의 삶에 적용할 때 우리들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 왜냐하면 스스로와의 회의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타인들과 회의할 때는 겸손하지만 당당하게 소통할 줄 알기 때문이다. 이럴 때 비로소 우리들은 진정 카리스마가 넘치는 리더가 된다. 특히, 직장인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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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시대, 브루독 이야기 - 규칙을 무너뜨리고 세상을 변화시킨 움직임
제임스 와트 지음, 김태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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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브루독은 스코틀랜드 북동부의 외지고 음울한 산업단지에 있는 창고에 자리 잡고, 세상을 외치기 시작했다. 마틴 디키와 나는 하나의 아주 거창한 사명과 함께 작은 양조장을 세웠다. 그 사명은 영국의 맥주 산업에 혁명을 일으키고 음주 문화를 완전히 뒤바꾼다는 것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태풍을 일으킬 맥주를 빚다

 

책의 저자 제임스 와트는 24살 때인 2007년에 브루독을 만들었다. 맥주잔에 뛰어난 맛과 장인정신을 부어 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뛰어난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열정을 품게 만들고 싶다는 열망으로 브루독을 시작했다. 브루독은 '크래프트 맥주계의 포스트 펑크, 종말론적 이단아'를 자처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식음료 제조사이자 바 및 레스토랑 운영사가 되었다.

 

설립 당시에 2명이던 직원은 580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영국 전역에 걸쳐 30여 개의 바를 열어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뿐만 아니라 헬싱키, 도쿄, 로마, 상파울로를 비롯한 15개 도시에도 바를 열었

 

 







창업은 무자비할 정도로

 

누구든 사업의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 신규 사업체 중 80퍼센트는 18개월 안에 망한다는 통계가 있다. 즉 신설업체 1천 곳 중 8백개, 10곳 중 8개, 5개 중 4개가 망한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충격적인 사망률은 오늘날 잔혹한 사업 환경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사업체만 망하는 게 아니다. 당사자의 미래, 자신감, 꿈, 은행 잔고 등도 실패라는 이름의 배와 함께 침몰한다.

 

사업을 일구는 시기에 내리는 결정은 세상에서 당신이 차지할 자리를 정한다. 갓 태어난 사업체를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만들어가는 가장 기념비적인 결정이 된다. 그러니 안전띠를 매고, 손잡이를 꽉 잡은 다음 도전에 나서라. 당신이 가진 아이디어와 그 실현 대상은 멋지지 않으면 안 된다. 가장 어려운 상황 속에서, 경험이 가장 미숙할 때 내리는 결정이 미래를 좌우한다는 것은 섬뜩한 일이다.



 

 

자신의 방식대로 일하라

 

사업을 시작하면 모든 사람들이 갑자기 모르는 것이 없는 전문가가 된다. 그들을 무시하라. 당신의 비전을 고수하고 독자적인 규칙을 만들며 적극적으로 나서라.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있으며, 거기까지 어떻게 갈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멍청하게 알은척을 하는 헛똑똑이들은 조용히 있으라고 해라. 그들은 아무 것도 모른다. 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고, 분명 당신만큼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바로 사업이 흥하든 망하든, 남의 조언이 아닌 자신만의 결정을 통해 그렇게 되어야 한다. 실수에서 배우는 것은 패자들에게나 해당된다.실수가 교훈을 제공한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찾으려 애쓰는 것은 자신의 무능을 정당화하려는 멍청한 논리다.

 

 

영원한 애송이가 되는 조건

 

나는 우리가 하는 일을 사업이 아니라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좋은 맥주에 대한 우리의 열정으로 끌어들이는 운동 말이다. 그리고 그 운동을 오래 할 수 있어서 기쁘다. 맥주는 나의 자식과 같다. 절대 다른 곳으로 보내지 않을 것이다. 사랑하는 일인데 왜 버리겠는가? 팔 생각으로 회사를 키우는 사람들은 오래 갈 회사를 만들지 못한다. 단지 최대한의 이득을 바랄 뿐이며 회사에 어떤 일이 생기는지 관심이 없다. 이런 식으로 의미 있는 사업을 구축하기는 어렵다. 소비자는 더 이상 빼앗기고 속지 않는다. 그들은 똑똑하며, 연기 너머 진실을 꿰뚫어본다.

