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독서 - 마음이 바닥에 떨어질 때, 곁에 다가온 문장들
가시라기 히로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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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은 일단 쓰러져버리면 빨리 일어서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 일어서지 못하고 쓰러져 있는 시기를 어떻게 보내는지가 결국은 절망을 극복하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칩니다. 깊은 절망의 밑바닥에 떨어졌을 때 무리하게 빨리 위로 올라가려 하면 오히려 나쁜 결과를 초래합니다. 마치 바다 깊이 잠수했다가 시간을 들이지 않고 수면 위로 갑자기 올라가면 잠수병에 걸리는 것처럼 말이지요. - '프롤로그' 중에서

 

 

삶이 우리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줄 때

 

저자 가시라기 히로키쓰쿠바대학 재학 도중 난치병을 선고받고 13년간 투병 생활을 했다. 그는 이 절망의 시기를 책과 이야기를 통해 견뎠으며,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현재 문학소개자의 삶을 살고 있다. 카프카, 괴테의 문장을 엮어 옮긴 <절망은 나의 힘>, <희망의 달인 괴테와 절망의 달인 카프카의 대화> 등의 책을 출간했다.

 

누구나 살면서 절망의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따뜻한 위로의 말, 따스한 손길, 격려, 허그 등이 떠오를 것이다. 분명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일시적인 위로나 조치들보다 오히려 절망의 시기를 어떻게 보내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절망이란 현 상태에서 정신적으로 일어서지 못하고 쓰러진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사람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속도가 제각각일 것이다. 즉 바지에서 먼지 털어내 듯 금방 툴툴 털고 일어서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몇  년이고 그 자리에서 머문 채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에 저자는 본인이 직접 겪은 13년 간의 절망의 시기에 꼭 필요했던 그런 책을 우리들 앞에 내놓았다.

 

책은 모두 2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절망의 시기, 어떻게 보내야 할까?)에선 절망의 기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2부(다양한 절망과 마주하기)에선 절망했을 때 자신의 곁에 다가와주는 이야기들을 책,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이를테면 어설픈 위로 대신에 공감의 독서를 권하고 있는 셈이다.

 

 

 

 

"신기할 정도로 '이건 내 얘기를 쓴 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또한 책은 어떠한 절망의 순간에서도 우리에게서 멀어지지 않습니다.

곁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에도, 책은 늘 함께 있어줍니다"

 

 

누구나 이야기 속에서 살아간다

 

"대체 우리들은 무엇을 위해 책을 읽는가? 자네 말처럼 행복해지기 위해서? 맙소사, 책이 없어도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네. 들어보게, 우리에게 필요한 책은 고통스러운 불행처럼, 자신보다 더 사랑한 사람의 죽음처럼, 모든 이들로부터 떨어져 숲으로 추방된 것처럼, 자살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책이라네. 책이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해" - <변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가 친구 옷카 폴락에게 보내는 편지

 

우리들은 누구나 자기 자신의 인생 각본을 고쳐 써야 할 때가 생긴다. 특히 절망적인 일 때문에 이를 수정해야 할 때는 정말 곤란한 지경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살면서 자신에게 익숙한 그런 삶이 마치 일시에 사라진 듯한 기분이 들고, 또 바닥으로 추락한 자신의 새로운 인생을 수용하기에 너무나도 두렵고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든 각본을 수정해 이후의 삶을 제대로 살기 위해선 이에 참고가 될 만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카프카가 말하는 "필요한 책"이며, "고통스러운 불행처럼, 숲으로 추방된 것처럼, 자살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책"이 아닐까? 지금껏 살면서 익숙해진 그런 상황과 마음 자세를 깨부수는 도끼로 활용해 새롭게 무장할 수 있도록 말이다. 

 

 

구원은 공감에서 온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는 일본의 전국시대, 계속된 전란 탓에 자생적으로 생긴 산적의 횡포에 민초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을 그려낸 영화이다. 황무지에서 어렵사리 수확한 식량으로 연명하는 빈촌에 보리 수확이 끝나면 마치 연례 행사처럼 산적들이 찾아와 식량을 모조리 약탈해 간다. 이에 촌장은 사무라이들을 모집하는데, 이들은 풍부한 전쟁 경험을 가진 감병위勘兵衛를 포함한 7명이었다. 감병위의 지휘하에 마을은 방위태세를 갖추고 꾸준히 전투훈련도 한다. 마침내 산적들과의 치열한 전투에서 산적들이 전멸하지만 수많은 빈촌민과 4명의 사무라이도 목숨을 잃는다.  

 

이 영화에서 기쿠치요라는 인물이 고아가 된 갓난아기를 껴안으며 "이 녀석은 나다!"라고 절규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온다. 마찬가지다. '이것은 나다'라는 생각이 드는 책과의 만남, '이 책만이 지금의 내 기분을 이해해준다', '지금의 나만이 이 책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책과의 만남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매우 큰 구원이 된다.

 

 

함께 울어주는 이야기

 

내 인생이 밝았을 때,

세계는 친구로 가득했다.

지금 안개가 자욱하니

이제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중략)

산다는 것은 고독이다.