 

"작게 생각하고, 과감해지고, 용감해지고, 계속 모험을 하라"

 

또 다른 조건은 절대 나가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사업이 커지는 가운데에도 계속 배우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실패로 가는 지름길은 전혀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다. 엄청난 정보 속에서 서로 연결된 오늘의 세상에서 안전하게 가려는 것은 가장 큰 위험이다. 성장을 가능케 해준 요소에서 눈을 떼지마라.

 

 

재무에 관해선 규칙을 잘 따르라

 

"회계는 비즈니스의 언어다"

- 워렌 버핏

 

펑크 사업가의 자세는 오로지 규칙을 깨는 것이다. 그러나 재무에 관해서는 규칙을 깨는 것을 고려하기 전에 규칙을 따르는 장인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시간이 지나 경험이 쌓이고 안정적으로 현금이 흘러들어오면 규칙을 약간 비틀 여지가 생긴다. 지름길, 추월선, 우회로는 없다. 시간을 들여서 회계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과감하게 외줄을 타야 한다. 흔들리지 않고, 재무적 난관에 시달리지 않는다면 한정된 자원을 충분히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처럼 엄청난 위험 속에서 생존하려면 재무를 완전히 통제하고, 모든 결정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해야 한다. 현금흐름과 손익은 우리의 새로운 친구다. 자세를 갖추고 재무를 배워라.



 

 

돈을 잃으면 경영권도 잃는다

 

성장하려면 돈을 잃는 일은 절대로 삼가해야 한다. 물론 당연히 사업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수익성이 있는 방식으로 키워야 한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의 투자 원칙에도 '돈을 잃지 말라'는 원칙이 있다. 손실을 통해 성장하는 전략은 결코 오래 지속할 수 없으며, 결국엔 경영권을 잃게 된다.

 

수익성과 재정적 안정을 희생하는 성장은 가치가 없다. 매출은 헛되고 이익은 참되다는 오랜 비즈니스 격언은 영원한 진리다. 그럼에도 매출 성장에만 몰두하여 수익성을 등한시하는 기업들이 너무나 많다. 돈을 잃으면서 성장하는 전략을 추구하면 두 가지 결과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나는 파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영권을 잃는 것이다. 둘 다 매력적인 시나리오는 아니다. 키를 잡지 못하면 세상을 바꿀 수 없다.

 

 

모든 일이 마케팅이다


오늘날의 기업들에게 마케팅은 모든 것이다. 당신과 회사가 하는 모든 일이 마케팅이다. 현대의 브랜드는 기업에 속하지 않고, 고객에게 속한다. 그리고 마케팅과 관련된 소통은 양방향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데 고객들도 활발하게 참여한다. 오랜 규칙과 낡은 기법으로 시장을 독점하고 지배하던 브랜드의 시대는 지났다. 그들이 과거의 방식에 절박하게 매달리는 동안 당신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 마케팅의 새벽이 밝았다. 세상을 변화시킬 과감하고 상상력 풍부한 사람들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널렸다.

 

가만히 서 있지 말고 앞으로 나서라. 마케팅에 관한 한 안전한 행보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안전은 지루하고, 길을 잃게 만든다. 안전을, 무리를 따르지 말라. 선두에 이끌고, 규칙을 깨라. 관습과 대가는 잊어라. 이제는 규칙 없이 제품을 알리고, 펑크의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치며, 세상을 급습할 때가 왔다.

 

 

기업 문화는 집단적 가치 체계다

 

기업 문화는 회사의 DNA이자, 유전자 코드이자, 윤리적 나참반이다. 또한 브랜드의 내부적 의미와 외부적 이미지와 맞아야 일관성과 진실성을 확보할 수 있다. 조선시대의 선비들이 가슴에 품고 지녔던 게 '신독愼獨'이었듯이, 기업의 문화는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을 때 행동에서 드러난다. 요즘에는 항상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지만 말이다.

 

가치관은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당신이 믿는 가치를 열정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핵심은 당신이 적어놓은 내용이 아니라 사업을 통해 실제로 한 일이다. 이는 예언과 같다. 리더가 분위기를 조성하고 문화를 창출하면 그 문화는 현실이 된다. 훌륭한 기업 문화는 모든 것을 한데 묶는 접착제와 같다. 기업 문화는 조직의 근간으로서 모든 일을 이끌어야 한다. 기업 문화를 유지하고 육성하는 일은 성공에 필수적이다. 기업 문화는 브랜드의 진실에 뿌리를 둬야 한다. 참되고, 솔직하고, 실질적이어야 한다.

 

강력한 문화를 만드는 요소

 

확고한 명확성

일관성이 핵심이다

혁명에 동참하라

직원들에게 권한을 줘라

문화를 기준으로 채용하라

 

 

문제는 결코 문제가 아니다

 

모든 기업에서 많은 파국적인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거기에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당신의 운명과 세상에서 차지할 자리가 결정된다. 멍청이들이나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을 걱정하느라 귀중한 시간과 활력을 낭비한다.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최선의 결과를 내라. 우리는 결코 위험을 회피하지 않았다. 오늘을 사는 사업가들은 그럴 수 없다. 그러니 이 목록과 운명을 함께 하라. 다행히 우리의 맥박은 아직도 뛰고 있다. 읽고, 소화하고, 파란을 일으키고, 당신의 세상을 재창조하라.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상황이 어려울 때, 일이 크게 잘못되었을 때, 진정한 문제에 부딪혔을 때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당신은 리더로서 일이 잘못되거나 큰 문제에 부딪혔을 때 감사히 여겨야 한다. 팀원들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도적으로 나서서 일을 이뤄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만 존재한다. 뛰어난 사람들은 두각을 드러내고, 자격을 증명하고, 능력을 보여줄 기회로 문제를 본다. 문제는 결코 문제가 아니다. 진정한 문제는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 있다. 태도는 좌절과 모험의 차이를 만든다.

 

 

모든 것은 게임이다

 

"처음부터 열정이 충분치 않다면 결코 버티지 못한다"

- 스티브 잡스/펑크 기업인

 

구식은 잊어라. 기존 체제를 불태워라, 새로운 세계 질서를 창출하라. 몇 가지 기본 원칙만 따르면 누구나 진정한 펑크 사업가가 될 수 있다. 열정과 사명을 당신의 존재와 의미를 정당화하는 증거로 삼아라. 모든 운동이 그렇듯 사명을 달성하는 일에는 시간이 걸리며, 갈고 고통스런 길을 지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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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 미래의 기회 편 -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 명견만리 시리즈
KBS '명견만리' 제작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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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우주로 뻗어 나갈 채비를 해나가고 있고, 수명은 30년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빅데이터 분석기술이 진화하면서 인공지능은 더욱 빠르게 발전할 것이고, 이에 따라 인류의 노동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다. 정치, 경제, 기술 등 모든 영역이 새로운 개념들로 재구성되어 우리는 이제껏 인류 역사에 전례 없는 변화를 겪는 중이다. 바야흐로 변화무쌍의 시대에, 미래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가 넘친다. - '프롤로그' 중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지혜가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를 맞이하는 개인은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다. 우리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지혜가 절실한 시대, 불안과 두려움에 빠진 개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절박감과 위기감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오늘의 변화 속에서 내일을 꿰뚫어보기 위한 질문과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새로운 형식의 다큐멘터리 <명견만리明見萬里>가 KBS1 TV를 통해 방송되었다. 뛰어난 통찰력을 지난 당대의 지성인들이 매주 출연하여 이 사회가 당면한 미래의 이슈들을 강연을 통해 청중들과 소통하며 함께 공감하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던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맡은 제작진은 강연+다큐, 지식+공감, 전문가+대중이 융합된 새로운 방식으로 '콘텐츠의 진화'를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는다. 김난도, 김영란, 서태지, 성석제, 장진, 최재천 등 우리 사회 주요 인사들이 출연하여 진정성 있는 강론을 펼쳐왔으며, 여기에 일반인 청중으로 구성된 '미래참여단'의 역할이 더해져 집단지성의 힘으로 인류 공동의 미래를 모색해왔다.