아무도 다른 이를 알지 못한다.

모두가 외톨이다.

 

- 헤르만 헤세, 시 <안개 속> 중에서 

 

이렇게 앞이 캄캄해 보이지 않고 마치 외톨이가 된 것처럼 고독감이 밀려올 때, 책은 "내 기분은 아무도 몰라!"라고 외치는 절망적인 마음을 고맙게 도 알아준다는 사실이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조차 잘 모르는 석연치 않은 감정까지 "바로 이거야!"라며 감동할 정도로 훌륭하게 말로 표현해준다.

 

미국 UCLA대학에서 연구한 바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일 때 이를 표현해주는 말이 있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의 방출이 억제되어 스트레스가 가라앉는다고 한다. 절망하고 고독에 빠졌을 때, 그런 기분을 말로 표현해주는 책을 읽으면 그것만으로도 절망이나 고독이 어느 정도 치유되는 것이다. 치유의 독서인 셈이다.

 

 

삶이라는 슬픔과 마주하기

 

작은 일이 쌓여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것이 되어버렸을 때, 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는 작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저는 작은 일을 조금 더 곰곰이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무릇 일이란 비록 작더라도 이것이 가진 의미가 매우 중요할 수도 있다는것을 깨우쳐주는 말이다. 

 

TV 속의 일일드라마는 그냥 지나칠 법한 일상을 연출해낸다. 물론 지나치게 부풀린 스토리가 때때로 식상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우리의 일상은 이러한 작은 일들이 쌓여서 지나가고, 우리는 큰일보다 오히려 이런 작은 일에 의해 움직이며 살아가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일본의 TV 드라마 <강변의 앨범>의 작가 야마다 다이치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예전에 한순간 스쳐 지나간 사람의 미소만으로 구원받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 사람과는 이후로 만나지 못했지만, 그런 작은 일로도 인간은 구원받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합니다" 

 

 

극복을 지나치게 서두르지 말라

 

이 책을 읽는 분 가운데는 지금 그야말로 절망의 한가운데에 있는 분도 계시겠지요. 절망을 극복하는 길이 전혀 안 보이고, 갇힌 동굴 속 어느 방향에서도 조금의 빛조차 들어오지 않으며, 어디로 향하면 좋을지도 알 수 없는 막막한 심정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극복의 길을 빨리 찾는 일이 아닙니다. 그 부분을 부디 서두르지 말아주세요. 중요한 건 이 책에서도 몇 번이나 말했듯, '절망의 기간'을 잘 보내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바로 그때 '절망 독서'는 반드시 당신의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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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준비생의 도쿄 - 여행에서 찾은 비즈니스 인사이트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
이동진 외 지음 / 더퀘스트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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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수십 가지지만, 막상 퇴사하기가 어려운 건 경제적 이유 때문입니다. 돈을 벌 수 있는 '실력'이 없는 상황에서, 회사를 나올 '담력'을 갖는 건 위험한 일입니다. 그래서 취업과 마찬가지로 퇴사에도 준비가 필요합니다. 스펙으로 증명하며 보여주기 위한 실력이 아니라, 독자적인 경제생활을 위한 진짜 실력이 필요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퇴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책의 저자 최경희는 여행 콘텐츠 기획사인 트래블코드에서 글로벌 MD를 담당하고 있다.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현대카드 프리미엄 마케팅팀을 거쳐 현대캐피탈 해외전략팀에서 근무했다. 멋진 주말보다 멋진 평일을 지향하며, 다양한 공간과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지평을 넓히기 위해 많이 읽고 경험하는 삶을 살고 있다.

 

퇴사준비생이란 말은 '취업준비생'에서 파생한 신조어로, 직장인 중 퇴사를 염두에 두고 고민하며 제2의 커리어나 자기사업을 준비하는 열정적이고 실력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제 현실로 다가온 100세 시대로 인해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짐으로써 제2의 직업이나 직장이 우리 모두에게 필수적인 일이 되고 말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쩌면 모두가 퇴사준비생인지도 모른다.

 

퇴사를 하고 싶어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말처럼,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선뜻 잘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올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은 퇴사를 장려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다. 단지 언젠가는 퇴사를 해야 할 운명을 갖고 있는 이 시대의 직장인들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미리 준비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즉 책은 실력을 갖춰야 함을 강조한다.  

 

"실력의 다양한 요소 중에서도 사업적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갖추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아이디어가 없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하기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습니다" - '8쪽'에서

 

 

 

 

 

퇴사준비생의 여행, 그 첫 번째 목적지는 도쿄이다. 도쿄는 서울과 동일한 시간대지만, 전통과 미래를 넘나드는 시차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책은 유행을 타거나, 인테리어만 돋보이거나, 북적대기만 하는 핫플레이스는 제외했다. 왜냐하면 도쿄는 트렌드뿐만 아니라 업의 본질에 대한 고민,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재해석, 장인정신과 차이를 만드는 디테일 등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퇴사준비생이 사업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인 것이다.