 

책은 윤리, 기술, 중국, 교육 등 4개 파트로 구성되었는데, 윤리 파트에서는 자본주의 사회가 정글화 되면서 생겨난 의외의 결과물로서 '착한소비'에 주목하였고, 앞으로 '김영란법'이 만들어낼 우리 사회의 변화를 짚어보고 세계적 트렌드로서의 '반부패'를 조명하였다. 기술 파트에서는 인공지능, 플랫폼 혁명 등 변혁의 물결이 거세질수록 우리에게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다. 중국 파트에서는 전 세계의 가장 큰 소비자였던 중국의 영향이 우리 일상의 풍경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향후 중국 경제의 변화를 예측하면서 우리 사회의 대응책을 고민해보았다. 교육 파트에서는 지식의 폭발 이후 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융합교육을 살펴보고 그에 반해 아직 과거의 교육 방식에 묶여 있는 우리 교육의 현실을 짚어보았다.

 

 

국가 부도 위기를 경험한 그리스

 

그리스에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다.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들이 종종 자신이 마신 커피값 외에 한 잔 값을 더 지불하곤 한다. 이른바 '서스펜디드 커피(Suspended coffee)'다. 커피를 사 마실 돈이 없는 노숙자나 실직자 등 가난한 이웃을 위해 미리 돈을 내고 '맡겨두는 커피'다.

 

누군가를 위해 '힘내세요'라는 응원 쪽지와 함께 커피값을 지불한 것이다. 쪽지가 말하자면 구매 쿠폰인 셈이다. 처음에 4곳에서 시작한 이 카페가 현재는 그리스 전역에 100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 카페 운동을 처음 시작한 사람은 알레판티스다. 그도 이렇게 빠른 속도로 카페가 자리잡을 것이라곤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 삶에는 생존을 위한 빵뿐 아니라 삶의 아름다움이라는 장미도 필요하다. 힘든 누군가가 생존을 위한 투쟁 속에서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 모여 서스펜디드 커피라는 착한소비를 가능하게 했다. 그리스에서뿐 아니라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세계 곳곳에서 서스펜디드 커피를 만날 수 있으며, 불가리아에서는 150개 이상의 카페가 동참하고 있다.

 

 

김영란법의 의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다소 생소한 나라 보츠와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를 줄 아는 노래가 하나 있다. 아래와 같다.

 

안녕, 안녕, 부패여! 너에게 작별인사를 전해.

우리는 보츠와나에서 태어났어요.

보츠와나의 미래는 우리에게 달려 있어요.

 

청렴함을 바탕으로 보츠와나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 2016년 기준 보츠와나의 1인당 명목 GDP는 5897달러로 아프리카 최상위권이다. 더불어 주변국 가운데 국제신용등급 1위를 유지하는 것도 깨끗한 사회가 이룩한 큰 성과다. 부패 없는 사회를 바탕으로 이룬 경제발전은 국민의 신뢰와 자부심으로 이어졌다. 국가 이익이 국민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다 보니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달리 종족 간의 갈등도 없고 정치도 안정되어 있다. 깨끗해야 강해질까, 강해져야 깨끗해질까?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에 적용할 김영란법의 의미다.

 

 

 

전기차 기술을 무료로 공개한 이유

 

2014년 6월,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모터스는 배터리 과열 방지 기술과 급속충전 기술인 슈퍼차저 기술을 포함해 자사가 보유한 전기차 특허기술 1400여 개를 무료로 공개했다. 토요타 또한 2015년 1월 세계가전박람회CES에서 수소차 특허 5680개를 전면 공개했다. 이들이 엄청난 자본과 시간을 투자해 개발한 자사의 독점기술을 공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점적 기술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길이며, 인류의 미래를 위해 테슬라가 전기차 시대를 여는 촉매가 되기를 바란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의 CEO 

 

공유와 개방 그리고 이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조는 문화 산업에서도 나타난다. 2014년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제가인 <렛잇고>의 엄청난 인기에는 '공유'의 힘이 작용했다. 월트디즈니는 기존의 저작권 개념에서 벗어나 <렛잇고>의 리메이크를 이례적으로 허용했던 것이다. 즉 팬들이 음악을 리메이크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이후 유튜브 등 인터넷상에서 다양한 버전으로 퍼지면서 <겨울왕국>의 인기로 선순환되었다.