 

퇴사준비생을 위한 키워드이자, 도쿄를 들여다보는 렌즈는 바로 '발견, 차별, 효율, 취향, 심미'이다. 모든 회사는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려 하고, 경쟁자들과 '차별'을 이루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려 한다. 그래서 고객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해 기왕이면 '심미'성을 추구하려 한다.

 

"누구나 한번쯤 가봤을 도쿄에서, 누구도 본 적 없는 도쿄를 만나게 될 것"

 
이런 5가지 키워드를 토대로 찾아낸 25개의 도쿄 출장지에는 차별성이 남다른 비즈니스 인사이트가 가득하다. 커피를 공짜로 팔아도 돈버는 카페, 요리사 없이도 150여 가지의 안주를 내놓는 선술집, 세상에 없던 경매를 시작한 고깃집, 쓸모없는 땅의 쓸모를 찾은 렌터카 회사,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를 보여준 100년 된 문구점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책을 읽노라면 자주 찾아갔던 도쿄임에도 왜 내 눈에는 이게 보이지 않았을까라는 자책감마저 든다.

 

 

 

 

시루카페

 

커피를 공짜로 팔아도 돈 버는 카페, 이게 믿겨 지는가? 도쿄는 서울에 비하면 인구당 카페 수가 더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쿄의 카페들은 차별성 확보를 위해 고민의 연속이다. 도쿄 카페들의 차별화 포인트는 5가지로 압축된다. 이런 차별화의 경쟁 속에서 유독 돋보이는 곳이 바로 '시루카페'이다. 이곳은 '고객'을 차별화했기 때문이다.

 

도쿄 카페들의 차별화

 

 

 

팬덤형~ 연예인이나 캐릭터를 앞세운다

복합형~ 꽃집, 서점 등과 결합한 형태

고급형~ 커피의 고품질로 승부

콘셉트형~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메이드 카페)

동물형~ 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카페(부엉이, 펭귄 등)

 

시루카페에서는 커피를 공짜로 마실 수 있다. 어떻게 가능할까? 이곳은 일본과 글로벌 주용 기업들로부터 연간 스폰서를 받고서 운영하기 때문이다. 단, 이용자의 제한은 있다. 학생증을 소지한 30세 미만의 대학생, 대학원생만 입장이 가능하다. 그래서 매장도 도쿄대, 와세다대, 게이오대, 도시샤대 등 일본 상위권 대학 앞에만 있다.

 

스폰서를 제공하는 회원사는 시루카페에 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회사를 홍보하고, 채용 살명화, 제품 출시 등의 이벤트를 상시 개최하고 있다. 기존 카페와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확연히 다른 곳이다. 일반적인 카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데 반해 이곳은 고객사에게 커피를 판매하는 셈이다.

 

 

미스터 칸소

 

요리사가 없어도 요식업을 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이곳은 150개 이상의 통조림을 안주로 내세우는 바이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있기 있는 통조림부터 식용 곤충, 말고기 등 특이한 통조림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공수한 통조림 셀렉션을 구비하고 있다. 통조림 외는 안주가 없다.

 

현재 40개 이상의 매장을 운용하는 미스터 칸소는 한일 월드컵이 개최되었던 2002년 오사카 미나미 호리에 지역 다리 밑 쓸모없는 공간을 활용해 첫 매장을 출점했었다. 버려진 공간에 조리가 필요없는 통조림을 안주로 제공하는 선술집, 이는 현재의 '린 스타트업'의 개념을 오프라인 매장에 적용한 선구자적 시도였다. 주방장이 없어도 8평만 확보하면 개점할 수 있다.

 

 

이토야

 

100년이 넘는 문구점이 있다. 한때 코닥은 사진 필름 시장을 지배하는 막강한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디지털카메라로 인해 아예 망해서 회사가 사라지고 말았다. 이는 시대의 변화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탓이다. 그렇지만 100년이 넘은 문구점은 지금도 일본에서 가장 비싼 상권인 긴자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임대료 기준으로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비싼 땅에 문구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토야 매장에 들어서면 백화점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인테이어가 고급스럽고 분위기나 매장의 공간 구성도 백화점과 흡사하다. 12층 매장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는 문구점이 상상상되는가? 그렇다. 이곳은 문구류만 파는 곳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토야는 일본 전역에서 긴자, 시부야, 마루노우치 등 임대료가 비싼 9곳에만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전략은 고급화이다.

 

 

 

미스터 칸소

 

 

누구에게나 해당된다, 미래를 고민하라

 

결국 <퇴사준비생의 도쿄>는 미래를 고민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회사 생활을 하며 자유 의지와 영혼을 잃어가는 직장인들이 다시 꿈을 꾸고 더 건강한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자극제이자, 퇴사를 고민할 때 사업적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키울 수 있는 참고 자료이자, 당장에 퇴사 계획이 없더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더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가려는 사람들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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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 문관이다 - 검찰, 변해야 한다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2
임수빈 지음 / 스리체어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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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권 남용을 통제하고자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검찰권이 남용되면서 많은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당하고 형사 사법의 정의가 왜곡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에 몸을 담았을 때는 전체 사건의 1퍼센트도 안 되는 정치적 사건의 처리에만 문제가 있어 이런 비판을 받는다고 치부했다. 그러나 검찰을 떠난 뒤에 비로소 깨달았다. 검찰권은 검찰 업무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남용되고 있었다. - '서문' 중에서

 

 

검찰권의 남용을 통제해야 합니다

 

책의 저자 임수빈은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1990년 검사로 임관했다. 대검찰청 공안1, 2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검사를 지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사건의 주임검사를 맡았다. 제작진을 기소하라는 검찰 지휘부의 지시를 거부하고 무혐의 의견을 주장하다가 이듬해 1월 검찰을 떠났다. 2017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검찰권 남용 통제방안>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법무법인 동인에서 일하고 있다.

 

작금의 시각으로 바라볼 때 검찰은 마치 '악의 축'으로 불려도 무방할 듯싶다. 그정도로 검찰은 법을 수호하고 범죄 행위에는 가차 없이 형벌을 가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각종 이권에 개입하거나 사리사욕을 위해 적당히 눈 감고 넘기거나 심지어 증거를 조작해 엉뚱한 사람에게 범죄 혐의를 뒤집어씌우기도 한다. 이러는 사이 국민의 불신이 차곡차곡 쌓여 개혁을 해야 할 1순위 집단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미시적 관점에서 검찰권 남용 통제 방안을 다룬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선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이를 제외하고 있다. 이 문제들에 관해선 이미 충분히 논의된 사안으로 사실상 정치적 결단만 남겨 놓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세상은 변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변화를 주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권한의 통제는 검찰이 스스로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임을 직시해야 한다.

 

 

 

 

털면 먼지 난다

 

범죄 혐의나 고소, 고발이 있어서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삼아 무슨 혐의가 없는지 수사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표적 수사'라고 한다. 검찰은 표적이 된 사람의 범죄 혐의를 찾아내기 전까지 수사를 종결하지 않는 집요함을 보이기도 한다. 검찰권의 남용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표적 수사의 분류(원인에 따른)

 

독자적 표적 수사

하명 수사

청탁 수사

 

 

사람 죽이는 살인적 수사

타건 압박 수사는 수사 과정에서 벼랑 끝에 몰린 피의자가 최악의 선택으로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 이런 비극적인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 타건 압박 수사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사람을 죽게 만드는 '살인적' 수사 방법이며, 법적으로도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도 18시간 조사를 받고 새벽 4시에 귀가했다.

심야조사 내지 철야조사는 피의자의 인격을 무시하고 헌법상 피의자에게 보장된 방어권을 침해하는 수사다. 외부와 차단된 수사기관의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으면 피의자는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여기에 강력한 추궁이 한밤중까지 이어지면 피의자의 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킬 수 있다. 피의자는 심야조사 과정에서 자신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게 되고, 지친 피의자에게 검사가 자백을 유혹, 강요하게 될 위험성도 커진다.

 

 

피의 사실 공표는 재판 전에 마녀사냥을 당할 수 있다

 

피의 사실 공표의 가장 큰 문제는 피의자가 공정한 재판을 받기도 전에 일종의 마녀사냥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선 한번 범죄자로 낙인찍히면 제대로 자신을 변명할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검찰은 언론을 이용해 아직 재판에서 확인되지도 않은 범죄 혐의를 기정사실화하고 상대방을 무력화한다. 피의자는 그야말로 손쓸 틈 없이 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헌법상 보장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또 무죄 추정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시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검찰은 '잘못했다'는 자기반성을 절대 하지 않는다

 

'검찰은 오류가 없다'는 신화가 있다. 이를 무오류 신화라고 한다.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것이냐하면 검찰 집단은 이런 신화를 신봉하기 때문에 잘못 처리된 과거사를 개선 또는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1999년 2월 6일 발생한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치사 사건'으로 억울하게 옥고를 치른 3명이 진범(부산 3인조)이 잡힌 후에 무죄가 입증되었음에도 부산 3인조 사건을 '억울한 3명'을 당시 기소했던 검사에게 배당하는 진풍경을 연출하였다. 이때 이 검사는 부산 3인조에게 '혐의 없음'이란 처분을 내렸다.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말이다.   

 

검찰은 더 이상 판사를 대신해 피의자 구속, 불구속 여부를 결정하거나 유무죄 여부를 판단하는 '존엄한 존재'가 아니다. 검찰에 무오류의 신화가 생겨나게 된 배경이 변한 이상 신화는 이제 폐기해야 한다.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날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문화를 그대로 답습한다는 것은 더 이상 가능하지도 않다. 그러나 검찰은 역사의 흐름을 거부한 채 아직도 자신들은 무오류라는 신념 아닌 신념을 고수하고 있다.

무죄가 선고될 것이 명백한데도 공소를 제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피의자, 피고인의 괴로운 심리를 악용해 처음부터 사람을 괴롭히기 위한 의도로 검찰권을 남용할 때 최악의 인권 유린이 생겨난다. 정치 검찰의 경우 무죄 판결도 개의치 아니하는 것은 반대편을 괴롭히자는 목적을 이뤘기 때문이다"라는 주장은 무리한 기소의 폐단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검사는 피의자가 검찰수사에 전폭적으로 협조하는 대가로 기소유예 처분을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피의자로 입건하는 것 자체를 유예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검찰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보복차원의 공소를 제기하기도 한다. 특히 타건 압박 수사에 있어 본건 수사협조의 대가로 타건의 기소유예를 조건으로 내세워 피의자를 회유하기도 한다. 정말 치사하지 않은가 말이다.