 

 

 

주문량이 하나라도 만든다

 

독일의 주방가구 1위 업체인 노빌리아는 지금까지 규격화된 제품을 대량생산해왔지만, 이제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 주방가구도 생산하고 있다. 과연 대량생산에 적합한 컨베이어벨트식 공장에서 어떻게 개인 하나하나에 맞는 맞춤형 가구를 만들 수 있을까?

 

노빌리아는 2년 전 공장시스템을 고객 맞춤형으로 바꿨다. 가구는 미리 만들어놓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제작한다. 이 과정은 직원이 필요한 부품에 고객 정보가 적힌 바코드를 붙이는 데서 시작한다. 이미 제조라인의 기계에는 고객의 상품정보와 조립방법이 입력되어 있다. 기계는 바코드의 정보에 따라 부품을 선별하고 조립하므로 컨베이어벨트 위에 다양한 부품이 섞여 있어도 오류 없이 작업할 수 있다.

 

이렇게 시스템을 변경한 덕분에 노빌리아는 2700명의 직원이 하루에 2700개의 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인간과 기계가 예전과 다른 방식으로 협ㅈ업하는 것이다. 2016년, 노빌리아는 총 74종의 부엌가구를 출시했으며, 나아가 각각의 부엌가구를 최종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제조할 수 있다. 가구의 색을 바꾸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이 인터넷에서 보고 손잡이 위치를 바꾸거나, 아예 다른 제품의 부품을 결합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여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에 대해 노빌리아는 방향을 제시하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셈이다.

 

 
  

 

중국, 청년 창업이 가장 활발한 나라

 

중국은 지금 전 세계에서 청년 창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나라다. 글로벌기업가정신연구(GEM)의 보고서에 따르면 54개 회원국 중 창업자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중국이었다. 그리고 이 창업 열풍의 핵심에 주링허우(1990년대 출생) 세대가 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베이징의 중관춘에서 이들의 창업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의 꿈이 시작되는 차고카페는 주머니 사정이 좋을 리 없는 젊은 창업자들에게 커피 한 잔 값으로 작은 사무실이 펼쳐지는 공간이다. 전기, 인터넷 사용뿐 아니라 회의실 이용 등 다양한 장소가 제공된다. 이뿐 아니라 이곳을 찾은 예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창업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또한 이곳은 단순한 작업 공간을 넘어 만남과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사랑방' 구실도 하고 있다. 예비 창업 청년들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공동 창업을 이뤄가기도 한다. 또 이곳에서 투자자들과의 만남이 성사되기도 하는 등 2011년부터 현재까지 130여 개의 벤처기업이 탄생했다. 그 무엇도 두렵지 않는 2억 명의 중국 젊은이들을 보면서 한국의 미래는 무엇인지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교육 강국 핀란드의 새로운 교육 혁신

 

프랑스가 지적 전통을 기반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교육 시스템을 가졌다면 핀란드에서는 다른 방향의 교육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핀란드는 이미 전세계가 인정하는 교육 강국이다. 그럼에도 이 나라는 세계 최초로 융합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서로 다른 과목의 교사들이 하나의 주제를 전해 과목을 통합해서 가르치고 있다. 이것이 현재 핀란드에서 진행되는 교육의 화두다. 

 

'기름으로 오염된 바다를 어떻게 정화할 것인가?'와 같은 주제도 훌륭한 융합 수업의 콘텐츠가 된다. 교사들은 이 주제를 위해 생물, 역사, 수학 등을 융합한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융합 수업은 이론 공부에만 그치지 않고, 직접 바다를 만들어 보고, 기름을 제거하는 방법도 실험한다.