 

 

피의자 조사 절차의 명문화

 

어떻게 수사해야 인권도 보장하고 절차의 적법성도 준수 할 수 있을까? 수사란 옳지 아니함을 '올바름'으로 바로잡아 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수사하는 과정이 바르지 않다면 결코 정당하고 온당한 수사라고 할 수 없다. 수사의 효율성이나 실체적 진실보다 인권의 보장과 절차의 적법성이 우선해야 하는 이유다. 인권의 보장이 실체적 진실의 발견보다 상위에 있다고 봐야 한다.

피의자를 소환할 때는 적어도 일주일 전에 연락을 취해 피의자가 어느 정도 검찰 조사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피의자가 출석 일시의 변경을 요구하면 수사 기관은 적어도 한 번은 반드시 응하도록 해야 한다. 피의자는 편하게 조사받을 수 있는 시기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검찰이 원하는 시기에 반드시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어떤 사건이든 최대 5회 정도 소환하는 것으로 한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검사가 피의자를 5회 이상 초과해 소환한다면 조사 이상의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예외적으로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구속 기간을 연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피의자 또는 참고인이 소환을 받아 수사 기관에 출석하면 조서 작성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진행 경과를 기록하도록 해야 한다. 조사가 없었다면 조사 장소에 도착하고 떠난 시각과 조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유까지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이를 수사 기록에 첨부해 수사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피의자 면담이 실제로는 피의자 신문과 거의 동일하다. 따라서 검찰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보장되는 변호인의 조력권과 참여권을 침해하는 셈이다. 피의자 면담이라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 굳이 해야 한다면 면담할 때도 변호인의 조력권과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 조문으로 "피의자 면담 시에도 변호인의 참여권을 보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할 필요가 있다.

자정까지의 수사를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것이 타당한지도 검토해야 한다. 늦은 밤에 피의자는 심리적, 정신적으로 억압된 상태에서 진술을 강요받을 수 있는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보통 저녁 8∼9시면 피로가 몰려와 제대로 조사받기 힘들어지므로 저녁 7시까지만 조사를 허용해야 한다. 7시 이후에는 조서를 열람하게 해서 저녁 9시 이전까지 모든 조사 절차를 마칠 수 있어야 한다. 저녁 9시를 넘겨 조사하면 이를 심야조사로 보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하되, 자정까지만 허용해야 한다.

 

 

기소를 결정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할 때는 범죄의 죄질, 피의자의 책임 정도를 반영해야 한다. 피의자의 재범방지와 사회 복귀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 따라서 기소 기준을 정하는 '기소기준위원회'를 대검찰청에 두고 이를 관리, 담당토록 해야 한다. 검찰의 기소 기준표는 양형의 범위를 설정하는 게 아니라 공소 제기 또는 기소 유예의 기준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에 기소기준제를 도입해야 한다. 기소 기준표는 범죄별로 그 죄질 및 중대성 등을 감안하여 각각의 기본점수를 부여하고, 이 기본점수에 가중 또는 감경되는 사유에 따라 각각 어떤 점수를 더하거나 빼서 최종적인 점수를 산출한 다음, 최종점수를 공소제기 여부의 기준이 되는 점수(이 기준점수는 언제나 일정)와 비교하여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피의자 신문 조서의 특혜 폐지

 

피의자 신문 조서는 작성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오류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공판 중심주의의 측면에서도 조서의 증거능력은 가능한 한 제한하는 편이 옳다. 공판 중심주의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사 과정에서 작성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말고 법정에 나와 있는 피고인을 상대로 직접 문답을 하면 된다.(/ p.91)

 

 

검찰시민위원회 제도의 법제화

가장 중요한 것은 검찰시민위원회의 민주적 구성이다. 지금처럼 검찰에서 위원회 구성을 최종 결정하면 민주적인 구성으로 볼 수 없고 한계도 명확하다. 미국의 대배심이나 일본의 검찰심사회와 마찬가지로 선거인단 중에서 임의로, 무작위로 추출해 검찰시민위원을 선발하면 위원들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 개혁은 이슈였지만

 

왜 매번 실패를 할까? 우선적으로는 검찰 집단의 구성원 개개인이 스스로 환골탈태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함에도 이들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해 지금껏 변하지 않고 있다. 또 통치권자도 말로는 개혁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검찰 권력을 자기 편으로 활용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어서이다.

 

사실 검찰의 권한은 국민의 것이다.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공무원임에도 이들은 특권을 가진 집단으로서 국민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욕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지금 정부는 공무원의 수를 늘리는 정책을 시행하려고 한다. 난 이에 반대한다. 지금도 공무원의 수가 적지 않다. 가장 두려운 것은 이들이 집단적으로 국민 위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누리려는 작태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들은 봉사자인가, 권력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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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정중할 것 - 과거, 상처, 인간관계, 스트레스로부터 온전히 나를 지키는 지혜
호르스트 코넨 지음, 한희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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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심코 하는 생각이나 행동 습관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그것을 파악할 줄 아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당당한 위치에 서게 된다. 결국 이 책에서 말하려는 것은 맹목적인 추종과 돌진을 하기 전에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의 일과 가족, 당신이 의미있게 생각하는 것을 위해 계속해서 자신의 열정을 불태우는 것은 중요하다. - '여는 글' 중에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

 

책의 저자 호르스트 코넨은 독일의 심리학자로, 인성코치이자 자문가로서 활동하며 30여 년간 유수 기업체의 경영자, 언론가,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코칭과 상담을 해왔다. 사람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잠재된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하고, 직업적인 면에서나 개인생활 면에서도 균형과 만족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연구와 상담에 주력하고 있다.

 

또 그는 스트레스와 과로 등으로 인한 심리적, 육체적 탈진 증상인 번아웃 증후군 관련 코칭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개인의 자립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강연 및 저술 활동을 해왔으며, 그의 저서들은 독일어권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저서로는 <행복상자>, <

 

 

 

 

 

 

 

 

무의식중에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가로막는 이유는 주로 과거의 경험에서 찾을 수 있다.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경험은 의식이 형성되는 데 큰 영향을 남기며, 이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이 형성되기도 한다. 심지어 삶을 움직일 총체적인 에너지가 오직 이 시기에 결정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인간은 과거에 제약받았던 것을 현재에 보상받으려고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과거에 자신을 화나게 만들었던 것으로 다시 타인을 화나게 한다. 과거에 불안의 원인이었던 것을 통해 현재 안정감을 느끼려고도 한다. 이처럼 우리는 항상 과거와 연관되어 있는 까닭에, 앞으로 나아가는 열쇠도 과거를 돌아봄으로써 쉽게 찾을 수 있다.

 

당신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거나 무시하는 말들이 많았다면 이제부터라도 자기 존중감을 높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지금 당신의 나이가 몇 살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늘 한 편의 전기를 쓰고 있는 인물이다.바로 지금부터 누구에게도 좌우되지 않도록 삶의 지휘권을 돌려받아야 한다. 

 

 

희생 원칙을 정하라

우리들은 매일 자신의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은 물론, 누군가가 우리를 필요로 하면 기꺼이 도와줘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기 자신의 욕구와 관심사, 세워놓은 계획은 종종 남을 돕기 위해 뒤로 미뤄지기 일쑤다. 이런 일로 우리는 때때로 피곤해지고 불만을 갖게 되지만 좀처럼 표현하지 못한다. 자신의 나약함을 드러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을 소외시키고 남을 위해 일하도록 강요하는 사람은 꼭 남들만이 아니다. 바로 스스로의 결정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자기 수정이 필요하다. 자기 고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염두에 두고 새롭게 역할을 정의하는 법을 배우자.

 

주위 환경에서 독립된 자아 찾기

남을 위해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을 구분하기

다툼을 무릅쓰더라도 옳다고 여기는 것은 밀고 나가기 

 

주위 사람들이 우리의 노력에 미소나 포옹, 초콜릿 같은 선물로 고마움을 표현해도, 그것에 의해 우리의 정체성이 좌우되어선 안 된다. 자기를 위해 일하고 스스로 좋은 감정을 느껴봄으로써 자신에게 고마워하는 선순환 과정이 필요하다. 자기를 위한 여유 시간을 마련해 친구와 느긋하게 오후 시간을 보내거나, 전시회나 극장을 찾아가거나, 짧은 휴가를 다녀오도록 하자.

 

 

긍정적인 자기 대화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긍정적인 자기 대화를 이어가자. 자기가 바라는 자아상을 키우고, 강하고 긍정적인 인격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스트레스나 다른 사람의 말 때문에 자신을 함부로 하거나 소외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기 확신을 갖기 위해 이런 연습이 필요하다.

 

어떤 하루를 보낼지는 자기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하루를 더욱 잘 대비하고,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거나 동료와 부딪히는 일이 생겨도 버텨내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스스로 의욕을 북돋고, 외적인 일로 인한 불쾌한 감정에도 덜 휘둘리게 될 것이다.

 

자기 자신을 지켜낼 권리를 포기하지 말자. 긍정적인 자기 관리를 위해서 아침마다, 그리고 짬짬이 오늘 하루 어떻게 살고 느끼고 싶은지 말해보자. 그러면 우리들이 매일 따라갈 수 있는 감정의 길이 만들어질 것이고, 스트레스가 밀려오는 상황에서도 그 길을 따라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반복하다 보면 어느 날 기분 좋은 상태에서 정신적 압박이 쿠게 줄어든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여러 번 새롭게 태어나라

 

자신을 하나의 영속성 안에 가두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삶의 영속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미래를 준비하고 더 편히 쉴 수 있기 위해 우리가 꿈꾸는 삶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현실은 교체와 변화, 그리고 성장으로 구성된다. 우리는 지금 존재하는 모습과 상황 그대로 머무르지 않는다. 세상은 계속 변화하며, 개개인의 욕구와 소망도 바뀌므로 우리 역시 변화할 수밖에 없다. 