 

수업의 내용을 예로 들면 이렇다. 물은 남겨놓고 어떻게 기름만 제거할 것인지, 기름 유출량에 따라 필요한 오일펜스의 길이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과거에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들은 어땠는지 등. 하나의 주제를 풀어가는 과정에 여러 과목이 녹아 있다. 심지어 실제로 바다에 배를 타고 나가 노를 저어보는 체육 활동도 하고, 물고기로 요리하는 가사 활동까지 겸한다.

 

이러한 융합 교육을 통해 실용적이고 통합적인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학생들은 예습이라는 걸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중요한 건 사전에 책에서 미리 얻은 지식이 아니라 주어진 문제를 집중해서 생각하고 즐겁게 몰두하는 사고력이다. 이미 교육제도가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핀란드가 왜 이런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할까? 이는 바로 경계를 허물고 자유롭게 넘나들며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 즉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어떠한가? 라는 의문이 당연히 생긴다.

 

 

밝은 지혜로 만 리를 내다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밝은 눈들은 한결같이 기본을 강조합니다. 사회 변화의 속도가 무섭게 빨라지고 있는 지금, 변화의 장단에 맞춰 그때그때 헐레벌떡 새로운 스펙을 쌓는 것은 실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변화의 고비마다 버티고 서 있을 모든 문을 다 열려면 마스터키를 깎아야 합니다. 이 책이 마스터키를 깍을 모든 이들에게 밝은 눈을 선사할 것입니다. - 최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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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순, 고귀한 인생 한 그릇 - 평범한 인생을 귀하게 만든 한식 대가의 마음 수업 인플루엔셜 대가의 지혜 시리즈
심영순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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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담아 요리를 하고, 열심히 먹이고, 사랑했습니다. 남들은 요리 선생이다, 한식의 대가다, 거창하게 불러주지만 나라는 존재는 그냥 누군가를 위해 밥하는 사람, 요리를 통해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 대상이 가족에서 이웃으로, 친구에서 제자들로, 그리고 얼굴도 모르는 더 많은 사람들로 점점 넓어진 것은 덤으로 얻은 축복입니다. -'차림에 앞서' 중에서

 

 

한식 대가의 마음수업

 

책의 저자 심영순은 대표적인 한식 연구가로 1970년대 초반부터 요리 강습을 시작했고 1988년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심영순 요리 연구원'을 세워 40년 넘게 수업을 이어오고 있다. 스물두 살에 남편에게 시집왔을 땐 그냥 손맛 좋은 주부였다. 결혼 후 집에 온 손님들에게 차려낸 밥상 덕에 요리 솜씨가 소문나기 시작했다. 이웃에 사는 주부들이 찾아와 반찬을 배워 갔고 학교 어머니 교실에서 요리를 가르쳐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입소문이 퍼져 나이 서른

 

 

 

 

 

 

 

 

 

칭찬에 대한 목마름이 요리 욕심으로

 

"그래, 잘했구나" 칭찬치고는 너무나 무심한 한마디. 그러나 그 한마디로 그녀의 세상은 천국이 되었다. 그런 천국을 또 맛보기 위해 그녀는 정말 열심히 배웠다. 나이가 들면서 그녀는 살림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잘해내고 싶었다. 어릴 때에는 어머니에게 칭찬을 받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했지만 십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그 이상의 호기심과 자부심이 자랐던 것 같다. 그저 어머니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주인의식이 자리 잡은 것이다.

 

 

갑자기 요리 선생이 되다

 

어느 날 셋째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의 원장이 전화로 연락와서는 어머니 모임에 나와서 반찬 만드는 법을 강의해달라는 것이었다. 간곡한 부탁에 이를 뿌리칠 수가 없어서 도시학 반찬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나물 세 가지, 두부와 달걀 요리 두세 가지, 장아찌 두 가지, 볶음류 ㄷ두세 가지, 조림류 두세 가지 등을 준비해 강의에 임했다. 어머니에게서 배웠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기초부터 쉽게 설명했다. 강의 내용에 대해 칭찬이 끊이질 않았다.