 

삶은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여기서 7년 주기 원칙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심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은 7년마다 삶의 전환을 꿈꾼다고 한다. 결혼 7주년이 되는 해에 이혼 확률이 높은 것도 이와 연관 있을지 모른다. 또 다니던 회사를 중도에 그만두는 시기도 대체로 입사후 7년째에 발생한다고 한다.

 

 

변화 적응력을 키우는 법 

자기 과소평가에 대한 좋은 예로 지나치게 범위가 좁은 '자기 개념'을 들 수 있다. 이것은 심리학 용어로, 우리가 자기 자신에 대해 그리는 특정한 상像을 뜻한다. 이것은 삶을 뚜렷한 계획에 맞춰 나가게 한다는 점에서 무척 의미 있다. 하지만 스스로 형성한 자기 개념 내에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은 할 수 없는지 능력을 한정짓는다는 점에서는 위험한 면도 있다.

 

더 이상 자기 자신을 가두고 싶지 않다면, 첫 번째 훈련으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권한다. 자신이 스스로 그리는 자신의 모습을 가로 세로로 늘려보고, 자기 개념을 넓혀보며, 경계선을 허물어뜨려라. 이 과정은 변화하기를 원하는 소망을 자기 안에 심는 것으로, 언젠가 행동이 뒤따르게 독려한다.

 

 

웃음은 진정한 치료제

 

웃음은 진정한 치료제다. 데모크리토스와 디오게네스, 또 칸트에서 비트겐슈타인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사상가들은 이에 대해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웃음은 생명이 걸린 중대하고 어려운 상황도 해결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마음의 짐도 덜어준다. 웃음은 당신의 무릎을 꿇게 만드는 것에 대해 무정부주의자처럼 대응하게 한다. 웃고 있을 때 마음은 이성의 한계로부터 자유로워진다. 18세기 프랑스의 극연구가 피에르 오귀스탱 카롱 드 보마르셰는 웃음의 위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울지 않기 위해 모든 것에 대해 웃으려고 한다. 시원한 함박웃음이나

키득거림, 말 없는 미소, 무엇이든 간에 당신에게 웃음보다 더 나은 것은 없다"

 

 

자기 자신을 돌보라

 

처음 운전 교습을 받던 때를 상기해보라. 시동을 넣는 단계에서 시작해 서서히 속력을 올려 과속으로 달리는 단계로 접어든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고 힘들어 했지만 익숙해진 지금은 운전에 관한 기본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마찬가지다. 이제 새로운 시도를 함에 있어서 마음을 놓고 용기를 가져도 좋다.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즐기자.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실천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는 대체로 일이나 인간관계 등에는 많은 신경을 쓴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무관심하고 소홀하며 심지어 인색하게 군다. 책은 자기 사랑을 강조는 메세지를 던진다. 무엇보다 먼저 스스로를 돌보고, 건강한 삶을 향유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더욱 내 가슴에 와 닿는다. 스트레스나 마음의 상처, 인간관계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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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 짧지만 우아하게 46억 년을 말하는 법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이상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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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역사책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그리고 인간이 등장했다." 우주가 인류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 같은 오만한 말이다. 그러나 역사란 그런 것이다. 역사는 누가 어디서 무엇을 이야기하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역사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나와 당신의 다양한 역사들만이 존재한다. - '여는 글을 대신해' 중에서

 

 

이기적인 수많은 역사들만이 존재할 뿐이다

 

책의 저자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는 '당신과 나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글쟁이'로 소개한다. 그는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베를린판 편집자와 <쥐트도이체자이퉁>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지금은 <빌트>에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들 가운데 <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폰 쇤부르크 씨의 쓸데없는 것들의 사전> 등이 한국에 소개되었다.

 

역사는 객관적인 진실을 붙잡는 학문이 아니다. 사실로 가득한 서류철보다 동화 속에 더 많은 진실이 응축되어 있을 때도 있다.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 죽음이라는 자연법칙을 깨부수려고 길을 떠나는 인간을 다룬 <길가메시 서사시> 등이야말로 가장 진실한 고백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저자에게 중요한 것은 역사라는 학문보다는 그것이 주는 치유 효과에 있다.

 

 

 

 

교역, 종교, 과학의 시너지 효과

 

16세기와 17세기, 기독교 국가의 항해자들은 경제나 제국주의적 이해관계만이 아니라 과학과 종교적인 이익도 함께 추구했다. 정복전쟁이 벌어지면 늘 출정과 탐험, 선교가 동시에 이루어졌는데, 과학자와 성직자가 함께 배에 오르는 것이 원칙이었다.

 

'구원'을 전파하려는 기독교인들의 갈망은 과학과 교역의 힘과 결합되어 세계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교역, 종교, 과학이라는 세 가지 요인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유럽의 아메리카대륙 진출, 지구의, 비교적 정확한 세계지도, 우편, 휴대용 시계, 시계탑, 인쇄술, 화약 등 그 성과물을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다. 하지만 화기火器의 등장으로 전쟁은 전쟁기계가 되었고 병사들은 전쟁의 부속품으로 전락했다.

 

 

바스티유 감옥의 습격

 

1789년 7월 14일, 바스티유 감옥이 습격당했다. 하지만 그날 이 감옥에는 열 명도 채 안 되는 죄수들만이 있었다. 성추행범 솔라제 백작과 스스로 카이사르라고 주장하는 긴 흰 수염의 아일랜드인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었다. 긴박감 넘치는 하루였으리라 생각되지만, 그날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예배에 참석했고, 푸짐한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일기장에 "리앙Rien", 즉 아무 일도 없었다고 적었다.

 

역사에는 일종의 가속 추진제인 빅뱅의 순간이 있다. 하지만 그 같은 순간들을 알아채는 때는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이다. 기후연구의 권위자 한스 요아힘 셸른후버는 "기후변화는 슬로모션으로 나타나는 소행성 충돌에 비견할 현상이다"라고 말한다. 인간의 반사적 방어행동이 직동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역사가 결정된 대전환의 순간들' 중에서)

 

 

'도시'에서 멀어지는 현대의 도시들

 

현대의 대도시에는 더 이상 중심이 없다. '첸트로 스토리코'와 같이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는 역사적 중심지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반면 진짜 삶은 다른 곳에서 펼쳐지는데, 중심의 주변부에 위치한 수많은 쇼핑센터들이 그 무대가 되고 있다. 이제 도시는 '다중심적'으로 변했다. 이로써 한때 도시 삶의 근본이었던 요소들도 옛날이야기가되어 버렸다.  

예전만 해도 사람들은 도시를 동경했다. 도시야말로 문화의 본고장이었다. 예의바름을 뜻하는 '폴리테스politesse'도 폴리스polis(도시)에서 비롯된 말이다. 과거에는 시골이라고 하면 투박하고 교양 없다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이제는 그 반대가 되었다. 역사는 언제나 연속적으로 전개되는 것만은 아니다.

 

 

민주주의

 

우리는 민주주의가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처칠이 보여준 통찰 이후로 우리는 민주주의가 모든 보잘 것 없는 정부 형태 가운데에서 그나마 가장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 민주주의는 최후의 진실이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으며 내가 남보다 잘 모를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주의 개념이 무수히 오용되고 민주주의적이라고 불리는 많은 것들이 초라한 모습을 띠고 있을지라도 민주주의는 어쩌면 자유 다음으로 가장 아름다운, 또 가장 겸허한 인류의 이념일지도 모른다.

 

 

역사 속의 악당

 

악을 멀리 밀어내고 싶은 욕구는 인간적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악에 병적이라는 딱지를 붙이려는 경향으로 나타난다. 충격적인 범죄가 발생하는 즉시 우리들은 범인에게 '미쳤다'고 외친다. 이렇게 일단은 그 범죄자를 우리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진 안전한 거리에 두게 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범죄는 당신과 나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인간들이 저질렀다.

 

히틀러, 나폴레옹, 얀 판 레이덴, 이디 아민, 폴 포트 등과 같은 이들은 비정상적인 인물들이 아니다. 이들은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보통사람 모두가 동의한 일에 맞서는 힘겨운 선택을 해서라도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자 했던 이들이야말로 역사적으로 예외적인 존재였다.

 

 

모든 역사에는 끝이 있다

자유를 옹호하려면 자신을 가장 짜증나게 하는 사람들의 자유를 지키는 데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자유주의가 자신을 선전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유주의적인 삶의 방식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자유주의가 여타 이데올로기처럼 타인의 견해를 강제로 변화시켜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기 시작하거나, 나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반대자들을 동화시키려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자유주의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자유주의적, 쾌락적 인생관을 공유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들을 향해 바보나 아웃사이더라고 손가락질한다면, 이야말로 지극히 반자유주의적인 태도다. 이는 교조주의적인 자유주의로 귀결되고 결국 스스로를 부정하는 일이 된다. 우리는 함께 살기 위해 한국으로 이주해온 온건한 무슬림들에게 그들의 신앙을 버리도록 강요해선 안 된다.

 

 

잘못 알았던 역사적 진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요"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다. 이 말이 처음 등장한 기록은 장 자크 루소의 <고백론>에서였다. 루소가 그 책을 쓴 시기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열 살 무렵으로, 당시 그녀는 합스부르크가 공주로 오스트리아 푸쉴 호숫가에서 구김살 없이 뛰놀고 있던 때였다. 그 말은 단지 지어낸 것에 불과하다.

 

나폴레옹은 키가 작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키는 169센티미터로 당시의 프랑스 남성 평균치를 웃돌았다. 그의 초창기의 애칭 중 하나였던 '작은 하사관'은 단지 호감의 표시였을 뿐, 그의 기럭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나폴레옹은 키가 큰 장교들로 구성된 황실 근위대에 둘러싸여 있기를 좋아햇다.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 키가 작다는 소문이 나돌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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