 

 


"어머님들이 강의를 더 해달라고 난리가 났습니다"

 

이번에는 도시락이 아니라 남편을 위한 요리를 가르쳐달라고 했다. 그래서 남편이 입맛 없을 때 잘 먹는 순두부찌개와 대구탕, 육개장 등을 준비해서 가져갔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다음에는 손님 상차림을, 그다음에는 술상을, 그다음에는 제사 음식을 가르쳐달라며 계속 신청이 들어왔다. 어느덧 그녀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큰 책임감이 밀려왔다. 그녀의 요리를 배운 사람들은 그것으로 남편과 아이들을 먹일 것이다. 건강하게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음식으로 한 효도엔 후회가 없다

 

어머니가 쓰시던 방 옆방을 시어머니에게 내어드렸다. 그때부터 두 분은 돌아가실 때까지 쭉 그녀 가족들과 함께 살았다. 마음이 잘 맞는 두 분이었지만 식성만큼은 완전히 달랐다. 어머니는 싱싱한 나물과 바삭한 생선구이, 조림류를 좋아하신 반면, 시어머니는 푹 삶아 무친 나물 반찬에 김치를 좋아하셨다.

 

그래서 그녀는 처음부터 두 분의 밥상을 따로 차려드렸다. 사람들은 어떻게 한집에서 두 노인을 모시면서 세끼 밥상을 따로 차려드리는 생활을 그리 오랫동안 했냐고 묻는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낳고 남편을 낳아준 두 어머니가 한집에서 오순도순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것도, 두 분에게 그녀의 손으로 밥을 지어드리는 것도 너무나 행복했다.

 

 

요리는 시간과의 싸움

 

요리는 시간을 잘 안배해야 한다.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반찬을 서너 가지 만들 경우 뭐 하나 너무 빨리 되거나 너무 느리게 되는 것 없이 동시에 모든 요리가 끝나야 한다. 그래서 각각의 요리에 소요되는 시간을 거꾸로 계산해서 무엇을 먼저 하고 무엇을 나중에 할지를 잘 결정해야 한다.

 

그녀는 아침에 일어나서 7첩 반상을 차리는 데에 30분도 걸리지 않는다. 밥, 국, 나물무침, 고기나 생선 요리 등 하나씩 다 합치면 한 시간 반이 걸리겠지만 밥을 앉혀놓고 나물을 다듬고, 국을 끓이면서 나물을 데치고, 생선을 구우면서 국에 간을 하고 밥에 뜸을 들인다면 30분 만에 모든 준비가 끝나게 된다. 시간 없어 요리를 못 한다는 말은 핑계이다. 요리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스스로 좌충우돌하는 경험을 쌓아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딸들에게서 배운다

 

그녀는 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딸들이 걸어가는 삶의 행로를 보면 큰 성공과 부를 좇기보다는 항상 의미를 좇아간다. 욕심 앞에서 도리를 선택하는 모습을 늘 보았다. 결혼도 조건 좋은 부잣집 남자가 아니라 정말 사랑하는 남자를 선택했다. 금슬 좋게 사는 모습을 보며 저런 게 진짜 행복임을 깨닫는다.

 

딸들은 자식의 부모로서도 처신을 잘한다.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고 강요하는 법이 없다. 요즘 엄마들은 자식을 명문대에 보내려고 혈안이라지만 그녀의 달들은 그런 욕심이 전혀 없다. 심지어 학교 교육이 아이의 성향과 맞지 않는다고 홈스쿨링을하고 대안학교에 입학시키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손주들이 참 잘 자랐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아들이 없다는 아쉬움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살뜰한 사위가 네 명씩이나 있으니 아들들을 거저 얻었던 셈이다. 게다가 사위들은 하나같이 '아내 바보'들이다. 효도는 다른 게 없다. 자기 인생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게 바로 효도인 것이다.

 

 

음식도 마음이 중요하다

 

 

음식을 만들고 연구하고 나누었던 요리 인생 70년을 통해 내가 배운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습니다. 가족을 향한 마음이나 손님을 향한 마음, 또는 내 자신까지도 귀하게 대접할 수 있는 자기애를 포함한 마음이 없다면 음식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어쩌면 지혜로운 선조들이 말했던 '손맛'이라는 것이 결국은 이런 마음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차림 마무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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